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톨로지 (반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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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상의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구성되고, 해체되고, 재구성된다.이 모든 과정을 나는 한마디로 '편집'이라고 정의한다. 신문이나 잡지의 편집자가 원고를 모아 지면에 맞게 재구성하는 것, 혹은 영화 편집자가 거치 촬영 자료들을 모아 속도나 장면의 길이를 편집하여 관객들에게 전혀 다른 경험을 가능케 하는 것처럼,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건과 의미를 각자의 방식으로 편집한다. 이같은 '편집의 방법론'을 통틀어 나는 '에디톨로지'라고 명명한다. (-24-)

이어령은 너무 억울하다고 한다.어릴 때부터 항상 건방진 놈, 잘난체하는 놈, 얄미운 놈이라는 욕을 먹고 자랐다. 항상 미움을 받았다. 변변한 불알친구 하나 없다. 자신은 그저 이해 안 되는 것을 질문했을 뿐이었는데, 다들 그렇게 미워했다는 거다. 단지 텍스트만 해체했을 뿐인데, 그토록 힘들고 외롭게 살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문학을 한 것이라고 이어령은 고백한다. 자신이 만약 사회 규범이나 도덕을 해체하고, 경제 시스템을 해체하는 정치가나 혁명가가 된었더라면 돌을 맞아 죽어도 벌써 죽었을 것이라고 말이다.

지금도 그는 자신의 서재에서,세사에서 가장 큰 책상 앞에 앉아, 앞 뒤로 놓인 여섯 대의 컴퓨터로 텍스트의 선택과 결합의 구조를 파괴하고 재창조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혼자서. (-80-)

'역지사지 易地思之', 즉 '남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기' 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오늘날 모든 기업에서 그토록 강조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은 인간 인식에 관한 문명사적 통찰이 전제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객관적,합리적 사고의 시작을 알리는 원근법의 발견이 주체와 객체의 문제, 주체들 간의 소통 문제로 그 논의가 확대되는 것처럼,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관계는 철학적 인식론의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인문학을 아주 치밀하게 공부해야 하는 거다. (-155-)

독일이나 일본이아 정밀함으로는 세계 최고지만, 문 만드는 데는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일까? 왜 일본인은 문과 창문을 만들 때 방음에는 전혀 신경을 안 쓰는 것일까? 반대로 독일인은 문과 창문을 왜 이토록 튼튼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일까? 뭘 그리 숨기고 싶은 것일까? 독일인들은 밤에 큰 소리를 내야 하고, 일본인들은 아주 조용하게 하기 때문일까? 독일인은 아주 오래 하고, 일본인은 아주 짧게 하기 때문일까? 도대체 왜 그럴까? (-211-)

'계몽'이다. 빌 게이츠는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이들이 스스로 의미를 편집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다. 일방저그로 완성된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재미없는 거다. 상호작용이 불가능한 내러티브는 진리를 강요할 뿐, 일리 一理 의 해석학이 바져 있다. 반면 스티브 잡스의 내러티브는 상호작용적이다. 편집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282-)

수많은 학자들이 노골적으로 프로이트는 사기꾼이고, 자료를 조작한 사이비 학자며, 그저 유명해지고 싶어 주위 사람들을 셀 수 없이 속였다는 비난의 소리를 높였다. 세상은 원래 그렇다. 한 번 무너지면, 기다렸다는 듯 몰려와 짓밟는다. 생전 교만과 이기심이 극에 달했던 프로이트였기에 그런 비판적 반응이 오히려 너무 늦게 나타났다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한 시대를 지배했던 것이다. (-336-)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개념을 응용해 일본의 문화를 해석해보자. 일본인들은 청결에 엄청난 강박이 있다.모든 게 너무 깨끗하다. 음식도 어쩌면 이렇게 정갈할까 싶고, 거리에는 휴지 한 장 찾아보기 힘들다. 일본인들은 왜 이토록 청결한 문화를 만들어냈을가? 어떻게든 심리학적으로 설명해야 할 것 아닌가?

결론부터 공개하면 '항문기 불안'이다. 앞의 러브호텔 경우처럼 일본의 독특한 가옥 구조에서 문제가 또닷시 시작된다.유난히 길고 습한 여름을 견디기 위해 통풍이 잘되는 문과 창문, 곰팡이가 슬지 않는 벽, 그리고 시원한 다다미 등으로 집을 짓는다. 이번에는 다다미 바닥이 문제다. 일본 주택의 다다미 바닥은 아이들 양육에 아주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356-)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 후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 디플롬, 박사 학위를 땃고, 독일 베를린 자유 대학교 전임강사 및 명지대학교 교수를 역임하게 된다. 그가 쓴 『에디톨로지』에서는 심라학과 철학을 용합하고 있으며, 편집학을 통해 , 창조성을 높여 나가도록 방법론을 찾고 있다.

그는 독특하고, 자유분방하다. 교수임에도 권위적이지 않고, 자유로운 학자로서, 특이하다 못해 너무나도 변태적(?) 이다.그러나 그는 실제로 크게 우리의 사회적 통념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으며, 추구하는 것들 하나하나에 대해서, 꼼꼼하게 살펴 보고자 한다. 독일에서 배웠던 에디톨로지 에 대해서, 독일과 비슷한 일본과 상호대조 비교하고 있다. 정교함과 치밀함에 있어서, 일본과 독일은 오십보 백보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독일은 일본과 차이가 있었다. 개인주의가 강한 독일은 사생활 보호에 철저하고, 일본은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나가면서, 일본 특유의 정치적 문화와 사회적 문화를 형성하게 된다. 즉 우리가 같은 맥락에서, 독일을 배우자고 강조하지만, 일본을 배우자고 할 때, 극한 거부감을 심어주게 된다. 즉 우리가 쓰레기가 만연한 사횢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온돌문화를 다다미 문화로 바꾸자고 한다며, 국민들이 시위하고 집회할 개연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독일에 대한 시선은 그렇지 않다. 그 과정에서 , 두 나라가 가지고 잇는 국가적 역량을 보여주고 있으며, 해체하고,재구성하며, 다시 종합하는 것, 그것이 에디톨로지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즉 에디톨로지는 틈새이다. 내가 보지 못한 거들을 에디톨로지를 통해 밝혀 나갈 수가 있다. 남다른 시선으로 길을 걸어갈 수 있으며, 빌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의 차이를 서로 비교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사후에도 위대한 기업인으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기 괴팍하지만, 에디톨로지로서의 인문학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엇기 때문이며, 애플 제품에 대해서, 구매자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반면 MS 제품은 구매자가 개입할 여지를 차단하였고, 오류가 발생하였음에도, 그대로 써야 하는 문제점이 나오고 있다.

에디톨로지는 문학에도 적용할 수 있고, 일상에도 적용할 수 있다. 내 앞에 놓여진 모든 것을 조립하고, 해체하고 재구성하면 된다. 문학에서 , 어떤 것에 대해 개념 설명할 때, 많은작가들이 한글을 한자로 바꿔서, 한자를 해체한다. 거기에 자신의 사유를 개입하여, 독자를 설득 ,납득하게 한다. 즉 작가들이 요즘 흔하게 쓰는 문장 구성 방법론에 , 에디톨로지가 어느 정도 개입되고 있었다. 더군다나 이 책을 읽으면서, 그의 사유방식,그가 추구하였던 문학적인 깊이 속에 내재된 인간에 대한 남다른 탐구가 돋보인다. 단 그는 지금 우리 사회의 통념에 비해 한걸음 앞서 나가고 있다. 오로지 본인의 구상에 의한 편집이며, 우리 시대가 반영할 의지가 있을 때,그의 구상은 생각에 머물러 있지 않고, 현실에 적극 반영될 수 있다. 지금은 유교적 가치가 강한 가운데, 거부감이 깊이 들어가고 있지만, 앞으로 충분히 새로운 결과믈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앞서 나가는 에디톨로지적인 사유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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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김병준 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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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근의 경제위기와 관련해 장하준 교수가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최근의 경제위기는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구조적인 결함을 치료할 때까지 상당한 기간에 걸쳐 회복될 것이다." 요즘 이에 관한 이야기가 많죠? 경제위기가 회복될 것인가, 된다면 얼마나 빠르게 회복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치열하지 않습니까? 그는 비교적 느리게 회복될 것이라 생각한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우리느 굉장히 빠른 회복을 기대하지만 구조적인 결함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회복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28-)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근본 프레임을 바꾸는 진보와 민주주의를 위한 교과서를 꼭 쓰고 싶다." 면서 "바로 이 《폴 크루즈먼의 미래를 말하다》 에서 그 작업의 필요성을 느꼈다." 고 말했다. 꼬박 이틀 동안 진행된 토론에서 이미 이 책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공부한 흔적이 역력했다. (-64-)

대통령이 시끄럽지 않으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밖에서 신경이나 썼겠습니다. 대통령은 일종의 노이즈마케팅을 했던 겁니다. 동네를 지나가는데 깡패가 벼르고 있어요. 그런데 호루라기 갖고 다니라고 하지 않습니까.호루라기를 불면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습니다.이 정도로 불리한 조건이었습니다. 특히 보수언론이 앞장서지 않았습니까.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권력을 진보적인 정치로 재구성할 수 있겠습니까.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97-)

그런데 1970년대 중반 이후에 슈퍼자본주의가 출현했습니다. 그 원인 또는 촉매라고 할 수 있는 기술적 요인으로 저자는 신기술 개발, 글로벌화, 규제 완화 등 세가지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이 세가지 중에서도 저자는 신기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그 전에는 규모의 경제가 밑바닥에 깔려 있었는데, 신기술은 규모의 경제가 필요 없도록 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생산 과정을 여러 단계로 나누어 그것들을 이리저리 꿰맞추고 아웃소싱도 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어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그것들을 한군데 모아 생산해야만 하던 시절의 규모의 경제는 의미가 많이 퇴색하게 되죠. (-135-)

둘째는 《더 플랜 》 의 꿈이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실현 가능한가 하는 문제입니다.이렇게 정책적 아이템을 잘 정리한 책의 내용처럼 한국에서도 매니페스토 운동이 일어나야 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전문가에게 물어봤더니 일본의 매니페스토에는 재원 조달과 정책에 대한 내용만 있는 게 아니라 맨 먼저 정치철학이 나와 있대요. (-191-)

학자마다 약간 차이가 있지만 국민소득이 1만 달러에서 1만 5000달러가 되면 사람의 생각이 바뀐답니다. 그래서 보통 1만 달러가 될때까지는 지붕을 개량한다든지 하면서 잘 먹고 잘 살아보자는 데에 온갖 에너지가 집중되는데, 1만 달러에서 1만 50000달러를 넘어서는 시점에서 어떻게 하면 가족과 안락한 생활을 누릴 것인가,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가 중심이 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아메리칸 드림은 18세기 윤릴르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유럽은 바뀌고 있다. 왜 우리는 그런 생각을 못하는가가 저자가 말하는 핵심입니다. 미국의 정치학자 로널드 잉글하트도 『조용한 혁명』 이라는 책에서 사람의 생각이 삶의 질 중심으로 바뀐다고 했습니다. (-274-)

둘째로 노 대통령은 역사를 바꾼 리더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보수정치인과 기득권에 둘러싸인 시장 만능 국가에서 대공황의 위기를 극복한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리더십에 관심이 많았다. (-339-)

미국 정당의 역사는 200년이 넘습니다. 우리도 사실 해방 초기에는 정당이 100여개나 됐잖아요.그랬다가 지금 양당으로 왔다는 것 자체가 제도화의 수준이 높아진 겁니다. 지금은 이름이 바뀌어쓸지언정 국민들 사이에서 한나라당, 민주당이 뚜렷한 정당으로 자리를 잡았어요. 정당이 자꾸 생기는 이유는 불완전한 정당체계라서 그렇습니다. 지역정당이기 때문이죠. 국민들의 욕구는 지역에 머무르지 않거든요. 자꾸 새로운 욕구가 나타나니까 니치 마켓(niche market), 틈새 시장이 생기는 겁니다. 그러면 새로운 제품이 자꾸 생산되는 것처럼 새로운 정당이 생기기 마련이죠. (-370-)

노대통령은 언론의 왜곡보도에 회의를 많이 품고 있었는데 ,이른바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이 보수언론들의 근거가 희박하고 사실과 다른 보도에 쉽게 빠져드는 까닭을 굉장히 궁금해했다. 그 학문적 배경을 알고 싶어하셨던 것이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접하게 됐고,. 사람들이 생각의 오류와 판단의 오류를 범하는 이유를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았다면서 필자에게 일독을 권하셨다. (-424-)

지식은 유한하고 무지는 무한하다

이 책의 에필로그에 나오는 몇 가지 의미심장한 말을 나열해 보겠습니다."우리 지식은 유한할 수밖에 없지만, 위의 무지는 필연적으로 무한하다.","오늘날 이 세계에서 문제가 일어나는 근본적인 원인은, 어리석은 자들은 확신에 차 있는 반면 지적인 사람들은 의심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버드런드 러셀 경의 이야기입니다. 저자인 토머스 키다는 "사공방식을 훈련하지 않는 사람은 명료하고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믿음네 의문을 품을 만한 근거가 충분할 때는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으면 안 된다.","우리가 믿음을 원하는 이유는 삶에서 확실성을 바라기 때문이다.","믿지 않을 때보다 믿음을 가졌을 때 더 많은 문제가 생긴다","우리를 곤란에 바뜨리는 것은 흔히 우리가 모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다."우리가 무엇인가를 믿을 때는 엄격하게 따져보고 믿어야 한다.",이런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452-)

01 장하준 《국가의 역할》

02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

03 로버트 라이시 《슈퍼자본주의》

04 람 이매뉴얼《더 플랜》

05 제프리 삭스《빈곤의 종말》

06 제레미 리프킨 《유러피언 드림》

07 앤서니 기든스《이제 당신 차례요, Mr. 브라운》

08 제임스 맥그리거 번스《역사를 바꾸는 리더십》

09 요시다 다로《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

10 토머스 키다 《생각의 오류》

열권의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2009년 5월 23일 세상을 떠난 전 노무현 대통령이 탐독했던 책들이며, 2010년 이전에 쓰여진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을 본다면, 야심가이자 변혁적 리더로서, 노무현의 야망이 드러나고 있었다. 그는 정치적 구상과 가치를 추구한다. 정치에 있어서, 우회하는 것, 쇼를 하는 것을 싫어하느 노무현대통령은 솔직하고, 직선적이며, 돌아가지 않으면서, 사람에 대해서 너그러웠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호불호가 나뉘었던 것은 이 책에서 주지하는 바였다. 과거를 반면교사로 삼아서, 현재를 바꾸려 했던 리더,미래를 위해서, 질문하고,고민하였고, 답을 만들어 나가고 싶었던 그의 정치적 이상이 책 열 권만 모더라도 꼼꼼하게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그의 정치적 야심을,시대가 읽기 못하였고, 사회가 읽지 못하였고, 시민이 읽지 못했다는 것이다.친미국적인 대한민국이 유럽으로 시선을 돌려서, 유러피언 드림 속에서, 유럽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취하려고 한다.그리고 아메리칸 드림, 유러피언 드림을 넘어선, 코리안 드림을 노무현 대통령은 원한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자신이 국정 구상에 걸맞는 인재를 만나면, 낯춤으로서 그 사람의 사유를 취하고자 하였다. 안타깝게도, 그는 코리안 드림을 눈앞에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 스스로 정치적 실패를 자처하였고, 정치적 실험을 망설이지 않았던 그, 그가 보여주었던 국정에 대한 관심, 언론 권력과 검찰권력과 맞서면서, 스스로 깨질 때, 후대에 무언가를 강력한 무언가를 남길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유리가 깨진다 하여도 그 유리가 바닥에 뿌려놓은 흔적들을 보면서, 누군가는 자신의 정치적 이상과 추구하는 정치적 가치를 눈여겨 볼거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레임덕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기을 망설이지 않았고, 검찰권력이 자신의 목숨줄을 노리고 있음에도, 좌고우면하지 않았고, 멈추지 않았다. 그가 추구하였던 시대 정신은 그가 살았을 땐, 모난 돌 그자체였다. 내 편조차도 외면하였던 정치적 옹고집, 노무현이 추구하였던 국정구상, 적당히 타협하기를 요구하였고, 어느 선을 넘기를 바랬던 우리 사회는 본질은 보수사회였고, 형식은 진보적 가치를 얇게 바르고 있었다.그걸 꿰뚫고 있었던 노무현 대통령은 스스로 본질에서 벗어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그래서, 부딪치고, 넘어지면서, 호통을 치는 친근한 아저씨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참여정부로서, 시민이 참여를 독려하였고, 견고한 관치 정치를 타파하기 위해서 노력하엿던 그가 보여준 정치적 욕구, 그것은 오로지 노무현의 국정과 생각 속에 담겨진 것이었다. 그가 추구하였던 시민정치, 시민민주주의에 대해서, 여전히 우리는 어디까지 이루어지고 있는지,GDP 1만 달러에서 1만 5천 달러로 증가하면, 우리의 생각과 삶이 달라지게 된다. 그것은 2만 달러, 3만 달러를 넘어설 때, 시민의 생각과 사유방식도 달라지게 되고, 삶의 질, 기대치도 달라지게 된다.그 과정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에 대한 기준과 원칙을 만들어 나가는 것,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할 것, 진보적 가치, 진보적 미래가 어디에 이르러야 하는지에 대해서 꼼꼼히 살펴 보게 된다. 민주주의가 200년 넘은 미국과 달리, 군부독재에서 벗어난지 30년이 지나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들과 대안에 대해서, 토론하고, 설득하고, 납득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거버넌스가 무엇인지 꼼꼼하게 살펴 볼 수가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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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위의 낱말들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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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세상의 터지는 것들을 되뇌었다. 무너지고 뚫어지고 찢어지는 것들. 홍시가 터지고 제방이 터진다. 입술이 터지고, 솔기가 터진다. 코피가 터지고 폭죽이 터진다. 분통이 터지고 울음이 터진다. 운수가 터지고 일복이 터진다. 꽃망울이 터지고 가슴이 터진다. 터짐을 헤아리던 너는 아주 오래된 노래 하나가 떠돌라서 피식 웃어버렸다.'터질 거예요,내 가슴은 당신이 내 곁을 떠나면.'당신이 떠나고 터지지 못했던 마음이어서 속이 곪은 걸까. 얻지로도 가지 못한 채, 그 자리에 발이 묶인 걸까. (-26-)

쓰세요.

카메라의 깜박이는 불빛을 바라보며, 너는 말랬다.

세상으로 향하는 뭄이 닫힐 때, 우리느 홀로 앉아 무언가를 써야 합니다. 나에 대하여, 그리고 세상에 대하여, 혹은 나 아닌 것에 대하여, 너 아닌 것에 대하여, 그리고 , 세상이 아닌 것에 대하여.

쓰세요. 당신에게 일어났던 불행한 일에 대하여, 가볍고 사소한 불행, 무겁고 힘겨운 불행, 가벼웠다가 무거워진 불행,힘견웠다가 사소해진 불행을 애기하세요. 그 불행은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진행되었고 어떻게 끝났나요? 어떤 전조 혹은 예감은 있었나요? 불행의 원인은 무엇이었나요? 그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요? 만약 그 일이 다시 일어난다면, 지금은 당신은 어떻게 할까요? 그 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아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 불행으로 인해 당신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쓰세요. 잃어버린 것들에 대하여,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있을 줄 알았는데, 어느 날 문득 사라진 것,왔다가 떠난 사람, 잘 작동하다가 망가진 물건, 갑자기 바뀌어버린 가치관, 마음 속에 존재했으나 증발해 버린 감정에 대해 얘기하세요. 잃어버린 그것은 어디에서 왔나요? 그리고 어디로 갔나요? 무엇 때문에 그것을 상실했나요? 그로 인해 당신의 삶은 어떻게 변했나요?

쓰세요. 당신이 알지 못하는 미래에 대하여. 오늘의 당신과 10년 후의 당신은 어떻게 다를까요? 당신을 둘러싼 세상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당신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요? 하늘은 여전히 푸르고 새들은 아직도 노래를 부르고 있나요? 당신은 혼자인가요, 아니면 누군가와 함께 있나요? 달라진 것과 달라지지 않은 것, 변해버린 것과 제자리에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당신은 무엇을 후회하고, 무엇에 감사하나요?

쓰세요. 어제까지 할 수 없었지만 오늘부터 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하여, 입에 대지 못했던 음식을 처음 먹어본 날, 수영이나 운전을 할 수 있게 된 날, 죽고 싶도록 괴로웠다가 문득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툭툭 털고 일어난 날에 대해 얘기하세요.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가 되어, 나는 법을 배운 아기새가 되어, 최초의 환희 순간의 황홀을 느껴보세요. 절망에서 희망으로, 평범함에서 특별함으로 넘어가는 그날, 당신의 마음은 어디로 달려가나요? 누구와 함께 그 순간을 느끼고 싶은가요? 당신이 손을 뻗으려 하는 , 당신이 그리워하는 그 사람은 누구인가요?

쓰세요. 세상의 모든 '처음'에 대하여,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가 생겨나는 순간에 대하여, 세상의 모든 '마지막' 에 대하여. 하나의 존재가 세상에서 사라지는 순간에 대하여. 세상의 모든 것에서 은유를 찾아내고,은유 안에서 세상을 바라보세요. 보이지 않는 것을 빛나게 하고, 소리내디 않는 것을 노해하게 하세요.

쓰세요.기억을 잃어버린 하루에 대하여, 달과 행성과 외계인에 .당신이 사랑하는 노래와 그림에 대하여. 명사와 ㄷ공사와 형용사에 대하여 . 새로울 것도 없고 빛날 것도 없는 당신의 일과에 대하여. 실제로 일어난 일, 일어나지 않았으나 일어났을 법한 일,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일을 하나하나 떠올리세요. 정면을 보고 뒷모습을 보고 뒺집어 보고 올려다보고 내려다보세요.이랬다면, 저랬다면, 가정해 보고 상상해 보세요.당신이 무언가를 쓸 때 , 당신은 여기가 아닌 거기로 갑니다. 이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에서. 단 한 번도 갖지 못했던 것을 갖게 됩니다. 단 하나릐 우주에 갇혀 있는 당신은 무한한 우주를 만납니다.

너는 카메라를 끄고 두 손으로 얼굴을 덮는다. 기다렸다는 듯, 날카롭고 길게 재난문자가 울린다. 세상으로 행하는 문 하나가 또 닫히는 소리다. 어두워가는 방 안에 홀로 앉아. 너는 쓰기 시작한다. 너에 대하여, 나에 대하여, 혹은 아무것도 아닌 모든 것에 대하여. (-68-)

황경신의 저서 『초콜릿 우체국』, 『국경의 도서관』 을 읽은지가 2016년이다.어느 덧 6년이 지나서 황경신의 신간 『달 위의 낱말들』 을 읽게 되었다. 에세이집, 산문집임에도, 나의 기억 속에 작가 황경신의 문장 구조는 ,여느 에세이 집과 다른 특별함, 상당히 난해한 문제를 형성하게 되었다. 날 것 그대로, 아날로그적 정서에 의해서,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지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그녀의 전작을 읽은 편견에 따라서, 『달 위의 낱말들』 을 읽게 된다.

이 책은 각각의 키워드를 언어적 관찰력을 활용하여, 깊이 파고 들어가고자 한다. 작가는 하나의 키워드의 개념과 본질에 충실하였고, 삶의 경험과 체험을 응축하고 있다. 꽃이 피어나는 것조차도 허투루 흘리지 않았다. 꽃은 피어나는 것이 아닌, 터지는 것이다. 우리는 '터진다'에 대해서, 여러가지 중의적인 문장 표현이 있다. 작가는 그 하나하나 놓치지 않았으며, 가슴이 터진다. 속이 터진다, 입술이 터지고, 분통이 터질 때, 우리는 터진다 라는 문장을 사용하곤 한다.그리고 나는 더워서, 속이 터진다.

인간은 기록한다. 기록은 여러가지 형태로 ' 쓰인다'에 포함된다. 내가 경험한 것도 쓰여지고, 나의 첫경험도 쓰여질 수 있다. 그리고 나의 과거 속 어떤 특별한 장면이나 다시 들여다 보고 싶은 장면도 쓰여질 수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은 히딩크 감독에 의해서, 4강에 오르는 기적을 이루었다. 이천수는 유투브를 통해,그 당시를 회상하고 있으며, 그에 대해서, 꼼꼼히 살펴보고자 하였다. 나의 경우 ,IMF 는 쓰여질 수 있는 매개체가 되곤 한다. 여기서,우리는 미래를 예상하며, 글을 쓸 수 있고, 나만의 사유도 쓸수 잇다. 은유도,비유도, 직유도, 쓸 수 있는 도구가 된다. 같은 것을 보더라도, 다르게 볼 수 있다면, 쓰여 한다. 작가 황경신은 우리가 쓴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 특별함에 대해서, 내려놓는 법을 다섯 페이지에 걸쳐서 쓰고 있었다. 쓰다 보면, 오류가 날 수 잇고, 잘못될 수도 있다. 그럴 댄 고치면 되는 것이다. 퇴고 작잡업을 거치게 되면, 정제된 글 하나가 탄생될 수 있다. 지혜라는 것, 지식이라는 것, 경험이라는 것은 특별하지 않아도 된다.누구나 쓸 수 있고,누구를 쓸 수 있고, 사물에 대해서 쓸 수 있다. 지구 상에 내가 느끼는 오감에 의한 모든 것은 글을 쓸 수 있는 조건이 되고, 상황은 글을 쓸 수 있는 가치와 의미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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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 묵묵하고 먹먹한 우리 삶의 노선도
허혁 지음 / 수오서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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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는 뭔가에 삐치면 말을 하기가 싫어진다. 부부간에도 삐져서 몇달간 말을 않고 지냈다는 얘기를 한다. 기사가 화가 나서 삐져 있는데 승객이 뻔한 질문을 해온다.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어디 가냐고 묻는 승객이 많기에 그냥 흘려듣는다. 진짜 모르는 승객은 버스에 오르기 전에 묻는다. 그러나 역시 시원한 대답을 듣기가 어렵다. (-23-)

"박물관 가요?"

안간다니까 몇 번 타야 되느냐고 또 묻는다. 거기 가는 버스가 한 두 대도 아니고 뒤에 버스가 줄줄이 서서 애 차 빠지기만 기다리고 있는데 어쩌란 말인가? 현실은 가요, 안 가요 수준의 단답형 대답만 가능하다. 느닷없이 질문에 퍼뜩 생각도 안 나고 모드 전환을 해서 떠오르는 대로 답을 한다 해도 제대로 알아듣기나 하겠는가!

'684, 49, 9, 62, 554, 559.ㅣ 31, 644.,685....' (-32-)

새벽에 밥 먹고 바로 2리터 생수부터 산다. 생수를 큰 것으로 사는 이유는 물을 많이 쓰기도 하지만 잘 때 목침으로도 쓰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콜라병처럼 라인이 살아 있는 것이 좋다. 목에 딱 끼기 때문이다.

운전을 오래 하다 보면 '뇌파'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46-)

아예 빨강, 노랑, 파랑으로 기사의 감정상태를 알려줄 수 있는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모든 감정노동자가 가습ㅁ에 명찰 대신 '감정 표시등'을 달아주는 상상을 해본다.

전주 시내버스기사가 하루 열여덟 시간 운행 후 스트레스 수치를 잰다면 인간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치가 나올 것이 분명하다. (-51-)

버스기사는 근골격계 질환이 많다. 앉아서 장시간 반복 동작을 하다 보니 관절에 무리가 많은 듯하다. 이백여 명의 동료 중 한 두 명은 늘 병가 중이다.

교통사고에 운동 중 부상까지 더해져 입원 소식이 잦다. 급여 체계가 일당제여서 한 두 달 병원 신세를 지면 생활비에 병원비까지 골치다. 기사들이 보험 가입에 열심인 이유다. (-63-)

"어이 기사 , 이 버스 몇 시 차여. 여기서 얼마를 기다렸는지 알어?"

눈물 나서 대꾸도 하기 싫다. 대꾸도 않는다고 또 시비다. 앞차를 빼먹은 동료도, 항의하는 승객도 그 어떤 누구도 잘못이 없다. 모두가 자기 입장에서는 옳고 자기 인식 수준에서 최선을 다할 분이다. 삶이 징그럽게 외롭고 고독한 대목이다.

그런 경우에도 무심하게 대꾸를 해주는 형님이 있다. 한번 맘먹고 나섰으면 모두 감수해야 한단다.

"아 예, 앞차가 사고라도 났는갑만요." (-77-)

시내버스 삼 년이면 예측의 모눈종이가 촘촘해진다.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어 승객들의 온갖 비정상이 단번에 읽힌다. 예측 이전에 느낌이 있다. 알파고가 바둑은 이겼지만 인간의 느낌만큼은 흉내도 못 낸단다. '왠지 모를''뭔가 싸한' 그 느낌 말이다. 분명 저 승객이 정중하게 인사까지 하며 오라왔고 전주 시내버스에서는 보기 드문 금테 안경에 젊고 깔끔한데, 수고하신다는 인사말에 교만이랄까? 뭔가 이상한 이 느낌은! 예측을 통해 닥쳐올 불행에 미리 대비해야 할 상황으로 인식된다. (-114-)

누가 와락 내색은 안 해도 사고가 잦은 동료는 발발이 잘 안 선다. 아무리 잘났어도 기사는 일단 사고가 없어야 큰 소리를 낼 수 있다. (-119-)

생판 처음 보는 기사라도 대형차끼리는 손을 들어 인사를 나누는 전통이 있다.

'밥은 먹고 다니십니까.'

'졸지 말고 안전운행 하세요.'

'애쓰십니다.' (-124-)

6. 버스를 올라오면서 구시렁구시렁하지 말것. (시내버스 한두 번 타는 것도 아닌데 속 터지더라도 안으로 삼켜라. 당신의 불행이 기사와 승객에게 깊숙이 전이된다.) (-139-)

4.내릴 정류장을 지나쳤다고 해서 신호 걸려 있으니 내려달라는 소리는 말것.(배달 오토바이나 자전거 심지어 차들도 틈만 있으면 순식간에 버스 옆으로 파고든다.) (-140-)

둘, 정류장 주변에 불법 주차된 차들도 많고 차선 구분 없이 교통이 몹시 혼잡한데 승객마저 다른 일을 보고 있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셋, 딴 생각하다 정류장에 있는 승객을 보지 못하고 멍하니 지나치는 경우도 왕왕 있다. (-177-)

시내버스를 몰고 나가면 곳곳이 터널이다. 자칫 세상 보는 시야가 좁아져 자신에게 갇혀 버리는 수가 있다.

'이 짓 말고 다른 먹고 살 일 없나?'

그러다가 민원 나오기 딱 좋다.

동료들과 자판기 커피라도 한잔씩 나누어 시시덕거리다 보면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한결 수월하다. 누구든 만나면 서로 먼저 위로의 말을 건넨다.

"커피 한잔해야지?" (-212-)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람을 이해하게 된다. 우리 사회는 서로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의도하지 않은 차별과 혐오가 반복된다.나의 의도와 무관한 사소한 행동 하나가, 상대방에게 화가 될 수 있고, 그 화의 이유를 모른다면, 상대방의 인격을 뭉개 버리는 참극을 만들 수 있다. 직업에 대한 이해의 한계가 부르는 여러가지 문제점은 서로 상해를 깊이 느끼게 해 주는 상태까지 이를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안전을 지켜주는 소중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그 대접을 받지 못하는 버스 기사, 버스 운전 기사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우선 필요하다.

이 책은 버스사용설명서, 버스기사 사용설명서다. 학생들이 제일 많이 타는 친숙한 대중교통버스, 우리가 버스를 탈 때 경험하는 여러가지 상황들을 버스 기사의 입장에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전주에서 시내버스를 격일로 18시간씩 운행하고 있다. 시내버스 기사의 불친절에도 핑계가 있으며,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예전에 버스를 잘 못 타서, 엉뚱한 곳으로 갔던 기억, 돌아서 가야 했던 기억이 있는 나로서는 이 책을 읽고, 버스 기사의 타박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내가 더우면, 그들도 덥다는 것을 사실 몰랐다. 그들이 의도적으로 타박한 것이 아니라, 나의 잘못에 대한 지적이며, 다음에는 제대로 탔으면 하는 버스기사의 소소한 욕망이 숨겨 있다.

버스와 버스가 서로 중앙선을 지나치면, 손을 흔든다.관광버스, 시내버스, 시외버스 할 것 없이 말이다. 처음엔 서로 동료이니까 손을 흔든다고 생각했는데, 그 손인사는 서로의 안전을 챙겨주는 작은 제스처, 의사소통에 해당되고 있다. 졸음을 쫒아주는, 버스의 상태를 체크하는, 그들은 암묵적으로 알고 있지만, 나는 모르는 것에 대해서, 책을 통해 꼼꼼하게 이해할 수가 있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다. 서로에 대해서 이해를 하지 못한다면,나의 부족함을 먼저 인식할 필요가 있고, 서로에 대한 거리를 두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말 한마디에 감정으로 전환되고,억울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우리 사회가 과거에 비해 기술이 발달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의 눈높이가 달라지면서, 말생한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대중교통의 상징이 되어 버린 시내버스를 탈 때, 잠깐이나마 버스 기사의 힘듦과 어려움을 이해한다면,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안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더불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일깨워 주는 책 한 권, 버스의 역사를 알고 싶어서 , 참고 도서로 선택한 책을 통해 ,버스사용설명서를 깊이 이해할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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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페이지 한국사 365 - 세상의 모든 지식이 내 것이 되는 세상의 모든 지식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심용환 지음 / 빅피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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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

조선 왕조의 설계자로, 실천적인 개혁가에서 저돌적인 혁명파로 거듭난 고려 말의 정치가다. 공민왕은 당대의 저명한 유학자 이색을 성균관 대사성으로 임명하여 고려의 교육기관 성균관을 개혁하려고 했다. 이색은 유학 사상의 새로운 조류인 성리학을 가르치며 100여명의 인재를 길러냈다. 이들은 신진 사대부라 하는데, 고려의 마지막 충절이라고 여겨지는 정몽주와 고려 왕조를 멸망시킨 정도전(1342년~1398년) 이 모두 이 부류였다. (-10-)

[서원]

서원의 구조는 조선 최고의 교육기관인 성균관과 같다.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좌우에는 동제, 서재라고 해서 학생들의 기숙사가 있고 중앙에는 학문을 논하는 명륜당이 있다. 또 서원 맨 뒤에는 성현을 배향하는 공간이 있다. 서원마다 정몽주, 김종직처럼 각자 존경하는 인물을 따로 모신다.

한국의 서원을 구조적으로 사찰과 유사하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학문함을 통해 참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완만한 오르막 형태로 짓는다. 불교와는 다른 길을 걷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함이다. (-18-)

[부석사]

경북 영주에 있는 사찰로, 의상(625년`702년)이 세웠다. 의상은 원효와 더불어 한국 불교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원효와 함께 당나라 유학을 떠났고, 당나라에서 크게 흥기하던 화엄종에 입문하여, 2대 종사 지엄에게 배우며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의상이 수도하는 동안 한 여인이 의상을 깊이 연모했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안타까워하며 물가에 뛰어들어 자결한다.이후 의상이 수도를 머치고 서해를 건너 돌아오는 길에 풍랑에 휩싸이자 자결한 여인이 용신으로 거듭나서 그를 안전하게 신라까지 모셨다고 한다. 돌아와서도 의상에 대한 불교 교단의 저항은 심했던 듯하가. 특히 부석사를 지을 때는 온갖 방해가 있었다고 하는데, 용신이 된 여인은 큰 돌을 들어 올리는 기적을 일으켜서 의상을 도왔다고 한다. (-25-)

[안동]

안동에는 이황을 기리는 도산서원과 류성룡을 배향하는 병산서원이 있다. 류성룡은 이황이 가장 아끼는 제자였고 임진왜란 당시 전란을 수습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던 인물이다. (-61-)

[유신체제]

유신체제는 라틴 아메리카 의 군사독제와 비견될 만큼 이른바 독재체제의 절정이었다. 1971년부터 북한으 남침 위협을 강조하는 등 전 국민적으로 반공의식을 고조시키던 박정희 정권은 1972년 10월 17일 19시를 기해 기존의 헌법과 정치 활동을 중지시킨다. 김대중,김영삼을 비롯한 정치인과 여러 민주 인사들을 구속 구금하고 , 헌법적 근거가 없는 비상 국무회의를 소집하여 오늘날까지도 누가 만들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유신 헌법을 통과시킨다. (-86-)

[박정희]

박정희의 경력은 모순적이다. 대구사범대학교에 입학해 교편을 잡았으나, 늦은 나이에 혈서를 쓰고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해 군인이 된다. 간도특설대에 복무하여 만주와 화복 일대에서 활동했다. 해방 이후에는 광복군에 잠시 참여했으나 국군에 입대했고, 이 시기 비밀리에 암로당 조직원이 되기도 했다. (-171-)

[인삼]

인삼은 국내에서도 주요한 품목이었고 대외 교역에서는 대표적인 상품이었다. 삼국 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인삼 교역의 역사는 계속되는데 조선 시대 때는 '광포 무역' 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북경으로 가는 사신단에게 인삼 여덟 꾸러미를 휴대해 경비를 충당하고 남은 것을 매매하게 했기 때문이다. (-174-)

[이황]

이황과 조식은 경상도를 기반으로 수많은 인재를 기렀는데 입장은 많이 달랐다. 조식은 과거 시험을 단 한 차례도 보지 않앗다. 성리학의 공부 목적이 과거 시험이 아니었기 때문인데, 이황이 수 차례 과거 시험에 떨어진 후 관리 생활을 했던 것에 대단히 비판적이었다. 이황의 경우는 조식의 사상이 노자나 불교의 영향을 지나치게 받았다고 봤다. 하지만 본인이 관직생활을 한 것을 후회했다. 한문과 인격 수양에 집중할 시간을 낭비했다고 여긴 것이다. 둘은 배타적이기보다는 상호존중을 전제로 경쟁하는 관계였다. (-234-)

[고문]

고문 기술자 이근안에게 당한 김근태의 고통은 영화 <남영동 1985> 에서 자세히 묘사됐다. 고문은 그 자체로 끔찍하지만 육체적, 정신적 후유증으로 평생을 괴롭힌다.김근태는 고문 휴유증으로 파킨슨을 앓았고, 트라우마에 시달렸다.이런 증상은 고문 피해자들에게 빈번히 나타난다. (-259-)

[아나키즘]

아나키즘의 경쟁 사상은 공산주의다. 같은 사회주의 안에 아나키즘과 공산주의를 포함시키기도 하고 공산주의를 사회주의와 동의어로 사용하기도 한다. 어쨋든 공산주의는 혁명을 위해 계급을 조직화하고, 당을 만들고, 혁명가가 당과 민중을 이끄느 형태를 추구했는데 아나키스트들은 이에 적극 반대했다. 기성 권위를 타파하기 위해 또 다른 권위를 만드는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한 것이다. (-273-)

[북촌]

사실 북촌은 오늘날 우리가 아는 북촌보다 규모가 컸다. 또 북촌에 사는 양반이야말로 조선 시대 최고의 양반들이었다. 지방에서 공부하고 과거 시험에 합격한 후 한양에서 관료 생활을 하는 모습이 사극에 자주 그려지지만, 실제, 가장 많은 과거 합격자를 배출하며 조선 왕조를 쥐락펴락했던 양반들은 실상 북촌에 모여 살았다. (-326-)

[조선물산공진회]

일제가 1915년 9월 11일부터 약 두 달간 경복궁에서 실시했던 대규모 박람회다. 박물관과 박람회는 제국주의 산물이다. 영국, 프랑스 같은 나라들이 던 세계에 식민지를 건설하면서 각지에서 문화재를 약탈했고, 한편에서는 자동차, 비행기 같은 근대 문물과 각종 신기술을 자랑하기 위한 행사를 열었는데 이런 문화가 박물관과 박람회로 정착한 것이다. (-373-)

유투브 『현재사는 심용환』을 구독 후 주기적으로 보다가 우연히 알게 된 그가 쓴 저서, 심용환의 '세상의 모든 지식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한국사 365'를 읽게 된 계기다. 이 책은 조선 1대 임금, 태종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으로시작하여, 마지막 365번째,'조선물산공진회'로 정리되고 있었다. 조선은 근 100여년 전 한반도 땅에 자생했던 역사이며, 대한민국 국민의 정신적 뿌리가 되고 있었다.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우리의 삶의 뿌리 바닥에 조선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그런 맥락에서 일치하고 있다. 이 책에는 5000년 대한민국 역사 중에서, 대부분 조선에 할애하고 있다.간간히 조선이전 불교 탄압이 시작되었던 시절의 우리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으며, 조선의 역사를 키워드와 일치시킨다면, 사회와 정치, 역사,인문학 소양을 키울 수 잇다.

그래서, 내 주변의 지역 문화와 역사, 경제적인 문제, 소양을 키워 나가는데 도움이 되고 있었으며, 명확하게 정리하고, 종합적인 역사를 파악하는데 이해를 돕고 있다. 즉 역사 지식을 높여 나간다면, 같은 역사 유투브를 보더라도, 같은 역사 책을 읽더라도, 좀더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다. 내 지역에 가까운 , 정도전, 부석사,이황, 인삼, 의상대사에 대해 눈여겨 보았던 이유는 여기에 있었으며, 이 책에서, 박정희, 고문, 유신헌법, 정치적 역량을 키워 나가는 것을 도모하고 있었다. 그래서, 책에 나오는 역사 지식 중에서, 나에게 관심가지고 있었던 현대사에 대해서, 근 100년간의 역사에 대해 눈이 가게 된다. 우리 삶에서, 아직 현재처럼 여겨지는 근현대사, 아직 위로받지 못하고, 치유받지 못하는 역사들에 대해 논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링 역사의 갈등과 반목, 치유와 위로, 불교와 유교 등 양분된 역사를 골고루 다루고 있어서 꼼꼼하게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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