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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온
고승현 지음 / 99퍼센트 / 2022년 4월
평점 :
그는 인간의 의식이 정부 처리 과정에서 생겨나는 부차적인 부산물이라는 학계의 중심 이론과 싸웠다. 아인 박사는 의식은 그런 식으로 생겨나지 않으며 물리학 법칙에도 위배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활용하기 어려운 쓸모없는 정보 덩어리가 어떻게 인간과 다른 종을 구별해왔는지 설명할 길이 없다는 것이 아인 박사의 주장이었다. (-11-)
아무튼 우리 이드의 역사에서 중간단계가 있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내 연구 결과가 사실이라면 이 역시 누군가 숨기고 싶은 비밀이라는 뜻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왜 우리가 알고리즘과 호모(인류)의 중간단계에서 호모와 흡사한 종으로 바뀌었는지 알아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59-)
펭의 믿을 수 없는 과거나 이드의 복잡한 핏줄에 관한 이야기에 구미가 당기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지금 빅에게 중요한 것은 우발적인 사고로 이드를 죽인 펭과 자신의 안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빅이 확신할수 있는 것은 두가지였다. (-133-)
"있을 겁니다. 오늘 이후 가이아인들은 새로 태어날 겁니다.사람의 마음이란 아주 강한 것이어서 직접 보기 전에는 좀처럼 흔들리 않는답니다. 저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오늘 이후로 많은 것이 달라질 거라 믿습니다."
펭은 이곳에 온 날부터 무엇가 찾으려는 것처럼 공격적으로 다가오는 아린의 눈빛이 부담스러웠다. (-199-)
역삼각형 모양을 한 뭉툭하고 긴 코의 끝부분은 검었다. 버서커가 숨을 쉴 때마다 코에서 고약한 냄새와 연기 같은 것이 피어올랐다. 펭이 맡은 냄새와 똑같은 냄새였다. 코 아래로 의젓하고 보이는 앙다운 입이 자리하고 있었다. 버서커는 마치 신화속 동물인 곰과 사자를 섞어 놓은 것 같았다. (-283-)
"자네가 펭이구먼. 다 지나간 일이지만, 한 때 자네 이름이 위원회에서 꽤 거론되곤 했었지. 그때는 참 허황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결과가 기다릴 줄은..."
라몬이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반가워요. 우린 초면이지요.?" (본문)
인간은 태어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죽음 이후의 삶, 삶 너머의 우리의 존재, 그 존재하나하나에 대해서, 우리 스스로 느끼는 것과 다른 새로운 인생이 만들어 지고 있었다. 세상의 변화 속에서 인류의 멸종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으며, 모순과 위선으로 가득찬 세상을 바꾸기 위햐서, 인류, 배출, 알고리즘이라는 것을 내세워서, 새로운 인생을 꿈꾸게 되는데, 주어진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사라진 잿빛 도시 위에서, 가이인이 보여주는 여러가지 모습들, 우리 삶의 어두운 그림자와 함께 함다면, 삶에 대한 희망은 소멸되어지고, 절망으로 가득한 삶으로 채워질 수 있다.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이드라는 독특한 존재, 그리고 펭과 바리온, 레온의 활약상, 열화상 카메라,. 플라즈마, 샌서와 스위치, 그리고자동화된 기계들 속에서 살아가게 되는 또다른 인류는 우리의 의도와 다른 통제되지 않는 부작위적인 삶으로 만들어갈 수 있었다. 대형 핵융합로가 소형 핵융합로가 되고, 인류를 한수간에 없앨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면, 그 이후의 삶의 변화를 상상할 수 있다.
저자는 정통 sf 소설을 표방하고 있으며, 소설의 첫 시작은 분자생물학자로 알려진 테라라는 이름의 이드가 죽게 된다. 이드의 죽음 그 배후에 감춰진 음모를 파헤치기 위한 노력들, 그 노력 속에 숨겨진 여러가지 상황, 정신병자 취급을 받게 되어버린 펭에게 주어진 삶은 어떤 삶이 될 수 있는지 하나하나 고쳐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