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작보다 따뜻하게, 이 영화는 제목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기폭이 굉장히 심해야 하는 인물이 기폭이 없이 고요하게 흘러가는 연기를 한다. 기폭이 심한 마음의 연대기를 마치 기폭이라는 장치를 분리해내서 기폭이 심해야 하는 마음을 꾹 누르는 일상을 보내야 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

 

이 영화는 영화 ‘래빗 홀’과 겹쳐진다. 그리고 후반부에 가서는 레이먼드 카버의 ‘별거 아니지만 도움이 되는’으로 관통된다. 너무나 불행한 일을 겪게 되면 현실을 부정하게 되고, 시간이 많이 흘렀을 때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듣는 ‘이제 그만 잊자’라는 소리는 칼과 바늘처럼 아프다

.

 

무엇도 쉽사리 위안이 될 수 없는 아픔을 보듬어 주는 건 다음 아닌 라면 한 그릇. 음식은 위로도 되지만 비참함이기도 하다.

.

 

요컨대 세월호 당시 단식농성을 하는 그 앞에서 피자와 짜장면을 시켜 먹던 일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건 타락한 인간의 몰락이 어디까지인가를 보여준다. 그렇지만 힘들고 지칠 때 뭐라도 좀 먹고 하라며 음식을 내주던 사람의 위로는 말로 표현이 안 된다

.

 

래빗 홀에서 베카는 상실을 이겨내려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받아들이려 하는 것이 참을 수없이 힘든 것이다.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났을 때 부모가 장애를 이해하지는 못한다. 장애를 가진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장애를 가진 내 아이가 아니라, 내 아이가 장애가 있을 뿐이야

.

 

슬픔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지지 않는 슬픔을 받아들일 때 위로는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 레이먼드 카버의 ‘별거 아니지만 도움이 되는’을 보면 부부가 제과점을 찾아가 우리 아들이 생일에 죽었다고요,라고 말한다. 그때 주인은 조금 시간이 흐른 후, 지금 구운 빵이 있는데 좀 드시겠어요, 별거 아니지만 도움이 될 거예요 이럴 때일수록’라고 말한다. 우리 인생에 별거인 것보다 별거 아닌 것이 울게도 웃게도 한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된다

.

 

영화는 뽀로로 목소리의 주인공 이선이 주역이다. 극 속에서도 성우로 나오는데 아들을 잃은 섬세한 연기를 해낸다. 슬픔을 극복하기 보다 인정하는 영화. 짐작보다 따뜻하게

.

 

P.S 알트만 감독의 3시간짜리 영화 숏컷이 있는데,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들로만 엮어서 영화를 만들었다. 70년대 미국 중산층의 이야기를 잘 섞어 놓은 이 영화를 관통하는 이야기는 ‘별거 아니지만 도움이 되는’이다. 엔디 맥도월이 아이의 엄마로 나오며 다웃 주니어, 줄리안 무어의 아주 젊은 시절의 모습부터 지금 대배우가 된 사람들의 파릇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0. 김승옥의 무진기행. 김수용 감독의 안개
.

1. 무진은 그런 곳이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리고 없었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이 있어서 매일 밤 찾아오는 여귀가 뿜어내는 입김과 같았다
.

영화 속에서는 여귀라는 말 대신 마녀라고 했다. 김승옥의 안개 이후 그 어떤 소설가도 안개를 이렇게 표현해내지 못하고 있다
.

2. 바람은 무수히 작은 입자로 되어 있고 그 입자들은 할 수 있는 한, 욕심껏 수면제를 품고 있는 것처럼 내게는 생각되었다. 그 바람 속에는, 신선한 햇볕과 아직 사람들의 땀에 밴 살갗을 스쳐 보지 않았다는 천진스러운 저온, 그리고 지금 버스가 달리고 있는 길을 에워싸며 버스를 향하여 달려오고 있는 산줄기의 저편에 바다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소금기, 그런 것들이 이상스레 한데 어울리면서 녹아 있었다. 그런 곳이 무진이었다
.

햇볕의 신선한 밝음과 살갗에 탄력을 주는 정도의 공기의 저온 그리고 해풍에 섞여 있는 정도의 소금기, 이 세 가지만 합성해서 수면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것은 이 지상에 있는 모든 약방의 진열장 안에 있는 어떠한 약보다도 가장 상쾌한 약이 될 것이고 그리고 나는 이 세계에서 가장 돈 잘 버는 제약 회사의 전무님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누구나 조용히 잠들고 싶어 하고 조용히 잠든다는 것은 상쾌한 일이기 때문이다
.

제약회사에서 이름뿐인 전무인 윤희중이 상상하는 약은 그런 것이다. 자신의 힘없음과 무지와 그것을 알려주는 문장이 이어진다. 윤은 사실 시골에서 상경하여 성공의 가도에 올라있는 모든 이들을 대변하고 있다. 그 말은 60년대의 윤은 작금의 우리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조용히 잠들고 싶은 것, 그건 상쾌한 일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윤희중이라는 이름 대신 윤기중으로 나온다
.

3. 골방 안에서의 공상과 불면을 쫓아 보려고 행했던 수음과 곧잘 편도선을 붓게 하던 독한 담배꽁초와 우편배달부를 기다리던 초조함 따위거나 그것들에 관련된 어떤 행위들이었었다
.

윤은 무진에서의 처지가 그랬다. 무진은 그를 책임과 무책임도 없는 아무것도 아닌 처지의 인간으로 만들었다. 어머니와 친구들이 죽어가는 전장의 사이에서 윤은 고뇌에 휩싸여 그저 할 수 있는 건 담배를 피고 수음을 하는 것뿐. 이런 무진에서 빨리 벗어나고픈 윤이었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간다. 과거의 윤과 현재의 윤이 무진이라는 곳에서 어떻게 보냈는지, 보내고 있는지 보여준다
.

4. 오늘 이른 아침, 광주에서 기차를 내려서 역구내를 빠져나올 때 내가 본 한 미친 여자가 그 어두운 기억들을 홱 잡아 끌어당겨서 내 앞에 던져 주었다. 그 미친 여자는 나일론의 치마저고리를 맵시 있게 입고 있었고 팔에는 시절에 맞추어 고른 듯했다. 그 여자가 미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쉬임없이 굴리고 있는 눈동자와 그 여자를 에워싸고 서서 선하품을 하며 그 여자를 놀려 대고 있는 구두닦이 아이들 때문이었다
.

5. 6. 결혼하셨다구요. 자넨? 전 아직, 참 좋은 데로 장가드셨다고들 하더군요.
형님하고 형님 동기 중에서 조 형하고요. 조라니 나하고 친하게 지내던 애 말인가?
.

소설 속 ‘조’가 영화에는 조한수로 나온다. 두 사람은 세무서장이 된 조의 집으로 간다. 거기서 하인숙을 만나게 된다
.

7. 하인숙, 얼굴은 노리기리했다. 병약한 느낌을 주고 있었지만 그러나 좀 높은 콧날과 두꺼운 입술이 병약하다는 인상을 버리도록 요구하고 있었다
.

영화에서 하인숙을 연기한 배우는 윤정희다. 아주 어린 모습의 윤정희로 당시로는 볼 수 없는 예쁜 얼굴의 배우였다. 무진기행은 3번 영화가 되었다. 67년도에, 76년도, 87년도에 한 번씩 만들어졌다. 윤정희는 두 번 하인숙으로 열연했다
.

8. 김승옥의 유머가 펼쳐지는 순간이다. 하 선생의 좋은 점과 하 선생의 나쁜 점을 말하며 모두가 푸하하하며 웃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노래 한 곡을 부르게 한다. 윤희중, 극중 윤기중이 하 선생의 노래를 듣고 설명하는 부분이 나온다. 트로트도 아닌 가극도 아닌 것처럼 목포의 눈물을 부르는 대사에서 잘 와닿지 않는다면 영화를 보면 윤정희가 노래를 그렇게 소설의 문체를 그대로 연기를 하고 있다
.

9. 윤과 하 선생이 밤의 무진을 걸어가면서 대화를 하는 장면이다. 여기서도 김승옥의 유머가 나온다. 소설과 다른 점이 있는데 하 선생이 무진은 밤에 아름다운 곳이라고 할 때
윤은 다행이라고 한다. 왜 다행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고 하 선생이 말하니 윤은 왜 그런 것이냐고 묻는다
.

사실은 멋이 없는 고장이니까요. 제 대답이 맞았나요?라고 하 선생이 말하니 소설에서는 윤이 거의라고 하지만 영화에서는 80점이라고 하고, 어머 100점이 아니구요?라고 하 선생이 말하니, 윤이 백 점짜리 대답은 이런 것입니다. 아이구 여기도 지구의 일부분입니까,라고 한다. 이런 부분은 김승옥의 위트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왜 김승옥이라고 하냐면 이 영화의 시나리오 작업도 김승옥이 했기 때문이다
.

그리고 허인숙과 윤희중의 유명한 대사 개구리울음소리를 하늘에 뜬 수많은 별에 빗대어 하는 대사들이 죽 이어진다. 대사지만 소설을 읽는 것 같은. 정말 눈물이 나올 것 같은 멋진 문체가 죽 이어진다
.

내일 아침 걸레로 닦아 내면 될 방의 어느 곳에 털어 버리는 담뱃재는 마치 윤희중의 존재를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소설은 3장 ‘바다로 뻗은 긴 죽방’으로 이어진다
.

누구나 한 번쯤 필사를 해 본 무진기행, 무진기행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반나절을 주절주절해도 모자랄 것 같다. 만약 김승옥이 절필을 하지 않고 김수용 감독이 계속 김승옥의 영화를 만들어 냈다면 어땠을까
.

무진기행이 나오고 3년 뒤 영화로 나온 ‘안개’다. 김수용 감독은 문예 감독으로 김수용 감독 이전에는 대체로 일본 문학이나 일본 영화, 또는 프랑스 영화를 한국식으로 바꾼 영화들뿐이었다. 맨발의 청춘도 그랬다. 60년대는 한국의 영화 르네상스였기에 흑백영화지만 보면 대체로 재미있다
.

꼭 그런 건 아니지만 학창시절 사진부를 하면서 한국 흑백영화를 많이 본 편이었다. 오발탄부터 최은희의 상록수, 이조 여인 잔혹사(이 영화에는 김지미, 윤정희, 남정임, 황정순이 다 나옴)까지, 그럴 때마다 나는 늘 특이하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따지고 보면 그래픽이 없기에 구성이 탄탄하고 배우들이 귀신이 들린 듯 연기를 한다. 그래서 오래된 영화지만 재미있다
.

김수용 감독은 문예영화의 거장으로 이광수의 소설 ‘유정’부터 김동리의 소설, 현진건의 소설까지, 많은 한국 문학의 문체를 영화적인 문채로 옮겨다 놓은 정말 멋진 감독이다. 문예영화다 보니까 소설을 헤치지 않고 소설의 대사가 거의 대부분 영화에 쓰이고 있다. 마치 빨강 머리 앤의 소설과 만화의 대사가 거의 똑같듯이
.

이 영화의 재미있는 일화는 시나리오를 김승옥이 직접 썼는데 그때 김수용 감독이 김승옥에게 붙어서 제발 어렵게 쓰지 말라고 신신 당부를 했었다
.

김수용 감독 역시 20년대 생으로 2000년의 영화를 마지막으로 활동이 없다. 무진기행의 신성일도 어제 삶이 끝났고 김수용 감독도 이제 지난날보다 남은 날이 짧을 것이다. 그리고 김승옥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다



///////////////////////

김승옥이 등장했을 때 모국어의 폭발로 그야말로 문학계에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겠습니까. 누나 작가들에게 끌려가서 엄청 귀여움을 받았다고 해요. 박경리 같은 선배 누나들은 김승옥이 그렇게 좋았나 봅니다. 막 목에 팔을 걸고(까지는 아니겠지만) 끌고 가서 술을 마시고. 하지만 남자 작가들에게는 벼락과 같은 일이었어요. 김훈, 김훈의 아버지 김광주 역시 경향신문 문화부 편집국장까지 했는데 1대 문인이지 않습니까. 그 당시 꼬꼬마 김훈에게 주전자에 술을 받아오라 시켜서 매일 밤마다 문인들을 모아 놓고 했던 이야기가 김승옥이라는 괴물의 글을 읽어 봤냐? 이제 우리의 밥줄은 다 끊겼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광주민주화항쟁의 충격으로 절필을 선언했을 때 이어령 박사가 붙잡아서 호텔에 던져 놓고 글을 계속 쓰게 했는데 그때 쓴 소설이 ‘서울의 달빛’이었는데 그걸 죽, 끝까지 썼다면 서울의 달빛0장에서 1장, 2장, 3장으로 이어졌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만 다 던져버리고 도망가는 바람에 서울의 달빛0장만 탄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풍이 와서 몸이 좋지 않은데 그래도 가끔 인터넷을 보면 할아버지 김승옥을 보러 많은 젊은이들이 가기도 하고 잘 만나주기도 한다고 해요. 이만희 감독 영화는 여로도 본 것 같고, 만추도 보고 삼포가는길도 봤는데 기억은 가물가물해요 모두. 삼포가는 길에 설원이 나오는 것 같은데 설원이 펼쳐지면 늘 젊은날의 초상에서 영훈이 역을 했던 정보석이 배종옥이 있던 술집으로 가기 전의 설원을 덜덜 떨며 걷던 장면이 오버랩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미 비포 유, 영화도 있고 책도 있는데 저는 아직 영화는 보지 못했어요. 그리고 앞으로 가까운 미래까지는 안 보려고 해요. 책 읽어보지 않으셨다면 한 번 읽어 보세요. 마치 마음 속에 아직 아이로 남아있으려고 하는 부분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미 비포유를 읽으며 며칠 동안 매일 자정이 넘으면 내가 주인공 루가 되어서 윌을 만나는 기분이 들었어요.


말미에 루가 스쿠버다이빙을 바다에서 하면서 원색에 곱절은 더 다양한 아득한 풍경을 보듯, 미지의 생물들이 햇빛을 받아 은은히 빛나는 먼 곳의 형체들을 보듯 미 비 포유를 들여다보았습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겁이 날 만큼 슬프게 글을 적은 작가도 멋지지만, 이 글을 읽기 쉽게 번역한 김선형 번역가에게 박수를 치고 싶어요.

어쩌면 작가와 번역가는 머리를 맞대고 작정하고, 우리 한 번 사람들 가슴 속에 있는 눈물을 한 번 다 뽑아내보자, 요즘 사람들은 책을 읽으며 예전처럼 눈물을 쏟아내지 않는 거 같아, 어때? 좋아 그럼 해보자. 라는 식으로 아주 마음먹고 책을 출판해 버린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적인 단어를 많이 집어넣어서 번역을 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한국 사람들이 루의 감정에 더 다가가서 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괴한 외모에 아니꼬움을 그대로 입 밖으로 뱉어내며 루의 성질과 인내의 한계와 자존심을 건드리는 윌에게서 어느 날 루는 세상과 몇 걸음 떨어져 살아가는 공허한 표정을 읽어냅니다.


우리는 글을 읽으며 덤벙대고 감정에 충실하고 모든 일들이 비밀 없이 마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모든 것을 트리나와 함께 공유하는 루에 이입됩니다.


트리나와 '방' 때문에 다툼을 벌이지만 결국 루는 동생 트리나의 어깨에 기대고 어깨를 내밀어 줄 수 있는 단 한사람이 트리나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트리나는 '병신'이라는 말을 달고 사는 어린 토마스를 낳았을 때 이미 어른이 되었습니다.

꼭 깔때기를 통해서 세상을 보는 기분이야. (트리나가) 새로 태어난 생명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온 세상이 쪼그라들어서 나와 저 아이만 남은 것 같아. 라고 말한 트리나는 동생이지만, 루가 어려움을 토해낼 수 있는 어른으로의 동생이 이미 되었어요.

 

루는 네이선(사지마비인 윌을 돌봐주는)과 함께 윌을 데리고 경마장을 갔다가 식겁을 하는데요.

장애인을 배려하지 않는 이 땅이 너무나 미웠고 마치 외계인을 쳐다보듯 하는 사람들의 경멸 섞인 눈빛에 분노마저 느낍니다.

왜? 그게 루의 모습이니까.

우리는 서서히 루의 감정에 이입이 되기 시작해요.

진흙에 빠진 윌의 휠체어를 들어 올리다가 온통 진흙투성이가 되어 버리고 결국 술이 취한(루에게 저질 추파를 던지는) 일행에게 가서 거짓말을 술술 하며 휠체어를 건져내 자동차까지 운반하게 하며, 절차 때문에 윌이 들어가지 못하는 레스토랑의 입구에서 대역죄인 같은 머리와 몰골로 직원에게 분노하며 소리를 지르는 모습에서 우리는 점점 루가 되어 갑니다.

처음은 윌에게서 벗어나 집으로 빨리 가고 싶었지만 서서히 윌에게서 떨어지기 싫어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우리는 그런 루의 모습에 응원을 하게 됩니다.

루는 윌의 직선적이고 딱딱한 말투와 농담에 비슷하게 받아치면서 어떻든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됩니다.

 

주어진 시간 6개월. 윌의 마음을 돌려 놓기 위한 빠듯한 시간.

어느 날은 윌의 고통이 하늘의 별처럼 점철 되었습니다.

윌의 턱에 노끈 같은 근육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모습을 보았고, 고통으로 잠 못 이룬 숱한 밤을 말해주는 자줏빛 그늘을 윌의 얼굴에서 보았고 소리 없는 통증을 증언하는 미간의 주름을 보았어요.

 

그리고 루는 윌의 맨살에서 나는 따뜻하고 달콤한 향기를 맡습니다.

오직 윌에게서만 나는 독특한 그 무엇, 차분하면서도 값비싼 향기. 

 

윌과 함께 난생처음으로 세상의 잘난 사람들이 가는 연주회를 가게 됩니다.

루는 자신과 동떨어지게만 생각했던 연주회에서 들리는 음악의 여운이 감동을 넘어선다는 것을 느꼈고 돌아와서도 그게 희미해질까 아쉬웠습니다.

윌은 루에게 잠시 옆에 있어달라고 해요.

그저…….빨간 드레스를 입은 여자를 데리고 콘서트에 다녀온 남자로 있고 싶다면서.

그리고 온갖 방법을 이용해 윌의 컴퓨터에 윌이 이메일을 쓸 수 있게 했는데 윌에게서 이메일이 들어옵니다.

 

친애하는 클라크.

이건 내가 구제불능으로 이기적인 머저리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쓰는 거요. 그리고 당신의 노고를 높이 평가는 바요. 고마워요. 윌. 

 

루는 자신도 알 수 없는 감정이 올라오는 느껴요.

그리고 루는 윌과 함께 여러 가지를 나누고 대화를 하고 노래를 부르고 웃습니다.

드디어 루는 휠체어를 타고 있는 윌과 함께 친구의 결혼식에서 춤을 추게 됩니다.

그 장면은 눈에 선하게 그려지며 입가가 올라가요.

아름다운 장면이었거든요.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죽고 싶다고 생각하던 윌이 루에게, 가끔은 말이에요, 클라크. 이 세상에서 나로 하여금 아침에 눈을 뜨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건 오로지 당신밖에 없다는 거. 

 

루는 자신의 세상과 동떨어진 호텔에서 하룻밤 묵고 나오면서 닥치는 대로 챙겨온 공짜 샴푸, 컨디셔너, 미니 바느질 키트와 샤워 캡 등등이 끝도 없이 나오는 장면에서 루는 정말 사랑스러운 모습입니다.

단지 본인이 너무 모르고 있었어요.

 

루는 자신의 역량을 넘긴 일들을 해가면서 윌과의 여행을 준비했고 결국 목적지로 갑니다.

거기 정말 우리가 와 있었다. 내가 해냈다. 라는 대사에서 나까지 뿌듯했습니다.

윌이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자신이 먼저 행복해져야 한다는 착한 아가씨 루.

윌의 피부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간 태양의 냄새를 맡았던 루.

마지막 루와 윌은 어떻게 될까. 

 

책을 읽으며 두 사람의 감정에 이입되기도 했지만 장애인에 대해서 특히 사지마비환자에 대해서 깊게 들여다볼 수 있었어요.

선진국이라고 하는 영국과 프랑스역시 휠체어는 아직 대중의 관심과는 거리가 멀었으며 무엇보다 스위스에 있는 디그니타스병원(합법적으로 죽기를 도와주는-근래에 우리나라에도 생존연명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죠)에 대해서 알아 볼 수 있었고 60개국의 나라에 5500명의 회원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삶의 끝에 대해서 매일 생각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지니는 괴리감과 고통에 대해서 잘 서술해 놓아서 더 마음이 덤덤했습니다.

 

눈을 감고 있는 윌을 바라보는 루의 장면에서는 올리비아의 노래 winter sleep이 너무 어울렸어요. 파리하게 잠들어 있는 윌을 촉촉한 눈으로 바라보는 루의 얼굴에 윈터 슬립이 내려 앉습니다. 한 번 들어 보세요.

며칠동안 자정이 되면 완전히 아이로 돌아가 있었어요. 영화는 아직 못 봤지만 영화도 보시고 책으로 먼저 읽어 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릴리슈슈의 모든 것

.

 

아름답게만 보이는 오키나와. 푸른 산호와 활짝 핀 꽃들과 거대한 수풀과 멋진 모양의 나무들이 장관을 이룬 오키나와. 하지만 그건 사람의 입장에서 보는 오키나와일 뿐이다

.

 

산호는 자기가 살기 위해 촉수를 뻗어 옆의 산호를 죽인다. 잘 알겠지만 트러플 역시 주위를 다 죽여가며 양분을 빨아들인다. 오키나와의 어떤 나무는 다른 나무를 휘감아 죽이고 그 자리에 자신이 살아간다. 식물의 잎이 화려할수록, 컬러가 알록달록할수록 그들은 극한으로 몰려 자기방어의 최후 수단인 형형색색으로 표현한다. 꽃이 예뻐 보이는 건 인간의 눈에나 그렇지 그 속에 살고 있는 것들은 실은 지옥인 것이다

.

. “우리에겐 낙원처럼 보여도 자연 속 생물들에겐 지옥일지도 몰라, 자연이란 그런 거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

.

 

평범하게 보이는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지옥 같은 매일을 보내는 아이들의 이야기, 하루를 견디기 위해 하루를 죽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빛과 같은 하나의 희망은 오직 릴리슈슈의 음악뿐이다

릴리슈슈의 모든 것, 이 영화는 잔인함에 입각한 잔인하고도 잔인한, 더없이 잔인한 영화다

단짝이었던 친구를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자위행위를 시키는 잔인함. 같은 여자아이의 발가벗긴 사진을 미끼로 원조교제를 시키는 잔인함. 원조교제를 하면서 어른의 지갑을 훔치는 잔인함. 하늘을 날고 싶어 그대로 자살을 해버리는 잔인함. 자식을 버리는 잔인함. 같은 반 친구를 강간하는 잔인함. 자신의 머리를 밀어버리는 잔인함. 오키나와에서 교통사고를 내고도 잘못을 돌리는 잔인함. 살아가는 이유인 릴리슈슈의 음악 앞에서 친구를 찌르는 잔인함.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잔인함으로 덮여있다. 그 잔인함이 무척 견고하고 단단하여 영화를 보다 보면 그 잔인함이 인간 만이 낼 수 있는 것이라 무섭고 서늘하기만 하다

잔인함이란 인간만이 낼 수 있고, 그 잔인함은 호기심에서 발현했을 수 있다.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이는 법이니까

.

이 영화는 근래 우리나라 영화 ‘박화영’처럼 아이들이 나오는 아이들 영화인데 아이들이 볼 수 없는 영화다. 영화 속 아이들은 절망과 희망을 손바닥과 손등처럼 같이 지니고 다닌다. 잡힐 것 같으면서도 잡히지 않는 희망의 희미한 줄기의 릴리슈슈의 노래들

.

 

존재, 호흡. 우주는 창조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 자리에서 존재해 있었다는 것

.

 

가수가 되고 싶다, 그림을 그리고 싶다, 소설을 적고 싶다,라고 하면 평범한 삶을 택해라, 평범하게 살아라, 그게 너에게 도움이 된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다. 그런데 평범하게 사는 건 쉬운가. 평범하게 살면 지옥에서 벗어날까. 평범하다는 건 어떤 것일까

.

 

공무원이 되고, 대기업에 들어가서 진급하면서 결혼해서 아들딸 낳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 그 속도 실은 지옥일 텐데. 뉴스를 장식하는 사건 사고의 대부분은 평범하게 보였던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인데. 평범이라는 것이 깨져 버리면 이어 붙이는 건 어렵다. 어려운 게 아니라 불가능하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아마도 죽을힘을 다해 그 평범함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

 

평범이라는 방어막을 앞세워 어른이 뭔데 아이들의 꿈을 다 막으려 할까. 치유를 받고 소통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돈과 굴종시키는 것과 무사유여야만 한다는 생각. 평범하게 사는 것, 안전한 직장을 얻는 것, 무난한 인간관계를 가지는 것을 강요한다면 그것이 지옥이다

.

 

발버둥을 쳐도 벗어날 수 없는 아이들. 하루키의 어둠의 저편에도 이런 대사가 나온다. ‘너는 도망칠 수 없다’ 그건 소설 속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이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세상에서 도망 칠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것.

남들이 보지 않는 것을 보는 것.

매일 조금씩 읽고 음악을 듣는 것

.

 

잔인한 영화는 잔인하게 흘러 잔인하게 끝난다. 잔인한 음악만을 남겨둔 채 스스로에게 잔인하기만 했던 아이들의 무표정한 얼굴이 잔상에 남는 영화. 릴리슈슈의 모든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러브 앤 머시, 이 영화는 소리가 죽음으로 몰고 가고 소리로서 다시 살아가는, 살기 위해서 죽어 가는 남자, 브라이언 윌슨의 이야기, 세계가 놀라버렸던 앨범 '팻 사운드'의 이야기다
.

영국에서 아메리칸 인베이전을 성공한 1세대 영국 밴드는 믹 재거의 롤링스톤즈였다. 롤링 스톤즈 잡지까지 등장해서 지금까지 음악 잡지로는 명실 상부하며, 믹 재거는 비슷한 외모로 아직까지 건재하니 롤링 스톤즈는 실로 외계 그룹이 아닌가 싶다. 다음 2세대가 컬처클럽이었다. 보이 조지가 있던, 조지 보인가, 암튼 컬처클럽의 성공은 록밴드가 아니어도 된다는 의미를 가지게 만들었다. 아니지 비틀스가 2세대, 컬처클럽이 3세대. 아무튼 영국 밴드의 음악적 미국 침공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성공시킨 영국 밴드는 몇 없었다. 자칭 비틀스의 환생이라던 오아시스 역시 실패를 맛봤지만 비틀스는 해낸 것이다
.

60년대 비틀스는 영국을 벗어나 거대한 아메리칸 인베이전을 감행하고 미국의 음악세계를 영국의 보이밴드가 평정을 해버린다. 비틀스가 가는 곳이면 소녀팬 수 천 명이 몰려다녔고 티브이 쇼 프로그램에 나오면 사람들이 길거리를 지나다니지 않고 티브이 앞으로 몰려들었다. 예전 한국의 모래시계가 할 때 거리가 한산했던 것처럼. 미국에 나타난 비틀스는 그야말로 기분 좋은 경악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한편에서 비틀스도 넘보지 못하는 그룹이 있었으니 바로 브라이언 월슨의 비치 보이스였다. 비치보이스가 있는 한 미국에서도, 그 중 제일 크나큰 캘리포니아를 침범할 수 없었다
.

당시 미국의 60년대는 음악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시기였고 캘리포니아로 자본이 흘러 들어가던 시기였다. 당시의 캘리포니아는 막강한 자본력으로 어느 도시보다 화려했고 심지어는 당시 국가경쟁력이 떨어지는 한 국가보다도 자본이 많았다. 강렬한 태양이 늘 솟아오르고 비치가 있고 파라솔과 비키니와 스포츠카가 만연했던 캘리포니아. 여자를 노래하고 해변을 노래하고 바람과 자연을 노래하던 비치 보이스의 인기는 어마어마했다
.

우리나라에서 비치보이스의 노래하면 코코모를 떠올리지만 미국은 당연하게도 서핀 USA다. 아쉽지만 코코모에는 브라이언 윌슨은 빠졌을 때다. 비치 보이스의 '아이 겟 어라운드'라는 노래를 한 번 듣고 오자. 자 들어봤다. 이거 정말 신날 수밖에 없다. 러브 앤 머시 영화 초반에도 노래가 나오지만 모든 것을 잊어버리게 만드는 신나는 노래다. 뜨거운 태양과 비치, 파라솔이라는 관념은 당시의 어려운 미국의 도시나 어려운 경제 사정의 대부분의 나라들은 꿈도 꾸지 못하는 풍경이었다. 그 최고의 경지에 올라있는 그룹이 비치보이스였다. 이대로만, 이런 노래들을 부르면 자본은 굴러 들어오고 인기는 유지가 되는 시기였다
.

하지만 다른 멤버에 비해 브라이언 윌슨은 언제까지 태양과 바다와 여자를 노래할 수 없었다. 그는 비틀스의 러버소울 앨범을 듣고 충격을 받는다. 늘 환청처럼 들리는 소리는 자신을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 눈을 감으면 보이는 이상한 세상에서 들리는 소리들이 매일, 어느 시점에서, 어떤 시간에 자신에게 들려온다. 리스닝과 히얼이 있다면 듣고 싶어서 들으려 하는 소리와 듣고 싶지 않음에도 들려오는 소리는 소음을 넘은 그 무엇이 있다. 알 수 없는 소리들, 부르짖는 소리, 깨지는 소리, 부서지는 소리, 타오르는 소리는 브라이언 윌슨을 끝으로, 끝으로 몰고 간다. 그리고 그 소리를 앨범에 담으려고 했다. 브라이언 윌슨은 멤버들에게 말한다
.

브라이언 윌슨: 비틀스의 러버 소울(노르웨이 숲이 여기에 있다) 앨범 들어봤어?
멤버: 그거 존 레넌의 바람 핀 이야기잖아.
브라이언 윌슨: 나에게 좋은 생각이 있어, 니들까리 일본에 공연을 갔다 와, 내가 정말 멋진 음악을 만들어 놓을게
.

그리하여 영화는 브라이언 윌슨이 ‘팻 사운드’의 앨범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우리가 그토록 좋아했던 앨범이 이렇게 탄생했다는 역사적인 순간을 영화를 통해서 볼 수 있었다. 그건 브라이언 윌슨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경이로운 일이었다. 젊은 시절의 브라이언을 연기한 폴 다노는 당시 소리 때문에 약과 술에 살이 찐 브라이언을 연기하기 위해 몸에 살을 찌웠다
.

팻 사운드의 앨범 표지를 보면 비치 보이스의 멤버들이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이 있는데 브라이언은 팻 사운드에 녹음실에 데리고 온 개들의 짖는 소리들까지, 그리고 녹음에서 농담을 하는 이야기 소리까지 앨범에 담았다. 그 당시에는 그러한 실험적인 음반이 좋은 소리를 들을 리 없었다. 설령 같은 멤버라고 할지라도
.

영화는 시간이 지난 후의 브라이언의 모습도 보여준다. 그 연기는 존 쿠삭이 한다. 처음에는 폴 다노와 존 쿠삭? 뭐야?라고 생각했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그 둘이 정말 하나라고 느낄 정도로 브라이언 윌슨을 표현해낸다. 영화는 다른 음악영화처럼 공연 장면이나 그들의 거대한 인기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
.

정신적인 지주였고 자본의 표상이었던 아버지에게 도움을 받지만 또 어린 시절 자신을 무자비한 폭력으로 굴복시킨 사람도 아버지였다. 브라이언 윌슨은 정신적인 충격으로 침대 위에서 나오지 않고 2년 동안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걸 브라이언의 침대의 몰락이라고 한다. 그 고뇌와 감당할 수 없는 소리의 공격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있는데, 그를 일으켜 세운 여자 멜린다가 그 계기였다.  무자비한 폭력이 아버지라면 멜린다는 무자비한 사랑이었다
.

펫 사운드가 세상에 나오고 가장 놀란 사람은 비틀스의 존  레넌이었다. 이후 존 레논은 악동의 모습에서 점점 메시아의 모습으로 바뀌어 간다. 비치 보이스에 팻 사운드가 있다면 비틀스에는 화이트 앨범이 있다. 그중에서 ‘레볼루션 넘버 나인’도 잡음과 소리로만 만든 음악이다. 전위적인 소리로 녹음을 한 이 곡은 개인적으로, 아마도 존 레넌이 팻 사운드보다는 윤이상의 곡을 듣고 만들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

어떻든 비치 보이스와 비틀스의 이런 보이지 않는 음악적 경쟁이 지금 우리가 앉아서 듣고 있는 명반을 만들어낸 것이다
.

그럼 우리나라에는 이런 음악을 했던 사람이 없었냐? 있었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음악 작업에 몰두했었다. 그는 음악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음악을 앨범으로 만들어 내놓았다. 가사는 니체를 떠올리게 하는 철학적 내용에 재즈, 블루스, 해비메틀, 록, 발라드, 그런지, 클래시컬한 부분까지 한 사람이 했다고는 할 수 없을 정도의 음악을 하고 간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신해철이다
.

러브 앤 머시, 제목처럼 이 영화는 사랑과 자비를 말하고 있다. ‘사랑과 자비를 너와 네 친구들에게 바칠게’라는 가사가 있다. 사랑과 자비 그리고 위로가 죽어가는 것들을 일으켜 세운다. 소리로서 죽어가고 소리로서 살아가는, 그래서 살기 위해서 죽어가는 브라이언 윌슨의 팻 사운드 영화 러브 앤 머시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