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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달빛 수영
한정애 지음 / 반달뜨는꽃섬 / 2024년 11월
평점 :

"교실 환경판의 틀을 바꿔 보고 싶어요."
"왜요?"
"교실이 네모 세상이에요."
응, 이건 무슨소리? 무슨 말을 하는거야 하는 눈빛으로 교생을 바라봤다. (-14-)
30여 년 전의 귀뚜라미 사건이 스쳐 갔다. 지금은 개발되어 자취도, 없어졌지만 ,그때의 신갈 자취집은 낮은 슬래브 지붕에 방 한칸, 부엌 한칸씩 다섯 세대가 사는 방이 일렬로 붙어 있었다. 부엌은 문도 없이 개방된 채 연탄아궁이 하나 덩그라니 있는 토방이었다. (-56-)
얼마 후 들은 이야기지만 그날 어떤 사람이 무리하게 소를 몰고 건너다 소가 발을 헛디뎌 떠내려갔다고 한다.다행히 소를 건져 살리기는 했단다. 그런데 소가 물 속으로 빠져들지 않고, 허우적거리며 물이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며 떠내려가더라는 목격담이 전해졌다. 그것은 살아남기 위한 소의 처절한 대응이었을 것이다. (-106-)
사마천의 사기 중에,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목숨도 바친다는 이야기가 있다. 선비의 정신까지는 아닐지언정 나를 인정해주고, 신뢰해 주셨던 분을, 초등학교 교장으로 전근가셨다는 소식을 끝으로, 잊고 있다가 사망 소식을 들었을 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그것이 15여 년 전 일이다. 그렇게 잃었다고 생각했던 인연이 다시 이어지니 새로운 인연을 만난 것이나 다름없엇다. (-148-)
2022년 2월 드디어 27박 28일간의 페루-볼리비아-칠레 &파타고니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5개국 남미 여행이 시작되었다. 인천공항에서 여행 기념 출발 동영상을 찍었다. 여느 여행자처럼 흉내 내보려니 쑥쓰러워 대기실 구석진 자리를 찾아 찍었지만 ,지금까지 재생해 볼 용기가 나지 않아 보지 못했다. (-204-)
아르헨티나에서 버스로 국경을 넘어, 브라빌로 왓다. 마지막 여행 국가다.포스두 이과수 전망대 길을 오르며 만나는 다양한 야생동물들도 흥미롭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묽소리, 병풍처럼 넓게 펼쳐진 하얀 폭포, 물안개, 무지개 드이 함께 베풀어주는 향연이다. 같은 이과수강 폭포지만 아르헨티나 푸에르토 이과수가 웅장하고 장대하다면, 브라질 포스두 이과수는 아기자기하고 변화무쌍하다. 폭포도 사람처럼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사뭇 다른 매력을 가졌다. (-248-)
우리가 수필,에세이라 마하는 장르의 책들은 그들의 인생이 담겨진다. 추억이 있고,인연이 있으며, 만남과 이별이 존재한다.이야기 속에서,때로는 동질감과 이질감을 동시에 마주하면서, 삶의 방정식을 찾아가는 성찰이 흥미롭다. 수필집 『한여름 밤의 달빛수영』은 한정애 수원서광학교 이사장의 70년 인생을 담고 있다.
작가 한정애는 평생 특수교육 현장에 몸담고 있다,.교장으로 퇴임하였지만, 수원서광학교 이사장이 되어서, 학교 현장에서 벗어나지 않았다.자신의 사회적 책임이 특수교육의 성장과 성숙에 있다고 생각하였고,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24년 간의 인생의 격차를 피부로 실감하였다. 아날로그적인 삶 속에서, 초등학교 교사 출신 아버지 밑에서 살았던 작가 한정애 는 자신의 업이 학교였다. 어릴 적 추억 속에는 교통편이 변변 찮았던 그 시절이 있다.버스를 탈 수 없엇고,택시 타기 힘들었던 그 시절, 부모가 주는 깊은 사랑을 잊지 않고 있으며, 삶 속에서,사랑의 깊은 의미를 놓치지 않고 있다. 편리한 삶 속에서 ,우리를 위로하는 것은 사람에 대한 정과 인연에 있다. 소중한 인연일수록 아끼며 살아야 한다.
책을 통행서 인생 경험을 얻었다. 추억 속에서, 사람마다 각자 살아가는 방식이 존재한다. 귀뚜라미이야기,자취생활 속에서,소소한 기쁨과 행복이 느껴진다. 21세기 편리한 삶을 당연하다고 생각한 우리들이 놓치고 있엇던 삶의 소중함에 대해 일깨워주고 있다. 삶 속에서 잃어버리면 안되는 것이 무엇인지 소개한다. 손해 보면서 살더라도, 사람을 잃어버리면 안된다는 것,그것이 한엉애 작가의 인생 방정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