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린저가 적은 ‘호밀밭의 파수꾼’ 읽어보셨습니까. 나 자신이 어른이 되어도 아이 같은 마음이 강하게 남아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되면 읽어 보세요. 주인공인 홀든 녀석의 말과 행동에 이입이 되고 마는 마법 같은 소설이에요. 아마도 이렇게 호밀밭의 파수꾼이 지금까지 사람들이 미친 듯이 읽고 있는 건 샐린저가 글을 적을 땐 정신이 제정신이 아니어서가 아닐까. 군인으로 2차 대전 인가에도 참전을 했어요. 근데 막사가 폭격을 맞아서 허물어지는데도 책상 밑으로 들어가 타자기로 글을 썼어요. 뭐 그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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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의 존 레논을 죽인 살인범 마크의 손에 호밀밭의 파수꾼이 들려 있었다고 하고, 멜 깁슨과 줄리아 로버츠가 나온 오래된 영화 ‘컨스피러시’에서는 멜 깁슨의 집 책장에는 호밀밭의 파수꾼만 가득 꽂혀 있어요. 멜 깁슨은 극 중에서 서점에만 가면 그 책을 사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이 영화는 지금보면 촌스럽지만, 영화학도들은 반드시 보고 연구를 하는 영화로 알려져 있어요. 그 속을 관통하는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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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작가들이 호밀밭의 파수꾼에 대해서 비평이나 감상문을 써 내 놨어요. 영국과 미국에서 책의 제목이나 내용에 나오는, 같은 단어지만 받아들이는 다른 나라 사람들은 각각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내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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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비틀스의 ‘노르지안느 우드’는 영국에서는 노르웨이산 가구라고 받아들이고, 미국에서는 노르웨이 숲이라고 받아들입니다. 한국은 대체로 하루키의 소설책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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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밀밭의 파수꾼에는 홀든 녀석의, 홀든 녀석 식의, 홀든 녀석대로의 욕이 가득합니다. 이것이 어쩌면 샐린저의 정신세계일지도 모르겠고....... 사실 책 속에 욕이 난무하면 그것대로 재미있습니다. 욕이라는 것은 잘 적어 문맥에 녹여낸다면 완전한 새로운 세계입니다. 소설가 한창훈의 ‘홍합’을 읽어보면 지역의 욕을 그대로 들을 수 있는데 마치 사운드스케이프가 가동된 것 같아요. 글인데 소리가 들리는 마법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욕이라는 것은 아름다운 문체로 적어내는 것 못지않게 어려운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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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허’에서 꼬마 캐릭터가 욕을 사정없이 난발하는 장면에서 자막 버전 중에 욕을 아주 신랄하게 해석해 놓은 버전이 있는데 그것을 보면 직독직해로 참 재미있게 해석을 하여 자막을 넣었는데 번역한 사람이 꽤 연구를 많이 한 것 같아요. 예전에 어벤져스 1편도 욕 버전이 있는데 극장에서 제대로 된 번역보다 훨씬 재미있는 겁니다. 공부를 상당히 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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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밀밭의 파수꾼에서도 홀든 만의 욕이 나오는데 지난 삼십 년 동안 천만 부가 넘게 팔렸다고 합니다. 샐린저는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12월을 마녀의 젖꼭지처럼 춥다고 했는데 작년의 추운 날(러시아보다 춥다고 호들갑을 떨었던)을 생각해보면 정말 그런 날이었습니다.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제목은 한국에서만 이렇게 불리고 있어요. 다른 나라에서는 완전히 다른 제목으로 읽히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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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한 남자의 인생

일본: 인생의 위험한 순간들

노르웨이: 모두들 자신을 위해 그리고 악마는 최후 순간을 취한다

스웨던: 기억의 순간에 나타나는 구원자

덴마크: 추방당한 젊은이

독일: 호밀밭의 남자

네델란드: 사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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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보고 위의 제목들을 보면 아아 그래, 그럴 수 있겠군.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홀든 녀석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이야기가 좋지만 이런 문장은 참 좋습니다. 마치 그 장면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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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하품했다. 이 방에 들어온 이후로 하품이 멈추질 않는다. 이 방이 지나치게 따뜻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졸리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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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표는 장편 소설을 두 권이나 냈다. 

이 책에는 저 밑까지 떨어진 인생의 이야기가 있는데 차인표가 그걸 잘 적었다. 

리얼리즘이지만 책 속에는 초현실적인 이야기도 있다. 

유머스러운 부분이 많아서 조금 웃으며 읽는데 저 끝으로 가면 묘하게도 코끝이 찡해진다. 참 기이하다. 

마치 로맹 가리의 자기 앞의 생에서 모모가 죽어가는 로자 아줌마를 붙잡고 똥을 싸니까 살아 있는 거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찡 한 것과 비슷한 결의 찡함이다. 

꼭 어른들의 동화 같은 이야기다.

책 속에는 이런 대화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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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아 뱀 좋아하니

뱀 먹는 거?

아니 그냥 뱀 좋아하냐고

아니 싫어하는데

혹시 뱀한테 물린 적 있냐?

아니 없는데

그런데 왜 싫어해?

마땅히 대답할 말이 없었다.

그냥 싫지?

남들이 싫다고 하니까 무조건 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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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예보 중에는 또 이런 대사도 있다.

밥은 먹는다고 하고, 잠은 잔다고 하고, 방귀는 뀐다고 하잖아. 그런데 왜 사랑은 한다,고 하는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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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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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우리는 사랑한다의 반대말이 사랑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사랑했었다,라는 걸 모두 알고 있다.

사랑은 늘 현재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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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크래프트라의 소설 읽어보셨습니까. 원작이 러브크래프트인 이 영화는 1986년인가 작품입니다. 인간의 근원적인 순수한 감정, 그중에서 제일 위에 있는 공포를 문학의 저변으로 확대시킨 사람이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거든요. 러브크래프트는 공포 문학으로는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어요. 두려움이라는 건 한 번 경험해 보고 나면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는, 그리고 두려움이 정신을 가득 지배하면 슬픔, 기쁨, 환희, 애완 같은 다른 감정은 가질 수 없습니다. 공포라는 건 인간의 가장 밑바닥 내지는 제일 위에 있는 감정이라 그런 것 같아요.

우리가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는 공포의 주체가 되는 영화 속 크리처, 고스트, 이종(외계인)의 모습은 대체로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 보면 됩니다. 러브크래프트는 평단에서는 좋은 평을 듣지 못했고 뒤에 나온 후배 소설가들도 러브크래프트의 문장력을 칭찬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소설은 문학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불행한 인물이었어요. 저렴한 질의 종이에 잠깐 읽고 넘길 수 있는 가벼운 소설이 실리는 펄프 잡지에 기고를 하면서 인기를 얻었어요. 주러 호러, 공상, 판타지, 갱스터물이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이 잡지를 통해 코난 더 바바리안, 타잔, 쾌걸 조로 같은 캐릭터가 탄생했어요.

러브크래프트는 193746세라는 말도 안 되는 나이에 죽었습니다. 영화사에서 가장 아름답고 위험한 존재 에일리언이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의 영향을 받아서 만들어진 것이거든요. 에이리언의 디자인은 이미 1973년부터 제작이 되었다고 하니 영화라는 산업? 문화는 참 대단한 것 같아요.

러브크래프트의 족적은 짧았지만 그가 지닌 그 어마어마한 세계관, 상상도 생각도 하지 못할 암울하고 음울한 분위기와 기이한 표현과 독특한 묘사는 현재 인류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러브크래프트는 흔히 말하는 크툴루 신화의 밑거름을 닦은 사람입니다. 크툴루 신화는 그리스 신화나 중국 신화 같은 신화인데 역사는 짧아요. 판타지 문학에서 빛으로는 반지의 제왕의 톨킨을 말한다면, 어둠에 관해서는 단연 러브크래프트입니다.

그는 인간이 지니는 아주 순수한 공포, 저 밑바닥의 근원직인 공포는 미지에서 오는 공포라 확신하여 소설을 썼어요. 그래서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에는 지정할 수 없고 톡정할 수 없는, 사람의 생각으로 파악이 전혀 되지 않는 음산한 존재가 늘 소설의 주위에 숨어서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러브크래프트가 말하는 공포는 고대 신들을 본뜬 거대한 형상과 그 앞에서 그야말로 처정하게 무력한 인간, 결국 인간은 공포에 무릎을 꿇고 맙니다. 인간은 공포를 느낀 다음 수순으로 그 공포 앞에서 경이의 순결함을느기고 그 공포의 아름다움에 흡착되어 버리게 됩니다. 공포가 주는 미학적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합니다. 그건 뱀에게 쫓기는 쥐가 궁지에 몰리면 뱀에게 발악을 하다가 서서히 먹히는데 그 먹힐 때 쥐도 쾌감을 느끼는 것과 비슷합니다. 아무튼 러브크래프트가 현재 공포소설의 신격화로 추앙받게 된 이유가 설명이 가능하게 합니다. 현재 영상산업에서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을 받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영화뿐 아니라 미술, 게임, 소설, 애니메이션까지 러브크래프트의 스타일과 세계관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산업이 많어졌어요.

그는 자신의 소설 중 단편인 우주에서 온 색채를 가장 사랑했다고 합니다. 이 소설은 나홈이라는 농부의 밭 가운데 운석이 떨어지는데, 그 안에서 지구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색채를 발견하게 되면서 진행됩니다. 나홈의 가족들은 그 색채 때문에 점점 광기에 빠져들어 죽어가고 그 색채에 의해서 사람이 타들어가듯이 잿빛으로 변해서 부서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빛이, 지정할 수 없는 색채가 뿜어져 나오며 그 범위가 서서히 넓어지는데 이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 소설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은 작품이 근래의 영화 서던 리치입니다.

서런 치지, 이 영화의 미술은 훌륭합니다. 몹시 아름답고 아주 화려해요. 매혹적이며, 그간 지나치면서 또는 영화 속에서 봐온 빛과는 다른 질의 빛의 움직임을 볼 수 있어요. 빛이 마치 살아 있는 것 같은, 아주 고혹적이면서 하나의 미술작품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잡아당기는 이 아름다움이 불쾌하고 불안하고 기괴해요. 영화를 가득 메우고 있는 미술에 빠져들 때쯤에는 이미 내 모든 세포가 불쾌하고 괴기하게 변하는 착각이 듭니다.

꼭 램브란트의 그림을 보는 것 같아요. 램브란트의 그림 속에는 빛이 꼭 살아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마치 인공적인 조명을 비춘 것 같은, 그래서 램브란트의 그림을 조금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림인지 사진인지, 그리고 보는 시간을 좀 더 길게 끌고 가면 그림 속의 인물이 마치 나에게 뭐라고 말 할 것 같은 기이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림 속 사람들은 표정이 거의 없거나 또는 미소를 짓고 있는 사람 역시 어쩐지 기괴하게 보입니다.

서던 리지는 미국에서는 아나힐레이션 이라는 제목으로 개봉을 했고 소설은 국내에도 출간되어 있어요. 소설은 3부작이며 영화는 1부를 영화로 만들어졌어요. 국내개봉은 안 했습니다. 이 소설 역시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스티븐 킹도 이 소설을 칭찬하고 좋아했어요.

이 영화는 엑스 구역, 쉬머라는 공간이 왜 생겨났는지(러브크래프트의 우주에서 온 색채,에서 처럼 빛의 구역이 느닷없이 생겨났어요), 점점 대지를 잡아먹고 영역을 넓혀가는 것을 해결하려 들지도 않아요. 쉬머라는 그 구역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집중을 하고 있어요. 초현실적인 공간의 쉬머는 지구에 없는 색채로 인해 환상적이며 아주 몽환적인 모습을 하고 있고 그 속에 들어가는 순간 그간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외의 현상이라는 것이 일어납니다.

쉬머에서는 서로 다른 종의 세포의 굴절과 분열 그리고 병합이 이루어져서 생물체가 이상하게 변종이 됩니다. 인간 역시 마찬가지로 자신도 모르는 새 복제가 되거든요. 쉬머 속에서 살고 있던 곰이 세포가 망가져서 헬프 미라고 하는 부분은 소름이 쫙 끼치죠. 무엇보다 영화의 음악이 기괴하고 괴기합니다. 바닥에 붙어 있는 신경 줄을 뜯어 올리는 듯한 음악 역시 아주 음산해요. 이 감독은 이전에 엑스 마키나를 연출한 감독인데, 그 영화 보셨습니까?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죽 끌고 가는 스타일의 연출을 하고 있어요.

생각해보면 공포는 주는 주체가 크리처나 살인마, 이종이나 괴물이 아니라 색채라는 것이 상상을 넘어서고 충격을 줍니다. 이 색채의 모호함은 미지에서 온 공포라는 것이고 이것이 러브크래프트의 세계관이거든요.

공포 속 미지의 공포에는 촉수가 있고, 촉수는 늘 에로티시즘을 방불케 합니다. 일본의 공포문화에도 영향을 끼쳤어요. 그로테스트적인 면이 당연하지만 같이하며 러브크래프트의 세계관은 한동안 전 세계의 극장에 영화가 되어 상영이 되곤 했다가 근래에는 거의 다루지 않았는데 서던 리치가 나왔네요.

공포라는 건 공포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 공포는 대체로 사라집니다. 공포라는 건 공포의 주체가 무엇인지 모르기에 공포가 극대화가 됩니다. 그건 영화 뿐 아니라 실제와 실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화는 오래된 영화로 지금 보면 촌스럽지만 당시에는 꽤 높은 특수촬영효과가 있었다. 연구를 통해 미지의 존재가 인간의 뇌로 파고들어 흉측하게 변하여 인간의 뇌를 집어삼키려 하려 하고 그걸 막으려 하는 내용이다. 영화가 공포영화지만, 공포영화가 대체로 그렇듯이 에로티시즘적이다. 축축한 피부와 점액질의 촉수 역시 은밀한 부위를 묘사하고 있고 곳곳에 그런 장치가 있다. 인간은 그걸 좋아하면서도 우아한 척, 싫어하는 척하니 인간이 정말 미지에의 공포 중 으뜸이라 느껴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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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윌, 이 영화는 할리우드의 레젠더리픽쳐스 영화사에서 만들었지만 이 영화사는 중국 완다그룹으로 넘어간 회사다. 맷 데이먼과 경첨이 주인공이고 유덕화가 나온다. 감독으로 장이머우가 메가폰을 잡았다. 장이머우, 장이머우를 빠르게 발음하면 장예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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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모 감독은 잘 알겠지만 ‘붉은 수수밭’ ‘홍등’ 같은 상업영화지만 예술영화에 가까운 영화를 만들어온 감독이다. 장예모 감독의 대부분의 영화가 거대한 서사의 예술영화 분위기를 죽 이어가고 있는데 그레이트 윌의 감독을 어떻게 맡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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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제작사가 장예모를 찾아갔을 때 대번에 거절당했을 것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장예모 감독의 색깔과 철학과 거리가 먼 영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작사는 영화를 만들어내면 받는 돈에 몇 배를 더 붙여준다든가 중국의 위대한 유산인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서사 SF라든가, 슬슬 장예모가 이 영화에 흥미를 가지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중국을 부각시키는 영상의 서사를 맡아달라는 제작사의 청을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영화를 보면 크리처의 디자인에서 마저 중국!이 보인다

.

 

그래서 영화를 보면 아무것도 없을 크리처 영화의 클리셰 범벅이지만 장예모가 그것을 고민을 하고 노력을 한 모습이 보인다. 아마 다른 감독이 맡았다면 메가로돈이나 인디펜던스데이 2처럼 괴작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는 시각에 의존을 하다 보니 이야기가 너무 허술하여 졸작에 가깝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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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도 싫어했을 것 같은데, 왜냐하면 결국 주인공이 맷 데이먼이 아닌가. 유덕화는 죽고 맷 데이먼이 크리처를 물리치고 중국 왕실을 살리게 되는데 요즘처럼 중국과 미국이 사이가 안 좋은 가운데 어떤 중국인들이 좋아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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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워제트 팀이 이 영화를 제작해서 인지 크리처의 대거 출몰하는 장면에서는 월드워제트가 연상되기도 하지만 크리처의 특징이 없기에 한 번 휘몰고 가면 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면 자본은 정말 많이 투입되었다는 게 막막 느껴진다. 그리고 그뿐이다. 보통 크리처 영화가 하면 사람들은 무서워하지만 크리처가 가장 궁금하다. 크리처의 특징이 무엇이며 어떻게 생겼는지가, 징그럽고 괴상하게 생겼어도 그것이 가장 궁금하다. 서던 리치에서의 세포분열을 일으킨 괴물을 보라,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크리처를 보라, 굉장히 디자인에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 뭐 한국의 초롱이도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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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옷의 디자인도 찬란하다. 갑옷과 무기들 역시 뭐랄까 중국스럽지 않다. 화려하고 컬러풀해서 마치 그대로 아크 원자로를 박으면 중국판 아이언맨이 되어도 될 것 같다. 그래도 크리처들이 떼로 몰려와서 전투를 할 때는 반드시 투구를 쓴다. 봤나 안시성 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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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장면에서 장예모가 노력했다는 것이 엿보이는 것은 크리처가 만리장성 위로 올라와서 사람들을 공격할 때 정말 물리면 아작 날 것 같은 두려움을 보는 사람도 같이 느꼈다는 것이다. 정말 이 괴물들과의 전투에서 밀려나면 모든 것이 끝장난다는 그 거대한 공포가 크리처와의 대결에서 느껴졌다. 그런 것이 감독의 재능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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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드, 혹시 읽어 보셨습니까. 저는 두어 번 읽은 것 같아요. 코맥 매카시의 소설입니다. 더 로드는 영화로도 있어요. 연기를 잘하는 배우 비고 모텐슨과 미국판 ‘렛미 인’에 나왔던 코디 스밋 맥피가 아빠와 아들로 나옵니다. 가이 피어스도 나오는데 아이언맨 3에서 온몸이 불덩어리가 되던 그 사람 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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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소설 더 로드가 말하는 세상은 지구가 어떤 이유로 종말을 겪은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그 속에서 아빠와 아들이 그 휑하고 삭막하고 바람만 있는 세상을 살아가는 내용이에요. 더 로드가 말하는 세상에서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인육을 먹는 사람을 피해 다니는 것과 신발을 구해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 식량, 식량을 구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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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이 싹 소멸해 버린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은 본능의 최우선 감각을 심각하게 건드리는 일이거든요.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커트 같은 것을 몰고 오로지 식량을 찾아서 어디든 헤맵니다. 그러다가 총을 든 갱단에게 붙잡히면 여자는 강간을 당하고 먹히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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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좀비도 뭣도 아니에요. 같은 사람, 예전에는 이웃집 마음씨 좋은 아저씨 같은 사람이었지만 더 로드의 세계에서 타인은 그저 식량일 뿐이에요. 소설은 무엇 때문에 세상에 종말이 온 것인지는 말하지 않아요

종말을 맞이한 생존자들은 어떻게든 살아가는 것을 말하고 있어요. 더 로드의 세상에서는 늘 비가 내립니다. 비가 끊임없이 내려요. 그런 것으로 보아 종말에 기여를 한 것은 전쟁은 아닐 것 같아요. 전쟁이라 해도 이렇게 세계가 빗자루에 쓸리듯 몽땅 사라지진 않을 테니 지구에 크나큰 카타스트로프가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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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는 암울한 지구의 종말에 대해서 썼습니다. 08년도에 나왔을 때 구입해서 읽었는데 그때는 읽으면서 으, 했어요. 미국 문학에는 이런 초현실적인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우리나라의 리얼리티만큼 사람들이 읽어요. 이 책을 사람들은 ‘눈먼 자들의 도시’와 비교하지만 둘은 분명하게 다릅니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말하는 두려움과 더 로드에서 말하는 두려움은 질적으로 차이가 확연합니다. 세상도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는 연료나 약이나 식량을 구할 수 있는 시기였다면, 더 로드의 세계는 아주 시간이 흘러버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완전히 멸망한 지구의 세계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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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속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어딘지도 모를 길을 찾아갑니다. 저 어려운 세상에서 아버지는 곧 자신도 죽을 거라는 것을 알아요. 자신이 죽는다면 아들, 이 어린 소년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잘 나타납니다. 아버지가 멸망한 지구에서 식량을 찾아 헤매는 이유는 오직 하나입니다. 아버지는 내일이라도 죽을 수 있지만 이 멸망한 아무것도 없는 지구에서 아들을 통해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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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의 대사도 책과 거의 다름없이 전개되는 걸로 기억합니다. 아버지는 멸망한 세계에서 아들에게 줄 선물을 끊임없이 찾아다닙니다. 더 로드의 세상은 지구가 망하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려주지 않아요. 그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아버지와 아들이 찾은 고귀한 식량은 치토스와 스팸 같은 가공식품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몸에 나쁘다고 외치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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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난생처음 콜라는 마십니다. 콜라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변치 않음을 보여줘요. 그리고 소년은 트림을 합니다. 

아주 맛있어, 아빠도 좀 마셔

.

 

나중에 아버지가 아들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다가오는 사람들을 대비합니다. 아들의 머리에 총구를 겨눌 때 아버지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계속 생각하게 합니다

.

 

소년은 아버지에게 자꾸 묻습니다.

우리는 안 먹을 거지? 아무리 배고파도?

그래, 그럼.라고 아버지는 대답해요.

우리는 착한 사람인가요?

그래 우리는 착한 사람이야

.

 

후에 아버지는 죽어요. 죽은 아빠 곁을 떠나 소년은 새로운 사람들 틈으로 들어갑니다. 무리의 여자는 소년을 보자 두 팔로 끌어안아요. 여자는 소년에게 신에 관해 말하곤 합니다. 

책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이 나요

.

 

한때 신의 냇물에 송어가 있었다. 송어가 호박빛 물속에 서 있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지느러미의 하얀 가장자리가 흐르는 물에 부드럽게 잔물결을 일으켰다. 손에 잡히면 이끼 냄새가 났다. [중략] 송어가 사는 깊은 골짜기에는 모든 것이 인간보다 오래되었으며 그들은 콧노래로 신비를 흥얼거린다.라며 끝납니다. 반전 같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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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스트로프보다더무서운건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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