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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의 여신 이은주 ㅣ 문화 다 스타 산책
박명진 외 지음 / 문화다북스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내 또래의 누군가가 세상을 떠나게 되면 슬프다는 것이다.그리고 왜? 왜? 왜?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이은주가 그랬듯,정다빈이 우리곁에 떠났듯이.왜 그렇게 말도 없이 떠났는지.그리고 사랑해 주지 못해서,인정해 주지 못해서 미안할 수 밖에 없었다.자신에게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억지로 짜아내듯 열심히 연기 했음에도 알아주지 않는다면 그들은 힘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특히 이은주의 연기 스펙트럼을 알고 있었기에 그래서 더 슬플 수 밖에 없었다.
나에게 있어서 이은주의 이름이 각인된 것은 바로 SBS 카이스트의 구지원이었다.그 당시 채림과 이민우 두 주인공과 함께 차갑고 이지적인 느낌을 보여주었던 이은주의 모습.그 모습은 그 당시 다른 연기자들과 다른 특별한 시도였던 것이다.그당시 여자 연기자들은 순종적인 이미지의 느낌을 가지고 있었으며 카이스트의 채림 또한 그런 느낌이었다.하지만 구지원의 모습은 가난하지만 똑부러진 이미지. 자신이 가진 그 자존심으로 인하여 자신의 아픔을 감출 수 밖에 없었으며 방어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있었던 것이다.똑똑하고 차가움 속에 숨겨진 연약한 모습.그것은 그 당시 우리의 편견 속에서 이은주 스스로 어두움을 드러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은주의 연기는 그 당시 다른 연기자와는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신애라나 장진영과 같은 청순한 이미지나 김혜수처럼 섹시함이 아닌 무언가 신비로움을 감추고 있었던 연기자.그러면서 쉽게 다가가기 힘든 그런 캐릭터를 지니고 있었다.그것은 그당시 억척스러운 캐릭터의 '굳세어라 금순아'의 나금순역으로 나왔던 한혜진과는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여기에 더하자면 이은주의 연기 스펙트럼은 상당히 실험적이면서 우리의 욕망과 본능을 연기에 분출하고 있었던 것이다.그 당시 금지되었던 많은 것들.그것은 연기로서 승화하였던 이은주의 연기.그러나 너무 앞서갔기에 대중들은 그 연기에 대해서 가까이 하지 못하였으며 사랑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볼 수 있었던 이은주의 연기 속에 감추어진 어두움과 슬픔.그것은 쉽게 형용할 수 없는 그런 감정들의 축소판이었것이었다.
이 책을 보면서 느낀 것은 이은주의 연기에 대해 평가 하고 있는 이들이 이은주와 비슷한 나이라는 것이다.지금은 사회에서 자신의 영역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이들이지만 이은주가 연기를 하였을 그 당시에 이은주와 비슷한 나이에,이은주의 연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는 것이다.그만큼 연기자 이은주의 연기는 선이 굵은 연기를 하고 있었으며 누군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는 걸 알 수 있었다.그렇지만 그 연기가 대중적이지 않았기에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였으며,그녀는 안타깝게 우리 곁에서 멀어질수 밖에 없으면서 우리는 그녀의 연기를 다시 볼수가 없다는 것이다.
왜 왜 왜...먼저 떠난 걸까.나는 아직도 이해 할 수가 없다.그 당시 이은주 스스로 세상과 작별하는 그 쯔음 KBS 예능프로그램 비타민에 나와서 자신의 우울증 진단에 대해서 방송과 언론을 통해서 떠들썩했던 기억이 난다.그녀가 살아있을 때 관심 가져 주지 못했던 그 방송을 그녀가 떠나니까 많은 이들이 관심가지게 되었다.우리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피할 수 있었던 죽음인데..피할 수 없었다고.그러나 그런 일이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음에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그것은 제2의 이은주와 같은 인생을 살고 있는 또다른 연기자가 있다는 걸 알 수가 있다.그것을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관심 없다는 핑계로 외면하고 사랑하지 않고 있다는 걸..그것은 살아있는 우리 모두에게 슬픔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연기자 이은주가 우리 곁에 떠난지 1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마음아프고 슬프다..26년 짦은 인생을 살아간 그녀의 연기가 하나 둘 생각날 수 밖에 없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