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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 아일랜드
김유진 지음 / 한끼 / 2024년 7월
평점 :




자, 여기 음식 사진이 그려진 카드들이 보이시죠?유리병 열개의 냄새를 맡고 어떤 음식의 향인지 파악해서 해당 음식 카드 위에 병을 올려놓으면 되는 거예요.아셨죠? 다섯 개 이상 맞히시면 특별한 솜사탕도 드려요. 그럼, 여기 옆에 놓인 물방울 시계를 뒤집으면 시작합니다. 준비됐나요?" (-21-)
'카페 PLUS'는 이름처럼 음료에 향을 더할 수 있는 곳이었다. 나는 그린티 에이드에 자몽향을 ,이랑은 아메리카노에 티라미수 향을 골라서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날렵하고 정교한 기계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음료를 제조했다. 조리 공간 뒤 편에는 거대한 은빛 통들이 일렬로 놓여 있었는데, 제조를 마친 로봇은 마지막으로 은빛 통에 연결된 호스로 음료에 뭔가를 주입했다. (-37-)
김윤기 회장을 주축으로 최이창, 한주혜,정윤경, 송철원은 각각 센트 오리지널, 센트 스페이스, 센트 뷰티, 센트 푸드를 설립했다. 이곳 센트 스페이스의 창립자인 한주혜는 센트 그룹을 떠났지만 , 그녀의 마지막 업적인 툴레 향(미공개 향수) 은 이곳에 남아 기념의 방을 채우고 있다. (-116-)
나는 너처럼 어려서부터 후각이 뛰어나다는 것을 깨달은 것도 아니고 연구원을 꿈꾼 것도 아니야. 한번 말했던 것처럼 여기 온 것도 우연히 오게 된 건데, 그 우연이 너처럼 꿈이 있는 친구를 만나게 해 줬어. 그래서 어쩌면 나도 연구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을 꾸게 된 것 같아. (-219-)
분명 파란색이었던 물은 어느새 보랏빛 낙조를 머금고 분홍빛으로 바뀌어 있었다. 거대한 버블 전에서는 딸기 향이 섞인 비눗방울이 쏟아졌다. 수영장은 상큼하게 물들어 갔다. 우리 셋은 이제 그만 돌아가기로 했다. 수영장에 왔지만 발 한번 담그지 못하고 돌아가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도 오기석이 한 일이라는 것이 밝혀져서 일말의 뿌듯함은 있었다. 뿌렿게 수증기 낀 거울을 쓱싹쓱싹 닦아 낸 기분이었다. (-275-)
그말을 마치고 농사꾼 K는 양손을 흔들었다. 그의 머리에서 쏟아져 나오는 황금빛 분수 위로 보랏빛 폭죽이 터지고 있었다. 아름다운 피날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손을 흔들어 농사꾼 K에게 화답해 주었다. (-311-)
소설 『센트 아일랜드』 은 향기 산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향기 산업의 집합체 이면서, 복합연구 단지 센트 아일랜드(센트 오리지널, 센트 스페이스, 센트 뷰티, 센트 푸드) 를 장소로 하고 있으며, 묘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이다린은 남들보다 특별한 후각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센트 아일랜드 인턴을 꿈꾼다.다린은 7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엄격한 심사 끝에 40명이 결정되었고, 본선에 나와 인턴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였다.
센트 스페이스의 창립자 김윤기 회장, 센트 스페이스에 들어가고 싶었던 이다린은 센트 아일랜드 인턴으로, 40명 중 한명이었다. 1차 시험으로 10명이 탈락하고, 30명이 남았다.2차 시험으로 또다시 10명이 탈락된다..최종적으로 5명의 인턴을 뽑는 남다른 후각과 향기의 전문가를 찾는 피도 눈물도 없는 인턴이이며,다인은 와 룸메이트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매우 까다롭다. 오직 후각에 의존하여야 하며,향기를 맞으면서, 어떤 향이 섞였는지 찾아내는 시험이다. 다인은 매 시험마다 무난하게 시험에 통과하였으며, 센트 아일랜드 인턴 응모 과정에서 <떨어진 일랑은 다인과 작별을 고하고 있었다.
소설은 최고의 향기전문가,향기 연구원를 뽑는 시험이지만, 그 안에 숨겨진 비밀이 숨어 있었다.우연히 다인은 자신이 센트 아일랜드와 엮일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을 직접 찾았다.그리고 같이 함께 하는 룸메이트 한 명 또한 다인과 비슷한 처지였다. 특권과 편법이 있었고,그것을 쉬쉬 하면서, 감추려 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공정한 것 같은 센트 아일랜드 안에서도, 무임승차가 존재하고,그것을 그 누구도 알면 안되는 이유를 역추적해 나간다. 평이한 소설이면서,후각과 향기를 주제로 하는 소설 속에서,인간의 다섯가지 감각 중 후각이 차지하는 비중을 상상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