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비룡소 걸작선
생 텍쥐페리 지음, 박성창 옮김 / 비룡소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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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흠... 글쎄요, 돈버는 일? 밥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중에서

**********************

지난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보다가 옮겨본다.
어린왕자에 저런 말이 과연 나왔던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책을 뒤져 찾아보고 싶은 마음도 없다.
있으면 어떻고 없으면 또 어떤가.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리, 만수산 드렁칡이~ 흥흥~
어쨌든 그 바람같은 마음을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맞다...맞다....

고고하신 옛선비들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기꺼이 명줄을 놓았고 또 거문고의 현을 끊었던 것이다
아하!!! 마음을 얻고 목숨을 버리니
믿음과 사랑이 과연 생명보다 위에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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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잃은 나그네의 발길이 우왕좌왕해도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게 되어있고

횡설수설 곡소리로 울고째는 모든 이야기는 결국 돈으로 귀결되는 법이다.

화무십일홍이요 권불십년이나 부자는 망해도 삼대를 버티는 법이니

돈이 권력보다 위에 있고, 경제가 정치보다 중요한 까닭 되겠다.

 

돈 나오는 구멍은 한구멍, 돈 들어가는 구멍은 여러구멍

이구멍은 한숨구멍, 저구멍은 눈물구멍, 그 구멍은 똥구멍..으..꾸린내....

로또 당첨되어 금준미주에 옥반가효, 죽지육림 속을 한 번 헐떡여 보자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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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3-31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수라님, 제 방에 신청하시는 거 아니고요.
제가 퍼온 페이퍼에 주소 있으니 알라딘편집실 누르셔서
다시 신청하세요.^^빨리요!
 
달의 제단 - 개정판
심윤경 지음 / 문이당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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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어렸을때부터 아버지로부터 정려각(旌閭閣) 할매라는 분에 대한 이야기를 무수하게 들으면서 커왔던 것인데, 심윤경의 달의제단을 읽고 나니 이건 결정적으로 우리 집안의 정려각 할매 이야기와 한가지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 몇자 적어보고 싶은 생각이 동했던 것이다. 어린 아들을 앉혀 놓고 정려각 할매 이야기를 하실 때 아버지에게서는 가문에 대한 긍지와 조상에 대한 애정, 일족의 영광된 내력을 자손들에 자자손손 간단없이 전수해야겠다는 의무감 같은 것들이 무럭무럭 피어올라 좁은 방안을 가득 채우곤 했었는데, 그때는 정말 무슨 소릴하시는지도 모르겠고 듣기 싫어 죽을 지경이었던 기억이 난다.

정려라는 것은 이른바 충신, 효자, 효녀, 열녀 등을 기려 나라에서 표창을 내리는 것으로, 문을 세우면 정려문이 되고, 비석을 세워 조그마한 전각으로 덮으면 정려각이 된다. 익히 알고 있는 열녀문도 정려의 일종이 되겠고, 이런 정려각들이 전국적으로 수천개가 된다고 하니 안타깝고 서러운 사연도 많았다는 이야기이다.  

우리 집안의 정려각 할매 이야기는 이렇다. 의성 김씨 집안에서 우리 집안으로 시집온 정려각 할매는 봉제사 접빈객에 한치의 빈틈이 없을뿐더러 부덕이 높고 높아 집안 어른들의 칭찬은 물론이요, 동네방네의 칭송도 자자하게 회자했던 것인데, 몹쓸 병에 걸려 지아비가 먼저 세상을 버리자 할매도 남편을 따라 자결하려고 했으나 태중에 유복자 있으니 차마 목숨 끊지 못하였고 열달지나 해산하자 여식이라, 그로부터 돌아누워 곡기를 끊고 단식하여 자결하게 되니 할매의 그때 나이 이십대 초반이었고, 나라에서 그 부덕의 높음을 표창하여 정려각을 내렸던 것이다.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를 빌리자면 이 정려각 할매가 친정 조부의 병환에 문안차 친정에 가게 되었는데, 할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고, 친정아버지와 지관이 묏자리를 두고 상의하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지관 왈 " ....이 묏자리는 자손이 번창하고 입신양명할 자손들도 수두룩하니 나올 자리이기는 하나, 혹시 물이 나올지도 모르며, 물이 나오면 천하명당이라도 아무 소용없는 것이니 오늘 땅을 파놓고 내일 아침에 가보면 물이 나오는지 안나오는 지 알수 있을 테니 그때 가보고 정하도록 합시다. "

이 말을 엿들은 정려각 할매, 묏자리가 탐나서 그날밤에 몰래 물동이를 이고지고 날라 밤새도록 묏자리에 물을 퍼부었던 것이니, 아침에 지관과 함께 묘자리에 가본 친정아버지, 아깝지만 어쩔수 없이 다른 곳에 할아버지의 묘를 쓰고 말았으니..시집을 위해 친정을 배신한 사례가 수다하거니와 낙랑공주가 호동왕자를 위해 자명고를 잡아 째버렸듯이 아녀자는 출가하면 외인인 것이다. 장례가 끝난 다음에 정려각 할매가 그 아버지를 졸라 못쓰게된 묏자리를 얻게 되었고, 그 후 지아비가 세상을 뜨자 그 자리에 모셧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어, 정려각 할매가 시집을 위해서 얼마나 충성을 바쳤는지 증명하고 있다 .  할매에게는 황송스럽지만 본인의 현재 몰골로 보건데 그 묏자리가 과연 천하명당인지 심하게 의심스럽다. 연이나, 할매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분투해야 겠다는 생각이 때때로 불끈 솟기도 한다. 

언문 편지에 등장하는 며느리와 어린 손녀를 죽이는 조씨 집안의 그 비정한 할배같은 사람이 옛날에는 실제로 있었을 것이고, 어쩌면 지금도 그 비슷한 사람들이 있을지 모른다. 조선시대에는 조선시대에 맞는 삶의 방식이 있을 것이고 지금은 지금에 맞는 생활방식이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 사람이 현재에 와서 살아가기는 어려울 것이고, 지금 사람이 조선시대에 가서 살아가기도 역시 어려울 것이다. 과거의 기준을 현재에 들이 밀수 없듯이, 현재의 잣대로 과거를 재단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어느 시대에나 부조리와 불합리는 항상 존재해 왔으며, 역사의 발전을 믿는 사람들은 그 부조리와 불합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역사의 순환성에 의미를 두고 있거나 황금사관에 젖은 사람들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 같고 어쩌면 과거가 지금보다 훨씬 나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가슴아픈 일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니, 인간의 한계이자 가능성이기도 하다.

책표지를 보니 작가 심윤경이 72년생이고, 서울태생으로 서울대 분자생물학과를 나왔다고 되어있는데, 그 연세와 전공과 출신성분에 어울리지 않는 작품에 약간 놀랍다. 약관의 김지하가 오적을 쓰자, 어느 저명하신 한학자가 보고 놀라자빠지며 언제 그렇게 한문공부를 많이했냐고 했다는 이야기가 문득 생각난다. 옛날에는 공부 잘하는 넘은 인간성이 더럽거나,  운동을 못하거나, 아니면 인물이 못생기거나 어쨌든 못한 구석이 한둘은 있어서 공부 못하는 넘들에게 일말이나마 위안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공부 잘 하는 학생이 놀기도 잘 놀고, 인물도 좋고, 인간성도 좋고, 운동도 잘해서 인간의 자질과 품성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살아 가기가 점점 어려워 진다.

아무리 속궁합이 잘 맞다고는 하지만 꽃미남 조상룡이 뚱녀에다 불구이고 추녀인 정실이를 정말로 사랑할 수 있을지 대단히 의문스럽다. 물론 본인의 이런 의문은 진실한 사랑을 모르는 한심스러운 한 남성의 삐뚤어진 애정관때문이겠지만 나름대로 세상을 살아보고 겪어본 본인의 가감없는 솔직한 심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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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란 - 김종해
 
낙엽이나린다. 우산을들고
제왕은운다헤맨다. 검은비각에어리이는
제왕의깊은밤에낙엽은나리고
어리석은민중들의횃불은밤새도록바깥에서
궐문을두드린다.
깊은돌층계를타고내려가듯
한밤중에촉대에불을켜들고
궐안에나린낙엽을투석을
맨발로밟고내려가라내려가라
내려가라깊고먼지경에침잠하여
제왕은행방불명이된다.
제왕은화구의불구멍이라자기혼자뿐인거울속에서
여러개의탁자위에나린
낙엽이되고투석이되고
독재자인나는맨발로난간에나가앉아
벽기둥에꽂힌살이되고
깊은밤이된다. 제왕은군중속에떠있는
외로운섬인가. 낡은법정의흔들리는벽돌을헐어
이한밤짐에게비문을써다오
화염인채무너지는대리석처럼깊은밤인경은
시녀같이누각에서운다누각에서떠난다.
아한장의풀잎인가미궁속에서
내전에세워둔내동상은흔들리고
나는거기가서꽂힌비수가되고
한밤동안석전을내리는물든가랑잎에
붉은용상은젖어
우산을들고제왕은운다헤맨다.

*********************************

시절이, 낙엽지는 시절이다. 어쩌면 우리를 쓰러뜨릴 적은 항상 우리 내부에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누구나 한때는 서늘한 가슴에 시퍼런 비수를 품고 혹은 비수 꽂힌 유혈낭자한 가슴으로 붉은 눈물을 철철 흘리며 깊은 밤 낙엽지는 거리에서 낙엽과 함게 굴렀을지도 모른다. 그런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시간도 구르듯 흘러 내란은 이미 끝났으나 승리자는 없고 나라는 이미 황폐했느니 그러므로 우리의 청춘도 멀리 지나갔다. 인생에 청춘만 있는 것은 아닐진대, 낙엽지는 이 시절에 돌아보는 청춘이 아쉽고 아무것도 이룬 것 없는 현재가 답답하고 꿈이 없는 미래가 서글프다. 아아 이미 낙엽 떨어졌으니 이제 비내리고 나면 아마도 날이 추워질 것이다. 찬바람이 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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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 지음 / 창비 / 199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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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처음 나온 것이 1995년도이니 산천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세월이 그럭저럭 흘러갔다. 물론 본인에게는 그럭저럭 흘러갔겠지만, 생각건대 이 책의 저자인 홍세화나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세월이 치열하게 흘렀을 것이며 파란곡절로 굽이쳤을 것임에 분명하다. 별 볼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는 것들이 가당찮은 존심을 부리는 경우가 종종있는데, 본인이 소위 베스트셀러라는 책들에 대하여 품고 있는 생각들이 바로 그런 경우 되겠다. 왠지 베스트셀러는 작품성도 없을 것 같고 수준도 낮을 것 같고, 또 남들이 많이 읽는 책은 괜히 읽기 싫고 나는 뭐 특별한 책만을 읽는다는 그런 가소로운 생각을 품고 있었던 것인데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참 가소로운 생각이라는 생각이다.
 
근 10여년 만에 이 책을 펼쳐드는 것이 그런 가소로운 생각으로부터 내가 조금 자유로워졌다는 것을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읽기를 잘했고 앞으로도 베스트셀러라고 무턱대고 소외시킬 것은 아니라는 그런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이 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은 아마도 똘레랑스 되겠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도 똘레랑스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간단하게 줄이자면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도 존중해야한다는 말 되겠다. 똘레랑스에 대한 말과 글은 무성하지만 행동으로의 표출은 그야말로 허허벌판이요 적막강산이다. 아침에 출근할 때, 운전하다 보면 욕이 절로 나온다. 어떨 때는 기관총으로 막 갈기고 싶은 생각도 꾸역꾸역 올라온다. 누구나 그럴진데 이런 국민성으로 과연 똘레랑스가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다.

"...프랑스는 망명자에게 피난처를 제공한다. 압제자에게는 그러하지 않는다.." 운운하는 프랑스공화국의 헌법조항은 울림이 있어 감동적이라 할만하다. 망명도생이라 했던가? 열국지같은 책을 보면 전쟁으로 해가 지고 전쟁으로 해가 뜨는 이른바 춘추전국시대에 수많은 영웅들이 외롭고 고달픈 망명도생의 길을 떠나 혹은 권토중래 금의환향하기도 하고 혹은 혈혈단신으로 고군분투타가 만리이국땅에 한많은 뼈를 묻기도 하고 했던 것인데 그런데, 진나라 공자 중이(重耳)로 말하자면 고난과 오욕과 질곡의 20년 망명도생 거지생활을 질기게 견디어 낸 끝에 결국 대권을 쥐게 되었으니(춘추오패의 두 번째 진문공 되겠다), 빠리에서 택시운전을 하며 근근히 버틴 홍세화를 생각해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없지않다. 십분당근으로 홍세화야 글하는 선비로 벼슬이나 득세에는 관심이 없겠지만 내 홀로 생각하기에 그렇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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