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철학하는 여자, 소크라테스만 철학입니까
황미옥 지음 / 더로드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엄마, 작가, 아내, 경찰 4가지의 삶을 살고 있다. 엄마로서 잘하고 있는 걸까? 우리 아이들은 행복한가? 한 통의 편지가 떠올랐다. 지식 아카데미에서 피터 드러커의 경영철학을 함께 공부하는 허소미 대표가 써준 편지였다. 편지를 책방 보드에 붙여두였가. 살면서 잊힐까 봐 상기시켜주기 위해서였다. 편지에는 아이가 클 때까지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보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보내라고 적혀 있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소홀히 하지 말라는 일침이었다. (-29-)


남편에게 속에 있는 말을 다 할 수 있는 친구가 몇 명이나 되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남편은 없다고 했다. 굳이 찾자면 나라고 했다.각자 다른 환경에서 평생을 살아왔지만 십 년 동안 같이 살면서 눈빛과 말투만 봐도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차린다. 만약 집에 복숭아가 남아서 남편이 '복숭아 먹을래?'라고 물을 때 "어쩌지? 먹어야 하나?"라고 곰니되는 답을 하면 남편은 복숭아를 갂아서 준다. 거절하지 않는 이상 먹겠다는 것임을 십 년동안 살면서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73-)


간절함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내 안에는 항상 간절함이 있었다. 둘째 낳고 점점 시간이 부족해서 하고 싶은 것을 못 해 허덕이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가슴 안에 있는 간절함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무언가 미치도록 하고 싶은 마음의 욕구, 그것이 간절함이 아닐까? 시간은 많은데 실천하지 않는 사람과 시간은 없는데 실천하고 싶은 사람 중에 어느 삶이 나을까? 전자는 10대의 내 모습이고 , 후자는 삼십 대 중반인 지금의 나의 모습이다. 10대와 30대. 단 한가지 차이점은 간절함뿐이다. (-161-)


돈 버는 이유

먹고 마시고 즐기고 싶을때
먹고 마시고 즐기고 싶을때
머고 마시고 즐길 수 있기 위해
부자가 되고자 한다.
주변에 아름다운 것들을 두고.
멀리 떨어진 곳에 가보고,
마음을 살찌우고, 지성을 계발하고,
인간을 사랑하고 친절을 베풀어
세상이 진실에 눈뜨는데
기여하기 위해 부자가 되고자 한다. (-200-)


살아가면서, 두가지 목표를 세운다. 하나는 부자가 되는 것, 또다른 하나는 후회하지 않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가 수많은 선택과 결정, 판단의 갈림길에서, 그 선택의 기준이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 설득이 되지 않을까 다시금 나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된다.나의 삶, 너의 삶이 서로 중첩되는 가운데, 내 삶에 있어서 오롯히 나를 위로 하는 것은 나의 선택과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실한 그 순간이다. 이 책을 읽고 ,이민 1.5 세대인 저자가 부산지방경찰청 112 종합 상황실에 근무하면서, 아내, 엄마, 작가, 경찰, 네가지 일을 도맡아 하면서 느끼고자 하였던 그 무언가는 자기 실현에 있었을 것이다. 부부 경찰관 신분이었던 두 사람, 아이를 늦게 가지고 , 첫째 예빈이, 둘째는 예설이였다. 아내의 역할을 잊지 않으면서, 매일매일 철학을 가까이 했던 것은 스스로 주어진 삶에 대해 후회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좋은 구절, 좋은 명언들은 피가 되고 살이 되기 위해, 항상 어딘가에 붙여놓고 명심하게 된다. 그것이 나의 삶이자, 타인에게 선물해 줄 수 있는 삶이며, 두 아이를 위해, 엄마로서 황미옥 자가가 할 수 있었던 그 무언가였다. 그리고 누군가 알아주지 않도라도, 내가 스스로 인정한다면, 살아갈 이유로서 충족하였고, 살아갈 이유 또한 충족되는 것이다.내 아이를 위해 살아가는 것, 직업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철학의 가치를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밀의 숫자를 누른다 예서의시 16
김태경 지음 / 예서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제를 지내다

두메산골에 터 잡아
어느새 200년이나 지났다.
우리의 뿌리였고
그 뿌리에서 뻗어나간 나뭇가지에
푸른 잎들 주렁주렁하다
피붙이들은 다 해맑게 살다가
해마다 먼 길에서 달려와 숨을 고른다.
한 때는 어린 조카였는데
이제는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다시 어린 고사리손을 잡고
이곳 쉬텃거리로 돌아와
두 다리 쭉 뻗고
오월의 푸르름을 먹으며 앉아 있다
봉분 위 제비꽃도
봄을 기다려 살아냤다는 듯이
산골 물소리에 젖어 싱싱하게 피어난다.
마가목, 주목나무 잎들은
오월을 깃발처럼 흔들고 있어라
팔순을 벌써 지난 나이에도 
절하는 손자들에게
살아갈 때 우애가 중요하다고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고 
흙ㅇ데서 뿌리가 뻗어가듯이 땀 흘린 만큼
어디서나 당당하게 어깨 펴라고
제비꽃도 우리도
가만히 듣고 가슴에 새긴다. (-15-)


영주호미

콩밭머리 돋아난 달개비들
어머니께서 손에 꼭 잡히는 호미로
그 뿌리조차 뽑아내면
콩은 환하게 열매를 맺었어라

하찮은 듯한 호미가
서양의 꽃밭을 들썩인다고 하니
대장장이 한평생 풀무질로 살아온 꿈이
물 건너가 살아나고 있어라

우리가 함부로 대접한 것들이 
귀한 손이었던 것을
다른 나라에서 더 알아준다니
철물점에서 다시금 너를 쓰다듬는다.

세상살이 보잘것없음이 어디 있으랴
누구나 절뚝이며 살아간다 해도
철물점에 걸린 기다림으로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오지 않겠는가

너를 벽에 딱 걸어놓으니
지난날 밭머리에 살다 가신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이웃들도 다 보인다.
그 서러움이 얼마나 깊었겠는가 (-43-)


가는 길

강을 건너간다.
살다가 모두 저 강을 건너간다.
살얼음으로 살다가
흙 묻은 호미를 내려놓고
먼 산인줄 알았는데
도라지꽃 헤치고 오르다
눈물이 뚝뚝 꽃대궁을 적신다
발자국만 남은 언덕에서
새 한 마리
산을 쪼는 것을 본다
사람은 저마다 술 한잔으로
흙 묻은 삽을 매고서
산을 내려간다
도라지꽃은 환하게 피어 있는데
솟아안 동그란 무덤
돌아보고 또 돌아보는 새
날지 않는다.
날아도 날개가 없다고 (-70-)


발치

어금니가 끝자락에 터 잡아
오랫동안 맛을 씹어 나를 키웠구나
사랑을 만지듯이 너를 더 만져 
윤나게 아껴야 했거늘
너의 용서는 수십 년 켜켜이 쌓여 있거늘
썩어가는 슬픔으로 몇 밤이나 뒤척였을까나
못다 한 사랑 먼 발치에 있는데
이 가을 나뭇잎 떨어지듯
너를 발치하여 멀리 보내는 날
더 아끼고 사랑하지 못한 미안함이
핏물처럼 떨어지누나
이별의 슬픔으로 남아 있는 이들
혀끝으로 매만지는 빈자리
무심한 게으름을 깨물고
남은 날까지 어금니가 나를 키웠듯이
다짐의 치약을 짜
너의 이웃을 사랑하리라 (-114-)


우리는 각자의 삶이 있다.삶의 무게는 각자 다르지만 그 무게는 나를 성장하였고,나의 삶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살아가면서 느꼈던 수많은 희노애락이 켜켜히 ,하얀 벽지에 묻어나 누런 띠로 서서히 바뀔 때가 있다. 아날로그적인 정서와 삶이, 숫자와 데이터가 중심인 세상으로 바뀌면 우리의 인식과 자각은 갑작스러운 변화를 가중시키고 있다.나의 것과 타인의 것에 대해서, 하나 하나 서서히 다름을 인정하게 되고, 그 안에서 나에게 익숙함과 낯설음을 서로 분리하기 시작하였다. 즉 나에게 익숙했던 삶이 어느 순간 낡음이 되고, 그 과정에서 세상은 자신의 입장을 표현하고자 할 때, 어느 순간 서운함을 느끼게 되었다.시를 가까이 하게 되고, 당연한 것에 대햐서 하나 둘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 시는 삶이었고, 삶은 시였음을, 그 하나하나 알아가고, 그 안에서 깊은 생각들을 찾아낸다는 것에 대해 ,기본을 찾고 , 누군가의 비밀을 하나 둘 주섬주섬 얻어가게 된다


시인이 느끼기에 비밀번호란 나와 타인의 신뢰이다. 공간과 공간을 구분하는 비밀번호, 시간과 시간을 분리하는 비밀번호, 나와 타인을 구분하는 비밀번호는 나의 은밀함이며,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무형의 가치였다. 이 책에 나오고 있는 흙, 뿌리, 호미,그리고 헌책방과 숫돌은 바로 익숙함에서 낡음으로 바뀌게 되는 묘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잊혀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관심들이 시 속에 내재되어 있으며, 내 안의 발치된 어금니처럼, 어느 순간 버려졌다는 건 누군가의 잘잘못에서 비롯되었고,마치 나의 무의식적인 사유를 누군가에게 들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우 탁월한 취향 - 홍예진 산문
홍예진 지음 / 책과이음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져,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부끄러운 고백인데,이 대목에서 나는 결국 눈물을 흘리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적당히' 가 되지 않는 모성과 여성성에 대한 애증 때문에 ,동시에 사회의 테두리 밖에서 소진한 나의 시간이 쓰라리지 않았다고 말할 자신은 없기 때문에. (-26-)


뱅상은 직업이 프로그래머이면서도 늘 자신을 포토그래퍼라고 소개하곤 했다. 그날도 사진 이야기가 나와서 그 참에 이유를 물어봤다. 뱅상의 말에 다르면 프로그래머는 돈을 벌기 위해 그냥 하는 일이고 자기는 스스로를 포토그래퍼라고 정의한다는 거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적 사고방식의 소유자였던 나는,사진을 찍어봤댔자 사진집은 자기 돈으로 만들어 전시회도 동네 지인의 가게에서 소박하게 여는 뱅상의 직업을 취미라고만 여기고 있었는데 그날 그의 대답이 인상적이었다. (-59-)


내 기억의 첫 번째 전축은 스피커없이 앰프와 턴테이블만으로 구성된 불완전한 세트였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던 살림으로 엄마가 미혼일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거라고 했다. 결혼을 하면서 좁은 신혼집에 스피커가 들여놓을 수 없어서 본체만 가지고 온 거라고. 첫 아이인 내가 걸음마를 하고 말을 튼 뒤, 그러니까 내가 주변의 사물을 의식하게 되고 난 직후인 것 같다. (-100-)


저들이 유발해내는 호감도 사실 여유에서 기인하는 거겠구나 싶은 자각이랄까. 허세가 필요 없는 것도, 실직을 하고도 차후 계획을 긍정적으로 세운 후 담담하게 말할 수 있는 것도, 그들이 다급하거나 궁지에 몰리지 않았기에 보일 수 있는 여유 아닐까. 내가 느낀 호감이라는 것도 그들의 경제적 풍요에서 오는 낙관적 태도가 자연스럽게 끌어낸 것일 테지 싶었다.(-130-)


그맘  때 대부분의 시간을 나와 함께 보내던 친구가 말했다. 얼마 전부터 눈이 파란 도깨비 같은 아이가 가끔 우리 골목에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컬러 TV가 일반 가정에 보급되기 이전이었다. 파란 눈이라니, 친구가 말을 지어내고 있을 게 뻔했다. 만일 친구 말이 사실이라면 그건 도깨비이거나 괴물일 터였다. 내가 그렇게 황당무게한 이야기에 속아 넘어갈 바보는 아니지 않나.
"거짓말, 눈이 어떻게 파란색일 수가 있어?"
'파란 눈의 도깨비'가 내 눈앞에도 실제로 나타난 건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185-)


신을 믿지 않는 나도 종교의 존재 가치에 관한 질문을 멀리두고 살수는 없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신을 믿는 사람들과 그 세계를 세상의 한 축으로 인정하고 살 수밖에 없으니까. 이 질문의 답은 세상에 절대자가 있다고 믿고 싶어 하는 인간의 나약함이라고 여겨왔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는 다른 메아리가 울렸다. 결국 신이란, 인간이 다다를 수 없는 이상을 대상화한 것이 아닐까 하는.(-241-)


인간은 각자의 삶이 있고,그 삶을 해석하는 타인이 있다. 그 타인에 의해서 평가되는 나는 내가 생각하는 나와 일치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생각하는 나의 불일치는 항상 번뇌와 갈등의 씨앗이 되고, 때로는 크나큰 상처가 될 때도 있다.성인군자들이 죽을 때까지 배움을 놓치 말라고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나와 나와 자아의 불일치에 대해서,끊임없이 탐구하고 성찰할 때, 그 후회는 적어지기 때문이다. 나의 가치관은 타인의 가치관과 번번히 충돌한다.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맞추 나가야 삶을 견딜수 있다. 


또다른 방법은 산문을 읽는 것이다.나의 삶과 타인의 삶은 비슷한 곳과 다른 곳이 있다. 같은 면을 바라보면서,다르게 해석할 때, 그 가치는 남다르다. 그리고 그것이 이 책을 읽는 또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책 속 스토리에서 나에게 긍정적이거나 낙관적이거나, 색다름이나 낯설게 느껴질 수록 깊이 각인되고 있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그 사람의 일거수 일투족에는 나와 다른 그 무언가가 있다.그리고 그 장면 하나 하나 담아내고, 무의식적으로 기억하게 된다. 또한 시대에 따라서,세월에 따라서 다른 느낌들을 캐치하게 되면, 그 너머의 과거에 대해서 어느정도 이해가 가게 된다. 저자가 보았던 파란 도깨비는 , 얼마되지 않은 과거의 우리의 인식들이다. 그런데 이제는 산문속에서나 그걸 기억할 수 밖에 없다.이 너머의 과거, 100여년전 조선인이 조선땅에 표류했던 외국인들,특히 서양 사람들을 바라보았을 대, 저자가 느꼈던 파란도깨비와 흡사하게 생각한 것은 아닐까 상상해 볼 수 있었다. 하멜 표류기를 쓴 하멜, 드라마 제중원에 등장하는 알렌, 이들에 대해서 바라보는 시선은 그 시대에 그들을 바라보았던 시선과는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수 있다.지금은 골동품에 가까운 유물, 전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저자가 유학길에서 보았던 그 누군가가, 한국에서 다시 보았을 때 ,그 느낌들은 묘하고, 오묘했을 것이다. 즉 내가 아는 사람이 미디어나 어떤 매체에서 등장할 때,낯설게 느껴진다는 것은 참 야릇한 경험이 될 수 있다.그 사람의 과거가 부정적일수록, 현재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될 수록 야릇하고,오묘하며, 당황스럽다. 그것이 이 책에 나오고 있다.그리고 그 하나 하나 캐치할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렇게 우리는 엄마가 된다 - 두 딸, 남매, 삼 형제를 키우며 함께 성장하는 워킹맘들의 이야기
유혜리.이용재.최종희 지음 / SISO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녀는 내가 아니며, 그들도 각각 독립된 인격체다. 그러기에 각자 개서이 있다. 부모는 이것을 존중해야 한다.물론 바른길로 안내하는 조언자 역할을 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의 개성을 해치는 말과 행동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물론 쉽지 않다. 아니, 어려운 것이 맞다. 그 가정만 겪는 어려움이 분명히 있을 테니까 말이다. (-17-)


"엄마는 왜 안 그래? 이렇게 건강하게만 자라는 것도 감사해야 하는 거 아니야?"
맞는 말이다. 나를 비롯한 모든 부모는 자녀들도 나름의 생각과 기준을 가지고 열심히 치열하게 살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56-)


엄마의 색안경은 우리 아이의 모습을 바꾸기도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어른에게 아이가 인사하지 않으면 엄마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 아이가 부끄러움이 많아서요."
앙친은 다른 이유로 인사하지 않았을 수 있는데 수간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가 되어 버린다. 이때는 엄마가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아이한테도 인사하도록 권하면 된다. (-89-)


아이에게 충분한 시간이 될 수는 없으나 엄마가 여유롭게 기다려주고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주고 싶었다. 세상에 관심이 커지고 활동량이 늘어난 다섯 아이가 엄마의 지지와 응원속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말이다. (-109-)


아이가 셋이다 보니 점점 어린이집을 보내는 아이의 나이가 낮아졌고 6개월 된 어린 막내도 형들이 있는 그곳을 자연스럽게 다니기 시작했다. 시어머님께서는 본인이 막내를 돌보지 못하고 일찍 어린이집에 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미안해 하셨지만, 나는 진심으로 사림 뿐 아니라 하원 후 아이들을 돌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늘 정신없이 바빴던 나에게 시어머님께서는 오롯이 아이들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셨다. (-150-)


어린이집에 다닐 때도 첫째 아이는 똑똑이였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서 초등학교 입학 후에 친구들과의 관계를 걱정하지 않았다. 반면 둘째 아이는 말수가 없었고 한글도 더디다 보니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친구들하고만 잘 지내줬으면 했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191-)


요즘 도쿄 올림픽이 이슈다. 올림픽 선수들마다 제 기량을 겨루는 가운데, 아빠 여홍철과 여홍철의 딸 여서정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의 역할 뿐만 아니라 부모의 역할이 무엇이며,그 기준과 원칙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즉 각자의 가벙과 가족에서, 부모와 자녀 사이의 원칙은 중요하다. 특히 예민한 시기에 있는 아이들의 섬세한 마음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부모의 왜곡된 가치관을 함부러 주입되는 것에 대해 지양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 자유롭지 못하다 보니,내 아이가 세상 사람에게 인정받기를 원하는 부모들이 많고,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내 아이는 착한데~~로 시작하고, 문제의 원인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알지 못할 때가 있다. 즉 착한아이 컴플렉스가 내 아이를 망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 체조선수 여서정처럼, 아빠가 가지고 있는 특출난 기량 뿐 아니라,부모의 응원과 격려, 지지가 없었다면, 여서정은 없었을 것이다. 사회의 왜곡된 시선들, 아빠의 인지도에 대한 부담감을 가졌더라도, 스스로 자립심과 응원,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아이는 스스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네 아이를 키우고 있다. 첫째부터 막내까지 안 아픈 자식은 없다. 그 하나하나 알아가고, 엄마로서, 자존감을 지켜 나간다면,내 아이는 충분히 바르게 클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도 모르는 악당 white wave 1
최재원 지음 / 백조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해바다로 떠나는 기차와 객실 분위기는 항상 비슷했다.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고 있는 연인들이나, 카드 게임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이나 ,핫바와 삶은 계람을 잘근잘근 씹어 먹고 있는 뽀글이 파마를 한 아줌마나 창밖의 경치 따윈 상관하지 않고 핸드폰 액정 화면에만 열중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이나, 모든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다. (-10_


그가 잽싸게 주워 넣긴 했지만 나는 그것이 안드로이드 등록증인 것을 확실하게 보았다.
그 노인은 기계 인간이었던 것이다. (-40-)


그로부터 600년쯤 후인 ad 29년 개체는 이스라엘 갈릴리 호수에서 작은 물고기로 태어났다. 개체의 아비와 어미는 몸집이 작았고 그래서 그런지 개체의 몸도 작고 앙상해 볼품이 없었다. 타고난 약골이라 개체의 가족들은 무리에서 항상 뒤꽁무니에 위치했다. (-92-)


나는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 돌아가는 비행기 날짜를 다음 날로 바꿨어. 민박 집에서 한국에 있는 집까지 가려면 30유로를 송금하겠다고 했어.'그냥 두세요' 라고 말할 줄 알았던 주인 놈은 내 여권을 펼치고 개인 정보가 있는 면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더군.
"형도 참....촌스럽게 소매치기나 당하고 민박 잡히고 실제로 소매치기 당하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 (-135-)


"너 같은 잘난 인간들 때문에 4년 동안 마음 졸였던 거 생각하면 뼈를 갈아 마셔도 분이 안 풀린다. 내가 오늘 재때 못 하기만 해봐 넌 오늘 죽는 날이다. 개새끼야!" 
머독은 마지막으로 있는 힘을 다해 뺨을 후려친 후 포로를 바닥에 패대기치며 일어섰다. (-191-)


그때 엄마가 생각났다.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외면해도 나를 감싸 안을 단 한 사람. 엄마가 생각났다. 엄마의 소식을 듣기 위해 원장님을 만나러 고아원으로 갔다. 고아원을 나온 이후 처음으로 다시 방문했다. 원장님은 나를 보자마자 내 손을 붙잡고 울기만 했다.그리고 아무런 말없이 나에게 두 개의 봉투를 건네주었다. (-223-)


<white-wave> 시리즈 첫번째 이야기 소설가 최재원의 <아무도 모르는 악당>이다. 이 소설은 여덟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각각은 독특한 색을 가지고 있다. 소설가이면서.번역을 하며, 데이터과학자인 저자의 독특한 이력 속에 이 소설의 취지를 어느정도 감지할 수 있다.그건 이 소설의 장르의 다양함,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혼재된 단편 소설이며, 디지털 기술로 인해 인간이 문제를 풀려고 애를 쓰지만, 문제는 항상 남아있다는 보편적인 진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즉 인간 사회에서의 갈등, 소통, 추억과 기억의 혼재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역할이 있으며, 그 안에서 서로 아웅다웅 하면서 살아간다. 여해을 좋아하는 이라면, 200년 뒤 먼 미래에도 여행을 다닐 것이며, 그것은 변함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이 하는 일을 로봇으로 대체한다 하여도, 인간이 해야 할 일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단지 우리는 우리가 해왔던 일들을 로봇에 빼앗길까 하는 두려움에 막연한 미래를 두려워 할 뿐이다. 그건 그동안 인간이 기득권을 누려왔던 것에 비추어 볼 때, 갑의 위치에서,을의 위치로 뒤바뀌는 것에 대한 본질적인 두려움에 있다. 그 과정에서 선과 악에 대한 이야기가 이 소설에 나오고 있으며, 혀실속의 선에 해당되는 천사와 악에 해당되는 악당은 딱 부러지게 나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있으며, 그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걸 알게 해주는 소설이다. 인간이 삶을 보여주는 것은 문학의 힘이며, 문학의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