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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으로 쓰는 춤
김윤정 지음 / 오렌지디 / 2023년 6월
평점 :





그러고 보면 우리는 각자 독백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페르난두 페소아는 "훌륭한 대화는 두 개의 독백"이라고 했다. 아리송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생각해 보면 그럴 수도 있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을 표출하고 있지만, 정작 누구를 향해서 떠들고 있는지 모른다. 대상이 있는데 대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대상들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아우성이다. 우리는 하고 있는 말, 하고 싶은 말, 듣고 싶은 말이 다 다르다. 우리는 같은 시간, 같은 공간 안에 살고 있어도 너무나 다양한 가치관으로 생각하고 살고 있다. (-28-)
페소아는 『불안의 서』에서 지성인들을 사회 밖으로 추방하면 그들은 죽어버릴 수도 있다도 말한다. 노동하는 법을 모르고 지성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류의 불행을 지적했던 지성인이 없었다면, 인류는 불행을 인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나라는 인간은 그렇게 지성인도 아니자. 어중간한 지성으로 노동도 할 줄 모르고 자기 잘 난 맛에 사는 나르시시스트 예술가이다. (-33-)
눈으로 보이는 것은 믿어야 하나?
물체들은 서로에게 할 말이 있을까?
그것이 예술인지 아닌지 누가 결정하지?
왜 우리는 죽음을 슬퍼하지? 죽음을 축하할 수는 없는가?
데카당스의 반대발은 무엇인가?
아름다움은 결정하는 것인가? 그것은 의지가 필요한가?
우리가 믿었던 과학과 정치는 우리를 난국에서 구했나? (-97-)
대부분의 거리는 비포장도로로, 우리나라의 1970년 대 느낌도 있었다. 관광사업이 주된 나라이니만큼 호텔 주변이나 풍경들이 유럽과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아 살짝 실망 아닌 실망을 했지만, 야자수들과 습한 기온은 확실하게 달랐다. 그리고 소금 광산 옆의 염도 높은 호수에 들어가 둥둥 떠다니며 여유를 만끽하기도 했다. (-143-)
어느 날 우리는 그 시절 양옥집이라 불리던 형태의 2층짜리 붉은 벽돌집을 지어, 그 동네에서 그리 멀지 는 않은 것으로 이사 가게 되었다. 뉴스에서는 연일 박정희 대통령의 사망 뉴스가 나오던 때, 우리는 그 마을을 떠나면서 그런 캐릭터의 이웃들과 오가며 지내는 삶에서 조금식 멀어져 갔다. 자전거를 타고 가끔 그 마을을 들렀지만 나도 점점 커가고 내 세계도 조금씩 달라지면서 그 시끌벅적하던 마을은 점점 추억으로 사라졌고, 서울로 이사를 오면서는 더욱 멀어져버렸다. 이제는 재개발되고 아파트촌이 빽빽이 들어서면서 그 마을은 사라졌다.'사라지는 것'들은'다른 곳'을 의미한다. (-243-)
나는 책을 읽지 않거나 명상하지 않고도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보통 사람들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본다. 그러면서도 정작 나 자신은 늘 스스로의 영혼을 다독이기 위해 책을 읽고 또 그것을 나의 현실 속으로 가져오려고 했다. 그 결과물이 모여 이 책이 되었다. (-299-)
작가 김윤정의 에세이집 『펜으로 쓰는 춤』이다. 이화여대 예술대학원에서 현대무용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한 이후, 유럽에서 ,라시아인 최초로 네덜란드 아른험 예술대학에서 무요을 시작하였고, 무용으로 디플롭을 받았다.스스로 나르시시스트 예술가라 말하고 있으며, 직얼을 말할 때는 안무가, 공영예술가라고 부른다. 그녀가 쓴 책 은 몸짓으로 표현하는 적극적인 춤이 아닌, 펜으로 쓰여진 춤사위라고 볼 수 있다.그리고 철학적 메시지를 하나 둘 담고 있다..
이 책을 읽고자 한다면, 페르난도 페소아의 『불안의 서』를 꼭 읽고 와야 할 것이다. 저자느 무인도에 가서 한 권의 책을 가져온다면, 페소아의 『불안의 서』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나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간다.그 책이 인생을 견뎌내는 유일한ㅇ 영홍의 책이기 때문이다.철학 에세이집 『펜으로 쓰는 춤』을 읽는다면, 이 책에서 저자가 읽은 책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책에는 그 책 속에 담겨진 철학작 메쏘드가 있었으며,그 안에서,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것들을 주섬주섬 박스에 담아보고 있었다. 여기서 박스란 내 인생의 가치관, 철학이 녹여 있느 그러한 박스였다. 그녀가 생각하는 삶이란 페소아가 『불안의 서』 에 쓰여진 그대로의 ,만들어 놓은 세계에 갇혀 있었다.어린 시절, 붉은 벽돌 2층 양옥집에서 살았던 그 시절, 지금은 잊혀진 1970년대의 우리의 삶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결국 이 책에서 우리는 저자가 독일에서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 그녀가 보여주는 예술적 세계관은 한국과 독일의 삶이 반영된, 어디에서 기초하였고, 어떠한 예술적 양식을 추구하고 있었는지, 다양한 책을 섭렵하고, 자신이 생각한 인생에 대한 기준, 나침반이 어디로 흘러들어가는지 이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