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승호의 인터뷰집을 연달아 읽게 되었다.

길게는 사놓고 2년을 묵혀둔 책도 있다.

읽다보니 노무현 대통령 탄핵 즈음에 한 인터뷰도 있고, 가깝게는 2007년에 한 인터뷰도 있다.

 

한동안 소설책만 읽을때 남편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선배..이제 책은 소설책을 위주로 사야겠다. 봐봐..대학때 샀던 사회과학책 시대에 뒤떨어

지쟎아..사회과학은 시간이 흐르면 시대감이 없어지니 별로 소장할 가치는 없는것 같다.

소설은 봐봐..소설안에는 모든 것들이 녹아 있으니 언제든 다시 꺼내 읽어도 또 새롭다 아니가?"

그건 주구장창 소설만 읽어대던 내가 남편의 책읽기에 딴지를 걸려고 했던 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그런 생각을 지승호 인터뷰집 세권이 뒤집어 버렸다.

시대감이라니...??

 

노무현 대통령 탄핵때 태어난 나의 둘째딸은 지금 5살이다.

이제 많이 커서 어린이집을 다니며 사람(?)구실을 좀 한다.

내 아이가 이제 '사람구실을 좀 할 만한 나이'가 될 동안 세상은 '사람 살만한' 곳이 되지

못한 듯 하다.

반대로 서민이 살기에는 헉헉 숨이 막힌다.

두 딸 대학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다.

짐승도 자식은 먹이고 보살펴 준다는데 나는 짐승이 하는 것 밖에는 하지 못하겠구나 하는

두려움도 든다.

 

이 책들을 읽고 나면 첫번쨰 드는 생각이

'어쩜 그리 4년전과 다른것이 없는지...'

'4년전 내용이 어쩜 지금과 이리 딱 들어맞는지...'

'이들은 돗자리 깔고 앉아도 되겠네~어쩜 지금을 그 때 딱 예언(?)했는지..'

이래서 빌어먹어도 배워야 되는 건가 싶다.

 

사회를 보는 눈을 좀 더 키워야 겠다.

그래야 이 빡쎈 사회에서 이리저리 치이지 않고 용쓰고 버티지 싶다.

지승호님의 인터뷰집 세 권이 그동안 편하게만 하려고 했던 나의 책읽기를 되돌아 보게 

해 주었다.

누군가 그랬다.

내게 힘이 되는 책읽기는 힘들고 괴로운 거라고...

좀 더 힘이 되는 책읽기를 해야 될 듯 싶다.

그래야 힘없는 아줌마가 세상에 이리저리 치이지만 않고 내 자리를 지킬 수 있을 듯 하다.

요즘은...참..세상이 무섭다...

힘을 기르자..힘...아는게 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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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내맘대로 좋은책 - 책의날 특집 이벤트

 

1.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깔끔하게 한 줄이면 더 좋고, 길게는 두 줄 정도까지요.

-엄마노릇이 세상에서 젤 힘든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40을 바라보는 아줌마.

 

2. 일 년에 몇 권 정도 책을 읽으세요?

-작년에는 80권 정도


3.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 (어떤 의미에서건) 가장 충격적이었던 책은?

-당연히 대학 신입생때 읽었던 책 들 (변증법적 유물론,역사적 유물론,인간의 역사

 위기철의 노동자 이야기 주머니, 박완서 선생님의 책들)


 

 

 

 

4. 읽는 도중 3번 이상 웃었다, 라는 책이 있습니까?

-자신있게...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

 -로맨스 소설 내공 24년차로서 낄낄대며 읽어던 책 "영원, 그 가능성에 대하여"


 

 

 

 

5.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또는 닮고 싶은 책 속 인물은 누구인가요?

-애거서 그리스티의 소설에 나오는 "미스 마플"을 닮고 싶다.


 

 

 

 

6. 이 작가의 책만큼은 챙겨 읽는다, 누구일까요?

-미야베 미유키 (빌려 읽었던 한권 빼고 모두 사서 읽고 소장하고 있다!)


 

 

 

 

7. 남에게 선물로 줬던 책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대학 스승이자 삶의 스승,아직도 내 인생의 나침반이신 교수님이 계신다.

그 분이 안계셨더라면 그렇게 치열하게 공부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여전히 일상적으로 잔잔하게 자신의 일-학문-을 하고 계실 교수님께 대학떄 감사의

뜻으로 이 책을 선물했었다. 내가 왜 그랬을까?? 부끄러워라~~

-"바다로 간 게으름뱅이"  친한 동생에게 꼭 주고 싶었던 책인데 절판되어 무척

안타까웠던 기억이 난다.

 


 

 

 

 

8. 소장하고 있는 책 중 가장 고가의 책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대학 때 산 "The new Harvard dictionary of music"

 

9. '책은 나의 oo(이)다'. oo는?

-책은 내 마음을 다스려 주는 안정제이다.

난 내 안에 "화"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 화가 밖으로 나오면 가장 많이 상처받을 사람은 내 사랑하는 두딸이 될것이다.

그래서 난 끊임없이 내 마음을 다스리려 노력한다.

그 노력은 세 가지인데 운동,피아노 연주,독서이다.

이 삼박자가 어우러져야 내 맘이 겨우 다스려지는 듯 하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겐 책이 참으로 고마운 존재인 것이다.^^


10. 이번 달에 읽은 책 중 '내맘대로 좋은 책'은 어떤 것일까요?

-4월에 읽은 책 중에는 "방황하는 칼날"

읽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남편에게도 권했었다.

두 딸을 키우는 우리 더 강한 부모가 되자는 얘기도 했었다.^^

-5월에는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대여점에서 빌려 읽고 있는 중인데 구매할 예정이다. 두고두고 읽으면 내 딸들과의

소통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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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분량의 공부를 다 마친 이제 3월이면 2학년이 되는 딸아이.

학교에서 나눠준 급수표를 꾸준히 공부한 결과 받아쓰기 시험은 거의 100점을 받아왔었지만

이제 낼 모레면 2학년이 되는 딸아이의 받아쓰기 실력이 궁금했다.

그다지 책읽기에 열심히도 아닌 아이라 평소 실력이 어떤지...

"신혜야~이면지 한장 가지고 와봐라~"

"가지고 왔는데..왜~~?"

"엄마가 기습 받아쓰기 시험을 보겠다.^^ 1번부터 5번까지 적고 준비.."

딸아이는 받아쓰기 준비자세를 취하고 나는 턱을 손에 괴고 눈앞에 있는 책꽂이를

살핀다...

 

"자~~1번...여자의 탄생...됐나??"

"ㅋㅋ...킥킥..."

딸아이가 감을 잡았다.평소 책을 그다지 열심히는 읽지 않지만 엄마가 보는 책 제목은

꼭 기억해두는 아이라 기습 받아쓰기의 소스(?)를 알아챘다.

 

"2번..바람의 딸,우리 땅에 서다."

"3번..잃어버린 여행가방

"4번..자연을 담은 사계절 밥상"

"5번..소심하고,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결과는.....

짜식~~잃어버린을 <일어버린>이라고 썼다.

걷기 여행을 <것기 여행>이라고 썼다.

 

이런..녀석~~아직 한참 멀었쟎아...

소스(?) 다양하고 나도 편한 기습 받아쓰기 종종 해야겠다.

딸아이는 친구랑 같이 자기 답지의 책을 책꽂이에서 찾아내며 키득거리고 있다.

 

읽고 싶어 사대는 책이 이럴때도 참 유용하다.

책은.........

여러모로.......

참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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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해도 참 웃기는 일이지만.......

난 꼭 추리소설을 읽다가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나오면 남편에게 물어본다.

(그게 남편이 읽었던 소설일 경우에 말이다..)

13계단에서도 중간쯤 읽었을때 호텔 주인으로 나오는 부자가 의심스러워서

"이 사람이 범인이지?? 노부부가 이 사람 협박해서 살해 당한거 아니가?"

"응...맞다.."

윽~~~그러고 나서 그 유명한 13계단 참..썰~~~렁~~해졌다..ㅋㅋ..

다 읽고 나서도 그리 대단한 감동은 없고 심심(?)했다..

 

근데 오늘 또 그런 실수를 범하고 말다니...

몇 년전 알라딘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람의 그림자"를 읽게 되었다.

1권의 후반부쯤 읽고 있는데 "격주 부부(?)"로 살고 있는 남편이 오늘 온 것이다.

'안 물어봐야지~이번에는 절대 물어보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의 방정맞은 입이 멋대로,

"바람의 그림자에서 화상입고 책 찾으러 다니는 사람..책 작가 맞제??"

"응.."

윽...또 허무해졌다...

이 정도로도 허무해지는데 나의 방정맞은 입이 또 나댄다.

"왜?? 그 사람 화상입었는데? 왜 자기 책 찾아다니면서 태워버리는데?"

"어..그것까지는 생각이 안난다.그거 읽은지가 언젠데.."

우와..고마버라...남편의 기억력이 참 고맙다...ㅋㅋ.

이제 바람의 그림자 2권을 읽고 있다.

남편의 기억력 덕분에 2권이 심심하진 않다.

 

이 버릇 언제 고쳐질려나...

뭐...다른 방법은 없다.

남편보다 먼저 책을 읽어대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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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8-01-19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아빠가 게임재방송 볼 때 장난삼아 어느 선수가 이겼는지 말해 버리곤 한답니다. 그러면 아무래도 보는 재미와 긴장감이 떨어지겠지요? ^^; 추리소설도 범인 알고 나면 추리하는 묘미랑 재미가 반감되긴 하죠. 꿈동산님~ 읽는 재미를 위하여 궁금해도 조금 참으심이 어떨까요? ^^
- 추리소설을 좋아하는지라 제목에 끌려 들어와서 글 읽고 갑니다. (__)

꿈동산 2008-01-20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범인은 알아버렸지만 바람의 그림자 2권이 갈수록 더 흥미진진해지는데요.작가의 내공이란 이런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추리소설을 좀 더 재미있게 읽으려면 참아야 될텐데요...예전에 로설 열심히 읽을때도 뒤가 궁금해서 뒷부분 먼저 읽고 거꾸로 읽어버리던 몹쓸 버릇이 있었는데..그 버릇이 이렇게 또 표출되네요..으이구...

인절미 2008-01-23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의 그림자 제가 빌려갔었지요? 사실 1권 조금 읽다가 흥미가 없어 책꽂이에 꼽아만 두었다가 다시 돌려드렸답니다.ㅋㅋㅋ. 그래서 이 책에 대해선 언급하기가 뭣 하네요.
미미여사님에 빠져 있습니다. 모방범 다 읽고 화차 막 다 읽었어요. 다음에 대답은 필요없어 읽으려고요. 다음 번 미미여사 책은 한, 두권 사서 읽고 싶은데 추천하고 싶으신 책은 없나요? 이유 사려고요.

꿈동산 2008-01-23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신다면 모방범을 사시라고 권하고 싶은데요^^참 순위를 매기기는 뭣하지만 안 읽으신 책 중에서 사신다면 '이름없는 독'과 '용은 잠들다'를 사시라고 권하고 싶네요.제가 맨 먼저 읽은 책이 "이유"입니다.이유를 읽고 미유키 소설에 빠져들기 시작했으니 '이유'를 꼭 읽으라고 권하고 싶어요..근데 저한테 빌려보시고 다른 책 좀 사시면 안될까요?? 그리고 '바람의 그림자' 꼭 읽으라고 권하고 싶어요.저도 예전에 1권 조금 읽다가 관뒀었는데..요번에 읽었는데 감동 그 자체 입니다.아마 2008년 최고의 책 10권안에 맨 먼저 들어가는 책이 될거같은데요.읽은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마음 한 구석이 짠합니다.^^꼭 읽어보시길~~강추!!
 

 우리 딸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고 장래희망이라는 걸 정해오는 숙제가 생겼다.

딸 아이는 그때 자신은 화가가 되겠다고 했다.

내가 보기에 그림에 별 소질이 없어 보이는 듯해서 '피아니스트가 되는건

어떻겠니?' 슬쩍 떠봐도 내 앞에서 연습은  "네~선생님. 저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라고 했어도 그 담날 학교가서는 화가가 되고 싶다고 발표했단다.

그 꿈은 반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이 없다.

미술학원 한 번 다니지 않았고, 학교에서 하는 예술경연대회에서도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어쩌면 학원에서 배운 기술들을 펼치는 아이들 틈에서

너무나 허술한 그림을 그리는 우리 딸 아이의 장래희망은 화가이다.

나는 그 꿈을 지켜주고 싶다.

왜냐하면.......재능이 있는 사람만이 즐거움과 행복을 누릴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가 자신의 어린 시절 피아노로 인해 상처받았던 일을 회고하는 부분이 있다.

언니가 피아노를 배우고 드디어 저자도 피아노를 배우게 되었는데

일년내내 선생님에게 들은 소리는 너처럼 피아노 못 치는 애는 처음봤다였다.

하지만 그런 비판과 소질부족에도 불구하고 간단한 곡을 몇 시간이고 치면서 행복해하던

일을 저자는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소질없는 저자가 피아노를 계속 배우는건 "낭비가 아닌지"를 고민하던 부모님께서

언니만 피아노레슨을 받을 수 있도록 했을때..저자가 얼마나 피아노를 치고 싶어했는지.

언니가 치는 피아노 소리가 자신에게는 얼마나 큰 고문이었는지...

고백하는 부분이 있다.

 

모임에 참가한 다른 어머니는 동생에게 추월당하고 피아노를 포기했던 아픈 기억을 털어놓는다.

본인이 한달 가까이 씨름하던 곡을 피아노를 한번도 배우지 않는 동생이 와서 한번에 쳐

버렸던 기억말이다. 그 뒤로 이 어머니는 피아노를 그만두었단다.

아마 동생보다 잘 치지는 못했으나 이렇게 말했더라면 그 어머니의 삶은 조금은 달라졌을 것이다.

 

"얘, 물론 네가 기가 죽을 수도 있지. 하지만 루스가 얼마나 잘 치든 너하고는 상관이 없어.

피아노를 빨리 배우고 느리게 배우고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네가 음악에 두는 의미지.

다른 사람이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가 아니야. 중요한 건 네가 피아노를 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거든. 나로서는 네가 그런 즐거움을 놓치게 하고 싶지 않구나."

 

그 어머니는 눈물을 참느라 눈을 깜박였다.

"그렇게 말씀하셨더라면 모든게 달라졌을 거예요."

"다른 형제의 특별한 재능 때문에 마땅히 누렸어야 할 기회를 놓쳐 버린 아이들이 얼마나

많겠어요. 애는 우리 집의 음악가라느니 우리 집안의 학자라느니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공부하는 즐거움이든 춤을 추고 시를 짓고 운동을 하는 데서 얻는 즐거움이든

모두가 누려야 하는 것이지, 재능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게 아니라는 인식을 아이들에게

확실히 심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고무 찰흙을 8개월 동안 수강한 딸 아이는 만들기에도 그다지 소질이 없어 보인다.

우연히 일찍 딸아이를 데리러 들어갔다가 처음 수강한 다른 아이의 작품을 보고 속으로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아~우리 딸은 별로 소질이 없구나...'

하지만 재미있단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지만 -나의 관점에서 볼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적는 란에

"그림 그리기" 라고 적어놓았다.

아마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말로 하지는 않았겠지만 -혹은 방정맞은 내 입이 불쑥 말해

버릴지도 모르지만- 온 몸으로 난  "넌 그림에 재능이 없어. 꿈깨!!" 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 딸 아이의 꿈을 지켜주고 싶다.

자신이 하고 싶어하고 즐거워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켜주고 감싸주는 것이 부모가 해야 될

역할 일 것이다.

 

잘하지 않더라도 좋아하는 것을 계속 좋아할 수 있도록 "보호" 해주는 것.

부모의 중요한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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