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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하 ㅣ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7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철 옮김 / 범우사 / 1998년 6월
평점 :
품절
부활(Воскресение)
L. N. 톨스토이
[ 하 ]
여러 심리적인 갈등을 겪으면서도 카추샤를 따르기로 결심한 네흘류도프는 시골로 가서 어머니와 고모들로부터 상속받은 토지를 경작자들에게 돌려주는 계약을 체결하고 정리한다.
그리고 카추샤를 만나 그녀의 사건을 대심원에 상소하고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황제께 청원까지 할 생각이라 말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문제에는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고 오히려 죄도 없이 같이 갇혀있던 감방 동료들의 구명을 부탁해 온다.
페테르부르크에 온 네흘류도프는 넓은 인맥을 이용하여 카추샤의 일과 그녀가 부탁한 같이 감방에 수감된 다른 사람의 일을 보기에 바빴다.
하지만 그의 희망과 달리 카추샤의 상소는 기각되었는데 그것도 대학 시절 자신과 절친이었던 검사국 차장 셀레닌에 의해서였다.
그래도 네흘류도프는 실망하지 않고 황제께 청원을 추진하는 한편, 카추샤가 부탁한 동료들의 일을 처리해가면서 러시아의 법체계 하에서 죄도 없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구금되어 고통을 받고 있는 사실을 목격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그는 나쁜 행동보다 더 좋지 못한 행동을 자아내는 모체가 되는 좋지 못한 상념에 빠진다. 나쁜 행동은 다만 나쁜 길을 마련할 뿐이지만, 나쁜 상념은 그러한 길로 완전히 끌어넣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바로 안이하고 익숙한 이전의 생활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의 유혹이었는데......
세속적인 독자는 카추샤와 네흘류도프 간의 사랑의 결과에 궁금증을 가졌지만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않는 것을 보면 작가에게 그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았다.
네흘류도프의 양심은, 젊은 시절 그가 타락하여 방종했던 결과를 뉘우치며 그가 범한 죄의 속죄를 위하여 자신의 자유를 희생하라고 요구하고 있었고, 카추샤도 ‘용서하지 않겠으며 미워하고 있다.’고 했던 마음이 변하여 이제는 그를 다시 사랑하게 되었다고 하지만 그것만으로 그가 용서받고 구원 받은 것은 아니었다.
네흘류도프의 채워지지 않는 갈증 같은 심리적인 갈등이 이야기의 전반에 걸쳐 디테일하게 작가의 펜 끝에서 묘사되고 있는데, 결국 작가의 선택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한 구원과 부활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은 카추샤를 도구로 하여 자신의 영혼의 구원을 갈구한 네흘류도프의 이기심은 아니었는지? 완성되지 못한 사랑의 후유증은 그런 의구심을 남기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작가는 이 작품을 그의 말년에 10년에 걸쳐 완성했다고 하는데 그 속에는 도덕적, 종교적, 그리스도교적, 아나키스트적인 그의 사상들이 집약되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사상들이 집약되어 있다고는 하나 스토리가 우리들에게 익숙하여 비교적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데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도 이 작품에 영감을 받지 않았나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