몬스터헌터 2:요괴 사냥단은 인디아나 존스의 추격신과 이티의 그 장면, 드레곤 길들이기 외 많은 모험 판타지 영화의 장면이 아주 골고루 섞여 있는 영화다. 그것이 좋다 나쁘다,로 꼭 집어서 말할 수는 없다. 인간은 기억에 의존을 하고, 기억이란 축소되거나 확대되거나 왜곡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이런 장면에서 지난 기억을 떠올렸을 때 단순히 기억을 하는 사람이 있고, 마음의 추억이 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

몬스터헌터:요괴 사냥단은 1편에서 우바와 헤어진 샤오란과 천음이 우바를 잊지 못하고 찾아가는 내용에 반가운 양조위, 도박범 투스꾼이 등장하면서 우바를 둘러싸고 벌이는 한바탕 농담 같은 이야기다. 영화 초반에는 역시 반가운 오군여와 증지위가 잠깐 등장을 한다
.

1편에서 이미 우바의 귀여움과 표정에 빠져버린 사람들은 이제나저제나 2편이 나오기만을 기다렸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바의 캐릭터는 아시아 영화권에서는 드물게 사랑스러운 스크린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1편에서 끝내면 안 되는 것이다. 이 우바라는 하나의 아기 몬스터 캐릭터를 만들어내기까지는 어마어마한 수고와 고생이 뒤따른다. 우바는 인간으로 치면 2살에서 2살 반 정도의 아기이다. 그러다 보니 2살 반짜리의 아기의 표정과 말투와 걸음걸이를 캐릭터에 넣어야 했다. 우바는 무(우)처럼 보여서 친밀감이 높다
.

1편에서 우여곡절 끝에 샤오란과 천음은 부부가 되고 우여곡절 끝에 우바와 만나고 인간계에 몬스터가 있으면 안 된다고 해서 우여곡절 끝에 헤어지면서 끝난다. 그리고 2년 만에 2편이 나왔다
.

영화 적으로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깨지 못했지만 1편보다 우바의 표정과 동작이 훨씬 다양해졌다. 짜증이 난다는 사람이 있지만 마음을 넓게 가져보자. 영화는 심각하지 않다. 인간계와 요괴계 사이를 오고 가는 요괴들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양조위의 코믹한 연기를 볼 수 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가볍고 난해하지 않다. 뮤지컬 같은 음악 연출이 있고, 음악은 중국풍과 현대풍이 가미되었다. 게다가 영화의 배경과 세트가 화려하고 색채가 아주 좋다
.

영화 속에서 투스꾼이 사기도박으로 사람들에게 쫓겨 풍선에서 잠이 들 때 우바와 다른 요괴에게 이불을 덮어준다. 언젠가부터 영화 속 장면에 이불을 덮어주는 모습이 나오면 나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이불을 덮어준다는 건 친밀한 관계거나 친밀할 관계이거나, 친밀했던 관계가 어떠한 일로 같이 밤을 보내게 되었을 때 우리는 이불을 덮어준다. 이불을 덮어 준다는 건 그만큼 친밀한 사람이 곁에 있다는 말이다. 집에 있는 강아지와 한 침대에서 잠을 들 때에도 우리는 가끔 이불을 덮어준다
.

인간을 제외한 이종은 대체로 이불 따위는 필요 없이 잠을 자는 존재로 영화에 많이 등장한다. 전 세계가 이티에게 열광했던 건 엘리엇과 거티가 이티에게 담요를 덮어주고 자신들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아낌없이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영화 속 이종은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존재이지만 그들은 현실의 소수민과도 비슷하다. 일본의 다큐멘터리영화 카운터스를 보면 일본의 수많은 우익들은 일본에 있는 한국인들이 일본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범죄의 온상이고 여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악으로 나온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나라에 있는 소수민들에게 똑같은 잣대로 대하고 있다
.

영화 속에서 이종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건, 영화 속에서 엄마가 딸에게, 또는 친구가 친구에게, 애인이 애인에게, 남편이 아내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친밀감 그 위의 친밀감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우바는 인간의 엄마, 아빠인 샤오란과 천음과 다시 만나고 같이 지내게 된다. 개인적으로 스타더스트나 말레피센트(너무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 같은 영화가 좋아서 그런지 우바의 이야기 같은 영화가 계속 나왔으면 한다. 중국은 자본의 나라이기 때문에 아마도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리뷰가 이불 얘기만 하다가 끝났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그동안, 몇 년 동안 온갖 지구의 재난 속을 뛰어다니며 해결하느라 이젠 자신 자체가 재난이 되어서 나타난 영화가 스카이 스크래퍼다. 드웨인 존슨는 할리우드 최고의 몸값 배우 답게 지구가 반으로 갈라지는 현장을 뛰어다녔고, 괴물 악어와 괴물 늑대 사이를 누비며 때려잡았고, 게임과 같은 밀림 속으로 들어갔고, 좀비 자동차들과도 싸워왔다. 드웨인 존슨은 센안드레아스 제작진과의 끈끈한 관계가 있기에 앞으로도 갈라지고 찢어지고 구멍 나는 지구를 구하는데 계속 등장할 것이다
.

드웨인 존슨은 참 매력적인 배우다. 거대한 몸과 굵은 목소리, 지치지 않는 체력, 실룩 거리는 미소, 깊이 있는 연기와는 거리가 먼
근육질은 드웨인 존슨에게 바라는 바가 확실하다. 이 터질듯한 근육질의 몸은 어벤져스의 타노스와도 붙어도 이길 것만 같은 환상을 준다
.

이제 지칠 때도 되지 않았나, 하는 사람이 있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드웨인 존슨은 장동건, 배용준, 서태지와 동갑이다. 아직 톰 크루저가 비행기에 매달리고 건물과 건물을 뛰어다니고 있기에 지치기에는 아직 멀었다. 재난 영화는 꾸준히 나올 것이고 드웨인 존슨을 대처할 만한 배우도 없다. 브루스 윌리스는 늙었지, 탐 크루저는 미션임파서블 시리즈에 매달리지, 제이슨 스타뎀은 대형 상어와 놀고 있지. 대체 배우도 없을뿐더러 더 락 시절부터 좋아했던 사람들은 드웨인 존슨이 스크린에 나오면 아낌없이 보러 가서 주머니를 열었다
.

액션이라는 것에 사람들의 눈높이는 굉장히 높아졌다.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슈퍼히어로들의 전두엽과 두정엽을 강타하는 액션부터, 본 시리즈의 리얼리티 액션과 아시아에서는 견자단의 발 차기, 이전으로 올라가면 재키 챈과 브루스 리의 액션을 끊임없이 사랑해왔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는 건물과 마주한 기이한 액션을 한다. 건물 액션 영화 하면 아무래도 다이하드가 떠오른다. 하지만 두 영화를 비교할 순 없다. 왜냐하면 스카이 스크래퍼는 영화 적으로는 형편없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

다이하드에서의 긴장감과 적절한 타이밍에 긴장을 느슨하게 하는 존 맥클레인의 유머와 이젠 다신 볼 수 없는 앨런 릭먼의 차분한 빌런까지. 다이하드는 골 때리는 형사 존 맥클레인이 몸을 사리지 않는 부분은 드웨인 존슨의 스카이 스크래퍼와는 비교가 되지만 영화 자체는 좀 그렇다
.

스카이 스크래퍼는 세상에서 제일 높은 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해서 그 안에 있는 주인공 윌 소여의 가족이 갇히게 되어 구해내는 내용이다. 세상에서 주목받는 가장 큰 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불을 끄려고 나타나는 소방차나 소방헬기나 뭐 그런 것이 없고, 홍콩 시민들은 유튜브처럼 실시간 방송되는 윌 소여의 건물 활극에 입을 막거나 살아남으면 박수를 치고, 홍콩 특수경찰들은 말도 안 되게 무능하고, 화재 속에서 살아 나온 윌 소여의 아내와 어린 아들을 병원으로 바로 옮기지도 않고 홍콩 특수 경찰들과 함께 현장으로 투입을 하는 등 설정과 개연성으로는 엉망이지만 싹 소거하고 보면 인간이 할 수 없는 환상적인 능력과 현실세계에서 초현실 세계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팝콘무비로 본다면 괜찮은 영화다. 왜냐하면 드웨인 존슨이니까
.

12세 관람가로 온 가족이 볼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의 액션이다. 피가 튀긴다거나 총알이 머리를 박살 내는 장면은 당연하지만 없다. 그래서 자칫 아빠가 아들이나 딸을 데리고 이 영화를 봤다가 잘못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는 영화이다
.

영화를 보면 ‘고난과 역경’이라는 단말마와 흡사한 언어가 지구에 나타나고 난 이후에 정말 고난과 역경이 무엇인지, 고난과 역경이라는 말을 갖다 붙이자면 바로 여기에 붙여야 한다. 드웨인 존슨은 언제나 고난과 역경이다. 이 영화에서는 윌 소여니까 윌 소여는 영화 초반부터 고난과 역경이다. 특수부대 출신의 FBI였던 윌 소여는 폭탄을 몸에 두른 가정폭력범을 저지하지 못해 폭탄이 터지는 바람에 한쪽 다리를 잃는다. 하지만 병원에서 자신의 주치의였던 사라 소여를 만나 결혼하여 깨물어도 아플 것 같지 않은 너무나 귀여운 아들, 딸을 두고 행복한 생활은 2분 동안 되다가 이후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다
.

만약, 정말 만약에 영화 속 삶이 현실이라면 마지막에 주어지는 보상과 행복이 뒤따른다 할지라도 이 엄청난 고난과 역경은 거절하고 싶다. 윌 소여는 친한 친구의 죽음을 보고, 신체 어딘가 찢기도, 어깨에 긴 유리 파편 같은 것이 박히고, 이것만 해도 고난과 역경인데 고통스럽게 또 손으로 그걸 잡아 뺀다. 그러면서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타워 크레인을 타고 말이다. 고난과 역경의 연속 또 연속이다. 이래저래 해서 타워 크레인에서 불이 활활 타는 빌딩으로 건너 뛰는 것 역시 고난과 역경이다. 떨어질 법 한데 아슬하게 매달려 있고 홍콩 시민들은 고개를 꺾어 그저 윌 소여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폰으로 촬영하기 바쁘다. 이것 또한 고난과 역경이다
.

건물로 진입을 한 후에는 대형 풍력 터빈의 프로펠러 사이를 통과해야 하며 불구덩이 사이를 뚫고 다리를 만들어 건너고 빌런들과 총격전도 벌이고 딸도 빼앗긴다. 하지만 이 무수한 고난과 역경을 뚫고 윌 소여는 딸을 구해내서 무사히 빌딩을 내려와 가족과 재회를 한다. 캡처에서처럼 무능한 홍콩 경찰은 윌 소여의 가족에게 대단한 가족이라 한다
.

정말 대단한 가족이다. 영화는 윌 소여의 가족사랑을 보여준다. 영화 초반부터 윌 소여는 아들과 딸에게 너희를 사랑하는 아빠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리고 가족에게 고난과 역경이 닥쳤을 때 아빠는 모든 것을 던지고, 다리가 한 쪽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위해서 고난과 역경을 헤쳐서 이겨낸다. 아들과 딸은 이런 아빠를 두어서 정말 든든하고 행복할 것이다. 모든 아빠가 윌 소여 같지는 않을 것이지만 만약 윌 소여의 아들, 딸과 비슷한 나이의 아이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우리 아빠도 윌 소여 같을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아빠는 아이들의 영웅이니까
.

쫄쫄이 메리야스 슈퍼영웅이 빌런과 결투를 벌이지만 우리는 어쩌면 드웨인 존슨처럼 인간 히어로를 바라고 있기에 앞으로도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드웨인 표 재난 액션 영화는 죽 나올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녀에 대한 이야기와 감독 박훈정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번에 했기에 언급하지 않고, 불안적 요소를 소거하고 보면 마녀는 빠져들기에 충분한 영화다. 대체로 마녀를 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액션이 신선해서 기억에 남는다고 하는데 나는 이 장면, 닥터 백과 기억이 돌아온 자윤이 투명한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대치를 하는 장면이 가장 전율이 돋고 몰입하게 만들었다
.

뇌의 각성을 통해 닥터 백이 자신을 찾게 끔 지금까지 이 모든 걸 자윤이 계획한 것이고, 닥터 백은 자신이 그동안 자윤을 찾으려 했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오류였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는 장면이다. 모니터로 지켜보던 귀공자 역시 이 전부가 자윤이 이렇게 하게끔 만들었다는 것에서 오는 두려움과 분노하게 된다
.

이 2분이 조금 넘는 대치 장면은 천천히 흘러가며 자윤과 닥터 백의 얼굴을 보여주고 서서히 두 사람의 거리가 좁혀진다. 여기서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모그의 음악이다. 지하세계의 하얀 어둠 속을 걷는 듯한, 진공의 세계 같은 모호하고 정의할 수 없는 음악
.

하얀 눈이 내려앉아 모든 세상을 덮어서 순백의 세계를 만들었다. 새도, 벌레도, 스널프도 보이지 않았다. 생명체의 움직임과 온기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새하얀 백색의 설원만이 가득한 세계. 순수하지만 생명은 보이지 않는 세계가 펼쳐진다. 눈길에 발자국을 내고 걷다 보면 언젠가는 지쳐 눈밭에 무릎을 꿇고 지나온 발자국은 내리는 눈이 꼼꼼하게 덮어버린다. 무릎을 꿇어 버리고 나면 더 이상 일어서는 건 무리다. 그대로 쓰러져 내리는 눈의 무게에 깔려 고요하게 숨을 거두는 장소. 그 장소는 아름답지만 생명을 앗아가는 잔인한 세계의 느낌이 이 장면에 흐르는 모그의 음악이었다. 이 장면에서 모그의 음악을 듣고 떠올린 세계는 무섭도록 차갑고 뜨거운 세계의 교차가 느껴졌다
.

특히 자윤이 유리벽으로 다가가서 총으로 쏜 방탄유리 자국을 만진 후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 때 나오는 모그 음악은 곧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서스펜스를 극으로 올려준다. 다리가 수십 개인 이종의 존재가 천천히 유리바닥을 기는 것 같은 음악. 울림통으로 들리는 통주음의 긁는 음악은 온몸의 신경을 건드려 크고 깊은 긴장을 준다. 영화 음악이란 이런 것이라고 자신 있게 보여주는 것 같다. 이 장면을 여러 번 돌려 화면을 보지 않고 음악만 들어도 이 부분의 장면과 자윤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함이 들지만, 여러 번 돌려 음악을 꺼버리고 화면만 보면 정말 이상하다
.

모그의 음악이 버닝에서처럼 마녀의 전체적인 흐름을 끌어갔으면 좋았겠지만 모그의 음악이 전반적으로 스크린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그렇다고 영화의 곁에서 영화를 떠받들어주는 것 역시 아쉽게도 못 미친다. 한스짐머가 영화음악을 맡는다고 해서 모든 영화에 한스짐머가 딱 맞는 음악을 만들지는 못한다.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많이 봤다. 그렇지만 마녀에서 자윤과 닥터 백의 대치 장면은 모그의 음악과 함께 삼박자가 맞아졌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참 멋진 장면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유튜브의 어느 영화 리뷰어의 말처럼 그동안 수많은 영화의 ‘힐 위 고우’가 있지만 발키리의 힐 위 고우처럼 경쾌하고, 힘 있고, 기분 좋은 ‘힐 위 고우’는 없었다. 토르 라그나로크는 발키리의 ‘힐 위 고우’ 같은 영화다
.

토르 라그나로크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로 넘어가면서 2년 동안 사라진 토르와 헐크의 생존을 알리는, 다음 편으로 넘어가는 하나의 가교 역할을 하는 영화다. 마블의 팬들은 도대체 토르와 헐크는 그동안 어디서 뭘 한 거야!에 답을 해준다
.

영화에는 무거움이 없고 마치 에어로 스미스의 공연 두 시간을 소리 지르며 보고 난 것 같은 느낌의 영화다. 와우 드디어 스프가 라면과 만나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한 후 제대로 맛을 내는 거야, 정말 맛있어.라며 오뚜기 컵라면을 3분 동안 기다려 처음 컵라면을 먹어본 미국인 같은 느낌의 영화다. 그러니까 기분 좋은 영화라는 것이다
.

하지만 웃고 즐기기만 한 것은 아니다.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토르는 진정한 자신의 능력을 각성한다. 헬라가 토르의 묠니르를 깨버리면서(세상에나 이렇게 쉽게) 토르는 자신의 힘이 비로소 망치에게서 나오는 게 아니라 자신, 바로 자기 안에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

여기서 절대 깨지지 않는 우주의 물질인 묠니르가 박살 나면서 지구에 없는 초강력 물질인 와칸다의 비브라늄,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도 어쩌면 박살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한다.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는 캡틴의 탄생이 있었던 2차 세계 대전에서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인 하워드 스타크에 의해서 만들어졌는데 방패를 이루고 있는 물질이 역시 지구에 없는 제3의 물질 아만타티움이다. 이 아만타티움은 울버린의 몸에 주입이 되어 영원히 죽지 않는 몸을 가진 울버린이 된다. 그런 울버린이었는데...
.
.

마블의 세계관은 우주를 관통하고 있고 우주를 관통하고 있는 물질, 비브라늄, 묠니르, 아만타티움이 있는데, 이런 세계관은 마츠모토 레이지의 은하철도 999, 하록 선장, 천년 여왕에서 나오는 우주에서 딱 세 자루뿐인 ***이라는 총과도 비슷하다. 이 세 자루뿐인 ***건은 철이가, 하록 선장이, 그리고 천년 여왕이 들고 있다. ***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네요 제길
.

라그나로크로 돌아와서 토르는 아버지인 오딘과의 대화에서 오딘은 토르에게 이런 말을 한다. “네가 망치의 신이었더냐” 이 대사에서 토르는 망치가 없이도 자신의 힘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신과 같은, 신과 대등한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망치에게 기대어 자신의 힘과 능력을 휘발시키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장면이 영화가 관객을 대하는 태도라 생각한다. 관객의 상상을 끌어낼 수 있게 한다. 멍해지려고 할 때 영화는 관객의 생각을 꼬집는다. 잠시 벗어나서 영화 마녀에서 자윤과 닥터 백이 대치하는 멋진 장면 바로 전에는 영화를 완전하게 망치는 길고 장황한 설명으로 시간을 잡아먹는 식상함을 보여준다. 그건 대놓고 관객을 무시하는 태도이지만 토르 라그나로크에서는 그러지 않는다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첫 장면에서 아스가르드는 무너지고 해임달과 로키는 죽는다. 헬라 역시 절대 악이다. 게다가 헬라는 아스가르드에서는 힘이 계속 증폭이 된다. 신과 같은 능력이 생긴 각성한 토르는 맞상대가 없는 헐크와 발키리와 함께 헬라에게 덤비지만 헬라에게 상대가 안 된다. 그러니까 묠니르에게서 벗어난 토르, 갇혀있는 생각에서 깨어난 헐크, 그리고 발키리의 조합은 절대 악이라도 감히 이기지 못하는 힘을 지니고 있지만 헬라에게는 무참하게 깨진다. 그런 헬라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는 그대로 무너졌다는 것인데 뭐랄까 그러기 쉽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

토르 라그나로크는 토르의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유머를 잃지 않는, 망치의 신이지만 망치에게서 벗어나 자신의 힘을 알게 된 망치의 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는 촌스러운 인간이고 촌스러운 생각에 촌스러운 복장을 늘 하고 있고 촌스러운 말을 하며 지낸다. 그러다 보니 촌스럽게 광복절이라 리뷰하게 된 허 스토리. 나는 비록 촌스러우나 영화는 촌스럽지 않다. 영화는 깊고 울림이 컸고 무엇보다 촌스럽게 울게 된다
.

우리는 영화를 따라 90년대 초로 간다. 정숙(김희애)은 잘 나가는 여행사 대표다. 하지만 팀장이 몰래 매춘 투어를 하는 도중에 사람이 죽고 문 사장, 즉 문정숙은 경찰서에 끌려가면서 여행사는 내리막의 길에 접어든다. 남편 없이 사업을 이만큼 크게 하는 동안 딸과의 사이는 벌어지고 집안 살림과 딸의 식사를 챙겨주는 건 도우미인 배정길 할머니다. 딸은 김학순 할머니가 증언을 하는 티브이를 보고, 정숙은 밥을 먹다가 ‘저 할매처럼 한 번 삐끗하면 니 인생 끝이 데이, 이 시대에 태어난 걸 감사하고 빠릿빠릿하게 살아라이”라는 말을 한다
.

부산 여성 경제인 연합회에 속해 있는 정숙은 멤버들과 함께 위안부 사무실에 들러 보여주기식 성금을 전달하면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면서 여행사 사무실에 정신대 접수 사무실을 차리면 할머니들의 억울한 사연을 받게 되고 그러면 여행사도 알리게 되고 좋은 일도 하게 된다는 말에 딱 3개월만 하기로 하고 정숙은 사무실을 열고 할머니들을 만나러 다닌다
.

위안부가 아닌 정신대라고 불렸던 90년대 초. 직접 만난 위안부 할머니들은 정숙을 박대한다. 그리고 할머니들은 가족들에게 마저 더럽다는 소리를 듣고, 할머니들은 살아 있어서는 안 되는 존재, 살아있어서 더러운 존재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러면서 정숙은 사무실로 찾아온 한 할머니를 본다. 그 할머니는 다름 아닌 딸의 식사를 챙겨주던 집안 도우미 배정길 할머니였다. 할머니의 사연을 알게 된 정숙은 그만 자신의 과오와 사람들의 차별 속에 자신도 있었다는 것에 입을 틀어막게 된다
.

정신대의 간판을 내 걸은 여행사에는 욕설을 하는 전화가 오고, 돌을 던져 창문을 깨고, 일본 거래처는 거래를 끊는다. 그때는 그랬다. 택시를 타면 운전기사가 김학순 할머니의 이야기를 라디오로 듣고, 어떤 정신머리 없는 여성이 쪽팔리는 것도 없이 저리 씨부리샀노, 몸 팔았다고 방송에 나와서 저리 난리고. 저게 다 돈받아쳐물라꼬 저라지. 해방된 게 언젠데 인제싸 기어 나와가꼬 저리 씨부리샀노.라고 한다. 그것이  한국인 대부분의 인식이었다
.

91년도에는 그랬다. 우리가 어리고 세상 물정 모르고 밝게만 지냈던 그때의 사회는, 그때의 나라는 그들에게 냉대하기만 했다. 우리는 우리와 다르면 무섭도록 차갑고 잔인하다. 하지만 할머니들은 사람들에게 욕을 하지 않았다. 잔인하기만 한 사람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영화를 보는 우리는 점점 설명 할 수 없는 감정이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

할머니들의 증언을 듣기 위해 찾아다니는 정숙. 하지만 할머니들은 전혀 입을 열려고 하지 않고, 가족들은 입 밖에 꺼내려 들지도 않는다. 위령비 문제로 시장을 만나러 갔을 때는 시장은 충혼탑 옆에다가 더러운 여자들의 위령비를 세우면 유공자의 가족들이 몰려온다는 말을 하고 만다
.

영화는 1991년부터 98년까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23번의 재판이 있었고, 10명의 원고단, 그리고 13명의 변호인까지. 나이가 많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네 명의 할머니는 재판마다 시모노세키로 가서 재판에 참석한다
.

박순녀 할머니가 일본의 료칸에서 목욕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다가 배가 칼로 다 잘린 흉터를 본다. 그리고 그 옆에 적힌 일본어의 조선보지. 그리고 박순녀 할머니는 일본 칼로 배를 가르고 핏덩이를 꺼내고 아기집도 잘라버린 이야기를 마치 타인의 이야기처럼 덤덤하게 할 때 우리는 소리 없이 울게 된다
.

법정에서 서귀순 할머니는 등을 보이며 그날의 일을 이야기한다. “내가 말을 안 듣는다꼬 칼로 베고, 찢고 살려 달라고 애원해도, 피를 철철 흘리는데도 이래 다리를 벌리고 물건을 들이밀고
“ 서귀순 할머니가 법정에서 말을 하는데도 일본 측에서는 더러운 몸 보이지 마라고 한다
.

Jtbc 방구석 1열에서 변영주 감독은, 당시 일본 군인은 위안부에 들어갈 때 옆에 칼을 차고 들어가게 되어 있었다고 했다. 위안부 여성들은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군인을 맞이했고 군인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들지 않으면 칼을 휘둘렀다고 했다. 일본 위안부 여성도 있었지만 칼에 난도질을 당한 여성들은 조선의 여자들이라 했다
.

유럽은 잘못을 저지르면 죄책감에 시달린다고 한다. 죄를 짓자마자 누가 보지 않아도 하느님이 알고 있기에 자신의 죄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는데 일본은 죄를 지으면 수치심을 느낀다고 한다. 수치심이란 누군가 자신의 잘못을 알았을 때 느끼기 때문에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아니라고 끝까지 발뺌을 하는 것이다
.

변영주 감독은 법대를 나와서 영화감독이 되었고 95년부터 99년까지 위안부 할머니들을 따라다니면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낯선 목소리’ 총 3편의 감독이다. 돌 같은 변영주 감독이 펑펑 울었던 때가 나라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할머니들을 인정하고 도움을 주면서부터 주위 사람들의 시선도 달라졌을 때, 할머니들이 집에서 가장 높은 사람으로 큰 소리를 칠 때 변영주 감독은 펑펑 울었다고 했다. 나라가 인정을 하면 모두가 이렇게 쉽게 인정을 하는구나, 그것을 느꼈다고 했다
.

중국에도 위안부 한국 할머니들이 있는데 그 할머니들은 중국에서 높은 대우를 90년대에서부터 받고 있다고 했다. 한국에 있는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들이 가장 밑바닥 생활을 하고 사람들에게 잔인할 정도로 차별을 받아오고 있었다. 가장 무서운 적은 이중적인 적, 바로 내 편이라고 생각한 쪽에 있는 적, 익숙한 것에서 낯선 것이 느껴질 때 그것이 적으로써 제일 무섭다
.

문정숙은 영화 속에서 6년 동안의 시간이 흐르며 같이 늙어간다. 민규동 감독은 영화를 질질 끌지 않는다. 배정길 할머니가 여고에 가서 여고생을 만나는 장면도 아주 짧게 끝나고 화면을 전환시킨다. 여고생들은 할머니에게, 할머니 예뻐요, 참말이에요,라고 한다. 그 짧은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누군가 슬플 때 슬퍼하지마 기운을 내라, 같은 말보다 미안하다,라는 한 마디가 더 의미가 깊을 수 있다
.

변영주 감독의 말로 현재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도움을 주로 오는 사람들 중에는 일본인도 많고, 특히 수요일마다 열리는 집회에는 늘 여고생들이 자리를 가득 매웠다고 했다. 영화 귀향에서도, 아이 캔 스피커에서도 참고 참아도 결국 울고 만다. 허 스토리도 마찬가지다. 눈물의 형태는 다를지 몰라도 눈물의 결은 같다
.

누군가는 이런 영화가 지겹다고 한다. 내가 늘 하는 소리지만 지겹다는 말은 담백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위안부 문제는 간단하다. 공식적으로 잘못했다는 사과 한 마디. 시간이 갈수록 일본인들의 봉사자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이 사죄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할머니들이 하나의 상징이 아니라 한 명의 여성으로 돌아갈 수 있게

 

 

#영화#이야기#영화리뷰
#허스토리
#리뷰꿈나무
#사투리가어색하다는데영화에는영화에맞는언어가있다
#부산출신배우들도영화에맞은부산언어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