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뜨는 모꼬 꿈꾸는 돌고래 4
유승희 지음, 윤봉선 그림 / 웃는돌고래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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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좋아하는 작가의 안 읽은 작품이 있으면 빵꾸난 기분이라 그자리를 채워야 직성이 풀리는데, 유승희 작가의 이 책을 도서실에 채워 놓고도 한참동안 잊고 있었다. 엊그제 도서실을 훑다가 눈이 번쩍 뜨여 가져왔다. 읽기 전에 검색해보니 이 작가의 책 중 가장 덜 팔린 책이다. 판매지수가 밑바닥이다. 근데 내 취향이 독특한 건지, 작가의 역량이 덜 알려진 건지는 몰라도 나는 이런 작품이 너무 재밌다. 너구리가 사람의 말을 하고 천체관측을 하고 '무한한 것들에 대하여' 생각을 하며 산다? 그러니 현실동화는 아닌데 이 너구리를 만나는 강사장은 속물적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인물이다. 둘의 만남과 대화가 정말 웃긴다.

동화책인데, 화자가 강사장이다. 너구리도 아니고 강사장 아들 민우도 아니고. 어 이거 색다른 시도인데? 은근 재밌어 라고 생각하며 읽어나갔지만 그건 내가 화자와 같은 어른이어서 감정이입이 더 잘 되어 그런 것이고, 아이들에게는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아이들에게 많이 읽히지 않은 이유는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동화인데 왠지 어른들이 읽어야 할 이야기 같은.... 하여간 나는 이 어수룩한 속물 남자 사람한테 꽤 공감을 하고 있었다. 너구리랑 말할 때 보니 나랑 말투까지 비슷했다.
"나는 어른이고! 아따, 그 너구리 참 말 많네."
"고만하긴, 얌체같은 놈아."
뭐 이런 말투들.ㅎㅎ

강사장은 부동산 개발업자다. 선바위골에 전원주택 단지 개발을 하려고 눈독을 들이는 중이다. 장씨 할아버지네 산과 과수원을 사야 가능한데 여의치가 않자 아예 그 옆 빈집으로 이사를 왔다.(부인과 아들은 서울에 두고) 장씨 할아버지 마음을 돌리려고 일손을 돕는 등 정성을 쏟으며 밤이면 뒷산에 오르던 길에, 운명적 만남을 한다. 바로 말하는 너구리. 너구리는 특이한 말투에 강사장을 '임자' 라고 부른다. "임자, 어서 오믿."

말 뿐이랴. 너구리는 사색하며 탐구하기까지 한다. 코앞의 것에만 눈이 벌게 생각이 뭔지도 잊고 살던 강사장은 당황한다.
"인간들도 생각하며 살지 않으믿?"
"무,무슨. 당연히. 그럼. 생각하고 살지."
"무슨 생각 하시믿?"
"아, 나야 뭐. 그냥,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살지."
"여러가지란 말은 없다는 말과 같은 뜻이라던데...."

이렇게 강사장을 부끄럽게 하던 너구리도 먹을 것 앞에서는 우리집 강아지와 똑같은 모습이 된다. 그것 때문에 더 웃겼던 것 같다. 참치 통조림을 따서 그릇에 담는 동안 침이 뚝 떨어지는 모습, 라면을 맛보고는 "나면, 나면, 전말 마짓으믿!" 하고 감탄하는 모습이. 이렇게 얻어먹은 너구리는 호칭을 임자에서 '슨상님'으로 바꿔준다. 난 임자가 좋은데...^^
어느새 너구리는 장씨 할아버지와도 친구가 되어 있었고 각각 홀로 외로웠던 셋은 꽤 즐거운 시간들을 함께 보낸다.

그런데 웃을 이야기는 여기까지였다. 생의 마지막이 다가옴을 짐작한 장영감은 드디어 강사장에게 과수원을 팔았고, 기다려왔던 개발은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파헤쳐가는 주변 모습에 놀란 너구리가 강사장을 찾아왔고 시원찮은 변명만을 듣고는 분노에 차서 떠나가 버린다. 이후의 일들은 우울하다. 다시 만난 너구리는 올무에 걸린 모습이었고, 애써 올무를 풀어주었지만 깊은 상처가 난 몸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아나 버렸다.

현실적인 속물 캐릭터 강사장이 그 캐릭터를 끝까지 유지하려면 이 책은 해피엔딩이 되어선 안 된다. 그런데 강사장은 참 어설픈 속물이다.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그 전후로 슬프고도 따뜻한 일들이 있었다. 완전치는 않지만 절반의 공존 가능성이 열린다.(그래, 너구리가 말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것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 비현실적이다. 사람이 욕심을 포기하는 일 말이다. 비현실적이고말고.)

강사장을 중심으로 이 책은 두 줄기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시골의 이야기가 절반이라면 서울에 있는 가족 이야기가 나머지 절반이다. 평범한 주부인 아내와 아들 민우는 날마다 전쟁이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 공부시키느라 마음이 조급한 엄마와 "한번 태어나서 가는 짧은 인생 허무하다"며 자유를 주장하는 민우는 사사건건 부딪히고, 강사장은 일하는 와중에도 이들을 중재하느라 애를 먹는다. 엄마의 욕망과 조급함은 요즘 유행하는 한 드라마의 상류계층 여자들과 수준은 다르되 일맥상통한다. 그러니 기다려주지 못하고 자식은 자식대로 미치고 엄마는 엄마대로 환장한다. 엄마를 무턱대고 욕할 수는 없다. 대체 우리는 왜이리 불안한 것일까?

너구리는 밤마다 별을 보고, 탐구하고, 기록한다. 그런데 강사장이 이야기 나누어보니 천동설로 천체를 이해하고 있는 것 아닌가! 첨단장비도 사전지식도 없는 너구리가 혼자 거기까지 알아낸 것도 대단한 일. 답답해서 펄쩍 뛰던 강사장은 어느 순간 입을 다물고 너구리를 격려한다. 이 대목을 통해 작가는 얼마나 많은 말을 하고 싶었을까? 남의 자식한테는 이게 되지만 자기 자식에게는 두개골을 열어서라도 넣어주고 싶은게 부모의 본능 아니겠는가. 그래서 돈만 있으면 수억을 들여서라도 입시 전문가를 옆에 붙이고, 능력을 극대화시키고 없으면 부풀려서라도 대학을 보내고. 그 다음은....?

유승희 작가님의 동화에는 의인화된 동물들이 많이 나온다. 이 책에는 진짜 인간과 함께. 이게 이질감 없이 실소가 나오지 않고 자연스럽기는 참 힘든데 작가의 능청스러움은 이를 다 커버한다. 이야기는 어차피 '거짓말을 얼마나 능청스럽게 하는가'에 달렸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찰진 대사로 눙치는 작가의 능청스러움을 나는 참 좋아한다. 비록 비현실적이라 하지만 따뜻한 결말도 좋다. 희망을 보여주는 게 문학의 역할이기도 할 테니까.

(전에 한 후배가 "개발과 관련해서 아이들과 읽고 이야기 나눌 책 추천해주세요." 했을 때 비문학책을 알려 주었는데 그때 이 책을 추천해 주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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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시골에서 검은달 1
김민정 지음, 전명진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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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실에 새 책이 들어온 다음날 도서실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새 책 탐색을 했다. 한 남자아이가 이 책을 잡더니 홀딱 빠져서 보다가 다 못 읽었다며 대출을 해갔다. 다음날 아침 반납을 하러 가면서 "선생님, 이 책 보셨어요? 이거 되게 재밌어요."
다른 아이들이 "무슨 책인데?" 하며 궁금해하자 아이는 한 마디로 말했다. "어, 공포야."

ㅎㅎㅎ 아이들은 왜 무서운 걸 좋아하는 걸까? 비오고 컴컴한 날이면 무서운 얘기를 해달라고 하고, 드라큘라 게임을 하자고 하고, 출처불명의 괴기 만화를 가져와 몰래 보는 걸 좋아하고....

난 아이들과 달라서 공포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다. 공포 영화는 절대 안 보고, 책은 영화보단 낫지만 그래도 별로다. 이 책도 아이가 말한 만큼의 재미는 없었다. 하지만 몇가지 끌리는 점이나 새로운 점은 있었다.

1. 게임중독 까칠 소년 장우는 여름방학 동안 동생과 함께 깊은 시골의 외할머니댁에 맡겨지게 된다. 요즘으로선 흔치 않은 일이다. 장우는 툴툴거렸지만 그래도 외할머니의 사랑은 잘 알기에 마지못해라도 시골에 갔는데.... 할머니의 낌새가 이상하다. 손자들이라면 뭐든지 베푸시던 그 따뜻한 할머니가 아니다. (여기서 독자는 느낀다. 할머니는 희생됐구나, 할머니를 해친 존재가 할머니의 두껍을 쓰고 있구나. 그건 누굴까.)

2. 인물들은 독자들보다 그 사실을 늦게 깨닫는다. (당연히 그래야 독자들의 속이 타지) 할머니와 옆집 소녀는 이들에게 의문점만 던져 주고, 여러 단서들을 가지고 아이들이 사태를 파악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3. 이야기 중엔 기존 옛이야기의 화소를 변형한 내용들도 나온다. 사람의 손톱을 먹는 쥐 ,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나무, 우물 같은 것들....

4. 정체가 밝혀진 쥐는 "너희는 아마 다른 종, 특히 인간에게 멸시받는 존재로 산다는 게 얼마나 끔찍한지 상상도 못할거야. 우리를 거리로 몰아낸 것도 모자라 없애려고..... 매일 벌벌 떨며 사는 게 쥐들의 삶이라고...." 라며 형제에게 복수의 이유를 선포했지만 그리 와닿지는 않았다. 쥐의 말투가 좀 겉돌고 어색해서 아주 못하는 연기를 보는 느낌이기도 했다. 생명체들의 공존.... 아주 중요한 이야기이긴 한데 쥐라니 공감을 하기 힘든거다. 실제로 이 책을 읽으면 쥐에 대한 혐오감이 더 깊어지니 이 일을 어쩌지....ㅠ 어쨌든 주인공은 괴물을 무찌르고 할머니는 돌아온다. 안 그러면 안 되지.

5. 책표지를 보니 '검은달001' 이라고 되어있다. 시리즈 이름인데 공포이야기 시리즈가 아닐까? 검은달. 이름 잘 지었다.^^ 001이니 이제 첫 권인 것. 계속 나온다는 얘기구나. 우리반 그 녀석이 좋아하겠다. 아주 무섭고, 아주 재밌고, 문학성도 높은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 책은 내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지만 무서운 거에 목마른 아이들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을 것 같다. 피 줄줄 괴기만화에 방치하는 것보다는 정성껏 쓴 작품을 권하는 게 백번 나은 일. 아참, 갑자기 생각났는데 공포동화 목록을 만들어 놨다가 진도 나가고 여유있는 어느 장마철, 밖에는 비가 퍼붓고(천둥도 치면 더 좋고) 으스스할 때 교실로 단체대출해 읽게 하면 어떨까? 책이라 불을 끄고 읽을 수는 없어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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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잔소리 - 우리 반 아이들을 위한 한 해 잔소리
홍은채 지음 / 에듀니티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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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의 숙명인 잔소리에 대한 탐구를 담은 책이다. 그 기반에는 아들러 심리학이 있고 그러다보니 PDC의 기법이 주로 사용된다. PDC 학급운영 책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겠다. 단 고민의 출발은 '잔소리'다. 아이들을 위한 애타는 마음에서 우리는 잔소리를 한다. 물론 그걸 '나 잘되라고 그러시려니' 감안하고 듣는 아이도 한명쯤은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듣기 싫어하고 교사에 대한 거부감마저 갖게 된다. 하지만 그 잔소리에 담긴 메세지는 포기할 수 없다. 그러니 고민하는 것이다. 어떻게 '우아한 잔소리'를 할 것인가?

일단 대전제는 '존중'이다. 나는 이것을 잘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동안 나는 주변 학급을 살피며 고민했었다. 왜 존중을 표방하는 저 선생님의 학급은 막말로 개차반인가? 왜 아이들은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주제넘은 요구를 하며 분노를 표출하고 상대방을 모욕하고 비난하고 상처주는가? 그것은 '상호 존중'이 빠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존중 받은 아이는 존중한다, 그 말은 반만 맞다. 그가 존중을 받아 챙기고 나를 존중하지 않을 시에 우리는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당신도 존중하길 바란다. 라고.

1장에서 잔소리의 무익함을 설명한 이 책은 2장부터 잔소리를 최소화할 수 있는 학급운영의 방법을 차근차근 제시한다. 2장에서는 3월에 학급을 세우며 정착시켜야 할 기본적 학습태도와 일과에 대해 다룬다. 경청, 발표, 시간준수, 공책정리, 정리정돈 등이다. 1인1역도 나오는데 PDC의 '의미있는 역할 정하기'와 똑같은 방식이었다. 토의를 통한 다양하고 적절한 일자리 창출, 자발적이고 적성에 맞는 역할 배정, 융통성 있는 수정 과정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3장은 주요 교육활동에 대한 내용이다. 수업에서 저자는 협동학습 기법을 많이 적용하고 있었다. 협동학습의 원리(긍개동동)를 아이들 눈높이로 풀어쓴 모둠활동의 모토가 인상적인데 나도 활용해볼까 싶다.
- 내가 맡은 일은 내가 책임져요.
- 친구가 잘돼야 나도 잘돼요.
- 우리 모두가 참여해요.
- 모두 다같이 주고받아요.
이렇게 협동학습이 정착되면 확실히 수업중 잔소리할 일은 줄어든다. 그러나 모둠 협력에 어려움을 겪는 성향의 아이들이 꼭 있다. 저자는 잔소리로 강요하지 않고 모둠의 선택에 맡긴 다음 결과를 책임지도록(인정하고 받아들이도록) 했다. 이게 참 쉽지 않은데, 선택권을 아이들에게 넘겼다고 하더라도 교사의 관찰이 소홀해져선 안 된다. 이 부분 글로 딱 집어 표현하기 어렵다. 상황에 따른 판단력이 중요하다.
자리배치에 아이들의 결정권을 준 것이 인상적인데 가만히 보면 저자의 방식은 정확하고 상세한 가이드라인, 그 안에서의 선택권 존중인 것 같다. 이처럼 교사의 의도를 포함하면서 아이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지능(?)적인 방법이 많이 필요하다.ㅎㅎ
급식 먹기에 대한 잔소리는 난 더이상 안하기로 마음을 굳힌 바 있어 패스. 그런데 이 장에서 '격려'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온다.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이 격려라고 알고 있다. 칭찬이 아닌 격려.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이긴 한데 좀 더 정교해지도록 노력해야겠다.

4장은 정말 안하고 싶은 잔소리 특집이다. 인성에 대한 잔소리라고 할까? 이기적인 아이, 승부욕이 지나친 아이, 버럭하고 싸우는 아이,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들에게 뭐라고 잔소리를 할 것인가?ㅠㅠ
피구경기 후 비난하고 화내며 씩씩대는 아이들에게 조용히 노래 한 곡을 들려주어 흥분을 가라앉힌 후 아이들 스스로 말하게 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정말 '우아'하다. 근데 내가 알던 어떤 아이는 아마도 음악이 나오는 동안도 분통을 터뜨리고 음악이 끝나고 나서도 같은 비난을 일삼았을....;;;; 그건 또 더한 인내와 방책이 필요하겠지. 일반적인 경우라면 이정도면 조용히 풀릴듯.... 상황에 맞는 노래 목록을 만들어 갖고 있다면 좋겠다. 타루의 "마음 아프다고 말해. 화내지 말고~" 이런 노래들??^^
나 전달법, 긍정적 타임아웃, 역할극 등 PDC의 중요한 여러 기법들이 이 장에서 언급된다.

마지막 5장은 집단토의다. 보통 학급회의라 부르는 것이다. PDC의 꽃이라 부르는 이 학급회의를 아직도 제대로(1회성이 아닌 정기적, 지속적으로) 해보지 못했다. 심리적 장벽과 시간 확보가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이 단계를 지나 아이들의 선택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면 자율성은 크게 늘어나고 잔소리는 크게 줄어들 것 같은데 말이다.

20년이 넘게 이바닥에서 뒹굴다보니 책에 나온 모든 내용은 거의 주워들었던 내용들이다. 하지만 그걸 골라 먼지를 털고 줄을 세워 한번 꿰어보는 작업은 나에게 의미있었다. 이건 이 정도면 튼튼해, 이부분이 취약해, 이부분에 이가 빠졌어, 등등.... 저자는 교직경력이 10여년 되셨다고 하는데 난 그보다 10년이나 더 한 입장에서 부끄럽지만 경력교사는 경력교사대로 신규는 신규대로 이 책에서 얻을 점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방학인 오늘 나는 아침부터 원격연수를 듣고 도서관에서 이 책을 대출해 하루종일 읽고 기억해두고자 밤에는 이렇게 리뷰를 쓴다. 저자와 그의 팀원들은 꾸준히 공부해 이런 성과를 냈다. 방학중 전국 곳곳에서 모임을 통한 배움의 열기도 뜨겁다. 그러니 교사들이 방학때 논다고 너무 죽일듯이 달려들지는 마셨으면 한다.^^;;;;;

교사 독서모임에서 아주 무겁진 않게 교육에 대해서 함께 얘기나눌 책으로도 추천한다. 다들 사연 한 보따리 노하우 한 보따리 안고들 계시니 한챕터씩만 갖고도 보따리 보따리 숱하게 얘기가 풀려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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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스 - 제6회 스토리킹 수상작 비룡소 스토리킹 시리즈
이유리 지음, 김미진 그림 / 비룡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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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이 나오는 동화 '별별 수사대'를 읽은 후 이어서 잡은 책에 또 외계인이! 두 책 다 정보 없이 읽은 책인데 신기하네.^^ 두 책의 느낌은 많이 다르다. 별별 수사대에선 '알고 지내던 가까운 인물이 알고보니 외계인' 이런 설정이라 SF의 느낌이 약하고 배경도 지구(주인공들의 동네 주변)에 한정되어 'SF적 소재를 가진 생활동화' 느낌인데, 이 책은 무대부터가 광활하다. 우주에 나가 다양한 행성의 외계인들을 만나며, 수만 광년 떨어진 낯선 행성에서 목숨을 건 모험을 하기도 한다.

어차피 지금의 과학기술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상 속의 이야기고, 외계인의 존재 자체도 현재까지 밝혀진 바 없는 상상일 뿐이다. 그러니 독자의 몰입은 작가가 그 분위기를 어떻게 구현하는가,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얼마나 흥미로운가에 있을 것이다. 작가는 이 두 가지를 완벽히 성공한 것 같다. 비현실적인 배경이지만 이질감이 없는 이 분위기를 작가는 어떻게 구현해냈을까. 신비롭고 서정적이기까지 한 이 분위기. 그 위에 작가가 창조한 다양한 생명체들. 지구인 재이, 외계악당들, 푸엉인 아이 론타, 이 책의 제목인 신비생명체 핑스 등이 긴박감 있는 이야기를 펼쳐간다.

이 책은 여섯번째 스토리킹 수상작이다. 어린이 심사단이 뽑기 때문에 재미는 보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간의 작품들이 주제의식 면에서도 꽤 무거운 걸 보면 아이들도 재미만을 추구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사실은 교육에서도 상당히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한다.

재이와 엄마는 지구를 떠나 우주정거장에 왔다. 토성의 위성 중 하나인 이아페투스에 있는 기지로 가는 길이다.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동생의 신약 치료가 거기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기서부터 험난한 모험이 시작되었다. 현상수배가 걸린 악당들이 동생의 냉동캡슐을 빼돌리는 것을 본 재이는 그들을 쫓는다. 그러나 그 캡슐은 동생 것이 아니었고 푸엉인인 론타(본명은 훨씬 긴데 기억 불가능)가 그안에 있었다. 재이는 공교롭게 위험한 모험에 휘말린 것이다.

그들의 우주선에 타게 되었다가 착륙한 행성, 론타와의 만남과 협력, 신비의 새 핑스를 취하고자 하는 악당과 지키려하는 두 주인공의 대결... 등이 숨막히게 펼쳐진다. 그 안에서 재이의 아픈 가족사와 동생에 대한 죄책감과 상처를 볼 수 있고, 모든 것을 걸었던 동생의 치료약과 핑스를 지키는 일 사이에서 번뇌해야 하는 인간적인 아픔은 작품의 깊이를 더해준다. 재이는 어떤 선택을 했으며 악당들의 손에서 벗어나 무사히 엄마를 만났을까? 이런 궁금증들이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시켜 준다.

마지막에 론타가 알고보니 여자여서 재이가 깜짝 놀라고 심지어 푸엉별의 공주님...? 이라는 부분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살짝 깼는데^^;;; 아이들은 어떨지 모르겠다.ㅎㅎ 어쨌든 이 작품에선 미래와 우주, 외계인들의 모습을 꽤 설득력있게 표현했다. 다양한 유형의 외계인이 나오는데 인간에 가까운 존재, 파충류 등 동물을 연상시키는 존재, 핑스와 같은 환상적 존재, 안개와 같은 무생물적 형태를 띤 존재 등 다양하게 표현된다. 뿐만 아니라 그안에 인간의(외계인 포함) 희노애락이 담겼으며, 결말도 매우 희망적이라는 점에서 내가 심사위원이었어도 높은 점수를 주었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수준높은 SF동화가 계속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이 책을 보면서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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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수사대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86
하신하 지음, 조승연 그림 / 시공주니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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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아닌 우주 어딘가에 생명체가 살고 있지 않을까? 그 생명체는 어떤 존재일까?

이런 질문과 상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 그래서 수많은 이야기와 영화들이 UFO와 외계인의 존재를 다루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놀랍도록 똑똑하면서도 우주의 광대함과 신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인 것인지 아직까지도 외계 생명체에 대해 아무것도 밝히지 못했다.

나이가 드니 이제 이런 궁금증도 시들해지고 이런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나 영화도 잘 보지 않는다. 별별수사대라는 제목만 보고 이 동화를 읽게 됐다. 엉뚱하고 말썽많은 남자아이 준하의 1인칭 시점이라 코믹 느낌이어서 설마 외계인이 나오는 건 아니겠지? 주인공이 상상하는 이야기겠지? 했더니 천만에, 아주 새로운 방식으로 외계인이 등장하는 것이었다. 작가분이 외계인에 대해 평소 관심이 있어서 자료를 자주 접하시거나 관련된 작품들에 통달하셨거나 한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여러 내용들이 있었다. 51구역, 로즈웰 사건, 제1,2,3,4종 근접조우라든가 라(A)음의 파동이 우주와 잘 연결된다는 말을 듣고 준하가 라음을 길게 붙인 음악파일을 만들어서 접선을 시도한다든가 등등.^^ 이런게 신빙성 있는 내용이 아니고 어차피 상상이더라도 작가의 관심분야라는 느낌은 왠지 읽는 데 안정감을 주었다.

장래희망 발표 시간에 UFO 수사관이 되겠다고 발표한 준하, 외계인의 지구침공설을 믿는 태권소녀 호이, 둘은 의기투합하여 별별수사대를 모집하는 홍보문까지 붙이지만 아무도 오지 않아 결국 둘이서 활동을 시작한다. 산으로 탐사를 갔다가 엄마한테 된통 혼나기도 하고.... 그러나 아이들은 괜한 짓을 한 것이 아니었다. 결국 만나게 되었다. 외계인은..... 아주 가까이에 있는..... 의외의 인물이었던 것이다........

인물들의 캐릭터가 워낙 코믹한데다(조승연 님의 그림도 한몫) 주변인물들로 이야기가 펼쳐지니 UFO와 외계인이 나오는데도 SF의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그리고 외계인은 지구에 왜 왔는가? 지구에서 얻고자 하는게 무엇인가? 이것에 따라 이야기의 양상이 달라질 텐데 이 외계인 아이가 오게 된 이유는 전혀 의도하지 않은 불시착이어서....(외계인도 애는 애다?ㅋ) 이야기는 큰 스케일로 확대되지 않고 아이들 선에서 조용히 끝날 수 있었다.^^

아이들과 세대차이를 느끼는건 이런 작품을 읽을 때다. 때로는 아이들과 같이 입맛을 짭짭 다시며 읽는 책도 있지만 이제 이런 작품에 크게 감흥을 느끼진 못한다. 다만 와~ 아이들은 되게 재밌게 읽겠다~ 라고 짐작하는 거다. 거기에다 잠자던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이 깨어나는 효과까지. 거기에다 주변인들을 곁눈질로 관찰하는 부작용까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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