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견문록 - 보르도에서 토스카나까지, 세계 최고의 와인에 담긴 문화와 역사, 반양장본
고형욱 지음 / 노브16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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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문한 본인으로서는 당근히 처음 들어보는 말이지만, 포도밭에 가보지 않고 와인에 대해서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일면 그럴듯하게 들리기도 하고 당연 그런 말이 있을 법도 하다. 무엇이든지 기본이 중요한 것인데, 광역시의 변두리에 쭈구리고 앉아 홈파고 있는 형편에 와이너리 관광은 실로 요원한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어쩔수 없이 책을 읽는 것인데, 이 책 <와인견문록>은 일종의 여행기 되겠다. 둘러본 국가는 2국이요, 지역으로 말하자면 5개 지역, 와이너리는 8개다. 국가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요, 지역을 호명해 보면 프랑스의 보르도, 부르고뉴, 샹파뉴, 이탈리아의 토스카나, 피에몬테 되겠다. 8개 와이너리중 본인 가장 흥미땡기는 곳은 무똥 로칠드와 로마네 꽁띠.


당대 최고의 화가들이 라벨을 그린다는 샤또 무똥 로칠드. 1947년의 라벨은 장꼭도가,  1955년은 브라크의 해, 살바도르 달리는 1958년의 주인공이었다. 1964년은 조각가 헨리 무어, 1967년에는 세자르가, 1969년에는 호안 미로가, 1970년에는 마르크 샤갈이, 엔디 워홀은 1975년, 키스하링이 귀여운 느낌의 산양 두 마리를 그린 것은 1988년이다(이거 어디선가 봤던 거 같은데, 신의 물방울에 나오나?.) 특히 1973년의 라벨은 피카소에게 헌정되었다고 한다. 그해는 피카소가 숨을 거둔 해였다. 1973년은 작황이 안 좋은 빈티지였지만 피카소의 그림으로 인해 수집가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한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화가 두명이 무똥의 라벨을 디자인 했고, 1996년에는 첫 중국화가가 등장했다고 한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도 2010년이 지나기 전에 무똥의 역사에 이름을 남길 것이라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 이름값과 희소성이라는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도멘 드 라 로마네 꽁띠. (줄여서 DRC).  DRC를 마신다는 것은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꿈이자 행복이란다. 축구경기장 크기만한 로마네 꽁띠 밭(0.018제곱미터)에서 나오는 와인은 일련번호가 붙어 있다. 1964년에는 9145병이 생산되었지만 1987년에는 2975병이 생산되었을 뿐이라고 한다. 매년 세계 유수의 식당과 부호들이 선점해 우리 같은 인사는 와인병 구경하기도 하늘에 올라 별따기나 마찬가지. 전체 로마네 꽁띠 생산량의 0.75%가 우리나라에 할당된 양인데 풍작인 해에는 36병, 그렇지 않은 해에는 24병 정도가 국내에 들어온다고 한다. 로마네 꽁띠 국내 출시가격은 4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물론 빈티지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내...참.. 먹고 죽을려고 해도 구할 수 가 없겠네...


책이 정사각형 모양이고 조금 무거워 침대에 누워 읽기에 조금 애로가 있었다. 팔에 쥐가 날뻔도 했다. 미국과 칠레 등 신세계 와이너리에 대한 소개도 좀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하튼 와인에 관심있는 인사들은 한 번 읽어봐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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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베니스에 다녀왔다. 소심한 소시민으로서 여러면에 있어서 나름의 용기와 결단을 요구하는 여행이었다. 무엇때문인지는 잘모르겠지만 언제부터인가 베니스에 몹시 가보고 싶었더랬다.

뭐 궁금하거나 원하는 것이 있으면 먼저 책으로부터 시작하는 부류가 있으니 본인 그 동류되겠다. 그리하여 내 돈 주고 사서 읽은 베니스관련 책만 거짓말 족히 세 말 보태어서 능히 세 구루마다. (장부는 모름지기 세 구루마의 책을 읽어야 된다고 옛경전은 전하고 있다.)


지루하겠지만 그 면면을 살펴보지 아니할 수 없다. 먼저 역사서로는 시오노 할머니의 베네치아공화국 1천년의 역사 “바다의 도시 이야기(베니스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봐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재미도 있고 교양에도 도움이 될 성 싶으다)”, 역시 시오노 할매의 전쟁3부작 “콘스탄티노플 함락”, “로도스섬 공방전”, “레판토 해전”(이것도 재미가 솔솔라라하다. 일독의 가치가 있다), , 갈라파고스사에서 나온 스티븐 런치만의 “1453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콘스탄티노플과 베니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이렇게 꼼꼼한 기록이 남아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이 있겠고


여행안내서로는 안그라픽스의 “베네치아”, 컬쳐라인에서 나온 세계도시 문화여행가이드 “베네치아” 삼성출판사의 “자신만만 유럽여행 이탈리아”, 시공사의 "로마,피렌체,밀라노,베네치아"가 있었고(이번 여행에서는 컬쳐라인에서 나온 가이드가 나름 유익했다. 내 경우에)


소설로는 토마스 만의 “베니스에서의 죽음”(영화는 못 봤다. 변태 에션바흐가 죽은 곳이 리도섬의 해변가 아니던가),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페트리시아 하이스미스의 “태양은 가득히”(후반부의 무대가 베니스 되겠다.), 시오노 할머니의 세도시 이야기중 “주홍빛 베네치아”(이건 역사소설이다)가 있었다.


예술관련 서적으로는 예경에서 나온  “베네치아의 돌”과 “베네치아의 르네상스” (예경 아트라이브러리는 무슨 석사학위 논문을 읽는 듯 하다. 단단한 인내심 없이는 완독에 깊은 애로가 있다. 당근 본인은 처음 조금 읽다가 포기했더라)가 있었고


여행기로는 고봉만 등 여러명이 쓴 “베네치아의 기억”(한길사), “카사노바의 베네치아”(열린책들), 유럽예술묘지기행이라는 부제가 붙은 함정임의 “그리고, 나는 베네치아로 갔다”(중앙 M&B) 정석범의 “어느 미술사가의 낭만적인 유럽문화 기행”(루니박스), 김미진의 “로마에서 길을 잃다”(해냄), 다나카 치세코의 “문화와 예술로 보는 이탈리아 기행”(예담), 권삼윤의 “이탈리아, 지중해의 바람과 햇살 속을 거닐다”(푸른숲)와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푸른숲)이 있으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크리스티나 비외르크 글 잉가 카린 에릭슨 그림의 “아빠와 함께한 베니스 여행”(미래사)이 있었다. (이중 군계일학은 단연코 아빠와 함께한 베니스 여행이다. 산마르코 성당에 있는 네 마리 청동말의 사연을 구구절절이 전하고 있는 것은 역시 이 책뿐인 것이다.)


돌이켜 보니, 내가 이 많은 책을 읽었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 그건 그런데, 혼자 자랑스럽다가도 가만 생각해보면 내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에 또 몹시 실망스럽기도 하다. 기억하지 못한다면 세 구루마의 독서가 과연 나에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이 말이다. 참으로 한심스럽고 답답한 일이다. 



베니스는 뭐랄까 최고급 관광지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경주 석굴암과 서울 경복궁과 합천 해인사를 훌쩍 뛰어넘는 진짜 관광지다운 관광지에 온 것 같은 느낌. 형형색색의 인종으로 구성된 수백 수천의 인파가 복작거리는 산마르코 광장에 서서 조용히 베네치아 천년의 역사를 돌이켜 음미하기에는 역시 무리였다. 우선 사진을 찍어야 했고(어찌 이런 곳에서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남녀노소 형형색색의 인간들이 모두 사진 찍기에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또 구경을 해야 했다. 그곳은 관광지였던 것이다.


내가 묵었던 티치아노 호텔의 키. 열쇠고리도 고풍스럽다.


산타루치아 기차역


리알토 다리


베니스 총독인 도제의 궁전. 두칼레 궁


산마르코 성당. 청동말 네마리가 보인다. 두마리는 보수중이다. 이 것들은 모조다. 진물은 성당안에 보관되어 있다.


청동말. 망우공원의 곽제우장군이 깔고 앉은 말동상 생각이 나더라.


베네치아의 골목. 베네치아엔 좁은 골목이 많다. 골목마다 관광객이다.


베니스의 명물인 유리 세공품. 상당히 고가다.


탄식의 다리. 사형수들이 이 다리를 거쳐 형장으로 갔다고 전해진다.


저물녘의 두칼레 궁전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 입구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의 쇠창살


곤돌라. 


까페 플로리안.


카날 그란데. 대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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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i 2006-10-24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굉장히 멋져요. 베니스의 운하는 봐도 봐도 신기해요.

붉은돼지 2006-10-26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베니스는 대단히 멋지고 신기하죠.... 하지만 약간은 퇴락해 가는 듯한 느낌도 있어요
 


지난 여름 제주에 가보니 작년에는 없던 "성과 건강 박물관"인지 "성과 생활 박물관"인지 여하튼 이른바 섹스박물관이라는 것이 새로이 등장했던 것인데, 그 곳에서 사진을 여러장 찍었으나 점잖은 이곳에 올리기에 뭐랄까 거시기 저시기 한 것도 좀 있고 해서 나름으로 엄선해서 올리긴 올리는데, 혹 뭐 대단한 것이 있을 줄로  짐작하고 직접 왕림해 보시겠다는 분들을 위해 부언하자면 유럽에 있다는 섹스박물관 만큼 적나나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제주에는 소규모 박물관이 꽤 있는 것 같다. 그 중 신영영화박물관과 이 성박물관은 나름으로 왕림의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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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댓 와인
조정용 지음 / 해냄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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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하 세계 유명와인을 사 모으거나 위대한 와인들을 열심히 마시고 있는 것은 당연히 단단하게도 아니고, 다만 와인관련 서적을 대충 사모으며 또 읽고 있는 실정이다. 본인 와인에 관심을 두게 된 데에는 물론 즈음의 세태에 기인한 바 크다 할 것이나 더 보태자면 같은 공장에 다니는 동료 직원의 부채질 뽐뿌질도 대략 지대했다는 것을 밝히지 아니할 수 없다.


본인이 다니는 공장에 대단한 포스의 위스키 메니아가 한명 있었던 것이니, 전국단위 위스키 동호회에서 매우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으며, 직책에 걸맞게 민족의 명절을 전후해서는 전국 각지로부터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위직에 대한 안부 전화는 아니고 어떤 어떤 술을 구할 수 없느냐는 뭐 그런 전화다.) 유명 위스키 증류소의 위치가 표시된, 신문지를 활짝 편 크기만한 영국지도를 무슨 지하철 노선도처럼 가지고 다닌다. 소장중인 희귀하거나 저명한 위스키, 꼬냑이 소나타 한 대 값 정도는 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주류 주당은 또 아니다. 소주나 맥주는 회식 때 마지못해 한 두잔 마시는 정도이고 위스키만은 대충 홀짝거린다고 한다. 말하자면 컬렉터다. 보고 듣고 있자니 본인도 뭐 하나 하고 싶은 생각이 꿀뚝을 타고 피어 올랐던 것이다. 본인도 컬렉터로서의 기질은 이미 인정받은 바 있다. 우리 마누라로부터 말이다. 그런 저간의 사정으로 연하여 요즘 와인관련 서적을 읽으며 나름으로 열공하고 있다. 


본 책을 읽고 느낀 소감 몇 토막

 

1. 와인에 대한 체계적인 안내서는 아닌 것 같다. 와인관련 잡지에 연재한 컬럼을 모아 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딱딱한 교과서가 아니라 읽기 쉬운 에세이집이다. 실용적이고 학문적인 접근보다는 와인에 대한 대충적인 분위기 파악에 적합하다.


2. 와인은 기호식품일 뿐만 아니라 부동산이나 미술품과 같은 투자대상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았다. 지금 잘 사놓은 와인 몇 병은 십여년 뒤에 수 십배 혹은 수 백배로 뻥튀기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와인은 그냥 술이 아니라 역사와 전통속에서 이루어진 하나의 문화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것도 대단히 복잡하고 오랜. 더하여 인간의 고단한 노력이 가미된. 말인즉슨 와인은 하나의 산업이고 문화다


3.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와인 메니아 였다는 사실도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다. 1997년 5월 영국 런던 소더비에서 웨버 컬렉션으로 출품된 와인 18,000병이 600만달러(72억원)에 팔렸다. 이거 병당 얼마인고, 당시로서는 최고였으나, 지금은 세 번째로 큰 규모의 단독 출품 와인 경매라고 한다. 진정한 수집가는 수집품을 팔지 않는 법인데, 웨버가 왜 50평생 모은 와인을 처분 했는지 궁금하다. 


4. 언젠가는 내가 와인 라벨을 수집하고 있을 것만 같다. 엔디 워홀이나 피카소의 작품 이미지를 새긴 샤토 무통의 라벨이나 화려한 보졸레 누보의 와일 라벨을 모으고 싶다. 객주도전되어 와인 맛을 음미하기 보다는 와인 라벨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아마도 나에게 컬렉터의 피가 흐르기 때문인가 보다. 거부할 수 없는 어떤 운명적인 파워가 나를 내몰고 있는 것 같다.  구루마 끌고 와인병 모으러 다닐지도 모르겠다. 라벨 수집가를 빈티툴리스트(vintitulist)라고 한단다.


5.  <신의 물방울>에도 숱하게 등장하는 로버트 파커에 대한 의문점이 더 커졌다. <신의 물방울>을 보면 와인평론가로 로버트 파커라는 인물은 거의 절대적으로 그려져 있다. 미국인인 파커에 대하여 주로 프랑스에서 안티운동이 활발하다고 하고, 어느 샤토에서는 파커가 슈나우저에게 물리기도 했다는 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인업계를 주무르는 파커의 권력은 거의 무소불위인 것 같다. 잘 하는 말로 양대산맥이니 어쩌니 하여 어느 분야에서건 독보적인 존재는 흔하지 않고 보통은 맞수 혹은 천적이 있기 마련인데, 파커는 거의 절대적인 것 같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이 있다. 두고 볼 일이다. 파커가 어떻게 해서 그런 절대적 위치에 올랐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부족하다.


6. 끝으로 역시 와인에 심취하는 것은 귀족적 호사취미임에 틀림없다. 필부의 구할 바가 아닌 것이다. 어찌 평생에 한번이라도 샤토 무통 로쉴드 1945를 맛볼 수 있겠는가 말이다. 꼭 값진 와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충분히 그에 못지않은 맛과 향과 풍미를 즐길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말을 타면 종을 부리고 싶은 법이다.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원래 그리 생겨 먹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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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09-05 0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20세기 소년 21 - 우주인 나타나다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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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본인의 주 관심사는 북조선국의 핵실험 강행에 따른 한반도의 비핵화 정책 폐기와 미일의 북한 압박과 햇볕정책의 위기와 반기문 장관의 유엔사무총장 선출이 한반도와 국제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어쩌고 저쩌고 이런 것이 아님은 당연하다. 눈 아래 있는 바 본인의 관심은 와인과 일본 만화에 있다. 얼마전에 그 유명하다는 <20세기 소년> 20권을 샀다. 20권이 끝인줄 알고 20권 모두 샀는데, 이런...이런... 21권이 또 있더군. 낭패랄 것 까지야 없지만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스토리가 탄탄하고 재미있고 독특하다. 만화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각 장마다 과거와 현재가 호상간 교차되는 방식도 특이하고 흥미를 돋운다. 다만 근심스러운 것은 너무 끌다가는 지리멸렬 흐지부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전도 거듭되면 식상하게 된다. 적당한 때에 적당한 곳에서 마무리 하지 못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다. 일러 진퇴양난이라고들 한다. 빼도 박도 못한다는 말이다. 


처음에는 그놈의 가면속에 숨겨진 “친구”의 얼굴이 몹시도 궁금해 흥미가 진진했었는데, 보여줄듯 말듯 줄듯 말듯하며 장난을 하도 쳐서 나중엔 가면만 보면 확 잡아 째버리 싶은 것이 슬슬 성질이 나더이다. 하다 하다 가면으로도 안되니까 허연 붕대를 칭칭 감고 나오는 것이 지가 무슨 불탄 미이라라도 된단 말가. 이제는 “친구”가 누군지 궁금하지도 않게 되었다. 너무 끌면 오히려 흥미를 반감시키는 법이다. “켄지”가 “친구”라고 해도 별로 놀랍지 않겠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갈 때 친구와 너무 정신없이 떠들다 보면 혹은 아무 생각없이 자빠져 자다보면(버스칸에서 자빠져 자기는 어렵다.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고주망태가 되지 않고서야 어찌 공공장소에서 자빠져 잘 수 있겠는가) 내릴 역을 지나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재수가 없으면 종점까지 갈 수도 있다. 나중에 다시 돌아올려면 성질 좀 나고 짜증도 좀 난다는 이야기다. 일본만화는 다 좋은 데 끝이 없는 게 문제다. 내릴 때 내려야 하는데 종점까지 막 갈려고 한다. 그건 그런데, 22권은 언제쯤 나올란가. 눈알이 둘러 빠지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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