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렇게 보냈습니다 - 소소하지만 의미 있게, 외롭지 않고 담담하게
무레 요코 지음, 손민수 옮김 / 리스컴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레 요코의 책 『그렇게 중년이 된다』 , 『남자의 도가니』 『모모요는 아직 아흔 살』 을 읽었으며, 이번에는 『오늘은 이렇게 보냈습니다』을 읽게 되었다. 그녀는 1954년생이었으며, 50대 초반부터 자신의 나이를 인식하면서 살아왔다. 통상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맞춰가는 나이 듦의 기본 법칙에서 벗어나서,나름 자신을 위한 삶, 세상의 틀을 바꾸는 삶이 무엇인지 생각하였고, 그것이 어느 정도 먹어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삶이란 무섭고 두려운 일이 아닌, 시간을 견뎌야 하는 것 임을 무레요코는 말하고 있다. TV를 틀면, 소일거리 없이 , 멍하니 보고, 흥분하고,드라마를 보는 일상, 무의미한 삶에서 벗어나, 무언가 세상에 이바지 할 것을 찾아나가고 있었으며,그것이 특별히 커다란 일이 아니어도 괜찮다. 돌아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세상을 바꾸는 일은, 특별한 일, 큰 일, 남들이 해내지 못하는 일을 떠올릴 수 있다. 무레 요코는 일상속에서 얼마든지 자신의 삶을 바꿔 나가고 있었다. 포기하지 않는 삶, 플라스틱을 줄여 나가는 삶, 덜 쓰는 삶, 줄여 나가는 삶, 뜨개질을 하거나, 과거의 새활습관을 낡았다고 버리지 않고, 새롭게 탈바꿈하는 삶으로도, 우울하지 않으면서,자기만의 방식으로 ,충분히 밝고,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것들을 이 책에서 이해할 수 있었고,내가 하지 못했던 것들, 하루하루 반복된 삶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술을 읽고 책을 그리는 아이는 다르다 - 독서와 미술을 통한 인성교육
김승희 지음 / 라온북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손 놀이는 손과 눈의 협응력이 필요한 활동이다.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손을 사용해 할 수 있는 손 놀이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점토 놀이, 퍼즐 놀이, 블록 놀이, 종이접기,그림 그리기 , 만들기,종이 오리기, 색깔 맞추기 등 다양한 활동들이 있다. (-18-)

이처럼 아이들은 듣고, 말하고, 일고, 쓰는 과정을 통해 언어 발달의 결정적인 시기를 맞는다. 이 결정적인 시기의 첫 장을 여는 '듣는 행위' 를, 아이들은 부모가 읽어주는 그림책 이야기를 들으면서 청각적 집중력과 어휘력을 향상시키게 된다. 또한 부모의 목소리를 통해 말의 리듬, 높낮이, 끊어 읽기 등 언어의 기술을 경험하며 언어 감각을 습득하게 된다. (-51-)

경험은 온전히 아이의 것이 되어야 한다. 학습이든 놀이든 아이가 주도적으로 그 일을 행할 때 온전히 아이의 자산으로 남을 수 있다. 진로를 결정하는 일도 마찬가지이고, 다양한 문화와 예술 작품, 책을 접해 경험하는 것도 온전히 아이의 것으로 남아있게 하자. 다만 부모는 이 과정에서 아이를 현명하게 가이드 해 주기만 하면 된다. (-127-)

《털털털 굴삭기》 는 저마다 가진 장점들은 다르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말해준다. 굴삭기는 자신도 누군가의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뿌듯해 하면서 신나게 길을 간다. 그 모습이 의연하면서도 멋지다. (-177-)

《숨 쉬는 항아리》 를 다 일고 난 후에 아이들에게 물었다."집에 옹기나 항아리 하나 정도는 다 있지?" 그러자 아이들은 저마다 다양한 답변을 내놓았다. "우리 집에는 없어요.","저는 할머니 집에서 봤어요. 김칫독요.", 또 다른 아이는 "우리 집은 김치 냉장고에 김치가 있는데요." 라고 했고, 어떤 아이는 민속촌에서 본 적 있다면서 각자 경험담을 꺼내놓았다. (-197-)

요즘 강조되고 있는 교육, 전인적 교육이 있다. 이 전인적 교육은 이성과 지성, 감정이 균형잡힌 교육을 의미한다. 이 말이 등장한 것은 이 전의 교육이 전인적 교육 대신 , 이성과 지성을 우선한 교육이 먼저였다. 예술이나,문학은 소수에 의해 목적을 가진 교육으로 생각하였고, 그것이 우리 교육이 사회적 문제의 대안을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다. 전인적 교육과 인성 교육이 강조되고 있는 이유다.

독서와 미술을 통한 인성교육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러했다. 책을 읽고 ,미술을 그리는 아이가 아닌, 미술을 읽고,책을 그리는 아이가, 제4차산업혁명의 차세데 리더가 될 수 있다.이해력과 어휘력, 논리력을 추구하였던 과거의 교육에서 벗어나, 공감과 소통, 상상력을 키우는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상상력이 빠진 교육은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을 도출할 수가 없다. 진정한 융합 교육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전환하면서,불가피 했던 산업 인재를 키우기 위한 교육이 사회적 높은 지위에 있는 직업군에 있는 이들이 자신의 이익과 명예를 우선함으로서,사회 내부의 사회적 기득권이 되고 말았다. 상식을 강조하면서, 상식적이지 않는 사회적 행동을 사회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유다. 상상력,미술 교육이 빠져 있기 때문이며,공감력과 상상력이 빠진 교육이 반쪽짜리 교육이라는 것에 대해 공감대를 형설할 수 있었다. 30년 전 누군가가 책에 낙서를 하면 ,혼났다.상상력을 저해하는 교육을 당연시하였다. 미술과 음악 대신 판검사, 의사,변호사, 회계사로 나아가면, 출세의 길,성공의 길이었다. 즉 상상력을 키우기 위한 미술교육은 사람과 나를 연결하고,서로에게 필요한 소통과 경청을 가능하게 한다. 상상할 수 있었기에 공감할 수 있었고, 공감하는 주체가 모여서,건강한 사회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이러한 변화가 모여서,서로에게 필요한 미래 교육을 만들어 나간다. 독서(Reading) 와 미술(Art) 로 사고력과 감수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개팅에 진저리 난 사람들이 보는 책 - '나는 솔로' 탈출을 위한 데이팅 앱 사용 설명서
유연 지음 / 북스고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학교 입학시험에서 1등을 했어요. 할아버지께서 "우리 손녀가 1등 했다"라고 친척들에게 연락을 돌렸습니다.아빠는 친구 아들보다 제 성적이 우수하자 자랑거리가 새겼고요. 표현이 없고 무뚝둑하신 아버지께서 첫 중간고사 전날 술 취해 사 오신 초콜릿을 수능 알까지 먹지 않고 간직했다면 믿어지나요?아버지께서 주신 초콜릿 하나가 그 어떤 공부 자극 글귀보다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끝까지 치열하게 공부한 것은 저의 욕심이지만 그 시작은 존재를 확인받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16-)

데이팅 앱의 대명사 틴더를 살펴보겠습니다. 틴더의 슬로건은 취향 맞는 남사친, 여사친을 찾는 것입니다.'오늘 저녁 홍대에서 곱창 먹을 사람?' 이란 글을 올리면 현재 홍대에 있는 사람 중 곱창 당기는 사람을 연결해 주는 SNS 입니다. (-59-)

서울에 사는 서른 살 교사입니다.

저는 에너지가 많고 밝은 편이라 통통 튄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저의 에너지 충전소는 여행과 맛집 탐방입니다.

방방곡곡 돌아다니며 맛집 대동여지도를 만들어 놔서 나중에 데이트 코스는 제가 책임질 수 있어요!

취미는 발레와 복싱입니다. 운동을 가리지 않고 좋아해서 운동 데이트도 해 보고 싶습니다.

제가 찾는 분은, 솔직히 다 보긴 하는데 무엇보다 죽이 맞아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남자입니다. 단 흡연하는 분은 싫습니다.

앱이지만 진지하게 짝을 찾고 있고요. 결혼 생각도 있어서 같은 생각인 분을 만나고 싶습니다. (-133-)

흰 티에 청치마를 입은 여자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흰 티에 청바지를 입은 남자가 멀리서부터 손을 흔들며 다가옵니다. 누가 봐도 커플입니다.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듯한 춧풋한 커플은 좋아 죽겠다는 표정으로 손 자물쇠를 채웠어요. 앞도 보지 않고 서로를 보면서 꽃게처럼 걷습ㅂ니다. (-178-)

1일 4타 만남이 어덯게 가능하냐고요? 하루를 점심식사, 식후 커피, 저녁 식사, 가볍게 술 한잔으로 나누고 같은 이야기를 4번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반복 말하기는 소개팅 봇의 기본 기능이니까요.

가을이 되자 소개팅 봇은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우선 취미 활동을 멈췄어요. 언제든 소개팅할 수 있도록 시간을 비워 놓았습니다. 제 삶은 오직 소개팅을 위해 쓰였어요. (-191-)

결론부터 말하면 마지막이 될지 모를 남자를 만났습니다.소개팅 백번 끝에 드디어 만났네요. 하늘에서 보리 보리 보--리 하다가 쌀을 던져 준 듯 행복했습니다. 이 얼마나 할렐루야를 외치며 108배를 할 일인지 이만큼 소개팅하지 않았다면 모를 겁니다. (-225-)

골드스푼, 글램, 꽃보다 소개팅, 당연시,바닐라 브릿지,블러리, 블릿, 스카이피플, 아만다, 여보야, 울림, 위피, 정오의 데이트, 튤립, 틴더,이들은 데이팅 앱이다. 결혼정보회사를 대신하여, 여사친, 남사친과 데이트를 하거나 조건만남을 위해 만들어진 유료 ,무료 데이팅앱이며, 온라인 소개팅 앱이기도 하다. 데이터앱의 특서에 따라서, 조건이 까다로운 데이팅 앱도 있다. 데이팅 앱은 단순히 젊은 남녀가 만남을 통해 식사를 하거나, 나에게 어울리는 남자, 나에게 어울리는 여자를 탐색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결혼정보회사와 차이라면, 가볍게 만남을 통해서, 나의 취향에 맞는 사람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저자는 학교 선생님으로서 틴터 앱을 활용하여, 교사가 아닌 다른 직업을 가진 남성과 데이트,소개팅을 하였으며, 그들의 외모와 성격, 센스, 취향과 취미까지 읽어 나간다. 결국 서로에게 맞는 남성들을 만남으로서, 100번의 소개팅 끝에 평생 짝을 찾았으며, 아기를 가졌고, 데이팅앱을 탈퇴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데이팅 앱에 대한 편견이 어느 정도 줄어들 수 있었다. 데이팅 앱에 대해 원나잇만남으로 생각할 수 있다. 특히 교사는 교사와 만나고, 결혼해야 한다는 것이 , 결혼을 목저그로 할 때, 상식으로 보았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결혼하지 않는다. 교사마다 연애관이 다르고, 가치관,경제관도 차이가 날 수 있다. 그것을 극복할 수 있고, 나에게 맞는 베필을 찾음으로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싱글,1인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사회분위기에서, 소개팅 앱 사용설명서 처럼 읽혀지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직업, 소명이 되다 - 길을 찾을 수 있다면
김동혁 외 지음 / 더로드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충무로에서 일하는 대학교 동기로부터 전화가 왔다." 너 요즘 놀고 있다면서? 우리 회사는 홈쇼핑 카탈로그를 만드는 곳이야. 홈쇼핑 카피라이터로 일해 보지 않을래?" 그 당시 난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면접을 보러 사무실을 찾아갔다. 충무로는 인쇄업체의 메카로 불리는 곳이다. 디자인 작업을 하면 인쇄업체에 넘기기 전 교정, 교열과 디자인 감리를 보기 위해 가야 하는 곳이 충무로였다. 대학교 시절 학교 과제를 위해 마감에 쫒기며 충무로에서 밤을 많이 샜다. 디자인하는 곳을 벗어 날려고 했지만 역시나 도돌이표처럼 또다시 충무로에 터를 잡았다. 홈쇼핑 카탈로그 디자인과 편집을 하는 외주 업체였는데 디자이너가 훨씬 많았다. 취재기자 겸 카피라이터는 오로지 나 하나였다. 나를 가르쳐 줄 선배나 팀장은 없었다. 영등포 지역 케이블 TV 취재기자와 CJ 홈쇼핑 카탈로그 카피 문구 작성이 나의 주 업무가 되었다. 취재를 핑계로 외근할 수밖에 없는 근무환경이 너무 좋았다. 나는 역시 사무실에서 가만히 앉아서 일할 타입이 아니었다. (-23-)

상업계 고교에서 취득한 주산,부기,타자.한자, 펜글씨 자격증이 전부인 나였지만, 나의 적성에 맞는 일은 이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더욱더 강하게 느껴졌다. 더불어 열심히 하려는 열정도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사장님은 어느 날 나를 불러 놓고 말씀하셨다.다른 직장을 가도 좋으나, 갈 곳을 마련한 뒤에 그만두는 게 올바른 생각이라고 조언하셨다. (-103-)

흥미로 배운 것들이 운 좋게도 일로 연결됐다. 홈스쿨을 배워 그룹을 만들고 공동육아를 한 것처럼 3D 코딩 융합 전문가 과정은 3D 융합 협동조합의 이사로 초대되어 키트 제작이나 수업 지원을 하게 되었다. 전문가 과정 덕분에 아르바이트 일도 하고,이때 만난 스타트업 대표를 도와 1년을 일하기도 했다. 회사를 나온 이후 일은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춰 선택적으로 했다. 아이들의 일상에 맞춰 하루 6시간을 넘기지 않고 약속이 된 경우만 시작했다. (-177-)

사전적 의미로 소명(calling, 召命) 이란 ,'개인적 삶의 목적을 실현하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의미한다. 종교적 의미로 쓰여지고 있으며, 헌신이라는 또 다른 의미를 품고 있다.직업에 소명이라는 단어가 쓰여진다면, 일에 대해서,직업에 대해 책임과 의무,역할과 헌신이 요구된다는 것이며, 나의 직업에 대한 신뢰와 믿음, 성장을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다.

사람에게 인성이 필요한 것처럼,직업에는 소명이 필요하다. 잠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다가 멈추더라도,소명을 가진 이들은 다른 사람과 다른 차별화를 느낄 수 있으며, 다시 쓰여진다. 일에 대해서 처음과 끝이 마무리가 잘 될 수 있고,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 소명이라는 단어에 직업을 서로 연결하지 않는다.

멘 땅에 해딩하더라도, 길을 찾아서,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있고,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다. 길을 찾을 수 있다면,직업은 얼마든지 나의 소명이 될 수 있고,그 일을 단순히 처리하지 않는다. 항상 직업으로 자기 실현이 가능하며, 누군가에게 그 사람을 추천을 할 수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추후 그 사람의 미래가 달라진다. 작가 김동혁, 김상미, 김신혜, 김은경, 박선우, 이복선, 최덕분, 최연우, 한보리,황금 에게 직업에서 길을 찾는 방법을 얻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걷기의 인문학 - 가장 철학적이고 예술적이고 혁명적인 인간의 행위에 대하여
리베카 솔닛 지음, 김정아 옮김 / 반비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행의 역사는 글로 쓰이지 않은 은밀한 역사다. 노래의 작은 패시지, 노상의 작은 패시지, 인생 사의 작은 패시지, 그리고 책 속의 작은 패시지에서 그 역사의 편린들을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육체적 보행의 역사는 직립보행과 인체 해부의 역사다. (-17-)



조이스의 소설 『율리우스』 와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부인』 에서 주인공들의 머릿속에 뒤죽박죽 뭉쳐 있는 생각들, 기억들은 그들이 길을 걸을 때 가장 잘 풀려나온다. 바꾸어 말하면,보행이라는 비 분석적, 즉흥적 행위와 가장 잘 어울리는 사유는 이런 비체계적, 연상적 유형의 사유다. (-44-)



핵전쟁과 공산주의의 공포가 대부분의 미국인을 순응과 탄압의 참호로 몰아넣던 시대,미국 역사에서 가장 음산했던 시대, 평화에 찬성을 표시하는 것도 영웅적 용기가 필요하던 시대였다.길을 떠난다는 것, 1953년 첫날의 평화 순례자처럼 입고 있는 옷 한 벌과 주머니의 "빗, 접는 칫솔, 볼펜, 자기 글, 쓰던 편지" 외에는 아무것도 소지하지 않고 길을 떠난다는 것은 가히 놀라운 일이다. 그녀가 화폐 경제에서 이탈한 것은 경제 호황의 시대, 자본주의가 자유의 성체(聖體) 로 모셔지던 시대였다. (-99-)



자기가 걸어가는 곳과 자신의 상상을 겹쳐봄으로써 그야말로 상상 속 영토를 걸어가는 사람들도 있다.미국 목사이자 보행광 존핀레이(John Finlay) 가 친구에게 쓴 편지를 보아도 알 수 있다."내가 혼자 하는 놀이가 있는데 알려드릴까요. 매일 이곳을 걸으면서 그 거리만큼 지구상의 어딘가를 걷는 놀이입니다.지난 6년 동안 거의 3만 2000 킬로미터를 걸었으니, 지구의 육지 부분을 한 바퀴 돈 셈입니다. 1934년 1월 1일부터 어젯밤까지는 약 32,000킬로미터를 걸었으니,북극에서 밴쿠버까지 걸어간 셈입니다. 나치 건축가 알베르트슈페어는 키르케고르와 그의 아버지처럼 교도소 마당을 왔다 갔다 하는 동안 상상으로 세계를 한 바퀴 돌았다. 잉글랜드 시골에서 1년 간 살다가 맨해튼으로 돌아온 미술 평론가 루시리파드는 자기 생활에서 너무나 중요한 일과였던 산책을 맨해튼으로 돌아온 후에도 계속해나갈 수 있음을 깨달았다."일종의 육체 이탈이었다. 한걸음, 한걸음, 날씨를 느끼고,질감을 느끼고, 풍경을 느끼고,계절을 느끼고, 야생의 것들을 만났다. " (-129-)



떠돌이 인물은 워즈워스와 같은 시대 작가들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었다. 그런 작품에서 걷기는 재미와 모험을 찾아 여행하는 사람들과 생존을 위해 떠돌이 생활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야말로 공유지를 제공했다. 잉글랜드 문화에서 걸어가는 일이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모두에게 대체로 평등하게 환영받는,흔치 않은 무계급적 활동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는 말을 나는 심지어 지금까지도 잉글랜드 사람들로부터 듣는다. (-184-)



캠벨이 걷는 이유는 많은 경우 명분 있는 모금을 위해서였다. 그 점에서는 걷기 마라톤 참가자들과 비슷한 데가 있다.(캠벨이 스태프 인건비, 홍보비 등 종종 크게 불어나는 여행 경비 마련을 위해서 명분을 물색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하루에 80키로미터를 걷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고,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또 그렇게 걷는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며,음습한 날씨에 황량한 도로를 날마다 그렇게 걸어서 오스트레일리아 아웃백을 도파한다는 것은 지독한 일이다.그 일을 캠벨은 해냈다. 95일 만에 5000키로미터 오스트레일리아 횡단에 성공한 것은 세계 신기록이었다. 그녀의 두 다리는 목표를 향해서 가차 없이 매진하지만, 그렇게 걸은 후에 남는 것은 걸었다는 사실 밖에 없다. 아름다운 풍경도, 즐거움도 업소, 사람들과의 만남도 거의 없다.12만 8000킬로미터를 걸어가는 그녀의 목표는 자신을 옥죄는 고통을 두 발로 털어내고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이지만, 그녀가 자기의 가치를 설파하는 대목들은 걱정스러우리만치 불투명하다. (-216-)



처음부터 시에라클럽에는 여러 가지 내재적 모순이 있었다. 뮤어를 비롯한 창립자 일부는 산에 가다 보면 산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고 산을 사랑하다 보면 산을 보호하는 정치적 투쟁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이런 믿음에서 시에라클럽은 등산과 자연 보호가 결합된 단체로 출범했다. (-246-)



도시와 시골을 막론하고 보행의 역사는 자유를 찾아나서는 역사이자 즐거움의 의미를 정의하는 역사였다.그러나 시골에서의 보행은 자연을 행한 사람을 도덕적 당위로 삼으면서 시골 땅을 보호하고 시골 땅의 울타리를 부술 수 있었던 반면에, 도시에서의 보행은 언제나 비교적 그늘진 행동이었다. 도시 보행은 호객, 크루징, 산책, 쇼핑, 폭동, 시위,도망, 배회 등, 아무리 즐거워도 자연을 향한 사랑 같은 고고한 도덕적 울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행동들로 쉽게 바뀐다. 그러니 도시 공간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사람은 별로 없었고, 그런 주장을 펴는 얼마 되지 않는 자유주의자들과 도시 이론가들조차 보행이 공공장소를 사용하고 공공장소에서 거주하는 가장 흔한 방법이라는 점을 거의 인지하지 못했다. (-281-)



실비아플레스(Salvia Plath) 가 그 이유를 일기에 적은 것도 열아홉 살 때였다."여자로 태어났다는 건 내 끔찍한 비극이다.길에서 일하는 사람들, 선원들과 병사들, 술집 단골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풍경의 일부가 되고 싶은데, 익명의 존재가 되고 싶은데, 경청하고 싶은데, 기록하고 싶은데, 다 망했다. 내가 어린 여자라서, 수컷으로 습격 당하거나 구타당할 가능성이 있는 암컷이라서, 남자들이 어떤 존재인지,남자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데, 그렇게 궁금해하면 유혹한다고 오해받는다. 모든 사람과 최대한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374-)



여자들은 공공장소에 있는 동안 사적인 부분(private parts) 을 침해당하는 일이 놀라울 정도로 자주 발생한다. 영어에도 여자의 걷기를 성별화하는 표현이 많다. 창녀를 뜻하는 표현으로 길거리를 걷는 사람(streetwalker),거리의 여자(woman of the strssts),도심의 여자 (woman on the town),공공의 여자(public woman)등이 있다. (-375-)



라스베이거스 도심은 한때 철도역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기차로 도착한 사람들은 카지노와 호텔이 밀집해 있는 지역인 '반짝이는 협곡(Glitter Gulch)'까지 걸어간다는 생각에서였다. 미국 여행자들이 기차 대신 자동차를 이용하게 되면서 도심의 초점이 이동했다. 1941년,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91번 고속도로 변(지금의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 최초로 카지노 호텔 단지가 들어섰다. 오래 전에 그곳을 지나가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연례 반핵 집회에 참여하라고 네바다핵실험장으로 가는 길이었다. 잠이 들었다가 우리가 탄 자동차가 스트립에서 정지 신호에 걸리는 바람에 눈을 뜨게 되었는데, 네온의 꽃밭, 네온의 덩굴 숲이 펼쳐져 있었고,네온사인 글자들이 춤을 추기도 하고 방울방울 흐르기고 하고 폭발하기도 했다. (-445-)



리베카솔닛(영어: Rebecca Solnit, 1961년 6월 24일 ~ )은 미국의 저술가, 비평가, 역사가, 여권 운동가이다. 1980년대부터 환경, 반핵, 인권 방면으로 다양한 사회적 운동에 참여해왔다. 그녀의 특별한 저서 『걷기의 인문학』 는 1990년대에 쓰여진 책이며, 지금처럼 걷기 열풍이 대한민국에 불기 전에 쓰여진 책이다.



저자는 걷기를 통해서,철학과 사유,사색과 평화를 얻는다.걷기 순례 중에서 가장 유명한 걷기는 800km 에 달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이다. 이 책에는 걷기의 효용가치 뿐만 아니라 걷는 문화 속에 숨겨진 사회적 차별과 혐오,여성 인권까지 훑어 나가고 있었다.여기서 걷기는 단순히 직립 보행하여, 걸어가는 것이 아니다. 시골길은 자연 속에서 걷는 숭고하고, 경이로운 변화,활동이다.자유와 고독,평화는 걷기를 통해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걷고 싶다고 해서 걸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걸으려면, 목적과 의도가 있어야 한다. 때에 따라서 여성의 걷기는 타인에게 시선이자. 차별과 혐오,유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빌게이츠는 걷기 주간을 적극 이용하여, 다음 해 사업을 구상하였으며, 칸트는 정기적으로 걷기를실행함으로서, 철학적 사유를 얻었다. 즉 걷기는 느리지만 깊은 생각하고, 생각을 비우는 동시에 철학적 사유와 영감을 얻는다. 소설가 무라카미하루키가 마라톤과 걷기예찬론자인 이유도 그러하다. 21세기 현대에 들어와서 걷기는 적극적 사회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걷기를 통해 조직을 만들고 사람을 모으면서, 공동체 간의 소통과 대화의 장을 만든다.걷는 것이 단순하게 서로를 확인하는 것이 아닌 평화를 적극 홍보하는 동시에 내가 무엇을 하는지 어필할 수 있는 중요한 홍보 수단이 되기도 한다. 피오나 캠벨(Flyona Campbell)은 5000km이상의 걷기를 통해서,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하였으며, 6년 동안 32,000km의 거리를 걸은 이도 있다. 걷기의 역사는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이며,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인간의 도시는 걷기에 최적화된 형태로 도시가 설계될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