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이니까 4~5년 전은 되겠다. 내가 사는 광역시 교보문고에서 샀던 그림이다. 액자에 넣자니 복사본 주제에 너무 거창하고 돈도 많이 들거 같아서 코팅해서 내 방 벽에 붙여 놓은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에곤실레보다는 클림트가 훨씬 인기가 많았다. 까페나 레스토랑 같은 곳엘 가면 클림트의 그림 <키스>를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사실은 클림트 그림을 하나 사고 싶었는데 없어서 꿩대신 닭으로 산 그림이다. 내가 꿩맛이야 모르지만 닭도 맛으로 따지자면 꿩보다 못하지 않을 것이다. 벽에 붙여놓고 보니 그럴듯한 것이 보기에 좋아라 했다. 그때 교보에서 이 것 말고도 청전 이상범의 산수화 복제품도 하나 구입했었는데 지금은 어데로 갔는지 행방이 묘연하다. 그것도 거금들여 코팅해 놓은 것인데,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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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국무회의에 많이 늦은 이항복이더러

「대감, 어인 일이시옵니까?」 누가 물었더니,

「오는 길에서 패싸움이 벌어졌기에 그걸 좀 구경하느라구요.」했다.

「어떤 사람들이 싸우고 있었기에요?」또 물으니

「고자 대감은 스님 머리끄뎅이를 움켜잡고, 스님은 고자 대감 불알을

잔뜩 거머쥐고설라믄.」 했다.

이조 고관들의 허망한 당파 싸움이 이 때도 벌써 볼 만한 판이었으니,

이만큼한 풍자도 무던하긴 무던한 세음이었겠다.


<연려실기술> 제18권, 선조조(宣祖朝)


 

이항복 (1556∼1618, 명종 11∼광해군 10)

조선 중기 문신. 자는 자상(子常), 호는 백사(白沙) 본관은 경주(慶州). 오성부원군(鰲城府院君)에 봉군되어 오성대감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특히 소년시절 친구인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과의 기지에 관한 이야기로 유명하다. 위의 시를 봐도 알수 있지만 한 개그 했던 것 같다. 우리 어릴때 <오성과 한음> 만화도 참 많이 봤던 것 같다. 1617년 광해군의 계모인 인목대비 폐모논의에 반대하다가 관직이 삭탈되고 이듬해 북청(北靑)에 유배되어 배소(配所)에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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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 13세기에서 21세기까지 그림을 통해 읽는 독서의 역사
슈테판 볼만 지음, 조이한.김정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삼종지도(三從之道)라는 것이 있다. 사전을 찾아보니 삼종지덕(三從之德), 삼종지의(三從之義), 삼종지례(三從之禮), 삼종의탁(三從依託) 이라고도 한단다. 삼종에다가 온갖 좋다는 도(道)니, 덕(德)이니, 의(義)니, 례(禮)같은 것을 갖다 붙여 놓았다.  《의례(儀禮)》 〈상복전(喪服傳)〉에 공자께옵서 이렇게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여자는 세 가지의 좇아야 할 길이 있는데[女子有三從之道] / 집에서는 아버지의 뜻을 따르고[在家從父] / 시집을 가면 지아비에게 순종하며[適人從夫] / 지아비가 죽으면 아들의 뜻을 좇아야 한다[夫死從子]."

우리 마누래는 이런 소리하면 눈에 불을 켜고 달겨든다. 조선조 유교 봉건사회에서 여자들은 평생 동안 억압되어 자신의 생각을 고집할 수가 없었으며, 아버지와 남편, 자식에 대한 복종만이 미덕으로 숭상되고 있었으니, 동서(東西)가 거의 같은 생각이었고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고금(古今)이 비슷한 형편이다. 책읽는 여자가 위험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똑똑한 여자는 쉽게 복종하지 않는 법이다. 삼종지도 운운은 이제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몇몇 한심한 인사들은 아직도 그런 생각을 가슴에 품고 있는 지 모른다. 진실로 그렇다면 위험한 것은 여자가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는 제목에서, 나는 사실 은근하게‘팜므파탈’ 비슷한 것을 상상하고 기대했었다. 조금은....... 그러나 결론을 말하자면 내용에 비해 제목이 다소 과장되어 있다는 느낌이고, 의도적으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을 택했다는 혐의가 보인다. 책 읽는 여자들에게 무슨 치명적인 위험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남자들이 똑똑한 여자들을 싫어한다는 그런 정도 이상은 아닌 것 같다. 꼭 남자가 아니라도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보다 잘난 넘들을 시기하기 마련이고, 지식인들은 남녀를 떠나 어느 시대에서나 위험한 사람들이었다. 


60여점의 ‘책 읽는 여자’ 그림이 등장한다. 그중 렘브란트의 <책을 읽고 있는 노파 p74>, (나는 램브란트 그림의 그 은은한 황금빛을 무척 좋아한다). 베르메르의 <편지를 읽고 있는 푸른 옷의 여인 p79>, 고흐의 <아를의 여인 p171>(고흐가 빠질 수는 없겠다), 그웬 존의 <회복기의 환자 p228>(그웬 존이란 화가는 처음 알았다), 호퍼의 쓸쓸한 <호텔방 p245>이 마음에 든다. 율리시스를 읽고 있는 메릴린 몬로의 사진도 재미있다. 사진에서 몬로는 섹시하다기 보다는 멍청하게 보인다. 브래이지어 끈을 풀면 물풍선 같이 동그란 가슴이 흘러내려 퉁퉁거리며 튀어다닐 것만 같다.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 조이한과 김정근이 무슨 관계인지 쓸데없이 조금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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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에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었는데 지방에 사는 몸으로 오랜만의 서울 나들이였으나

역시 박물관 관람은 많은 체력과 인내를 요구하는 일종의 구도를 위한 고행 비슷한 것이었다.

지난날의 유물이나 유적이 반드시 그 크기로 우열의 첫째를 삼는 것은 아니나

일단 크고 보면 눈에 띄게 마련이다.  박물관에서 단연코 눈에 띄는 것은 저 석탑이었다.

그 옛날, 탑을 쌓은 사람들의 마음이란 어떤 것이었을까 곰곰 생각에 잠겨 볼 수도 있었겠으나

처음 들어갈 때는 볼 것이 많아 마음이 바빴고, 나중에 나올 때는 노동으로 지친 몸이  여유가 없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잠시 생각해 보았으나 역시 내가 그 마음을 알 수는 없었다.

 

추신 :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 깜빡했는데 국립중앙박물관에는 반가사유상이 있다.!!!

어둑어둑한 방에서 어여쁜 금동보살님이 은은한 광체를 뿜으며 생각에 잠겨 턱을 고이고 앉아 계신다. 

그건 정말 볼 만하다.   언제 다시 한번 가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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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일간지 모모한기자의 홈피에서 가져왔던 것이다. 3~4년 되었지 싶다.

연애편지 쓸때 써먹을려고 말이다. 처음 봤을 때는 실로 심금을 울리는 바가 있었다.

그래서 어디 저장해 놓았던 것인데, 세월흘러 다시보니 비록 심금이 덜 울기는 해도

아직 그 울림의 여운은 남아있는 듯 하다.  이성에 대한 사랑이 아니더라도

오랜세월 잘 담궈놓았던 무언가가 마음속에 있다면  좋을 것이다.

돌이켜 보니 나는 그런게 없는 것 같다. 빈 주전자를 어디에 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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