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mlet's Blackberry : A Practical Philosophy for Building a Good Life in the Digital Age (Paperback)
WILLIAM POWERS / Scribe Publications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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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네트워크가 확장될수록 우리의 사고는 외부 지향적이 된다.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주변을 돌아보며 '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살피는 게 아니라 부산한 바깥세상ㅇ을 내다보며 '저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만 온 신경을 집중한다. 한 때 저 멀리 떨어져 있던 세상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되자 괜한 의무와 책임 의식만 생겨났다. 클릭 몇번으로 온 세상을 샅샅이 살펴볼 수 있으니 '꼭' 그래야만 할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힌다. 누군가 내 소식을 기다릴 것만 같고 빨리 답장해야만 할 것 같다. (P75)


역사는 이러한 발견의 끊임없는 반복이다. 사람들은 타인과의 거리를 좁혀주는 새로운 네트워크 도구를 발명하고 개선하기 위해 줄기차게 노력해왔다. 인간은 한 가지 도구를 발명하고 개선하기 위해 줄기차게 노력해왔다. 인간은 한 가지 도구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 유일한 동물이며 특히 네트워크 도구의 새로운 용도를 발견하는 데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있다. (P126)


놀라운 점은 그가 로마인의 마음을 분주하게 만들었던 바로 그 기술, 즉 문자언어를 사용해 주변의 분주함을 감소시켰다는 것이다. 단순함과 내적 자율성이라는 철학으로 살아가던 세네카에게 편지쓰기란 그 소란스러운 방에서 맞닥뜨린 문제의 완벽한 해결책이었다. 첫째 , 편지쓰기는 군중을 한 사람으로 축소시켰다. 세네카는 로마를 가득 채운 엄청난 사람 중 단 한 사람을 골라 그에게만 집중했다. 하루에 한 가지 주제를 골라 그에 대해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라고 말했던 세네카에게 그 한가지 주제는 바로 루킬리루스였다. 둘째, 세네카는 편지쓰기를 통해 바깥 세상의 소란을 차단하고 자신의 내면을 돌보며 자율성을 회복할 수 있었다. (P165)


손으로 직접 글을 쓰는 경향이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천천히 감소하긴 했지만 오히려 전문적인 필경사만 직접 쓰던 것에서 벗어나 더 많은 사람이 손수 펜을 들었다. 구테베르크가 발명한 혁신적인 기술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는데도, 아니 어쩌면 그 기술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손글씨라는 옛 기술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 것이다. (P210)


이 책이 쓰여진 때는 10년 전 어느 한 시점이며, 스마트폰이 우리 앞에 나타난 그 때였다. 유선 인터넷에서 탈피해 무선인터넷이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게 되었고, 큰 변화를 직접 목도할 수 있게 된다. 그건 이 책에서 추구하는 현실들이 우리의 삶에 있어서 소중한 가치들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는 통찰력을 언급하고 있으며, 그 통찰력은 시대의 변화에 적은하면서, 인간의 불안과 걱정을 덜어주는 요소들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과거에 비해서 좀 더 쉽게, 좀더 빠르게, 좀더 효율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건 또다른 부작용과 필연적으로 만날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은 어떤 일에 대해서 포기하지 못하고, 반면에 어떤 걸 하면서 인내하지 않고, 참지 않으며, 쉽게 좌절하게 된다. 즉 인간의 외부적인 요소들이 개입되면서, 사람들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읽어내지 못하는 상황을 만나게 되는 거다. 즉 내 안의 또다른 아픔이나 슬픔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하게 되고, 디지털 세상에서 아날로그 세상으로 회귀하는 상황을 만들어 나간다. 즉 스스로 비자발적인 아날로그 세상으로 회귀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즉 이 책은 우리의 현재에 목도하게 되는 또다른 변화에 대해서 사유하게 되며, 인간의 삶 속에서 본질적인 요소들을 찾아가게 도와주고 있다. 특히 제3차 산업혁명에서 제4차 산업혁명으로 바뀌면서, 인간 스스로 자신의 존재가치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살아간다. 인간보다 더 우수한 기계가 등장하고, 인공지능과 로봇이 결한된 새로운 형태의 지적인 기계가 등장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나타난 결과물이다. 하지만 저자는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한다. 필경사라는 직업은 사라졌지만 인간은 과거의 관습을 잃어버리지 않으며, 직업이 새로운 형태로 바뀌지만, 그 직업을 대체하는 인간의 행위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음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신기술이 등장하고 새로운 기계가 등장하지만 과거의 기술이 사라지지 않고 사람들이 향유하는 이유에 대해서 ,그 이유는 어디에 기인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즉 세상이 바뀐다 하더라도 바뀌지 않는 그 무언가를 찾아나간다면, 인간은 살아라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고, 삶의 중심을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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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야, 그동안 수고했어 - 찬란한 눈물 같은 당신 인생을 위한 따뜻한 해답
백정미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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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내게 가르쳐준 아홉 번째 비밀은 이러한 위기 대처법에 관한 가장 명확한 조언이다. 인생은 우리에게 조언한다. "그대여, 위기 앞에서도 의연하게 생각하세요. 위기 앞에서도 의연하게 생각하세요. 위기 앞에서 더욱 사유하세요. 사유가 깃든 대처만이 불행을 물리칠 수 있으며 사전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P41)


인생의 열한 번째 비밀인 부메랑 법칙은 우리에게 이런 가르침을 준다."자신이 받고 싶은 것을 다른 존재에게 보내세요."이말을 기억하자. 또한 이 말도 더불어 기억하자."자신이 받고 싶지 않은 것은 절대로 다른 존재에게 보내지 마세요."(P47)


사람을 공부하려면 우선 감정을 읽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읽어내는 사람이 사랑받는다. 이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 사람의 감정 변화를 읽어라. 인간의 감정은 항상 변화의 쳇바퀴를 돌고 있다. 그러므로 수시로 변화하는 타인의 감정을 읽어내려면 순발력과 정확한 분석, 날카로운 예지의 눈이 필요하다.빙글빙글 돌아가는 원판 위의 숫자 같은 사람의 심리 상태를 정확하게 맞히려면 집중력 또한 필수다. (P150)


역경은 오히려 맞서는 자에게 무릎을 꿇는다. 버텨라. 조금만 더 버티고 힘을 내라. 이토록 힘든 삶 역시도 하늘이 내게 주신 선물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져라. 그렇게 하면 시련이 더 이상 시련이 아니게 될 것이다. 도망치지 않고 삶을 버티는 사람에게는 역경을 이기는 힘과 지혜가 주어지는 것이 인생이기 때문이다. (P261)


살아가면 살아갈수록,시간이 흐르면 흘러갈수록 힘든 일들이 연속적으로 나타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수많은 인생의 스펙트럼은 만남과 헤어짐이 연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서로에게 아픔과 상처를 줄 때도 있다. 나와 타인간에 보이지 않는 암묵적인 경계선,서로의 경계선을 넘어올 때 생기는 문제들은 스스로 풀어나가야 할 때도 있고, 현대인의 일상은 과거보다 더 피곤하고 힘들어한다. 나와 너 사이에 감춰진 생각의 차이들은 문제의 매듭을 풀어내지 못하고, 새로운 문제들과 싸우게 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우리가 마주하는 인생의 스펙트럼에 대해서 어떻게 매듭을 풀어나가야 하는지 정답을 제시하고 있었다.


문제는 내 앞메 위기가 나타날 때다. 위기는 자신을 크게 흔들어 놓는다. 내가 공들였던 것을 한순간에 무너트리게 되고, 한 사람을 절망감에 빠트리게 된다. 공교롭게도 세상은 위기에 봉착한 사람들을 헤아려주지 못하고,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며,인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인성을 도외시하는 상황이 나타난다. 여기서 내 앞에 위기가 발생할 때 대처법은 사유이다. 위기는 나에게 주어진 삶에 대해서 불안과 걱정의 형태로 나타나며, 그로인하여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조차도 풀지 못하는 경우가 나타난다. 내 앞에 나타난 위기를 이겨내려면 사유를 멈추지 않아야 한다. 사유는 깊이 생각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며, 내 삶의 여유공간을 스스로 만드는 과정에서 채워진다.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것들에 대해서 속도를 늦추거나 멈추는 것이 먼저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나에게 주어진 시간내에서 깊이 사유를 해야 한다. 


사람에게 또다른 특징은 역경이 만드시 찾아온다는 것이다. 역경은 내가 현재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였을 때 역경이라 부른다. 감당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역경이라 말하지 않는다.역경은 견디지 못한다면, 포기할 수 밖에 없다. 내가 스스로 그것을 견딜 수 있다면, 시간이 내 앞에 놓여진 역경을 풀어나갈 수 있으며, 역경과 마주하는 그 순간이 지나면 자신은 새로운 변화와 마주하게 된다. 즉 역경은 그 순간은 너무나 힘들지만, 지나면 역경은 나의 자산이 될 수 있으며,인생의 면역력을 키워 나갈 수 있다. 젊어서 사서 고생을 하라는 속담은 역경의 가치와 일맥상통한다. 내 앞에 놓여진 역경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그것을 명확하게 마주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순간을 이겨낸다면, 새로운 기회가 반드시 내 앞에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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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에서 깊이로 (리커버 에디션) - 철학자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간 이유
윌리엄 파워스 지음, 임현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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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네트워크가 확장될수록 우리의 사고는 외부 지향적이 된다.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주변을 돌아보며 '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살피는 게 아니라 부산한 바깥세상ㅇ을 내다보며 '저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만 온 신경을 집중한다. 한 때 저 멀리 떨어져 있던 세상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되자 괜한 의무와 책임 의식만 생겨났다. 클릭 몇번으로 온 세상을 샅샅이 살펴볼 수 있으니 '꼭' 그래야만 할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힌다. 누군가 내 소식을 기다릴 것만 같고 빨리 답장해야만 할 것 같다. (P75)


역사는 이러한 발견의 끊임없는 반복이다. 사람들은 타인과의 거리를 좁혀주는 새로운 네트워크 도구를 발명하고 개선하기 위해 줄기차게 노력해왔다. 인간은 한 가지 도구를 발명하고 개선하기 위해 줄기차게 노력해왔다. 인간은 한 가지 도구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 유일한 동물이며 특히 네트워크 도구의 새로운 용도를 발견하는 데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있다. (P126)


놀라운 점은 그가 로마인의 마음을 분주하게 만들었던 바로 그 기술, 즉 문자언어를 사용해 주변의 분주함을 감소시켰다는 것이다. 단순함과 내적 자율성이라는 철학으로 살아가던 세네카에게 편지쓰기란 그 소란스러운 방에서 맞닥뜨린 문제의 완벽한 해결책이었다. 첫째 , 편지쓰기는 군중을 한 사람으로 축소시켰다. 세네카는 로마를 가득 채운 엄청난 사람 중 단 한 사람을 골라 그에게만 집중했다. 하루에 한 가지 주제를 골라 그에 대해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라고 말했던 세네카에게 그 한가지 주제는 바로 루킬리루스였다. 둘째, 세네카는 편지쓰기를 통해 바깥 세상의 소란을 차단하고 자신의 내면을 돌보며 자율성을 회복할 수 있었다. (P165)


손으로 직접 글을 쓰는 경향이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천천히 감소하긴 했지만 오히려 전문적인 필경사만 직접 쓰던 것에서 벗어나 더 많은 사람이 손수 펜을 들었다. 구테베르크가 발명한 혁신적인 기술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는데도, 아니 어쩌면 그 기술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손글씨라는 옛 기술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 것이다. (P210)


이 책이 쓰여진 때는 10년 전 어느 한 시점이며, 스마트폰이 우리 앞에 나타난 그 때였다. 유선 인터넷에서 탈피해 무선인터넷이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게 되었고, 큰 변화를 직접 목도할 수 있게 된다. 그건 이 책에서 추구하는 현실들이 우리의 삶에 있어서 소중한 가치들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는 통찰력을 언급하고 있으며, 그 통찰력은 시대의 변화에 적은하면서, 인간의 불안과 걱정을 덜어주는 요소들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과거에 비해서 좀 더 쉽게, 좀더 빠르게, 좀더 효율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건 또다른 부작용과 필연적으로 만날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은 어떤 일에 대해서 포기하지 못하고, 반면에 어떤 걸 하면서 인내하지 않고, 참지 않으며, 쉽게 좌절하게 된다. 즉 인간의 외부적인 요소들이 개입되면서, 사람들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읽어내지 못하는 상황을 만나게 되는 거다. 즉 내 안의 또다른 아픔이나 슬픔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하게 되고, 디지털 세상에서 아날로그 세상으로 회귀하는 상황을 만들어 나간다. 즉 스스로 비자발적인 아날로그 세상으로 회귀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즉 이 책은 우리의 현재에 목도하게 되는 또다른 변화에 대해서 사유하게 되며, 인간의 삶 속에서 본질적인 요소들을 찾아가게 도와주고 있다. 특히 제3차 산업혁명에서 제4차 산업혁명으로 바뀌면서, 인간 스스로 자신의 존재가치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살아간다. 인간보다 더 우수한 기계가 등장하고, 인공지능과 로봇이 결한된 새로운 형태의 지적인 기계가 등장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나타난 결과물이다. 하지만 저자는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한다. 필경사라는 직업은 사라졌지만 인간은 과거의 관습을 잃어버리지 않으며, 직업이 새로운 형태로 바뀌지만, 그 직업을 대체하는 인간의 행위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음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신기술이 등장하고 새로운 기계가 등장하지만 과거의 기술이 사라지지 않고 사람들이 향유하는 이유에 대해서 ,그 이유는 어디에 기인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즉 세상이 바뀐다 하더라도 바뀌지 않는 그 무언가를 찾아나간다면, 인간은 살아라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고, 삶의 중심을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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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소설의 시대 2 백탑파 시리즈 5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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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기록의 나라라고 부른다. 오천년 한반도의 역사에서 조선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지금 현대와 시간적으로 가까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면서, 역사적 사료들이 온전하게 보존된 이유도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유네스코기록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조선왕조실록,용비어천가, 왕에 대한 기록물로 지정되어 있는 승정원일기와 같은 역사적 사료들은 지금 현재 소설 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연극 등등 문화 ,예술, 공연에 긍정적인 영감을 제공하고 있으며, 소설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쓸 때 역사적 기록물을 기반으로 써내려가는 즐거움이 있다. 소설가 김탁환님께서 조선의 흥망성쇠를 다룬 역사소설 시리즈를 완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 또한 이런 우리의 역사유물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김탁환의 <대소설의 시대 1,2>는 기존의 역사문학에서 탈피해 ,소설 속의 또다른 소설을 기준으로 허구와 사실을 오가면서 독자들과 호홉하면서 , 외줄타기하는 그 모습이 긴장감 속에서 펼쳐지고 있다. 


소설(小說) 이란 무엇일까, 그동안 나 스스로 품고 있었던 의문이다. 소설(小設)의 반대말은 대설(大設)이다.그렇다면 박경리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 토지는 소설인가, 아니면 대설인가. <대소설의 시대1> 에서 소개되는 한글 소설의 기준으로 보자면 소설가 박경리의 <토지>는 대설이 아니라 소설에 해당된다. 대설은 수십권을 넘어서 수백권의 긴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고 있는 18세기, 정조 임금 때가 대소설의 시대라 부르는 이유는 자신의 인생을 전부 바쳐서하나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작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고전 소설 <완월회맹연>은 180권으로 이뤄졌으며, 매일 한 권을 읽는다 하더라도 반년이 걸리기 때문에 재독을 한다는 건 엄두가 나지 않는다.이처럼 책에는 100권이 넘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소설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으며, 책 제목이 독특하고 낯설다.


18세기 사도세자가 죽고 난 이후 정조 임금 시대가 열리게 된다. 소설 <대소설의 시대 1,2>는 바로 18세기 그때 당시의 시대상을 다루고 있다. 23년동안 자신의 일생을 다 바쳐서 200권짜리 소설 <산해인연록>을 쓰고 있는 이 책의 줄거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임두 작가님과 그의 문하생 수문과 경문은 친형제처럼 스승 밑에서 소설 쓰기 비법을 배워나가게 된다. 임두 선생의 손녀 임승혜와 두 문하생 간의 오묘한 관계가 소설 속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소설인 '산해인연록'에선 소략하게 다루기 때문에, 폭포에서 서고까지 이르는 길을 알고 싶으면 대설을 보라고 적혀 있다네. 대설은 모두 2000권이라고 했고." (1권 231P)


보다시피 2000권 정도는 되어야 대설이라 부른다. 물론 하나의 이야기가 쓰여진 대소설은 재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필사를 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가가 18세기에 있다면, 그걸 필사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읽는 사람도 있다. 이 소설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바로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욕구이다. 지금처럼 일만권의 책을 읽는 건 거의 불가능한 현실 속에서 박제가,박지원, 이덕무와 같은 불세출의 지식인들의 욕구는 그 시대의 양반들의 상식을 뛰어 넘는다. 그래서 18세기를 대소설의 시대라 감히 부를 수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김탁환작가의 소설이 허구이지만, 허구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는 법, 대소설을 쓰는 작가가 현존하려면, 그걸 흥미진진하게 읽는 독자층이 있어야 한다. 책에는 22권의 한글 소설이 등장하고 있는데, 알다시피 낯설고 이질적이다. 그건 18세기 한글 소설은 천시받았지만, 대중들에게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널리 읽혀졌지만, 사람들은 한글 소설에 주목하지 않았다. 사대부들,궁궐 여인들, 세책방 주인들, 여타 책을 읽을 수 있었던 양반들까지, 암암리에 소설을 즐겨 읽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선시대 곳곳에 세책방이 널리 퍼질 수 잇었던 이유는 이처럼 그 시대에 책을 좋아하는 수요층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3년동안 글을 쓰는 작가는 언제나 자신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하고, 이야기를 쓰는 과정에서 독자들에게 스토리가 유출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한 장치가 이 책 곳곳에 숨어있다. 또한 그 시대에 나라에서 금지하는 불온서적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 불온서적물로 인해서 김탁환의 <대소설의 시대>의 주인공들의 운명은 뒤바뀌게 된다. 보지 말아야 하는 칙들이 보여짐으로서 생기는 파장들은 그 당사자에게 책임을 묻기 마련이다. 뒤주에서 죽어야 했던 사도세자와 그 시간에 동시에 죽임을 당했던 그 누군가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소 설 가 임 두 가 23 년 이 나 나 와 또 여 기 있 는 의 빈 에 게 큰 기 쁨 을 주 었구 나. 손 녀 가 있 단 얘 긴 진 작 들 었 는 데 ,이 제 이 렇 게 보 니, 내 가 그 동 안 제 대 로 챙 기 지 못 하 였 음 이 야 .지 난 두 달 동 안 마 음 고 생 이 특 히 심 했 겠 구 나."(2권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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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소설의 시대 1 백탑파 시리즈 5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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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기록의 나라라고 부른다. 오천년 한반도의 역사에서 조선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지금 현대와 시간적으로 가까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면서, 역사적 사료들이 온전하게 보존된 이유도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유네스코기록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조선왕조실록,용비어천가, 왕에 대한 기록물로 지정되어 있는 승정원일기와 같은 역사적 사료들은 지금 현재 소설 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연극 등등 문화 ,예술, 공연에 긍정적인 영감을 제공하고 있으며, 소설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쓸 때 역사적 기록물을 기반으로 써내려가는 즐거움이 있다. 소설가 김탁환님께서 조선의 흥망성쇠를 다룬 역사소설 시리즈를 완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 또한 이런 우리의 역사유물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김탁환의 <대소설의 시대 1,2>는 기존의 역사문학에서 탈피해 ,소설 속의 또다른 소설을 기준으로 허구와 사실을 오가면서 독자들과 호홉하면서 , 외줄타기하는 그 모습이 긴장감 속에서 펼쳐지고 있다. 


소설(小說) 이란 무엇일까, 그동안 나 스스로 품고 있었던 의문이다. 소설(小設)의 반대말은 대설(大設)이다.그렇다면 박경리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 토지는 소설인가, 아니면 대설인가. <대소설의 시대1> 에서 소개되는 한글 소설의 기준으로 보자면 소설가 박경리의 <토지>는 대설이 아니라 소설에 해당된다. 대설은 수십권을 넘어서 수백권의 긴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고 있는 18세기, 정조 임금 때가 대소설의 시대라 부르는 이유는 자신의 인생을 전부 바쳐서하나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작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고전 소설 <완월회맹연>은 180권으로 이뤄졌으며, 매일 한 권을 읽는다 하더라도 반년이 걸리기 때문에 재독을 한다는 건 엄두가 나지 않는다.이처럼 책에는 100권이 넘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소설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으며, 책 제목이 독특하고 낯설다.


18세기 사도세자가 죽고 난 이후 정조 임금 시대가 열리게 된다. 소설 <대소설의 시대 1,2>는 바로 18세기 그때 당시의 시대상을 다루고 있다. 23년동안 자신의 일생을 다 바쳐서 200권짜리 소설 <산해인연록>을 쓰고 있는 이 책의 줄거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임두 작가님과 그의 문하생 수문과 경문은 친형제처럼 스승 밑에서 소설 쓰기 비법을 배워나가게 된다. 임두 선생의 손녀 임승혜와 두 문하생 간의 오묘한 관계가 소설 속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소설인 '산해인연록'에선 소략하게 다루기 때문에, 폭포에서 서고까지 이르는 길을 알고 싶으면 대설을 보라고 적혀 있다네. 대설은 모두 2000권이라고 했고." (1권 231P)


보다시피 2000권 정도는 되어야 대설이라 부른다. 물론 하나의 이야기가 쓰여진 대소설은 재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필사를 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가가 18세기에 있다면, 그걸 필사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읽는 사람도 있다. 이 소설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바로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욕구이다. 지금처럼 일만권의 책을 읽는 건 거의 불가능한 현실 속에서 박제가,박지원, 이덕무와 같은 불세출의 지식인들의 욕구는 그 시대의 양반들의 상식을 뛰어 넘는다. 그래서 18세기를 대소설의 시대라 감히 부를 수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김탁환작가의 소설이 허구이지만, 허구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는 법, 대소설을 쓰는 작가가 현존하려면, 그걸 흥미진진하게 읽는 독자층이 있어야 한다. 책에는 22권의 한글 소설이 등장하고 있는데, 알다시피 낯설고 이질적이다. 그건 18세기 한글 소설은 천시받았지만, 대중들에게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널리 읽혀졌지만, 사람들은 한글 소설에 주목하지 않았다. 사대부들,궁궐 여인들, 세책방 주인들, 여타 책을 읽을 수 있었던 양반들까지, 암암리에 소설을 즐겨 읽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선시대 곳곳에 세책방이 널리 퍼질 수 잇었던 이유는 이처럼 그 시대에 책을 좋아하는 수요층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3년동안 글을 쓰는 작가는 언제나 자신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하고, 이야기를 쓰는 과정에서 독자들에게 스토리가 유출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한 장치가 이 책 곳곳에 숨어있다. 또한 그 시대에 나라에서 금지하는 불온서적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 불온서적물로 인해서 김탁환의 <대소설의 시대>의 주인공들의 운명은 뒤바뀌게 된다. 보지 말아야 하는 칙들이 보여짐으로서 생기는 파장들은 그 당사자에게 책임을 묻기 마련이다. 뒤주에서 죽어야 했던 사도세자와 그 시간에 동시에 죽임을 당했던 그 누군가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소 설 가 임 두 가 23 년 이 나 나 와 또 여 기 있 는 의 빈 에 게 큰 기 쁨 을 주 었구 나. 손 녀 가 있 단 얘 긴 진 작 들 었 는 데 ,이 제 이 렇 게 보 니, 내 가 그 동 안 제 대 로 챙 기 지 못 하 였 음 이 야 .지 난 두 달 동 안 마 음 고 생 이 특 히 심 했 겠 구 나."(2권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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