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의 민낯 - 겉치레를 죽여야 나라가 산다
허의도 지음 / 글마당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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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웬걸. 대통령의 파격적 의전해체 행보는 전체 글을 엉키게 할 정도였다. 2016년 6월이었나?그가 네팔의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던 당시 수염 덥수룩한 모습에서 충분히 짐작 가능했다. 잡다한 욕망을 내려놓고 심지어 버릴 줄 아는 그의 시선과 속내 말이다. (-11-)

장관대우급 의전이라고 들어 봤는가?

장관이면 장관이지 '(대우) 급' 은 뭔가 싶을 게다. 그것이 의전에서 필요한 것인 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의 잘 나가는 사람들은 늘 남들과 비교하면서 자신의 의전을 따지는 데 익숙하다.

그러니 권력이나 자리의 순위를 먼저 매겨놓아야 한다. (-33-)

의전은 당사자들만 근사함과 편안함을 누리는 행위다. 특히 의전을 받는 최고 책임자가 물 흐르듯 움직이는 것을 굳이 거부할 수 있을까? 의전을 행하는 자도 덩달아 좋다. 좀 더 과장하자면 최고책임자가 거품에서 허우적거리며 짓는 미소에서 묘한 쾌감을 얻는 거다. 드물게도 부수적으로 챙길 '떡고물'도 생겨난다. 그러니 일은 둘째이고 오직 의전으로 조직을 굴리는데 익숙한 모양새다. (-87-)

헌정기념관과 의원회관까지 거리는 300m 남짓.유난히 맑은 날,국회 경관을 감상할 겸 가볍게 걸었으면 좋았을 걸, 그들은 미리 준비된 6대의 대형 버스에 올랐다. 물론 미처 앉을 겨를도 없이 내리기 바빴을 테다.

초선의원들이 도착한 곳은 의원회관 2층 로비.'의원 전용 출입문'을 통해 들어왔다는 비판은 그만 두자. 점심행사장은 3층이었는데 국회사무처 직원들은 엘리베이터를 3대나 잡아놓고 당선자들을 실어 날랐다. (-129-)

회식장소가 고깃집인 경우 최악이다. 우리나라 특유의 고깃집 문화가 또 많은 프로토콜을 만들어 낸다.고기를 굽고 잘라 접시에 올려줘야 하는 게 누구 몫인지 다 알거다. 그러다 보면 고기 한 점 제대로 먹지 못한 채 들어오는 술잔만 들기 일쑤. 그러다 굽는 도중 고기를 여러 번 뒤집었다고 질타가 날아온다. (-176-)

방문 당일,이장희 씨는 부시를 자신의 사장자리로 안내 했다. 그런데 부시의 응답이 인상적이었다."You are the president here!" 여기에선 당신이 사장이라고 사양하며 손님자리에 앉았다. 그러고는 사태 때 24시간 방송으로 한국인의 안전에 기여해 준 점을 감사했다. 우리 같으면 어땠겠는가? 말을 하지 말자. 다만 당시 미국인뿐 아니라 한국교민도 잠시나마 행복했다. (-219-)

특히 그는 수행원 없이 혼자 다니는 것을 고집했다. 국외출장과 나홀로 여행용 가방을 끌고 다니는 경우가 흔하다. '왕의 행차' 처럼 고위임원과 부하직원을 줄줄이 거느리고 다니는 여느 재벌 회장이나 고급 공무원 과는 사뭇 다른 행동 방식이다.이와 관련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고교 시절 '라피도' 가방 하나만 매고 다닌 사실은 유명한 일화'라고 했다. (-259-)

의전해체는 실로 힘들다.

그렇다고 지레 포기할 일은 절대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된다. 세상에 극복하지 못할 이들이 어디 있겠는가? 비록 의전의 복원력은 상상 이상이지만 아예 굴복해야 할 정도는 아니다,

의전에 무심한 사람이 아직은 많다. 하지만 앞서 맹아론과 새싹에서 본 것처럼 이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도 상당수다. 그래서 미약하지만 불씨를 살리려는 시도가 지속되는 거다. 그러니까 불씨를 잘 살려 들불이든 횃불이든 확 타오르게 하면 된다. (-306-)

온통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행보가 화제다.

2017년 5월 10일, 임기를 시작한 순간부터 과거와 확 다른 모습을 보인 때문이다.'아무 것도 하지 말고 의전 하나만 해체하라'는 이 책의 메시지를 곱씹자니 성공 예감일 듯하다.

앞서 의전해체의 맹아와 주목할 만한 사례를 썼다. 별것도 아닌 필자의 경험까지 털어냈다. 실행의 상징으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에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상세히 적기도 했다. 그런데 어떤 것도 대통령의 상징만큼 강력하진 못할 테다."대통령이 저렇게 의전을 뿌리치고 해체하는데 하물며 우리가..." 식 분위기가 만들어질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바로 밴드왜건 효과 band-wagon effect 에서 이어지는 낙수효과 trickle-down effect 다. (-355-)

허의도 작가의 『의전의 민낯』을 읽은 이유는 대한민국이 의전 공화국이기 때문이다. 공항 의전, 차량의전,엘리베이터 의전 등등 무수한 의전이 있다. 의전에 대해서,봉건사회의 잔재이자 왕정 시대의 유물이라고 말하지만, 21세기 지금도 답습하고 있다. 의전은 격식과 서열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의전이 실행된다. 의정을 착실하게 챙김으로서, 떡고물을 챙길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진다. 그 떡고물은 권력, 돈, 승진과 같은 눈에 보이는 것들이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의전 해체가 파격적인 이유,그가 평산책방에 있으면서도, 의전을 갖추지 않고, 친서민적인 행보를 보여주는 이유도 그러하다.

하지만 보수 정부의 대통령은 의전을 착실하게 챙겼다. 역대로 지금까지 의전을 꼽씹었으며, 관용차량 뿐만 아니라, 의전 차량을 직접 보내서라도, 과도한 의전이 상식적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2017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수재 복구를 위한 자원 봉사에서, 장화 신는 의전을 친히 보여준 바가 있었다.자신이 장화를 직접 신는게 아니라,수행비서가 저화를 신겨주는 장면이다. 그 장면을 보면서, 홍준표느 손이 없아 발이 없야, 썩소를 보냈다., 체면을 중시하고, 권력지향적이면서, 안하무인인 상태, 그가 보여준 행동은 민심이반을 부추겼으며,보여주기식 수재 복구 자원봉사는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다.대한민국 재난에 정치인이 오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도 그렇다.

의전은 정치인의 삶과 엮여 있다. 대통령, 장차관의 과도한 의전이 대표적인 경우다. 여기에는 작 지자체의 의장이 의전을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관용차량을 시민의 세금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의전이다. 김무성의 '캐리어 노륵 패스'은 언론에서 희화화되었으며,그 당시 조롱거리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김무성의 노룩패스는 지금까지 정치인으로서 결격이라고 말할 수 있고,그의 정치 생명이 그 순간 끝나버린 이유다. 이처럼 의전이 상식선에서 행해지지 않고,과도한 의전이 나타날 때, 국민의 눈쌀싸를 찌푸리게 한다. 알아서 기어라, 굳이 말해야 아냐, 식으로,대한민국 사회가 지금까지 이어져 왔기 때문이며, 눈치 문화, 체면 문화,격식을 중시하는 사회문화가 대한민국 사회에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보수 뿐만 아니라 ,진보 정당 쪽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며칠 전, 예천군의 산사태 , 수재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할 때,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당대표의 과도한 의전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 도당 당사 사무실 앞에서, 이재명 당대표는 검은 세단에서,내렸고, 그 앞에 경북도당 위원장과 안동에천 지역위원장의 90도 숙인 모습은 의전에 있어서,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즉 사회생활을 잘하려면,의전을 잘해야 한다는 통설이 지금까지 있어왔다. 서열 중심사회에서,의전을 잘하는 사람이 승진을 쉽게 하고, 성공을 남들보다 빨리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앞에 90도 꺽은 인사를 보여주었던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 2024년 총선 공천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그것이 이재명 당대표를 향한 의전의 목적이었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이후 지금까지 의전해체를 보여준 것과 다른 횡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치인에게 과도한 의전은 민심을 잃어버리고, 고위 공무원이나 윗사람에게 눈치보게 되는 촌극이 빗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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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23-07-22 15:01   좋아요 0 | URL
2016년 KTX 플랫폼까지 관용차를 진입시킨 황교안 총리가 떠오르네요ㅋ
전 자가용타고 기차역까지 들어갈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첨 알알습니다
 
한국에 가혹했던 전쟁과 휴전
마거리트 히긴스 지음, 이현표 옮김 / 코러스(KORUS)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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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대령이 증오에 찬 음성으로 말문을 열었다.

"한국인들이 우리에게 한 마디 경고도 없이 한강 인도교를 날려버렸다. 서울시의 대부분 지역이 아직 한국인의 수중에 있는데 너무도 빨리 교량을 폭파했다. 자국의 많은 군인을 실은 트럭들이 다리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어떻게 다리를 날려버릴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은 수백명이 자국민을 살상했다. " (-34-)

나는 처치 장군에게 물었다.

"우리가 공세로 전환하게 되는 시점이 언제쯤 될까요?"

"아,네 ,2주 정도 ,아니면 아마 한달이면 될 겁니다."

그러자 키이스 특파원이 물었다.

"그러나 소련인이 개입하면요?"

"그들이 개입하면, 우리는 그들도 역시 격퇴할 것입니다." (-63-)

인천상륙작전에는 260척의 군함이 참여했다. 우리가 탄 수송함에 앞서 6척의 순양함, 6척의 항공무함을 포함하여 60척의 전함이 먼저 출발했다. 구축함들은 괄목할만한 활약을 했다. 6대의 구축함은 적의 해안포병중대의 사격을 유도하기 위해 신중하게 접근했다.이는 적이 해안방어포의 위치를 노출함으로써 아군 비행기들과 대형 전함들이 적을 공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이런 기만술은 성공적이었고, 구축함은 경미한 피해만 입었다. 48시간 동안 대형 함포사격이 해안을 강타하여 적의 저항력을 약화시켰다. (-176-)

해병들은 조립교를 공수받아 설치해야만 했다. 그들은 최단시간 내에 정확하게 그 일을 해냈다. 여덟 뼘 너비의 디딤판식 조립교가 공군 대형수송기의 커다란 복부에서 밀려나와 밑에서 대기하고 있는 해병대 공병들에게 전달됐다. 낙하산에 매달려 있었지만, 땅에 떨어지자 지표를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러나 손상되지는 않았다. 임시교량 설치 계획은 이렇게 추진될 수 있었다. (-240-)

리지웨이는 우려 섞인 어조로 답변했다.

"우리가 그러한 양보를 한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잘 아실 것입니다. 만일 공산주의자들이 북한에 제트기가 착륙할 수 있는 비행장들을 복구하고 개발한다면,나로서는 일본의 안전을 책임질수 없다, 그 말입니다!"

그는 현대 군용기의 운항 속도와 지리적 위치 덕분에 북한에서 출격한 항공기가 일본을 폭격하거나 기총소사하는 등 끔찍한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304-)

이렇게 위급할 때, 미 해병대 장성이 작전실로 걸어들어오더니 해병대 조종사들에게 다음과 같은 충격적인 말을 했다.

"매우 중요한 정보다. 우리(미 극동군사령부) 가 만주의 중공군 보급기지들을 송격하는 것리 금지되었다.그뿐만 아니라,워싱턴은 방금 스트레이트마이어(George Straqtemeyer, 1890~1969,당시 미극동군사령부 공군 사령관)의 압록강 다리 폭파 계획도 허가하지 않았다. 우리 공군이 출격 준비를 완료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369-)

마거리트 히긴스(: Marguerite Higgins, 1920년 9월 3일 ~ 1966년 1월 3일)는 미국인 종군 여기자다. 그녀는 1950년 6월 25일,북한군에 의해 처들어온 한반도 한복판에서 육지와 하늘, 바다에서 벌어진 잔혹한 6.25 전쟁의 한복판에 있었으며, 3년 이상 끌어온 한국 전쟁의 초기 6개월간, 1950년 12월까지, 한국전쟁의 양상을 하나하나 기록하고 있었다.그것이 책 『한국에 가혹했던 전쟁과 휴전』이다.

전쟁, 종군기자 하면,남성을 먼저 떠올린다.하지만 마거리트 히긴스는 남성종군기자 못지 않은 협상력과 외교력, 그리고 남다른 리더십을 가지고 있었다. 위험하 곳에 거침없이 들어갔고, 특종을 건졌다.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남자 일색의 군인들 눈에, 아리따운 종군 여기자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마거리트 히긴스 는 삶과 죽음이 겹쳐지는 전쟝에서, 군인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전쟁의 한가운데,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악취나고, 더러운 한국전쟁, 남한과 일본에 주둔하였던 미군은 한국전쟁을 일찍 종식시킬 수 있을 거라고 속단하게 된다. 한강 인도교 다리를 끊고 도망친 남한의 이승만 정부가 그녀에겐 이상하게 보였다.나라의 국운을 지켜야 한 대통령이 나라를 버리고 사라졌기 때문이다. 남한은 북한 군에 의해 남으로 남으로 쉽게 밀리게 된다. 사선 끝에 선 피난민들이 상황들, 먹고 자고, 씻는 그 모습 하나하나가 마거리트 히긴스 중군여기자에겐 색다르게 느껴졌을 것이다. 한편 미군은 북한군과 대치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 전쟁의 변수에 소련군을 우선했다. 3주 안에 전쟁이 끝날 거라고 생각했다.1950년 9월 15일 멕아더 장군이 이끄는 인천상륙 작전 성공 이후 서울 수도를 수복한 것으로 인해 한국 전쟁을 승리할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인해전술로 무장한 중공군의 기세는 미군의 저력을 막지 못했다. 마오쩌둥이 이끄는 중공군은 미군을 상대로 거침이 없었기 때문이다. 살고 싶으면 상대를 죽여야 하는 현실 속에서 마거리트 히긴스 가 보았던 전쟁은 쉽게 끝날 거라고 예상할 수 없었다. 무명옷을 입었던 남한 사람들을 기이하게 처다보았을 마거리트 히긴스 종군 여기자는 실시간으로 한국전쟁의 양상을 전세계에 타전하였으며, 책 『한국에 가혹했던 전쟁과 휴전』은 한국전쟁 한복판에 있었던 맥아더 장군이 보여주었던 리더십과 전략 미스,그리고 한국전쟁 총사령관으로 맥아더가 물러나고, 리지웨이장군으로 교체된 것까지 기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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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칭 더 보이드
조 심슨 지음, 김동수 옮김 / 리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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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5월 19일,베이스캠프. 간밤에 서리가 많이 내렸으나 아침은 하늘이 맑다. 나는 이곳에 적응하려고 여전히 노력중이다. 두려울 정도로 외지지만 동시에 짜릿하기도 하다. 소란을 떠는 산악인 무리도 헬기도 구조도 없는 깊은 산속의 이곳이 알프스보단 훨씬 낫다...이곳의 일상은 무척 단조롭고 현실적이다. 여기선 사건과 감정을 되새길 필요 없이 그냥 지나가게 놔 두면 된다. (-22-)

"능선은 보지도 못했어. 왼쪽 멀리서 능선의 끝부분을 언뜻 봤을 뿐이야. 무슨 예고 같은 것도 없었어. 균열도 없었고, 올라오자마자 그냥 뚝 떨어졌어. 가장자리에서 10미터는 무너진 것 같아. 내 뒤에서 말이야.아니면 발밑일지도 몰라. 어쨌든 함께 떨어졌어. 너무나 갑작스럽게!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으니까. 내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 외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었어."(-79-)

사이먼은 손을 뻗어 내 안전벨트를 잡더니 자신이 서 있는 곳으로 끌어당겼다. 얼마나 조심스럽게 내 몸을 돌려줬는지, 내가 그의 옆에 멈춰 섰을 때 나는 사면으로 바깥쪽을 향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매달린 스크루 옆에 하나를 더 박아 내 몸을 걸고 나서, 얼음을 파서 만든 자리로 내 다친 다리를 끌어 디디게 해줬다. 그때 문득 ,그가 나를 어떤 고통에 빠뜨렸는지 충분히 알고 있다고 느꼈다. 그런 배려는 "괜찮아.나는 그렇게 나쁜 놈이 아니야.이런 건 당연한 거지" 라고 조용히 말하는 것같았다. (-134-)

내가 크레바스를 빠져 나오는 것을 만약 누군가가 봤다면 웃음을 참지 못했을 것이다. 머리가 눈 위로 쑥 올라오더니 두더지처럼 바깥을 두리번거리며 훌터본 모습이었을 테니까. 나는 아이스액터를 크레바스 속의 얼음에 그대로 박아놓은 채 한 쪽 다리로 서서 머리를 바깥으로 내밀었다. 경치가 너무나 멋졌다. 빙하를 둘러싸고 있는 봉우리들이 환상적이어서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낯익은 봉우리들이 이전엔 결코 알아채지 못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204-)

눈송이가 얼굴에 무딪혔고 바란에 옷이 퍼력였다. 밤은 여전히 검은색이었다.얼굴에 붙어 있던 눈이 녹은 차가운 물과 뜨거운 눈물이 뒤섞였다. 이제는 끝내고 싶었다. 며칠 만에 처음으로 내 힘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에겐 누군가가 필요했다. 아무라도, 어두운 밤의 폭풍이 나를 데려가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나는 많은 일로 울었다. 고개를 가슴에 떨구고 어둠을 무시한 채 분노와 고통이 울도록 내버려뒀다. 나에겐 너무나 가혹했다. 나는 계속할 수가 없었다.이 모든 것이 너무나....(-276-)

작가 조 심슨의 자신의 등산, 산행,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 『터칭 더 보이드』은 생존과 목숨을 건 등산책이다. 소설 속 주인공은 사이먼과 조 심슨이다. 들은 페루 안데스 산맥, 6000 미터가 넘은 설산, 차가운 6,344M 의 사울로 그란데,6,260M 의 사울로 치코로 향하고 있었다. 남미 페루 땅에서,그들이 바라본 설산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산행과 등산의 의미는 아슬아슬한 크레바스 위를 걸어가는 자신만의 고독과 어둠과 함께 하는 처절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네번째 비박 예정이었던 설동 앞에서 ,조잔 당하고 말았다. 하나의 로프에 의지하여, 두 사람은 서로 밀어주고 서로 당겨주는 관계였다. 헬리콥터도 다다를 수 없는 곳,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서로가 서로의 생존을 믿어주고,당겨주는 그런 사이였다. 하지만 사이먼은 단 하나의 생명줄 로프를 끊고 말았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끊지 않으면 둘 다 죽어야 하는 운명 속에서, 바람과 안데스 산맥 눈보라를 견뎌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생존은 절대적인 자연 앞에서 겸손하게 된다. 처음 등산에 나섰을 때, 두 사람은 언약은 큰 의미가 없었다. 오로지 둘 다 살아서 돌아오느냐,아니면 둘 다 죽거나, 아니면 혼자만 살아남아 돌아오는 길 밖에 없었다. 로프를 끊었지만, 조 심슨은 절룩거리는 두 다리로 죽을 수 밖에 없는 절대적인 순간에 살아남았고, 베이스캠프로 돌아오게 된다.그 과정에서, 서로가 처한 현실, 그 현실 속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생존은 자연환경 속에서, 속단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인간의 철두철미한 계획은 자연이라는 변수앞에서 무용지물이 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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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절반을 넘어서 - 기후정치로 가는 길 전환 시리즈 3
트로이 베티스.드류 펜더그라스 지음, 정소영 옮김 / 이콘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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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는 '필요의 결핍'이 아니라 '욕망의 과잉'으로 일어난다. 넘치도록 생산하는 이 세상에 결핍된 것이 있다면, 우리 공동체가 서로 돌보고 아끼고 나누는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14-)

사나움을 다 빼앗긴 늑대는 이제 부인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있다. 본래 숲이 고향이었던 ,우리 섬의 작은 호랑이인 고양이 역시 마찬가지로 길들여진 채 모두의 귀여움을 받는다. 암소, 수퇘지, 양,말 모두가 여러 목적으로 인간의 보살핌과 지배 아래 놓였다. (-60-)

친원전 환경론이 원자력 르네상스를 주장하는 세 번째 근거인 고속증식로의 미덕으로 칭송하는 이유 하나가 우라늄이 곧 부족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고속증식로는 핵페기무를 연료로 사용하는 원자로를 가리킨다. 기존의 원자로는 상대적으로 드문 우라늄 -235(U-235) 를 사용해서 부산물로 열화우라늄(U-238)을 남긴다. (-110-)

경제계획에서 최적화를 강조할지 통제이론을 강조할지를 두고 소련에서 벌어진 논쟁은 수학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국가권력과 관련된 것이었다. 칸토로비치는 지역 자율성을 높이기에는 최적화가 낫다고 믿었기에 통제이론가와는 의견이 달랐다. (-177-)

"사회주의 교육이 어떤 식이어야 할지 아직 완전한 결정에 이르진 못했어요."이디스가 생각에 잠겨 말했다. "하지만 몇 가지 원칙은 있죠. 자유롭고 비판 의식을 기르는 평생교육이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만인의 참여에 기초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알아야 할 구체적인 내용이 아주 많아요.수학과 자연과학은 계획에 꼭 필요한데,그것만 있다고 되는 건 절대 아니죠.자연이 취약성에 대한 이해심과 과거와 현재의 문화적 지혜에 대한 깊은 존경심이 있어야 해요." (-223-)

우리의 유토피아에 그럴 듯한 면모가 너무 없다고 트집 잡을 사람도 있을 것이다. 왜 원자로를 수천 기나 짓거나 자동온도 조절장치를 만들지 않는가? 바이오스피어 2 같은 폐쇄체계를 완성한 뒤에 우주를 식민화하는 건 어떤가? 그에 대답한다면 ,지구절반을 만들어내고 수십억 인구에게 좋은 삶을 보장하는 일만도 수십 년 혹은 수 세기까지 걸리는 어려운 일이므로 하늘의 별따기는 좀 더 나중 일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255-)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만 해도,대한민국은 풍요로운 사회였지만, 지금처럼 불안한 사회는 아니었다.기후위기,환경오염에 대한 극심한 갈등과 충돌도 형성되지 않았다. 환경에 대한 무지,기후에 대한 무지, 경제에 올인하는 대한민국 산업구조 때문이다. 그 댓가를 지금 톡톡히 치루고 있다. IMF경제 위기를 극복한 대한민국은 20년이 지나 세계의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후진국에 머무르고 있으며, 기후위기, 환경위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을 읽은 이유도 그러하다.기후위기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기후 정치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우리는 민주와 자유를 선호하고 있으며, 녹색당이 추구하는 녹색정치에 깊이 관여하거나 형식에 그치고 있다. 그것은 아직 기후정치가 사회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이 어쩌면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원자력 사용이 늘어나고, 최근 수재로 인해 대한민국 곳곳에 산사태가 발생했다.기후정치가 딱 이 상황에 ,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기후위기 문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아껴쓰고,나눠쓰고, 적게 쓰는 습관,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소비를 지양하고, 환경과기후를 우선하는 소비와 정치,정책이 필요한 이유도,우리 스스로 초래한 사회적 위기 때문이다. 결국 미래에는 기후와 환경,자원, 에너지로 국가간 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 서로가 가기고 있는 경제적 파이,사회적 파이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갈등과 반목이 나타날 수 있다.사람과 사람 사이, 사회와 사회 사이, 그 갈등과 반목을 중재하는 것이 기후 정치가 해야 하는 일이며,우리가 원는 진정한 유토피아를 꿈꿀 수 있고,이상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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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갔다 - 불안, 걱정, 회피의 사이클에서 벗어나기 위한 뇌 회복 훈련
샐리 M. 윈스턴.마틴 N. 세이프 지음, 박이봄 옮김 / 심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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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예기 불안이 불안감이나 공황 상태에 대한 예측 뿐만 아니라 혐오감, 분노, 수치심, 후회,굴욕감, 압도당하는 느낌,또는 그 밖에 어떠한 다른 반갑지 않은 감정을 예측하는 일과도 관련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회피하고 싶은 마음은 실패, 상실, 또는 재앙과 같은 두려운 일들이 일어나 원치 않는 감정을 경험할 것이라고 예측할 때 생긴다. (-22-)

스트레스와 예기불안, 스트레스와 망성적 망설임 사이의 관계는 양쪽 모두 복잡하다.일반적으로 스트레스를 경험할 때는 생각과 감각이 촉발 요인이 되어 잘못된 위험 경보를 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뿐 아니라 불안을 느끼는 증상도 그 정도가 심해진다. 신체적인 스트레스 반응은 결과적으로 절박함을 증가시키고, 신체적 긴장을 불러오며 , 호홉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고 집중을 방해할 수 있다. (-122-)

완벽주의는 노력,책임, 윤리라는 가치에 닻을 내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치들을 버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런 가치들을 너무 엄격하고 무자비한 태도로 적용시킬 때의 결과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경직된 태도는 어떤 특정한 활동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인생이 다른 측면에 해를 끼칠 수 있다. (-184-)

"선택해야 만 해. 불안하게 느껴져서 지체하고 회피하고 싶겠지만, 그러면 계속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뿐이야. 차라리 불편한 감정 쪽으로 다가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애쓰기를 내려놓은 것이 불안의 덫에서 벗어나는 길이야."이러한 태도를 담은 세 가지 단어가 바로 '예상', '수용', '허용'이다.(-245-)

불안장애와 강박장애에서 회복되는 동안 여러 증상 가운데 예기불안을 '가장 늦게까지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시 말해 , 공황발작, 심한 두려움, 강박적인 의식 행위,거짓 위안 등에서 벗어난 지 몇 달이 지난 후에도 계속해서 남아 있는 예기 불안을 느끼는 경우가 아주 흔하다. (-319-)

불안하면 망설이게 된다. 일을 추진하지 못하고, 머뭇거린다. 판단이 느리고,우유부단하며, 결단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난다.이러한 사람이 리더가 되면, 그 리더가 속한 조직은 쉽게 깨질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내 앞에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책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갔다』는 내면 속 불안장애와 강박장애, 예기불안을 말하고 있었다. 이 세가지 요소들은 어떤 것에 대해서, 선택하지 못하고, 결정하지 못한다. 그래서,항상 자신을 버리고, 내려놓고 만다.완벽주의자일수록 중요한 결정 앞에서, 망설이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망각한다.실패에 대한 두려움, 실수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그럴 때는 자신의 내면 속 생각, 감정, 기억, 감각, 상징을 하나 둘 돌아봐야 하며, 통제할 수 있는 상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예기불안의 생물학적 요인, 환경적 요인을 하나하나 찾아서 ,확인하고, 제거 해 나간다면, 생각,이미지, 기억을 정리할 수 있고, 어떤 일을 추진할 대 생기는 추진력, 결정하고, 책임질 때 만들어지는 책임과 결단력을 키울 수 있다. 즉 이 책을 읽고,우유부단하거나, 소심함 사람,완벽주의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겪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고, 원인을 찾아낸다면, 회사생활,사회생활을 잘하는 직장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어떤 일에 있어서 겉돌지 않게 되는 상황, 포기하지 않는 자신을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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