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쟁을 끝낸 파리 ㅣ 한마당 아이들
브린디스 뵤르기빈스노티르 지음, 안병현 그림, 김선희 옮김 / 한마당 / 2017년 3월
평점 :
이 책의 소개와 평이 무척 좋길래 손에 잡았는데 잘 읽히지가 않았다. 전쟁의 무의미함과 백해무익함, 절대적으로 막아야 할 필요성을 파리의 시점에서 서술하며 결국 전쟁을 끝내는데 파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니 얼마나 흥미진진할까? 고귀한 주제와 흥미로운 상상력을 다 갖췄네!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건 아닌데 뭔가 이상하게 재미가 없었다. 조심스럽게 추측한다면 혹시 문체?가 아닌가 싶다. 동화 치고는 이야기의 맛을 느끼기 어려운 딱딱한 문체.... 저자는 아이슬란드의 작가인데 그 책 자체가 그러한지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이었는지는 내가 알 수가 없다. 하여간 좋은 주제와 흥미로운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아이들 손에서 끝까지 책장이 넘어가기 쉽지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정말 아쉬운데....
흥미로운 발단은 이렇다. 인간의 집에 살던 파리 콜겍스, 플라이, 해리 슈거는 어느날 집주인이 전기파리채를 홈쇼핑으로 주문한 것을 알아차리고 근심에 빠진다. 이런저런 고민 끝에 네팔의 어떤 승려들은 절대 파리를 죽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택배가 도착하던 날 그들은 그 착한 승려들이 산다는 네팔을 향해 길을 떠난다.
(줄거리만 보면 엄청 재밌게 생기지 않았나? 근데 왜 읽는 맛이 느껴지지 않는지 난 그게 의문이었다.) 이 여정에서 파리들은 아삼-배드라는 전쟁지역을 지나게 되고 그곳의 파리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들이 이 전쟁에 휘말릴 것과, 결국 이것을 멈추는데 삶을 걸어야 할 운명인 것을 깨닫는다. 대체 미물 중에 미물인 파리들이 어떻게 무슨 방법으로 전쟁을 멈춘단 말인가? 궁금하고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 없지만 앞에 말한 대로 책장이 홱홱 넘어가지는 않아서 근근히 다 읽었다.^^;;;;
재미라는 것은 주관적인 느낌과 취향이니, 이런 주제의 작품을 쓴 작가에게 일단은 경의를 표하고 싶다. 전쟁을 선택하고 벌이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탐욕, 그리고 평화의 가치와 소중함에 대하여 많은 이들이 말해주었으면 한다. 우리의 의지만으로 평화를 외치기 어려운 세상, 특히 그중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더욱 그렇다. 파리에게 배워야 할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평화에 대한 의지 뿐 아니라 지혜로움에 있어서도. 나 또한 마찬가지다.
이 책을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맛깔나는 영화언어를 가진 감독이 만든다면 충분히 재미있는 스토리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