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비록 - 피로 쓴 7년의 지옥. 진실을 외면하는 순간 치욕은 반복된다, 책 읽어드립니다
류성룡 지음, 장윤철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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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왜 갑자기 『징비록』인가. 나는 왜 이 책을 읽고 싶었을까.

외교적 이유인지 모르지만 오래 끌어오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에 대한 우리 대법원 판결이 이제야 나왔다.

우리 대법원이 개인의 민사상 보상(배상) 문제는 여전히 남은 것으로 판결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박정희 정부 때 대일청구권에 관한 양국의 합의에 따라 보상을 따로 논할 수 없다는 자국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보상은 양국의 정식 외교 통로를 통해 이미 합의했고, 일본은 더 이상의 청구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서 한일 외교가 초긴장 국면에 돌입한 것이다.

일본 아베 정부는 정치적, 외교적 차원에서 인정치 않고 경제 보복으로 맞섰다.

과거 식민지 정책에 따른 책임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일본 정부가 오히려 반성 없는 경제 보복을 강행하면서 우리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여기에 『징비록』 출판의 의의가 크다.

일본은 이웃 나라지만 '불편한 이웃'이다.





최근 일본과의 긴장이 계속됨에 따라 출판계는 『징비록』에 다시 주목함으로써 우리의 대일 시각을 고취해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다.『징비록』은 임진왜란 7년에 대한 참상과 후세에 경계로 삼기 위해 쓴 '피의 기록'이다.

얼마 전 ‘책 읽어드립니다’에서 소설가 장강명은 “『징비록』은 정작 일본에서는 『조선징비록』이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그 시대에 베스트셀러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는 2000년대 이전까지는 잊혀진 책이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한 김상욱 교수는 “도로도 없고, 교통수단도 없었는데 일본군이 부산에서 한양까지 20일 만에 진격했다. 백성들이 얼마나 무서웠을까”라고 당시의 두려움을 가늠하며 “니체의 말처럼, 『징비록』은 피로 쓰인 책이다. 단순히 읽기를 바라기보다 한 자 한 자, 기억되길 바란 책"이라고 정의했다.

『징비록』 본문을 보면 알겠지만 순식간에 나라가 부수어지고, 임금은 살기 위해 도망가 굴욕적으로 무릎 꿇고, 백성들은 잔혹한 죽음을 당하고 굶주림을 참다못해 육신을 목구멍으로 넣는 일까지 발생한다.

류성룡은 이 모든 것을 지켜보았다. 돌이키지 못할 비극이 발생했을 때 단지 ‘참담하다’ ‘분노를 참을 수 없다’라고 심정을 밝히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위엄 있는 군주가 아닌 불안에 벌벌 떨며 자리에 연연하는 왕, 역시 자기 이익을 채우는 길이 어디인가를 따라가는 관료들, 방위 사업을 귀찮아하는 백성들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였으나, 그럼에도 비극의 가장 큰 책임은 최고 결정권자인 수장의 몫일 수밖에 없다.

류성룡이 『징비록』을 기록한 연유는 과거를 회한하며 죄책감을 덜고자 함도 아니고, 다른 누군가를 탓하고자 함도 아니었다.

류성룡이 지은 제목 그대로 비극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징계하며 앞날을 도모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외침의 역사는 비단 임진왜란뿐만이 아니나 정치, 경제, 군사의 중책을 맡아 나라의 요직에 앉았던 인물이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록하였다는 점에 『징비록』의 가치가 있다. 류성룡은 왜란이 일어난 원인과 전쟁의 실황, 군사 기무의 정리, 여러 사건의 논평 등을 기록하여 국난을 극복한 역사적 사실을 생생하게 남겨 놓았고,

거기에 더해 당대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의 문물제도까지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문헌을 남겼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전란 발발 이후 7년간의 기승전결과, 그 안에서 오간 대화의 기록들은 전쟁문학의 고전으로서도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이 책에 따르면 전란 발발 이전 류성룡이 불길하게 느낀 조짐들은 한둘이 아니다.

아무리 첨단을 달리는 지금의 시대라도 무시하지 못할 그리고 무시해서는 안 될 자연적 암시는 존재한다. 그처럼 류성룡은 하늘의 기미들과 세간에서 드러나는 기미들을 보고 느꼈다.그중 하나는 류성룡이 임진왜란 발발 1년 전에 꾼 꿈이다.

경복궁 연추문에 불이 나 그가 주변을 서성거리는데 누군가가 나타나 “다시 지을 때는 조금 높여 인근 산에 가까운 높이로 해야 한다”라고 말해 준 것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깨어난 류성룡은 이 불길한 꿈 이야기를 차마 아무에게도 하지 못하다가 임진년에 왜적이 쳐들어온 뒤에야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였다.

실제로 경복궁·창덕궁·창경궁 세 궁궐이 모두 불에 타 잿더미가 되고, 그리하여 임금이 피란하고, 백성들은 처참히 목숨을 잃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라가 다시 회복되기 어렵다고 여기며 자포자기하자, 류성룡은 지난 꿈을 언급하며 “꿈속에서 궁궐의 고쳐 지을 일을 의논하였으니 반드시 나라가 회복되리라는 뜻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류성룡은 평생토록 꾼 꿈 중에 징후를 경험한 바가 많았음을 스스로 밝힌 사실이 있다.





『징비록』 본문에 나와 있듯이 전쟁이 터지기 전 류성룡을 불길하게 만든 일들은 여럿이고 현실은 이미 끝나 버린 듯 비참했지만, 그날의 꿈은 분명 류성룡이 희망을 버리지 않고 현실을 기어이 헤쳐 낼 수 있게 한 중요한 의미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류성룡의 해석처럼 왜적은 결국 물러갔다. 비록 긴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우리는 조선 건국 후 태평한 세월이 200년 동안이나 계속되다보니 전쟁을 알지 못하다가, 갑자기 왜적이 쳐들어오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하는 와중에 온 국토가 넋을 잃고 말았다.

왜적은 파죽지세로 불과 열흘 만에 서울까지 들이닥쳐서, 아무리 지혜로운 사람이라 해도 전략을 도모할 수가 없었고, 용감한 사람도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가 없었다. 민심 또한 무너져 수습할 길이 없었으니 서울을 빼앗는 교묘한 계책이 달리 필요치 않았다.





한심한 일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용궁 현감 우복룡이란 자는 자기 고을 군사를 거느리고 병영으로 가다가 방어사에 예속된 군사 수백 명이 말에서 내리지 않고 그 앞을 지나간단 이유로 모두 죽여 버렸고, 순찰사 김수는 이 행동에 공이 있다고 임금에게 알려서 승진되도록 하였다.

파벌 싸움에 몰두하였던 지사 신잡은 나라를 잃고 임금이 피란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라를 수복할 계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임금께서는 마땅히 영변으로 떠나셔야 합니다. 그곳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간장이 없는 것이옵니다”라는 실소조차 나오지 않는 말을 하였다.

안타까운 죽음도 있다. 평복으로 바꿔 입고 도망다니는 다른 관원들과 달리, 경기 감사 심대는 위험한 곳을 피하지 않고 왜적이 알도록 먼저 공문을 띄워 알렸으며 내응할 사람도 모집하였다. 그러다 첩자의 말을 진짜로 믿고 왜적에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

참혹함을 겪은 부끄러운 우리의 지난날을 현실에 결부시켜 다시 살피면서, 앞날을 바로잡는 일이 올바른 도리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기를 권한다.서애 류성룡이 이 책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근심하고 두려워하던 마음이 조금 진정된 뒤에 지난 일을 생각하면 황송하고 부끄러워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 비록 볼만한 내용은 없지만 이로서나마 간절하게 충성을 바치려는 나의 뜻을 보이고 또 못난 신하가 나라의 은혜에 아무것도 보답하지 못한 죄를 드러내고자 한다.”

류성룡은 퇴계 이황의 수제자로 주자학, 양명학, 불교, 도교, 병학에 해박한 당대 최고 수재였다. 더구나 전란 당시 영의정이자 전쟁 수행을 책임지는 도체찰사(都體察使)를 겸했기에 급박하게 돌아가는 전황과 대궐의 사정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살필 수 있었다.





일찍이 이순신의 능력을 알아보고 정읍 현감이라는 미관말직에 있던 그를 전라 좌수사로 추천한 사람도 류성룡이었다.

류성룡은 이 책을 통해 참혹했던 전쟁의 경위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선과 일본, 명나라 사이의 밀고 당기는 외교전, 전란으로 인한 백성의 피폐한 생활상, 전쟁에 나섰던 숱한 인물들의 처절한 활약상을 생생히 전한다.

여기다 민족적 재앙에 대비하지 못한 무능한 왕조와 전쟁 중에도 당파싸움을 멈추지 않은 용렬한 벼슬아치들 등 당시 정치사회 상황까지 고발한다.불행하게도 류성룡의 가르침은 이후 전혀 계승되지 못했다.

‘징비(懲毖)’의 정신은 ‘역사를 잊지 말자’는 다짐에서 출발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고, 적개심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전란이 끝난 뒤 류성룡은 임진왜란 같은 참화를 피하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능력과 책임감, 비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각종 신병기와 병법 도입, 직업 군인제 창설, 무역 통상을 통한 경제 부흥 실시 등 조선의 재건을 위해 헌신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의 가르침은 이후 전혀 계승되지 못했다. 불과 40년 뒤에 병자호란이 일어나 또 한 번 국토가 쑥밭이 된 것만 봐도 그렇다.

『징비록』의 교훈에 주목한 것은 오히려 일본으로, 그들은 조선보다 더 열심히 징비의 정신을 통해 부국강병을 이끌어냈다. 1712년에 일본에 간 통신사가 오사카 시장에서 『징비록』이 팔리고 있는 걸 보고 놀랐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이다.

『징비록』이 저술된 이후 많은 조선의 지식인과 위정자들이 이 책을 읽었다. 조선 시대 대표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은 이 책을 여러 번 탐독하고 독후감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꼽았다.





『징비록』은 두 차례의 왜란을 진두지휘하며 나라가 몰락해 가는 과정과 백성들의 고통을 지켜봐야 했던 류성룡이 낙향한 뒤에 기록한 내용이다.

류성룡은 왜란 당시를 객관적으로 기록하여 후대인들이 같은 잘못을 선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이 책은 청렴함으로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며 전쟁을 진두지휘한 류성룡이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류성룡은 어떤 인물인가’를 통해 설명하고, 또 ‘징비록은 어떤 책인가’와 ‘류성룡의 자서’를 통해 당시의 역사와 류성룡이 글을 남긴 목적을 상세히 설명해 놓았다. 이어 『징비록』과 『녹후잡기』 본문을 싣고, 마지막에 조선시대의 관직과 관청을 정리해 이해가 쉽도록 했다. 왜란을 이겨 낸 걸출한 두 인물 가운데 재상 류성룡은 이제야 빛을 보고 있다.

전체 그림을 보며 나라를 이끌어 가야 하는 수장의 역할이 얼마만큼 중요한지에 대한 우리 대중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까닭이라 생각한다.

류성룡의 『징비록』은 조선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서도 널리 읽혔다.

일본에서는 1695년에 교토에서 『조선징비록』이라는 제목의 책이 출판되었다. 그리고 1880년 무렵 일본에 머물렀던 청나라 학자 양수경(楊守敬)이 『조선징비록』을 수집해 중국으로 가지고 들어가면서 중국에서도 널리 읽히게 되었다. 『조선징비록』은 모두 4권 4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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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탈리아에서 행복한 인생을 배웠다
박재현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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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로 결심한 이유는 '이탈리아'와 '행복'이란 키워드 때문이다.

저자가 난치의 암 환자인데도 희망과 치열한 노력으로 국복하고 '제2의 인생을 이탈리아에서 배워 시작했다'고 풀이했다.

거기에 독자의 이탈리아에 대한 향수도 한몫을 했다. 독자는 사실 이탈리아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갖고 있었다.

로마 때문이다. 처음 로마에 대한 책을 대했을 때부터 로마인들의 강인함과 문화에 대한 열정으로 대제국을 건설하고 오랜 세월 유지했다고 느꼈다.

딱 한 번의 이탈리아 여행 때도 로마인이 남긴 웅장하고 화려한 건축물 등을 직접 보면서 지금 서구인의 뿌리는 로마로부터 얻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물론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어이없는 이탈리아와 방역 체계로 엄청난 숫자의 환자 발생과 희생자 보도를 보면서 많이 희석되긴 했지만.)




몸과 마음이 가지는‘건강한 삶’의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는 책 《나는 이탈리아에서 행복한 인생을 배웠다.

이 책의 저자는 20대에 백혈병을 극복하며 해외에 나가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탈리아 현지에서 스 타트업을 시작하고, 다시 한국에서 셰프로 도전하는 특별한 이야기를 《나는 이탈리아 에서 행복한 인생을 배웠다》에 고스란히 담았다.

행복한 인생에 대한 정의는 각자 다를 수 있지만,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의 저자의 진심은 여과없이 전달된다.

저자는 "현재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고, 해외로 유학 을 준비 중인 분들에게는 보다 더 유익한 인생의 가치를 경험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심정을 이 책이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강조했다.

이탈리아 여행을 한 번쯤 꿈꾸는 분이라면 이 책을 통해 현지인이 추천하는 매력적인 여행지뿐만 아니라 다양한 여행 정보까지도 만날 수 있다.

《나는 이탈리아에서 행복한 인생을 배웠다》를 통해 몸과 마음이 가지는 ‘건강한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많은 것들을 마음속에 차곡차곡 담았다.




저자는 이탈리아 여행을 온 많은 사람들에게 이탈리아만의 매력을 제대로 전달하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밝힌다.

현재는 서울 쌀국수〈미미옥〉에서 셰프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저자는 ‘캠핑맨’ 유튜버로서 어떻게 하면 몸과 마음이 더욱 건강해지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하며 진정한 행복을 계속해서 찾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쓴 이유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어려운 상황이나 미묘한 상황도 어렵지 않게 표현한 데다 솔직한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매력이 있다.

독자로서는 술술 읽히고 글에 큰 공감을 갖는 이유이다.


#001 백혈병 환자, 생과 사의 경계에 서다

#002 뉴욕에서 또 다른 길을 찾다

#003 피렌체에서 진짜 삶을 만나다

#004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낭만을 품다


학창 시절부터 10년 넘게 해온 태권도를 접고 요리에 빠져 셰프의 주방에 들어갔을 때, 노동의 강도는 운동과 비슷했지만 전혀 힘들거나 괴롭지 않았다. 이탈리아에서 투어가이드 스타트업을 할 때도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지만 너무 행복하게 이탈리아의 분위기에 흠뻑 빠져 살았었다.

그래서인지 한국에 돌아가서도 이탈리아의 영향을 많이 받고 살고 있다. 지금도 서울 쌀국수‘미미옥’주방에서 10시간씩 서서 육수를 뽑아내도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하루도 없었다. < p.12 >

원장님은 초지일관 하나만 말씀 하셨다. 밥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물로도 못 고친다.

100세 시대는 이미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것이 의학의 발전과 더불어 다양한 신약의 개발로 가능해졌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그로써 우리가 건강하게 삶의 영위하고 있냐고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은 “아니요”라고 말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약은 더 이상 약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허봉수 원장님은 약물 오남용에 대해 논쟁하고 있는 유일한 분이라고 할 수 있다.

무조건 병원에 가서 약을 먹기 전에 우리가 매일 먹는 밥상부터 점검해 봐야 한다. < p.45 >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란 말이 백 번 맞다. 아무리 오진이었다고 하더라도 1차 항암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몸속에 들어온 독소를 다 빼내야 했다. (중략)

내 몸이 아플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강한 의지와 포기하지 않는 긍정적인 최면이다.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 중에 아픈 사람이 있다면 홀로 외롭게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픈 사람을 보살피고 있다면 최대한 환자의 입장에서 먼저 배려해 주고 이해해 주면 좋겠다. 이 시기에는 환자를 아무리 배려해도 부족하지 않을 테니 보호자의 무한한 배려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부디 지금 백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긍정적인 기운을 받아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길 바란다. < p.68 >


내가 이 책에서 자주 이야기하려는 것이 ‘취미론’이다. 취미의 사전적 의미는 3가지가 있다.

첫째,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둘째,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 그리고 마지막으로 감흥을 느끼어 마음이 당기는 멋이다. 취미가 있는 삶과 없는 삶의 라이프스타일 차이는 아주 클 것이다.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취미를 통해 인생을 즐길 줄 안다면 우리의 삶의 수준은 높아질 수 있다.


나의 진정한 취미는 ‘먹는 것’과 ‘요리하는 것’이다.

나는 뉴욕에 살면서 가장 좋다고 생각한 점은 맛있고 멋있는 가게들이 무궁무진하게 많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는 일에는 언제나 적극적으로 돌아다녔다. 점심을 두 번 먹어도 괜찮았고 새로운 음식을 먹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처음 가는 레스토랑의 메뉴판을 정독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뉴욕의 숨은 맛집들을 찾아내서 나만의 리스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내가 만든 리스트를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는 뿌듯함도 있었다. 이 정도면 먹는 것과 식도락은 내 취미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p.80 >


역시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혀서 일을 배우다 보니 일을 배우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가 넘도록 주방에서 일을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좋아하는 일을 하니 몸이 힘들지만 오히려 힘이 나는 기분이 들었다. 가끔은 주방 지하에 혼자 내려가서 닭 날개 손질만 3시간, 포기 김치만 30킬로그램을 썰어 담기도 했다.

당연히 힘들었지만 나에게는 그저 즐거운 숙제 같았다 < p.123 >





내가 피렌체에 살게 된 이유는 간단했다.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를 가 보았지만 나에게 가장 이탈리아다운 도시였기 때문이었다.

미국 유학 시절 이탈리아와 친해지기 위해 방학 때 시간만 나면 잠깐이라도 이탈리아 여행을 다녔다. 이탈리아에 올 때마다 모든 도시가 저마다의 개성이 강해서 좋았지만 그중에서 피렌체가 주는 느낌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피렌체는 이탈리아 분위기는 많이 스며들어 있으면서, 도시 발전도 적당히 되어 있는 곳이다. 완전 도시 느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시골 느낌도 아니었다. 게다가 치안까지 좋았다. 그래서 미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하면 꼭 이곳에 와서 살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 p.145 >



대학원을 졸업하고 나의 첫 사업은 이탈리아 현지 투어 가이드 일이었다. 거창하게 사업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쑥스럽지만 어쨌든 매출과 매입이 발생했던 엄연한 여행 비지니스였다. 이 사업을 하게 된 계기는 갑자기 찾아왔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사람 들이 여행하는 모습을 계속 보다 보니 여행자들이 현지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과 힘들어 하는 고충을 알게 된 것이었다. < p.181 >





나는 이런 여행의 틈새를 잘 파악해서 젊은 감성으로 가이드 선발만 잘 한다면 괜찮은 투어 사업 아이템이 되겠다고 판단했다. 동기부여는 아주 간단했다. 예를 들어 내가 이탈리아 여행을 잔뜩 기대하고 왔는데 여행지에서 만난 가이드가 유머가 있고 이탈리아 역사에 대해서도 해박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설명해 준다면 여행의 완성도는 올라갈 것 같았다. < p.185 >


나는 여행을 하면서 내 스스로 행복하다는 감정을 많이 느낀다. 사람마다 각자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다른 나라 사람들의 일상 속의 삶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여행에서 현지 사람들의 표정과 작은 행동을 가장 유심히 살피고 관찰하는 것을 즐긴다. 계속 보다 보면 그들이 삶을 얼마나 즐기는지 보인다. 길을 걷다가 우연히 들어간 카페에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말도 걸어 본다. 그리고 몇 마디를 나눠 보면 얼마나 이 일을 좋아하는지 느껴진다. <p.201 >


캠핑은 나를 단순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특별히 계획하지 않아도 좋다. 산이든 바다든 일단 가서 텐트를 치고 앉아 있으면 그저 기분이 좋아진다. 멍하니 해먹에 누워 있거나, 새소리를 듣거나 운이 좋으면 텐트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도 들을 수 있다. 이러고 몇 시간 동안 자연과 어우러져 있다 보면 도시에서 과부하 상태였던 몸과 마음을 털어 비워 낼 수 있다. 이때 비로소 휴식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 나만의 휴식을 취하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면 결코 내 인생을 제대로 즐기며 살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은 지친 일상에서 무조건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p.214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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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디자인 스토리텔링 - 4차 산업혁명 시대
변민주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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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 이유는 콘텐츠 디자인이나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 컴퓨터 활용이 자유롭지 못하고 4차산업혁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자칫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뒤처질까 두려워서였다.

이 책이 평소 관심이 있던 스토리텔링이나 콘텐츠 디자인의 미래를 설명해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저자 변민주를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로 알려진 뉴질랜드에서 엄청난 관광 수익을 올렸다는 점을 출연 교수가 TV에서 설명하는 자리에서 보충적으로 거명해 알게 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설명하는 중 스토리텔링과 콘텐츠 디자인을 언급하면서 저자의 이름을 거명했기 때문이다.



저자 변민주는 이미 지난 2015년 『콘텐츠 디자인의 이해』를 통해 "콘텐츠란 부호, 문자, 음성, 음향, 영상 등으로 표현된 모든 종류의 자료 또는 지식의 집합체로서 담는 그릇(미디어)을 전제로 한 내용물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형식에 따라 만화, 영화, 방송, 애니메이션, 캐릭터, 게임, 음악 등 종류가 다양하며 그 내용물에 해당하는 콘텐츠는 원저작자가 있는 미디어 상품이다.

이 책의 저자에 따르면 그것을 디자인하는 것은 아이디어 발상, 스토리 기획, 매체 맞춤형 시각화 과정은 물론, 상품으로 팔 수 있는 배급과 유통까지 포함하는 일련의 종합적인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콘텐츠 디자인이란 단순한 그래픽 묘사가 아니라 미디어를 바탕으로 인간의 감성, 상상력, 창의력을 조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저자의 콘텐츠 디자인과 스토리텔링 등의 연구는 거슬러올라간다.

2006년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된 최초의 분야별 디지털 미디어스토리텔링 사이버강좌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연구책임을 맡았으며 이후 강의교수로 활동했다. 즉, 산학 연계로서의 활동은 2006년부터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학교에서 공부한 것을 제외하고라도.

저자는 이 책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콘텐츠디자인은 오감을 기반으로 한 최첨단 감성 미디어 기술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

주요 감성 미디어라 할 수 있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인공지능과 로봇, 홀로그램 기반의 미디어 콘텐츠 전략, 특히 스토리텔링의 창작 방법을 통해 감성 미디어의 기술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전략을 담았다.

미디어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스토리텔링과 감성 미디어의 콘텐츠디자인 특성, 선형적/비선형적 스토리텔링 창작 유형, 콘텐츠디자인 과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다.

콘텐츠 디자인 관련 실무자와 전공자에게 원픽 지침서가 될 것이고 문외한인 나에게는 흥미롭고 관심을 끌 만한 분야이다.




이 책의 의의는 국내 최초로 콘텐츠의 이론과 실무를 종합한 대학교재 『콘텐츠 디자인』이 10년만에 『콘텐츠디자인 스토리텔링』으로 재탄생했다는 점이다.

언뜻 ‘스토리텔링’이라는 꼬리표를 단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큰 오산이다.

디지털콘텐츠디자인 제1호 박사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주제와 관점을 제시한다.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하고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의 시대를 마주하면서 콘텐츠와 콘텐츠디자인에도 당연히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시대의 격동에 발맞춘 콘텐츠디자인 이야기와 미디어에 따라서 다르게 적용되는 스토리텔링과 콘텐츠디자인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크게 3가지를 주목한다.




첫째, 스토리텔링의 연구 영역을 고찰하고 이를 통해 콘텐츠의 개념 및 콘텐츠디자인의 개념을 살펴본다.

둘째, ‘문화 원형 스토리텔링’에 대한 개념적인 접근과 함께 문화 원형의 실제적인 형태라 할 수 있는 신화의 가치를 살펴본다.

이와 함께 신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유형을 연구해 캐릭터 중심의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셋째, 문화 원형 스토리텔링의 실제적인 사례를 적용해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콘셉트 디자인의 구현과 콘텐츠디자인의 프로세스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살펴본다.




좀 더 부연하면 이 책은 스토리텔링을 포함하는 콘텐츠디자인의 영역에서 시작해 ‘스토리텔링’의 이론적 토대 구축, 문화 원형 스토리텔링과 사례 연구 등의 범주를 지닌다. 그러나 이런 주제들은 모두 ‘스토리텔링’이라는 키워드와 관련되어 있다.

이 책은 이들을 논리적으로 구성하기 위해 이론적인 접근과 사례의 적용이라는 이원적 형태의 구조로 진행한다. 이 구조는 콘텐츠디자인으로서의 스토리텔링의 역할을 밝히기 위한 이론을 구축하고, 실제적인 사례를 통해 콘텐츠디자인의 프로세스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한국의 문화 원형을 개발해 디지털 미디어를 전제로 한 스토리텔링의 선형적·비선형적 창작 유형을 이해하고자 했다. 또 콘텐츠디자인의 과정을 고찰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실무 능력을 키우는 데에도 중점을 뒀다.

따라서 콘텐츠디자인 관련 실무자와 대학교의 콘텐츠디자인 관련 전공자에게는 지침서가 될 것이며 일반인들에게는 콘텐츠디자인을 소개하는 개론서로 알맞다.



출판사에 따르면『콘텐츠 디자인』이 출간된 이후 많은 대학과 기업에서 이 책을 교재로 채택했으며 저자는 빗발치는 강의 요청으로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콘텐츠디자인 스토리텔링』은 한층 업그레이드 된 내용으로 독자들의 요구와 갈증을 말끔히 해소시켜 줄 것으로 기대한다.




프롤로그

문화콘텐츠의 위상과 산업 분류

스토리텔링의 부각과 콘텐츠디자인 연구

‘불가사리’의 적용과 문헌 연구

‘콘텐츠디자인’의 이론과 사례 적용

1부 콘텐츠디자인과 스토리텔링의 관계

2부 스토리텔링의 규칙성과 스토리 기반의 캐릭터 유형

3부 스토리텔링 창작 10단계와 콘텐츠디자인 제작 지침

4부 콘텐츠디자인을 위한 스토리텔링 창작 10단계의 적용

굉장히 세부적으로 소제목을 달아 책의 이해를 돕고 있으나 분량이 너무 많고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4부로 구성된 내용만이라도 알고 접하면 도움이 될 것 같아 여기에 적시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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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 - 단순한 삶이 불러온 극적인 변화
에리카 라인 지음, 이미숙 옮김 / 갤리온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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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현대 사회는 지나치게 빠른 속도의 정보화 시대로 복잡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세상이다.

모든 의학자들은 스트레스가 우리의 삶을 피폐화 시키고 삶의 질도 현저히 떨어뜨린다고 충고한다.

그래서 힐링이니, 미니멀 라이프라는 단어가 우리 삶의 일상이 됐다.

더 행복한 삶을 추구하다 더 우울하고 힘든 삶의 아이러니에 빠지게 되는 현실이다.

보통 우리의 일상은 너무 빡빡하게 돌아간다. 머릿속은 온통 잡다한 생각으로 한시도 쉴 틈이 없다.

딱히 잘 지내야 할 이유도 없는 사람과의 인연을 이어가기 위해 소중한 휴식 시간을 기꺼이 내준다.

너무 많은 선택지 앞에서 어리석은 선택을 반복하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충동 구매한 물건이 좁은 집에 쌓이면 또다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나 인간은 살아가는 데 문제가 생기면 끊임없이 그 문제를 해소해가며 삶을 이어왔다.

더 발전하고 더 편리한 우리의 행복한 삶을...

그래서 해결의 한 방법으로 미니멀 라이프는 이미 우리 시대의 화두로 등장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 책을 읽기로 한 이유도 미니멀 라이프가 우리에게 많은 것을 포기(?)하게 하는 삶이지만 꼭 알아야겠다는 욕구에서였다.

이 책은 나의 욕구에 맞게 충실하게 왜 미니멀 라이프인가부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까지 두루 설득력 있게 주장하고 있다.





현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단순한 삶’을 전파하고 있는 이 책의 저자 에리카 라인도 한때는 정신없는 세상의 속도에 끌려 다녔다.

세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에리카는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를 보며 한없는 감격에 빠지다가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쌓인 일들에 녹초가 되어 우울해졌다.

바쁘기만 하고 정작 제대로 하는 일은 하나도 없이 몇 년을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일을 마치고 돌아간 집에서 난장판이 된 거실을 보면서 지독한 환멸을 느끼고는 더 이상은 이렇게 살 수 없다고 선언한다.

그때 에리카를 새로운 삶으로 이끈 것은 단순한 삶에 대한 열망이었다.

쓸모없는 것들과 최대한 멀어져 본질에만 충실한 삶. 에리카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그려보았다.

집안일에 시간을 덜 쏟는 대신 아이들과 놀아주기, 중요한 업무에 집중해서 빠른 시간 안에 끝내기, 오늘은 뭐 입을까 고민하는 시간에 아침 운동하기.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방법은 간단했다.

미니멀리스트가 되어야 했다.





에리카는 수많은 정리법을 찾아보며 물건을 수도 없이 갖다 버렸고, 나중에는 정리와 수납의 달인이 되었다.

그러나 머릿속을 지배하는 세상의 욕망과는 여전히 멀어지지 못했다. 에리카는 뒤늦게나마 미니멀리즘의 핵심을 깨달았다.

내게 중요한 가치를 우선순위로 두고 불필요한 것들은 과감하게 포기하겠다는 결심. 이것이 미니멀리즘의 핵심이다.

이 책은 삶의 변화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의 우선순위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에게 중요한 핵심 가치를 알고 그것을 따라야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기 때문이다.

저자는 50가지 가치를 제시하고 그중에 자신의 마음이 움직이는 가치를 골라 인생의 우선순위를 만들도록 돕는다.

그러고는 그 우선순위를 자신의 삶에 적용시키는 방법을 친절히 안내한다.

또한 에리카는 우리의 삶을 크게 집, 일, 돈, 시간, 가족생활, 인간관계로 나누고, 이 모두에 미니멀리즘을 적용해야 눈에 띄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곤도 마리에도 깜짝 놀랄 정도로 완벽하게 집을 정리했다고 치자.

하지만 여전히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과 약속을 잡으며 무리한 스케줄에 끌려 다닌다면, 여전히 인스타그램에서 셀럽의 일상을 아무 생각 없이 구경하고 있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물리적 환경을 정비하는 데에서 그치면 안 된다. 돈과 시간과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만 달라진다.





이 책은 미니멀리즘에 대한 획일적인 접근 방식을 거부한다. 누구나 상상하는 미니멀리스트의 하얗고 휑한 집을 제안하지 않는다.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 가지 모습을 일방적으로 좇기보다는 자신의 방식으로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집의 지저분한 상태를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는 가족 구성원마다 서로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다.

먼지 하나 없는 집을 만드는 것은 오히려 다른 가족에게 부담감을 줄 수 있다.

만약 가족생활에서 우선순위로 삼는 가치가 서로에 대한 ‘배려’라면, 방을 깨끗하게 치우는 것은 후순위로 밀어놓고, 청소에 관해서는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처럼 이 책에서 말하는 미니멀리즘은 자신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추구하겠다는 선택이다.





현재 삶의 어떤 단계에 있든, 누구나 오늘 당장에라도 미니멀 라이프로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살아가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쁘고 버거운 생활을 그만두고 만족스럽고 즐거운 생활을 시작하도록 도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삶에 자연스럽게 따르는 아픔이나 스트레스를 느끼는 일이 결코 없을 거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이 도전의 시간을 통해 인생에서 중요한 것과 포기할 수 있는 것을 구별할 도구와 건강한 정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갑작스럽게 삶의 방식을 바꾸는 일이 쉽지는 않더라도 꾸준하고 성실하게 나아가라고 충고한다.

이 변화는 노력해서 얻을 만한 가치가 있다. 단순한 삶은 결코 단순하게 얻어지지 않는다.




진정으로 나와 어울리는 삶을 구상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내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내가 ‘무엇’을 하느냐보다는 ‘왜’ 그 일을 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왜’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 핵심적인 가치관을 말한다. < p.16 >


선택 앞에서 망설여질 때마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를 떠올리자.

좋은 선택, 더 좋은 선택, 그리고 가장 좋은 선택이 있을 때 자신만의 가치관으로 돌아가면 매우 효과적이다.

당신의 가치관을 고려한다면 이 가운데 한 가지는 분명히 당신에게 가장 적합할 것이다.

더 좋은 것, 다시 말해 마음속 깊숙이 간직한 자신의 가치와 꼭 맞는 것을 선택하기 위해 겉으로 보기에 매력적인 것을 포기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자신감이 쌓일 것이다. < p.60 >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살아가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 느닷없이 직장을 그만두고 밴에 몸을 실어 전국을 여행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무언가를 배우는 일부터 여행을 하거나 그냥 집에서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일까지, 당신이 마음속에 그리는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변화는 오늘부터 시작될 수 있다. < p.126 >




다른 사람에게는 지나치게 헌신하고 자신에게는 헌신하지 않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이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심장이 속도를 줄이고 더 집중하는 삶의 방식으로 이끈다면 미친 듯이 빠른 속도로 사는 일은 이제 그만두자.

휴식과 자기 돌보기, 그리고 균형을 원하는 자신의 욕구를 존중하자. 다른 사람들이 기대하는 삶이 아니라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을 살 수 있는 용기를 내자. < p.190 >


타인이 당신을 만족시킬 만한 콘텐츠를 게시해야 할 책임은 없다. 하지만 당신에게는 자신이보는 것을 걸러낼 책임이 있다.

팔로우하는 사람이 올리는 게시물이 당신의 가치관을 뒷받침하는지, 중립적인지, 혹은 해를끼치는지 고려하라.

만일 어떤 사람의 게시물이 자신에게 해롭다면 실생활에서 알고 지내는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을 팔로우할 이유가 없다. < p.218 >





미니멀리스트는 자신의 타고난 장점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업무를 우선으로여긴다.

자신이 그 일에 가장 크게 기여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에 우선권을 부여하고 덜 중요한 일은 뒷전으로 미뤄두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 p.115 >


아무리 여러 번 해봤어도, ‘아니요’라고 말할 때면 여전히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나는 사람들을 돕고, 대의명분에 기여하고, 그리고 솔직히 사랑받고 싶다.

하지만 이런 감정들보다 더 강렬한 것은 내 본질에 충실하고 싶다는 소망이다. 나는 내게 어울린다고 느껴지는 삶을 살고 싶다. < p.191 >


부디 해로운 인간관계를 지금 상태로 방치하지 마라. 이런 식으로 생각하자.

볼 때마다 스트레스 받는 어수선한 방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을 생각이라면, 왜 이보다 훨씬교묘하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인간관계를 그대로 방치하는가?

누군가를 멀리한다고 해서 당신이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강한 사람이 될 것이다. < p.213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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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전쟁 - 많은 일을 하고도 여유로운 사람들의 비밀
로라 밴더캠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지금의 불행은 과거에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이다."

이 말은 나폴레옹이 한 말로 알고 있다. 시간에 관한 격언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표현이다.

수많은 시간에 관한 격언 중 이 말은 하루하루 삶에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로 내 마음속 깊이 새겨졌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고, 다시 보상받을 수 없는 것이기에 우리 삶에 단 한 번의 기회로 주어진 것이라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이 책 제목 《시간 전쟁》 역시 이 같은 의미에서 읽기에 주저함이 없었다.

약간 뉘앙스는 다르지만 전쟁처럼 치열하게 시간을 관리하는 사람만이 자신의 삶, 원하는 삶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첫 문장도 트윈카카의 말을 빌려 채운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시간 관리의 목적은 시간을 아껴쓰기 위함이 아니라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이다."



최근 전쟁에 준하는 감염병 코로나19로 직장이나 학교 등을 가고 싶어도 못 가게 돼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무료하다거나 답답하다면 많은 시간이 주어졌을 때 평소 하고 싶은 일 중 집안에서 하는 일을 찾아 하면 보람될 것이다.

시간은 더 많아졌는데 그동안 시간 없어서 못하던 일을 하면 생산적이고 자신이 원하는 삶에 한 발 더 다가가는 노력으로 바뀔 것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시간의 질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 시간의 질이 다른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내가 원하던 일, 시간이 많으면 하고 싶던 많은 일들이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계획을 세우고 더 빨리 그 일에 다가설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누구보다 더 훌륭한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는 자신의 삶을 어떻게 채우냐와 직결된다.

이 때문에 삶의 태도, 만족도와도 중요한 연관이 있다.

책을 다 읽고나면, 사실 대단한 가르침이나 모르던 이야기를 새로 들은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다.

분명 그렇다. 그러나 최소한 한 가지는 얻을 수 있다. 내가 모르게 낭비한 시간이 얼마나 많은 것인지...

이 책을 계기로 새로운 시간 계획이나 관리, 넓게는 원하는 삶의 모습에 한 발 더 다가가는 기회를 가져 보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아이 넷을 키우며 여러 권의 책을 써내고 수많은 기업과 단체에서 강의를 하는 저자 로라 밴더캠은 자신을 비롯하여 ‘시간이 없다’는 바쁜 사람들 900여 명에게 자신의 시간을 추적해보는 시간일기를 쓰도록 한다.

그렇게 시간을 추적한 결과, 적지 않은 사람들이 스스로 일하는 시간을 왜곡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중간에 누수되는 시간은 인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즉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을 충분히,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시간의 사각지대를 잘 인지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그 시간을 쓴 사람들은 ‘나에겐 하고 싶은 일을 할 시간이 충분하다’며 시간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고 결과적으로 삶의 만족도 역시 높았다.



900여 명의 시간일기를 연구한 결과 말고도 많은 일을 하고도 여유로운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정리한 시간 관리 노하우도 《시간 전쟁》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수백 명의 학생과 교사 관리, 각종 행정 업무로 일정에 쫓기듯 일했지만 시간일기를 쓰고 시간을 재배치함으로써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할 수 있었던 초등학교 교장

- 피부 질환을 겪는 ·아이를 돌보느라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을 할애하지만 틈새 시간을 잘 활용하여 책까지 써낸 작가

- 일하는 아내 대신 육아를 전담하는 와중에 할 수 있는 만큼의 ‘할 일 목록’을 만들어 꾸준히 실천함으로써 앱을 개발하고 TED 강연까지 한 사업가

빡빡한 일정에도 여유를 잃지 않은 사람들의 전략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

일상에서 사소한 것들을 바꿈으로써 내 삶이 바뀌는, 작지만 강한 전략들이다.



이 책의 원제는 《OFF THE CLOCK》으로‘시계를 꺼라’라는 원제에 저자의 메시지가 함축적으로 나타난다.

저자에 따르면 시간은 굉장히 탄력적이다. 시간을 더 만들어낼 수는 없어도 내가 쓰려는 용도에 맞춰 시간을 늘릴 수는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초조하게 시계에 의지하여 시간을 쪼개 쓰는 건 의미 없다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그녀의 TED 강연은 1000만 조회를 기록 중이다.

시간 관리를 하는 목적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지 시간을 아껴 쓰기 위함이 아니다.

시간일기 데이터가 뒷받침된 그녀의 주장은 ‘시간은 결국 내 편’이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로 귀결된다.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응원이자 현실 조언이다.



이 책은 일상을 더 여유롭게 느끼면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기술을 탐구한다.

이 책에 나오는 전략들이 시간으로부터의 자유를 쟁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삶이 통제 불능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물론이고 커리어·인간관계·행복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 「1. 시간의 모순」 중에서

일주일에 50시간이 아닌 40시간을 일하고 있다면 나머지 10시간은 어디로 간 것일까?

많은 사람들의 시간일기를 통해서 나는 이런 시간 누수의 주범을 밝혀냈다.

범인은 일과 일 사이의 비효율적인 이 동, 일이 시작되거나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집 안을 어슬렁거리는 일, 온라인 토끼 굴에 빠지는 것 등 다양하다.

- 「2. 나에게 최적화된 시간을 디자인하다」 중에서





마지막으로 그녀는 마음속 스위치를 만들었다. “두뇌는 부정적인 것에 집중하게 설계되어 있어요.”

야생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우리 조상들은 기민한 경계 태세를 취하고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지금 우리는 델안토니아가 지적하듯 이를 악물고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운전을 한다.

‘왜 이렇게 곤두서 있지? 늦지 않게 출발했는데’라는 생각이 들면 그녀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잠깐만. 걱정할 건 아무것도 없어.”

--- 「5.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 중에서

나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추억을 만들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사람과 보내는 시간의 가치’를 떠올릴 때면 내가 아끼는 사람들과 추억을 만든 방법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먼 미래에 내 시 간을 돌아볼 때 내 시간일기 항목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한다.

--- 「8. 사람과 보내는 시간의 가치」 중에서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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