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포네 - 암흑가의 대부
루치아노 이오리초 지음, 김영범 옮김 / 아라크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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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카포네

                                                                                       루치아노 이오리초

 뉴욕 주립대학(오스위고) 명예 교수 겸 명예 교수 협의회 부의장직 역임. 저자는 이 대학에서 최초로 조직범죄의 역사라는 강좌를 개설하기도 했다.

  하드 보일드 소설들을 탐색하다 잘못 선택된 책 중의 하나다. 그래도 읽었다.

 

  프롤로그에 공공의 적이자 대중의 영웅으로 죽은 후에도 여전히 전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갱스터 알 카포네의 일대기가 연대 순으로 펼쳐진다.

 

  1) 마피아의 유래

마피아는 서부 시칠리아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약탈과 폭력을 휘두르는 강도단과 외지인들로부터 자신들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하여 조직을 만들어 보호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징수했으며 오메르타(어떠한 일이있어도 조직의 비밀을 지킨다)를 맹세 했다. 처음부터 범죄조직은 아니었지만 미국으로 건너 온 이탈리아 범죄자들이 미국에서 알게 된 조직범죄의 틀 안으로 이탈리아 사람들을 끌어 들였다. 미국 정부조차도 한 때는 조직범죄와 마피아가 같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그 입장을 철회 했다. 마피아와 조직범죄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2) 범죄 조직 간의 세력 싸움

1890년대 미국이 농업국가에서 근대화된 산업국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물질주위가 만연하고 지역공동체나 공무원들은 불법행위를 통해 부자가 될 기회를 노렸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공무원들은 부패와 연결되었고 특히 뉴욕이나 시카고에서 눈에 두드러졌다.

  존 모리시(John Morrissey)1834년 아일랜드에서 뉴욕으로 이주하고 18세에 지역 폭력배의 우두머리로 명성을 날렸고 이후 그는 하원의원, 상원의원으로 선출되기도 했으며 경찰관 베커는 허먼 로젠탈과의 사건에 연루되어 사형이 되기도 했었다.

시카고는 경찰 부패의 대명사가 되었고 많은 이탈리아 이주민들이 들어 왔다.

 콜로시모는 그의 여러 불법사업에서 범죄조직을 이끈 최초의 이탈리아인이 되었고 신변 보호를 위해 브루클린 출신 이탈리아 이민자 조니 토리오(Johnny Torio)를 끌어 들인다. 콜로시모가 살해되고 토리오는 독자적으로 조직을 키워갔다. 1920년대 토리오는 엄청난 성공을 누렸고 알 카포네를 경호원으로 고용하면서 시카고에서 가장 무서운 범죄자로 꼽히는 디온 오배니언과 제휴하기도 한다.

  금주법이 시행되면서 토리오 지지세력과 반대세력 간의 갈등이 전쟁으로 비화 되었다. 토리오는 살티스와 매컬레인을 시켜 반대세력을 무수히 살해 했다. 토리오가 물러나고 카포네가 사업을 떠 맡으면서 사정은 바뀐다. 오배니언파와 철천지 원수가 된다. 그들은 툭하면 토리오 영업구역을 침범하고 조직원들을 공격했다. 그들 간에 죽고 죽이는 암투가 발생하고 오배니언도 총에 맞아 죽는다. 토리오도 기습을 받는다. 토리오는 자진해서 시카고를 떠난다.

 

  3) 갱단에 입단한 소년

알 카포네는 1899년 브루클린의 빈민가에서 가브리엘 카포네와 테레사 카포네 사이에서 태어났다. 문화적으로 동화하기 힘겨운 시절을 거치고 열 살 무렵부터 알 카포네는 거친 심성과 무모함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런 성격은 어른이 되어서도 항상 따라 다녔다. 메리 커플린을 만나 191819 살 때 결혼했다. 그는 초등학교를 중퇴한 10대에 칼과 총 사용법을 배우고 폭력단체에 가입했다. 그 후 그는 순식간에 폭력을 사용해서 분쟁을 해결하는 요주의 인물이 되었고 몇 건의 살해 혐의를 받게되자 브루클린을 떠나 시카고로 향했다.

 

  4) 똑똑한 천재 악당 조니 토리오

1921년 카포네는 시카고에 입성했다. 토리오를 만난 카포네는 그로부터 매음, 도박, 주류밀매 등 효과적으로 돈을 버는 방법을 배운다. 그들은 선거에도 관여 해 불법을 저질렀고 아일랜드 조직들과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5) 알 카포네, 시카고를 접수하다

오배니언이 죽고 세력이 커진 제나 파는 다른 세력들도 함께 노리고 있던 시칠리아 연합을 장악하기 위해 카포네를 암살하려다 역습을 받아 안젤로 제나가 사망한다. 그의 부하이자 무자비한 킬러인 사무엘 사무츠 애머튜너도 연합회 회장직을 인수 받겠다고 선언하고는 암살된다. 카포네는 그의 반대 세력을 하나 하나 무참하게 사살하고 시카고의 남서부를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

 

  6) 알 카포네 세력을 공고히 하다

19291월 암흑계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모런과 조셉 아이엘로는 제나의 잔당을 끌어 모아 카포네와의 전면전을 준비했다. 싸우는 동안 양쪽은 모두 상당수의 조직원을 잃었다. 카포네를 제거하기 위해 고용된 킬러들은 카포네에 의해 모두 제거되었고 모런 암살 명령을 시작으로 광포한 대량 학살이 시작되었다. 성 발렌타인데이 학살로 전세계에 악명을 떨치게 된 사건이 바로 이것이다. 그후 카포네는 배신자 3명을 야구 방망이로 처단했다. 그 후 조직원을 잃은 모런은 은행 강도 건으로 교도소에서 사망하고 아이엘로는 시카고를 떠났다가 시칠리아 연합회 회장직을 접수하기도 하였으나 임기 중 기관총에 난사 당했다. 마침내 카포네는 모든 경쟁 세력을 제거하였다.

 

  7) 암흑계 보스들의 비밀 회합

1920년대 폭력조직들은 비밀 회의를 열어 상호 관심사를 논의하였다. 시카고, 보스턴, 필라델피아, 클리블랜드, 디트로이트, 뉴욕 등지의 보스나 그 대리인이 참석했다. 그들은 전국적인 관할권을 가진 기구를 설하는데 합의했다. 이 기구에서는 절대적인 보스는 존재하지 않고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권한을 가지기로 했다. 카포네를 노린 정부 당국은 회의가 해산된지 16시간만에 그를 체포하고 비밀무기 소지죄로 1년형을 살게 했다. 그 후 그는 점점 힘을 잃어 갔다. 드디어 마란차노가 스스로 이탈리아 범죄 조직의 단일 보스임을 선언하고 그와 대립하던 루키 루치아노에게 지하세계 사업의 총괄권을 부여했다. 그러나 마란차노 역시 오래가지 못하고 암살 당하고 만다. 2차대전 후 시카고에서 회동한 여러 폭력조직들은 독립적인 조직을 한데 모아 전국적인 조직을 건설했다.

 

  8) 점점 더 거세지는 반대 세력

카포네가 토리오에 이어 조직을 장악했지만 다른 지역의 경찰에게는 추방을 당하기도 한다. 지역의 사람들과 단체들도 그를 기피했다. 그래서 그는 지방 정치가들의 비위를 맞추고 경제적으로 그들이 신세를 지도록 만들었다. 그리고는 플로리다의 마이애미에서의 생활을 즐기기도 했다. 그러나 카포네가 무기밀반입 혐의로 복역하고 나오자 마이애미의 상류층은 그가 자신들의 도시에 정착하지 못하도록 4례나 체포되게 했다.

 

  9) 지하세계의 인기 슈퍼스타

카포네는 야구, 권투, 경마, 개 경주 등의 경기장을 자주 찾았고 권투 경기를 굉장히 좋아했다. 극장에 가서 쇼를 보는 것도 좋아했고 연예인들과 친구 이상의 관계를 맺었다. 그는 또한 여가를 최대한 즐기며 살았고 존경과 관용으로 사람들을 대하면서 될 수 있는 한 많은 사람들의 호감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10) 재판 1

카포네는 세상에 무시무시한 살인자로 악명을 떨쳤다. 그러나 법정은 그를 살인자로 기소할 수 없었다. 목격자들은 기억상실증에 걸리거나 행방이 묘연해졌다. 아무도 공개 석상에서 증언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31년 연방 대배심원은 그를 22개 조세포탈 항목과 이를 기록하지 않은 경범죄로 기소하고 또다시 그 일주일 후 금주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카포네는 유죄 답변 교섭에서 유죄 인정을 철회했고 세금 관련 소송에 대비했다.

 

  11) 재판 2

정부의 기소는 알 카포네가 소득세 환급을 정식으로 신청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국세청 증언으로 시작되었다. 도박 카지노가 그의 소유라는 증언도 있고 해서 모든 상황이 그에게 불리해졌다. 정부는 카포네를 기소하기 위해 여러 해 동안 수집한 자료를 제시했다. 윌커슨 판사는 징역 11년과 벌금 8만 달러를 부과했다. 카포네는 쿡 카운티 감옥에 수감되었다. 그러나 미국정부는 그곳에서의 형 집행 중지를 명령하고 그의 주거를 병동으로 정했다. 1932. 2. 17 항소가 기각되고 5월초 대법원의 항소도 기각되었다. 그는 애틀랜타 연방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12) 악마의 섬에 투옥된 보스

알 카포네의 영광은 끝이 났다. 그가 애틀랜타에 들어갔을 때는 겨우 33세였다. 그에게는 힘든 시간들이 시작됐다. 그는 매독을 앓고있었다. 1934. 8. 19 전혀 개선의 여지가 없는 죄수들을 가두는 앨커트래즈 감옥으로 이감되었다. 그곳에서 힘겹게 수감생활을 하던 1938. 2월초 아침식사를 하러 가던 중 방향감각을 잃고 쓰러졌다. 연방 교정 기관을 거쳐 쿡 카운티로 보내졌다가 1939. 11. 16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하지만 매독이 너무 진행돼 있어 아무리 치료해도 원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었다.

 

  13) 석방 후 마지막 나날들

카포네는 마지막 8년을 팜아일의 별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냈다. 시카고의 화려한 시절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아주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었다. 1942년 페니실린으로 매독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결국 1947. 1. 25 숨을 거두었다.

 

  14) 1920년대 미국사회와 조직범죄

카포네는 대중적인 인물로서 시카고, 금주법, 격동의 20세기 같은 단어들과 거의 동의어가 되어 버렸다. 그는 매혹적이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그는 많은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지만 사람들이 판단하고 예상했던 빈틈없고 교활한 살인자의 모습은 실제로 드러내지 않았다. 방송 매체는 그의 어두운 면들을 강조하고 헐리우드는 대중적인 시각으로 그를 다루고 있었다. 카포네는 전설이 됐고 대중의 영웅이었고 미국 범죄 역사의 중요 테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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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의 이방인
덕우출판사 / 198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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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의 이방인

                                                                                    시드니 셀던

  시드니 셀든(Sheldon, Sidney 1917 ~ 2007.1.30), 너무나 유명하고 우리들에게 친숙한 미국의 베스트셀러 추리소설 작가인간의 애증과 음모를 대중적이고 감각적인 문체로 묘사한 소설들을 발표하여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으며 영화, 연극, 뮤지컬, TV 대본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벌거벗은 얼(The Naked Face)》《깊은 밤의 저편(The Other Side of Midnight)》《게임의 여왕(Master of the Game)등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시드니 셸던 [Sheldon, Sidney] (두산백과)

[ 프롤로그 ]

 

  선박회사를 그만두고 조그만 술집을 연 클라우드 데사드가 아직도 미궁에 빠져있는 사건에 대하여 손님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 어느 토요일 아침, 항해 준비를 하고 있는 5 5 천 톤의 호하 여객선 브리타뉴 선상에서 기괴하고 불가사의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사무장 클라우드 데사드는 질 템플 부인에게 대통령의 화환이 보내졌다는 보고를 받고 VIP 명단에서 대부호 데이비드 캐년, 클리프톤 로렌스 등의 이름을 발견한다. 바로 그 때 극장 문이 열려 있고 템플 부인의 선실에서 고함과 비명이 들렸다는 보고와 극장바닥이 피투성이가 되었다는 보고를 받는다. 확인차 그곳으로 가던 사무장은 배의 측면 화물 창구 옆에 수로 안내선이 대어 있고 선원 두 사람이 본선의 화물을 옮겨 싣고 승객 한 사람이 안내선으로 옮겨 타는 모습이 보였다. 질 템플은 등을 돌린 채 선실 끝에서 항구를 내다보고 있었고,

무시무시한 날카로운 비명을 뒤로하고 그녀의 선실을 나선 그는 부엌에서 6단 예식용 케이크 위에 있는 신랑 신부의 형상에서 신부의 머리가 떨어져 없어져 버린 것을 보고 무언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을 예상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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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큰 잠지를 가지고 태어난 토비 템플은 자라면서 엄마의 격려 속에 자신은 위대한 인물이 되리라는 것을 알고 성장했다. 학교 연극에 주역을 맡았고 아마튜어 경연 대회에서 거의 언제나 일등 상을 탔다. 날씬한 몸매에 천동(天童) 같은 얼굴에 영롱한 파란 눈동자의 순진하고 진지한 소년. 사람들은 그를 사랑했다. 15 살 때에 기혼인 반 친구 누나와 첫 경험을 가졌고 그 후 2년 동안 자기 학급의 과반수 이상의 여학생들과 데이트를 했다. 그는 여학생들 사이에 인기를 독점했다. 토비가 고등학교 3학년인 18 살이 되던 해에 16 살 난 경찰관의 딸을 임신시키고는 결혼을 피해 어머니가 준 100달러를 가지고 뉴욕으로 도망친다.

 

  경제대공황이 끝난 1939년의 뉴욕은 극장업계의 메카(Mecca)였다. 토비는 큰 꿈에 부풀었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브로드웨이 극장들의 무대 뒷문을 찾아 가서 아마튜어 경연 대회 입상과 자기의 재능을 말 해 주었지만 번번히 퇴짜를 당했. 돈도 떨어지고 접시 닦기, 마술사 조수 등 힘든 생활을 한다.

 

  그 무렵 텍사스주 오데사의 한 병원에서 난산으로 고생하며 어렵게 조세핀 크진스키가 태어난다. 난산 후유증으로 그녀는 어릴 때부터 심한 두통에 시달린다.

 

  시카고로 옮겨 간 토비는 속임수를 써 대역으로 무대에 오르지만 청중들은 냉담했다. 토비는 생존을 위하여 화장실이라고 불리는 저급의 나이트 클럽 무대를 가리지 않고 출연할 수 밖에 없었으며 많은 것을 배웠다. 그는 또한 버스를 타고 전국을 누비며 싸구려 술집, 마권 판매소 등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일본이이 진주만을 공습하고 그는 육군에 입대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샘 윈터스를 만난다. 그는 전쟁이 끝나면 헐리우드로 자기를 찾아오라고 말한다.

 

  조세핀은 가난하였지만 만 7 살이 되었을 때 오데사의 가장 예쁜 어린이 사진 경연 대회에도 나갔을 정도로 예쁘게 자랐다. 10 살이 되자 그녀는 헐리우드로 가서 영화에서 보는 멋진 생활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제대 후 토비는 헐리우드로 향한다. 그곳에서 토비는 흥행업계에 접근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하면서 헐리우드 주변을 맴돌았다. 에이전트들을 찾아다녔지만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작자 샘 윈터스가 팬 퍼시픽 스튜디오의 부사장으로 임명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는 만나려 했으나 그것마저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액터스 웨스트 배우 학원에 등록을 하게 되고 운영자 앨리스 테너에게 타고난 재질을 인정 받는다. 그는 그녀를 이용하기 위해 동거까지 하지만 그녀는 그가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며 이름있는 쇼 그룹에 넣어주지는 않는다. 토비는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다. 클리프톤 로렌스가 그의 희극 연기를 볼 수 있도록 약간의 속임수를 쓰고 드디어 그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게 된.

 

  클리프톤 로렌스의 말에 전적으로 따를 것을 약속하고 일급 희극 작가인 오한론과 레인저를 만나 대본 작업을 하고 싸구려 술집의 공연 성공을 계기로 승승장구하기 시작한다. 그의 이름이 점점 알려지면서 아가씨들은 그와 함께 침대로 들어갈 영광을 누리기 위해 쟁탈전을 벌였다. 어느날 마피아 두목 알 카루소가 찾아와 그가 데리고 놀았던 알의 애인 밀리에와 결혼하라고 강요한다. 오른팔을 자동차 쇠바퀴로 부셔버리고 그의 성기를 가지고 하는 협박에 대한 공포감으로 얼굴도 자세히 모르는 밀리에와 결혼을 하고는 놀란 마음에 여자들을 멀리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의 인기는 계속 상승한다. 1950년 한국전쟁 참전용사 위문공연 중에 밀리에가 출산 도중 아기와 함께 죽었다는 전보를 받는다. 토비는 자유를 되찾았다.

 

  17 살이 되어 조세핀은 오데사에서 가장 미모가 빼어난 처녀가 되었다. 그녀의 육체는 뇌살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었고 데이비드 캐년에 대한 생각도 많이 했다. 새벽 3시에 그녀를 찾아온 데이비드와 호숫가에서 데이트를 하고 구혼을 기대했으나 다른 여자와 결혼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원하던 헐리우드로 떠난다. 곳에서 그녀는 질 캣슬이 되었다.

 

  토비 템플은 대통령이 주빈으로 참석하는 만찬회의 MC를 맡는 행운을 잡게되어 일약 수퍼스타가 되었다. 모든 신문들이 토비의 성공에 대해서 대서 특필했다. 러면서 텔레비전도 점령하고 영화에도 출연하는 벼락 출세한 배우가 되었다.

 

  한편 질 캣슬은 밑바닥 생활을 하면서 영화계에 발을 들여 놓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로즈 던닝을 찾았다가 성추행도 당하고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갔다. 그리고 알렌의 꾐에 빠져 약에 취한 채 죠세핀 크진스키의 이름으로 포르노를 찍게 된다.

 

  토니는 전성기를 맞았다. 그는 이제 42 살이 되었으며 모든 것을 다 소유하고 있었다. 벨 에어에 아름다운 저택도 마련했다. 그러나 그의 고독감이 문제였다. 한꺼번에 10여 명의 여자를 돈을 주고 사기도 했지만 고독감을 메울 수 없었다. 그는 무엇보다 사람을 그리워 했다. 클리프톤 로렌스도 독차지 했다.

 

  세월이 흘렀다. 이제 질의 나이 25 세가 되었다. 얼굴에 잔주름이 늘어가도 하는 일은 여전히 비서, 접수원, 파출부, 아이보기, 웨이트리스, 전화 교환원, 판매원 등따분하고 달갑지 않은 일이다. 폭스 영화사의 18 살 짜리 조감독에게 잠자리를 같이하고 배역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거의 모든 영화사에 정규직으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성적인 기교는 환상적일 만큼 절묘했다. 그녀는 자기를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그 즐거움을 제공해 주었다.

 

 1969년 오데사의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데이비드와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였지만 그의 부인이 자동차 사고가 나고 그들의 만남은 또다시 이루어지지 못한 채 질은 헐리우드로 떠난다.

 

  질은 에디에게 몸을 제공하고 토비 쇼에 배역을 받아 출연하게 되고 토비의 눈에 띠어 데이트 신청을 받는다. 하지만 질은 토비에게만은 데이트를 거절하고 그의 애간장을 태운다. 밀당을 계속하던 토비는 드디어 구혼을 하고 드디어 그들은 결혼을 한다. 그리고 질은 토비의 힘을 이용하여 이때까지 자기를 상심시키고 농락한 모든 인간들에 대한 복수를 결심한다.

 

  이혼이 결정된 데이비드가 그의 비행기를 타고 질을 만나러 가다가 터미널에서 질의 결혼 소식을 접하고는 또다시 상심하여 텍사스로 돌아간다.

 

  질의 활약이 시작되었다. 제일 먼저 그녀의 결혼을 반대한 클리프톤을 해고 했다. 그리고 그녀를 성추행 했던 로즈 던닝의 면허가 취소 당했다. 에디를 비롯한 그녀를 농락했던 자들이 모두 그 댓가를 치러야 했다. 질의 또한 토비의 모든 일정을 손수계획하여 그녀가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만날 수 없도록 했다. 그녀의 재능이 부족하다고 했던 샘 윈터스까지 보복을 당했다.

 

  토비는 쉬지않고 일했다. 그리고 온갖 행사와 파티에 참석하고 초대장은 늘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칸느 영화제에 참석한 토비는 뇌일혈로 쓰러졌다. 주치의는 더 이상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고 했다. 뇌에는 아무손상이 없으나 걷지 못하거나 실어증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질은 포기하지 않고 간병에 전념하여 기적을 일으키게 한다. 토비는 다시 무대에 서고 옛날의 명성을 되찾았다.

 

  또 한사람 암암리에 복수를 노리는 클리프톤 로렌스는 조세핀 크진스키의 포르노 필름을 입수한다.

 

  토비의 유럽 순회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러시아 볼쇼이 극장 공연 때에 질은 사업차 모스크바에 있던 데이비드를 만난다. 데이비드는 그간의 있었던 일들을 모두 얘기하며 아직도 그녀에 대한 마음이 변함 없다고 고백한다. 그녀는 감동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날 밤 토비가 다시 쓰러진다. 토비는 신경 조직의 손상이 너무 커서 도저히 회복 불가능 하지만 심장만은 놀라울 정도로 튼튼하여 20년은 더 살 수 있다는 식물인간 판정을 받는다. 질은 헤어날 수 없는 악몽 속에 몸서리 친다. 데이비드는 매일같이 전화하여 그녀의 아내로서의 훌륭한 지조와 희생정신을 칭찬한다.

 

  질은 점점 토비가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느날 토비를 휠체어에 가죽끈으로 단단히 묶고는 수영장에 밀어 넣어 익사 시킨다. 질은 조사를 받지만 증인들은 모두 그녀를 변호 한다. 재판은 끝났다. 이제 연극은 끝났고 그녀의 역할도 끝났다. 질은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기뻤다. 데이비드와 5개월쯤 후에 결혼하기로 되어 있었다.

 

  결혼식 전날 브레타뉴 여객선 극장에서 데이비드는 클리프톤 로렌스가 틀어주는 조세핀 크진스키의 포르노를 보고는 그를 심하게 두들겨 패고 배를 떠난다. 피투성이가 된 클리프톤은 질의 선실로 찾아가고 질은 데이비드가 배를 떠나는 것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녀는 토비가 부르는 바다 속으로 몸을 날린다.

 

  마치 시드니 셀던 감독의 영화 한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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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일기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민정 옮김 / 문학세계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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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일기(Journal d' Hirondelle)

                                                                                             아멜리 노통브

  아멜리 노통브(Amélie Nothomb, 1967. 7. 9 ~ )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벨기에 작가이다. 199225세에 쓴 첫 소설 Hygiene de 'Assassin(살인자의 건강법/살인자의 위생학)의 원고를 처음에는 갈리마르 출판사에 투고했으나, 솔레르스는 남이 써준 소설은 출판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간단히 출판을 거절하였다고 한. 알벵 미셸에서 출간된 이 책은 천재의 탄생이라는 비평계의 찬사를 받으며 10만 부가 넘게 팔리는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저서로는 사랑의 파괴(1993) 오후 네 시(1995) 두려움과 떨림(1999) 등이 있다.

  읽을 거리를 찾던 중 인터넷에서 어느 사람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살인청부업자인 냉혹한 킬러, 의뢰인에 의해 감금되어 죽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지난 일들을 생각한다.

  실연당한 괴로움으로 모든 감각을 차단하고 살다가 노인을 치어 죽이고 공공의 적이 되어 퇴사 당한 뒤 새로운 보스에게 킬러로 채용되고 첫 번째 임무로 상대의 머리에 두발의 총알을 박아넣고 황홀감을 느낀다. 살인을 경험할수록 쾌감을 느끼며 만족해 한다. 임무가 많이 주어지지 않아 개인 사업에 뛰어 들었다. 그것을 패스트킬이라고 명명하고 더더욱 강렬한 쾌감을 느낀다.

  장관과 여자와 아이가 포함된 가족 5명을 죽이고 서류가방을 가져오라는 임무를 맡고 장관의 집에 침입한다. 그런데 장관의 딸내미가 아버지가 그녀의 일기장을 훔쳐 읽어 보았다는 이유로 목욕탕 속의 장관을 총으로 사살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온 킬러는 서류가방 속에서 그녀의 일기장을 발견하고 그것을 읽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리고 자꾸 그 애가 머리 속에 떠오르고 결국 죄책감 속에 일기를 읽어 치운다. 그런데 그 일기장 속에는 특별한 아무것도 없었다.

  일기장을 제외한 서류들만 보스에게 돌려보냈다. 아침에 제비 한 마리가 날아들어와 텔레비전 뒤에 숨었다. 텔레비전에서는 시골별장에서 장관과 그 가족이 몰살당했다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새끼제비도 그 때 죽어있었다. 그는 죽은 애와 제비를 연관지어 그 애를 제비라 이름지었다.

  가방을 전달받은 의뢰인은 서류가 하나 빠졌다며 킬러를 다그친다. 킬러는 일기가 혹시 그 서류일리는 없다고 생각하며 일기를 지니고 다닌다. 그는 일기를 읽으며 제비와의 사랑에 빠진다.

  이번의 임무는 영화감독이었다. 그는 항상 여러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어 임무의 수행이 쉽지가 않다. 그래서 영화사에 취직을 하고 집에 오니 집이 난장판이 되어있다. 위기의식을 느낀 그는 제비일기를 주머니에 넣고 아파트를 떠난다. 그들이 찾는 것이 바로 그 일기임을 직감한다. 하지만 의뢰인이 심어놓은 영화사 인사부장은 그에게 일기를 요구하고 감금한다. 그는 간직했던 일기를 다 씹어 삼킨다. 그러면서 사랑하게 된 자신이 죽인 여성을 소유한다고 생각한다. 자신도 죽게될 것임을 느끼면서............

  킬러같은 잔인하고 냉혹한 가슴 속에서도 사랑의 싹은 트는가? 사랑은 그렇게 지고지순(至高至純)한 것인가? 사랑하는 제비의 일기를 보호하기 위하여 목숨까지 아깝지가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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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반양장) -전16권
박경리 지음 / 솔출판사 / 1993년 6월
평점 :
절판


토 지(土地)

                                                                                                       박경리

  박경리(朴景利 1926.10.28 2008. 5. 5) 본명 박금이. 경남 통영 출생. 진주여, 수도여자사범대학 졸업. 1955현대문학계산을 발표하여 작품활동 시, 이후 많은 작품을 발표하였으며 수많은 상을 수상하고 사후 훈장이 추서 되었. 한국현대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대하소설 토지1969현대문학에 연재를 시작하여, 19948월 집필 26년 만에 토지전체를 탈고하였다.

 

  대하소설을 무척 좋아하기도 하지만 너무도 유명하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하소설로 손꼽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기에 읽게 되었다. 또한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되기도 하였다.

 

  이작품은 동학혁명, 식민지 시대, 해방에 이르기까지의 배경을 바탕으로 평사리의 대지주인 최참판댁의 흥망성쇠를 중심으로 한 인물들, 즉 우리 민족의 한 많은 근현대사를 폭넓게 그리고 있다. 당시 사회의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인물들과 반세기에 걸친 장대한 서사, 그리고 참다운 삶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등을 표현하고자 하였음을 엿볼 수 있다

 

  이야기는 1897년 한가위부터 시작하며 한꺼번에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타작마당 굿놀이에 함께하는 서금돌이, 목수가 본업인 섬진강 강태공 곰보 홀아비 윤보, 봉기, 최치수와 함께 자란 이용, 용이 친구 영팔이. 그리고 최참판 댁 당주(當主) 최치수, 계집종 귀녀, 사랑 뒤뜰 울타리 건너편의 김서방 내외, 머슴 구천이, 이야기의 중심 인물인 최치수의 하나뿐인 별당아씨를 닮은 다섯 살 난 딸 서희, 봉순, 삼수, 돌이, 봉순네, 두만네, 길상이 등.

 

  3년 전 몹시 추운 겨울날 준수한 용모의 스물 한두 살 나이의 젊은이 구천이가 머슴살이를 하겠다며 찾아와 마님 윤씨의 허락을 받고 최참판 댁에 머문다. 그런 구천이 어느 날 밤 별당아씨와 함께 종적을 감춘다. 20여 년 전 치수 나이 12때 남편을 여읜 윤씨부인은 천음사에 백일기도를 갔다가 우관 선사의 실제(實弟)인 동학당 두령 김개주에게 겁탈을 당하여 임신을 하고 절에 들어가 해산을 한 사실을 비밀로 간직하고 있다. 그 뒤 5년전 동학당이 천지를 뒤덮듯이 몰려와 읍내를 휩쓸고 인명을 살상하였을 때 김개주는 최참판댁으로 윤씨부인을 찾아 왔었고 그래서 최참판댁은 아무 피해없이 무사했었다. 그리고 아비를 따라 종군하였던 환이에게 생모를 알려주었던 것 같았다. 그 후 동학란이 비극으로 막을 내리자 환이는 최참판댁 문전을 찾아든 바 구천이 바로 환이었다.

 

  용의 처 강청댁은 질투가 심하고, 그녀의 병적인 적개감 때문에 마을에서도 외톨이가 되었는데 시집 오기 전 월선과 용이의 헤어진 사연을 듣고는 월선은 물론이고 그들이 만날 수 있는 장날까지 매우 싫어했는데 봉순네의 부탁으로 봉순이, 상이 등 아이들을 오광대놀이 구경을 시키려 읍에 간 용이는 월선을 만나 서로의 ()을 나누고 만다. 잊으려 했던 월선이 10 여 년 만에 마을로 돌아오고 난 뒤 용이는 달라져 월선이는 내 사람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 그리하여 강청댁의 투기는 날로 심해지고 어느날은 한 밤 중에 30리 길 읍내 월선네 주막으로 가서 월선을 쓰러뜨리고 주먹질을 하고 옷을 발기발기 찢고 난리를 친다.

 

  시절은 갑신정변 이후 동학란과 그로 인한 청일전쟁, 민비 살해사건, 친일내각 총리대신 김홍집과 농상공부대신 정병하가 광화문에서 군중과 순검들에 의해 타살되고 탁지부대신 어윤중이 난민에게 살해되는 등 간헐적 변란의 밑바닥은 끊임없는 소요와 불안과 혼돈의 도가니였다.

 

  그 즈음 윤씨부인에게 6년만에 양복에 모자, 구두를 신은 반갑잖은 최치수의 재종형 조준구가 빚에 쫓겨 도망을 와서 최참판댁에 머물게 된다.

 

  강포수에게서 최참판댁 계집종 귀녀의 요망스런 마음을 알아낸 노름꾼 평산은 귀녀를 만나 간악한 음모를 획책한다. 원래 치수는 서울에 반년 정도 머물면서 여색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하다 자손을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도 귀녀는 삼신당에서 최씨 가문의 씨종자 하나를 소원으로 빌고 그것을 치수와 준구가 엿듣고 어처구니 없어 한다.

 

  치수는 준구를 통해 엽총을 구입하고 강포수는 총에 홀려 최참판댁 행랑에 거처하게 되면서 귀녀를 보게 되어 행복해 한다. 강포수를 데려 간 것을 계기로 평산은 최참판댁에 자주 드나들게 되었고 귀녀와 함께 최참판댁의 재물을 노려 귀녀가 임신을 할 수 있도록 칠성이를 꼬여 관계를 맺게 한다.

 

  해가 지나 날이 새나 볶아대는 등쌀에 드러누웠다가 드디어 폭발하여 강청댁의 머리채를 낚아채고 걷어차고 집을 나갔던 용이 정신을 잃고 쓰러져 돌이의 등에 업혀 영팔이와 함께 돌아온다. 그 이후 용이는 얼빠진 사람같이 변해간다. 용이의 상황은 점점 나빠졌다. 싸움으로 날을 지새던 강청댁은 실성한 것 같이 되어 이웃들하고 싸우고 헛 소문으로 소동을 피워 동네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최치수는 강포수와 함께 별당아씨와 달아난 구천을 잡으러 산으로 들어가 구천을 잡을뻔하였으나 놓지고 산을 내려 간다. 그 동안 강포수는 귀녀와 관계를 맺고 치수는 수동이를 데리고 강포수와 다시 산으로 향한다. 구천의 행방을 탐문하고 추적하던 중 강포수의 오발로 수동이 총에 맞는 바람에 그들은 마을로 돌아온다. 동은 목숨은 건졌으나 병신이 될 거라하고 강포수는 낙심하여 최참판댁을 떠난다.

 

  임신을 한 귀녀는 치수가 강포수에게 그녀를 주겠다고 하자 드디어 평산을 불러 치수를 죽이고 만다. 치수는 삼끈으로 교살되었다.

 

  장례를 치른 윤씨부인은 삼줄을 단서로 귀녀를 추달하여 칠성이, 평산이와 함께 음모를 꾸민 것을 알아내고 그들은 관가로 끌려간다. 이 소식을 들은 평산의 처 함안댁은 목을 매 자살하고 거복이와 한복이는 마을을 떠난다. 그리고 평산과 칠성이는 처형되고 귀녀는 해산까지 형의 집행이 연기된다. 임이네도 마을을 떠나고 강포수는 귀녀의 옥 뒷바라지를 위해 돌아와 그녀가 낳은 핏덩이를 안고 사라진.

 

  치수의 3년 상도 끝났지만 윤씨부인과 집안 하인들이 달가와하지 않는 조준구는 아직도 사랑에 죽치고 있었고 다리병신이 된 삼수가 특히 그를 미워했다. 마을 사람들도 차츰 그를 싫어하게 되었다.

 

  거지꼴이 되어 마을로 돌아온 임이네를 마음씨 좋은 용이는 강청댁 몰래 조금씩 도움을 준다. 윤씨부인도 그들을 보고 묵인하였지만 마을 사람들은 호의적일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임이네는 용이의 아이를 가진다.

 

  삼월이를 범한 조준구는 윤씨부인에게 쫓겨 서울로 떠나지만 다시 그의 부인 홍씨와 곱추 아들 병수를 데리고 나타나 불만 속에 사랑에 있다가 뒤채로 옮겨진다.

아울러 윤씨는 조준구의 처가 안채 출입을 삼가도록 엄하게 일러둔다.

 

  마을에 호열자가 퍼져 용이의 처 강청댁이 죽고, 최참판댁의 기둥같은 마름 김서방도 죽었다. 뒤이어 돌이와 봉순네가 동시에 발병하여 죽었다. 다음은 윤씨부인이 죽었다. 그리고 서희와 길상이도 발병하였다. 다행이 길상은 서희를 구하고 살아 남는다. 최참판댁을 덥친 슬픔과 죽음의 공포 속에도 준구네 가족은 방문을 걸어 닫고 꼼짝하지 않는다. 그런 중에도 임이네는 용이의 아이 홍이를 낳는다.

 

  윤씨부인이 별세한 뒤 안채로 옮겨 온 홍씨는 고방 열쇠와 윤씨부인의 패물을 차지하고 여주인 행세를 하며 서희를 우습게 여기고 아들 병수와 혼인을 시켜 재산을 탈취하려고 한다. 더욱이 최참판댁을 비웃기까지 하면서 그댁 사람들과 갈등의 골이 깊어간다.

 

  1903년의 보리 흉작 때에는 숱한 사람들이 아사하자 조준구는 마을에 기민미를 적당히 풀어 장래의 포석을 깔고 있었다. 그런데 삼수의 공평하지 못한 식량 배분을 서희가 알고 고방문을 부수고 기민미를 배포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후로 서희네들이 맞서기는 하지만 조준구들의 악행은 멈출 줄 모른다.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고 김훈장은 저항 운동을 위해 마을을 떠난다. 간도에 갔던 월선이 돌아오고 환이를 따라 나섰던 별당아씨는 죽었다. 서희도 변했다. 의심 많고 교만했지만 명석하고 냉정했다.

 

  마을의 살림은 전보다 점점 더 어려워 허덕이게 되었다. 조준구는 부치던 땅도 빼앗고 과도한 수곡을 강요하고 최참판댁의 기둥이었던 김서방의 댁네도 빈 몸으로 쫓아내었다. 마을 사람들은 동요하고 드디어, 윤보를 앞세운 동네 장정들이 조준구가 있는 최참판댁으로 몰려가 지서방을 죽인 다음 하인들과 계집종을 모조리 가두고는 온갖 재물과 패물 및 돈을 닥치는대로 실어 내었다. 사당 마룻장 밑에 숨은 조준구 내외는 삼수에게 한몫 주기로 약속하고 목숨을 구한다. 동이 틀 무렵 그들은 마을을 떠난다. 그 뒤를 저항운동을 위해 떠났다던 김훈장이 따랐다.

 

  그들이 떠나고 홍씨는 서희에게 화풀이를 한다. 일본 헌병들이 달려오고 간악한 배신자 삼수가 조준구의 배신으로 총살당한다. 죄없는 한조도 잡혀가서 총살을 당한다. 그리하여 마을은 쫓겨난 사람, 도망간 사람들, 그리고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로 빈집이 많아졌다. 임이네는 아이들을 데리고 월선이에게 옮겨갔다.

 

  어느날 밤 그날 마을을 떠나 의병에 참여했던 그들은 윤보가 죽고 의병들이 뿔뿔히 흩어지면서 마을로 몰래 돌아와서 서희와 함께 간도로 향한다. 그러나 같이 떠나기로 떠나기로 했던 봉순은 종적을 감춘다.

 

  19115월 간도 용정촌(龍井村) 대화재(大火災 )는 시가의 건물 절반 이상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용정촌의 국밥집 월선옥은 장사가 잘되어 번창하고 그 가운데 욕심많은 임이네는 몰래 딴주머니 차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데 그만 화재로 벼개 속에 감추어 두었던 돈을 몽땅 날려 보낸다. 그런 저런 일들로 용이는 또다시 편할 날이 없었으나 월선이는 홍이를 친아들 같이 보살피고 용이와 영팔이는 벌목장으로 떠난다.

 

  그 잿더미 위에 서희는 윤씨부인이 서희의 훗날을 위해 남몰래 장롱발 대신에 숨겨두었던 재화를 이용하여 공노인과 길상의 도움으로 땅을 사고 집과 가게를 짓고 곡식 등을 선매(先買)하여 큰 부를 축척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일본에 적당히 협조도 하면서. 그리고 길상과 혼인을 하여 환국이와 윤국이 두 아들을 갖는다.

 

  칠성의 아들, 한복이의 형 거복은 김두수로 개명을 하고 일제의 앞잡이가 되어 용정에 나타나 공노인의 양녀 송애를 겁탈하고 조선인들을 염탐하고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금녀에게 총에 맞기도 하지만 재물을 긁어 모은다.

 

  길상을 사모했지만 종적을 감추었다가 기화로 이름을 바꾸고 진주에서 기생이 된 봉순은 혜관스님을 따라 간도로 가서 서희, 길상 등 그리운 고향 사람을 만난다.

 

  서희의 혼인에 충격을 받은 최치수의 친구인 이동진의 아들 상현은 마음을 안정시키지 못한 채 방황을 계속하다 기화를 찾고 일본 유학을 갔다가 돌아온다.

 

  이평이아들 두만은 서울에서 쪼깐이라는 첩을 데리고 진주에 와서 식당을 하여 큰 돈을 벌게 되면서 점점 변해 간다.

 

  용이와 임이네 사이에서 홍이 하나를 믿고 갖은 고생을 다하던 월선이 드디어 병이 났다. 병은 나날이 깊어갔고 홍이는 아버지를 찾아 벌목장으로 갔지만 용이는 냉담했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월선이 곁으로 와서 월선은 용이의 품에 안겨 세상을 떠난다.

 

  조준구의 모함으로 아버지 한조를 잃은 석이는 진주에서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조준구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며 조준구의 심부름꾼으로 위장 입주하여 기회를 엿보고, 공노인은 임역관을 내세워 조준구와 실패한 광산의 투자를 제의하는 등의 방법으로 서희의 빼앗긴 토지와 재산을 되찾아 드디어 진주로 내려 갈 준비를 마친다.

 

  이즈음 조선팔도를 돌아다니며 의병활동을 하다가 왜순사를 죽이고 토벌대에 쫓기게 되고, 마을에 들렀다가 마을 사람들에게 몽둥이 찜질을 당했던 환이가 그의 세계에서는 거물이 되어 용정에 나타나 길상과 서희를 만난다. 서희는 길상으로부터 집안의 내력(來歷) , 할머니 윤씨부인과 환이, 어머니인 별당아씨와의 관계를 듣고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독립운동을 위해 떠난 길상과 환이와 헤어져 귀향길에 오른다.

 

  이평이 내외는 서울에서 데려와 식당을 하는 쪼깐이에게만 관심을 가지는 술도매상을 하는 진주의 큰 아들 두만이에 대한 불만이 많다. 둘째 영만에 비해서 욕심이 많고 의리가 없으며 가족 간의 화목에는 관심이 없어서다.

 

  3.1운동이 일어나고 경남에서도 지리산이 중심이 된 주변 소읍 등지에서 만세운동이 활발하게 전개 되어 면소, 주재소, 우편소 등을 습격하는 폭동으로 변하기도 했는데 그것은 운봉이 죽고 윤도집과 김환이 이끄는 동학 잔당들이 군중심리를 교묘하게 조종하였기 때문이었다.

 

  서희에게 빼앗은 재산을 모두 탕진하고 한 채 남은 집의 처분 때문에 조준구는 서희를 찾아 만난다. 지난 잘못에 대한 입에 발린 사과도 하고 끊임없이 주절주절대다가 서류를 넘기고 돈 5천원을 주머니에 넣고는 허둥지둥 주막으로 달아나나 그곳에서 석이와 관수를 만나 봉변을 당한다. 서희가 이를 갈고 맹세한 가혹하고 잔인한 복수는 이로써 싱겁게 끝난 셈이다. 관수와 석이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곱추 아들 병수는 통영으로 소목 일을 배우러 가서 소목꾼이 된다.

 

  연학이 서희의 일을 보아주게 되고, 쓰러졌다가 겨우 거동을 하게 된 용이는 평사리의 최참판댁으로 옮겨가고 길상은 최씨로 서희는 김씨로 민적을 바꿔 아들들은 최환국, 최윤국이 되었으며 한복이는 연락 임무를 띠고 용정촌으로 가서 길상과 그리고 할빈에서 금녀를 붙잡아 고문하고 자결하게 한 형 김두수도 만난다.

 

 거의 20년 만에 맞은 풍성한 평사리의 추석 광대놀이 도중 최참판댁에 들린 서희에게 환이 찾아들고 쫓던 일본군은, 일본으로 가겠다며 삼수와 함께 부산에 갔다가 자전거포에서 일하면서 추석이 되어 장이도 만나고 아버지도 뵈러 온 홍이를 연행해 간다. 홍이는 풀려나 점아기의 맏딸 보연이와 혼인하게 된다.

 

  임이네는 병원에 입원하여 수술을 하고, 부산으로 통영으로 화물차를 운행하고 있는 홍이는 친정으로 다니러 온 장이의 소식을 듣는다. 장이를 만난 둘의 관계는 깊어지고 그들의 관계는 장이의 시갓댁 쪽 사람들에게 발각되어 곤욕을 치른다. 장이는 남편을 따라 다시 일본으로 떠난다.

 

  윤도집과 대립하던 환이는 지삼만이 보낸 자객의 습격을 받는데 운봉이 죽고, 도집도 죽은 뒤, 동학의 세력은 급격히 무너지고 지삼만은 청일교 교주가 되어 많은 신도들로부터 돈을 긁어모으다가 심복인 지서방에게 살해 당한다. 환이 또한 지삼만이 죽기 전에 이미 일경에 체포되어 심문과 고문에 시달리며 금식을 하다 스스로 목을 졸라 자살했었다.

 

  계명회 사건으로 체포되어 2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길상을 면회한 서희는 평사리로 내려가 이상현의 아이를 낳고 평양에서 아편쟁이로 폐인이 되어 돌아 온 기화를 만나 딸 양현을 데려가지만 기화는 서희와 같이 가기를 거부하고 물에 빠져 죽고 만다.

 

  서희의 지시로 기화를 찾아서 데리고 온 후 석이의 기화에 대한 연모의 정을 눈치 챈 아내 양을례는 아이를 버리고 친정으로 돌아간다. 뿐만 아니라 나형사의 회유에 빠져 비밀조직에 관련된 석이의 정체를 폭로하여 석이는 쫓기는 신세가 되어 만주로 달아난다. 이후 기약없는 기다림의 세월 속에 석이네는 부모없는 성환과 남이를 길렀는데 어미 을례가 남희를 강탈하다시피 데려가서는 그 어린 나이에 일본 장교에게 몸을 망치고 몹쓸 병까지 얻게 되었고 아들 성환이 마저 학병으로 끌려갔다. 그리고 석이네는 눈먼 노인이 되었다.

 

  이상현은 <헐벗은 나무 밑에서>라는 기화의 얘기를 소설로 발간하기도 하고 출판사를 운영하는 임명빈에게 원고를 부쳐 잡지에 실어 달라는 부탁과 함께 그 고료를 명희에게 주어서 양현을 위해 써 달라고 부탁한다.

 

  연전에 정실 홍씨가 죽었다는 소문을 들은 60 중반의 나이에 든 조준구는 5천원의 밑천으로 전당포, 고리대금으로 사오만의 재산을 모았다. 아직도 그는 본성을 버리지 못하고 식모겸 마누라 역할을 해 온 파주댁을 못 살게 들볶는다. 아들을 찾아 통영으로 가던 그는 우연히 김두수를 만나고 몹시 두려워하여 피하게 된다.

 

  용이 한많은 생을 마감한다. 아버지 길상을 존경하는 환국은 아버지의 뜻을 이어 받으려 하지만 어머니(서희)의 권유로 와세다 대학 법과에 입학한다. 윤국은 학생운동에 참여했다가 무기정학을 당한다.

 

  우황 든 소 판매 문제로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우가와 오서방의 싸움으로 우가는 참혹하게 숨을 거두고 싸움을 말리던 홍이는 낫에 찔려 큰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 갔다가 퇴원한다. 만주에 다녀온 한복으로부터 만주 소식을 들은 홍이는 일본으로 시집갔던 장이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뒤로하고 집을 처분하고 가족들과 만주로 떠난다.

 

  명희는 서희를 찾아가서 양현을 양녀로 삼겠다고 데려가겠다지만 거절 당한다. 조용하는 처 명희와 동생 찬하의 관계를 의심하여 임명빈을 분노하게 하고 명희는 이혼을 결심하지만 조용하는 반대한다. 찬하는 일본으로 떠나 노리코와 결혼하고 명희는 투신자살을 기도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다. 그 뒤 조용하는 폐암에 걸린 것을 비관하다 스스로 목을 찔러 자살한 후 명희는 상당한 재산을 분배 받는다.

 

  쪼깐이(서울네)는 비빔밥집을 걷어버리고 안방 어부인으로 자리를 굳히고 양조장을 경영하게 된 두만이는 진주에서 제법 유지 행세를 한다 하지만 부모인 이평이 내외는 묵묵히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둘째 영만이와 비교하여 항상 못마땅해 한다.

 

  관수는 딸 영선이를 데리고 강쇠에게 맡긴다. 영선과 강쇠의 아들 휘가 혼인한. 국밥집 숙이는 한복이 아들 영호와 결혼하고 헤어졌던 동생 몽치도 만난다.

 

  길상이 풀려나고 얼마되지 않아 연학과 관수가 계획을 짠 군자금 조달이 진행된. 서희는 길상을 국내에 잡아두기 위해 오백섬지기 땅을 내놓았고 두만이는 금고와 환국의 친구 이순철의 부친 이도영은 침입한 괴한들에게 재물을 털린다.

 

  만주에서 목재상으로 많은 돈을 벌었고 지금은 서비스 공장을 하고 있는 홍이에게 어느날 김두수가 찾아와 동업을 제안한다. 학생운동을 하다 퇴학을 당하고 일본으로 가 소식이 끊긴 아들 영광이 노가다 패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환국의 도움을 받았으나 다리를 크게 다치고 만주로 건너와 색소폰 연주자가 된 모습을 본 송관수는 충격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다 만주에서 운명하고 아들 영광에 의해 유골이 고향으로 돌아온다. 김두수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길상을 체포되게 한 임이 홍이 집에 나타나 가족들을 괴롭힌다. 그 후 전쟁이 막바지에 다다를 때 김두수는 만주를 정리하고 서울에 와서 살게 된다.

 

  환국이는 길상의 도움으로 서희의 뜻과는 달리 학교를 옮겨 그림에 몰두하고 서울의 한 사립중학교 미술 선생님이 되어 황태수의 막내딸과 결혼한다.

 

  이부사댁 부인 박씨는 양현이 상현의 자식임을 알게되고 이씨집안의 요청으로 양현은 호적을 옮겨 이양현이 된다. 그리고 어느날 죽은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강가로 나갔다가 영광을 만나고 그를 좋아하게 된다. 서희는 양현을 너무도 아껴 윤국이와 맺어지기를 원한다.

 

  길상은 순사들의 감시가 심해 활동에 제약을 받자 도솔암에 들어가 그 전부터 원했던 관음탱화 그리기에 전념하기도 하지만 예방구금령으로 다시 투옥되어 옥고를 치른다.

 

  우서방이 죽고 동네 사람들에게 심한 횡포를 부려온 그의 아들 개동이 서희에게 행패를 부리다 혼이 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 뒤로도 우가네는 시집갔다가 못 살고 돌아 온 한복의 딸 인호를 여자가 달아나고 홀아비가 된 큰아들, 개동의 형 일동이와 혼인시킬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다 한복에게 일언지하에 거절당하는 등 동네 사람들에게 못된 짓을 계속한다.

 

  알거지가 되어 아들 집에 들어 앉은 조준구는 중풍에 똥오줌을 받아내는 신세가 되어서도 불로초를 구해 오라는 둥 죽을 때까지 아들, 며느리를 괴롭힌다.

 

  1941년 정초 금붙이 밀수사건으로 홍이와 보연이 체포되어 조선으로 압송된다. 뒤늦게 사건을 알게 된 영호는 사방팔방으로 뛰며 노력한 끝에 겨우 홍이부부를 풀려날 수 있게 한다.

 

  2차세계대전이 막바지에 들면서 일제의 강압이 더욱 강화되었다. 징병제가 시행되고 중학교 군사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여학교까지 공부시간이 교련, 체육 등으로 대체되었다.

 

  양현을 좋아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아는 윤국은 동경에 머무르며 좀체 조선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서희 가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양현은 환국의 처 덕희의 질투로 갈등하고 의전을 졸업하고는 인천의 개인병원에 취직하였으나 윤국이와의 결혼을 포기하지 않고 있던 서희는 노발대발 양현이 진주로 내려와야 한다는 엄명을 하나 환국이 중간에서 중재한다. 서희는 휴가차 진주에 온 양현을 윤국과 혼인시키려하고 양현은 윤국을 만나 반대의사를 분명히 한다. 혜숙과 영광의 관계를 알고 있는 윤국 또한 양현과 영광의 결합은 절대로 반대한다. 그 후 윤국이는 학병으로 지원하여 전장에 나간다. 영광도 만주로 떠난다.

 

  두만은 부모와 등졌고 조강지처 막딸네를 호적에서 파버리고 서울네를 정식부인으로 들어앉혔으나 기생 월화와 바람을 피워 집안은 싸움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

 

  징용바람은 평사리에도 불어닥친다. 우가네 개동이는 감정있는 집을 골라서 징용에 보내더니 이제는 마구잡이다. 뇌물에 공갈 협박 사기뿐만아니라 여자를 겁탈하는 등 온갖 못된 일만 골라 하다가 면소에서 파면 당한다.

 

  징용에서 도망쳐 나온 자를 어장배 일꾼으로 채용하여 의도적으로 숨겨주고 도망치게 하였다는 투서로 몽치는 경찰 취조를 받는다. 숙이는 술집을 하면서 아이까지 있는 몸으로 몽치와 살고 있는 몽치를 면회 온 모화를 만난다. 다행스럽게 몽치는 며칠만에 풀려난다.

 

  상경한 서희는 환국이를 앞세워 양현을 만나고 양현은 사표를 내고 서희를 따라 평사리로 내려온다. 환국의 처 덕희는 양현을 질투하여 부부싸움을 하고 아이들과 친정으로 가버리나 환국이 무관심하자 열흘만에 집으로 다시 돌아온다.

 

  전쟁은 막바지로 가고 학교 선생들도 속속 소집장을 받고 전선으로 간다. 학생들도 군사훈련으로 날이 새고 해가 지는 나날이 계속된다. 징용이나 학병을 피해서 젊은 사람들이 지리산으로 모여 들고 그들을 돕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합심하여 노력하는 가운데 그들은 염탐하기 위해 우가네 개동이 숨어 들었다가 발각되어 그들에게 맞아 죽고 만다.

드디어 일본이 항복하고 소설은 끝난다.

 

  우선 작가의 26년 간의 집념과 끈기,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 소설을 읽는 초반부에 사건의 전개가 무척 빠르다고 느낀 것은 최치수의 살해 장면이 너무 쉽게 끝나버린 때문이었었던지 조준구로부터 재산을 환수하는 과정에서도 좀 더 극적인 전개를 기대했었다. 장편 대하소설이라는 것이 그 제약 요인이었을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거의 반세기에 걸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최참판댁을 중심으로 한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그 개개의 인물들을 통하여 시대상황과 봉건적인 인식의 변화와 본원적인 인간의 욕망과 삶과 체념과 그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모습들을 놓지지 않고 빠짐없이 묘사하고자 했던 작가의 의도는 이 소설이 한국문학사에서 차지하는 가치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게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사건들과 계속하여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들의 연관관계들을 모두 담아내지 못한 내 자신의 졸렬하고 둔한 필력을 스스로 한탄해 본. 여담으로 이 소설을 읽고나서 그 유명한 <오적>의 시인 김지하가 작가의 사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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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제 (전3권)
예음 / 1995년 1월
평점 :


진시황제

                                                                                                        홍경호

  홍경호(1938 ) 충북제천 출생. 서울대학교 및 동대학원 졸업. 한양대 교수 역. 저서로 녹색꿈을 찾아서』 『독신시대』 『우암 송시열등이 있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황제, 분서갱유로 대표되는 살육과 탄압, 절대권력의 폭군, 지구 최대의 건축물인 만리장성과 아방궁을 구축한 마성의 황제, 그 진시황제의 이야기다.

 

  춘추전국시대 진()이 가장 크고 강한 나라였고 일곱 나라 가운데 조()의 도읍지는 한단이었다. 여불위의 아버지는 한단에서 큰 부호가 되었다. 그는 농사는 두배의 이익을, 장사는 열배의 이익을, 사람에게 투자하면 나라를 얻는 큰 이문을 취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여불위는 우연히 조나라에 볼모로 와 있는 진의 왕손 이인(異人)을 보게 되고 그가 진의 소양왕의 세자 안국군의 둘째 아들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의 실행을 도모한다.

 

  진나라에 간 여불위는 재물을 이용하여 안국군과 화양부인을 만나 이인을 세손으로 책봉케하고 돌아와서 임신한 사실을 숨기고 그의 첩실 조희를 이인과 결혼시킨. 조희는 이인을 감쪽같이 속이고 여불위의 자식을 낳고 그 아이를 조정(趙政)라고 이름지었다. 그리고 조나라에서의 탈출을 계획하던 중 조나라와 진나라의 전쟁이 시작되고 이인의 신변이 위태로워지자 드디어 여불위는 이인의 가족들과 함께 탈출을 감행하고 무사히 진나라에 도착한다. 진나라로 돌아와서 조정은 영정으로 본래의 성으로 바꾸고 이인은 이름을 자초(子楚)로 바꾼다.

 

  상대적으로 세력이 가장 강한 진나라는 계속하여 남의 나라에 대한 침략전쟁을 감행하던 중 56년이나 왕위에 있던 소양왕이 눈을 감고 그 뒤를 이은 안국군 효문왕도 왕위에 오른지 겨우 1년을 넘기고 승하하고 만다. 드디어 자초가 진의 장양왕이 되고 떠돌이 광대의 딸 조희는 왕후가 되어 내궁의 여주인이 되었다. 그리고 여불위는 승상의 자리에 올라 장사꾼의 가문을 일으켜 세운다. 그런데 장양왕이 병이 들자 조희는 여불위와 다시 만나 진한 정사를 이어간다. 왕위에 오른지 3년 째 되던 해에 병석에 누워 투병하던 장양왕이 죽자 겨우 13살 된 세자 정이 왕위를 이었으나 태후 조희가 수렴청정을 하게 되고 승상 여불위는 상부(尙父)불리며 막강한 세력을 구축하게 된다. 물론 그 동안에도 침략전쟁 계속되고 그러던 중 정의 아우인 장안군 성교가 번어기 꾐에 빠져 정이 여불위의 자식이라 정통성이 없다고 격문을 뿌리고 반란을 일으켰으나 처형된다.

 

  진왕 정은 순경의 제자 이사를 만나 그를 장사 계급에 임명하고 그의 헌책에 따6국을 병합할 계획을 세운다. 그러면서 점점 국정에 관심을 갖자 태후 조희는 왕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하여 어릴 때 정과 같이 놀던 패녀를 찾아 정과 혼인을 시킨다.

 

  국사에 바쁜 가운데서도 공자의 춘추경을 본따 여씨춘추도 집필하던 여불위는 점점 태후의 색정에 부담을 느끼고 물건이 어마어마하고 힘이 좋아 시중의 여편네들에게 인기 있는 노애를 그녀에게 추천한다. 노애를 만난 태후는 물 만난 고기같이 그에게 빠져들어 임신을 하게 되자 병을 핑계로 도읍지 함양을 떠나 옹주으로 옮기고 노애는 장신후에 봉해 진다. 그곳에서 태후는 노애의 아들 둘을 낳는다.

 

  그러나 세상의 비밀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그들의 부정한 관계는 옹주에 온 진왕에 발각되어 숨겨 기르던 두 아이는 죽임을 당하고 노애를 따르던 일당들은 모조리 효수를 당한다. 그리고 노애는 능지처참 당하고 태후는 후에 함양으로 돌아 올 때까지 거처를 초라한 역양궁으로 옮겨 감금되다시피 한다. 이에 놀란 여불위는 칭병하고 물러나 집에 숨어 지내다 결국 초나라로 쫓겨가는 신세가 되자 홀로 자진한다. 이 즈음부터 진왕의 잔학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진왕은 이사의 조언을 바탕으로 6국의 합병을 착착 진행한다. 먼저 화평의 사절로 찾아 온 한나라의 한비자를 감금하여 죽게하고 한을 속국으로 만든다. 이어 6국 중 가장 세력이 큰 조나라는 역적 곽개를 매수하여 점령하고 태자 단을 중심으로 저항하던 연나라마저 굴복시킨다. 침략전쟁은 무자비하여 그에게 대항한 자는 무참하게 제거하였다. 제나라를 끝으로 50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춘추전국시대를 마감하고 천하를 통일한 진왕은 35제를 한군데 묶어 새롭게 황제(皇帝)라 칭하게 하고 초대 즉 진의 시황제(秦始皇帝)가 되었다.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제는 강력한 중앙집권을 위해 군현제를 실시하였다. 그 과정에서 이를 반대하는 내신들은 죽이거나 잡아 가두거나 내쫓았다. 전쟁이 끝나 나라가 안정되자 인구가 늘어나고 엄청난 재화가 쌓였으며 상공업을 장려하고 그 진흥을 위해 도로를 닦았다. 함양에는 함양궁을 중심으로 각국의 궁을 본 딴 6개의 궁을 짓고 그 나라의 미녀들을 불러모아 향락을 일삼는 한편, 비들의 입을 봉하기 위해 의서(醫書), 복서(卜書), 농서(農書)를 제외한 모든 서책을 불사르게 하고 서책을 숨긴 선비들을 생매장하는 분서갱유(焚書坑儒)를 일으킨.

 

  조고의 건의로 아방궁을 짓고 만리장성을 조성하고 황제의 능을 파는 일을 계속한다. 또한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서불을 3천명의 동남 동녀를 함께 삼신산으로 보냈으나 그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 즈음 패황후는 황제의 사후세계를 준비한다며 사망한 것으로 가장하고 지하로 들어가 토용(土俑)을 만드는 작업에 몰두하다가 2년쯤 뒤에 세상을 떠난다.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황제는 지방을 순행(巡行)하던 중 사망한다. 재위 37년 그의 나이 52세 때였다.

 

  진시황제가 사망하자 간신 조고는 그 사실을 당분간 숨기고 둘째 황자 호해를 황제로 추대할 음모를 꾸민다. 거짓 조칙을 내려서 황자 부소를 자결케 하고 장군  몽염을 제거하는 한편 황제의 서거를 공포한 후 호해를 황제로 추대하여 정권유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황자들을 죽이고 옛신하들을 모두 갈아 치운다.

  2세 황제에 등극한 호해 또한 폭정을 일삼는다. 아방궁 공사를 계속하면서 과도하게 세금을 징수하여 백성을 괴롭히고 불만이 있는 백성들을 모조리 죽이는가 하면고 조고 또한 황제를 등에 업고 수많은 사람을 죽인다. 무능한 황제는 국사에는 관심이 없어 간신 조고가 황제를 뜻임을 빙자하여 정사를 독단한다. 백성들의 원성이 높고 불만이 쌓여 각지에서 군웅들이 난을 일으킨. 보다 못한 승상 이사가 황제에게 조고의 만행을 상소하나 오히려 우승상 풍거질과 함께 감금되어 풍거질은 자결하고 이사는 끌려온 둘째 아들과 함께 얼굴에 먹물을 들이고, 코를 베고, 다리를 자르고, 귀를 베고, 혀를 자른 다음 마지막으로 허리를 잘라 죽이는 5형에 처해진다. 그의 큰 아들은 반란군에 의해 이미 죽임을 당한 뒤였다. 조고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이사의 친족과 문객들을 모조리 죽였다.

 이사가 죽고 조고는 승상의 자리에 오른다. 욕심이 배 밖에 나온 조고는 이번에는 황제의 자리를 노린다. 그 유명한 지록위(指鹿爲馬)로 자신의 권력을 시험하더니 드디어 2세 황제 호해를 자결시키고 시황제의 손자 자영을 옹립하나 반란군의 세력이 거세어지자 조고는 반란군의 표적에서 벗어나기 위해 황제의 칭호를 버리고 왕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자영의 손에 죽임을 당했다.

  자영은 왕위에 올라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결국 그는 유방에게 옥새를 바치고 항복한다. 시황제가 죽고 3년도 지나기 전에 제국은 허망하게 멸망한다.

 

  작가의 해박한 역사 지식과 많은 고사들을 접할 수 있어 교훈적이고 또 재미가 있다. 역사는 역사일 따름일까? 돌이켜 생각해 보면 한 사람의 지도자의 욕심과 독단이 그 시대 백성들을 얼마나 비참하게 하였던가를 생각하게 한다. 아울러 지식에 기반을 둔 신념이나 철학이 아닌 영화를 봤다거나 하는 등 어떤 사건을 접하고 느낀 순간적인 감정에 의해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지도자를 만나는 백성들은 참으로 불행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끼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무능한 지도자는 나라를 망하게 한다는 교훈 또한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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