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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린다는 것
와시다 기요카즈 지음, 김경원 옮김 / 불광출판사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인터넷과 모바일의 등장...이 두가지 과학기술로 인하여 우리 삶은 편리해졌다..그리고 사회의 가장 큰 변화는 기다림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공중전화에 줄 서서 전화를 하였던 과거의 기억들..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린다는 것...간이역에 앉아서 기차를 기다리는 것..그런 것은 모두 추억이 되었으며 우리 삶이 편리해짐으로 인하여 생겨난 또다른 변화라는 걸 알수 있었다..
기다린다는 걸 잃어버렸다.이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과거 기다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기다린다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권리를 요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택배가 늦게 도착하는 것에 대해서 기다림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음식이 늦게 도착하면 거기에 대해서 불평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우리가 원하는 것을 적재적소에 오는 것을 당연시 하는 것은 우리가 기다림을 잃어버렸기 때문이었다..그리고 사람이 무엇을 기다리는 그런 행동에 대해서 어리석음,바보스러움으로 비추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의 문제들이 왜 일어나는지 알 수 있었다..층간 소음과 불안과 초조함 ..그리고 분노와 묻지마 범죄...누군가에게 화풀이 하는 행위와 고통을 주는 우리들의 모습들..그 밑바탕에는 기다림을 잃어버린 우리들의 자화상이 담겨져 있었다..시끄러움을 참지 못하는 것..그것은 위층 사람들과 아랫층 사람들간의 갈등으로 이어지게 된다..그리고 우리 사회가 점점 더 빠름을 강요하는 사회로 바뀌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그럼으로서 가벼움을 추구하고 진지함을 멀리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기다린다는 것이 당연하였던 사회에서 기다림이 당연하지 않은 사회로 바뀜으로서 우리는 기다리는 그 시간의 공백에 대해서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 지하철이나 버스 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이나 누군가와 함께 하는 시간...그 공백의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불안함과 초조함을 느끼게 된다..그 잠깐의 시간에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는 그 감추어진 심리에는 우리들 스스로 기다린다는 것에 대해서 익숙해 하지 않다는 점이었다..시간의 공백을 채우는 것..그건 바로 스마트폰이라는 걸 알 수 있다..여기에서 알 수 있는 건 서점에 자기 계발서가 많이 나오는 그 이유도 알수가 있었다..자기 계발서의 내용들을 꼼꼼히 확인해 본다면 대부분 우리들의 시간 공백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이 담겨져 있으며 기다리는 시간을 채워 나가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자기계발서는 경제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만 근본은 바로 비어있는 시간을 채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배낭여행과 낚시...이 두가지의 공통점은 기다리는 것이었다...배낭여행을 통해서 내가 가보지 못한 곳에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낚시를 통해서 고기가 낚싯줄에 낚이는 것을 기다리는 것..그것은 우리 마음 속의 잃어버린 감수성과 순수성을 찾기 위한 기다림의 연습이라고 할 수 있다...기다림을 잃어버린 우리 현대인의 모습들..경청이라는 것은 상대방의 대화를 듣고 기다리는 것이라는 걸 알 수가 있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책..그러나 읽고 난뒤 멍한 느낌이었다..왜 우리 사회가 점점 각박해지고 비상식적인 사건사고들이 왜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가 있었다..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것..누군가를 사랑하는 것..그것을 회복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기다린다는 것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깨닫고 느끼는 것이다..과거 이메일과 인터넷이 없었던 그 때 편지를 기다리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군대에 가서 세상 소식을 알지 못한채 휴가를 손꽃아 기다렸던 그 때의 기억들..그런 기억들이 이제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