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하(요즘은 ‘목하’니 ‘각설’이니 이런 말을 잘 쓰지 않는 것 같다. 어쨋든) 고민중이다. 여행이나 책과 관련하여 잡지를 한권 구독하고 싶은데 역시 선택에 어려움이 있다.

 

 

우선 여행,

 

 

여행관련 잡지가 수다하게 나와있다. 일단 오프 서점에 친히 왕림하여 그들의 면면을 일일이 꼼꼼하게 점검한 후에 간택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나 소생 게을러서 옆구리가 다 터진 관계로 방구석에 앉아 일단 <시리얼 vol. 8>과 <AB-ROAD 2015.1월> 2권을 주문해서 간을 봤다.

 

 

<시리얼>은 여행, 음식,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매거진이다. 일상을 탐닉하고 세상을 유랑하는 이들을 위한 영국에서 온 감성 매거진이라는 소개다. 비쥬얼적으로 폼은 좀 나는데 내용이 소략적인 것 같고 따라서 내용대비 가격이 조금 높다는 생각이 든다. 15,00원이다. 여백이 많아 시원하고 깔끔한 느낌이지만 글씨가 작아 눈알이 아프다. <AB-ROAD>는 가격이 매력적이다. 5,000원. 살펴보니 내용도 나름 꼼꼼하고 알찬 것 같다. 사진도 괜찮다. 다만 시리얼에 비해서 면면이 꽉차서 다소 복잡하고 어지럽다. 여행 가이드 책자 같은 느낌이다.

 

 

다음은 책,

 

 

<책 Chaeg>은 생후 3개월이다. 제목이 ‘Book’도 아니고 ‘Chaeg’이라니 조금 이상하다. 알라딘에 소개된 것을 보면 내용은 없고 표지만 올라와 있다. 표지 디자인이 좀 거시기 한 것이 약간 오묘한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땡기는 비쥬얼은 아니다. 그래도 무언가 오묘하게 끌리는 점이 있어 일단 구입해 봤다. 결론적으로 꽤 마음에 든다. 미리보기 서비스가 제공되면 판매에 다소 도움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내용은 출판가 소식, 명사들의 책이야기, 작가 인터뷰, 세계의 도서관, 신간안내 등으로 뭐 특별할 것은 없다. 눈에 띄는 것은 <JUDGE A BOOK BY IT'S COVER>코너인데, 여자 모델과 책이 함께 등장하는 화보다. 구독료는 1년에 10권 80,000원이다. 1~2월, 7~8월은 합권이라고 한다.

 

 

<THANKS BOOK>은 독서운동가, 사서, 문화예술가들이 지혜를 모아 시민들이 ‘책과의 하루’를 회복시키위해 만들었다고 안내되어 있다. 판매수익 전액을 사회사업에 사용하고 가격이 3,500원으로 매우 저렴하고 내용이 알차다고 한다. ANDANTE님이 적극 추천. 표지도 이쁘다. <비블리아>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책을 선택하는 방법과 책을 통하여 지식의 숲을 여행하도록 안내하겠다고 소개되어 있다. 2015.1월 창간인데, 가격은 10,000원, 해피북님이나 야나님의 의견은 유보적이다.

 

 

생각같아서는 모두 다 정기구독 신청해서 책장에 좌아~아악 꽂아 놓고 싶지만 어디 세상살이가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은 아니고, 어찌해야 하나, 생각중이다.

 

 

<Chaeg, 책>

 

 

 

 

 

 

 

 

 

 

 

 

 

 


댓글(7)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드 2015-01-24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이라고도, 책이라고도하기 애매하기는 하지만, 한국의 킨포크라고 생각하는 강추 잡지는 `어라운드`입니다. 우리 이야기라 킨포크보다 알차지요.

하이드 2015-01-24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잡지는 저도 눈여겨보던건데, 소개가 없어 손이 안가더라구요. 재미있어 보이네요. 찜해봅니다.

붉은돼지 2015-01-25 08:49   좋아요 1 | URL
어라운드 괜찮은 것 같아 일단 어라운드하고 책
두 잡지를 몇달 정도 사 보려고 합니다.

cyrus 2015-01-25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록 저도 Chaeg 정기구독은 일단 유보하지만, 잡지가 폐간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붉은돼지 2015-01-25 17:48   좋아요 0 | URL
맞아요. 부디 오래오래 장수하시길 바랍니다 ㅎ

수이 2015-02-01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북_은 완벽한 감동을 안겨줬어요. 그리고 책_ 궁금해서 주문했습니다. 붉은돼지님 기획회의도 읽으세요?

붉은돼지 2015-02-01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벽한 감동이라니 월욜 출근하면 주문해야겠어요. 기획회의는 초문입니다.^^;;
 

내 삶 속의 알라딘

 

<머거컵>

한 종류 정도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4종 6개의 컵이다. 사은품 중에서 활용도로 치자면 단연 최고다. 인간이란 항상 뭐라도 마셔야 하니까. 개인적으로는 아래 줄 왼쪽에서 세번째 모델이 가장 마음에 든다.

 

<냄비받침>

가장 마음에 드는 두 개를 장만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과 <변신이야기>. 한글 제목이 없었으면 어땟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식탁이 대리석 재질이어서 별 쓰임이 없지만 그래도 가끔 혼자 라면을 끓여먹을 때 냄비 받침으로 쓴다. 평소에는 주방 한 구석에서 작은 그림 액자처럼 서있다.

 

<책베개>

누가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디어가 반짝반짝 빛나는 작품이다. 어린 딸 혜림씨의 유용하고 중요한 놀이도구 중 하나다. 주로 소파 등받이용으로 쓰이고 있지만 본분을 망각하고 있지는 않다. 거실 바닥에서 낮잠잘 때 혹은 소파에 누워 TV를 볼 때 내 무거운 머리를 폭신하게 받쳐준다.

 

<독서담요>

보는 순간 구입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 있을 때는 항상 큰 수건을 질질 끌고 다니거나 아니면 몸에 친친 감고 다니는 혜림씨에게 주는 선물로 구입했다. 보기보다 품질이 괜찮다. 유사시에는 화투 깔판으로 사용 가능하시겠다.

 

<마우스패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마우스패드. 마음에 든다. 4개 정도 깔아주면 때깔난다. 혜림씨가 주어뜯어서 귀퉁이가 조금 손상되었다. 안타깝다. 제인오스틴씨, 헤르만헤세씨, 피츠제럴드씨 같은 분들의 면면을 마우스로 문지르고 다니는 것이 조금 민망스럽고 황송하지만 어쩔수 없다. 어쨌든 마우스패드니까.

 

<북앤드>

침대옆 협탁에 쌓여 있는 책을 좀 정리해 볼 목적으로 장만했다. 그런데 북앤드 사이에 한 번 끼인 책은 근 1년이 지나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책위로 먼지가 쌓였고 때가 탓다. 침대에 누워 책을 읽다가 잠이 오시면 보던 책은 그냥 협탁 위에 아무렇게나 놓아둔다. 좁은 협탁 위에 이런저런 책이 어지럽게 싸여간다. 북앤드가 제구실을 못하지만 북앤드의 잘못이 아니다. 게으른 주인 탓이다. 셜록홈즈 북앤드도 있었던 것 같은데 어디 갔지?

 

<노트>

민음사, 문학동네, 열린책들 등에서 받은 노트는 수십권은 안되도 열댓권은 되겠다. 전부 우리 혜림씨가 사용했고 또 사용할 계획이다. 그림 그리고 한글 공부하는데 소용되었고 또 소용될 것이다. 노트가 오면 혜림씨는 자기 달라고 난리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blanca 2015-01-20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림씨라는 말이 참 다정하게 들리네요. 잘 보고 갑니다.

붉은돼지 2015-01-20 21:47   좋아요 0 | URL
처음엔 장난으로 그랬는데 이젠 입에 붙은 것 같습니다. 더 정감이 가는 것 같기도 하고요

춤추는인생. 2015-01-20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전 붉은돼지님이 올려주신 김훈에 대한 리뷰를 보고 즐찾등록을 하게되었어요 .
그때는 혜림이가 태어나기 전이랍니다. ^^
한글공부도 한다니 많이 컸겠지요 ?


붉은돼지 2015-01-20 21:52   좋아요 0 | URL
혜림씨 올해 초등학교 들어갑니다 돌아보면 세월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아요
조지클루니씨를 좋아하시는군요 ㅎ

고양이라디오 2015-01-28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라딘 사은품 참 좋아합니다. 책 많이 구입하시나봐요ㅎ 사은품 부럽네요ㅠㅋㅋ

붉은돼지 2015-01-28 22:13   좋아요 0 | URL
알라딘 사은품에는 예쁜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사은품에 눈이 멀어ㅋㅋ

고양이라디오 2015-01-28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사은품에 눈이 멀어 항상 5만원을 채우고 만다는ㅎ 아직 사서 못 보고 있는 책들도 많은데ㅠㅋ
사은품이 너무 이뻐요 정말ㅋ

붉은돼지 2015-01-28 22:18   좋아요 0 | URL
앞으로도 열심히 모아 보아요 사은품 ㅎㅎ

물끄러미 2015-03-01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넷으로 구입하면 사은품을 받는군요 ㅎ

붉은돼지 2015-03-01 21:1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알라딘 사은품에 예쁜 것들 많아요~~
 

 

   

토요일 저녁에 결혼식에 갔다가(요즘은 토요일 저녁에도 가끔 결혼식이 있다) 시간이 남아서 오랜만에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렀다. 도서정가제 시행이후 우리 같은 도서 수집가에게는 중고서점의 활용이 더욱 중요해졌다. 도서정가제 이전에는 가끔씩 반값 할인이니 특별이벤트니 뭐니 해서 싸게 사기도 했는데 이제는 도리없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걱정은 없어졌다. 큰 맘 먹고 정가에 산 책이 반값으로 나와서 땅을 치며 통탄하던 그런 일 말이다.

 

일반적으로 책의 가격이 그렇게 비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저자가 오랜기간 자신의 피와 땀을 쥐어짜서 만들어낸 노작을 단돈 1~2만에 구입해서 그 액기스만 빨아 먹을 수 있다는 건 그렇게 손해보는 장사는 아닌 것 같다. 간혹 가다가 그 액기스가 똥구정물로 밝혀져 꾸엑꾸엑 토악질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결국 본인의 안목을 탓할 수 밖에 없는 문제다. 원효같은 대덕은 해골바가지 속 구정물에서도 깨달음을 이끌어내었으니 참고해야한다.

 

단국대에서 나온 한한대사전이 있다. 색인 포함 총 16권인데 2008년도에 완간되었다. 사업이 78년부터 시작되었으니 자그만치 30년이다. 한 세대가 가고 한 세대가 올 그런 세월이다. 권당 가격은 10만원이다. 색인도 한권인데 5만원이다. 본 사전은 3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연인원 20만명의 전문가가 동원되어 면수가 총 21,580쪽, 한자 55,000자, 25만 단어가 수록된 세계 최대의 한한사전이다. 300억원 상당의 보물을 단돈 165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300억원이 아니라 삼천억원이라도 활용도가 없다면 굳이 구입할 필요는 없다. 사전 완간이후 작금에 이르기까지 소생은 색인 포함해서 4권을 구입했다. 활용도는 제로다. 관상용이다. 그렇지만 무던히도 완비하고 싶다. 짐작이나 할는지. 컬렉터의 심정이란 이런 것이거니,

 

각설하고, 중고서점에 갔다가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를 발견하고 바로 구입했다. 며칠전에 북플에서 꼼쥐님의 서평을 읽고 관심이 갔던 책인데 눈에 띈 것이다. 시공디스커버리 총서3권(본인의 시리즈 수집물 중 하나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2권, 험프리 보거트 등장하는 디비디 <카사블랑카>. 아~ 그대의 눈동자에 건배를! 그리고 <몰타의 매>. 가격은 정가의 45% 정도. 상태는 거의 새책 수준.

 

걸어서 쏘다니면 발바닥도 아프고 하니까 말등에 올라앉아 편하게 나다니고 싶고, 말을 타게 되면 또 처음에는 ‘와’ 하던 것이 조금만 지나면 견마 잡히고 싶어 진다. 사람 마음이 다 그런 것이다. 책 좀 보고 책 좀 모은 사람은 궁극에서는 자기 책을 한번 써보고 싶은 것이다.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온갖 글쓰기 책과 갖은 책쓰기 책이 나와있다. 소생도 관련 도서 여러 권을 읽은 기억이 난다. 글쓰기와 관련해서는 이태준의 <문장강화>. 읽은 지 한 오백년은 된 것 같다. 당연히 내용은 하나도 기억 안난다. 안타깝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역시 내용은 기억이 안난다. 스티븐 킹!이니까 왕은 뭘 써 갈겨도 신민들은 어명을 거역할 수 없다. 우리같은 사람이야 양말에 빤스만 입고 봉이 다 구부러지게 신들린 봉춤을 춘다고 한들 누구하나 거들떠 보지 않는다. 혹 모른다. 마누라가 한 마디 거들지. ‘쓸데없는 짓도 되우 하네...흥’

 

또 누군가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는 유명한 책도 있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뼛다귀에다 글을 쓰라는 이야기인지 역시 기억이 안난다. 각골이면 난망이라 했는데, 안타깝다. 읽은 활자들이 눈으로 들어와 콧구멍으로 샜는지 귀구멍으로 빠져나갔는지 어데로 날았는지 알 수가 없다. 뼈에 새겨야 하는 것을. 가장 최근에 읽은 <작가수업>이라는 책도 있다. 표지에 헤밍웨이 사진이 커다랗게 나와있다. 역시 어니 아저씨는 멋져. 멀리서 보면 숀 코네리를 좀 닮은 것 같다. 내용은? 묻지마라.

 

책쓰기와 관련해서는 역시 옛날옛적 한옛날에 읽은 명로진의 <인디라이터>가 있다. 여기서 산 좋아하고 와인 좋아하는 심산을 처음 알게 된 것 같다. 덕분에 이른바 산악문학에 대해서도 조금 주워 들었다. 나름의 소득이다. 송숙희의 <당신의 책을 가져라>는 책도 있었다. 이 책은 저자 특강도 들었다. 한 10년은 된 것 같다. 뭐 소생이 열일 제쳐 놓고 찾아가서 들은 것은 아니고 우리공장에서 주관하는 저자특강으로 직원들 다 와서 들어라고 해서 그냥 들었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의 고무되었던 그 느낌은 남아있다. ‘그렇다면, 음... 나도 작가가 될 수 있을지 몰라’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의 저자인 임승수는 초면 아니 초문이다. 금시에. 물론 소생의 견문이 일천한 까닭이다. 토요일 저녁에 구입해서 일요일날 우리 금지옥엽 혜림씨와 놀아주는 틈틈이 다 읽었다. 매우 유익했다. 기존의 글쓰기 책쓰기 책과 차별성이 있다. 일단, 저자의 솔직함이 돋 보인다. 이단, 중간 중간 나오는 책쓰기 선배들의 인터뷰가 많은 도움이 된다. 삼단, 글에 유머가 있다. 그래서 재미있다. 이 삼단 정도면 추천의 변으로 충분하지 않나. 관심있는 강호제현의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흠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5-01-19 2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예술편 위주로 많이 모으고, 그 다음에 관심 있는 주제의 책을 고릅니다. 중고서점에 가면 디스커버리 총서가 꽂힌 서가를 항상 둘러봅니다. ^^

글쓰기 책이 너무 많아서 몇 권 읽어보고 싶어도 잘 안 읽게 됩니다. 읽어봤자 고작 한 두 권 정도입니다. 사실 제가 지금까지 읽은 한 두 권도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겁니다. 요즘은허핑턴포스트, 인사이트 같은 곳에 글쓰기 책을 요약해서 정리한 글이 심심찮게 나옵니다. 그 정리된 내용을 참고합니다.

붉은돼지 2015-01-20 13:13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에는 시공디스커버리중에서 화가들만 샀었는데 요즘은 무조건 다 삽니다...수집 ㅎㅎ 책은 작고 예쁜데 내용은 좀 거시기 산만한 것 같더라고요..

고양이라디오 2015-01-28 2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어보고 싶었던 좋은 책 많네요ㅎ

yureka01 2015-04-13 2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개 감사합니다..땡기는 책이 많아요.ㄷㄷㄷ
 

   

권혁웅의 시집 <마징가 계보학>을 읽다가 옮겨본다. 김종해시인의 공구가 어쩌고 저쩌고 하던 시 <항해일지>가 생각난다. 얼마전에 덕수리오형제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나는 혹시 권혁웅의 이 시가 원작인가 싶어 찾아보니 그건 아니다. 윤상현, 송새벽이 출연하는 코메디 영화인데 관객을 끌지 못한 것 같다. 별이 3개 평점이 6.2다. 옛날에 장정일의 시 <301, 302>도 영화화가 된 적이 있었는데 황신혜가 나오고 음식으로 어쩌고 하는 영화인데 역시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도 옛날에는 시 좀 읽었는데(물론 쓴 것은 아니고) 요즘은 통 손이 가질 않는다. 그 시절에는 창비와 문지 시인선을 모두 사 모으는 것이 꿈이었다. 스러진 꿈을 다시 일으켜 세워볼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또 생각해보면 돈은 없고 사 모을 책은 많고 집구석은 좁고...

 

 

 

독수리 오형제 - 권 혁 웅

 

0. 기지(基地)

  정복이네는 우리집 보다 해발 30미터가 더 높은 곳에 살았다 조그만 둥지에서 4남 1녀가 엄마와 눈 없는 곰들과 살았다 곰들에게 눈알을 붙여주면서 바글바글 살았다 가끔 수금하러 아버지가 다녀갔다

    

1. 독수리

   큰 형이 눈 뜬 곰들을 다 잡아 먹었다 혼자 대학을 나온 형은 졸업하자마자 둥지를 떠나 고시원에 들어갔다 형은 작은 집을 나와서 더 작은 집에 들어갔다 그렇게 10년을 보냈다 새끼 곰들이 다 클 만한 세월이었다

 

2. 콘돌

   둘째 형은 이름난 싸움꾼이었다 십대 일로 싸워 이겼다는 무용담이 어깨위에서 별처럼 반짝이곤 했다 형은 곰들이 눈을 뜨건 말건 상관하지 않았다 둘째형이 큰집에 살러 가느라 집을 비우면 작은집에서 살던 아버지가 찾아왔다

 

3. 백조

   누나는 자주 엄마에게 대들었다 엄마는 왜 그렇게 곰같이 살아! 나는 그렇게 안 살아! 눈알을 박아넣는 엄마 손이 가늘게 떨렸다 누나 손은 미싱을 돌리기에는 너무 우아했다 누나는 술잔을 집었다

 

4. 제비

   정복이는 꼬마 웨이터였다 누나와 이름 모르는 아저씨들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며 소식을 주워 날랐다 봄날은 오지 않고 박꽃도 피지 않았으며 곰들도 겨울잠에서 깨어날 줄 몰랐다 정복이만 바빴다

 

5. 올빼미

   하루는 아버지가 작은집에서 뚱뚱한 아이를 데려왔다 인사해라 네 셋째 형이다 새로 생긴 형은 말도 하지 않았고 학교에 가지도 않았다 그저 밤중에 앉아서 눈 뜬 곰들과 노는 게 전부였다 연탄가스를 마셨다고 했다

 

6. 불새

   우리는 정복이네 보다 해발 30미터 낮은 곳에 살았다 길이 점점 좁아졌으므로 그 집에 불이 났을 때 소방차는 우리집 앞에서 멈추었다 그들은 불타는 곰발바닥들을 버려두고, 그렇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 사실 독수리오형제는 독수리들도 아니고 오형제도 아니다. 다섯 조류가 모인 의남매다. 다섯이 모이면 불새로 변해 싸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5-01-17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시집에 늦바람이 나서 시집을 모으고 싶어요. 도서정가제 실행 이후로 책 사기가 부담스러워서 웬만하면 시집을 사서 시와 좀 더 친숙해지고 싶어요.

붉은돼지 2015-01-17 23:33   좋아요 0 | URL
요즘은 시집도 7~8천원은 하는 것 같아요
중고서점을 좀 더 자주 이용해야할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간에 생각나면 일단 지르고 보는 거죠 뭐

yamoo 2015-01-18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징가 계보학이라는 책도 있군요.ㅋㅋㅋ 저도 한 번 들춰봐야 겠습니다. 신선한 책 소개 감사합니다~^^

붉은돼지 2015-01-18 10:33   좋아요 0 | URL
저도 알라딘에서 우연히 발견했는데 괜찮은 것 같아요
 
소설과 소설가 - 오르한 파묵의 하버드대 강연록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웨덴 한림원이 2006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터키의 오르한 파묵을 선정하면서 밝힌 선정 이유는 이러하다. “고향 이스탄불의 우울한 영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문화간 충돌과 얽힘에 대한 새로운 상징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파묵의 소설은 세편 정도 읽은 것 같다. <하얀성>, <검은책>, <내이름은 빨강> 우선 <하얀성>. 읽은 지 2~3년은 된 것 같다.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안타깝다.

 

다음은 <검은 책>. 이건 작년에 읽어서 내용은 대충 기억이 난다. 어느날 갑자기 없어진 마누라를 찾아다니는 어떤 변호사의 이야기다. 집나간 마누라의 이복오빠도 역시 어느날 갑자기 실종되었는데 그는 유력한 일간지의 유명한 칼럼작가다. 마누라의 행적을 추적하는 변호사는 나중에는 자신이 실종 칼럼작가를 대신해 신문에 칼럼을 기고한다. 칼럼 중에 이슬람 신비주의 시인 루미에 대한 칼럼이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일부 남아있다. 칼럼은 루미와 그의 영적 스승이자 동지인 샴스 타브리즈와의 관계를 동성애로 해석하고 있다. 그건 그렇고 읽는 내내 몹시 복잡한 미로 속을 헤매고 다니는 듯한 기분이었다. 어두운 동굴속에서 더듬더듬 길을 찾는 느낌. 뭐 별로 좋은 느낌은 아니다. 결국 집나간 마누라를 찾았는지 못 찾았는지는 모르겠다. 실종 마누라를 찾느냐 못찾느냐가 문제가 아닌 그런 소설이다. '고향 이스탄불의 우울한 영혼을 더듬더듬 탐색하는' 소설인 것이다.

 

그리고 그 유명한 <내 이름은 빨강>. 이 세편 중 제일 재미있다. 오랜 전통과 관습을 고수하려는 이슬람 세밀화가들이 베네치아에서 건너온 이교적이고 충격적인 새로운 화풍에 반응하고 갈등하는 말하자면 문화간의 충돌과 얽힘에 대한 이야기다. 인상적인 장면은 전설로 남아 인구에 회자될 세밀화의 대가가 되기를 욕망하는 화원장 오스만이 스스로 장님이 되기 위해 황금 바늘로 제 눈을 찌르는 장면. 으으으...

 

파묵의 노벨상 수상에도 이런 저런 말들이 있다. 어느 해인들 없었겠나. 동네 미인대회를 해도 뒷말이 무성하게 우거지는데, 하물며 노벨상임에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파묵의 수상에 그의 정치적 언행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슬람 세계에서 살만 루시디에게 내려진 처형명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작가일뿐만 아니라 터키에서는 금기시되고 있는 쿠르드족 및 아르메니아인 대학살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비난한 최초의 작가이기도 하다. 노벨상 수상 한해 전인 200510월 파묵은 스위스의 한 잡지와의 회견에서 우리는 아르메니아인 100만명과 쿠르드인 3만명을 학살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으로 터키의 조야가 분노의 도가니로 들끓고 보수주의자들은 파묵을 매국노 혹은 배신자로 규탄했다. 하지만 파묵은 다음해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파묵은 터키정부로부터 국가모독죄로 기소되었지만 국제적 여론 때문에 기소는 중지되었다.

 

<소설과 소설가>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파묵의 하버드대 강연록이다. 찰스 엘리엇 노튼 강연이라고 파묵 이전에는 보르헤스, 칼비노, 에코 등이 강단에 섰다고 한다. 노벨문학상 + 하버드대 = 관심 폭발. 이런 공식이 성립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하버드대학교에서 강의한 강연록이라고 하니 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내용은 별 것 없다. 소설을 읽는 사람들의 독서 방식 ,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소설 쓰기의 관계, 소설의 캐릭터, 플롯 등에 대하여 그냥 쉽게 쓰여져 있다. 소설의 형식이나 작법에 대한 전문적인 글은 아니다. 책 뒷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다. ‘문화의 변방 터키에서 고전을 통해 독학으로 소설을 써온 노벨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이 들려주는 소설 창작의 비밀’ “어쩌면 지금 나는 직업상의 비밀을 너무 많이 털어놓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작가협회에서 제명당 할 지도 모르겠군요아시겠지만 문구 중 앞에 나오는 소설창작의 비밀 운운은 과장과대 광고이고, 뒤에 나오는 직업상의 비밀 운운은 파묵의 농담이다.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노벨상 수상작가의 하버드대 강연인데 어찌 소출이 없겠나. 파묵이 어린 시절부터 무척 많은 책을 읽었다는 것을 알았고, 작가가 된 이후로 수십년 동안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성실하게 고독한 작업에 매진하는 그 모습이 바로 작가 지망생들이 파묵으로부터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다. 요것이 바로 파묵이 들려주는 소설 창작의 비밀인 것이다누군가 말했듯이 역시 글은 머리로 쓰는 것이 아니라 궁뎅이로 쓴다는 말이 맞는 말이다. 그렇지 않나?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의집 2015-01-16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파묵의 눈을 읽었는데, 엄청 진보적인 작가라 놀랐어요. 터키가 굉장히 보수적이고 종교적인 국가라 파묵도 그럴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요. 눈은 터키가 정치적으로 이슬람으로 확고하게 다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인데, 파묵을 다시 생각하고 터키를 한번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작가였어요. 전 종교적인 나라인 터키나 인도 싫어하거든요. 그런데 터키는 파묵때문이라도 가 보고 싶은 나라가 되었어요.

붉은돼지 2015-01-17 08:48   좋아요 0 | URL
지금은 순수박물관을 보고 있습니다. 눈도 한번 읽어봐야 겠습니다 저도 터키에 한번 가보고 싶은데 특히 이스탄불은 꼭 한번 가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