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의 사랑 문예중앙시선 36
박장호 지음 / 문예중앙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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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뜨자마자 물든 노을이었다.

당신의 귀에 닿지 않는 내 마음이
입술은 내 마음이 물든 노을이에요.
아침노을은 비를 부른다죠
나는 무거운 하늘 아래 우뚝 섰어요
내 목각의 다리가 흙에 묻혀 있네요
내려다보니 나는 나무인 거예요
누가 내게 이토록 기다란 다리를 주었을까요
의문을 품을수록 길어지는 하체
침묵만이 발기하는 내게 지친 당신이
나의 의족에 불을 붙여요
다리를 휘감은 구름의 나이테가 
가시관처럼 머리 위를 맴돌아요
나를 사르는 당신의 마음에 비가 내리는군요
소리 없이 원한 것이 죄예요
노을 속으로 고통의 새들이 날아오겠죠
차가운 아침을 떠나 저녘노을 속으로 날아드는
비 맞은 새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내 몸속에 아름다운 자연이 깃들어요.
새들은 나의 직립이 얼마나 조용한 비명인지
알고 있어요. 오직 고통의 새들뿐이에요
새들이 내 입속에 둥지를 틀어요
말뚝을 타고 오르는 저 불빛 어둠 뿐인 내 얼굴을 밝히겠지요은
하늘엔 의성운의 붉은 혈관이 터져요
새들은 독이 든 열매로 익고
나는 당신의 눈동자 속에서 불의 옷을 입어요
입술은 내 마음의 불타는 화염이에요
비에 잦든 피에 젖든
곧 꺼져버릴 화염이에요. (-19-)


스위치백

지하철에 스친
20세기의 여자를 기억한다.
이름은 모르고 얼굴만 남은 여자
그녀에게 이름을 지어주어야 할까
그녀의 얼굴을 지워주어야 할까
줄 수도 없으면서
'주다' 라는 보조동사를 붙여놓고 보니

짓거나 지우거나 의미 없긴 매한가지
그녀의 얼굴을 지워버리면
지어낸 이름을 지워버릴 수 있을까
본동사를 통일해도
버리기 힘들긴 매한가지
나는 여드름 터지는 봄의 얼굴로
그녀는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지하철의 좌우 좌석에 앉아
어디로 가고 있었을까
목적이 다른 우리의 노선으로 지하철은 달렸다
노선이 같은 우리의 목적으로 지하철은 달렸다.
노선이 같았기에 목적의 차이가 중요하지 않지만
목적이 달랐기에 노선의 같음도 중요하지 않지만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신세기의 내가 20세기의 여자를 기억한다
라디오에서 들은 음악같은 여자
제목을 모르는 음악같은 여자
주파수에 맞추느라 중간부터 들은 음악
광고에 묻혀 끝까지 듣지 못한 음악
음악을 찾는 밤은 아름다웠지.
하나를 찾기 위해 둘과 셋도 알게 되고
화성과 박자를 지켰기에 
밤의 음악들은 정의로웠지.
음악이 여자라면
나는 그녀의 반듯한 이마를 기억한다.
그녀의 높은 콧날과
가을의 열매 같은 입술을 기억한다.
이름을 몰라 자문 구할수 없는
그녀의 목을 잘라버려도 될까
자문할 수 없어 얼굴이 괴로운
그녀의 목을 잘라주어도 될까
동사를 거들지 못하는 보조동사
붙여도 되고 띄어도 되는 보조동사
목적을 잃은 노선 밖에서
채널을 잃은 주파수가 된 나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건 아닐는지.
시간은 검은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주파수가 바뀐다. DJ 가 바뀐다

협찬이 붙은 여자는 면도를 한 뒤
라이방의 호수에 비단 백조를 띄우고,
대머리 신사는 낡은 거울에
좌우로 갈라진 가르마를 비춘다.

험한 세상의 다리마저 무너지던 날
학생들은 연습장에 써가며
주요 과목의 핵심 내용을
강 건너는 방법인 양 암기하기도 하였다. (-54-)


도착하지 않는 사람

우리 집 부엌엔 밥통이 하나 있고
밥통 속엔 시간을 잘 지키는 여자가 있어요.
그녀는 목소리로 사는 음성 미녀
그녀는 배가 고파도 밥을 먹지 않고
쌀이 덜어져도 울지 않아요.
그녀는 짜증을 부리지도 않고
항상 차분한 목소리로 안내해요.

백미 취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상상해요
그것은 생계를 위한 기도예요.
목소리만 존재하는 건 신이에요.
그녀는 목소리가 예쁜 밥의 여신이에요.
신이시여, 저는
오늘의 밥만 먹는 오늘의 사람이 되겠나이다.
먹지 못한 어제의 밥은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담았어요.
못 채울지 모르는 내일의 밥그릇은 벽에 던져 깨뜨렸어요.

나는 항상 배부른 상상을 해요.
이 상상은 사는 날까지 채워야 하는 밥그릇 같아요

증기 배출을 시작합니다.

나는 그녀가 하는 일 중에서 이 말이 가장 좋아요.
밥통이 증기를 내뿜는 소리는 기차의 기적 소리 같거든요
그것은 그녀가 적극적으로 내게 오고 있다는 신호예요.
그녀의 가차는 연착하는 법이 없지요.
나는 그것을 기도의 힘이라 믿어요.
내 기도를 듪어주는 밥의 여신
부엌에 우상 하나 없지만 나는 절대적인 종교를 가졌어요.

취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밥을 저어 주세요

그녀를 마중하는 절정의 시간
하지만 아무리 밥을 저어도
그녀는 기차에서 내리지 않아요.

그녀는 배가 고파도 밥을 먹지 않고
쌀이 떨어져도 울지 않아요.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지 않는 그녀는
목소리로 사는 음성 미녀
연착하지 않지만 도착하지 않는 그녀가 
우리 집의 가장 같아요.
남편은 뭘하는지 방에서 나오지도 않는걸요. (-82-)


소문의 힘

여름이 가기 전
내가 죽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헤엄치던 고래가
수면 위로 솟구쳐 수증기가 되었다.

날아가던 독수리가
비행을 멈추고 구름이 되었다.

나는 가위를 가졌다.
그것은 거울로 된 가위였다.

나는 가위를 코앞에 들어 올려
소문난 죽음을 절단했다.
그것은 명백한 허위였다.

가윗날을 모으니 거울에 코가 비쳤다.
가윗날을 펼치니 코가 사라지고 눈이 비쳤다.

가윗날 밖으로 사라진 콧속에서 
고래와 독수리릐 뼈가 쏟아졌다.

코가 없는 눈동자에서 쏟아진 폭우가
거울에 비치지 않는 입술을 뒤덮었다.

가위를 던지자 거울이 깨졌다.
거울이 깨지자 여름이 갔고

소문을 절단하자
내가 정말 죽어 버렸다. (-129-)


시인 박장호의 시 한 편 <포유류의 사랑>의 의식구조를 따라가면, 나의 모습이 보이게 된다. 살아가는 것, 죽어가는 것,그 안에서 사랑이 깊이 남겨지게 된다. 인간의 미각, 후각, 청각, 촉각에 의존하면서, 이 오감과 가까이하는 매게체가 혀이며, 입술이었다. 손과 발은 촉각을 느낄 순 있어도 미각은 느낄 수 없다. 후각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몸에서 유일한 얼굴의 눈과 코,입술 사이의 인중만이 그 오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신경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그 붉은 입술에 사랑이 모여 있는 것처럼, 우리는 남녀 ,사랑하는 존재의 감각에 대해, 서로를 탐닉하고, 서로에게 , 거리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시집에서 스위치백에 대해서, 시인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홍전 ~나한정 구간, 대한민국 유일의 스위치백 철로 구간은 우리에게 전근대적인 철도 기술을 상기하게 된다. 시인은 그 안에서 안 여인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으며, 이름이 없는 그 여인을 기억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돌아보면 그런 것이다. 사랑도, 삶도,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될 수 있으며, 서로의 가치를 검증해 나가는 순간이기도 하다. 만 사십에 불과하였던 1975 년 생 시인 박장호는 현대적인 감각으로 전근대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유연하게 타넘고 있었다. 질투와 수치,그리고 자괴감을 동시에 느끼는 순간이다.인간이기에 소문이 생기고, 소문이 있기에 인간은 삶을 검증하고자 한다. 살아가고, 존재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매우 소중한 가치가 될 수 있다. 소문의 근원지를 절단하고,자르다 보면, 내 삶도 끝나게 된다는 걸 보여주는 소문의 본질을 죽음과 연결짓고자 하였었다.


시집 <도착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나 쓸 수 있는 우리의 일상 속 한 시간과 장소를 절묘하게 엮어나가고 있다. 그 시대의 특징이 잘 나타나고 있었으며, 인공지능 밥솥 속의 여자 목소리를 시에 녹여내고 있었다. 즉 밥솥의 청량한 목소리만으로 미녀라고 단정짓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멍청함,그리고 그 밭솥의 기능적인 측면을 잘 드러나게 하였으며, 기계가 아닌 인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면, 새로운 전환점을 완성할 수 있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어떤 욕구와 욕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내 삶의 발자취 하나하나에 남겨진 씨앗, 그 싸앗에서 포유류로서 원죄를 느끼며 살아갈 때가 있다.죄책감과 죄의식을 살아가는 인간을 용서하는 유일한 수단은 유일한 사랑이며, 사랑을 통해 인간은 인간의 오류를 하나하나 보정할 수 있다. 상당히 긴 문장과 난헤한 시어와 시상들 주에 그나마 쉬운 시를 펼쳐 들면서, 치열하게 관찰한 시인의 깊은 고뇌와 함께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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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의 건축 - 주제와 변주
김성아 지음 / CIR(씨아이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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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심상에 존재하는 건물은 천의무봉의 가상 건축이다. 작어도 심상 속의 건물에는 현실적인 오차나 부정합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설계하고자 하는 대상 건물의 멘털 트윈으로서, 추상적인 관념에서 구체적인 건물의 모습으로 진화한다. 설계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를 외재화하는 표현물은 멘털 트윈과 같이 진화하는데 그것은 스케치, 목업 모델, 디지털 모델 드으이 다양한 형식으로 존재한다. (-95-)


건축이 가성성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건축가가 아닌 누구나 건축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빛과 매스로 빚어진 시가 아니라 디지털 자산과 연결성으로 이뤄진 전혀 다른 건축이다. 그러나 스토리텔링을 하고 세계관을 창조하는 전무가가 극소수인 것처럼, 상상력 충만하고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전문가는 결국 재능있고 제대로 교육받은 건축가이다. (-142-)


건축사 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현재 등록 건축사의 60% 이상이 1년에 단 한 건의 수주밖에 못하고 있다. 설계 요율은 20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건축학과 졸업생은 설계회사를 기피하고 있다. 5년간의 치열한 대학교육을 마치고 설계회사에 입사하지만, 여전히 야근과 철야를 피할 수 없는 환경에 이내 회의를 느낀다. (-197-)


역설적으로 가상성은 치밀한 구체성과 물리적 정교함에서 나온다. 적절한 거짓말을 섞지 않으면 진실처럼 보이지 않듯이 너무 완벽하면 실제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매체의 차원이 증가하고 리얼리티가 커질수록 그것은 노이즈가 스며있는 현실이 아니라 대체 현실을 만든다. (-221-)


건축가는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새로운 환경에서도 사람들의 꿈을 들어주고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건축설계의 많은 부분이 AI 에 의해 대체될 수 있지만 결국 의뢰인의 고충을 인간적으로 이해하고 인간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인간 건축가이다. (-236-)


인간의 상상 속에 인공지능은 인간이 했던 일을 대체하는 개념이며, 힘이 더 세고, 인간보다 더 빠르게 계산하고, 더 많은 일을 할 거라는 막연한 공상과 상상에 불과했다. 단순히 편리해지고 , 일과 노동에 대해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거라고 생각했지, 인간의 노동을 전면 교체될거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실제 속의 인공지능이 있다.그러나 이제 앞으로 조만간 인공지능은 인간의 의지와 상관없이 우리의 삶을 차곡 차곡 파고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인간이 강조했던 전문가라는 개념, 전문가의 가치가 하향 조정될 개연성이 그다. 그로 인해 우리는 많은 것을 소멸시키고 새로운 변화 속에 여러가지 조건을 생각하게 되며, 기술이 인간이 삶에 어떤 변화를 야기하는지 깊은 고민에 빠져들게 되고, 건축의 전면적인 변화를 감정받거나 평가받게 된다. 


이 책은 인공지능이 단순히 판사,검사, 노동자의 일을 빼앗는 걸 넘어서서 산업 전반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건축 설계 및 구조 설계 전반에 인공지능 시스템이 적용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건축 설계 시공 전반에 오차를 줄이고, 오율을 낮출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개연성이 있으며, 인공지능 시대에 건축의 전면 개편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분야가 있었으니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인간미, 심미성이다. 즉 기계는, 건축분야의 AI기술은 감동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인간은 인간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주체가 된다. 인간의 상상력을 십분 발휘하면, 건축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며, 지금보다 더 디테일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런 상황이 된다면, 건축기술을 배우지 않더라도, 건물을 지을 수 있고, 인간이 할 역할은 바뀔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자동차 기술자가 아니더라도, 자동차를 만들 수 있고, 자동차 회사가 아니더라도, 자동차를 제조할 수 있는 것처럼 앞으로 미래에는 건축 분야에도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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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 - 50억 부자 아빠의 현실 경제 수업
정선용(정스토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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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모는 자식이 배곯지 않도록 , 자신을 팔아 밥을 번다. 개인의 역사란 밥을 벌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하는 과정이다.밥은 노동에서 나왔다. 농업 사회에서는 주로 몸으로 하는 일, 산업혁명 이후에는 머리에 의한 노동, 즉 기술이 밥을 만들었다. 그러다가 금융자본주의 시대가 오면서 노동의 역할은 축소되고 자본의 역할이 커지기 시작했다. (-25-)


첫번째 비교 대상은 '나훈아' 와 '남진'이다.
결롱부터 말하먄 '나훈아 = 자본소득' 이고, '남진 = 근로소득' 이다. 두 사람은 1970년대 가요계의 양대 산맥이었다. 요즘은 '가수 나훈아' 의 인기가 높지만, 그 당시 인기는 '가수 남진'이 조금 앞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이 두 사람의 소득 형태를 갈랐을까? 그 기준은 바로 저작권료다. 가수 나훈아는 싱어송라이터로, 그 자신이 작사하고 작곡한 히트곡이 많다.'무시로','홍시','울긴 왜 울어' ,'잡초'등 셀 수 없을 정도다. 저작권료만 받아도 충분히 경제생활을 할 수 있다.나훈아에게 저작권은 바로 자본이다. (-65-)


첫째, 예술 노동자는 이주노다. 그는 한마디로 춤꾼이다. 춤에 관한 한 최고의 기술, 예술을 갖췄다. 그러나 춤이라는 육체적 행위는 나이 먹고는 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이주노는 빼어난 춤꾼이었지만, 그룹 해체 후 경제적으로 어려웠다고 한다.비단 그뿐만 아니라 노동자는 경제적 삶의 주인이 되기 힘든 직업이다. 불황, 위기가 닥치면 제일 먼저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이다. (-107-)


돈공부에서 기본이 되는 것은 돈의 흐름과 금의 흐름을 아는 것이다. 돈이 모여드는 곳에 부자가 될 수 있는 물줄기가 흐르고, 국제적으로 금이 모이는 곳, 금이 옮겨가는 곳에 돈을 벌수 있는 자본시장이 완성된다. 과거 IMF 외환위기 때, 금이 동이 나서 국가 부도라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한 대한민국은 금이 자산으로 어떤 가치가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돈공부를 자녀에게 그대로 물려주고 있다. 슴관과 인식, 자각,이것은 돈을 벌 수 있는 사람과 돈을 벌 수 없는 사람으로 구분짓게 한다. 돈이 가져다 주는 여러가지 메리트, 자본이 현대인들의 불안과 걱정의 근원을 잠재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특징은 자본의 효용가치를 실제 사람에 대입하고 있었다. 당대 인기가수였던 나훈아와 남진, 자본가인 나훈아가 수많은 대중들의 구설수에 오르고 있음에도 당당할 수 있는 이유는 그가 자본가이기 때문이다. 반면 남진은 대중들의 인기가 바로 자신의 생명줄이다. 노동자로서 살아가게 되면, 자신의 노동 가치가 떨어지는 그 순간 불안과 걱정 속에 휩싸이게 된다. 수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단순히 노래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싱어송라이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책에는 이외에도, 서태지,이주노, 양현석을 언급하고 있다. 사업가로서 성공을 거둔 양현석은 가수로서 대중들에게 서서히 잊혀졌지만, 사업가로서 그가 보여준 재테크, 사업 수단은 돈공부의 근본이 되고 있다.반면, 가수로서, 춤꾼으로서 이주노는 최고의 존재감을 가지고 있지만, 그가 보여준 예술가 저너머의 모습이 암울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자본가로서 살아갈 것인가, 노동자로 살것인가, 아니면 이 두가지에 대해서 균형잡힌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좀 더 깊이 파고들어가게 되었다. 종자돈을 모르고, 목돈을 완성하여, 노동자가 자본가로 가는 것,그것이 돈공부의 핵심이며,제태크를 통해 노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돈공부의 목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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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정면
윤지이 지음 / 델피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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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
누군가의 투신이다. 분명하다. 잘 모르기에 알 수 있는 것도 있는 법이다. 심장이 두방마이질 쳤다. 머리가 끔찍할 정도로 맑아지고 있었다. 
나는 놀란 가슴을 채 수숩하지 못하고 도로 침대에 몸을 뉘었다. 방은 아직 캄캄한 어둠에 갇혀 있다. (-9-)


그녀가 나가자마자 나도 곧바로 진료실을 나왔다. 나는 여수진 환자를 지나쳐 그대로 병원 문을 나섰다. 대기실엔 다음 환자가 있었고 송 간호사의 시선이 나를 쫓았지만 다른 도리가 없었다. (-14-)


이제는 잘 해낼지 모르잖아.
아내가 했던 말을 생각했다. 아이처럼 제멋대로인 데가 있지만, 그녀가 정신과 의사로서 훌륭하다는 걸 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내는 끝내 이해하지 못할것이다. 세상엔 그 무엇도 치유할 수 없는 마음이 있다는 걸. (-34-)


어둠의 정면을 보고 있는 지금, 나의 의식은 그 어느때보다 또렷해져 있었다. 그러니까 삶과 죽음 사이에서 나는 로프 하나만을 의지하고 있었고 그 사실이 내 안에 더할 수 없는 고도의 집중력을 솟구치게 했다. (-51-)


나는 가만히 아내의 얼굴을 들여다봤다. 밤사이 영영 잃을 수도 있던 얼굴. 숨소리 사이로 아내는 다시 몇 번쯤 뭔가를 중얼거리다 말았다. 그리곤 점점 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알 수 없는 여자. 
나는 작게 중얼거렸다.(-67-)


아내와 양부는 물이 흐르는 모습을 넋을 잃고 보다 가끔 눈을 감았다 천천히 떴다. 보면 볼수록 둘은 닮아 있었다. 누가 봐도 이 둘은 가족이었다. 나는 누군가 나를 봐도 양부와 닮았다고 생각할지 궁금했다. 양부가 입을 열었다. (-88-)


꾸밈없이 하나로 길게 묶은 머리. 부드럽지만 단호한 말투. 한 번씩 말끝에 붙는 옅은 웃음. (-115-)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대기실 선반에 놓인 메칸더브이를 집어 자리로 돌아왔다. 마징가제트만큼이나 때가 탄 메칸더브이는 내 팔뚝보다 조금 작았다. 나는 이 건강하고 유치한 물건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그러자 왠지 몸속 어디에서 뜨거운 뭔가가 솟구치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모든 악에 대항해 지구를 지킬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151-)


창문을 통해 조명이 태양처럼 내 얼굴에 비쳤다. 아내는 자신의 그리스어 교본을 찬찬히 넘기고 있었다. 표정은 무심했다. 이따금 한 페이지에 오랫동안 시선을 고정할 때가 있었고 그럴 때면 다른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내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무언가. (-161-)


현대인들의 삶에서 흔하디 흔한 속담이 등장한다. 속담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것이다. 타인의 문제,고민, 심리적인 이유들에 대해서는 즉각 즉각 해결해주면서, 정작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말한다. 그 속담 저너머에는 전문가에 대한 불신,지식인에 대한 위선이 나타나고 있었으며, 우리가 안고 가게 되는 여러가지 심리적인 이유들이 고찰되고 있었다. 소설 <어둠의 정면> 또한 그런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다.


이 소설은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착각할 정도이며, 주인공의 시점에 따라 쓰여진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인공 민형기는 정신과 의사이며, 수많은 문제들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골치아픈 것을 풀어가는 엘리트 의사의 표상이다. 그는 삶에 아무 문제가 없는 사람이다. 돈이 궁하지도 않다. 하지만 남의 문제를 풀어가다 보니,자신이 문제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방치하게 된다.아내와의 관계도 문제가 없으며, 정신과 의사 민형기조차 문제가 없는 주인공이다. 그런데, 묘하게 잿빛 어둠이 드리워지는 분위기, 조용조용한 성격을 지닌 아내의 성향은 어릴 적 가정환경에서 비롯된 트라우마가 있다. 남편이자 소설의 주인공인 민형기조차 마찬가지다. 삶의 단조로움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었으며, 내 삶의 희노애락 저변에 깔려 있는 여러가지 발자취가 느껴지며, 알몸으로 서 있는 아내의 모습을 본 민형기는 쥐구머으로 자꾸 숨어진다. 이 소설은 바로 그러한 주인공의 삶에서, 조용한 아내의 일탈이 그려지고 있다. 즉 아내의 일탈은 아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남편의 문제이기도 하다. 원인제공자로서, 보여지는 정신과 의사 민형기는 남의 이혼 문제, 부부 관계 문제는 해결하면서, 정작 자신의 아내의 문제, 부부 문제, 민형기 자신의 문제는 플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삶에서 흔히 말하는 '헛똑똑이'에 대한 다양한 기준과 원칙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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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하고 싶은 날 동화향기 13
강심원 지음, 이선주 그림 / 좋은꿈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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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호가 웃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그런 날은 거의 없었습니다. 오늘도 날쌘돌이는 어떻게 규호를 도울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동그란 몸을 지탱하기 어려웠지만, 규호가 원하는대로 구르려고 노력했습니다.
"규호야 ,힘매. 조금만 더...넌 할 수있어." (-17-)


내 이름은 거미야. 왜 거미인지 나도 몰라. 하지만 다들 날 거미라고 불러.그런데 네 친구 왕배를 부를 때도, 땅바닥에 사는 삐침이를 부를 때도 모두 거미라고 해. 정말 이상하지 않아? 우리도 서로 부르는 이름이 있는데...뭐라고 부르든 상관없어. 줄을 쳐서 먹잇감이 걸리면 하루하루 끼니를 때우고 잠 잘 자면 그것이 행복이지, 후훗. (-44-)


10 대 청소년에게 어른들이 가장 많이 주문하는 것은 꿈이다. 꿈을 꾼다는 건,성취감을 느끼고, 성공의 씨앗을 뿌리며,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내 마음대로 꿈의 날개를 키워나간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내 마음대로 하기, 내가 의도한 대로 행하는 것, 주어진 환경이나 상황과 무관하게 꿈은 누구나 꿀 수 있고, 그 꿈이 내 삶이 되고 있다.


꿈을 꾼다고 모두 꿈이 되는 건 아니다.동화작가 강심원님의 <내 맘대로 하고 싶은 날>에서 아홉 동화 작품 하나하나 본다면, 주인공이 꿈꾸는 것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 꿈에 맞는 조건이나 환경도 무시할 수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첫번째 <노란 축구공 날쌘돌이>에서 방규호와 날쌘돌이, 승부욕 강하고, 축구를 잘하는 방규호는 주변 친구들과 경재하는 과정에서,친구들과의 갈등을 잘 해결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학교 교내에서 교장 선생님의 선택과 결정이 방규호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두번째 <똥배 거미>의 주인공은 거미이다. 자신이 왜 거미인지 알지 못하는 무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거미는 스스로 혐오감을 가진 존재라고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거미에겐 생존의 수단이 되는 거미 주변에 치는 거미줄이, 아이들에겐 단순히 거추장 스러운 거미줄일 뿐이었다. 그 하나 하나 속에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생명체애 대해 옳고 그름의 기준으로 가치판단을 하고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동화집 <고양이들이 돌아왔다>는 치즈태비고양이, 턱시도 고양이, 고등어태비고양이가 등장하고 있다. 이 고양이는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인간사회에 발생하는 전염병 메르스로 인해 ,인간의 판단이 고양이의 생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변화가 되고 있었다. 자유롭게 본성대로 살아가는 고양이에게 옳고그름의 가치 판단에 따라서, 생존에 대한 결정권을 인간이 가지고 있다는 오만함이 또다른 화를 불러 일으키고 있으며, 인간 사회의 무의적인 혐오와 차별이 고양이 세계에 그대로 표현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앞에 나온 동화 이야기 <교장 선생님은 못말려>에 등장하는 주인공 경수 이야기에도 잘 나오고 있다. 장애가 있는 아빠와 태국 출신 엄마 사이에 태어난 경수가 처한 가정환경, 그리고 주어진 현실,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있지만, 이 동화는 다문화 가정에 대해, 또다른 차별과 혐오, 선입견을 부채질하고 있으며, 동남아 여성에 대한 편견,그리고 다문화 가정은 무언가 문제가 있고,고쳐 나가야 하는 가족, 보호하고 관심가져야 하는 이들로 치부될 수 있기 때문에,상당히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무상 제공받아 직접 읽어보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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