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의 비밀, 이준 열사 사망 미스터리
김철 지음 / 열세번째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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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년 7월 15일 월요일.

평화회의에 대한민국을 초청하지 않은 것에 항의시위를 벌여온 조선인 중 한 명 이준 씨가 지난 14일 일요일 저녁 자신의 호텔에서 사망했다. 그의 뺨에는 최근에 수술로 제거한 농양이 있었는데 수술 수유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19-)



1907년 7월 13일 토요일.

모든 것이 미완성이다.내가 후세에 무슨 면목으로 무엇을 남길 것인가? 동포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이에 내 모든 것을 이미 불태워 없애 버리고 말았다. 지금 당장 남은 것은 내 육신 뿐이니 이것도 불로 태워 죽은 찌꺼기조차 남기지 말라.내 국토를 잃었으니 어디에 폐를 끼치겠는가? (-89-)



1906년 대한제국의 예산은 790만 원이었다. 일본의 강제 대출은 조선의 연간 예산을 훨씬 초과했다.대한천일 은행은 조선인들이 설립한 은행 중 하나로 인천과 개성에도 지점이 있었다. 그 은행의 자본금은 5만 6천원이었고, 1,300만 원이면 그에 상응하는 규모의 은행 수 백 개를 설립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181-)



1.미국이 필리핀을 지배하는 것은 일본에 유리하고, 일본은 필리핀에 대해 침략할 의도가 없다.

2.일본,미국, 영국 세 나라 정부 간의 상호 이해는 극동 지역의 전반적인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최선이자 유일한 수단이다.

3.미국은 일본의 조선내 보호권 획득이 러일전쟁의 결과이며, 극동 평화에 직접 기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289-)



그러나 위조의 시선이 빅토르에게 머물러 있을 때, 그이 시선은 뜻밖에도 빅토르의 곁에 앉아있는 빛나는 존재에 사로잡혔다. 그녀의 섬세한 이목구비를 감싸는 금빛 머리카락이 흘러 내린 채, 아름다움의 환상인 엘리사가 앉아있었다. 그녀의 고운 피부는 은은한 극장 조명 아래서 빛나는 듯했고. 새파란 눈동자는 무시할 수 없는 매혹으로 반짝였다. (-324-)



오늘이 정의가 권력을 이기는 전환덤이 되고, 가장 강력한 권력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가 목격하는 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치유와 회복의 시간은 지금이고, 그것은 여러분의 평결로부터 시작됩니다.(-403-)



을사늑약( 1905년 11월 17일, )으로 대한제국은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겼다. 일본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했다.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을 써서, 을사보호늑약을 성토한다. 민영환은 자결을 선택하고 말았다. 나라를 잃은 슬픔, 고종 집권기에, 고종의 신임을 얻은 이준, 이상설, 이위종, 세사람이 만국박람회의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헤이그 특사로 투입되었으며,나라를 되찾기 위한 마지막 카드를 썼다.



하지만, 그 당시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은 힘이 강한 제국주의에 가까운 나라였고, 조선은 조용하고 은둔하는 나라에 불과했다. 고종은 힘이 없었고, 헤이그 특사는 미국과 일본간에 체결된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알지 못한 채, 고종의 명을 받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실패하고 말았으며, 이준은 1907년 7월 14일 사망하고 만다.일본은 조선을 취하고, 미국은 필리핀을 취하였다. 



역사적으로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이준 열사의 죽음 배후에 숨겨진 역사적 메시지를 이 책에서 담아내고 있었으며, 이준 열사가 죽은 1907년, 1945년,그리고 2022년 세개의 시간으로 구분하여, 이준 열사 죽음의 미스터리를 풀고자 한다.즉, 이준 열사는 일본의 방해로 인해, 나라를 잃은 슬픔으로 인한 자살이 아닌, 독살로 귀결되고 있었다. 물론 그 독살이 어던 형태로 이어졌고,1세대 검사였던 이준이 걸어온 역사를 분석하고 있다.



결국에는 우리가 어떻게 이 소설을 바라보야야 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미스터리한 죽음 중에는 윤동주 의 죽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세월호 유병언 회장의 죽음이 있다.이들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것인지, 어떤 이유로 인해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운명에 놓여진 것인지 그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우리 스스로 역사적 성찰을 꾀할 수 있고, 헤이크 특사였던 이준 검사와 2022년을 살아가는 이예빈 검사, 이예빈 검사가 1945년 과거로 돌아가서, 그 당시의 조선의 상황,일제시대의 모습을 알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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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포유류 - 말캉말캉하고 복슬복슬한 포유류의 13가지 특성
리암 드류 지음, 고호관 옮김 / Mid(엠아이디)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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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포유류가 2억 1,000만 년 전에 살았다고 하는 건 진정한 포유류와 포유류 전 단계의 조상을 구분하는데 가장 널리 쓰이느 특징 때문이다. 바로 두개골과 특정한 관절을 형성하는 하나의 아래턱뼈다. 이 특징은 포유류 계통이 오늘날 포유류를 정의하는 골격의 다른 특징을 발전시키던 시기에 나타났다, 또한 ,이것은 포유류가 풍부한 에너지로 온혈동물의 삶을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하다. (-25-)

고유한 포유류 혈통이 기원한 뒤 단공류와 수아강 포유류가 갈라진 1억 6,600만 년 전에 이르기까지 이 진화의 실험에서 갈라져 나간 가지 중에 살아남은 건 없다. (-71-)

설치류와 마찬가지로 유대류도 별개의 자궁이 두 개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유대류는 질이 세 개다. 둘은 정자를 받아들이는 용도고, 하나는 새끼를 내보내는 요도다. 앞의 둘은 진화 역사의 우발성을 다시 떠올리게 하지만, 세번째는 완전히 수수께끼다. (-134-)

새끼를 너무 태만하게 돌보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면, 그 4일 동안 새끼 물범이 하루에 7kg 가까이 자라 태어났을 때의 무게인 22kg 의 약 두 배로 커진다는 사실을 듣고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늘어난 질량은 돌봄 기간에 단식하는 어미가 잃은 것이다. 이 놀라운 성장과 대체로 뚱뚱해지는 방법으로 추위에 적응한 물범의 생활방식을 생각하면 , 두건 물범의 젖이 가장 지방이 풍부한 젖이라는 사실이 놀랍지 않다. 젖의 약 60% 가 지방으로,마요네즈만큼 걸쭉하다. (-200-)

심슨이 만든 분류는 다음 반세기 동안 포유류 계통발생의 기준이 되었다. 심슨은 현생 포유류를 18목으로 나누었다. 하나는 단공류, 다른 하나는 유대류이고, 진수하강은 16개로 나뉘었다.목은 고래류( 돌고래와 고래),영장류, 설치류, 장비류(코끼리가와 멸종한 친척들)처럼 이론의 여지가 별로 없는 명백한 집단이다. (-289-)

포유류의 내이는 소리가 유발하는 진동을 감지하는 길고 꼬인 관에 의해 비포유류의 내이와 구분된다. 포유류의 이 구조는 달팽이르 닮았다고 해 달팽이관이라고 불린다. 기니피그의 달팽이관은 완전히 네 바퀴를 돈다. 오리너구리는 반 바퀴밖에 돌지 않는다. (-344-)

2005년에 돈 월슨과 디앤 리더가 쓴 포유류 바이블에는 5,416종의 포유류를 언급하고 있었다. 전세계에 퍼져 있는 포유류의 태반 류로 5,080종이 있으며, 1,116종은 박쥐류. 즉 포유류 중에는 인간도 있고, 고래도 있고,물범도 있지만, 대부분 설치류가 포유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포유류는 지구상에서 , 몸집이 작고, 가장 약한 종이다. 공룡이 지구의 지배자가 되었을 당시 포유류는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눈치르 보기 급급한 지금의초식동물과 같은 처지였댜.하지만 지구 대멸종으로 공룡이 사라지고, 포유류는 멸종에서 살아남아 지구의 지배자가 되기 위한 진화의 조건을 확보하고 있다.

책 『그래서 포유류』은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생식기관이 있고,고환이 있으며, 포유류는 어떻게 생존하고, 자손을 남기는지 분석할 수 있다. 포유류에는 태반이 있어서, 어미와 자식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추가적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물범이 낳를 만에 새끼를 떼어내고, 어미가 홀쭉해지는지 그 진화의 흥미로운 과정들을 살펴 볼 수 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경우의 수에 대해서,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왜 다른 종에는 있는 기관이 포유류에는 없는지 생물학적 이해를 돕고 있다. 아직 포유류에 대해서,미스터리한 과학적 요소들이 남아 있다. 진화 과정에서, 종이 분리되고, 새로운 개체가 되면서, 포유류가 가지는 고유한 생존 기술은 앞으로 어떻게 바뀌는지 재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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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글쓰기 수업 - 글쓰기 동기부여, 이론 및 실습을 한 권에 담았다
이지니 지음 / 세나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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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8년 차 작가 (2024년 2월 현재 집필기준)고요.지금껏 3권의 전자책과 6권의 종이책을 썼어요.이 책이 10번째가 되겠네요. 책을 쓰는 저자의 길을 한 번도 꿈꾼 적이 없던 저로서는, 한 권 한 권 책이 늘어날 때마다 입이 쩍쩍 벌어집니다. 내가 언제 열권이나 썼나, 놀라워서요. (-`1-)

첫째,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서라고요. 대부분 공감하죠? 혼자 보는 '일기' 가 아닌 이상 내 글은 어디나에 노출되죠. 그 말인즉, 글쓴이 자신의 존재가 밖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나를 세상에 알리는 것만큼 짜릿한 일도 없겠죠. 물론 정반대로 자기 머리카락 하나라도 세상에 알려지게 됨을 지극히 꺼리는 사람도 있겠지만요. 만약 학우님이 후자라면, 이제는 열린 마음을 장착해 주세요. 글쓰기는 글뿐만 아니라 쓰는 사람도 함께 드러날 수밖에 없거든요. 글이 곧 '나'이기 때문이죠.

두 번째, 멋진 문장을 쓰고 싶은 미학적 열정 때문이래요. 이 말도 동의하죠? 글을 잘 쓰고 싶어서 이 수업에도 참여하는 거니까요. 멋지게 예쁜 문장, 이왕이면 '읽는 사람이 필사하고 싶은 글귀' 가 내가 쓴 글'이면 좋겠어요.

세번째는 요? 역사적 진실을 파헤치려는 역사적 충동아래요.마지막은?정치적 목적이랍니다. 세번째와 네번째 이유는 크게 와닿지는 않을거예요. 그렇다면 좀 더 현실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20-)

"필사가 좋다는 건 아는데요.키보드로 쳐서 필사하나요? 아니면 손글씨로 필사하나요?" (-89-)

그럼 , 구체적인 글이란 뭘까요? 영상을 보듯 생생한 글이 아닐가요?나는 분명 글자를 보고 있는데 머릿속에서 상상이 잘 되는 글 말이에요.자세히 말하면, 독자의 오감(후각, 청각, 촉각,미각,시각) 을 자국하는 글이죠. (-175-)

"특히 비유나 묘사를 쓸 대는 아이의 눈과 마음을 장착하셔요. 특별한 시선으로 사물을 본다면,오직 나만의 문장이 될테니까요.시선은 역시 당해낼 재간이 없음을 (또) 느꼈습니다. (-196-)

나 혼자만 외쳐대느 글은 아닌지 봐야겠죠.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올바른지 봐야겠죠.

문장이 꼬여 있지는 않은지 봐야겠죠.

어려운 단어(전문 용어나 한자어)가 사방에 널려있진 않은지 봐야겠죠.

글의 흐름이 자연스러운지 봐야겠죠.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지 봐야겠죠. (-215-)

글을 쓰자마자 바로 퇴고하지 않는게 좋습니다.신기하게도 적어도 반나절, 하루 이틀 글을 목힌 후에 다시 글을 보면 그 글이 새롭게 보이거든요. 이 글, 정말 내가 쓴 게 맞아? 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즉 자신의 글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개관성이 늘어나면 글의 어색한 흐름이나 부족한 내용. 부적절한 단어, 오탈자 등이 눈에 훨씬 잘 띄죠. (-217-)

작가 이지니는 21015년 부터 지금까지 열권의 책을 써 왔으며,

『아무도 널 탓하지 않아』 ,『힘든 일이 있었지만 힘든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

영심이, 널 안아줄게,말 안 하면 노는 줄 알아요』,『무명작가지만 글쓰기로 먹고삽니다 』 를 출간하였고, 글쓰기 전문 강의 를 500여차례 시행했다.

에세이는 내 삶을 채우는 과정이다. 에세이는 단순히 일기가 아니다. 단, 내가 쓴 글이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글이어야 한다. 즉, 에세이는 나의 일상과 삶을 소소하게 채워 나가는 과정이며, 글의 초안을 다듬어서, 퇴고 과정을 거쳐서 정리된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좋은 글이 되기 위해 필연적으로 따르는 시간과 노력이다.

작가 이지니는 글쓰기를 하는 사람의 특징을 소개하고 있다. 글을 쓴다는 건, 글을 통해서, 내 삶을 다른사람에게 드러냄으로서,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과정이며, 내 글이 다른 사람에게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돌이켜 보면 좋은 에세이란, 읽고 또 읽으면서, 내가 놓치고 있었던 것들, 하사람의 가치관, 철학,신념, 깨달음을 알아가는 과정들이 숨어 있다.물론 정치적으로 에세이를 쓰는 경우도 있으며, 자신의 정치적인 인생 경로가 다른 정치인에게 귀감이 되거나, 반성이나, 성찰, 시행착오가 되는 경우도 있다.대체적으로 정치인이 쓰는 에세이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글쓰기에는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객관적이어야 한다.오감으로 채워져야 한다. 이론, 실습도 중요하며, 손으로 글을 쓸 수 있고, 컴퓨터로 글을 쓸 수 있다. 작가 이지나는 필사를 추청하고 있으며 ,좋은 문장을 만들어 내는 스킬을 알았고, 주제를 정하고, 제목을 정하며, 그것이 자신이 에세이, 자기계발서 로 나타났다.즉, 글쓰기의 동기부여가 자기를 인정하고, 뿌듯함을 느끼는 과정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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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오수영 지음 / 고어라운드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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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 이미지를 먹고 안전지대에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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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오수영 지음 / 고어라운드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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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만나지 않는다. 언제나 서로라는 존재의 곁을 맴돌지만 마주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의 실명을 모르고 서로의 민낯을 모른다. 우리는 서로가 꾸며놓은 각자의 공간을 구경하며 그것이 서로의 본모습이라고 믿는다. 이미지가 사람을 대변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서로가 정성껏 꾸며놓은 이미지에 휩쓸리듯 빠져든다.(-15-)



엄마의 서재에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1952년 판이 꽂혀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됐다. 늘 친구들에게 선물해줄 정도로 좋아하는 책 중의 하나인데, 이렇게 우연히, 게다가 가장 가까운 사람의 서재에서, 내가 태어나기 훨씬 이전의 판을 발견하게 되다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65-)



소견은 자유지만 진단은 신중해야 한다. 생전에도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정신병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로 살았던 고흐가 삶의 죽음 직전까지 예술혼을 태울 수 있었던 건 그린에 대한 열망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마음 덕분이 아니었을까.따듯한 사람 곁에 있으면 온기가 전해지기 마련이듯 그가 남긴 작품들에서도 가려진 온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누군가는 고흐의 삶이 고통으로 얼룩진 비극에 불과했다고 말할 테지만, 과연 고흐 자신도 짧았지만 누구보다 강렬하게 타올랐던 자신의 삶을 ,단지 비극이었다며 머리를 감싼 채 절망의 표정을 지을까.뒤돌아보는 고흐의 저 깊은 침묵의 눈빛에 담긴 의미를 읽어낼 수 있다면, 바로 그때가 찾아온다면,나는 그 대답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 (-99-)



출근하면 저는 가면을 쓰고 남들만큼의 연극을 시작합니다. 마치 제가 연극배우가 된 것처럼 마음을 다잡고 사람들을 대면합니다. 집단의 이익을 위한 연극이 아닌 오로지 저의 삶과 밥벌이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연극인 셈입니다. 그렇게 저는 받아가는 돈에 대한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합니다. 어떤 날은 저의 연기가 완벽하게 성공하지만, 또 어떤 날에는 심신의 상태가 좋지 않아 어설픈 연기를 보여줍니다. 저의 연기를 감상하는 사람에 따라 저는 명확한 사람이거나 사회 부적응자이고, 개성이 강하거나 유별난 사람이며, 자기 지향적인 사람이거나 이기주의자가 되겠지요. 분명한 건 제가 스스로 어떻게 말하고 생각하든 그 모습들이 저를 구성하는 전체의 일부라는 사실입니다. 모두 저의 모습인 동시에 모두 저의 모습이 아닙니다. 그리하여 저도 모르는 제 모습에 대해 애써 증명하려는 노력은 늘 무력해집니다.사람은 오래 보아야 알 수 있다지만 대부분 순간적인 인상만으로 서로를 판단하니까요. (-191-)



작가 오수영은 항공사 승무원이면서 작가다. 저서로는 『조용한 하루』 ,『사랑의 장면들』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 ,『깨지기 쉬운 마음을 위해서』 ,『아무 날의 비행일지』 ,『긴 작별 인사』 ,『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진부한 에세이』 가 있으며 ,일상속의 소소한 기억들을 하나하나 기록하고 있었다.



에세이에는 생각이 담겨져 있다. 그 생각은 일상 속에서 만들어진 생각이며, 그것이 온전히 진리, 진실은 아니다. 솔직함보다 가면이 더 익숙하고, 실명보다 닉네임을 쓰는 게 편리한 세상 속에서,우리는 디지털 공간에서 만든 디지털 이미지를 먹고 살아간다. 간혹 과거 드라마 속 불편한 장면들을 보면,시대에 따라서,우리가 만든 가면이 트렌드에 따라서,달라지고, 서로의 가치관,신념, 소신에 의해 바뀌고 있음을 놓치지 않았다.



이제 드라마 속 『한지붕 세가족』은 없다. 서로 단절되어 살아가고, 이웃 간의 정이 사라지고 있었다. 이미지가 만든 행복 속에 갇혀 살아가고 있으며,나이가 들어가고, 노화가 진행되는 모습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한다.이미지라는 것이 그런 것이며, 서로 불편한 관계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가식은 허용해 주고 있다. 연기하는 것도 허용해주고 있다. 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살아간다. 그럼에도 서로에 대해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내가 보여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건만 전부라고 생각하고,가짜가 진짜보다,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 인간의 내면 속에, 솔직한 모습이 나의 약점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이다.기술이 진보할 수록 인간은 모험과 용기와 멀어지고,나를 지키려는 안전지대에 숨고 있다.사람에 대해 관찰하면서, 시험하지 않고, 사물에 대해서, 실험하지 않는다. 항공승무원으로 살아가면서, 서비스 직으로서, 상황이 어려운 상황에도, 집에 어떤 일이 생겨서,웃을 수 없는 상황에도 웃어야 하는 이유,우리의 밥벌이가 진실보다 가짜,가식에 가깝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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