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언어 - 조동원 수필집
조동원 지음 / 봄봄스토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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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다니던 학교를 지난해에 퇴직후 아줌마로 생활이 새로 시작되었습니다. 현직에 있을 때 퇴직 후의 멋진 삶에 대하여 나름 꿈을 꾸면서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을 고민하였습니다. 무얼 하지, 누구랑 만나며 지내지, 어디를 가지, 등... (-3-)


지금까지는 매번 하고 싶은 것을 머리로만 생각하고 실천하지 못하던 나에게 실망만 했다. 지금부터는 걷자, 걸으면서 지금까지의 나를 조금이라도 바꾸어보자고 마음속으로 또 다짐했다. 4월의 봄바람, 햇살은 따스했고, 이제 막 새싹을 키워내는 나무는 푸르름을 뽐내고 있었다. 나는 그 나무와 물과 하늘을 즐기면서 신나고 즐겁게 걸었다. (-39-)


중학교 1학년, 내 어린 마음에 참으로 슬픔도 많았었고, 기쁨도 많았었다. 그때 나에게 슬픔과 기쁨을 주던 것들이 어떤 일들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 우리는 진지했었다. 밤하늘에 별이 뜰때까지 학교에 남아서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발을 동동 구르며 하나하나의 슬픔을 삭이고 기쁨을 나누었다. 누군가 먼저 눈물 흐리면 같이 눈을 껌벅이며 손잡고 마음을 함께 했었다. (-98-)


어머니가 아버지를 만나고 오시는 날이면 내게 전화를 하신다. 네 아버지 입은 옷은 어떻고 뭐를 사다 주었더니 좋아하시고, 하시다가 끝내 울먹이며 전화를 끊고 마신다. 오늘따라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시는 아버지가 생각난다.(-163-)


아침마다 일어나면 제일 먼저 안경을 찾아 수건으로 닦는 일도 없고, 기온 차 큰 실내로 들어가도 눈앞이 뿌옇게 변하지도 않는다. 단지 저녁이 문제되기는 한다. 아직 적응 기간이라 초점이 잘 안 맞아 책을 보려면 흐릿하고 약간 번지는 현상이 나타나긴 한다. 병원에 문의했더니 좋아질 거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켜 준다. 믿어야지. (-183-)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 이 있다. 살아가면서,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으며, 헤어진 이는 다시 돌아온다는 사자성어였으며, 우리 삶에 만남과 헤어짐의 순환이 담겨진다. 특별히 슬퍼할 이유 없고, 마냥 기뻐할 이유 또한 없음을 깨우쳐 주는 책이며,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는 저자의 삶과 삶의 여정이 관찰되고 있다. 즐기면서 ,자유롭게 살아가되, 늙어감을 즐기는 것이다.삶와 벗하면서 느리게 느리게 걸으면서 ,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어떻게 남은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과학선생님이라는 직업에서 탈피해, 여성으로서, 주부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마음으로 담아놓았던 문학 소녀로서의 삶, 내 삶에 대해 차곡 차곡 정리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 이유는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선생님으로 중등교사로 재직하였던 조동원 선생님은 퇴직 이후, 선생님으로서의 삶이 아닌, 자신의 삶, 자기실현을 위한 삶을 피우고 있었다. 푸른솔 문학 등단을 하게 되면서, 수필을 쓰며, 자신의 삶을 서서히 정리하는 것, 삶을 여유롭게 주어진 삶에 만족하면서, 그도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만남을 가지게 되었고, 친구들과 추억을 상기시켜 낸다.


평범한 삶, 그 삶이 나에겐 의미가 있고, 가치가 될 수 있다. 그동안 타인을 위해 살았던 저자는 이제,나를 위해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 나가고 있었다. 낯설은 시간과 공간에 갇혀 있다가, 서서히 익숙한 삶으로 바뀌게 된다. 봄,여름,가을, 겨울을 몸으로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 자연과 벗하면서, 자신이 30여년 동안 선생님으로서 살아왔던 지난날을 돌아보면서, 삶의 의미, 삶의 가치를 찾아내고 있었다. 교직 생활 이후 소홀히 했던 건강 문제, 그 건강을 되찾아 가는 과정들이 내 삶을 새로운 삶으로 채워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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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숲속의 주인 숲속의 주인 1
정서정 / 유페이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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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디는 유리성에 살고 있었다. 그곳은 마치 화려한 도시의 한복판 , 꼭 맨하탄의 중심지 같은 곳이었다. 그곳에는 빽빽한 고층 빌딩이 가득하였으며, 모든건물은 반짝이는 은빛깔로 지어진 유리궁전 도시였다. (본문)


맨디의 방은 유리성이 생활에 걸맞는 최고급 가구들과 제품들로 꾸며져 있었다.유리 성안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다 최고급으로 된 집에 살았다. (본문)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맨디처럼 눈을 감아도 숲 속이 보이지 않았다.그래서 그들은 맨디가 은밀히 숲 속에 다녀온다는 사실을 상상하기조차 못했다. 이 성의 사람들은 하루 종일 짜인 스케쥴에서 바쁜 일정을 보냈으며, 그 외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은 없었기 때문이다.


"응, 여기는 맨디의 숲속이야.우리는 맨디를 알지. 왜냐하면 여기는 맨디의 숲 속이니깐." 

며칠 전 다람쥐가 건넨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본문)

하나의 흠 없이 완벽하게 빤짝거리는 피부는 그의 인생이 그만한 굴곡이 없었다는 걸 반증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유리성에서 태어난 사람들에게는 탄탄대로의 인생은 보장이 되어 있었다. (본문)


승진에 누락된 자들은 상대방의 결점, 흠집이 되는 과거를 추적하고 뒤를 캐내기 시작한다. 그 중 하나라도 찾게 되면 그들은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그리고 그 내용을 건의함에 제출하면 된다. (본문)


"맨디 , 너는 유리성에서 사는 게 좋아?"

또 다시 귓가에 울려 퍼지는 다람쥐의 목소리,작은 소리지만 분명했다. (본문)


맨디와 스텔라는 유리성 안에서의 둘도 없는 친구였다. 그들은 동갑내기였으며, 같은 유치원을 다니고 같은 학교를 졸업하였다. 유리서의 인구수는 늘 똑같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옵션은 없었다. (본문)


유리성에서는 단 한번도 보지 못한 요상한 단어들로 구성된 책들이 10미터나 되는 나무 안 책장 속에 가득 차 있었다 (본문)


그도 그럴 것이, 씬디와 맨디는 동갑이었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쪽은 늘 맨디였고, 씬디는 항상 맨디의 그림자 뒤에 밀려 있었다. (본문)


"여기는 도토리 마을이랍니다." (본문)


다람쥐들은 수다를 매우 좋아하였다. 그들은 하루 종일 아주 작은 일도 서로 수다를 떨며 일상을 나누곤 하였다. (본문)


또한 다람쥐들은 신기한 능력이 있었는데, 그것은 매우 무난하다는 점이었다.맨디가 도토리를 수집할 때 간혹 옆에 있는다람쥐를 도토리로 헷갈려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치기가 일수였다. 하지만 쌤이라는 다람쥐는 유독 눈에 띄었다. (본문)


"응, 나는 대장의 후계를 받을 다람쥐에게 그에 맞는 별을 주었단다." (본문)


'조쉬가 만약 드 다음 후계자의 자리가 본인이라는 걸 알면, 저렇게 조바심을 내진 않을 텐데,' (본문)


맨디는 자꾸 자신이 유리성에서 쫒겨나왔던 아픈 상처가 쌤에게 있었던 일과 겹쳐 느껴져 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본문)


정서정 작가의 <숲속의 주인>은 주인공 맨디가 등장하고 있었다.유리성에서 태어나 탄탄대로의 삶을 살데 된 맨디에게 삶의 어려움이나 고통 같은 건 없었다. 유리성은 완벽한 세계, 정해진 숫자의 존재만 있는 곳이며, 비어 있으면, 채워지고, 유리서에서 쫒겨나면, 평온한 삶을 살지 못하였다. 피도 눈물도 없는 곳, 완벽한 통제 시스템이 있는 유리성은 21세기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세계이다. 서로 경쟁하고, 그 경쟁에서 빌리게 되는 방법이 존재하며, 그 가운데 맨디는 경쟁에 밀려 다람쥐가 사는 마을로 쫒겨났다.유리성이 21세기 우리의 모습이라면, 다람쥐가 아는 곳은 20세기 과거의 우리 모습처럼 비추어졌다. 완벽하기 보다 허술하고, 무난하게 살아가는 다람쥐들, 꼼수와 요령, 거짓말이 있는 공동체가 다람쥐가 있는 곳이다. 반면 유리성은 서로가 경쟁자이며, 공동체가 아닌 혼자서 살아가는 곳이었다. 내 가까운 친구조차도 경쟁자가 될 수 있고, 나의 흠집이 건의함에 들어가는 그 순간 자신은 유리성 밖으로 쫒겨나야 한다. 즉 완벽함이라는 이상적인 세계와 이상적인 시스템 뒤에는 불안과 삭막함이 있었으며, 그 차가운 공간에서 내쫒긴 맨디가 숲에서 다람쥐와 함께 하면서, 긍휼,희생, 용서, 경외감을 배워 나가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놓치고 있었던 삶의 가치를 이 책 한 권 속에 녹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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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카를 찾아서
미치 앨봄 지음, 박산호 옮김 / 살림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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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카는 우리 집 마당의 나무드이 싹을 틔우기 시작한 작년 봄에 세상을 떠났다. 다시 봄을 찾아와 그대처럼 싹이 돋아나고 있다. 치카가 떠난 후 우리는 제대로 숨을 쉴 수도 , 잠을 잘 수도 없었고, 입맞도 잃은 채, 그만 정신 차리라는 사람들의 말을 듣기 전까지 오랫동안 허공만 멀거니 바라보곤 했다. (-9-)


대다수의 아이티 사람들은 하루에 채 2달러가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가고, 많은 사람들이 전기와 깨끗한 물 없이 생활하고, 숯불에 요리해.갓난 아기 1천 명이 출생하면 그중 80명이 첫 번째 생일을 맞이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난다. (-31-)


4기라고?
"이런 소식을 전하게 돼서 정말 유감입니다."가튼 박사가 말했다.그는 DIPG 에 대한 암울한 사실도 몇 가지 아려줬다. 미국에서 매년 이 질환은 고작해야 300건 정도 발생하는데, 주로 치카의 연령대인 다섯 살에서 아홉 살 사이의 아이가 걸린다고 했다. (-87-)


넌 다섯 살이었지만 그때까지 네 인생의 페이지들이 한 번도 들춰보지 않은 채 그냥 닫혀 있었던 것처럼 호기심이 넘치는 다섯 살이었단다. 다람쥐들이 나무 위를 쪼르르 모습을 보면 넌 "다람쥐다!" 라고 소리를 지른 후에 그 다람쥐들이 어디 가는지 물었지.(-107-)


치카의 왼쪽 입과 눈은 여전히 처녔고, 여전히 왼쪽 다리를 절면서 걸었지만, 의사들은 방사선 치료가 효과가 있으면 이런 증상들이 더 좋아질 거라고 말했다. (-117-)

채드 카가 죽었다.
아버지가 안고 미시간 축구 경기장에 들어왔던 그 천사 같던 금발 머리 사내아이은 DIPG 진단을 받고 정확히 14개월 후에 세상을 떠났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몸서리를 쳤고, 재닌은 울기 시작했다. (-175-)


치카는 그때 여섯 살이었다. (-192-)


그리고 널 미국에 데려와쓸 때, 네가 그 작은 몸에 튜브와 모니터를 달고, 그 작은 머리에 흰 붕대를 감고 병원 침대 위에 누워 있을 때, 너에 대한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 우리는 상관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게 바로 네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또 다른 교훈이야. (-209-)


독일에서 보냈던 그 밤 기억나니? 우리 모두 한 침대에 같이 누워 있었는데 네가 재인 아줌마에게 말했지. "비밀 하나 말해줄까요?" 그러자 재닌 아줌마가 말했지. "뭔데?" 그러자 네가 속삭였어."미치 아저씨에게 키스해요." 그래서 네가 우리 사이에 누워 있는 동안 우리는 키스했지. 그러자 네가 말했어."이제 두 사람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그랬다면 얼마나 좋겠니. (-276-)


매제르다 '치카' 쥔은 2017년 4월 15일에 아이티에 묻혔다. 치카에게 감동한 많은 미국인이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갔다. (-306-)


베스트셀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쓴 미치앨 봄이 쓴 신간 <치카를 찾아서>는 실제 살았던 아이티 소년 치카의 삶을 보여준다. 대지진이 일어난 아이티에 태어난 치카는 열살이 채 되기도 전에 시한부 인생을 맞이하게 된다. 희귀병 DIPG (diffuse intrinsic pontine glioma) 에 걸린 치카의 병은 미국에서 해마다 300명 남짓 걸리는 희귀병이며, 불치병이다. 말기 암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내재성 뇌교종, 현대의학으로 고치기 어려운 뇌종양이다. 그 병이 지니는 죽음에 대한 그림자가 치카 앞에 갑자기 나왔다. 뇌에 도관을 연결하고, 약을 이용해 삶을 연장하는 고통스러운 시간들, 어린 아이의 눈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작은 새였으며, 항암이나 방사선 수술 도중에 바늘을 무서워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도관보다 더 무서운 주사기, 정맥 혈을 찾을 수 없어서, 허리 가까운 곳에 주사기를 찔러야 하건만,그것을 거부하고, 저항하는 그 모습이 어른에겐 슬픔 그 자체였다.


이 책은 우리에게 죽음이 가리키는 그곳에 교훈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누군가 죽어가는 그 순간을 기록해 나가는 미치앨봄의 시선, 고통을 응시하는 것 만으로도 제2의 고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 되고, 견딜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죽음이라는 것은 책으로 얻을 수 없는 그 무언가 깊은 교훈이 될 수 있고, 치카가 머무는 그 시선과 그 감정이 미치앨 봄에게는 또다른 슬픔의 잔향이다. 살아야 한다는 것에 대한 당위성, 삶의 다양함에 대한 오만함을 내려놓고, 그 오만함을 내려놓는 그 순간, 겸손함 삶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미치앨 봄의 <치카를 찾아서>에는 치카가 남겨놓은 삶의 의미에 대한 선물이 있었다. 살아가다 보면 ,서운하고, 서러워도, 죽음 앞에 절대적인 무기력해짐을 깊이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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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시스터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9
김혜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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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하고 나면 온몸의 뼈가 다 벌어져.차가운 것도 먹으면 안 되고, 찬 바람도 쬐면 안 돼. 산후조리를 잘해야 햐.그래야 나중에 고생안해."
"참, 언니. 사람들이 매운 것도 먹지 말라던데. 진짜야?"
"응 매운 것도 안 돼." (-14-)


샌드위치를 다 먹은 이나는 탁자 위에 책 한 권과 다이어리를 올려 두었다. 치앙마이에 온 이후 매일 조금씩 다이어리에 메모를 했다. 그림일기 쓰듯 주로 먹은 음식과 있었던 일에 관해 쓰거나 그린다. 이곳에 오기 전에 노란색 다이어리를 한 권 샀다. 이렇게 무언가를 적고 그리고 있으면 잡생각이 들지 않아서 좋다. (-44-)


주나야, 모든 인간관계에는 유효기간이 있대. 식품과 다르게 그건 처음부터 정해진 건 아니고,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거야. 어떤 것은 영원한 것도 있을 테지만, 또 어떤 건 유효기간이 아주 짧을 수도 있을 거야. 길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짧다고 나쁜 것도 아니래. 모든 관계가 영원하다면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없어지기도 한대.
그러니까 라인이 일. 속상해하지 마. (-78-)


"나쁜 년."
메일을 읽으면서 이나는 자신도 모르게 욕을 했다. 세연이가 그랬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주나는 뭐든지 다 말한다고 여겼는데 전부는 아니었나 보다. 피아노 학원을 다닐 때, 주나는 세연이를 꼭 박세연이라고 불렀다. 주나는 친하지 않은 사람에겐 꼭 성을 붙였는데, 그땐 그냥 같은 반이긴 해도 친하지 않은 관계라고만 생각했지. 주나를 따돌렸을 줄이야.올봄인가 우연히 도서관에 갔다가 세연이를  마주친 적이 있다. 그때도 세연이는 "언니!" 하고 부르면서 얼마나 이나를 반가워했는지 모른다. 다음에 다시 박세연을 만나면 절대로 알은척도 안 할 거다. (-168-)


하도 싸우다 보니, 엄마가 우리 둘의 머리카락을 묶어 뒀다. 이나와 주나 자매 사이에 일어난 일 가운데 많은 에핗소드가 실제 경험담이다. 그렇게 싸웠지만, 언니는 내가 작가가 된다고 했을 때 혹여 밥벌이를 못 하면 빈센트의 동생 테오처럼 나를 먹여 살리겠다고 했다. 언니가 작은 수술을 받았을 때 만얅 잘못되면 나도 따라 저세상으로 가야지, 하고 속으로 다짐했다. (-204-)


소설 <디어 시스터>는 자매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작가 김헤정 소설가의 증평과 청주를 오가면서 겪었던 삶의 여정, 자매로서 경험했던 일상들이 소설속에 ,이나와 주나 속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피보다 진하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해 주는 소설 이야기, 어릴 땐 치열하게 싸웠던 형제 자매가, 어른이 되어서,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진다는 것은 삶에 대한 성찰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삶이 깊어질수록 자매 간에, 형제간의 우애는 커지게 된다.


소설에는 두 주인공이 나오고 있다. 이로운 사람이 되어라는 의미로 지어진 이나와 , 동물원과 연결된 이름 주나이다. 둘은 각별한 사이이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았다.살아온 부분들이 서로 겹쳐지지먼, 그것이 항상 동일하진 않다. 10대 어릴적 삶이 결혼 후 아기를 가지는 과정에서, 느꼈던 자매의 애틋함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으며, 자신이 겪었던 힘듦이 내 여동생에게 되물림되지 말아야 한다는 정언명법은 어느새 유효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타인에게서 느꼈던 배신감이 도리어 가족 간의 소중함으로 이어니게 되었다. 이 소설을 접하면, 우리의 불행이 돈이 아닌 다른 곳에 있음을, 돈으로 대체할 수 없는 가족간의 우애, 때로는 손해를 보면서 살아가는 것이 길고, 함께 갈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서운하다 하여, 끊어지면 안된다는 걸 깨닫게 되는 가족애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기억하라, 삶을 기억하고, 죽음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먹은 식품에는 정해진 유통기간이 있다.문제는 그것이 우리의 인생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삶과 죽음의 시간적인 거리감을 조절할 수 있다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어느정도 감지할 수 있다. 자매 사이에 관계의 삶의 유효기간, 그 대목이 내 가슴에 못을 박는 것처럼 느껴졌던 이유는 나의 사촌을 상기시켜주고 있어서다. 외사촌 여동생의 갑작스러운 투병, 그로인해 느끼게 되는 삶에 대한 회한, 스스로 극복해야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내가 예측한 삶의 유효기간이 ,어떤 질병으로 인해 갑자기 줄어들 때, 그 상황에 내몰린다면, 가족의 소중함은 더 깊어지게 되고, 그동안 소원했던 주변 사람들의 죄책감은 커지게 된다. 이 소설이 단순히 <시스터> 가 아닌 <디어 시스터>로 쓰여진 것은 자매간의 인연은 우연와 필연으로 엮여진 관계이므로 서로 소중하게 여겨야 함을 다시 한번 상기 시키라는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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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이면 피곤해지는 사람들 - 살면서 꼭 한 번은 만난다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이지현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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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의견이 맞지 않으면 어떡해서든 본인의 뜻을 밀어붙여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건 다 다르니까.'로 넘어가지는 법이 없습니다. 결국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켜야 하다보니 점점 더 극단적인 말을 내뱉거나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43-)


에둘러 말하기, 이심전심, 암묵적인 이해, 분위기 파악 등 언어로 표현하지 않는 것까지 미루어 짐작하고 파악하는 커뮤니케이션은 공감 능력이 높기에 가능합니다.
에둘러 거절한다.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명확하게 반대하지도 않는다. 콕 집어서 말하지 않으면서 미루어 짐작해 주길 바란다. 상대방의 기대와 요구를 파악해서 먼저 움직인다 등, 이는 저맥락 커뮤니케이션을 구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72-)


이런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은 '도대체 하고 싶다는 거야? 하고 싶지 않다는 거야? 거참 , 짜증나는군.'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렇게까지 겸손하지 않아도 된다며 자신감을 갖고 해보라고 격려할 수밖에 없죠. 
무턱대고 본인을 비하하는 타입도 피곤하긴 매한가지입니다. 이런 사람은 매사에 '난 구제불능이냐'라며 신세 한탄을 합니다. (-103-)


남을 잘 믿지 못한하는 성향과 무시당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합세해 날카로운 공격성을 만들어내는 것이죠.(-121-)


일부러 거만하게 행동하거나, 잘난 척을 하며 이야기하거나,치켜세워주지 않으면 !삐치고 화를 내는 것도 사실은 자신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솔직한 마음을 보여주며 친하게 지내지 못하고, 본인을 포장해서 속마음을 감추거나 남을 조종하려는 것도 자신감 없는 본인의 모습을 주변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조금 짠하기도 합니다. (-151-)


과연 이런 지적을 받고 냉정해질 수 있을까요? 오히려 열등감 콤플렉스가 활성화되어 매우 거세고 공격적인 반응을 보일수도 있습니다. 콤플렉스는 무의식에 몰려 있어서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는 곳에서 공격적인 반응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어쨋든 엮이면 피곤해지는 사람의 언행 뒤에 숨겨진 심리 매커니즘을 지적해도 상황이 건설적인 방향으로 전개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분위기만 망치고 더 성가신 일만 벌어지는 경우가 많고요. 따라서 지적은 금물입니다. 어디까지나 '내'가 편하기 위해서요. (-213-)


아이가 어른이 되는 순간, 자신의 본모습을 서서히 감추게 된다. 욕망도 감추고, 욕구도 감추고, 감정과 생각도 감추면서 서서히 어른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러나 그런 어른들이 간헐적으로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낼 때가 있다. 자신을 방어한다고 철두철미하게 움직이지만, 편안해지려는 심리가 비언어적인 효과가 자신을 드러내는 그 순간이다. 비언어적인 행동과 표현이 나를 심하게 엮는 경우가 발생하고, 서로 배려하지 않고, 스다듬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런 사람들과 엮이는 그 순간 하루는 망친다고 볼 수 있다.


가까울수록, 나보다 상사이거나 선배일수록 , 엮이는 경우가 있다. 나의 삶과 이율배반적인 행동,그것이 스스로 살면서 꼭 한번은 만나게 되고, 번아웃 현상이 우리 곁에 출몰하게 되는 이유다. 그런 상황이 나타날 때, 스스로 극복하려고 애를 쓰고, 노력하지만, 번번히 그들이 처 놓은 감정의 덫에 스스로 빠져들 때가 있다. 이 책을 읽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감정적으로 힘들고, 정서적으로 고통스러운 순간, 어떤 결정과 결단이 필요할 때,이 책을 통해 자신을 파악하게 되고, 내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될 수 있다. 나를 최악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하는 최악의 사람들, 지나치게 겸손하거나, 지나치게 공격적인 사람들, 때로는 나를 구렁텅이로 몰고 가는 피해자 코스프레, 그런 사람들이 나의 인생과 나의 삶을 상당히 피곤하게 만든다. 적절한 거리감, 적절한 관계가 필요하다.배려와 존중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누군가를 엮으려는 심리가 있고, 방어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스스로 감지하게 되었고, 하나 하나 느낄 수 있다. 즉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나를 스스로 성찰하게 된다. 그 다음은 내 주변 사람들의 특징과 심리를 파악할 수 있다. 스스로 편해지려고 하는 성향이 강하고, 그 행동이 때로는 의도적으로 ,때로는 의도치 않게 상대방을 엮게 되고, 스스로 바꾸지 못하는 경우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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