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의 기술 - 나이 들수록 재미, 가족, 관계, 행복, 품격, 지식이 높아지는
이호선 지음 / 카시오페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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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개그우먼들을 보면 몇 가지 특성이 있습니다.첫 번째, 수시로 웃깁니다. 두 번째, 웃을 때까지 웃깁니다. 세 번째, 상상하지 못하는 생각들을 훅 던집니다. 네 번째, 분위기를 잘 읽고, 한마디로 집중력을 이끕니다. 대단한 능력이지요. 게다가 이런 능력들을 실시간으로 일어납니다. 즉 ,순발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이지요.그래서 저는 개그맨,개그우먼을 '말의 예술가','창조성을 가진 종합예술인'이라고 표현합니다. (-42-)

두 번째, 인사이드아웃입니다. 속마음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앞서 말했던 것처럼 나의 속마음은 너무나 간절한 사랑의 고백인데, 퍼붓는 말은 놀라울 정도로 공격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바꿔보자느 겁니다. 속에 있는 이야기를 밖으로 빼고, 밖에 있는 이야기를 안으로 모아보자는 거예요. 밖으로는 성질내고, 안으로는 사랑 고백하는 내담자가 10명이 있다면 10명 중 8명은 속마음 이야기를 밖으로 하는 것만으로 가족 관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인사이드 아웃, 가장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안에서 밖으로 문턱을 넘어야 합니다. (-111-)

개성이 충만하고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삶을 우선시합니다. 그래서 내 삶에 기꺼이 투자합니다. 추후에 투자가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기꺼이 그 삶을 때려치우기도 하는 용감한 세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마지막으로 6세대입니다.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지금의 10대들을 '알파세대' 라고 부르지요. 앞으로 2025년이 되면 7세대인 '베타세대' 가 태어납니다. 이렇게 '묻지마세대'부터 '알파세대'까지 6개의 세대가 함께 공존하고 있는데 이들을 과연 같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161-)

세번째, 겸손과 존주에 바타을 둬야 합니다. 이건 태도의 문제죠. 우리가 누군가에게 질문할 때 몰라서 묻는 것도 있지만 알면서 묻는 것도 있습니다. 소통하고 싶다면 아는 질문을 하셔도 좋습니다. 나이가 들면 젊은 세대에게 물으러 가는 것 만으로도 겸손해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답을 하면서 '라떼는 말이야' 그러면 모두 끝장인 거 아시지요? 질문한다는 건 기꺼이 존중하고 먼저 걸어가서 어떤 거냐고 물어보고 답까지 받아서 그 답을 다시 반복한 다음에 요약하는 거예요. (-229-)

여러 감정 중에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부정적인 감정들이 있습니다.때로 우리는 그 감정들을 자꾸 말어내려고 하고 억압하면서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데,누를 수록 오히려 더 튀어 올라옵니다. 감정도 내것이니까요.공허감이나 우울감, 흔히 말하는 부정적 정서가 오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슬픔, 우울, 안타까움,쓰라림,상처 같은 것들을 다 없애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그러니 없앨 수 없다면 관리하면서 같이 공존해야 합니다. (-282-)

얼마전 두 가지 소식을 들었다. 하나는 동갑내기 동창의 부고 이며, 하나는 지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이다.나이가 들면, 근성, 회복탄력성, 진취성,끈기가 필요하다. 공존과 불안을 안고 가야 한다면, 용기가 필요하다. 액티브시니어 Active Senior 라고 불리는 것을 좋아하는 시점이 오십 이후,제2의 인생의 시작이다.

나이를 먹어가면, 웃음과 감탄이 사라지고, 라떼가 생겨난다. 가깐이했던 친구와 이별함으로서, 공허감과 무기력함,우울이 생긴다. 아기가 보여주는 방긋방긋이 지워지며,유머가 사라짐으로서,하루하루가 즐겁지 않다. 삶에 내제된 분노와 슬픔이 숨어 있으며, 살아가는데 있어서,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고 있다. 질병과 건강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한다. 나이가 먹을 수록 필요한 것이 불치하문(不恥下問)이다. 젊은이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필요하며, 인생을 다 살았다고 생각하는 자세와 태도는 위험하다. 새로운 도전과 모험이 필요하다. 지난 시절,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책에 나오고 있다.오십 이후 필요한 것이 담대함과 용기와 성찰이다. 성찰의 경우,기술과 기억, 평가에 의하며, 성찰은 겸손으로 이어진다. 오십의 기술의 핵심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것이다. 자신의 영향력을 알고, 나의 한계를 객관적으로 아는 것이 우선이다. 나이들수록 멋었어지기 시작한다고 ,스스로 자각하면서 살아야만 ,삶의 원칙이 흔들리지 않는다. 오십의 기술에서, 엑티브 시니어의 기본은 나이들수록 멋있어지며,용기를 가지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다.멈추면 , 삶의 의미와 가치도 멈추기 때문이다. 오십 이후 자기관리가 선행되지 않으면, 삶의 가치관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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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소녀, 수선화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33
정복현 지음, 박현주 그림 / 리틀씨앤톡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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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주 소녀,수선화』는 100년 전 제주도에서 일어난 이재수의 난을 모티브로 한 동화이며,이재수의 딸 이순옥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1999년 영화로도 제작된 『이재수의 난』 이 있다. 신축년(1901년) 에 일어난 제주도민의 난의 시작은 한성에서 제주도로 파견된 봉세관(세금을 거두는 벼슬아치) 강봉헌이 부임한 이후였다. 제주도민의 삶을 우선하지 않고, 세금을 거두는 것이 목적이었고, 어린 아이 뿐만 아니라, 죽은 부모를 살아있는 사람으로 꾸며서, 세금을 악착같이 받아내고 있었다.

여기에 천주교도가 봉세관과 함께 세금을 거두는데 협조하면서, 제주도민의 분노는 커지게 된다. 더군다나 토착 토종 무속을 미신으로 취급함으로서, 서로 갈등이 반복되고 말았다. 오대헌을 중심으로 대정 군민 수천 명와 함께 횃불을 들고 제주관아로 향하게 되는데, 한림,애월, 한경, 조천 면민까지 합세하여, 봉쇄관 강봉원은 줄행라을 치고 말았으며, 민심이 들끓게 된다.




우두머리로 뽑힌 이재수는 격문을 보내서,가난한 삶을 살고 있는 제주 사람을 대표하게 되는데,그로 인해 이재수는 사형을 당하고 말았다. 이 책에는 이선화로 나오지만,실제인물는 이재수의 여동생 이순옥의 삶을 바라 보고 있었다. 오빠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글을 익히고, 탄원서를 직접 받으러 다니게 된다. 글을 배우고 난 뒤 일본에 대해 알게 되었으며, 직접 경성에서, 부산으로,부산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나쓰메 소세키를 만나겠다는 강한 동기를 가지게 되는데, 일본에 갔더니 나쓰메 소세끼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 동화집에서, 배울 교훈은 막막하지만, 뜻이 정확하다면, 주변 사람들이 도와준다는 것이다. 글을 하나도 몰랐던 이순옥이 처한 현실, 그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글을 깨우쳤으며, 아는 만큼 행동하였다. 이 모습은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였다. 아는 것이 많지만 행동하지 않는 현대인의 삶를 보면, 아는 것을 실천으로 바꿔서, 자신의 이 삶을 근대 조선의 변화를 위해 살아온 이순옥 여사의 삶이 더 위대한 이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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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 뜨거운 지구가 보내는 차가운 경고 비주얼 지식 책방 1
데이비드 깁슨 지음, 공우석 옮김 / 머핀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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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화학 물질을 말해요. 온실가스가 너무 많으면, 대기의 화학적 균형을 무너뜨려 우리가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열을 가두지요. (본문)

지구는 전체적으로 생물권, 암석권,대기권, 빙하권으로 구분하고 있다.영국에서 시작된 제1차 산업혁명으로 화석 연료 중 하나인 석탁을 캐내서,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하였으며,기술 진보를 꾀할 수 있게 된다. 농촌 위주의 1차 산업이 , 양차 세게대전 이후 도시로 도시로 인구가 모여듦으로 인해, 천만 인구가 한 도시가 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지구 생테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경오염과 기후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좁은 공간에 사회적 인프라가 압축되면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쓰레기, 환경, 기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예견되었다고 말할 수 있고, 인간의 삶이 위태로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구온난화로, 바다의 수위가 높아지면, 베네치아, 암스테르담, 리오데자네이루, 시드니, 상하이, 두바이, 호놀룰루, 자카르타, 콜카타 (캘커타),뉴욕,런던 순으로 물에 잠길 가능성이 있으며, 도시 이민자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높은 산 위에 산소가 희박한 곳에 있는 만년설이 녹게 되고, 북극 땅 얼음이 녹는다. 북극곰이 먹이를 찾다가, 바다 위에서 탈진해 죽어간다. 이런 모습들은 다큐멘터리 속의 한 장면이 아닌 우리의 실제 현실이 되고 있다. 쓰레기를 줄이고, 오래 쓸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며, 탄소공급원과 탄소흡수, 나무 심기를 통해서, 탄소포집에 신경써야 한다. 결국 이산화탄소가 무분별하게 생기는 이유는 인간의 활동에 의해서이며, 중국과 미국 ,유럽 27개 연합국이 이산화탄소 발생국의 대표적인 상황이다.특히 플라스틱 쓰레기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늘이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고 있으며, 학부모의 적극적인 쓰레기 줄이기 습관이 자녀의 습관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삶의 전환이 우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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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당무는 이제 안녕 - 발표만 잘하면 소원이 없겠네
이정화 지음 / CRETA(크레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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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캐나다 , 미국, 멕시코, 스페인에서 공부했고, 인도, 온두라스, 멕시코, 콜롬비아, 한국에서 일을 했다. 광고 회사, 국회, 방송국, 전자 회사, 자산운용사, 섬유 회사, 지문/얼굴 인식 기술 IT 회사, 참치 통조림 뚜껑 만드는 회사, 전력 관리 칩 개발 회사 등에 다녔다. (-9-)

기획서를 시작으로 지구당에서 지원하는 지방 선거 후보자들 연설문 준비, 홍보물 준비부터 부장님이 개인적으로 손대고 있던 여러 사업과 프로젝트에 조금씩 함께 했다. 그러다 지구당 위원장님이 재선으로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 부장님은 보좌관으로,나는 정책비서로 같이 국회에 입성했다. 마흔 살이 넘은 지금 생각해 보면 부장님은 여러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제너럴리스트'였다.

"모든 일에는 패턴이 있어요. 어떤 일이라도 잘 살펴보면 일정한 형태나 유형이 있기 때문에 실은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일'이라는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58-)

"옷 만드는 공장에서 일을 해보면 되겠네. 일하다가 아예 그 공장에서 옷을 바로 만들어도 되겠다." 나머지 친구들은 내 무모한 제안을 강하게 만류했다. 그렇지만 호랑이를 잡기 위해 공장으로 들어가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어서 마구 밀어붙였다. 새로운 걸 배울 수 있는 일이었고 그 일을 함께 도모할 친구들이 마음에 들었다. 고민은 최소한으로, 준비를 최대한으로 하려 했다. (-150-)

나는 긴장하면 얼굴이 붉어지곤 한다. 긴장이 치솟아 대기권를 빠져나갈 때면 뺨에서 시작된 홍조가 귀를 거쳐 부지런하게도 목까지 내려온다. 더 슬픈 건 얼굴이 붉어지면 이상하게도 자존심이 상하는 기분이 들곤 했다는 거다. 링 위 싸움에서 진 복싱 선수 같은 기분이었다. 패배자가 된 기분, 얼굴이 달아오르면 시작한 적도 없는 싸움에 지고 존재하지도 않는 상대에게 한없이 얻어맞는 듯한 이상한 감정에 휩싸였다. 그래서 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하면 사고가 약간 마비되면서 온 신경이 얼굴로 쏠렸다. 신경을 쓰면 쓸수록 더 붉어지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든 진정해 보려고 하지만 그게 되냐고,안되지. (-155-)

발표 불안과 작별을 고하면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적잖게 달라진다. 타인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변한다. 전에 없던 '여유로움'이 생긴다. 삶이 훨씬 더 행복해진다. (-208-)

상대와 인간적이고 우호적인 관계를 먼저 만들어라.

적극적으로 경청하라.

협상은 주도권 싸움이다. 주도권을 뺏기면 안 된다.

감정적인 상태일 때는 실수하기 쉽다. 상대가 이성적인 상태를 유지하도록 유도하라.

협상은 인내심 싸움이다.

협상 결렬의 가능성을 염두에 둬라.

모두 맞는 말이다.그렇지만 나는 여기에 핵심이 될 한 마디를 덧붙이고 싶다.

상대에 따라 다르다. (-213-)

유난히 얼굴이 빨간 사람,홍조가 띠는 사람을 홍당무라 부른다. 학교 다닐 때, 얼굴이 까만 사람을 흑인아라 불렀고, 하얀 사람은 백인, 빨간 아이는 홍당무라 불렀다. 대체적으로 상황에 다라서 긴장하여, 얼굴이 붉어질수도 있고, 술이 안 받아서, 한잔만 먹어도 얼굴이 빨개지고,숨이 넘어가는 이들도 있다. 이런 경우, 얼굴이 갑자기 홍당무가 되어, 조심하게 된다.

작가 이정화, 스스로 프로이직러라고 말한다. 그만큼 자신의 다재다능한, 재능이 많다는 의미이고, 도전정신 뿐만 아니라 열정까지 있었다. 문제는 직정 내에서 발표 때, 얼굴이 화끈거리며, 발표 전 발표불안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런 경우, 자신에 대해 자신감 마저 사라지고, 무엇을 해야 할지 당황스러운 상황에 놓여질 수 있다. 발표불안증을 극복하고 싶어도,그게 잘 되지 않는다.

나 또한 최근까지 발표불안증으로 인해 힘들었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것도 그런 이유다. 매번 마이크를 잡는 그 순간 버벅거렸다. 5분 이상 앞에서서 말을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에서, 어떤 상황에, 마이크를 갑자기 잡으라고 말할 때,간단하게 인사만 하고, 거리를 두고,회피하고,도망다녔다. 사실 자신감이 없었다. 메번 긴장하였고, 앞에 나서서 말을 할 상황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더군다나 발표를 잘하는 것 뿐만 아니라, 남에게 민폐가 되는 것은 죽기보다 더 싫었다. 스스로 극복하고 싶었지만, 극복하기 힘든 상황, 환경에 놓여질 때가 있다.

발표불안증을 극복할 수 있는 연습이나 훈련이 거의 되지 않았다. 발표할 때, 칭찬을 들어 본 적이 없다. 저자는 스피치 학원에 자주 다녔고, 스피치 컨설팅도 무사할 수 없었다. 호기심과 모험심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였으며, 연수, 유학, 해외파견, 현지 취업 등 멕시코, 콜롬비아, 온두라스, 인도, 캐나다, 미국, 프랑스, 스페인 증에서 , 자신의 경험과 시행착으로 이야기 보따리로 풀어가고 싶은 마음도 느껴진다. 발표를 잘하려면, 칭찬과 인정으로 ,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발표 불안증을 극복하게 되면,기회가 늘어나고,자신이 품었던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다.이 책을 통해, 발표불안증에서 벗어나면, 어떤 변화와 성장이 나타나는지 확인할 수 있고, 발표불안증에서 극복하는 순간, 새로운 인생,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노력만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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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랑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다
김종해 지음 / 문학세계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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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도 약이 된다.

때로는 절망도

우리 살아가는 데 약이된다.

그대여,오늘의 캄캄한 시간이

괴롭다고 자책하지 마라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아프기만 했던 시간이

사람 살아가는 날의 일생에서 보면

바람 스치는 한순간일 뿐이다.

뜨거운 불가마를 거쳐나온 도자기가

온전한 제 모습을 갖추듯

그대에겐 새로운 내일이 있다.

수천억 년 묵묵한 바위로 살기보다

짧은 시공 時空 안에서

짜릿하게

슬프고 기쁜 마음 누리고 가는

인생 앞에

때로는 절망도

우리 살아가는 데 약이 된다. (-15-)

얼람을 껐다

평창동 영인문학관에 가서

이어령 선생을 추모하고 돌아온 날 밤

새벽 3시까지 나는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암전 속에서 혼자 헤매었다.

밤새 뒤적이던 그때

십수년 전 낮 12시 신문화관 오찬장에서

밥 한 끼 각별히 사 주시던

뜬금없는 기억

아! 하고 잊혔던 그날의 이어령 선생이 떠올랐다.

은쟁반 위에서 쉴 새 없이 구르던

선생의 달변

사람 살아가는 일상의 캄캄한 한순간이

갑자기 수면 위로 환하게 떠 오르자

오늘 밤, 잠은 다 잤구나

나는 손을 뻗어서

침상 위의 새벽 5시의 알람을 껐다.

이제까지 아침 해 돋기까지

두 다리 뻗고

나는 늦잠을 자리라

그리하여 이어령 선생을 잊게 되리라

새벽의 알람은 꺼진 채

다시 내일의 시간을 알려주지 않으리라. (-43-)

가을은 길 밖에서도 길 안에서도

16층 05호실에는 어쩌다가 승강기 앞에서 잠깐 모습을 보이는

90대 노부부가 정물처럼 산다.

거친 한세상 살아오면서 몸을 비운 두 사람을 보면

안거를 모두 끝낸 불자의 편안함이 보인다.

몸이 가벼워졌을 때를 기다려 가볍게 낙하하는 가랑잎처럼

자연 속으로 고요히 돌아가는 길을 깨친 그들의 뒷모습

따스하고 부드럽다.

가을은 길 밖에서도 길 안에서도

사람 사이의 경계를 언제나 허문다. (-98-)

화장 - 코로나 바이러스

장례식은 끝났다.

고글을 쓰고 두터운 장갑

하얀 방호복을 입은 사람 서넛

화장로 연소실의 불길을 지켜봄다.

타오르는 불길은 바알갛다.

또 한 사람이 이승을 떠난다.

슬픔은 서로에게 감염되지 않는다.

하얀 방호복 속에

남겨진 자의 슬픔도 갇혀 있다.

그 사람이 남기고 간 추억은

오늘 밤 별이 되어 떠 있을 것이다. (-115-)

시인 김종해의 『서로 사랑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다』에는 죽음이 켜켜히 묻어나 있었다. 누구에게나 삶과 죽음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오늘 살아있었던 그 누군가가,내일 살아있을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불현듯 준비되지 않는 죽음은 필연적으로 불행과 엮이고, 자신을 파멸시킬 여지를 넘겨 놓는다. 죽음이란 나의 이야기 이기고 하고, 타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매일 교통사고가 일어나고 사망자가 나타난다 하더라도,우리가 크게 상처를 입지 않고 견디며 살아갈 수 잇는 건,그 죽음의 대부분이 타인의 죽음이기 때문이다.2022년 2월 26일 우리 곁을 홀여니 떠난 이여령 교수의 삶과 죽음을 응시하는 여든 시인의 마음과 내면이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서로 사랑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다』에서 불안을 내포하고, 우울을 내포하고 있었다. 죽음과 죽음의 임박, 죽은 이들에 대한 회상이란 결국 종착역은 나의 죽음이 될 수 있다. 인간이 죽음 앞에서 무기력하고, 불안하고,우울해지는 이유도 그러하다. 망설여지며, 어떤 일을 계획할 때,완벽을 기하려고 하는 이유도 죽음앞에서 후회의 씨앗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선택하기 주저하는 이유도 죽음이 있어서다. 1941년 생 시인 김종해는 여든이 넘은 나이다. 100세 시대라 하더라도, 남은 날이 살아온 날보다 적다 말한다. 내 주변에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가는 나이였다. 삶에 대한 책임보다는 비움에 익숙해질 나이, 그 아네에 대한 무게감이 시 곳곳에 채워지고 있었다. 무겁지만, 비우고자 하는 시인의 마음 시적 상상이, 결국 바람처럼 살다가,바람처런 떠나고 싶은 삶의 욕구가 드러나기 마련이다.자신보다 더 살아온 앞선 세대를 반추하고,어르신이라 부를 만한 사람들에게서 삶의 겸손을 배운다. 결국 짧은 인생,짧은 시간에 대한 회한만 남기 마련이다. 미워하지 말고,사랑해야 하는 이유만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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