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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9
막심 고리키 지음, 최윤락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평점 :
어머니(Мать)
막심 고리끼
이 작품은 1906년에 출간된 제정 러시아와 소련의 문호 막심 고리끼의 대표적인 장편소설로 소비에트 문학의 시초라 불리는 작품이다.
열기와 기름 냄새로 절어 있는 대기 속에서 회색빛 작은 집들로 이루어진 노동자촌. 그 속에서 노동자들은 공장의 떨리는 듯한 사이렌 소리에 출근했다가 저녁 무렵이면 술판을 벌이는, 단조롭고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매일 매일을 지지고 볶으며 특별한 희망 없는 시간을 보내며 살고 있다.
열쇠공 미하일 블라쏘프도 그렇게 사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는데 그는 아주 힘이 세고 폭력적이었으며 그의 아들 빠벨과 아내 뻴라게야 닐로브나에게도 무지막지한 폭력을 휘두르는 사나이였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연신 술을 퍼마셔대다가 탈장으로 갑자기 죽고 말았다.
그때 그의 아내의 나이는 40이었는데 아버지가 죽고 나자 아직 어린 아들이 아
버지 흉내를 내어 술을 마시고 어머니에게 행패를 부렸다.
그래도 어머니는 그 아들을 어쩌지 못하고 오직 그리스도에게 기도하는 것으로
자신을 위로하며 한숨 속에 나날을 보냈다.
그런데 갑자기 아들, 빠벨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아들은 한창 그 나이의 아이들이 갖는 여자와 놀이에 대한 관심도 없이 혼자 지
내는 시간이 많아지더니 언제부턴가 집에 책들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그리곤 눈에 안 띄게 책을 읽으려 애썼고 다 읽은 책을 어딘가에 숨기고 또 책에서 뭔가 베껴 쓰기도 했지만 그것 또한 감추었다.
그는 어머니에게 우선 공부를 하고 다음엔 사람들을 가르치겠다고 하더니 어느
날부터 그의 집에 낯선 사람들이 들락거리기 시작하는데......
이 책은 러시아 혁명 이전 짜르 시대를 배경으로 당시의 무산자 하층민인 노동자들이 억눌리고 착취당하던 현실을 각성하고 의식화하는 과정을, 사회주의 운동에 앞장섰던 아들의 어머니를 통해 그려낸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의 효시로 여겨지는 작품이다.
막심 고리끼는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성장한, 태생부터가 뼛속까지 무산자였으며 사회주의자였는데 그는 이 작품을 자신의 고향 니즈니 노브고로드의 쏘르모프 교외 한 마을에서 일어난 사실을 토대로 썼다고 한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봉건적 가부장적 권위주의에 찌들어 있던 어머니가 아들에 대한 모성애를 넘어 사회 문제에 눈을 뜨게 되면서, 지금까지의 모순된 제정 러시아라는 체제에 저항하는 한 사람의 혁명가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그려내면서 사회적 투쟁, 계급투쟁을 통한 개인의 해방이라는 사회주의-휴머니스트적 인간관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부분들이 너무 강조되어 작품의 문학적인 의미보다 선동적인 의미가 훨씬 강한 작품인 것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작가의 작품이 아니라 작가 자체가 빨갱이 작가로 낙인찍혀 일제강점기부터 그의 서적들은 금서가 되었는데 또 그런 이유로, 정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홀어머니가 혁명운동에 뛰어든 아들을 보고 혁명성을 각성한다는 내용 때문에 운동권 학생들의 필독서가 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레닌에 의해 칭송받고 스탈린에 이용당하기도 했지만 결국 반체제로 돌아서서 추방당하기도 하는 등 박해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