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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신춘문예 희곡 당선 작품집
김연민 외 지음 / 월인 / 2017년 1월
평점 :
1. 명예로울지도 몰라, 퇴직
세명의 직장 동료, 명퇴 위기에 쌓인
과장, 대리, 인턴 사원. 서로의 사정을
뽐내듯이 명퇴의 위기에서 멀어지려는 그들
10여년 이상 만년 과장으로 남아 있는 무역
상사의 과장, 직장 생활에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예술학도의 꿈을 접고 무역회사의
상사맨이 된 정대리. 지속되는 취업 실패와
단기 알바로 버텨오던 박인턴의 살아남기 등
그들이 동앗줄처럼 잡고 있는 직장 생활에
대한 애환과 안타까움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일상 생활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에피소드를
씁쓸하지만 담백하고, 코믹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하지만 그다지 새로운점을 발견
하기 쉬운 작품이에도 수상을 했다는게 의아
하지만 시대상을 반영한 풍자와 재미가 담겨
있는 작품이기에 그럴만한 작품이라 여기며
무대에 올리기 좋을 등장 인물과 무대
구조가 복잡지 않아 좋은 점수를 얻은듯 하다.
2. 루비
사라지고 소멸해 가는 일상의 이야기들이다.
과학도에서 마술사로 변신한 한 남자.
남들 이상 벌고, 사회에서 인정받으며
저명한 대학의 교수로 임용되기까지 한 그.
오늘의 과학이라는 프로에 등장하며
작가인 서연, 서브 작가인 수오와 함께
방송 촬영을 진행하며 비둘기를 활용한
마술을 선보인다.
그리고 이 방송을 편집하며 서브 역할을
하는 서브 작가 수오와 그의 애인과 이어지는
대화속에 겉으론 찬란하지만 내면은 초라한
방송인의 삶에 대해 썰을 풀고 있다.
또한 서연은 자신의 다섯마리 비둘기중
유난히 눈이 붉어 루비라 불리우는 비둘기를
방송국에 두고 온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서연 또한 꿈속에서 사라진 마술사의 비둘기에 대한 내용을 나누며 잡담스러운 이야기와
사라져버린 비둘기에 대한 사연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3.달팽이의 더듬이
여기도 소시민의 이야기속에 담겨진 21세기
2017년 시대의 정신이 담겨 있다.
나대로 살고 싶은 만년 과장 나대로, 그리고
두 자녀를 키우며 힘겹게 살아가는 나대로의
아내. 현실에서 허우적거리며 무르고 약한
인물로밖에 그려지지 않으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남편 나대로에게 충격 요법을
써보는 아내이지만 한번 정해진 성격과
심성은 쉽게 바뀌지 않는 법. 그로 인해
나대로의 아내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새 취업 자리를 알아보며 삶의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간다.
꿈과 현실, 가상과 악몽의 상황등을 교차하며
그려지는 등장하는 나대로와 기타 인물들의
관계속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던
부조리등을 풍자하듯 이야기를 풀어 나가며
현실을 부정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좌절하고 만다.
소리 소문없이 알 권리를 잃어가는 시민들
싱크홀이 왜 발생했으며. 국정농단의 원흉,
그 진실과 거짓의 양면에서 우리 국민이
알아야하고 밝혀져야 할 사실은 왜 일부
기득권들에 의해서만 결정되고 마무리 되는
지의 의문투성이의 대한민국을 풍자섞인
상황과 주인공 나대로가 부르는 패닉의
‘달팽이‘란 노래 가사로 대변하고 있는 작품
이다.
그리고 부부는 각자의 방법으로 일상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자식을 위해 살아가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적인
부모의 삶을 이어간다.
잘못 된 세상에서 옳지 못한 뿌리로 인해
잘못 된 독버섯이 자라나듯이 그 시작과
끝은 아름답지 못한 현실의 사회이지만
아름다운 삶과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노력은
끝이 없으며 그 시작이 기득권의 전유물이
아닌 극 중 주인공이자 무명의 시민,
나대로와 그의 아내, 즉 우리 각자로부터
시작 됨을 의미하며 극은 마무리 된다.
세월호에서 부터 국정농단, 촛불의 힘까지
그 역경은 아프고 상처로 남지만 그 치유는
우리가 나누고 공감하는데서부터 시작
된다는 것, 그 울림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4.오늘만 같지 않기를
우리는 살아가면서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상상하거나 오늘이 생애 최고의 날이 되길
고대한다.
여기 희곡에 등장하는 소시민적 가족들도
그런 마음에 하루 하루를 살아가지 않을까?
70대까지 버스 기사일을 하늘 1대 대복, 그리고
암투병중인 그의 부인이자 할머니 옥화 , 50이
가까웠지만 놀음빚에 전전하며 삶을
어처구니없게 살아가는 택시 기사 아들 운수,
그리고 그런 아버지마냥 살기 싫기에
퀵서비스 배달일을 해가며 가정을 지켜가는
3대 아들 만석.
갈 날만을 기다리는 노부부와 아직까지 정신
을 놓고 사는 운수, 그저 한탕질에 대박을
노리는 모습이 요즘 현실에 한탕주의를 노리고
무심하게 살아가는 삶의 군상을 떠오르게 한다
반면 그의 아들 만석은 사라진 어머니의 그늘을
뒤로 하고 조부모를 모시며 최선을 다해 살려는
가장 일상적이고 흔히 보이는 지금의 젊은이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뻔한 가족간의 이야기로 보이지만 대사 속에
나타나는 삶의 애환과 담배한 대사 넘김,
티격태격하지만 그 안에서 수많은 고비를
넘어 온 가족의 모습을 느낄 수 있기에
애잖하면서도 흥미있게 읽을 수 있는 독서
였다.
작은 공간에서 아담하게 올릴 수 있을 희곡,
지금 우리의 삶이 무엇을 위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보고, 돌아볼 수 있는
이야기가 담긴 희곡이다.
우리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 내일이 오늘만
같지 않기를 바라며 살아가는 인간이다.
5. 자울아베 하얘
국문학적 지식이 좀 더 곁들여져 있었다면
작품을 더욱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을텐데
그러지 못해 스스로 자책해가며 희곡 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작품의 내용은 그리 어렵
지않은 우리 앞세대 혹은 지금도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을 정의의 진실에 대한 답을
구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처용가‘‘란 작품의 해석을 두고
주인공인 한교수와 수사관1,2,3이 벌이는
진실 게임, 그리고 한교수를 존경하며
처용가를 소재로 작품을 준비하는 강군,
한교수와 강군의 대질을 통해서 모종의
은밀한 허위자백을 받아내려는 검은 권력
세력의 탐욕 가득한 힘의 작용 등이 전개
되는 이야기이다.
부조리와 진실 앞에서 양심과 올곧음을
끝까지 지키며 자유를 지키려는 한교수의
모습 속에서 억압과 강요, 짜맞추기식
비도덕적 형태의 권력은 때가 되면 금이 가고
결국엔 정의로운 양심 앞에 붕괴될 것임을
느낄 수 있는 마무리였다.
이 작품이 조선일보의 희곡 당선집이지만
이 작품의 해석을 누구의 입장에서 읽고
해설하기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참 된
진실의 가치는 희곡 속 외에도 현실을 통해
여실히 증명되어 오고 있기에 그 상황을
대비해보며 이 희곡 작품을 읽는 것도 또
다른 흥미만점의 독서 방법의 하나일 것이라
생각해 본다.
6. 그린피아 305동 1005호
희곡의 캐릭터도 다채롭고 특징적이어서
짧지만 재밌게 읽혀지는 작품이다.
시골에서 집 계약을 위해 올라온 부자,
그리고 매도 대리인 박민식, 더불어
부동산 중개인과 여직원, 현재 집의
세입자 등이 특색있는 캐릭터로 등장해
극의 묘미를 살리고 있다.
이야기는 부동산에 얽힌 이야기지만
속고 속일 수 밖에 없는 반전의 연속성을
전해 주고 있다. 시골에서 올라온 매수인
부자는 결국엔 사기꾼이었던 매도
대리인에게 당할 지경까지 이르지만 찰
나의 반전으로 기사회생하게 되다.
반면 자존심까지 내세우며 부동산 계악을
믿으라던 부동산 중개인은 어디 구멍이 있
으면 쥐구멍이라도 파고 도망가고픈
정도의 운수 나쁜날을 경험하게 된다.
이야기는 직접 읽어 보아야 맛이기에 물고
물리듯 전개되는 이야기의 흐름 속에
긴박감과 안도감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었기에 마무리는 현실을
반영한 씁쓸함이 묻어나는 작품이었으나
읽을만한 작품을 한번 즐겁게 읽고 마무리
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7. 횃불
치과의사와 소년 둘이 무대 위를 채우는
2인극 작품이다. 횃불이며, 책이며, 성냥
등의 희곡적 오브제 등이 등장하며
당시의 상황을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전개 된다. 뭐랄까? 이 둘은
하나가 되기 힘든 각자의 입장과 목적하에
의기투합하는 적대적 공생관계라고도
할 수 있으리라. 그리고 결국엔 의도치
않았을지라도 상대를 이용하고 방패삼아
비극적인 상황에까지 이르는 결말을
던져 주는 작품이다.
그리고 치과의사가 마지막으로 전하는
대사 또한 먹먹하게 다가 오는 건, 나
또한 어른이기에......느껴지는 것일까?
치과의사 : 세상이 일그러지고 어른들은
재능 있는 아이들을 올바르게 이끌지 못했어.
-중략-왜냐하면 어른들도 어른이 된 게 처음
이거든. 나도 그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