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지식인들이 직접 고르고 추천한 책들을 모아 책과 서재의 향기를 모두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는 취지의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를 즐겨본다. 지식인으로 등장하시는 분들은 당연 한 분야에게 일가를 이루신 분들이다.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고 어둔 동굴 속의 수정처럼 빛나는 분들이다. 그야말로 기라성. 기암성이 아니다. 간혹 가다가 기암성 같은 분들도 계신다. 사실 기암성 같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에요.’ 라고 딱 꼬집어 따끔하게 말 할 수는 없지만.

 

지식인의 서재를 보는 재미가 솔솔랄라 솔솔미 솔미레미도해서(무슨 소린지...ㅉㅉ) 어떨 때는 이제나 저제나 은근히 기다려지고 또 이번에는 어떤 분이 등장하실까 궁금하기도 하다. ‘아 이분은 이런 책들을 보시는구나’, ‘~ 이건 듣도보도 못한 책인데, 듣보잡일세...음...’ 적지않은 자극을 받기도 하고 좋은 정보를 많이 얻기도 한다.

 

여기서 잠깐 이야기가 약간 옆길로....

소생이 대학에 갈 때는 학력고사 점수 320점에 체력장 20점을 합한 점수로 대학을 가던 그런 시절이었는데,(소생의 점수를 묻지는 말아주세요..) 소생의 친한 친구 중 한 놈. 때가 되어 학력고사를 치르니 다른 과목은 그런대로 점수가 나왔는데 수학은 50점 만점에 16. 이 놈이 한 동안 두문불출하며 절치부심하다가 드디어 재수를 결심하고, 그야말로 여절여차 여탁여마하여 수학만 집중적으로 공부를 했더랬다. 무심한 세월은 무심하게도 흘러 어느듯 거사를 치를 날이 되었던 것이었다. 학력고사를 치고 수학 점수를 받아보니.......12. 실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이었다.

 

이 이야기를 왜 하는고 하니, 자고로 친구란 유유상종. 본인도 수학은 완전 쾅. 수학이 안되니 물리 등 과학분야도 쾅. 경제분야도 당근 꽈광. 독서도 자연 편식. 순수과학, 경제관련 서적은 아예 볼 생각을 안한다. 순수과학이 맹탕이니 철학을 접하기 곤란하고, 경제를 모르니 정치를 논하기 어렵다. 말이 맞나? 어쨌든 그렇다.

 

그리하여 소생은 역사나 문학이나 가벼운 에세이나 만화나 주로 요런 것들만 틈틈이 보고 있는데 그래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보면 또 이런 저런 것들을 주워듣게도 되는데,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같은 것 말이다. 지식인의 서재를 자꾸 보다보니 당대의 지식인들이 직접 고르고 추천한 도서 목록에 스티븐 핑거의 <빈 서판>이 계속 눈에 띈다. 진화학자 장대익, 물리학자 정재승, 영화평론가 이동진, 외화번역가 이미도, 생물학자 최재천, 경제학박사 공병호 이렇게 7분이 추천을 하셨다.

 

알라딘에는 <빈 서판>을 뇌과학, 진화학, 인지심리학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당연 소생 관심사는 아니다. 무슨 빈 노트도 아니고 빈 서판이라는 제목도 표지도 영~ 아니올시다다. 연이나 아국 지성계의 기라성 같은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추천하는 책을 못 본척 외면하는 것은 글하는 선비의 자세가 아닐 것인진저......더구나 oren님도 적극 추천하시는 마당에.

이런 전차로 일단 주문은 했다. 이제 읽는 일만.....남았나?

일단 주문 이단 독서. .

 

     

잠깐. <젊음의 노트>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문득

“....내 젊음의 빈 노트에 무엇을 그려야 할까?~

 ....내 젊음의 빈 노트에 무엇을 써야만 하나~~”

 

아참참.. 펭귄클래식의 <이성과 감성>도 주문했다. 실물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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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2-04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빈 서판이 유미리씨 빈 노트에~ 노래와 결합될 줄이야ㅋㅋ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사면 <빈 서판> 추첨으로 준다 그래서 살까!? 하다가 지금 읽기로 작심한 책도 얼마나 많은가 싶고, 1000페이지 넘는 책을 언제 다 읽겠나 싶어 스르르 결제를 포기했습죠;
붉은 돼지님의 빈서판 리뷰 기대할께요. 언제 보여줄 겁니까!는 아니니 부담은 갖지 마시고요^^

붉은돼지 2015-02-04 13:48   좋아요 0 | URL
<빈 서판> 추첨으로 준다는 이야기에 ˝야..이거... 내가 그런 것도 모르고 잘못 주문했나...어쩌지....˝ 깜놀라서 언능 찾아보니 리뷰쓴 분 중에서 5분 추첨..ㅜㅜ.
언제 읽을지도 알 수 없는데...리뷰는 더더구나..ㅎㅎ

icaru 2015-02-04 15:13   좋아요 0 | URL
다섯 분 안에 드실 수 있습니다! 생각밖으로 그 책(우리 본성의~)의 리뷰라는 게, 잘 쓰기는 고사하고 쓰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 많이들 안 써요.. 쓰면 무조건 추첨된다고 보면 될 듯해요.. 주최측에서는 사보기나 해라, 그리고 기록을 남겨라 ...산만큼에 상응하는 선물을 줄게,,, 대놓고 포고하는 것과 같다고 보여져요~ (으째쓰까! 제가 주최측이나 되는 거 같네요 너무 단정적이랗ㅎ) 아무튼 화이팅!

붉은돼지 2015-02-04 15:59   좋아요 0 | URL
리뷰 쓰기 전에..<우리 본성의...> 읽다가 응모기간 끝나겠다는..ㅎㅎㅎ

icaru 2015-02-04 16:09   좋아요 0 | URL
네, 그러기 십상이에요 ㅎ 라고 하고서 ( 꼭 마지막장 땡 덮어야 리뷰 시작~ 하는거는 아닝게,,) 라고 말해 봅니다. 말꼬리 다는 거 재밌는데, Agalma 님께는 죄송하네요 ㅎ

AgalmA 2015-02-04 16:31   좋아요 0 | URL
제가 그래서 <우리 본성...> 안 샀잖아요. 이렇게 촉박한 시일이면 필시 이건 빈 미끼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싶어서ㅎ...주최측도 예상했겠죠. 1000페이지 읽고 리뷰쓸, 아주 잘 쓸, 사람 몇 명이나 되겠어..후훗..((( 아닛, 내가 도전해주마! 하기엔 1월달 경제학 공부로 기력을 소진하야;;그래서 수시로 안경 닦고 있어요. 저 속엔 뭐가 들었나...이러다 알라딘 파파라치 될까봐 조심할랬더니 북풀의 소환술에 자꾸 걸리네요ㅎㅎ
차라리 출판사 서평 모집을 잘 살피면 노력대비 좋은 책을 얻을 수 있죠.
님들, <우주, 일상을 만나다> 서평 모집에 도전하셨나요? 2/5일까지 모집이니 참고하세요^^
저도 신청했는데 누구든 당첨되면 좋은 일이죠~그러고보니 저보다 더 오래 알라딘 계셨으니 더 잘 아시겠군요; 혹 모르실 분을 위해 남겨둡니다~

icaru 2015-02-04 16:50   좋아요 0 | URL
<우주, 일상을 만나다> 서평 모집은 아무나 해도 되는건가요,,? 경쟁자 한 명 늘리러 가야겠네요. 여튼,, 좋은 정보라는 거,, (알라딘에 오래 있었으면 뭐하나요, 요런 시스템은 젬병)

AgalmA 2015-02-04 16:57   좋아요 0 | URL
서평모집은 서평만 올리면 되는 조건이니까 그것만 감안하면 누구나 응모 가능하죠. 은근히 정보를 놓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이것이 바로 풍요 속의 빈곤ㅎ... 경쟁에 연연 안합니다. 누구든 좋은 책 읽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면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자, 다들 go,go~~

icaru 2015-02-04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네요.. 노래랑 결합을 시킬 주르,,
지식인의 서재를 보는 재미가, 학교종이 땡땡땡인 것도 웃겨요 ㅎ,ㅎ

저도 빈 서판을 읽기는 했는데, 밑줄긋기만 하다가 판이 끝난 경우이긴 하지만..
최근에 하향지향이라는 책과 쓰레기가 되는 삶들 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중에서도 스티븐 핑거의 빈 서판 내용을 인용하는 부분이 있어서,, 참..대단한 빈 서판이구나 했던 체험이 있네요 ^^
아무튼, 읽으시고 리뷰 쓰시면 열독하겠습니다~

붉은돼지 2015-02-04 13:50   좋아요 0 | URL
여하튼 <빈 서판>이 대단하긴 대단한 모양입니다....
중장기적으로 천천히 읽어봐야 겠어요~~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는 1000페이지가 넘더라는...ㅜㅜ

icaru 2015-02-04 15:11   좋아요 0 | URL
네네, 우리 본성의 는,, 책값도 장난이 장난이 아니구요...

엘리트 2015-02-04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고.. 굉장히 어려울것 같은 책이네요.

붉은돼지 2015-02-04 16:04   좋아요 0 | URL
의외로 평들은 쉽게 읽힌다는 이야기도 있고 나름 재미있다는 이야기도 많은 것 같아요... 어쨋든 <빈 서판 >정도는 언제 읽든 함 읽어줘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 ㅋㅋ

cyrus 2015-02-04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때 지식인의 서재 도서목록을 따로 엑셀로 저장해서 한 권씩 사려는 거창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신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겠더라고요. 가끔 생각날 때마다 목록을 확인하는 편인데 그 많은 책들을 다 사기에는 힘들 것 같고(추천도서 중에 절판본이나 국내 미번역본이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문득 읽고 싶은 생각이 나면 책을 살려고 합니다.

붉은돼지 2015-02-04 23:21   좋아요 0 | URL
추천 책을 다 구입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목록을 엑셀로 작성해보는 것은 괜찮은 생각인 것 같아요 언제 한가할 때 한 번 시도해 봐야겠어요~~
 

0. 잡지 주문 및 구입

하이드님 뿐만 아니라 아는 지인도 <AROUND>를 추천해 주시고 또 알라딘 책 소개를 보니 그럴듯하게 보여서 일단 2015.2월호 1권을 주문했다. 지난번에 사 놓은 <시리얼> 1호와 <AB-ROAD> 2015.1월호는 아직 다 못봤다. 글자가 작아서 눈알이 아프다. 돋보기가 필요한가? 노안이 오셨나? 걱정이다. 인생의 유일한 낙이 독서인데 앞으로 눈알 건강에 좀 더 신경써야겠다. 오늘의 교훈이다. (고백건데 독서가 유일한 낙은 아니다. 말하기 거시기한 이런저런 소소한 낙들도 있다)  <책 Chaeg> 3호를 구입해서 훑어 보니 이 또한 소생 보기에 그럴듯하고, 또 이것이 통권 3호라서 불현듯 수집벽이 발동 1,2호도 출판사로 바로 연락해서 구입했다. 토요일 도착했다. 강호 제현(야나님, 안단테님)께서 상찬하신 <땡스북 7호>도 주문. 가격이 너무 고마워서 짠한 기분까지 든다.

 

 

 

1. <책chaeg 1호> 책 광고를 보다가 피눈물을...

흔히 보는 유명 소설가, 유명 평론가, 유명 방송인들의 ‘일독을 권하는’, '영혼을 울리는', '깊은 통찰과 깨달음을 주는' 따위의 추천 멘트 없고, 또 하바드대학교 권장도서니, 2014년도 oo문고 소설부분 베스트셀러 연속 1000주간 1위니, 숨 넘어가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영미소설 100권이니 뭐니 하는 이런 광고 문구도 없고 말하자면 시계나 화장품이나 옷 광고랑 같다. 책이 너무 상품화 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도 된다. 그렇거나 말거나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책이 좀 팔려야 뭐라도 할 것 아닌가. 비쥬얼에 혹해서 책 구입 좀 하시기 바란다. 아시다시피 보기 좋은 떡이라고 다 먹기 좋거나 맛있지는 않다. 하지만 먹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는 한다. 이게 중요하다.

 

 

하여 소생도 구입을 결심했다. <펭귄북스 오리지널 디자인 4대비극 특별판세트>. 이걸 구입하려고 굳은 작심을 하는데, 한놈이 자기도 데려가 달라고 징징거리며 팔에 엉겨붙는다. 천재 북디자이너로 유명하다는(불초 소생은 잘 모르는 분임) 코럴리 빅포드 스미스가 디자인을 한 <이성과 감성> 특별판이다. 아....바람찬 흥남부두에서....눈보라는 휘날리는데........또 다른 한 놈이 바짓가랑이에 메달린다. 이놈은 <오만과 편견> 특별판이다. 역시 코랄리 빅포드 스미스가 표지 디자인을 맡았다. 팔이 둘러 빠지고 바지가 다 찢어질 지경이다..... 피눈물을 흘리면서 1.4.이후 나홀로 와야하나 말아야하나..어쩌나...이게 무슨 소린지....

 

 

2. <책chaeg 2호>의 도서관 소개를 보다가 주문(呪文)을...

네델란드 의회 도서관은 사진을 보고 있자면 뭐랄까 실로 장려하고 엄숙하다. 무슨 성당에 들어선 기분이다. 신성한 기운까지 느껴진다. 도서관이란 수많은 전설적이고 영웅적인 미술가들, 철학자들, 소설가들, 학자들을 신으로 모시고 있는 만신전 같은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신전을 출입하는 신관들의 주문은 죽어 누워있는 자들 중에서 선택받은 자들을 불러 일으키고, 영매를 가지지 못한 귀신들은 영겁의 세월을 어두운 신전 구석에 누워 누군가 불러줄 때까지 속절업이 기다려야 하는, 화려한 부활과 영원한 망각이 혼재하는 신전. 이름없는 신관들의 헛된 주문과 부질없는 욕망이 원귀처럼 떠도는 이교도의 신전. 어째 으스스한 분위기. 이런 시답잖은 설정보다는 보르헤스의 지적이 보다 온당할 것이다.

 

 

 

3. 보르헤스는 뭐라고 했던가 I have always imagined that paradise will be a kind of library. - Jorge Luis Borges. 아무리 보르헤스라고 해도 그 정도까진 아니잖아... 만신전을 지키는 늙고 눈먼 신관이 받은 신탁의 적중률은 가늠하기 어렵다. 

 

 

 

 

 

 

 

 

 

 

 

 

 

 

 

 

 

 

 

 

 

 

 

 

 

 

 

 

 

 

헤이그 네델란드 의회도서관 - 건축가는 19세기 유행하던 아르누보 양식을 도입하고 중국 문화와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조각과 색채를 함께 접목했다. 각각의 책 선반 위에는 용머리가 자연광이 스며드는 도서관 천장의 돔에는 용의 아름다운 비늘 문양이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돼 있다. 이를 통해 약간의 상상력을 발휘해 본다면 꼬불꼬불한 나선형 계단이 상징하는 것은 용의 꼬리라는 것과 이 도서관 공간 자체가 한 마리 아름다운 용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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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2-02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이그 네덜란드 의회도서관 같은 곳이 있다면 비싼 커피값이나 입장료 주고라도 갈텐데....아니, 돈많은 사람들은 이런 멋진 걸 만들어 이름을 빛낼 생각 왜 못하나 싶네요! 소끌고 북한 가는 거보다 의미는 좀 떨어지겠습니다만...

붉은돼지 2015-02-02 19:3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일전에 대구시에서 이우환미술관 건립을 추진하다가
백지화된 적이 있는데 너무 아쉬웠어요. 안도다다오가 설계를 맡았는데...
재정 열악한 지자체가 감당 못하면 대기업에서 후원 좀 해줬으면
하는 생각.... 자세한 속사정은 모르지만....

AgalmA 2015-02-03 04:02   좋아요 0 | URL
이우환& 안도 다다오면 정말 멋있었을텐데... 두 사람다 추상성과 단순성의 묘미잖아요.
안도 다다오 건축이 국내 몇 개 있다고 해서 찾아도 봤거든요. 경기도 어디 유한 킴벌리인가 사옥 구경가볼까도 생각해봤었고ㅎ
제 제주여행 계획 1순위는 섭지코지 안도 다다오 건축보러 가는 거예요. 계속 여행이 취소되고 있어서 탈이지만;

cyrus 2015-02-02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펭귄북스가 오리지널 표지로 나와서 좋긴 한데 이상하게 제가 집에 있는 고전작품 위주로 나오네요. ^^;;

붉은돼지 2015-02-03 00:03   좋아요 0 | URL
저는 집에 다른 판본이 있어도 어쩔수 없어요
4대 출판사 세계문학전집을 모두 구비하기로 한 이상 ...
생각해 보면 아내 말처럼 참 쓸데없는 짓인것도 같아요 ^^;;

수이 2015-02-03 0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오고 있어요. 어떨까 두근두근_ 어라운드도 이참에 주문할 것을_하고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뒤늦게. 어라운드_는 이미 아줌마들 사이에서는 꽤 호평을 얻고 있더라구요~

붉은돼지 2015-02-03 09:18   좋아요 0 | URL
너무 기대는 하지 마셔요..ㅎㅎㅎ
저도 지금 <어라운드>고 오고 있습니다. ~

blanca 2015-02-03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성과 감성 표지 보고 얼마나 놀랐던지. 너무 매혹적인데. 막 사고 싶었는데 이미 다른 판본으로 가지고 있어 참았어요. 오만과 편견은 예전에 샀는데 제본 방식도 번역도 너무 마음에 들더라고요.

붉은돼지 2015-02-03 09:22   좋아요 0 | URL
맞아요..<세익스피어>보다는 <이성과 감성>, <오만과 편견>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절판되기 전에 빨리 입해야하는데....무슨 쇼핑하는 것도 아니고..^^;;

라파엘 2015-02-03 1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땡스북은 오타 등 몇 가지 기술적인 문제들을 감안하고 읽으셔야 할 것예요 ㅋ 그래도 내용과 구성이 편안하고 좋아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책입니다 ~ 특히 저렴한 가격이 장점인데, 그 가격마저도 전액 사회기부 형식이어서 뭔가 뿌듯한 마음이 들지요 ㅎㅎ

붉은돼지 2015-02-03 17:51   좋아요 0 | URL
정말 가격이 짠해요...그것마저 사회기부 형식이라니..
그럼 관계자님들은 뭘 먹고 사시는지 걱정....
 

 

부곡하와이에 다녀왔다. 금요일 하루 휴가를 내고 1박 2일로. 아내와 혜림씨와 함께. 내 기억으로는 초등학교(그때는 국민학교였다.) 다닌던 시절에 부곡하와이가 처음 생긴것 같다. 당시로는 한강 이남에서 최대의 놀이시설이었다는 기억이다. 엄청나게 크고 놀랍도록 재미있는 곳이라는 소문이 자자했다. 그때는 뭐 인터넷이니 이런게 없어서 다녀온 친구들의 전언에 전적으로 의지해야 했는데, 그 전언이란 것이 부풀려지기 마련이고, 다녀오지도 않고 어디서 주워듣기만 한 어린 호사가 놈들이 더 떠들고 다녀 부곡하와이는 무슨 천상의 낙원 비슷한 곳이 되어버렸다.

 

 

당연히 그 시절 부곡하와이를 다녀온 친구들은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었다. 요즘으로 치자면 진짜 미쿡땅 하와이에 갔다 온 것보다 한 천배 정도는 더 큰 부러움을 샀던 것이다. 소생한테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마흔줄 훌쩍 넘어 돌이켜본 유년의 기억은 어쨌든 그렇다. 결국 나는 부곡하외이에 한 번 다녀오지 못하고 유년을 마쳤다. 쓸쓸하게.

 

 

하지만 그때는 유원지라는 곳도 있었다.(요즘 말로 테마파크다) 비록 부곡하와이보다는 급이 떨어지지만. 당시 대구에는 동촌유원지, 수성유원지, 화원유원지 등이 있었고, 수문장 거인아저씨로 유명한 동물원인 달성공원도 있었다. 유원지라는 곳에는 화려한 가짜 말들과 마차가 오르락 내리락하며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목마와 관람차라고 하나 거대한 자전거 바퀴살 모양의 놀이기구는 꼭 있었다.

 

 

회전목마하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하는 히사이이 조의 음악 <인생의 회전목마>가 떠오른다. 흥겹지만 어딘가 애잔하고 쓸쓸한 그 곡조. 요즘의 최신식 테마파크에는 관람차는 거의 없다. 어릴 때는 저런 걸 누가 타나 생각했는데 나이가 드니 왠지 한 번 타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천천히 느릿느릿 돌아가는 관람차. 조금만 통속에 가만히 앉아 주위를 둘러보고 싶다. 삼십여년 전의 유원지는 지금도 유원지로 그대로 남아있다. 약간은 퇴락한 느낌과 함께. 관람차는 없어졌지만 회전목마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다.

 

 

강정도 유원지지만 놀이시설은 없다. 옛날부터 없었다. 물가여서 물놀이 할 수 있는 곳과 식당이 있을 뿐. 메기매운탕으로 유명하다. 강정엔 왠 쟁반 우주선 비슷한 건물도 있다. 낙동강 복합문화관인 디아크다. 한국건축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장정일 - 강정 간다.

 

 

알고 보면 사람들은 모두 강정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나같이 환한 얼굴 빛내며 꼭 내가 물어보면

금방 대답이라도 해줄 듯 자신 있는 표정으로

토요일 저녁과 일요일 아침, 내가 아는 사람들은

총총히 떠나간다, 울적한 직할시 변두리와 숨막힌

슬레이트 지붕 아래 찌그러진 생활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제비처럼 잘 우는 어린 딸 손잡고 늙은 가장은 3번 버스를 탄다

무얼 하는 곳일까? 세상의 숱한 유원지라는 곳은

행여 그런 땅에 우리가 찾는 희망의 새가 찔끔찔끔 파란

페인트를 마시며 홀로 비틀거리고 있는지, 아니면

순은의 뱀무리로 모여 지난 겨울에 잃었던 사랑이

잔뜩 고개 쳐들고 있을까?

나는 기다린다. 짜증이 곰팡이 피는 오후 한때를

그리하여 잉어 비늘 같은 노을로 가득 쳐진 어깨를 지고

장석 덜그럭거리는 대문 앞에 돌아와 주름진 바짓단에 묻은

몇 점 모래 털어놓으며, 그저 그런 곳이더군 강정이란 데는

그렇게 가봤자 별수없었다는 실망의 말을 나는 듣고 싶었고

경박한 입술들이 나의 선견지명 칭찬해오길 기다렸다.

그러나 강정 깊은 물에 돌팔매하자고 떠났거나

여름날 그곳 모래치마에 누워 하루를 즐기고 오겠다던 사람들은

안오는 걸까, 안오는 걸까, 기다림으로 녹슬며 내가 불안한 커텐

젖힐 때, 창가의 은행이 날마다 더 큰 가을우산을 만들어 쓰고

너무 행복하여 출발점을 잊어버린 게 아닐까

강정 떠난 사람처럼 편지 한 장 없다는 말이

새롭게 지구 한 모퉁이를 풍미하기 시작하고

한 솥밥을 지으신 채 오늘은 어머니가, 얘야 우리도

강정 가자꾸나. 그래도 나의 고집은 심드렁히,

좀더 기다렸다 외삼촌이 돌아오는 걸 보고서, 라고 우겼지만

속으로는 강정 가고 싶어 안달이 난 지경

형과 함께 우리 세 식구 제각기 생각으로 김밥의 속을 싸고

골목 나설 때, 집사람 먼저 보내고 자신은 가게

정리나 하고 천천히 따라가겠다는 구멍가게 김씨가

짐작이나 한다는 듯이 푸근한 목소리로

오늘 강정 가시나보지요. 그래서 나는 즐겁게 대답하지만

방문 걸고 대문 나설 때부터 따라온 조그만 의혹이

아무래도 버스 정류소까지 따라올 것 같아 두렵다.

분명 언제부터인가 나도 강정 가는 길을 익히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

한밤에도 두 눈 뜨고 찾아가는 그 땅에 가면 뭘하나

고산족이 태양에게 경배를 바치듯 강둔덕 따라 늘어선

미루나무 높은 까치집이나 쳐다보며 하품하듯 내가

수천번 경탄 허락하고 나서 이제 돌아나갈까 또 어쩔까

서성이며, 어느새 세월의 두터운 금침 내려와

세상 사람들이 나의 이름을 망각 속에 가두어놓고

그제서야 메마른 모래를 양식으로 힘을 기르며

다시 강정의 문 열고 그리운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

우리는 이렇게 끈끈한 강바람으로 소리쳐 울어야 하겠지

어쨌거나 지금은 행복한 얼굴로 사람들이 모두 강정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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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2-01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도 부곡하와이, 캐러비안 베이도 못갔, 다 컸으니 안갔다고 해야 맞을려나...아직 유년이 안 끝난 건지도요. 유년보다 유배가 더 긴 것도 같고...

붉은돼지 2015-02-01 13:25   좋아요 0 | URL
저도 캐러비안 못가봤어요
사실 테마파크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뭐 딸 때문에 가는거죠...
이제 그만 유배를 풀고 유람도 다니시는게...

AgalmA 2015-02-01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람! 그런 멋진 단어를 저는 방황으로만 여기며 다녔다는 자책을(털썩)
암튼 꾸민 게 역력한 테마파크는 저또한 정말 가짜라도 동조하기가 힘듭니다; 아이들 키우시는 분들 고생이 많으세요...요즘은 시시때때로 부모동반 학습체험에 검사도장도 받고 그러던데.

붉은돼지 2015-02-01 15:33   좋아요 1 | URL
혜림씨 이제 초등학교 들어가는데 앞으로 걱정이에요
제가 저질 체력이어서 ㅎㅎ

icaru 2015-02-01 1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 김현은 장정일을 대구소년이라 부르셨다더니.. 이런 지방색의 시가 시집 햄버거~ 에 담겨 있었,
저 국민학교 시절에도 ..가보진 못했지만 부곡하와이 광고 보며.. 대체 어느 도에 붙어 있는걸까 의문을 가지긴 했었다는요~~

붉은돼지 2015-02-01 15:37   좋아요 1 | URL
중졸에 소년원 출신 장정일 청년시절에는 저런 빛나는 시도 썼는데....요즘은 일기만 쓰는지...

부곡하와이는 경남 창녕에 있어요
대구에서 1시간 안걸려요

cyrus 2015-02-01 1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대구에서 사셨군요. 동촌유원지, 달성공원을 알라딘 서재에서 보게 될 줄이야.. ㅎㅎㅎ 어렸을 때 달성공원은 추억의 동물원이었는데 지금은 새벽시장 열릴 때 갑니다. 부곡하와이도 유치원생 때 딱 한 번 간 적이 있는데 그때 어떻게 놀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네요. ^^;;

붉은돼지 2015-02-01 20:06   좋아요 1 | URL
지금도 여전히 대구에 살고 있습니다. 달성공원 새벽시장은 금시초문입니다. ^^;;

cyrus 2015-02-01 20:09   좋아요 1 | URL
평일, 주말 새벽 5시부터 달성공원 정문 주변 도로에 시장이 생겨요. 평일에는 8시까지, 주말에 더 오래 합니다. 새벽에 운동 삼아 부모님과 같이 가서 채소를 사오기도 합니다.

붉은돼지 2015-02-01 20:17   좋아요 1 | URL
대구에 사시는군요...반갑습니다.오호 달성공원에 그런게 생겼군요. 주말 새벽5시에서 8시까지는 숙면시간 ^^;;

cyrus 2015-02-01 20:19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래요. 부모님 때문에 억지로 가는 겁니다. ㅎㅎㅎ

yamoo 2015-02-02 1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부곡하와이...저도 어릴 적 같다 왔지요. 그 부곡 하와이...경기도에 있는 곳을 갔었더라죠..ㅋㅋ

붉은돼지 2015-02-02 18:12   좋아요 1 | URL
다들 어릴 때 다녀오셨군요...저는 불혹지나 겨우 ㅜㅜ... 뭐 마음의 상처 같은 거는 없습니다. ㅎ 경기도에도 부곡하와이가 있었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세계여행을 일생의 꿈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자연 풍광을 직접 눈으로 보고, 인간들이 만든 놀랍고 경이로운 건축물들을 감상하고,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음식물의 독특한 풍미를 맛보고, 장정일의 싯구처럼 ‘출근에 가위 눌리지 않는 단잠의 베개‘를 벨 수 있는.... 아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누구나 세계여행을 꿈꾸고 동경한다. 반드시 일상이 힘들고 어려워서 만은 아닐 것이다. 인간이란 종자는 어쩌면 항상 새로운 것을 갈망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함성호 시의 한대목 “...사내의 발바닥에도 몇 천분의 일 지도 같은 미세한 길들이 사방으로 팔방으로 나 있었다 필시, 객사의 운명이려니...” 처럼 뭐 객사의 운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간의 핏속에는 역마살의 유전인자가 면면히 흐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장강처럼 도도하게 넘실넘실~ 출렁출렁~ 하고 있는지도.

 

 

꿈을 가꾸고 키우기 위해서 혹은 들썩이는 엉덩이를 잠시라도 주저 앉히기 위해서 우리는 여행관련 책들을 본다. 책을 읽으면서 잠시 숨을 고른다. 여행 도서를 읽다보면 반드시 필요하게 되는 것이 지도다. 바람의 딸 한비야는 어릴 때부터 세계지도를 거실 벽면에 붙여두고 꿈을 키웠다고 한다. 아시다시피 한비야는 “지도밖으로 행군하라”는 책을 출간했고, 이 책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소생도 꿈을 예쁘게 가꾸기 위해 세계지도책을 한 권 구입했다. 집에 있는 사회과부도로는 뭔가 부족하다고 항상 느꼇던 터였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이 지도책 <WORLD ATLAS FOR TOURIST>다. 미리보기 서비스가 안되어 있어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마침 중고가 있어서 일단 싼 맛에 구입했다. 결과는 실망이다. 국가별 혹은 지역별 상세지도도 사회과부도와 별 다를 바가 없다. 세계 30대 도시의 지도는 소생에게는 별 소용이 없다. 또 이 지도책은 지명이 주요 관광지만 한글로 표시되어 있고 나머지는 모두 영어로 빽빽하게 표기되어 있어 보고 있자면 눈알이 피곤하다. 오히려 사회과부도가 낫다. 사회과부도의 지명은 모두 한글로 되어 있다. 역시 지도같은 물건은 오프서점에 친히 왕림해서 확인하고 사야한다. 오늘의 교훈이다. 깊이 새겨야겠다.

 

 

세계여행외에 혹은 세계여행과 다소 연계되었다고도 볼 수 있는 직장인들의 또 다른 소망은 개인 창업이다.(창업하기 전에 세계여행을 한 번 다녀와야 한다.) 청년창업, 노년창업 통털어 가장 선호하는 창업 아이템 1위는 바로 커피전문점이다. 눈치빠른 독자들은 짐작하셨으리라. 사실 한 집 건너 커피전문점이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고(물론 바리스타 자격증 정도는 있어야 한다.),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과중한 노동을 요구하는 것 같지도 않고, 말하자면 큰 고생하지 않고 편하게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얼마전 신문을 보니 커피전문점의 40%가 창업 3년이내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그렇거나 말거나 그건 남의 이야기고 내가 하면 다르다. 폐업한 40%도 다 그렇게 생각했겠지만. 소생도 꿈을 꾼다. 과감하게 명퇴를 하고 펜션이나 북카페, 여행전문 서점을 할까 하는 멋진 장미빛 꿈을 꾼다. 매일. 마누라가 역시 콧방귀를 뀌어 주신다. “쓸데없는 소리 되우도 하고 자빠졌네...흥흥흥” 이루어진 꿈은 이미 꿈이 아니고 꿈은 꿈으로 있어야 꿈이런가. 무슨 소린지..

 

 

 

 

<AB-ROAD, 2015.1월호>를 보니 심장이 벌렁벌렁 뛰는 대목이 있다. <런던의 재미있는 여행 서점>코너다. 발췌해서 옮겨 본다.

 

 

<세상의 모든 지도 – 스탠퍼드 서점>

스탠퍼드 서점은 ‘Explore discover inspire!(여행은 영감을 준다!)’ 슬로건에 충실한 서점이다. 3개 층에 고지도와 현대 지도, 등산 지도, 교육용 지도, 액자용 맞춤 지도 등 세계의 모든 지도가 모여 있다. 필요한 지역을 지정하면 즉석에서 대형 프린터로 지도를 출력해주기도 한다. 통통 튀는 디자인과 다양한 사이즈의 지구본 섹션도 눈여겨볼 만하다. 바닥엔 커다란 지도가 깔려 있어 서점의 콘셉트와 잘 어우러진다. 1853년, 에드워드 스탠퍼드가 여행 전문 서점으로 오픈했는데 세계 최대의 지도 유통업체로 더 유명해졌다. 런던 코벤트가든과 레스터스퀘어 지하철역에서 2분 거리에 있다. 남극탐험가인 스콧이 단골 고객이었다.

 

 

<런더너들이 가장 사랑한 여행서점 – 던트 서점>

많은 책을 진열할 수 있는 현대식 인테리어를 과감히 포기하고 20세기 초반에 유행했던 에드워디안 양식으로 꾸몄다. 하늘이 보이는 높은 천장과 나무 향이 날 것 같은 적갈색 오크 책장이 특징이다. 2층에서 내려다보는 서가는 웅장하고 아름답다. 영국 최고의 디자이너 윌리엄 모리스의 벽지까지 더해져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하층과 1층은 나라별로 분류된 신간 여행 서적을, 2층에서는 중고책도 만날 수 있다. 1990년에 문을 연 던트 서점의 이름은 조금 더 길었다. 바로 ‘여행자를 위한 던트 서점’. 지금은 ‘던트 서점’이란 단출한 이름으로 불린다. 셜록 홈스 거리로 유명한 베이커스트리트 근처에 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곳이 있다. 서울 대학로의 여행전문서점 겸 북카페 “북트래블러”. 반도의 궁벽한 변두리에 거주하는 눈 어두운 서생에게 한양 구경은 쉽지 않다. 기회가 되면 한 번 가보고 싶다. 

 

* 장정일의 시는 <햄버거에 대한 명상> 중에서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 함성호의 시는 <성 타즈마할> 중에서 “카필라바스투의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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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1-29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어머니 또래이신 분을 해외에서 뵌 적 있는데 한비야씨 책 보고 꿈을 키웠고 하나하나 실행중이시라고... 한국와서 그 댁 놀러갔다가 산더미같은 여행사진들과 마음 따뜻함에 정말 존경심이...나도 나이들어 저렇게 살아야지 했는데 음, 노력을 한참해야 할 듯;
지인이 드립집을 냈는데 딱해서...이후 사연은 생략합니다.

붉은돼지 2015-01-29 19:33   좋아요 0 | URL
나이 들어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돌아다니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아요...그럴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ㅎㅎ 지인분의 건승을 빕니다...역시 만만치 않은 모양이죠..

붉은돼지 2015-01-29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헝가리에 추억이 있으신 모양입니다. 알라딘에는 잡지 과월호는 취급하지 않는 모양이에요....ㅜㅜ
얼마전부터 여행잡지 하나 구독하려고 장고 숙고 중인데 쉽게 결정을 못내리고 있습니다. 어라운드, 시리얼, 에이비로드 중에서요....
 

매년 새해 벽두에 지난 한해의 한국소설을 결산한다는 대단한 심정으로 읽었던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도 언제부터인가 대상수상작과 대상 수상자의 나의 문학적 자서전 부분만 읽고 나머지는 그냥 훌쩍 건너뛰게 되었다. 결산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책장에 꽂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주욱 훑어 보니 아마도 신경숙 이후부터는 거의 한국소설을 읽지 않았던 것 같다. 김훈, 천명관, 박민규, 김연수 정도가 예외라면 예외다. 이상문학상 작품집도 사실 <나의 문학적 자서전> 부분을 더 흥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소설가 개인의 삶이 소설가 자신이 쓴 소설보다 더 소설적이어서가 아니고, 기라성 같은 분들의 사생활에 대한 호기심때문일 것이다.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가들의 빛나는 면면을 가만히 우러러 보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 황석영은 왜 없지? 43년생인 황석영이 약관 19세에 등단했으니, 이상문학상이 본 궤도에 올랐을 그 즈음에 황석영은 벌써 대가의 반열에 정좌하고 있어 말하자면 격에 맞지 않아 수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는지... 아니면 문학사상사와 별로 인연이 없어 그런 것인지...궁금한 생각이 든다.

 

 

당대의 천재 소년문사로 이름을 드날리던 최인호는 45년생으로 황석영보다 두 살 아래지만 고등학교 2학년때인 18세에 신춘문예로 등단하고, 1982년 제6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깊고 푸른밤이라고. 영화도 있다. 장미희와 안성기가 나오는.

 

48년생인 이문열은 나이 서른이 다 되어 지방일간지에 그것도 당선도 아닌 입선으로 등단하게 되는데, 이문열은 등단한지 얼마 안되어 어떤 문인 모임에 참석하여 말석에 겨우 끼여앉아 상석에 앉은 황석영이 그 대단한 구라로 모임을 좌지우지 하던 일을 선망과 질시가 뒤썩인 복잡한 심정으로 바라보았다고 회고하고 있다.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나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이문열은 1987년 11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그건 그렇고, 김숨의 작품은 처음이다. 부끄럽다. 본명이 ‘숨’인지 궁금하다. ‘숨’이라니 뭐랄까 약간 원초적 아니 원천적이랄까? 생명적이랄까? 뭐 하여튼 읽는 순간 헉! 하고 숨이 막히든지 후! 하고 깊은 심호흡을 한번쯤 해줘야만 할 것 같은 그런 이름이다. 이게 무슨 소린지. 소설 ‘뿌리를 찾아서’는 최일남 선생을 비롯 여러 심사위원님들께서 매우 훌륭하다고 평을 해 놓아서 소생이 뭐라 한 마디 거들 여지가 없다. 물론 능력도 안목도 없다. 뭔가 무겁고 진지하고 심각한 느낌. 소설적으로 잘 된 작품이라는 생각.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소생이 즐겨 읽는 <문학적 자서전> 부분으로, 그래도 명색이 자서전인데 개인적인 이야기도 조금 해줘야 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소녀시절 어떻게 문학적 열정을 불태웠는지, 꽃다운 청춘이었을 때 연애는 어땠는지, 결혼은 했는지, 뭐 그런거. 맛보기라도 조금. 울산, 추부, 대전, 서울에 살았다는 거, 대전에서는 부모님이 구멍가게를 했다는 거, 그거 밖에 없는 거 같다. 실망이다. ‘숨’이라는 이름이 본명인지 필명인지 개명했는지 정도는 알려줘도 좋을 것 같은데, 물어볼 수도 없고. 이렇게 써 놓고 문득 생각나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본명은 김수진이라고 한다. 참. 난 왜 이리 멍청한지.

 

 

덧붙여. 본 작품집 표지에 대하여 다소 불만이 있는 분들이 계시는데 내가 보기에는 괜찮은 것 같다. 뭐 사람마다 보는 시각이 틀리고 취향이 다르니 뭐라 할 수 없다. 다만 소생 개인적인 소견은 표지의 작가 얼굴사진 보다는 10쪽에 나오는 작가의 얼굴사진이 훨 좋은 것 같다. 뭐가 더 좋으냐고 누가 꼬치꼬치 따져 묻는다면 소생 대답은 “음....그건, 사실 저도 잘 몰라요.” 참 바보같은 대답이죠.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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