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의 기술 - 물러서지 않는 프로불평러의
러비 아자이 존스 지음, 김재경 옮김 / 온워드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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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너무 과하다고 말하는 개성이 당신의 성장을 가로막는가? 만약 그 개성 때문에 자신의 핵심가치에 상반되는 방식으로 행동하게 되거나 인생 강령에 적은 자신의 본모습과 다르게 행동하게 된다면 자기 자신을 진지하게 되돌아볼 때다. 예컨대 관대함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돈과 시간을 베푸는데에 자주 인색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53-)



진실을 말할 때 또 하나 고려해야 할 점은 우리가 지닌 권력이다.'특권 걷기 privilege walk' 라는 활동이 있다.학생들은 강의실 안에 일렬횡대로 줄을 선다. 그 다음에는 옆에 있는 사람 어깨 위로 손을 올린다. 준비가 끝나면 사회자가 일련의 질무을 던지면서 해당 사항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거나 뒤로 한 걸음 물러나라고 요구한다. (-124-)



나에게 있어서 포옹이란 굉장히 사적인 문제다.내가 밖에 서 마주치는 모두랑 포옹하려 하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포옹과 관련해 선을 지키기가 굉장히 까다롭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도 포옹을 거절당하면 이를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로 받아들일수 있다. (-198-)



스스로를 해고한다는 것은 옆에 보이는 아무나에게 열쇠를 넘겨줘서 우리 차를 벽에다 갖다 박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다. 해야 할 일에 적합한 사람을 찾아 자리를 비켜주고 그 사람이 핸들을 잡도록 허락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운전대를 놓은 법을 몰랐다. 중간에 오줌이 마려워서 한 번 쯤은 차를 세웠을지도 모르지만 그게 다였다. 결국 우리 눈은 잔뜩 충혈이 됐고 어깨는 제대로 뭉쳤으며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시도 때고 없이 났다. (-253-)



아무리 큰일을 해내는 사람일지라고 결국은 한 걸음을 떼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어느 날 고개를 들고 앞을 봤더니 모든 일이 뚝딱 해결해 있던 게 아니란 말이다. 큰일을 해내거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한 발짝 내딛는 것으로 시작해 한 걸음 한 거음 꾸준히 나아간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 어느 순간에는 분명 벽돌 하나가 땅위에 놓였을 것이다. (-310-)



대한민국은 순종하고, 헌신하고, 앞장서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다. 그래서 다수결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소수자로서, 다른 이야기를 하는 트러블메이커를 아주 싫어하는 문화가 있다. 상대방에게 어떤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다라도 우회적으로 해야 한다. 프로 불평러, 트러블 메이커로서 반항하는 사람과 거리를 두고 있다. 미워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장소에 때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책 러비 아자이 존스는 18년차 파워 블로거이며 , 팟캐스트 진행자이다. 그는 TED 가연 『편하게 불편해하기』로 익히 알려진바 있으며, 오프라윈프리 선정 '인류를 드높이는 슈퍼 소울 100인에 속하고 있다. 여기서 그녀가 흑인이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으로 약자, 불이익을 받는 위치에 이다. 인종차별은 물론이거니와, 여성으로서 불이익을 받거나 , 자기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프로 불편러가 되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러비 아자이 존스는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알고,거질할 줄 알며,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 』 만큼 임팩트가 강한 책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돌출된 행동을 거부하고, 개인주의자를 선호하지 않는 경햐이 강한데,저자는 그 개인주의자가 되어서, 프로불평로서 당당하게 살아간다. 이 책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온전히 프로불평러, 트러블메이커로서 남아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는 다르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주장하고, 반항하지마, 관계를 깨지 않는다. 매우 현명한 트러믈 메이커다. 대다수의 프로 불평러가 인색한 구두쇠로 남는 경우가 많다. 이기적이고, 구두쇠 스타일은 트러블 메이커로서 남아 있으면서,자신의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다. 그러나 러비 아자이 존스는 베풀면서,상대방을 존중하며,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어필하고, 상대방을 설득한다. 그것이 트러블 메이커가 사회에서 인정받고, 당당해질 수 있는 이유다. 무너지지 않고, 당당하였고, 자신을 내세울 수 있다.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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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금 더 예민해야 한다 - 일상 속 차별적인 말에 둔감해진 나를 깨우고 지키는 법
김자옥 지음 / 설렘(SEOLREM)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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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예민하게 행동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예민한 사람을 까칠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묻어가는 것을 사회적 미덕으로 삼고 있다. 들추고, 따지고, 예민한 것에 대해 따진다면,매우 피곤하게 여겨질 수 있기 때문에,거리를 두려고 한다. 눈치를 보게 되고, 때때로 위축될 수 있다. 누군가 무심코 건넨 말이 상처가 될 때도, 말하지 않는다.




직장에서는 각자 할 역할이 있다. 조직이 있고, 서열이 있고, 책임이 있다. 암묵적인 관행이 있다. 그 관행이 깨지는 순간은 언제나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예민하고, 발언하고, 때때로 따지고 드는 것.이런 것이 연속되면, 스스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한다. 차별과 혐오에 대해서, 무감각해지는 순간이다. 불공정하고, 억울하더라도, 참고 인내해야 한다.




'우리 집은 와이프가 다 알아서 해서 난 잘 몰라.' 아내와 남편이 싸우는 경우는 대체로 이런 경우다. 즉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아내 몫으로 돌린다. 스스로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래서, 항상 감정이 무너지고, 다치고, 골병들더라도, 혼자서 감내해야 한다. 이러한 모습이 우리에게 항상 반복되어 있었다. 즉 아내가 조금 더 예민해야 남편이 바뀌고, 사회가 바뀔 수 있다.





속 터지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내는 남편의 행동 하나하나 열받게 한다. 즉 일을 저지르고 사과할 줄 모르는 남편, 바뀌지 않는 남편의 모습이, 아내와 남편이 갈라지는 매우 큰 이유가 되고 있다. 예민하지 않아서, 아애는 마음 속에 참을 인 忍 자를 마음 속에 품고 살아갈 때가 있다. 즉 아내가, 여성이, 예민해야 , 남편도 말귀를 알아듣고, 서로 행복한 사회,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조금더예민해야한다 #설렘 #책세상 #맘수다 #책세상맘수다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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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LiPE : 튤립의 날들 팡 그래픽노블
소피 게리브 지음, 정혜경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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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들은 내 아이들에게 독서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얻고 싶어한다. 그건 초등학새에 비해서 문해력이 낮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유아원이라도 그러하다. 책읽기, 독서의 시작은 대체적으로 동화책 , 그림책으로 시작하는데, 그림책을 읽으면서, 지식과 철학도 같이 습득하고 싶은 경우가 부모라면 누구나 있다. 팡 그래픽 노블은 바로 그러한 부모의 교육의 목적에 부합하는 책으로 『TULiPE 튤립의 날들 - 팡 그래픽노블』 에는 철학과 그림책에서 느끼는 독서의 즐거움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튤립은 생각이 너무 많은 아이였다. 고민과 걱정을 끌어안고 살아간다. 어쩌면, 자신의 한계를 잘 아고,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항상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였다. 나의 한계도 너무 잘 안다. 튤립을 보면 바로 나의 모습이 그대로 느껴졌다. 마치 나의 또다른 모습이 튤립이었다.

주인공은 튤립.어릴 적 스누피에서 보았던 그 다정한 곰돌이 튤립이었다. 튤립의 주변에는 바이올렛과 조약돌, 나르시스, 크로커스 등등이 함께 한다. 조약돌은 스스로 못된 조약돌이라고 자기를 가혹하게 평가한다.



크로커스는 항상 불안한 뱀이었다. 발이 없이 오로지 몸을 움직이는 아이였다. 불안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더 불안했다. 그래서 항상 높은 곳으로 피해서 다니며, 움직이고, 항상 벗어나려고 하였으며, 매번 실수를 하게 된다. 이러한 모습은 현대인들의 삶 속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그래픽 노블 『TULiPE 튤립의 날들 - 팡 그래픽노블』 은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그림책,그래픽 노블이며, 참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어렵고 딱딱한 철학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나간다는 것이 너무 어렵다는 것을 작가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아이에 대한 사랑이 아니면 쉽지 않은 작업이다. 이 그래픽 노블에서 눈여겨 보았던 이는 못된 조약돌이었다. 조약돌은 자신에 대해서, 자기비하가 매우 심했다. 자기 긍정을 할 줄 모르는 아이였다.자존감이 바닥이다. 즉 자신의 강점보다 약점을 먼저 발하고, 자신의 약점이 전부인 것처럼 나타났다. 왜 조약돌이지 ,스스로 되묻고 있었으며, 자존감이 낮은 아이다.그러한 못된 조약돌은 친구들보다 강점이 많다. 바로 생명이 없기 때문에, 평생 죽지 않는다. 튤립도 언젠가 사라지고, 바이올렛도, 크로커스도 죽음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조약돌은 영원히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우리 앞에 놓여진 수많은 삶에 조약돌처럼 나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항상 나의 못난 점만 부각하려고 하는 건 아닌지,스스로 반성한다. 항상 우리 삶에 조약돌이 있으며, 그래픽 노블 『TULiPE 튤립의 날들 - 팡 그래픽노블』 은 우리가 만든 개념과 상징,은유, 여기에 더해,나와 다름에 대해서,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자주 나타났다.그래픽 노블의 장점은 읽로 또 읽으면, 새로운 것을 알게 된다는 것에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튤립의날들 #주니어RHK #책세상 #맘수다 #책세상맘수다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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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부터 더 잘되는 사람 - 인생 후반전이 만만해지는 4050 두 번째 업 찾기 프로젝트
조성현 지음 / 라온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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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12월 5일, 영등포 빠리쟌느 커피숍.바로 아내와 첫 번째 만남을 가진 곳이다. 커피숍 한쪽에서 프리지어 꽃을 들고 있던 아내. 당시에는 삐삐도, 지금의 흔한 핸드폰도 없었다. 연락할 수단이라고는 유선전화뿐이었다. 보고 싶어도 위수지역(출타했다가 바로바로 복귀해서 출동할 수 있도록 선정된 지역) 이라는 제한이 워낙 강해서 함부로 지역을 이탈할 수도 없는 시기이기도 했다. (-32-)

가장 먼저 학원을 운영하려는 궁극적인 목표를 세운다. 그저 돈을 벌기 위해서라거나 '무작정 잘 가르치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안 된다. 오직 돈만 바라면 금세 본질이 변하고 의욕도 약해진다. 탄탄하게 기반을 닦아놓으면 돈은 저절로 따라 들어오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경영에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떨어지고 주변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 (-82-)

이 고통스러운 과정들을 겪으면서 '돈거래는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돈은 앉아서 주고 받을 때는 무릎 꿇고 받는다' 라는 말이 맞다는 교훈을 돈 5,500만원 ,당시 대전의 31평 아파트 한 채 값을 날리면서 얻게 되었다. 20여년 전에 벌어졌던 일이지만, 아내가 "한 번 미안한 게 낫지, 잘못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라던 말이 아직까지 귀에 맴돌면서 많은 후회가 남기도 한다. (-114-)

사람은 살아가면서 세 부류의 사람들은 알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법을 다루는 사람,의료계에 종사하는 사람, 경찰에 종사하는 사람.처음에는 이 말을 듣고 '무슨 쓸데없는 얘기야!' 라고 생각했지만, 살아오면서 여러 일을 겪는 과정에서 그 말에 숨은 의미를 알게 되었다.나는 앞에 말한 세 분야 모두에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아내가 갑상선암을 선고받자 의료계에 아는 사람이 절실했지만 그냥 정면돌파로 해결했다. 법조계나 경찰 쪽에는 아는 이들이 있지만 아직까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154-)

멘토는 내가 실패할 법한 요인을 미리 알려줄 수 있다. 나보다 먼저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간 사람이므로,내가 자칫 저지르기 쉬운 실수도 미리 알려줄 수 있다. 지금 고민하고 있는 이직, 또 다른 길을 성공적으로 가기 위해서 여러분만의 안내자, 기댈 수 있는 멘토를 지금부터 찾고 만들어보기 바란다. (-197-)

한 사람을 만나도 소중한 사람. 한 시간을 만나도 서너 시간쯤 만난 듯한 기분이 드는 사람, 이것이 내가 인맥을 길고 깊게 유지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리고 나 역시 상대에게 이런 사람이 되고자 애쓰고 노력하려 한다. (-213-)

23년간 현역 군인 생활을 하였던 작가 조성현은 군문에 재취업해서,후진양성에 매진하고 있으며, 새내기 학생 조종사를 교육하는 비행교관이 되어서 교육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 자신의 일에 대해서, 직업에 대해서 명확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었으며, 직장인으로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명확하게 구체화하고 시각화하고 있다. 오십 이후, 중년의 삶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나의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일할 수 있는 상황, 인생 후반전을 당당하게 출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인생 전반전에는 오로지 스펙쌓기, 역량을 키우기에 올인했다면, 오십 이후의 삶은 업에 충실한 삶, 분명한 목표의식과 동기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을 우선한다. 특히 23년간 현역 군인으로 일하면서 세상 일에 무지했다는 걸 알고 있었으며,그 부족한 것을 독서와 경험으로 채워 나갔다. 특히 자신의 실패를 성공을 위한 경험으로 삼았고, 사람을 귀하게 여겼으며,항상 자기 반성과 인생 멘토의 말을 자신의 삶의 거울로 삼았다.오십 이후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자기객관화와 역량 강화,그리고 평생에 걸친 배움과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지식 습득,학습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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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집 김씨 사람을 그리다 - 김병종 그림 산문집
김병종 지음 / 너와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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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쓱 밀어내는 무심한 손가락

심지어 내민 기차표 위로도,

재빠르게 지나가는 부끄러운

흉터

아아, 어디에 있어도 결국엔 갇혀

버리고 만다.

불구의. 그러나 힘센

너의 그 팔뚝 안으로.(-31-)

상학적인 시간의 제각기 다른 모서리를 찾아 돌아서기 시작하는 시간, 문득 수만 개 난타하며, 환청되어 드리는 저녁 종소리.

번쩍 고개를 쳐들었을 때, 아아 누가 걸어두었는가.

저 춥고 시린 허공에 번지는 따스한 불빛 하나, <만도>(-55-)

신림동 순환도로변에 화실을 정한 지 벌써 다섯 해가 되었다. 이 다섯 해 동안 밥을 대어 먹고 있는 뒷골목 식당에서 나는 '칠집 김씨' 로 통한다. 주로 공사판 인부들인데 식사도 푸짐하고 사람들도 재미있어 나는 만족하고 있다. (-56-)

4학년을 마치고 읍으로 전학온 나는 가끔씩 옛 급우들을 만나 선생님의 안부를 무심한 체, 그러나 가슴 졸이며 묻곤 했다. 중학생이 되던 해.나는 선생님과 꺽다리 아저씨가 결혼했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그리고 키득거리며 전해주는 옛 악동들의 입을 통해 선생님의 배가 남산만 해져서 계단을 오르는 데도 식식댄다는 처절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의 깊은 배신감과 낙담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80-)

나의 고유한 오리진. 나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키는 중재는 내가 밟고 돌아온 따의 장소성뿐 아니라 ,살랑거리는 수만 개의 댓잎 소리, 시각을 청각화시키도록 포위해 오는 그 댓잎들의 소용돌이며, 아직도 봄이면 분분히 날리는 송홧가루 같은 것들이다.그중에 과거를 현재로 불러내는 연자 누나의 목소리도 있음은 물론이다. (-111-)

어쨌거나 그때 느낀 착잡함이나 당혹감을 나는 메구로의 일본민에관에 갈때마다 똑같이 느끼곤 한다. 조선시대 미술품은 물론 에도 시대 미술품 등과 전시실을 달리하고 있지만, 과연 관람객의 몇 프로가 조선이 오늘날의 코리아라고 인식할 수 있을까 회의하게 된다. 더불어 수많은 한국의 미술학자나 평론가들이 왜 한 번도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는지 아쉽기만 하다. (-198-)

"용기가 없다면 단 한 번의 이착륙도 해낼 수 없다."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 서문에 소설가 앙드레지드가 썼다는 문장이다.그런 면에서 생텍쥐페리는 노후한 공군 수송기와 정찰기로 지중해를 왕래한 용기 있는 비행사였던 셈이다. (-210-)

그 김병기 선생님은 이제 106세가 되셨다. 그만큼 사신 분을 만나기고 어려운데 늘 작업을 하고 계신다. 내년에도 개인전이 잡혀 있다고 하셨다. 내가 정말 대단하다고 했더니 "병종 씨도 그럴 거예요. 우린 친한 데다가 이름도 비슷하잖아."하신다. 부디 그 덕담의 말씀이 내게도 이루어지기를. 그리고 그 덕담을 하신 분과 얼마 뒤 선생님의 부음을 듣게 되었다. 아버지가 김 선생님 얘기를 참 많이 하셨어요. 라며. 영정 속 선생님이 자애롭게 미소 짓고 계셨다. (-217-)

그는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 <천지창조>를 프레스코 기법으로 사 년 만에 완성했다. 몸도 불편한 노인이 높은 비계를 오르내리며 얼굴로 뚝뚝 떨어지는 물감과 땀을 견뎌내야 했다. 작품을 완성했을 때, 그의 나이 여든 일곱이었다.마지막으로 비계를 내려오던 날, 그는 '안코라 임파로 Ancora Imparo(나는 아직 배우고 있다)"라고 썼단다. 혹은 그렇게 중얼거렸는지도. (-261-)

그의 책이 지구인들에게 그토록 많이 읽힌다는 것은 한편 슬프고 한편 기쁜 일이다.이 행성에는 아직 허리 휘도록 노동해도 가족끼리의 저녁 한 끼가 자유롭지 못한 삶이 있다는 이야기이며, 대성통곡해도 풀리지 않을 응어리를 가진 삶이 너려 있고,허깨비 같은 죄와 싸우느라 기진맥진한 삶이 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슬픈 일이다.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땅에 굳건히 두 발을 딛고 서서 눈 들어 하늘을 바라보려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 상처 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세상에 대해,죽음에 대해,신에 대해 묻고 싶어 하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질문하는 것이야말로 인간됨의 특권일 것이기 때문이다. (-288-)

어느덧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 자신의 고향 남원에,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에 있는 <바보,예수>,<푸죽> 등 동양의 미학,조선의 미학을 나름대로 회복하려 했던 김병종 서울대학교 미대 명예교수는 어릴 적 문학소년의 꿈을 키워 나갔다. 위의 삶은 어떻게 바뀔 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자신의 태어난 그곳에서의 정서와 가치관은 일평생에 걸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풍각쟁이,환쟁이, 칠집 김씨로 불리는 김병종 가천대 석좌교수는 그가 남겨놓은 그림 하나하나에서 엿보듯이 미술적으로 볼 때, 철학적이면서, 소박하다. 우리 삶과 매우 깊이 침전하고 있는 예술적 가치를 다시 수면 위로 끝없이 올림으로서,동양의 미학을 새롭게 정립하고 있으며, 그는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그가 추구하는 미학은 서양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미켈란젤로가 15세기에 남긴 불후의 명작 천지창조처럼, 자신의 삶의 영속성을 꿈꾸고 있었다. 짧은 인생과 비견하여,예술은 영원하다는 진리는 언제나 유효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고향 남원에 대한 기억들, 언제나 시선은 순백 생명의 색을 재현하려고 노력하였으며, 미술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질감과 색감을 보존하려고 애써왔다. 그의 미학은 문학적 교양에서 시작되었다.C.S 루이스가 남긴 『순전한 기독교 』, 셍텍지페리가 남겨놓은 『어린 왕자』, 『야간 비행 』처럼,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이해하고, 습득할 수 있으며, 함께 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도전과 용기르 미술에 채워나간다. 삶이란 우리 곳곳에 숨어 있으며, 모래위의 천막에서, 예쑬적 영감을 얻어낼 줄 아는 존재여야 했다.그래서, 끊임없이 예술적 영감을 얻기를 원하였고, 평생에 걸쳐서 미적인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생명과 자연에서 얻는 배움에 집착하게 된다. 유년 시절 말집 소녀의 추억을 미적인 향수로 재현할 수 있었고, 평생 바다를 볼 수 없었던 그곳에 바다를 그릴 수 있었다. 자신이있어야 할 곳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그것을 삶의 지향점으로 삼았다. 있는 것 위에 있는 것을 덧칠하지 않았으며,없는 것,무심하기 그지 않는 것에 대한 무형의 가치를 발견하려고 애를 쓰게 된다.바로 그러한 추억들이 모여서 예술적 가치, 미학의 원천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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