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쟁의 흑역사 - 시장 질서를 박살 내고 세계경제에 자살골을 날린 무모한 대결의 연대기
이완배 지음 / 북트리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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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승률을 높이는 최고의 전략 중 하나가 바로 미치광이 전략(madman strategy)이다."나는 죽는 한이 있어도 핸들을 꺽지 않는 미치관이다."라는 사실을 상대에게 분명히 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대가 보는 앞에서 손을 뒤로 묶어 버리는 게 이런 전략에 속한다. 손을 묶으면 핸들을 꺾고 싶어도 꺾을 수 없다. 갈 데까지 가겠다는 것이다. 이 모습을 본 상대는 등골이 서늘해진다.'와, 이거 내가 먼저 핸들을 안 꺾으면 둘 다 죽겠구나.' 라는 공포가 엄습한다.이 상황에서 상대 쪽은 선택의 폭이 매우 좁아진다. (-5-)

그런데 배를 타고 무역을 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이들은 후추와 향신료를 찾아 실로 먼 거리를 배로 이동했는데, 이러다 보면 반드시 배가 통째로 돌아오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폭풍우를 만나거나 ,해적을 만나거나 등의 이유로 말이다.

그래서 유럽인들이 생각한 방법이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것이었다. 선주 한 사람이 배를 만들어 무역을 하면, 성공했을 때 돌아오는 몫은 크지만 실패 했을 때 입는 타격도 상상을 초월한다. 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업을 주도하는 이가 사업을 함께할 투자자, 즉 주주들을 모집한다. 이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가 바로 주식회사다. (-34-)

영국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이 무역 적자를 감당할 능력이 없었다. 이때 영국 상인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비열한 방법으로 이를 만회하려고 했다.바로 아편(opium)을 청에 수출하는 것이었다.

영란정쟁 이후 영국의 동인도회사는 네덜란드 등 유럽 여러 국가를 누르고 인도지역을 장악했다. 그런데 인도 일대에는 양귀비꽃이 널리 재배되고 있었다. 약간 덜 익은 양귀비 열매에 상처를 내면 하얀 즙이 나오는데, 이것을 가공하면 아편이 된다.이 아펴는 당시 유럽에서 꽤 널리 사용되던 마취제였다. 즉 아편은 의약품이었던 셈이다. (-76-)

이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노예제가 폐지된 이유는 백인들이 인권에 눈을 떴기 때문이 아니다.그들이 벌인 전쟁은 경제적 이권을 위한 것이었고 노예제 폐지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구호였을 뿐이다.

자본주의 발달과 함께 노예제는 역사 저편으로 사라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유는 노예제가 더 이상 돈을 잘 벌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런데 이런 비인간적인 제도를 수 세기 도안 운영한 자들 가운데 피해자들에게 사죄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97-)

문제는 동서양을 한 번에 있는 바닷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물론 바닷길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지중해에서 홍해와 아라비아를 거쳐 인도양과 서태평양에 이르는 루트인데,문제는 이 길이 중간에 끊겨 있었다는 것이다.세계지도를 보면 알겠지만,지중해와 홍해 사이에는 삼각형 모양의 땅(시나이반도)이 떡하니 가로막고 있다.그 탓에 지중해와 홍해를 오가는 상인들은 일단 배를 내려 육로로 이동한 뒤 뒤 다시 배를 타는 번거롭기 짝이 없는 과정을 거처야 했다. (-115-)

케인스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1919년 열린 파리강화회의에 영국 대표단 일원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파리강화회의가 평하의 유지가 아니라 독일을 압살하는 보복적 방식으로 결론을 내자, 실망한 채 런던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몇 달 만에 『평화의 경제적 결과』 (The Economic Conserquences of the Peace,1919)라는 명저를 남겼다.

케인스는 이 책에서 :감정을 잠깐 접어 둑소 냉정하게 경제적 현실을 적시하자."라고 주장했다. 만약 독일을 거덜 내서 망하게 하면 독일 혼자 망하지 않는다는 게 케인스의 예측이었다. 당시에도 유럽은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공동체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한 곳이 망하면 반드시 경제적 여파가 이웃 나라로 번지게 된다는 것이 케인스의 시각이었다.

케인스는 독일에 가혹한 배상금을 물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정치 존리를 앞세워 경제를 내다보지 못하는 각국 정치인들의 행태에 강하게 분노했다. (-133-)

1955년 미국이 조만간 인공위성을 발사하겟다고 발표한 데 이어,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Sputnik 1)를 쏘아 올리는데 성공하면서 미국과 소련 두 나라의 우주 경쟁이 막을 올렸다. 그리고 이는 1970년 중반까지 약 20년 도안 '스페이스 레이스' 라는 말에 걸맞을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216-)

이 사건 이후 불안해진 선진국들은 너도나도 미국 연방 정부로 달려가 내면서 금을 내 달라고 요청했다.하지만 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71년 8월, 너무도 태연히 "우리는 그만한 양야의 금이 없어서 내줄 수 없다"고 선언해 버렷다. 보유한 금의 양만큼만 달러를 찍겠다는 약속을 미국이 헌신짝처럼 내던진 것이다.이것이 바로 닉슨 쇼크(Nixon shock)라 불리는 사태다. (-249-)

달라이라마는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추진하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다. 당연히 중국으로부터는 큰 미움을 받는다. 그런데 어떤 나라의 정치지도자가 달라이라마를 만났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연구 팀이 무려 159개국의 사례를 조사했는데 그 결과가 충격적이다.

어떤 나라 정치 지도자가 달라이라마를 만났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그해 국가의 대(對)중국 수출이 10퍼센트 정도 급락한다. 구체적으로 국가원수, 또는 정부 수반급이 달라이라마를 만나면 수출감소 폭이 평균 8.1 퍼센트다. (측정 기법에 따라 16.9 퍼센트가 되기도 한다. ) (-269-)

미국이 자랑하는 군수 기업들? 미국 정부가 때때로 전쟁을 일으켜 주지 않았다면 그들 또한 절대 지금 같은 거대 세력이 될 수 없었다. 실제로 미국 군산복합체는 정부를 부추겨 전쟁을 일으키기까지 했다. 이토록 정부로부터 막대한 혜택을 받은 자들이 정작 세금을 내라고 하면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고 정부는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게 가증스럽지 않은가? (-308-)

경제를 공부하는 이유는 우리가 IMF 를 겪은 후 국가 부도를 경험한 이후 ,걍제리스크와 함께, 경제적,사회적 변화를 인식하였고 인지했기 때문이다. 역사속에 세계공황도 경제적 사건에 해당되며,경제를 공부함으로서,사회적 리스크를 덜어낼 수 있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역사를 공부하여,교훈을 얻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역사는 판단과 선택에 있어서, 증거가 될 수 있다. 판사가 판례에 근거하여, 판결을 하듯, 부동산 전문가, 역사 전문가, 정치 전문가에게 판단의 기준이 필요하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게 전쟁 배상금을 받아내려는 행위가 제2차 세게대전을 초래한다. 결과론적으로 독일 배상금 대신 다른 우회적인 선택을 했다면, 제1차 세계대전에 이어서,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위대한 경제학자 케인즈의 주장도 정치적 논리에 따라서, 반영되지 못했다. 역설적으로 그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에 위대한 경제학자로 남게 되었다.

실크로드 그리고 수에즈 운하가 건설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사막을 지나가는 낙타에 의존해 왔던 물류에 대해, 수에즈 운하를 건설함으로서, 대량의 물건을 멀리 이동시킬 수 있었으며,진정으로 동서양 물류교환이 이어질 수 있었다.비록 수에즈 운하 건설로 10만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결과론적으로 수에즈 운하의 경제적 혜택을 우리는 누리고 있다.

전쟁을 피하면 좋겠지만, 전쟁을 일부러 부르는 경우도 있다. 미국 주도의 베트남 전쟁과 이라크를 상대로 한 걸프전이다. 제2차 세게 대전 이후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었던 미국의 자존심을 뭉갰던 전쟁이 베트남 전쟁이다. 게릴라전에 의해서, 베트남 사람들은 고엽제의 고통 속에서,나라를 지켜낸다.경제와 전쟁에 있어서, 도덕을 언급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 속에서 교훈을 얻고 있다.대한민국이 4.3 사태와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 여전히 역사적 사과를 미루며,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이유도 그러하다. 친일 행위에 대해 비판하면서도,정작 그러한 문제가 나의 문제가 되면, 소극적인 저자세로 일관할 때가 있다.

앞으로 전쟁은 또 발생할 수 있다.소말리아 해적이 등장한 이유도 먹고 사는 문제에 있다.아편전쟁도 마찬갖비다. 자원이 고갈되거나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전쟁으로 사회를 진정시키고, 새로운 질서을 만들어낼 수 있다.대한민국이 조선이라는 거대한 사회적 질서에서 벗어나 현대적 사회질서를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에 있었다. 전쟁은 경제를 흔들어 놓고, 그로 인해 경제적 변화가 발생한다.자원과 에너지 문제로 전쟁이나 내전이 생겨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기후 문제나 환경 문제가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으며, 세계패권은 미국 주도에서, 새로룬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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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쟁의 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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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오십 이제 조금 알 것 같습니다
홍미옥 지음 / 서랍의날씨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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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울적해 나 자신이 초라하다고 느껴질 때는 삶의 의욕이 사라진다. 일상생활에 재미가 사라지고 처진 마음이 되면 그 여파는 고스런히 주변 사람에게 전파된다. 가족이든 직장동료든, 친구에게라도 우울한 감정이 전해지기 마련이고 분위기는 더 다운될 수 밖에 없다. 나중에는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자신이 싫어서 사람들과 상대하는 것이 꺼려질 때도 있다. (-33-)

'혈소판 감소증'이라는 병명도 생소한 질벼이 찾아왔다.치료가 잘되지 않아 병원을 옮겨 다니며 치료하느라 더 힘든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 대장암이 발견되었다. 대장암 수술을 해야 했지만 혈소판 감소증 때문에 할 수도 없었다. 1년 동도안 혈소판 감소증 치료에 전념한 후 겨우 대장암 수술을 할 수 있었다. (-87-)

작고 사소한 불편함을 주는 자식에게는 더 많이 베풀어야 핣지도 모른다. 가끔은 불편함을 주더라도 부모의 환경은 계속 간섭하며 살펴야 할지도 모른다. 내가 좀 불편하더라도 자식은 자식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챙기고 보살펴야 하는 것이 오십 대의 현실이다. 나의 관심이 누구에게도 불편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155-)

브런치스토리는 그렇게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작가라는 타이틀을 주었고 작가로서 마음껏 글을 쓸 수 있도록 최고의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막상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고 보니 글을 쓰는 것이 어려워졌다. 책임감이 따른다고 해야 할까. 아무 글이나 가볍게 써서는 안 될 것 같고 글 쓰는 것이 조심스러워진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글쓰기를 주춤거리고 있을 때 브런치스토리에서 이미 자리를 잡고 그를 쓰고 있는 글벗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함께 글쓰기를 하자는 공지 글에 냉큼 신청해서 동참하게 되었다. 공개적으로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글쓰기를 해본 적이 없는 나에겐 무모한 도전이었다. 그래도 해보고 싶었다. 나의 글쓰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그때가 오십이었다. (-207-)

지금가지 나는 항상 괜찮은 사람이었다. 내가 조금 아파도 괜찮고, 내 것을 뺏겨도 괜찮고, 다 내주고도 괜찮다는 반응를 보이며 살았다. 때론 상처받아 아픈 것이 싫고 아까워서 주기 싫을 때고 있다. 나도 내 것을 가지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싫다는 내색을 하지 못하고 살았다. 좋게 말하면 희생정신이 강했고 나쁘게 말하면 줏대 없이 나의 주장이 없는 사람이었다. (-224-)

무탈하다는 것이 내 삶에 얼마나 좋은 것인지 잊고 살 때가 있다.남들보다 더 많이 가져야 했다, 남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그러나 그것이 부질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는다. 나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불현듯 찾아오게 되는 죽음이라는 공포와 걱정 때문이다.

젊다는 것은 오로지 나만 아는 삶이다.나의 삶이 중요하고,내것이 소중했다. 때로는 오마했고, 때로눈 교만했으며, 자만한다. 남들이 나와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건강하였고,의욕이 넘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였다. 하지만 인생의 전환점 50이 되면 달라진다. 날씨가 바뀌면, 내 몸이 귀신같이 알아차린다.비가 오거나,날씨가 꾸무리하거나, 모든 것이 다 귀찮아진다. 그럴 때, 스스로 의욕적인 일상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결국 나 스스로 포기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노안이 익숙해지는 삶, 호르몬이 바뀌는 그러한 순간이다.

오십 이후 여성은 호르몬의 변화를 마주하면서 당황스럽다.폐경기가 시작되고, 몸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저자는 현소판이 감소하였으며,대장암이 걸렸다. 내 살에 대해 의욕적이 삶,진취적인 삶을 놓쳤다. 의욕이 사라짐으로서, 자신감마저 사라진다. 내 삶의 변화보다 안정을 먼저 생각하고,안주하게 되면,나이를 의식했다. 무너질 순 없었다..삶의 동앗줄을 잡기위해서, 내 삶의 의미와 가치를 스스로 찾아야 했다. 나의 삶을 기록함으로서, 삶의 의욕을 만들어 나갔다.브런치 작가로서 살아감으로서,내 글이 서로 공유되고,소통됨으로서, 나의 삶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무탈한 삶을 고마워하고,주어진 삶에 대해서 감사함을 느끼게 되면,하루 하루 소중해지는 삶을 살아갈 수 있고, 작은 일을 시도하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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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혜 작가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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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인 2
제인도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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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조는 그날 일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너무 당황했기 때문일까? 사장 집 테이블 위에 파란 쇼핑백과 상자가 주사기, 약병과 함께 널려 있었는데. 게다가 그녀는 그걸 들고 상무의 집으로 내려가지 않았던가. 하지만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아, 아닙니다. 혹시나 해서.

대충 얼버무렸다. (-27-)

의혹은 의혹을 낳는다. 내 의심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날 대리 기사로 불렀던 것은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고의였을까? 이 일을 밝히고 싶다. 이를 입증하면 내 혐의를 벗을 수 있을 텐데. 기소유예가 취소된다면 다른 직업을 구하는 것도 좀 더 자유로워질 텐데. 여기서 굴욕적으로 버틸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난,이를 입증할 수가 없다.증거가 없다. 어디까지나 내 추측일 뿐.이런 내 생각은 그저 망상에 그치는 걸까? (-48-)

"증거 자료를 남기는 겁니다.저도, 그리고 유찬 씨도 준비를 해 둬야지요. 아니길 바라지만, 유찬 씨 얘기를 들으니 전무님이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아요.회사를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이 한쪽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점잖게 말했지만 단단히 화가 난 것 같다. 그의 말이 옳다.전무가 나를 내쫓기 전에 나도 방어할 무언가를 준비해둬야 한다. (-120-)

나도 사실 전무가 제일 수상하다.방영태 실장을 이 회사로 끌어들인 사람도 조규진 전무이고,그가 없어진 이후로 이익 본 사람 역시 전무다. 박영태 실장의 죽음 뒤에는 그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가 블루 블러드 회원이라는 확신이 없다.

"아니. 내가 계속 야근했잖아요.회사 증원하는 것에 대해 ,그런데 그 돈이 나올 구석이 없거든?"

"손영익 대표가 투자한 돈 있잖아?" (-207-)

점심 후, 편의점에서 커피를 마시며 5분쯤 여유를 즐겼을까. 갑다기 어디선가 날카로운 비명이 들렸다. 까아아악~! 그리고 웅성대며 사람들이 몰려든다. 커피르 마시고 있던 나는 호기심에 편의점 밖으로 나가 그들 틈에 끼어들었다. 그들이 둘러싸고 있는 공간에는 한 여자가 누워 있었다. 길고 곱슬거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번져 나온 벌건 피가 바닥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옥상에서 뛰어내린 건가. 난 바닥에 쓰러진 여자 가까이 다가섰다. 그리고 여자의 얼굴을 보고 경약하고 발았다. (-275-)

"박영태 실장님은 왜 협박하신 겁니까? 왜 죽게 만드셨어요?"

"전무님과의 뒷거래 문제로 내가 협박한 건 사실이지만, 죽음을 선택한 것은 박실장이었어요.내가 아니란 말입니다."

"차에 장난친 것도 그럼 사장님이셨겠네요."

"그건 뭐...." (-368-)

내 앞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의식하지 않는다. 삶에서,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의식하면서 ,인지하면서 , 살아가는 것은 상당히 고단하고 피곤한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말했던 것을 다 기억할 순 없다. 하지만 과거를 복기하여야 할 때가 있다. 어떤 일이 생겼거나, 나의 의도와 상관없는 계획된 일이 생길 때다. 유찬에게 동창 정이준의 죽음이 우연을 가장한, 바로 그런 계획된 일이었다.

이제, 유찬은 자동차 전문 기자에서, 대리기사로,대리기사에서 수행기사로 일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무관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야 했다. 처음 정이준이 죽었던 그 찰나의 순간, 그 순간을 어디까지 기억하느냐에 따라서, 억울함을 풀어야 했고, 기소유예된 범죄사실을 스스로 무죄라고 밝혀야 했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일들을 해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 무엇보다도 유찬은 내 주변에 일어나는 연속된 죽음을 견디지 못했다.차라리 유찬 스스로 죽은 편이 나았을 지도 모른다. 같이 일했던 사람이 죽었고,사랑했던 이가 죽었고,이제 자신이 죽어야 하는 순간이다. 하지만 아직 죽지 않았기에 계획된 범죄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는 유찬에게 남아 있었다.

로비스트 윤조가 있었고, 사랑하는 민가영이 있었다. 로비스트에게 누군가를 좋아하고,사랑하는 것은 진심이 아닌 비즈니스를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 로비스트 윤조의 행동 하나하나를 놓칠 수 없었던 이유다. 유찬은 이제 ,자신의 과거의 디테일한 것까지 찾아내는 의무가 있었다. 증거를 찾고,힌트를 찾고,단추하나 놓칠 수 없었으며, 티끌 만한 것 하나도 놓칠 수 없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저지른 어떤 목적들이 유찬의 주변 사람들이 죽어야만 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물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비밀을 들추어서도 안되고, 비밀을 알고 있는 이들을 살려두어서도 안된다는 걸, 유찬은 알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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