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소뜸
임권택 감독, 신성일 외 출연 / 무비플렉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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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소뜸



 감독 : 임권택

 출연 : 김지미. 강신성일. 한지일. 이상. 오미연. 전무송. 최불암 등

 수상 : 1986년 제2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대상, 시나리오상, 작품상

         1985년 제24회 대종상 감독상미술상, 음악상, 여우주연상(김지미)


 1985년에 제작된 영화다.


 TV에서는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이 실황 중계되고 있다. 이북이 고향인 화영

TV 앞에 앉았다가 밤늦도록 자리를 뜨지 못한다.


 남편과 자식 셋을 두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는 화영에게는 사실, 6.25전쟁 통에 헤어진 동진과 아들 성운이 있.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남편은 화영에게 방송국을 찾아가보라고 권유한다.


 황해도 길소뜸이 고향인 화영은 어릴 적에, 마을에 전염병이 돌아 가족을 모두 잃었고, 아버지의 친구 집에 양녀로 입양되어 살게 되었는데, 학생의 신분으로 오빠인 동진과 사랑에 빠져 성운을 임신하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집안은 발칵 뒤집어져 화영은 춘천 이모 집에 보내졌고, 훗날 동진이 화영을 데리러 갔을 때는 화영이 아이를 낳으러 길소뜸으로 떠나면서 길이 엇갈리게 된다. 그리고 마침 그날, 6.25 전쟁이 발발해, 동진과 화영은 기약 없는 이별을 하게 되는데......


 동족상잔의 비극, 수많은 작품들의 테마가 되었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생겨난 이산가족,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의 한 자락을 영화 속에서 본다. 비록, ,, 자식으로 만났지만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세 사람. 결국은 동화되지 못하고 갈라서는 것은, 지나온 그 간의 현실이 너무 냉혹했을까? 아니면 현실의 한계를 냉정하게 직시한 때문이었을까?


 1983KBS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 전 국민을 울렸던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실

, 눈물을 삼키고 여러 밤을 새우며 시청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영화는 나름 괜찮은데 왜 이렇게 네티즌들의 평점이 낮은가 했더니, 중학생이었던 이상아를 속여 전라 연기를 강요했던 감독에 대한 비호감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글쎄, 그 장면이 꼭 어린 여배우의 옷을 벗겨야 했을 것 같지는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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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1-05-21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소뜸이 지명이었군요.

하길태 2021-05-21 21:12   좋아요 0 | URL
예, 그랬습니다. ^^
 
영웅본색 2
오우삼 감독, 장국영 외 출연 / 대경DVD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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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본색 2

(英雄本色 II, A Better Tomorrow II)



 감독 : 오우삼

 출연 : 석천. 적룡. 장국영. 주윤발. . 주보의 등


 1987년에 제작된 영웅본색 시리즈 2편이다.


 교도소에 복역 중인 송자호는 아직도 부하였던 아성의 배신에 대한 악몽을 꾼다. 그리고 깨어서는 지난 일들을 생각하며 괴로워한다.


 국제 위조지폐단 본부가 홍콩으로 옮겨 오자 홍콩 서구 경찰서장은 수감 중이던 송자호에게, 15년 전 동남아의 모든 위조지폐를 지배했던 은사인 용사의 체포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다. 하지만 송자호는 그가 10년도 더 전에 은퇴했다고 주장하며 제의를 거절한다.


 한편, 아걸은 비밀 임무를 부여 받고, 용사를 체포하기 위해 빌리로 위장하여 그의 딸 페기에게 접근하여 작업을 걸고 있고, 황사장은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용사의 조선소의 경영권을 뺏으려는 음모를 노골화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걸이 비밀 임무를 수행 중이라는 얘기를 들은 송자호는 그 임무가 위조지폐범 소탕임을 눈치 채고는 경찰서장의 제의를 수락하는데......


 전편과 같이 이번에도 부하의 배신이 빌미가 된다. 4명의 정의의 사나이 대 어마어마한 숫자의 조폭들. 중국의 을 만끽할 수 있다.(근데, 너무 그러니까 상당히 어색하다.)


 전편에 주윤발이 죽어서 어떡하나 하고 걱정했는데 그걸 또 센스있게 살려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영웅본색으로 본격적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던 장국영이 죽었으니 어떡하지?


 한 가지 더, 성냥개비를 씹는 연기는 영웅본색의 주윤발과 코브라의 실베스터 스탤론이 하는데, 두 영화가 모두 1986년에 제작된 것이라 누가 먼저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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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5-21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성냥개비를 씹는 얼굴이 주윤발과 실베스터 스탤론이 완전 다르잖아요. 오로지 주윤발만의 트레이드마크라고 강력히 주장할렵니다. ^^

하길태 2021-05-21 06:37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런가요? ^^

psyche 2021-05-21 0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옛날 생각나네요.

하길태 2021-05-21 06:41   좋아요 0 | URL
옛날 영화에 옛날 생각. 옛날이 그리워지기도하죠......^^
 
방황하는 칼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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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칼날

(さまよう)

                                                                 히가시노 게이고


 올해 여고생이 된 에마가 불꽃놀이 구경을 하고 전철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납치당했다. 마코토가 아버지의 구식 글로리아를 운전하였고 같이 어울려 다니며 못된 짓을 하던 아쓰야와 가이지가 그녀를 마취시켜 납치했다. 그들은 고등학교를 중퇴한 불량배들이었다.


 딸을 기다리던 아빠, 나가미네는 불꽃놀이 구경을 같이 갔던 아이들에게 전화를 했지만, 전철역에서 헤어졌다는 사실 외에는 딸의 행방을 알 수 없어서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고, 딸의 행방을 수소문하면서 마음을 졸인다.


 그런데 강 하류에서 강간당한 채 살해된 에마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는데 시신에서는 약물을 주사한 흔적조차 발견되었다. 슬픔과 분노로 괴로워하던 아버지는 복수를 결심하는데......


 항상,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이지만 스토리 전개는 군더더기 없이 빠르며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다. 이번에는 청소년 흉악 범죄를 소재로 사회적 가치관에 경종을 울린다.


 세상에는 피해자를 보호하는 법은 없다. 있다면 오직 가해자를 벌하는 법이 있는데, 그것은 피해자가 입은 타격을 보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항상 인권이라는 명분으로 피해자보다 가해자가 더 보호를 받는 법. 그 법이 얼마나 많은 피해자를 더 낳게 만드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납치되어 성폭행을 당하고 끔찍하게 살해된 딸의 시신을 대하는 아버지의 마음은 무슨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누가 그의 보복이 잘못되었다고 단죄할 수 있단 말인가?


 자꾸 미성년자의 잔혹한 범죄를 강조하는 것을 보니 범인을 죽이기 위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인 것 같다고 생각하며 기대했다. 하지만 존 그리샴이 <타임 투 킬>에서 보복 살인을 한 아버지를 석방시키는데 반하여, 히가시노 게이고는 고심을 한 흔적은 보이지만, 미처 복수도 마치지 못한 아버지를 죽여 버림으로써 복잡한 사회적 이슈로부터 슬쩍 피해버린다. 자신이 없었던 것일까? 소신이 없었던 것일까?


 갈수록 흉포해져 가는 세상에 흉악범만이라도 탈리오의 법칙을 적용한 법집행이 그나마 범죄를 예방하고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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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칼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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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방황하는 칼날] 하나밖에 없는 딸이 납치되어, 강간당하고 살해된다. 삶의 의미를 잃은 아버지는 복수를 결심하고 범인 중 한 명을 살해하고 나머지 한 명의 뒤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작가는 흉악범이, 미성년자라는 이유 때문에 오히려 법에 의해 보호받는 것 같은 현실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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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간 배

 

 곡명은 이미 정해졌다. 현제명 작사, 작곡의 희망의 나라로. 지난 주에 선생님은 이미 예고했었다. 이번 음악 시험은 실기시험이라고. 그리고 학교 스피커를 통해 이 노래를 계속 들려주면서 학생들이 시험에 대비하도록 배려를 해 주었다

 

 ♪배를 저어가자 험한 바다 물결 건너 저 편 언덕에∼, 등교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틀어주면 걸음걸이도 씩씩해지고 활기도 넘친다.


 그런데 문제는 옵션이 있다는 것이었는데, 가사를 못 외워 책을 보고 부르는 사람에게는 10점의 페널티가 부여된단다. 근데 뭐 워낙 유명한 노래고, 자꾸 들으니 일부러 가사를 안 외워도 저절로 외워져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우리 대()에는 국민학교 때부터 경쟁이 일상이어서 - 받아쓰기부터 시작해서 - 거의 매일 시험을 쳤다. 그래서 시험에 익숙해지고, 그런 분위기에 많이 면역이 되었을 것인데도, 시험이란 항상 마음을 졸이게 하는 것이었고 그래서 모두들 긴장한 가운데 한 사람, 한 사람 씩 나가서 선생님의 풍금 옆에 서서 노래를 불렀

. 모든 반 아이들이 옵션은 모두 안 보고.


 꾀꼬리가 아니면 어떠랴? (돼지에게는 미안하지만) 돼지 멱따는 목소리라도 가사만 틀리지 않으면 된다. 두근두근 무사히 내 차례를 마치고 안도하고 있는데, 제는 내 몇 번 뒤에 있던 팔봉이었다.


 씩씩하게 걸어 나가 선생님 곁에 섰다. 옵션은 안 보고.” 붕짝붕짝선생님 풍금 소리에 맞춰, 시작! “배를 저어가자 깊은 산 속으로......” ! 거의 순서가

다 끝나 갈 때쯤이라 분위기가 다소 산만해지던 교실에 갑자기 정적이 찾아왔다.


 우리 모두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귀를 의심하고 있던 순간에, 팔봉이, “아이다, 아이다. 선생님 다시 하겠습니다.”한다. 아이들 빵 터졌다. 선생님도 기가 막혔는지 헛웃음을 치며 그래, 다시 해라. 책 안 봐도 되겠?” “, . 관계없습니다.”


 다시 한다. 아이들 이번에는 귀를 기울인다. 붕짝붕짝시작! “배를 저어가자 깊은 산 속으로......” 아이들 이번에는 구르고 난리다. 온 교실이 폭소의 도가니다. 그런데 우리의 팔봉이는 별 동요하는 기색이 없다. 완전 포커페이스다. 그리고 또 다시 한 번의 기회를 부여받는다.


 이제 그만 책을 보고 부르라는 선생님의 권유와 아이들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그는 세 번째의 시도에서도 꿋꿋하게 배를 저어 산 속으로 가고 말았다. 으이구 팔봉아∼.(하루에 세 번 씩이나 배를 산으로 보내다니, 대 다 나 다.) ㅋㅋㅋ


 하지만 그날의 팔봉이의 시험 점수에 페널티가 부여되었는지? 아니면 초지일관한 용기를 가상히 여겨 선생님께서 선처를 베풀었는지?는 궁금해 한 사람이 없어서 아무도 알지 못하고 말았는데,(그 후 언젠가 명절 때는 우리 친구들 노름을 하는 자리에 슬쩍 끼어들어서는 9땡을 잡고 계속 배팅을 하며 깝죽대다 장땡을 잡은 나에게 탈탈 틀린 적도 있었는데,)


 몇 년 전에 그 이야기를 하며 친구들에게 그의 안부를 물었더니, 그 동안 그는 사업에 성공하여 고향의 경제단체의 장을 맡아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팔봉이 파이팅! 그런데 만나면 꼭 물어 볼 말이 있다. “팔봉아! 그때 왜 그랬니? 사공

도 많지 않은 배가 왜 산으로 갔냐?”


 근데 그때 그 떠나간 그 배는지금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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