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폭주 돼지를 고발한 일이 있었다. 그후로 잠시 정말 잠시 쭈뼛거리며 주춤하던 돼지가 어디가 근질근질한지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다시 폭주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며칠 전에 풀잎관세트를 포함 5만 주문했다. ‘대범한 당신을 위한 고액마일리지는 역시 꽝이었다. 박복한 팔자의 돼지다. 지난 3개월간 순수구매총액이 854,690원이다. 순수구매총액이란 구매액 구폰결재액 - 적립금결재액이다. 나의 계정 멤버쉽 등급 옆에 있는 자세히 보기를 클리학면 나온다. 소생의 경제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지출이다. 일종의 쇼핑 중독되겠다.

 

이러다가 어느 달빛 교교한 밤에 문득 아내의 분노에 찬 철퇴를 받아내야 할지도 모른다. 터진 돼지머리에서는 피가 네 낮익은 거리의 포도를 적시며 흘렀다’(한심한 소생은 옛날에 이 포도가 먹는 포도인줄 알았다. 왜 피가 포도를 적셔야 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다. 비슷한 게 또 있다.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역시 먹는 포도인 줄 알고 분노한 포도라니 정말 대단한 포도다 라고 생각했다. 소생이 뭐 그렇게 굶주린 유년을 보낸 것은 아니지만 역시 천성이 식탐이 승하고 또 아둔한 탓이다.)...라고 처음에 썼는데 별족님께서 지적해주셔서 확인해 보니 포도는 바로 먹는 포도가 맞았습니다. 소생이 먹는 '포도'를 포장도로의 '포도'로 착각하고 있었습니다.ㅜㅜ 별족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아!!! 낭자한 유혈 위로 달빛은 교교히 흐르고....으으... 생각만해도 끔직하다. (혹시 몰라서 첨언한다. 아내는 부드러운 여자이고, - 근자에 들어 한번씩 남성호르몬이 분비되는 것 같다고 말씀하신 적은 있다. - 평화주의자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소생이 아내의 철퇴를 감당해야한다면 이는 아내가 평화주의에서 폭력주의로 변한 때문이 아니고 소생의 무분별한 폭주 때문일 것이다.) 소생 나름의 구차한 변명은 있다. 그래도 소생은 음주가무에 빠져 주지육림에서 헐떡거리지는 않았다. 담배도 끊었다. (이게 뭐 책 살려고 담배 끊은 거는 아니지만.) 말인즉슨 육신의 쾌락을 쫓아 유흥에 탕진한 지출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요즘 소생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분들을 소개한다.

 

1. 동주 열국지

 

 

 

    

 

 

열국지 5권과 사전을 낱권으로 구입할 경우 10%할인가 137,700원인데 세트는 88200원이다. 민음사판 김구용 열국지를 가지고 있지만, 이 판은 문헌고증완역 정본이라고 하니 솔깃하다. 김구용 열국지와 그 옛날 아버지가 보시던 오래된 열국지(누구판인지 모르겠음. 지금은 없어졌음. 2단 세로쓰기였던 것 같음), 고우영 열국지 등 적어도 세종류 이상은 읽은 것 같다.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열국지의 이야기들은 정말로 흥미진진진하다. 숱한 영웅호걸들과 온갖 인간군상들의 파란만장과 흥망성쇠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그야말로 양손에 땀을 쥐어짜게는 이야기들이다.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2. 중세 1

 

   

 

 

 

 

 

 

 

나온지 한 참되었다. 72,000원이다. 충동적으로 구입한 전설의 땅 이야기는 아직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했다. 그렇거나 말거나 이 책은 꼭 구입해야할 것만 같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문제는 이것이 1권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년까지 총4권 출간 계획이다. 중세를 총체적으로 총망라하는 대저술이다. 소생은 이 시리즈를 언제 구입해도 구입하긴 할 것이다. 문제는 때다. 목욕할 때 나오는, 뜨끈한 물에 살을 푹 삶듯이 불려야 많이 나오는 그 가 아니다. 돈도 다소 여유가 있고 읽을 책들도 많이 밀려있지 않는 그런 적절한 시기말이다. 그런 시절은 영원히 안 올 수도 있고 바로 지금 이미 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3. 왕좌의 게임 가죽 장정본 세트

 

 

 

 

 

 

이분들은 정말 순수하게 소장 혹은 관상 목적으로 꼭 모시고 싶다. 67,900원이다. 가죽 장정이라고 한다. 아아!!! 쓰담쓰담해보고 싶다. 책등을 중심으로 봤을 때 위, 아래와 반대 부분에 금박이 칠해져 있으면 더 좋겠다. 성경처럼 말이다.(이미지를 보니 그건 아닌 것 같다. 금박이면 좋은데..뭐 아니라도 상관없다.) 이걸로 영어공부를 할 수도 있을 것이나, 소생도 염치가 있는 물건이라 더는 헛된 다짐을 못하겠다. 일전에 정말 충동적으로 구입한 펭귄 블랙 미니북 80권은 배송온 그날 책장 제일 윗 부분에 모셔진 이래로 한번도 내려오신 적이 없다. 그때도 명분 중에 큰 부분이 영어공부였다. 문제는 이게 아직 덜 나왔다는 것인데, 소생은 다만 이 책들이 품절될까 두려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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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1-19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어떡하죠. 철퇴가 두렵긴하지만 소개해주신 책들은 다들 사야만 할 것 같군요.
이 폭주은 언제나 멈춰지려는지... 저도 왕좌의 게임 가죽 장정본 세트를 담고 싶지만.... 영어라니요 ㅠㅠ

붉은돼지 2015-11-19 13:49   좋아요 0 | URL
아마... 아내의 철퇴도 솜방방이일 것으로 기대합니다.^^
왕좌의 게임 가죽 장정본은 뭐.....관상용이죠...^^

고양이라디오 2015-11-19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왕좌의 게임 가죽 장정본 세트 정말 멋져보이네요ㅎㅎ

붉은돼지 2015-11-19 13:50   좋아요 0 | URL
크기가 조금 작고 글씨도 작다고 하지만...어쨋든 굉장히 멋져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ㅜㅜ
품절되기 전에 사야할 것 같아요 ^^

물고기자리 2015-11-19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1,2번이 욕심나요ㅎ 제가 가지고 있는 열국지는 12권짜리 솔출판사 김구용 옮김인데 새로 나온 책으로 다시 읽어보고 싶어요~! 중세는 언제 봐도 탐나는 책이에요~~!!

붉은돼지 2015-11-19 13:52   좋아요 0 | URL
새로 나온 열국지가 문헌고증완역본이라고 하고,,,또 열국지 사전도 있어서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입니다.
사실 열국지 이야기 너무 재미있죠~~ 찬찬히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어요^^

별족 2015-11-19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노의 포도,는 먹는 포도, 같습니다. 깜짝 놀라서 그럼 무언가요?라고 여쭈려다가 검색했거든요.

원제는 `The Grapes of Wrath`고 그대로 해석하면 분노의 포도, 속어로 포도주,라는 뜻이 있다고 합니다.

붉은돼지 2015-11-19 14:12   좋아요 0 | URL
아아아!! 한심한 소생이 별족님께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
분노의 포도는 바로 먹는 그 포도가 맞더군요...제가 착각을 했습니다....ㅜㅜ

제가 이 책은 읽지 않았던 것 같고...옛날에 ebs에서 흑백영화로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요...
찢어지게 가난한 한 집안 사람들이 뭐 먹을 거를 찾아...아니 살만한 곳을 찾아 떠돌아 다니는 뭐 그런이야기였던 것 같은데......그 험난하고 고단하고 분노에 찬 여정에서 포장도로의 그 포도를 연상하게 되었나봅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아마 갓 출산한 젊은 여자가 굶주린 어른 남자에게 젖을 먹이는 그런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는 글을 쓸 때 아무 생각없이 나오는데로 주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아는 것만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별족 2015-11-19 14:16   좋아요 0 | URL
저는 님께, 지적질,만 하는 인간형,이라고 콱 찍히는 건가 싶어 조마조마하다가, 아니야, 그런 분이 아니셔,라며 댓글을. ㅎㅎ

붉은돼지 2015-11-19 14:26   좋아요 0 | URL
이런 명백한 착오에 대하여는 주저없이 바로잡아 주시는 것이 맞는 거 같습니다. ^^
얼마전에도 제가 `엘러리 퀸 여사`라고 했다가 cyrus 님께서 바로 잡아 주셨어요...--;;;
좀 부끄럽긴 합니다..ㅋㅋㅋ

해피북 2015-11-19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웃지 않으려고해도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지는 이야기에 빵~웃음꽃이 피어요 ㅋㅂㅋ~ 저는 요기있는 책은 아니지만 어제 비밀독서단 보고나서 슬램덩크가 너무갖고 싶어졌어요 ㅠㅠ 24권 가격을 알아보니 20만원하더라고요~또또 신의 물방울도 가지고 싶구요 ㅋㅂㅋ. 아마 저희 신랑은 철퇴로 끝나지 않을것같아요. 음 그 ...격투기 선수처럼 헤드락이랑... ㅋㅋㅋ

붉은돼지 2015-11-19 15:05   좋아요 0 | URL
저는 운동을 안 좋아해서 운동 만화도 볼 생각을 아예 안합니다. 그 유명한 슬램덩크는 한 권도 안 봤습니다... 신의 물방울은 14, 15권까지인가 나올 때 마다 사보고 모았었는데....몇년 전 대처분시에 다 내다 팔았습니다. 지금생각하니 또 아까운 생각이 드는군요 ㅎㅎ..
남의 편 잘 구슬러서 어떻게 내 편으로 만들어 보세요 ㅋㅋㅋ 저도 남성입니다만 남자들은 조금 단순한 면이 있어 잘 구스러면 또 우쭐해서 협조 잘 될 수도 있어요 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11-19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 붉은돼지 님읜 문체를 저는 < 소생체 > 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소생체 재미있습니다. ㅎㅎㅎㅎㅎㅎ
근데 왜 존 씨는 분노의 포도라는 괴상한 제목을 달았을까요? 소설을 잘 생각이 안니고,
영화로 몇 년 전에 본 것은 기억이 나는데 포도가 안 나와요.. ㅎㅎㅎㅎㅎㅎ 전 처음에는 노동자들이 포도밭에서 일하나 보다 했는데 노동자들이 포도밭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궁금합니다. 알려주십시오..

곰곰생각하는발 2015-11-19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인에 물어보려고 하니 많은 사람이 물었네요.. ㅎㅎㅎㅎ
답변은 이렇네요..





소설의 제목인 <분노의 포도>는 줄리아워드 하우의 시집 <공화국 전쟁의 찬가>에 있는 다음 구절에서 따왔습니다.



사람들의 영혼 속에는

분노의 포도가 가득했고,

가지가 휠 정도로 열매를 맺는다.



사실 ˝포도˝는 시린 인생을 의미하며 일반 민중을 상징하는 것으로 일반화되어 있답니다. 특히 서구 문학에서는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소설 속에서 분노의 포도의 의미는 이주민 노동자들의 집단적인 삶의 어려움과 고통 및 그로 인한 감정을 나타낸다고 해석할 수 있겠네요.

붉은돼지 2015-11-20 09:0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ㅎㅎㅎ
분노의 포도에 그런 깊은 뜻이 있었군요^^

살리미 2015-11-19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소생체 팬입니다^^ 요즘 여러가지로 우울한데 하루 한번씩은 소생체 읽고 빵터지고 싶어요!! ~ (부담팍팍!)

붉은돼지 2015-11-20 09:13   좋아요 0 | URL
황송합니다. 오로라님.--;;;
요즘 우울하시다니 걱정스럽습니다....역시 좀 꿀꿀할 때는 마음 맞는 친구와 일잔 캬~~

cyrus 2015-11-19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세 1>을 도서관에서 실제로 봤습니다. 크기가 생각의나무에서 나왔던 조이스의 <율리시스>와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도서관 새 책은 깨끗한 상태일 때 읽어줘야 하는데, <중세 1>은 분량이 많아서 끝까지 읽을 자신이 없더군요. ^^

붉은돼지 2015-11-20 09:17   좋아요 0 | URL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도서관에서는 역시 이런 고가의,,, 일반인들이 구하기 어려운 책들을 우선 구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베스트셀러를 여러권 구매하는 대신에 말이죠....단국대에서 나온 한한대사전 같은 것들 말이죠...물론 찾는 사람이 별로 없겠지만요...

2015-11-19 2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0 0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후즈음 2015-11-19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혹 세트로 중무장해서 다시 나오는 시리즈물들을 볼때마다 눈을 감고 싶어요. 무서워요. 세트 구매 버튼을 누르고 있는 제손이. ㅠㅠ

붉은돼지 2015-11-20 09:21   좋아요 0 | URL
정말 세트로 중무장해서 덤벼들면 감당하기 어렵죠...ㅜㅜ

기억의집 2015-11-22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돼지님이나 저나 배우자복은 타고 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울 남편도 지금까지 책구매에 대해 이런저런말 한번 안하거든요. 저는 왕좌의 게임은 탐나는데, 저먼 지니어스도 갖고 싶어서.... 두 책 값 합하면 십만원 아니 십이만원도 넘더라구요~

붉은돼지 2015-11-23 10:12   좋아요 0 | URL
저먼 지니어스도 탐나는군요...일단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장바구니에 지금 80만원치 넘게 들어있어요.ㅎㅎㅎㅎ..언제 살지 모르지만 일단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물문곡직 장바구니로 보냅니다..ㅎㅎ

저야 뭐 항상 아내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사실 아내는 제 서재질에 무관심한 편이죠..그게 서운한 건 전혀 없고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어요...아내가 만약 제 서재질에 관심을 갖고 유심히 살핀다면 제 도서구입비가 아내로 부터 받는 용돈을 초과하고 있다는 것을 간파할 것이고 ......그러면 그 수입을 초과하는 지출에 대한 내사가 들어올 수 있고....그래서 결국 아내가 제 비자금 내역을 확보하게 된다면....아내는 아마도 제 용돈을 소급 추징 또는 감축하려할테고...아아아아아!!!!!!!!!!!!! 생각만 해도 눈 앞이 캄캄합니다. ㅋㅋㅋㅋㅋㅋ
 

 

 

 

 

 

 

 

 

 

강의 신 이나코스의 딸로 잘 먹고 잘 살던 이오의 팔자가 돌연 기구해진 것은 제우스의 눈에 들고 부터다. 전에도 한번 이야기한 적이 있다. 제우스는 본처 헤라를 속일려고 급한 김에 그만 이오를 흰 암소로 둔갑시켰다. 귀신을 속이는 것이 쉽지 어디 감히 마누라 눈을 속일 수 있겠는가. 흰 암소의 모습으로 헤라에게 넘겨진 이오는 눈알이 백개나 달린 아르고스의 감시 속에서 고초를 겪는다. 속타는 제우스가 나중에 헤르메스를 시켜 이오를 구해내지만 헤라가 가만히 있을리 없다.

 

헤라는 등에떼를 보내 소가 된 이오를 못살게 괴롭힌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 등에라는 것이 작은 것은 파리크기에서 큰 것은 호박벌만하다는데 호박벌이 얼마나 큰지를 모르니 또 인터넷을 뒤져볼 밖에 없다. 보통 1.5cm에서 2.5cm 정도 크기라고 나와있다. 서양에서는 ‘greenheaded monster’ 라고 하며 암컷은 흡혈성으로 숙주로부터 하루 9ml이상의 피를 빨아먹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짧은 소꼬리를 이리저리 아무리 휘둘러봐야 사정거리 밖에 앉은 이 푸른대가리 흡혈 괴물 때문에 이오는 거의 미치고 만다. 여름철 야외에서 청바지를 뚫고 들어오는 모기의 시침에 시달려본 사람들은 그 고통을 알 것이다. 더구나 이건 모기도 아니다. 올림포스 최고 여신의 특명을 받잡는 등에 최정예 군단이다. ! 가련한 이오여~ ! 잔혹한 여신이여... 아니 여신의 냉혹함을 따지기 전에 제우스의 분별없는 욕망을 탓해야 할 것이다.

 

이오는 거의 미쳐서 그리스 전역을 날뛰며 돌아다니다가 나중에는 유럽과 아시아를 가르는 해협을 건너 아시아 지역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때 이오가 건너간 해협이 바로 보스포러스 해협되겠다. 보스포러스는 암소의 건널목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오가 미쳐 날뛰었던 그리스 지역의 앞바다는 이오니아해로 명명되었다. 결국 제우스가 헤라에게 손이 발이되도록 싹싹 빌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헛된 맹세를 한 다음에야 이오는 사람 형상을 회복할 수 있게된다.

 

그리스의 무수한 섬들이 별처럼 박혀있는 에게해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유럽쪽 땅이 시계불알처럼 축 늘어진 곳이 있다. 이 시계불알과 아시아쪽 땅이 거의 붙을랑 말랑하면서 긴 해협을 이루는데 바로 다르다넬스 해협이다. 시계불알 끝 부분의 건너편 아시아쪽 땅에 그 유명한 도시 트로이가 그 옛날에 있었다. 이 해협을 통과하면 마르마르해다. 마르마라해에서 북해를 바라보고 올라가려면 보스포루스 해협을 지나야 한다. 보스포루스 해협 역시 다르다넬스 해협과 함께 아시아와 유럽을 가르고 있지만 이 곳이 이름난 것은 바로 해협의 양안으로 영원한 제국의 도시인 이스탄불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해협의 길이는 30Km이고 폭이 가장 좁은 곳은 750m, 수심은 36-120m 정도다.

 

보스포루스 해협에는 아시아 대륙과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다리가 세 개 있다. 제일 처음 세워진 보스포루스 제1대교는 일명 아타튀르크 다리로도 불린다. 1970.2.20. 착공하여 1973.6.1. 준공되었다. 총길이는 1560m이고 주탑 사이의 거리는 1074m. 그 다음 세워진 보스포러스 제2대교는 일명 파티흐 술탄 메흐메트교다. 1986년 착공되어 1988. 7. 3. 개통되었다. 총길이는 1510m이고 주탑의 높이는 115m, 주탑 사이의 거리 1090m. 왕복8차로다.

 

보스포러스 제3대교는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다. 보스포러스 해협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다. 이 다리는 사장교와 현수교 공법을 혼합한 방식을 적용했으며 전체 길이가 2164m, 주탑(主塔)의 높이는 322m, 주탑 사이 거리는 1408m에 이른다. 사장교 기준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길고, 현수교 기준으로는 4위 수준이다. 현대건설과 SK건설이 공동 시공한다. 20136월에 착공했으며 201511월 준공예정이다. 총공사비는 69740만달러다. 다리명칭은 야부즈 술탄 셀림으로 예정되어 있으나 셀림이 냉혹한 술탄으로 알려져 있어 반대여론도 있다고 한다. 야부즈는 냉혈한이라는 뜻이다.

 

그럼 여기서 또 현수교와 사정교의 차이는 무엇인가 궁금하다. 사장교는 주탑꼭대기에서 와이어가 분산되어 직접 교량 상판을 잡아주는 형식이고(멀리서 보면 무슨 조개 껍대기 같은 모양이다.) 현수교는 주탑과 주탑사이에 연결된 와이어에서 간격별로 또 와이어가 내려와서 교량 상판을 잡아주는 형식이다. 금문교, 남해대교는 현수교이고, 인천대교는 우리나라 대표 사장교다. 보스포러스 1,2대교는 모두 현수교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은 엄청난 과학기술의 발달을 가져왔다. 바다 위에 거대한 다리가 건설 되었다면 바다 밑으로는 터널을 뚫었다. 2013.10.29. 유럽지역의 시르케지에서 아시아지역의 위스크다르까지 해저로 지하철이 개통되어 있다. 마르마라해를 건넌다고 해서 지하철의 이름은 마르마라이다. 77km의 운행구간을 가진 마르마라이는 지하철 구간은 13.6km이고 그중 바다 밑을 지나는 구간은 1,378m이다. 2004년부터 45억달러를 들여 일본과 같이 합작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개통식에는 아베총리도 참석했다.

 

마르마라이는 바다 밑으로 기차가 다니는 것이다. 그렇다면 차량통행이 가능한 해저터널은 없는가? 왜 없겠는가.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다. 마르마라이보다 더 아래쪽 위치다. 2014.4.19. 유라시아 해저터널 공사 굴착식이 있었고 지난 2015.8.22.에는 해저터널 관통 기념식이 있었다. 이 해저터널은 접속도로 포함하여 총연장 14.6km로 터널의 길이는 5.4km이고 바다밑 구간은 3.34km인 왕복4차로 복층 해저터널이다. 총사업비는 124천만달러다. 20173월 개통예정이다. 터널이 개통되면 하루 12만대의 차량이 이동 가능하고 해협통과시간도 1시간 45분에서 15분으로 단축된다고 한다위치는 마르마라이 선 보다 더 아래쪽이다.

 

바다 밑에서 땅굴을 파는데는 지름이 13.7.m 총길이 120m 무게 3300톤에 달하는 메머드급 굴착장비가 사용되었다. 사진을 보니 인간의 능력이란 참으로 엄청나고 무섭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메트릭스에서 최후의 인간들이 거주하는 시온성을 공략하는 거대한 로봇 굴착기가 생각났다. 이 유라시아 터널 프로젝트는 터키의 건설사와 삼환기업, 한신공영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우리나라의 SK건설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중이다. 신화 속의 암소가 건넌 해협은 이제 위로는 거대한 다리가 세워지고 아래로는 터널이 뚫어져 개나 소나 인간이나 자동차나 기차나 마구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이 보스포러스 해협을 둘러보는 크루즈가 있다. 그 유명한 고등어 케밥을 파는 곳이 많이 모여있는 에미뇌뉘에도 선착장이 있고 돌마바흐제 궁전 근처의 카바타쉬에도 선착장이 있다. 에미뇌뉘에서 출발하여 제2대교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가 거의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요금은 112리라. 한화로 5400원 정도. 저렴하다. 해협의 끝인 흑해 바로 앞까지 가는 코스도 있다. 6시간 정도 소요된다. 디너가 나오고 쇼도 구경할 수 있는 보다 고급진 크루즈도 있다. 비용은 160유로인가 그랬다. 한화로 8만원 정도. 소심한 소생은 역시 저렴한 크루즈를 선택했다.

 

유람선이 보스포루스 2대교에 이르면 유럽쪽 해안에 성채가 보인다. 루멜리 히사르다. 글이 너무 길어져 루멜리 히사르는 다음에 이야기해야겠다.

    

일단 지도를 참고하시라.

 

보스포러스 제1대교다. 

 

 이건 보스포러스 제2대교 되겠다.

 

 

보스포러스 아시아쪽 해변가의 저택들. 건물뒤로 보이는 성채는 아나돌루 히사르다. 다음에 이야기 하겠다. 

 

 

 

루멜리 히사르다. 뒤로 보이는 다리는 보스포러스 제2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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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5-11-13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잘 봤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소상히 알고 계세요? 사진도 멋지고 존경존경@_@;;;; 제가 터키에 간 건 한 십오년전ㅎㅎ;; 당연하겠지만, 참 많은 변화가 있었군요@_@;;

붉은돼지 2015-11-13 15:38   좋아요 0 | URL
다리나 터널 이런 것들은 뭐 당연히 인터넷을 좀 뒤져봤습니다.
지금 생각하니.....디너와 터키 전통 춤도 구경할 수 있는 디너 크루즈도 타볼 것을 하는 후회가 쪼끔 드는군요 ^^

oren 2015-11-13 16: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까마득한 옛날엔 보스포러스 해협 가운데 어드메쯤엔 암소가 건너다닐 만한 야트막한 여울목이 정말로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끔 해본 적이 있답니다. 그런데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이오`가 아르고스의 공주였다는 주장을 하면서, `고대 페르시아 전쟁`의 아주 먼 원인 가운데 하나로 `이오 납치 사건`을 얘기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더군요. `이오 납치 사건`이 결국 한 세대 뒤 프리아모스의 아들 파리스가 헬레네를 납치하는 `모방 범죄`를 불러왔다는 것이지요. 그 뒤로 결국 트로이 전쟁이 일어나고 일리온이 함락되고 나자 헬라스인들에 대한 페르시아인들의 뿌리깊은 적대감이 `페르시아 전쟁`으로 이어졌다고 본 것이지요. (헤로도토스는 `나는 사실은 이랬느니 저랬느니 꼬치꼬치 따지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얘기까지 덧붙여 놓았더군요. [그런데 포이니케 인들의 주장에 따르면, 그들은 이오를 억지로 아이귑토스로 납치해 간 것이 아니다. 아르고스에서 배의 선장과 살을 섞었던 이오는 임신 사실을 알고는 부모를 대할 낯이 없어 발각되지 않으려고 자진해서 포이니케인들과 함께 배를 타고 떠났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저도 예전에 한번 쓴 적이 있었답니다. ☞ http://blog.aladin.co.kr/oren/6972956)

그런데 `보스포로스`라는 이름은 `흑해와 아조프 해를 잇는 좁은 해협`에도 붙어있다고 합니다. 소위 `킴메리오이족의 보스포로스`라 불리는 곳인데 어떤 책에 달린 주석에는 이오가 지금의 보스포러스 해협이 아니라 `킴메리오이족의 보스포로스`로 건너갔을지도 모르겠다는 얘기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붉은돼지 2015-11-14 09:59   좋아요 0 | URL
제가 본 보스포러스는 암소가 건너가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을 듯 보이더군요...뭐 가장 짧은 구간은 700m정도라고 하니 헤엄쳐서 건너지 못할 것도 없지만요..그리고 그 옛날 신화의 시대에는 지형이 아마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말 소가 건너다닐 만한 야트막한 여울목이 있었을지도 모르죠.....

희랍 고전을 보면 여러가지 버젼들이 존재하더군요...조금씩 내용이 다른 여러 버전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를 더욱 풍성하고 풍요롭게 하는 것 같습니다. 오렌님의 저런 이야기 읽을 때는 저도 희랍고전들을 하나하나 정독해 나가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책은 이미 여러권 사두었구요.ㅋㅋㅋ)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ㅜㅜ

oren 2015-11-14 10:31   좋아요 1 | URL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타우리케의 이피게네이아』에서도 보스포러스 해협을 두고 시인이 읊은 멋진 대목이 길게 이어지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던 걸 기억합니다.(이피게네이아는 트로이 전쟁때 그리스 진영의 총사령관 아가멤논의 딸로, 그리스 군에 의해 제물로 바쳐졌지만 아르테미스 여신이 구출하여 타우로이족의 나라로 데려가서는 자신의 신전에서 여사제로 봉사케 했다고 하지요. 나중에 그녀의 오라비 오레스테스와 그의 절친 퓔라데스가 그녀를 구출하게 되고요...) 다소 길지만 고대 시인의 목소리도 다시금 들어볼 겸 그 대목을 여기서 한번 인용해 봅니다..아르고 원정대가 헤쳐나갔다는 그 유명한 쉼플레가데스(맞부딪치는 바위들)도 나오고요..
* * *
검푸른 해협이여, 옛날에 쇠파리가
아르고스에서 손님에게 불친절한 바다로
윙윙거리며 날아와서는
이오를 에우로페에서 아시아 땅으로
건너게 했던 검푸른 해협이여!
(중략)

그들은 배의 양쪽에서 찰싹거리는
소나무 노를 저으며 바다의 파도를
타고 왔을까, 돛을 부풀리는 바람을 안고,
재산을 늘리기를 열망하며?
희망은 달콤한 것이어서
결코 물리는 일이 없다네,
인간들에게 재앙이 되도록.
그래서 인간들은 부(富)를 잔뜩 짊어지려고
바다를 떠돌기도 하고 이방인들의 나라를
찾기도 한다네, 다들 같은 희망에 이끌려.
그리하여 더러는 부를 획득하려는 노력이
허사가 되지만, 더러는 큰 부를 얻게 된다네.

어떻게 그들은 맞부딪치는 바위들 사이를 지나고,
어떻게 그들은 파도가 잔잔할 날이 없는,
피네우스의 아들들의 해안을 지났을까,
네레우스의 쉰 명의 딸들로
이루어진 합창가무단들이
노래하며 윤무를 추는
암피트리테의 파도 사이로
해변을 따라 달리면서?
어떻게 그들은 바람에 돛을
부풀리고는 뱃고물에서
쉬고 있는 키가 삐걱거리는
가운데 세찬 남풍과 서풍의
입김을 받으며 새들이 많은
나라로, 하얀 바닷가로,
아킬레우스의 아름다운
경주로가 있는 곳으로 왔을까,
손님에게 불친절한 바다를 건너?

아아, 우리 여주인의 소원대로
레다의 딸 헬레네가
트로이아의 도시를 떠나
이리 와서는 물결치는 머리에
핏방울을 뒤집어쓰고
우리 여주인의 손에
목이 잘려 죽음으로써
응분의 죗값을 받았으면 좋으련만!
하지만 치욕적인 굴종의
굴레에서 나를 구하려고
누군가 헬라스에서
배를 타고 왔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가장 좋을 텐데!
아아, 꿈결에서라도 아버지의
집과 고향 도시에 갈 수 있었으면!


2015-11-14 0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4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읽어가겠다’는 ‘읽겠다’, ‘읽을 것이다’, ‘읽어갈 것이다’ 와는 다른 느낌이다. 아득한 독서의 길을 꾸준히 걸어가겠다는 굳은 의지와 다짐이 느껴진다. 네~ 불초한 소생도 열심히 읽어가겠습니다. ‘우리가 젊음이라 부르는 책들’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23권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중 8권이 읽은 책이다. 성적이 괜찮은 편이다. 23권 중 소생이 가지고 있는 책은 15권이다. 《자기앞의 생》이 그런 내용인줄 처음 알았다. 70년대 히트했던 “인간은 사랑없이 살 수 없다는 것을 모모는 잘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고 저쩌고하던 대중가요 ‘모모’가 소생은 미하엘 엔더의 《모모》인줄 알았다.

 

 

 

 

 

 

 

 

 

 

 

 

《사는게 뭐라고》를 참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면 좀 그렇지만, 어쨌든 흥미롭게 읽었다. 후속편으로 《죽는게 뭐라고》가 이렇게 금방 또 뚝딱 출간되니, 뭐랄까 생사를 너무 쉽게 우려먹는 것 같아서 조금 그렇다. 더구나 책이 너무 얇아서(정확하게 200쪽이다.) 속편 낼려고 억지로 한 권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가격도 12,000원으로 조금 비싼 것 같다. 설상가상밥상으로 자꾸 안좋은 생각만 든다.

 

 

연이나,,,, 책은 재미있다....고 하면 또 좀 그렇고.....말하자면, 내 생각에는...유익하다. 이 책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책 제목처럼 시크하게 ‘죽는게 뭐라고’ 는 안된다. 역시 죽는 거는 대단히 중요하고 엄청나게 심각한 현상이다. 소심한 소생은 죽는게 너무 무섭다. 아픈게 너무 무섭다. 아아아!!!!!!!!!!! 죽기싫다. 아프기 싫다. 건강하게 천년만년 살고 싶다.

 

 

 

 

 

 

 

 

 

 

 

 

 

 

 

김훈의 아버지에 대해 처음 알았다. 상해 임정에서 활동했으며 광복후에도 한동안 김구를 보필했다고 한다. 또 60년대 낙양의 지가를 올린 《정협지》라는 무협소설을 쓴 소설가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름이 ‘김광주’다. 상하이 홍구공원 의거 모의시 폭탄을 투척할 사람으로 윤봉길과 같이 거론된 인물이라고 한다. 사실인지 과장인지 소생은 알수 없다. 인터넷에 그렇게 나와있다. 김훈은 병석에 누운 아버지가 구술하는 무협소설을 대필하면서 문장을 배웠다고 한다.

 

 

김훈이 각종 연장을 수집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일을 잘 하지 못하는 나의 수치심은 연장을 사서 모으는 자기보상으 취미로 발달했다’고 한다. 외국여행에서 연장을 사서 들어오다가 세관 심사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도 하고 연장들을 무슨 작품처럼 거실벽에 진열해 놓기도 했다한다. 김훈이 모은 연장은 톱, 망치, 펜치, 니퍼, 드라이브, 스패터, 대패 작두 등등이라고 한다. 작두까지...

 

 

‘여자 7’에서 김훈은 젊어서는 양희은, 나이 좀 먹어서는 김추자, 지금은 심수봉을 좋아한다고 한다. 삼인에 대한 김훈의 평이다. “양희은 목소리의 쓸쓸함은 애절하지 않고 강력하다.”, “김추자의 여성성은 내연기관처럼 끊임없이 폭발하고 배기한다.”, “심수봉은 그 결핍의 자리로부터 남자의 안쪽을 향해 직접 쳐들어오면서 노래한다.” ‘1975년 2월 15일의 박경리’도 흥미로운 이야기다. 토지 완간후 박경리 선생을 추억하는 여러 사람들의 글을 모아 간행했다는 《수정의 메아리》도 읽어보고 싶다. 절판인데 중고는 있다.

 

 

 

 

 

 

 

 

 

 

 

 

 

줌파 라히리를 떠올릴 때마다 소생의 혼돈스런 머리속에는 ‘라히리’와 ‘리하리’와 ‘리히리’가 무슨 삼둥이 형제처럼 나타나서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소생의 약을 살살 올린다. 누가 진짜게??? 아둔한 소생이 알리없다. 리히리라고 생각했는데 라히리였다. 지난번에도 그랬던 것 같다. 한심하다. 이 비슷한게 또 있다. 프랑스와 칠레 합작 와인인 ‘알마비바’는 ‘알바비바’와 ‘알바미바’ 또 이렇게 삼둥이 형제가 되어 약을 살살 올린다. 소생의 찬바람 부는 경제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급진 와인이다. 딱 한번 마셔봤다.... 아!!! 한잔 생각나네

 

 

'나보다 큰 이 작은 책'은 바로 ‘사전’을 말한다. 책의 내용은 리하리가 이탈리아어를 배워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리하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뭔들 고대하던 책이 아니겠나만은 관심없는 사람에게는 별 내용도 없는 걸 한권으로 뚝딱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수도 있겠다. 소생의 경우로 말하자면 라히리 같은 위대한 작가도 외국어를 그리 쉽게 간단하게 배우는 건 아니구나 하는 위안을 얻었다는 것이 독서의 큰 성과요 보람이다.

 

 

책은 포켓사이즈 비슷한 크기에 200쪽이 채 안되고(165쪽이다) 가격은 12000원이다. 이것도 《죽는게 뭐라고》와 같은 ‘마음산책’ 출판사의 책이다. 비슷한 판형의 ‘북스피어’의 ‘에스프레스 노벨라’ 시리즈는 7800원~8800원 수준이다. 분량은 200쪽이 넘는다. 저작권료 등 출판사 나름의 이런저런 사정이 있겠지만 찬바람 부는 소생의 가정 경제는 자꾸만 비교를 강요한다.

 

 

사실 책값에 대하여는 될수 있으면 시비를 따지지 않으려고 한다. 그것이 어떤 책이든 책이란 것은 그것을 쓴 작가 나름의 오랜 노고와 피땀의 결실이다. 오래 정성들여 가꾸어온 과실을 가만 앉아서 낼름 받아먹는데 그 정도의 댓가는 당연히 지불해야한다는 것이 소생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불만이 있으면 도서관에서 빌려보면 된다. 문제는 욕심많은 돼지가 책을 꾸역꾸역 사모을려고 하는 것이다.

 

 

 

 

 

 

 

 

 

 

 

 

 

 

 

대단원의 6권이다. 지금 41쪽을 읽고 있다. 쇠망사 6권의 서두는 십자군 이야기로 시작한다.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를 읽은 지 한참 되었지만, 어쨌든 그 덕분에 익숙한 것들이 있어 쉽게 읽힌다. 별 감상도 없는 이야기를 끄적이는 이유는 쇠망사 6권을 읽는 작업 역시 오랜 여정이 될 것이므로 소생이 언제 어디쯤 와있었다는 것을 기록해 놓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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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5-11-10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로마제국쇠망사를 다 읽으시겠네요. 저는 요즘 몸이 안좋아서 그런지 책 읽기도 등산처럼 고되네요. 그래서 드라마만 멍청하게 보고있네요 ㅋㅋ

붉은돼지 2015-11-11 09:25   좋아요 0 | URL
올해 안으로 쇠망사를 다 읽을지 모르겠습니다...ㅜㅜ 천천히 읽을 생각입니다.
정말 몸이 안좋을 때는 책 읽는 것도 힘들죠 ㅜㅜ 빨리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11-10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저도 줌파 리하리를 라히리로 알고 있었어요~~ 라히리가 더 입에 붙어요ㅠㅠ

붉은돼지 2015-11-11 09:26   좋아요 0 | URL
앗!! 죄송해요 줌파 라히리가 맞습니다. 어리한 제가 또 착각했어요 ㅋㅋㅋㅋㅋ

비로그인 2015-11-11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줌파... 는 발음도 포기, 독서도 포기한거 같습니다. ㅋ

붉은돼지 2015-11-11 09:26   좋아요 0 | URL
발음은 포기하셔도 독서는 포기하시기 마시기를 ㅋㅋㅋㅋㅋ

별족 2015-11-11 0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지고 있는 동아일보사 2000년에 나온 축복받은 집에 줌파 리히리, 라고 되 있는데요?

별족 2015-11-11 09:21   좋아요 0 | URL
아, 아이패드로 `라히리`라고 썼는데, 왜 `리히리`로 보이고, 왜 컴터로 수정이 안 되는 걸까요-_-;;;

붉은돼지 2015-11-11 09:27   좋아요 0 | URL
오오 죄송해요^^ 라히리가 맞아요...페이퍼 내용도 수정하겠습니다. ㅜㅜ

책읽는나무 2015-11-11 0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줌파 라히리로 알고 있었군요^^

붉은돼지 2015-11-11 09:32   좋아요 0 | URL
책 읽는 나무 님이 바로 알고 계시는 겁니다. 라히리 맞습니다.
제가 또 삼둥이에게 농락당했어요...ㅜㅜ

해피북 2015-11-11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라히리`로 ㅋㅂㅋ. 그렇지만 늘 있는 일이라서 슬플겨를이 없답니다. 예를들어 ` 거리에 핀 꽃`은 `길가에 핀 꽃`으로 검색하고 `송곳`에 `구고신`을 `고구신`으로 찾기도 하거든요 ㅋㅂㅋ

책 값에 관한 이야기에 크~은 공감을 하게 됩니다. 말씀처럼 출판사 사정에 의해 값이 책정되는거겠지만요. 출판사마다 가격이 달라서 의문도 생기더라고요. 며칠전에 산 `산책`이라는 서해문고 대표 `김흥식`님이 쓰신 4900원 짜리 책이 있는데요
살짝 살펴보니 출판, 도서정가제 그리고 가격 책정등에 관한 이야기들이 담겼더라고요. 그냥 생각을 끼적거렸다고 쓰신긴 했지만 출판인의 입장을 이해할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붉은돼지 2015-11-11 10:40   좋아요 0 | URL
몇몇 엄청 헷갈리는 이름들이 있어요...단어 기억 상실증도 깊어가고...뭐 어쩔 수 없는 일이죠 ㅋㅋㅋ
말씀하신 `산책`은 일단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기회닿으면 구입해서 함 읽어볼 작정입니다.~~

transient-guest 2015-11-13 0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훈 작가의 부친이 정협지의 작가였다는 사실은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지금은 구할 수 없지만, 제 기억으로는 당시 무협지의 대명사처럼 불렸다고 합니다.

붉은돼지 2015-11-13 15:36   좋아요 0 | URL
김훈 작가의 부친이신 `김광주`라는 분 인터넷을 좀 뒤져보니 대단하신 분이더군요...
원래는 정통 순수(?) 문학을 하셨는데....무협소설을 썻다는 것도 그렇고
한때 김구를 보필한 것...윤봉길과의 친분 등등......
 

일요일은 아침은 소생이 붉은돼지표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었다. 간편하고 간단해서 가끔씩 해먹는다. 원래 스크램블 에그는 계란에 우유와 버터를 넣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생은 우유와 버터 대신에 야채류를 넣는다. 예전에는 야채계란전 비슷하게 만들어 먹었는데 이 야채계란전은 밀가루전에 비해 접착력이랄까 서로 붙어있는 그 끈끈한 힘이 약해서 뒤집다 보면 부서지기 십상이어서 전의 둥근 형태를 유지하기가 무척 어렵다.

 

 

소생이 비록 견문이 일천하지만 그래도 나름 또 본 것은 있어서 한번은 중국집 요리사들이 흔히 하듯이 손목 스냅을 이용하여 조리중인 식재료를 가볍게 뒤집는 그 기술을 계란전에 시연하다가 크게 낭패를 본적이 있다. 커다란 계란전이 공중에서 힘겹게 한번 재주를 돌긴 돌았으나 비상한 계란전이 지상에 착지할 지점을 소생이 정확하게 계산해내지 못한 것이다. 우리 부엌이 생긴 이래 최대의 참사였다.

 

 

후라이팬에 안착하지 못한 계란전의 일부는 공중제비 돌고 낙하하는 그 엄청난 속도로 후라이판 모서리에 부딪혀 부서지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계란전의 1/4 정도가 장렬히 산화했다. 산화는 비록 참담했으나 한편으로는 아름답고 눈부셨다. 아아아!!! 꽃 같이 부서졌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전을 뒤집을 때 손목 힘 조절에 실패하여 계란전이 너무 높이 날았던 것이 패착이었다. 그날의 참사이후로 손목 스냅을 이용한 뒤집기 기술은 우리 부엌에서 영원히 퇴출되었다.

 

 

뒤집기 신공이 금지된 후로 그냥 주걱으로 계란전을 뒤집다 보니 온전한 둥근 형태가 자꾸 부서지길래 그냥 다 부수어 조리해서 먹으니 이게 맛이야 당연히 그 맛이 그 맛이고 보기에도 뭐 그리 나쁘지 않았다. 굳이 어렵게 둥근 형태를 유지할 필요도 없고 조리하기도 더욱 간편해서 요즘은 계란전 형태가 아닌 스크램블식으로 많이 해서 먹는다.

 

혜림씨가 아빠의 이 요리(요리라고 할 것도 없지만...) 좋아해서 뿌듯하다. 오늘 아침에도 아내가 혜림씨에게 물었다. '엄마가 해주는 백종원표 뽁음밥 먹을래? 아빠가 해주는 스크램블 에그 먹을래?' 혜림씨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스크램블 에그를 선택했다. 참고로 이야기하자면 아내의 백종원표 뽁음밥도 맜있다. 스크램블 에그의 레시피는 이렇다. 붉은 색 파프리카 1/4개, 노란 색 파프리카 1/4개, 피망 1개, 양파 1개, 계란 4개, 소금 조금, 포도씨유 조금.

 

 

1. 일단 야채를 먼저 후라이판에 뽁는다.

 

2. 미리 풀어놓은 계란을 붓고 눌지 않도록 뒤적 뒤적하면 끝.

 

그냥 음식만 찍으려니 섭섭해서 어제부터 읽고 있는 '라면을 끓이며'와 함께 찰칵

 

밥에 덜어놓고 김치반찬에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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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11-08 14: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앙- 맛있을 것 같아요!! >.<

붉은돼지 2015-11-09 09:03   좋아요 0 | URL
사실 맛은 뭐 별로...그다지...
저는 뭐 심심한 맛에 먹어요^^

살리미 2015-11-08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양파랑 대파를 넣어서 저렇게 자주 해먹어요. 진짜 맛있거든요^^ 야채 잘 안먹는 애들도 잘먹어서 더 자주하게 되요.
붉은돼지님 레시피처럼 파프리카랑 피망도 넣어봐야겠네요^^

붉은돼지 2015-11-09 09:05   좋아요 0 | URL
저도 어떨때는 대파는 부추를 썰어 넣어서 해먹기도 합니다.^^
계란요리는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어서 좋은 거 같아요...

지금행복하자 2015-11-08 1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색깔이 예술인데요 ㅎㅎ

붉은돼지 2015-11-09 09:05   좋아요 0 | URL
색색 파프리카를 넣으니 색감은 좋아요 ^^

몬스터 2015-11-08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저녁에 ( 뒤집기 신공을 사용해 ) 만들어 먹을 겁니다. ㅎㅎ 쇼핑리스트 방금 업뎃 했습니다. ㅎㅎ

붉은돼지 2015-11-09 09:07   좋아요 0 | URL
섣불리 신공을 시연하다가 주화입마되시는 일이 없도록 ㅋㅋㅋㅋㅋㅋ
내공이 필요합니다. ㅎㅎㅎㅎㅎ

해피북 2015-11-09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 자상하세요 ㅋ 저두 요즘에 계란지단 뒤집기 연습하는데 저는 소형 후라이펜으로만 연습해요. ㅋ 설거지거리 하나라도 줄이자는 목표로 말이죠~오늘저녁은 스크램블 에그로 먹어야겠어요. 맛있는 점심 드세요^~^

붉은돼지 2015-11-10 09:05   좋아요 0 | URL
자상이라고 하시니....ㅋㅋㅋㅋㅋ
아내가 들으면 아마 흥흥흥!!!! 콧방귀를 ㅋㅋㅋㅋㅋ
설거지거리 줄이는 거 거저 정말 중요하죠...별거 아닌 거 같아도 하나라도 줄이고 싶은 마음이에요
제가 뭐 설거지를 많이 하지는 않지만서도요^^
 

 

 

 

문학동네와 모나미의 꼴라보레이션이라하고 보기에도 쫌 멋져 보여서 기대를 했었다. 소생의 소견으로는 볼펜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역시 분뇨처리기술이 관건이다. 필기감이니 그립감이니 어쩌고 저쩌고해도 하얀 종이에 일필휘지로 글자를 갈기는데 처음부터 ’이 덩어리로 나와버리면 재미없다. 모나미 꼴라는 실망이다. 기대가 너무 컸다.

 

이 꼴라가 시리즈로 나오면 꼴렉션 차원에서 다 구입하려고 했는데 작전 취소다. 견문 일천한 소생이 써본 볼펜 중에서는 파카 볼펜이 최고였다. 모나미 꼴라가 7700원인데, 파카 볼펜은 8500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파카는 선이 굵다. 굵은 걸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쨌든 소생은 800원 더주고 파카를 선택하겠다. 파카는 이 잘 안나온다. 사실 볼펜보다는 만년필에 대한 로망을 품고 있는데 만년필은 너무 비싸서 참고 있다. ‘문구의 모험을 살까 말까 고민중이다.

 

오랜만에 볼펜을 잡아보니 뭐라도 끄적여야 할 것 같아 몇자 적어봤어요. 생각해보면 손편지를 마지막으로 쓴 게 언제였는지 까마득합니다. 아마 군대있을 때 였던 것 같습니다. 25년 되었군요.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가 생각나서 옮겨봅니다. 영화에도 나왔었죠. 황동규가 고3 때인가 19살 때인가 썼다고 합니다. 소생도 열아홉 스물 나이 땐 술자리에서 가끔 저런 시도 외우곤 했습니다만 이젠 다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즐거운 편지 -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해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그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모나미 꼴라로 쓴 편지입니다. 좀 잘 써보려고 했는데 마음대로 안되었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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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5-11-05 1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침마다 출근 안하고 이불 뒤집어쓰고 엎드려 책 읽고 싶다고 생각하는 날들이예요.
모나미는 잘 모르겠지만, 파카 볼펜은 확실히 똥이 안 나오죠.
편지 밑에 탈모, 냄새 어쩌고 광고가 눈에 띄네요. ^^

다락방 2015-11-05 11:5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저는 편지만 봤었는데 감은빛님 덕에 탈모랑 냄새를 보게됐네요. ㅋㅋㅋㅋㅋ

붉은돼지 2015-11-05 12:30   좋아요 1 | URL
눈 밝으신 감은 빛 님 ㅋㅋㅋㅋ
바닥에 깔린 신문의 `김*월 가모` 광고입니다.
제가 연식은 쫌 되지만 그래도 아직 탈모는 아닙니다....냄새는 더더구나 아니구요...ㅋㅋㅋㅋㅋ
부디 오해 없으시길 ㅋㅋㅋㅋ

서니데이 2015-11-05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은 글씨를 잘 쓰셔서서 좋으시겠어요. (진심으로 부럽습니다!!)
파카나 모나미의 고급볼펜은 가격이 조금 높은 편이네요. 최근 학생들 많이 쓰는 제트스트림이나 시그노, 아니면 마하펜 같은 펜도 그럭저럭 쓰기에 괜찮은 편이기는 해요. 얼마전에 저렴한 만년필을 샀는데, 이제는 익숙해져서 그런지 중성펜이 더 편한 것 같더라구요.
말씀처럼, 요즘 날씨가 책읽기 적당히 좋은 날씨 일 것 같아요.
붉은돼지님,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붉은돼지 2015-11-05 12:33   좋아요 1 | URL
글씨 잘 썼다는 말씀 듣자니 진심으로 부끄럽습니다.^^
모나미 꼴라는 껍데기에는 신경 좀 쓴 듯 하지만 필기감은 보통 볼펜이랑 똑 같습니다.
7700원이나 주고 살 필요는 없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혹시 수집이라면 또 모르지만요 ^^

다락방 2015-11-05 1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씨 잘 쓰시네요, 붉은 돼지님. 편지로 보자면 똥을 닦아가며 쓰신 건지 딱히 똥이 눈에 띄지도 않고요.
저도 펜 욕심이 좀 있는지라 이걸 살까말까 고민했는데, 이 유용한 페이퍼를 읽고 과감하게 안 사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붉은돼지 2015-11-05 12:3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다락방님^^
자세히 보시면 덩어리 큰 `똥`은 없지만 그래도 `날`자, `쌀`자, `있`자, `찾`자 등등등에 자잘한 찔끔찔끔 싼 `똥`들 천지에요 ㅋㅋㅋㅋㅋㅋ
모양은 좀 빠졌지만 필기감은 그냥 보통 볼펜이나 똑 같아요~

만병통치약 2015-11-05 1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카드사인말고는 펜으로 글씨 쓸일이 한달에 100자도 안되요 ㅋㅋ / 가뜩이나 못 쓰는 글씨 이제 쓰는 법도 잊어버리겠어요.

붉은돼지 2015-11-05 12:39   좋아요 1 | URL
요즘은 카드 싸인도 전자로 ㅜㅜ
사실 특별히 공부를 하거나 필사를 하거나 하지 않으면 글씨 쓸 일이 없긴 없죠...

stella.K 2015-11-05 1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런 거 끼워 팔지 말고 책 가격을 좀 더 합리적으로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끼워 팔아서 오는 물건들 언젠가 쓰레기 됩니다.ㅠ

근데 오랜만에 보는 손글씨로군요. 좋네요.^^

붉은돼지 2015-11-05 12:42   좋아요 0 | URL
저도 요즘은 사은품에 대한 흥미가 조금 떨어졌습니다....
책을 구매해도 사은품을 신청안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사은품 구매하면 마일리지 지출도 있고.....그냥 마일리지 세이브하는 게 더 나은 것 같아요.^^

후이 2015-11-05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원 언저리의 제브라나 BIC 볼펜도 분뇨처리가 깔끔한데 말이죠.

붉은돼지 2015-11-05 12:57   좋아요 0 | URL
글쎄말입니다요 ^^
7700원이면 볼펜으로는 고가인데......혹시 제꺼만 특별히 `똥`이 많은지도 모르죠...뭐....

후이 2015-11-05 13:01   좋아요 0 | URL
저도 테스트 삼아 흰종이 위에 써보았는데. 전 악필인 탓인지 떵이 더 많았습니다ㅎㅎ

살리미 2015-11-05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꼴라 ㅋㅋㅋ 굉장히 탐났었는데 안사길 잘했네요^^ 저도 볼펜 `똥`을 극도로 싫어하는데, 파카 볼펜은 남편이 회사에서 쓰고는 `건망증 때문에` 양복 주머니에 꽂고 와서 집에 여러개가 있지만 ㅋ 무겁고 펜이 좀 두꺼워서 선호하진 않고요~
아들이 추천한 제트스트림에 빠져서 이젠 모든 필기를 제트스트림으로 하고 있어요^^ 1.0, 0.7, 0.38이 있는데 저는 가는 걸 선호해서 0.38을 좋아해요^^
`똥`이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펜 때문에 갑자기 손편지를 받아서 기분 좋은데요? ㅎㅎ

붉은돼지 2015-11-05 16:15   좋아요 1 | URL
저는 제트스트림이란 필기류가 있는 줄 몰랐습니다. 한번 써봐야겠습니다..
인간도 똥 안싸고 살 수가 없듯이 볼펜에게 있어서도 `똥`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뭐랄까 슬픈 운명이랄까 ㅋㅋㅋㅋㅋ

비로그인 2015-11-05 1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거의 살 뻔했지 뭡니까~~ㅎㅎ
다정하신 붉은돼지님~덕분에 볼펜분뇨처리문제에서 해방되었습니다~~

붉은돼지 2015-11-05 16:07   좋아요 0 | URL
기념으로 하나쯤은 괜찮은 것 같아요 ^^;;
제가 이거 모나미 꼴라 불매운동하는 것 같아서...--;;;

지금행복하자 2015-11-05 14: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 정말 거의 살뻔 했습니다~ 감솨드려요~^^

붉은돼지 2015-11-05 16:08   좋아요 1 | URL
어머! 행복하지님까지......--;;;
저 혹시 모나미 블랙리스트에 올라가는 것은 아닐까요????
돼지가 원체 소심해서..ㅋㅋㅋㅋㅋ

icaru 2015-11-05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독성 짱인 글씨체입니다.
물론 내용도 짱입니다.
감사해요~ 하하!

붉은돼지 2015-11-05 16:1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이카루님
글씨도 예쁘게 내용도 충실하게 써 볼려고 했는데...잘 안되었어요 ㅜㅜ
다음에 기회있으면 잘 써보겠습니다. 하하하!!!

나타샤 2015-11-05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구의 모험..꼭 읽어보시길..재밌더라구요. *^^
굿즈에 욕심은 나지만..어쩐지 볼펜에 마음이 안가서..그만두었는데. 잘한 듯..

붉은돼지 2015-11-05 16:11   좋아요 0 | URL
문구의 모험 살까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나타샤님 추천하시니 믿고 꼭 사서 보겠습니다. ^^

책읽는나무 2015-11-05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님의 손글씨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가 눈에 띄네요^^
저는 중학시절 황동규시인을 가장 좋아했어요 짝사랑 했었던 옆반 아이 이름이 시인의 이름과 똑같았거든요 그래서 시인의 시집을 읽으며 그아이가 나에게 쓴 시인가보다~~~그러면서 얼마나 아끼면서 읽었던지~~~^^
그래서 저에겐 황동규시인이 좀 특별한? 시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좀 우습기도 하네요 그런 어이없는 혼자만의 상황극에 빠져 놀았다니~~ㅜ

붉은돼지 2015-11-06 09:2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책 읽는 나무 님의 황동규씨는 요즘 어떻게 잘 지내시는지??? 소식은 듣고 계시는지요 ㅋㅋㅋㅋㅋ

해피북 2015-11-05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펜 `분뇨`라는 표현에 한참을 큭큭 거렸어요 ㅎㅎ 센스쟁이 붉은 돼지님!
글씨도 정말 잘쓰시는데요 ㅎ 저는 예전에 `소소책방 책방일지`라는 책에서 만년필에 대한 언급이있어서
저도 막 가지고 싶더라구요. 책에서 소개하는 만년필은 `라미 사파리 만년필`로 4만원대인데 요즘에도
계속 고민중에 있어요. 잘 쓸수 있을까 싶어서 말이죠 ㅋㅋ 아참 저두 문구의모험이 궁금했는데
나타샤님의 댓글을 보니 읽고싶어지네요 ㅎㅎ

붉은돼지 2015-11-06 09:29   좋아요 0 | URL
저도 만년필에 대한 로망이 있어 예전엔 파카 두개정도 가지고 있었는데...이게 또 그렇게 많이 쓸일이 없더라구요...그래서 처박아 뒀더니 .....잉크가 땡땡굳고 녹이 슬고,,,,지금은 고물이 되었어요 ㅜㅜ

라미도 써봤는데 괜찮더군요...만년필은 관리를 좀 해줘야해서 저처럼 게으른 돼지에게는 어울리지 않을지도 몰라요 ㅜㅜ

책탐 2015-11-05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바구니에 넣어뒀던 문동전집을 삭제하였습니다..고민하던 중 반가운 글이네요. ㅋ

붉은돼지 2015-11-06 09:31   좋아요 0 | URL
어머!! 이러다가 제가 문동에서도 블렉리스트에 올라가는 건 아닐까요 ㅋㅋㅋㅋ
소심한 돼지는 걱정스럽습니다..ㅜㅜ.

곰곰생각하는발 2015-11-05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ㅡ 오오오 ! 필체 좋으시네요. 상위 1%입니다. 전 이런 필체를 좋아합니다. 붉은 돼지 님을 필두로 필기체 릴레이나 함 할까요 ?

붉은돼지 2015-11-06 09:35   좋아요 0 | URL
아아구!!! 곰발님~~ 이거 왜이카십니까 ㅋㅋㅋㅋ
제 길지않은 전생애를 통털어,,,,공부든,,, 재력이든,,,달리기든,,,노래든(이건 아님..),,,,외모든.(이건 더구나 아님)..,,,그것이 무엇이든간에 상위 1%에 진입한 역사가 없습니다. 곰발님 덕분에 오늘 이런 쾌거를 이루었습니다..너무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
그럼...곰발님부터 필기체 릴레이 한번 해보시죠 ㅋㅋ

cyrus 2015-11-05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믿지 않으시겠지만, 제 필체랑 조금 비슷해요. 그래서 붉은돼지님의 글씨체는 정말 좋아요. ㅎㅎㅎ

붉은돼지 2015-11-06 09:45   좋아요 0 | URL
이런!!! 제 필체가 cyrus 님 필체랑 비슷하다니 영광입니다. ^^
언제 시간나시면 유려한 필체를 한번 보여주시죠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5-11-05 1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이웃님들께~~~ 하시니 뭐, 저를 개인적으로 부르시는것 같은 느낌에 기분이 좋아요^^
이런 내용의 이런 손글씨... 정말 감동적이에요. 손글씨 멋지세요~~~~!

붉은돼지 2015-11-06 09:38   좋아요 1 | URL
정말 워드 아닌 손으로 편지써본 지가 너무 까마득합니다....
주위에 손으로 직접 쓴 짧은 엽서라도 가끔 하나씩 보내봐야 겠습니다..^^

fledgling 2015-11-05 2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손 편지 훈훈하네요~^^ 날 추워지고 있으니 감기조심하시고 열독 리뷰 기대할께요~!

붉은돼지 2015-11-06 09:39   좋아요 1 | URL
편지에 건강이야기를 넣을려고 하다가 그냥 책 이야기만 했습니다...
정말 날이 점점 추워지고 있어요....환절기에 감기 조심해야죠...특히 저같이 골골체질은 ㅋㅋㅋㅋ
겨울을 감기없이 따뜻하게 보내세요~

초딩 2015-11-06 0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작전 취소요 ㅎㅎ

붉은돼지 2015-11-06 09:41   좋아요 0 | URL
제 볼펜만 약간 `똥`이 많은지도 모르고,,,,또 제가 보기와 달리 `똥`에 조금 예민한지도 몰라요...사실 `똥`없느 볼펜이 거의 없잖아요........그래도 모양은 예쁩니다.--;;;

살리미 2015-11-06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알라디너가 선택한 주간 인기글이라 다시 들어오게 됐어요^^ 붉은 돼지님 너무 소심한 거 아닙니까?
여기 저기에 블랙리스트로 올라가실까봐 마지막에 전향하신 듯 한데요? ㅋㅋㅋㅋㅋ

붉은돼지 2015-11-08 12:58   좋아요 0 | URL
제가 보기는 이래도 참으로 소소하게 소심합니다. --;;;
리스트에 오를까봐 걱정이 태산이에요..ㅋㅋㅋ

보슬비 2015-11-07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블랙리스트 될까 걱정하시는 붉은 돼지님을 보면서 이 페이퍼가 11월 당선되시라고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그리고 정말 손글씨 좋으세요. 손글씨 잘 쓰시는 분들을 보면 엄청 샘납니다. ^^

붉은돼지 2015-11-08 13:0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보슬비님...
이달의 페이퍼 당선되면 모두 보슬비님 덕분으로 알겠습니다. ㅋㅋㅋ

그 당첨금으로 모나미 꼴라 2탄을 구입하면 좀 그럴까요???
사실 필기감은 좀 그렇지만......수집으로는 또 괜찮은 것도 같아서요..^^

양손잡이 2015-11-07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나미 기존 볼펜에 껍다구만 따로 씌워서 나온 펜이야요... 저는 수집 목적으로 샀습니다 ㅎㅎ 파카라면 죠터 말씀하시는 건가요? 알려주시면 저도 좀 사겠습니다 홀홀..

붉은돼지 2015-11-08 13:02   좋아요 0 | URL
맞아요 ^^ 껍데기만 좀 좋은 걸로 덮어 씌운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수집 목적으로는 나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계속해서 나온다면 말이죠..
파카는 그냥 파커인데요.. 죠터는 뭔지 모르겠습니다.
보통 파는 볼펜있잖아요..인터넷에 8500-10000 정도 하던데요..
이게 조금 굵게 나오죠...`똥`은 확실히 적은 것 같구요...저는 괜찮더라구요.^^

transient-guest 2015-11-07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나미 하면 뭐니뭐니 해도 옛날의 그 100원짜리 펜이죠. 제가 한때 한국가면 그걸 곽으로 사다가 쟁여놓고 쓰곤했죠.ㅎㅎ 지금은 펜으로 글씨를 쓸 일이 없다보니 글씨체도 망가지고 해서 주로 연필을 씁니다만....볼펜 똥을 주기적으로 닦아주면서 글을 쓰던 생각이 나네요.ㅎ

붉은돼지 2015-11-08 13:04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에선 그래도 볼펜하면 역시 모나미죠
뭔가 깨끗하게 써야 할때는 휴지로 볼펜 촉에 묻은 `똥`을 딱아가면서 글자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