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이 최고의 수행이다 - 리더를 꿈꾸는 직장인들을 위한 마음건강 피트니스
정해승 지음 / 헤르몬하우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친구의 퇴사 결정을 들은 나는 그의 무모한 도전에 대해 크게 화도 내고 설득도 했었다. 그런데도 결국 그는 자기의 결심을 바꾸지 않았고 모든 속세에서의 기득권을 버리고 한 명의 개인으로 돌아왔다. 이후 가끔 그와의 만남에서 친구가 하는 마음 공부에 대해 그 수행의 결과를 '들어주는'역할을 하곤 했다. (-9-)



보통 사람들은 비가 올 때면 왜 하필 오늘 비가 오는지에 대해 불만를 느낀다. 마이클은 비에 대해 부정적 생각이 떠오를 때면'참 아름답구나!' 비가 내리네.' 라고 생각을 바꾸는 것으로 내맡기기 실험을 시작했다. 실험 규칙은 간단했다.그저 '삶이 내게 가져다주는 사건들을 내 자아 너머로 나를 데려가기 위한 손님처럼 대하기'였다.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것에 저항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42-)



결론적으로 본다면 치유와 힐링의 목적으로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과거와 미래가 심리적인 시간에 불과하며 현재의 삶이란 것도 이 심리적인 시간이 만들어 낸'삶의 상황'이란 것을 깨닫는 방식으로 수행하는 것이 좀 더 좋은 치유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97-)



분별심이란 말 그대러 '좋은 것,나쁜 것','예쁜 것,못난 것','착한 것',못된 것' 등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일체 유심조의 마음이 지어내는 것처럼 스스로 좋고 나쁜 것의 이름표를 붙이는 행위를 말한다. 그리고 이 분별심을 버리는 것이야말로 마음공부의 근본이 된다. 그런데 이 분별심에 대해 좀 더 공부하다 보면 곧 커다란 장벽에 부딪히게 된다.그것은 바로 '사물과 현상을 둘로 구별하지 않는 일원론','완벽한 둘로 구분하는 이원론'과 같은 좀 더 근본적인 개념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159-)



속담 '참을 인 (忍) 자 세번이면 살인을 면한다'가 있다.직장 생활에서, 인간이 인간에게 회의감,분노, 좌절을 느낄 때가 있고, 자신이 생각한 대로 되지 않을 때,감정이 상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하였던가, 평상심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직장생활에서, 승진에 누락되고, 일하던 책상이 갑자기 시라지면, 참을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열심히 일하여도, 그 결과가 신통찮을 때,나의 성과르 누군가 가로챌 때, 나타나는 여러가지 상황들이다.그런 상황에, 마음챙김,수행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수행은, 마을을 챙기는 것이다. 치유와 위롤르 얻는다. 견디고,참아내고, 분별심을 버리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절제하고, 욕심을 비우고., 사색하며,산책하고, 명상하며,  유혹에서 휘둘리지 않으면서, 불편함을 참아내고, 선입견을 버리고, 성격을 죽이는 것, 감정을 절제하는 것 등등이 여기에 해당되고 있다.



결국 나는 마음공부를 잘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자아성찰,자기반성을 할 수 있다.사람를 오해하지 않는 것도 수행의 한 방법이다. 내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최고의 수행 중 하나이며,분별심을 버려야 한다. 옳고 그름에 따라서 살아가다 보면, 스스로 분별심에 갇햐 버리게 된다. 우리가 강조하는 도덕심,예절과 태도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분별심을 버리면 스스로 추해지지 않는다. 스스로 멘탈이 무너지지 않는다. 결국 내가 나를 위로할 수 있고, 마음 수행의 목적을 얻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남 - 이어령 강인숙 부부의 70년 이야기
강인숙 지음 / 열림원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날 밤 그는 내게 첫 편지를 썼다."작품을 돌려드립니다."라는 사무적인 말로 끝나는 평범한 글이었는데, 이상하게도 그건 아우성이고, 함성이었다. 나는 그가 나를 좋아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을 그때 비로소 하게 되었다.나는 그의 삶에 대한 정열에 압도당하고 있었다.내가 구하다 못 구한 것이 거기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를 사랑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19-)



보수적인 충청도 사람답지 않게 네오필리아 neophilia의 경향을 가진 그는 글로벌 스탠더드로 보아도 지나치다 싶은 정도로 새 것에 대한 갈망이 크다. 여든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는 프랑스 사람들처엄 '새것 찾기 chercher de nouveau'애 골몰하고 있다.그런 그에게 균형을 잡아주는 추가 충청도이 전통문화다. 그는 항상 새로운 문제를 개발하면서 날마다 새로운 날들을 살아왔는데 그 새로움의 원천은 중부지방에 남아 있던 토착적인 우리 고유의 문화다. (-24-)



올림픽을 준비할 때도 그는 새 일을 찾아해내느라고 날마다 밤잠을 축낸다.자고 나면 다시 고칠 부분이 생각나기 때문이었다. 고맙게도 박세직 위원장이 새 아이디어가 어제 것보다 좋으면 무리가 가더라도 뜯어고치며 박자를 맞추어주셔서,올림픽 계폐회식이 성공할 수 있었다. 88올림픽에는 세상을 경악시킬만한 새로운 것이 많았다. (-41-)



이어령 씨도 젖떼기가 많이 늦은 아이였다. 동생을 늦게 봤기 때문이다. 동생이 다섯 살 때 태어났으니, 다섯 살 초반까지는 젖을 물고 산 것이다. 마음이 약한 어머니가 막내아들의 젖 떼는 고통을 미루어주고 싶어서 그때까지 젖을 물리셨던 모양이다. (-75-)



인간는 누구나 자기 말을 귀담아들어주는 사람이 적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것은 즐거운 일이 아니니,인간은 근본적으로 외로울 수 밖에 없다. 상대방이 공감하면서,경탐하면서 자기 이야기만 들어주었으면 하는 것이 모든 사람의 소원인데 , 상대방도 똑같은 걸 원하니 차질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이오네스코의 희곡처럼 마주 앉아 모놀로그를 교환하는 비극이 생겨난다. (-140-)



그는 자신의 담론에 몰두하는 형이기 때문에, 아무 때나 소리가 커지고 진지하다. 우리는 앞산을 보기 위해 나란히 앉아 밥을 먹는데, 바로 옆에 상대가 있어도 그의 성량은 줄지 않으니 오래 듣고 있으면 나는 머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163-)



1972년 10월에 이어령 씨는 『조선일보』를 그만두고 『문학사상』이라는 문예지르 창간한다. 그 해에 『독서신문』 김봉규 회자이 이어령 씨와 안병욱,이부홍 씨 3인을 모시고 전국 규모의 교양 강좌를 기획했는데, 첫 도시인 부산에서 청중이 5천 명이나 모이는 이변이 일어났다. 그 청중을 보면서 이어령 씨는 그들의 지적 갈증을 메워줄 잡지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 아이디어는 김봉규 회장의 동의를 얻어 곧 현실화되었다. 새 문예지 『문학사상』출간이 결정된 것이다. (-216-)



아버지 이병승(1896~1996)와 어머니 원경자 (1897~1944) 사이에서, 7남 중에 다섯째로 태어났다. 하지만, 이어령 교수는 막내처럼 지내왔고, 도련님처럼 살아왔다. 하지만 11살 되던 해 갑자기 어머니께서 사암함으로서,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살아왔으며, 아내는 1958년 함께 결혼했다.



어려서부터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항상 무언가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교수로서 강의를 준비할 때도 항상 새로운 강의를 준비한다. 이러한 그이 기질은 평생 책을 썼고,일본을 연구하였고, 한국을 문화강국으로 탈바꿈하는데 초석이 되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그의 문화적 역량을 십분발휘할 수 있었던 거대한 이벤트였으며,이어령 교수가 대한민국 문화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이다.



그는 학자로서 존경받고 세상을 떠났다. 남편으로서, 자기 역할이 무엇인지 알았다.아내의 기념일은 항상 놓치지 않았고, 도련님 스타일을 유지하였으며, 고집세고, 하고 싶은 건 해야 했다. 항상 솔직하고,진지하게 임했다. 그것이 비록 자신의 약점이 되었건만,아내 강인숙에게는 신뢰를 얻을 수 있었고, 이어령의 건강한 인간관계를 확인하는 증거가 되었다. 서로 존중하고,각자 자신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비결,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지내왔던 이어령 교수의 내밀한 사적인 이야기,개인적인 이야기를 아내 강인숙에 의해서, 아내가 쓴 남편 이어령의 회고록 『만남』이다. 그동안 수많은 회고록을 읽었건만, 아내가 남편을 담담하게 회고하는 책은 이 책 『만남』이 처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날 갑자기 내 아이가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 먼 훗날 장애 아이가 혼자 살아갈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길 꿈꾸며
박현경 지음 / 설렘(SEOLREM)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응급조치 후 구급차를 타고 불과 내가 일주일 전까지 근무했던 대학병원으로 향했고, 중환자실에 아이를 눕혔다. 가녀린 혈관에 주삿바늘이 수없이 꽂히는 걸 보자 , 내 심장을 시퍼런 칼이 난도질하는 것 같았다. 각종 기계에 휘감김, 발가벚겨짐, 내 아이가 낯설었다. 중환자실 간호사였기에 24시간 환한 형광등 불빛과 기계음,알람소리는 익숙한데, 그곳에 아이가 환자로 있고 내가 보호자로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19-)



장애인이나 보호자가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이나 전용레인이 있으면 좋겠다. 수영은 신체 경직이 심한 아이에게 효과적인 운동인데 ,성별이 다른 엄마는 수영장 탈의실 이용이 불가능하니 수영가르치기가 험난하기 때문이다. (-71-)



내 예감은 늘 100퍼센트 적중한다. 확인하고 싶지 않지만 확인해야만 하는 역할에서 도망가고 싶다. 아이는 내가 없는 동안 벌어진 사건을 재현했다.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얘기하지 못하지만, 유추해보니 거실 tv 서니 엉켜 있었는지 선을 잡아당기자 tv가 무릎 쪽으로 고꾸라지며 떨어져서 액정이 또 깨졌다는 거다. (-145-)



작가 박현경은 대학병원 중환자실 간호사다. 죽음과 사투하는 직업이다. 간호직을 평생직으로 생각했던 박현경 간호사는 자신의 아이에게 건강을 위해 예방접종을 맞았건만, 뇌성마비, 뇌병변장애를 겪는 첫째아이, 삶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으며,자신이 근무하였던 대학병원에서, 주삿바늘에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내 아이의 민낯을 직접 목도하고 말았다.



돌이킬 수 없는 시간, 어린 아이는 뇌성마비였고, 또래 아이들처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 30년 간 견뎌온 시간들이 에세이집 『어느 날 갑자기 내 아이가 장애인이 되었습니다』에  담겨 있었다. 세 아이 아들 중 아픈 손가락, 첫째 아들과 함께 살면서, 서서히 재활훈련을 하면서, 사회에서,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다. 장애 아이를 둔 부모들은 비슷한 삶을 살고 있다. 자신을 위한 시간은 사치였다. 아이를 맡길 수 없었다. 놀러가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영화 한 편 볼 수 없었고,죄책감을 느끼며 살아왔다. 죄인 아닌 죄인으로 살았고, 내 아이를 위해서,수영장에서, 마음 편하게 수영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AI스피커, 스마트TV,스마트폰 액정이 수시로 깨졌고,TV를 갈아야 한다. 부모 없니 혼자 둔다는 건, 어떤 큰 사고를 예고했다.한순간에 TV 두 대의 액정이 깨졌고,수리하는 비용이 사는 비용보다 더 많이 청구되었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서, 말을 듣지 않아서,액정이 깨졌고,고스란히 돈으로 때워야 햇다. 이런 상황들은 장애인 부모가 아니라면 알수 없다. 정부가 운영하는 긴급돌봄 서비스도 조건이 붙는다.내 아이를 제도적으로 해결할 수 없었고, 복지 서비스를 쓰기 위해서, 조건과 상황에 맞아야 했다. 사비 아닌 사비를 써야 했다. 몸은 성인이지만, 행동은 물가에 내 놓은 어린이나 다름 없었다. 이런 현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나와 있다. 편견없이 평범하게, 하루라도 행복하게 살고 싶은 작가 박현경의 마음과 인생이 오롯이 『어느 날 갑자기 내 아이가 장애인이 되었습니다』에 아픔과 고통,고민과 걱정이 담겨져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리, 꼬리! - 누구의 꼬리일까요?
김보영 외 지음 / 창조와지식(북모아)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웰시코기 보리는 귀가 쫑긋, 예쁘고 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보리수나무처럼 건강하게 자라라고 지은 이름이었다. 하트, 꼬리가 없는 식빵이, 보리의 친구 였으며, 웰시코기에게 꼬리는 많은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인간에게 감정이 있다. 눈동자를 통해서, 이간은 감정을 표현한다. 행복, 불행, 기쁨과 슬픔,화내고, 즐거움이 눈동자에 그대로 나타난다. 웰시코기 보리에게 인간의 눈에 해당되는 것이 꼬리였다. 그림책 『보리,꼬리!』에서, 인간이 선호한다고, 웰시코기의 꼬리를 마구 자른다는것은 웰시코기의 전부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았다. 즉 , 웰시코기를 그대로 보고, 배려하는 것,인간의 관점에서, 잔인하게 행동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서,무엇이 문제인지 알게 해주고 있었다. 꼬리가 있는 보리와 꼬리가 없는 하트와 식빵이, 웰시코기 보리에게 꼬리는 다양하게 쓰이고 있었다.미끄럼틀 탈 때, 균형 잡아주고, 청소도 한다. 꼬리를 감추기도 하고, 꼬리로 울고 웃는다. 이런 꼬리에 대해서, 인간은 꼬리가 있는 보리를 이상하다고 손가락질 하고 있다. 도리어 꼬리 없는 하트와 식빵이를 정상이라 생각하고 있다. 


오직 인간의 기준이며, 웰시코기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의 위선과 모순이 드러나고 있으며,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중요한 순간에 마지막으로 말려나기 일쑤다.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인간은 당연한 것과 당연하지 않는 것을 가볍게 생각한다.,내 문제가 아니면, 방관자 신세가 될 때가 있다. 웰시코기의 꼬리를 자르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꼬리를 자르지 말자는 운동을 하는 이들을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런 현상이 비단 웰시코기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인간의 기준으로, 중성화 수술을 하고,안락사를 하고, 입마개를 씌우는 모든 행동이 인간이 먼저이지, 정작 반려견,반려고양이의 입장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여름 노랑나비
한정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외할머니는 예쁜 아기였다. 말간 얼굴로 나만 보면 "우리 예쁜 고은이."하며 웃었다. 아기들 웃음처럼 사람을 무장해제시키는 웃음.누구라도 따라 웃지 않을 수 없는 웃음이었다. 그런데 아기가 된 외할머니는 행동도 아기처럼 예측 불허였다. 사람은 늙으면서 생각도 흐려지고 행동도 흐트러진다고 하던데 우리 외할머니는 그런 일반화의 범주에서 살짝 비켜나 있기도 하다가 어떤 날은 우리 외할머니를 두고 한 말처럼 딱 맞아 떨어지기도 했다. (-16-)

집에오니 요양보호사 이모가 기다렸다는 듯 가방을 들고 나오며 말했다.

"오늘 할머니가 계속 주무시네. 점심 드시고 들어가셨는데 아직도 주무셔."

오양보호사 이모를 보내드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외할머니는 아기처럼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조용히 가방을 놓아두고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있는데 인기척이 느껴졌다. 놀라 졸아보니 외할머니가 화장실 문을 반쯤 열고 서 있었다. (-55-)

전쟁이 아무리 치열해도 그건 어른들의 일이었고 아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놀잇감을 찾아 올아. 나는 방공호 속에서 갑갑해하는 동생들을 위해 이런 저런 놀이로 동생들을 잘해야 했어. 작은 자갈돌을 주워와 공기 놀이도 해주고 자투리 실로 실뜨기 놀이를 주로 했지. 칭얼거리는 끝수를 안고 자장가를 불러주며 재우는 것도 내 몫이었어. (-79-)

피란 간 오빠와 올케가 무사하길! 가족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길! 하루종일 전쟁이 끝나 더 이상 죽거나 다치는 사람 없이 예전처럼 웃고 티격태격 다퉈가며 살 수 있기를 .그러나 함께 수놓으려는 소망은 며칠 더 기다려야 했단다. (-122-)

나는 외할머니에 대해 오래오래 생각했다.

'내가 만약 그때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나도 외할머니처럼 식구들 법 먹을 밥을 지어 방공호로 날랐을까?'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때는 다들 그렇게 살았다니 나도 어쩔 수 없었겠지. (-160-)

요즘 아이들을 전쟁을 직접 경험한 어른들의 말을 잘 이해하기 힘들다. 세상이 좋아졌다는 말과 의식주를 해결하고, 흰쌀 밥을 원없이 먹을 수 있다는 말, 풍족한 삶을 살고 있으며, 그 어느 때보다 편하게 살아간다는 말을 이해하기 어렵고 납득조차 힘들다. 디지털 문명보다 아날로그 문명이 익숙하고, 쉽게 돈을 버는 것보다, 피 땀흘려 돈을 버는 게 더 익숙한 어른들을 보면,아이들은 답답해 하고 있다. 역사적인 메시지를 담은 책 『그 여름 노랑나비』은 세대 차이를 극복하고,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숙고할 수 있는 책이며,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해 주고 있었다.

외할머니 이선예와 손녀 딸 채고은, 두 사람의 나이차이는 74년이다. 외할머니는 이제 치매로 인해서, 어린이가 되었다.그 곁에 함께 하는 채고은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지금의 외할머니가 아닌, 소녀였던 외할머니의 과거 이야기, 전쟁 이야기다. 전쟁이 터지고, 아이들은 어른들과 미군과 국군에 의해 방공호로 피신했다. 북한 군이 처들어왔고, 그 북한군이 위협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아이들, 하지만 , 북한 군들은 괴물이 아니었고, 신출귀몰 도깨비가 아니었다.전쟁 통에서도 아이들은 놀이를 했고, 전쟁에 물자를 공급하였고, 차출되었다. 시신이 뒹굴고, 포탄이 터지고, 사람이 죽어간다. 심각한 상황임에도 심각하지 않은 이유는 아이들은 전쟁 중에도 노는 것이 먼저였기 때문이다. 실뜨기,공기놀이, 제가차기,외할머니가 가지고 놀았던 것들이었다. 오빠가 있었고, 포탄 소리에 놀라기도 했다. 방공호에 밥을 해서 ,가져다 놓기도 했다.지금처럼 밥솥이 없었고, 물을 정수기에 서 떠다 마실수도 없었다.그 힘든 순간에도, 견뎠고,이겨내고 살아왔다. 외손녀 고은이가 할머니의 소녀였던 시절 이야기를 들으면서,자기 상찱과 자기 반성을 하게 된다.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는 전쟁이 어떤 것인지 모른다. 피난이 무근 뜻인지 모르고,배고픔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남의 이야기처럼 들렸던 전쟁이 나의 이야기가 되는 그 순간, 불행 뿐만 아니라 고통스러운 순간, 전쟁 트라우마를 겪으며 살아야 한다. 미운 건 전쟁이지, 사람이 아니라는 말 속에는 앞으로 우리가 북한과 함께 교류하고, 통일로 나아가야 한다는 평화 메시지를 품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