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교양 (반양장) - 지금, 여기, 보통 사람들을 위한 현실 인문학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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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큰 인기를 끌었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가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이유를 곱씹어 보면 수업을 듣고 난 후 내용을 잘 정리한 노트를 본 듯한 느낌이었다. 채사장 작가의 신작인 <시민의 교양>도 마찬가지였다. 국가의 일원이자 공동체로서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쉽게 풀어냈다. 일반 시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놔서 뼈대를 잡아주기 때문에 알아두면 읽을수록 교양이 쌓이는 책이다. 이 책은 세금, 국가, 자유, 직업, 교육, 정의, 미래 파트로 나뉘어서 차근차근 설명해내고 있는데 이를테면 의견이 다른 A와 B가 등장하여 비교하기 쉽도록 스토리텔링을 잘 짜놨다. 각각 의견이 엇갈릴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와 통념상 그렇게 구분해놨기 때문에 어느 의견을 편드는 것이 아닌 중도 입장에서 모든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기는 방식이다. 아마 읽다보면 이건 학교 다닐 때 배워던 내용인데라며 복기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시민이라면 응당 알아야 될 것들이라 책 제목도 <시민의 교양>이라고 지은 듯 싶다. 내 생각은 이렇지만 반대편 의견은 무엇인지 책을 읽으면서 독자 스스로 생각하게끔 쓰여진 점이 좋았다.

 

 

확실히 요즘처럼 빠르게 변하는 시기에는 이런 책이 각광을 받는 듯 싶다. 보통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대부분 일상생활이나 내가 범접한 문제가 아닌 다른 영역은 도외시하기 쉬운데 <지대넓얕>에 이은 <시민의 교양>은 전체적으로 어렵지 않게 쓰여졌으면서 폭넓게 누구나 읽어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교과서와도 같은 책일 듯 싶다. 특히 세금이나 직업, 교육, 정의는 민감한 사항이다. 우리가 번 소득에서 떼어나가는 세금은 직접세와 간섭세가 있는데 여기서 세금은 복지와 상관관계를 가지며 어떤 국가를 지향하는 지에 대한 정체성이 드러난다고 한다. 아주 깊게 들어가지는 않지만 전반적인 큰 틀에서 설명하기 때문에 원리만 제대로 알고 있으면 된다. 우리가 무지해서 그렇다기 보다는 깊게 생각하지 않아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아서 몰랐을 수 있다. 인문학을 뛰어넘어 현실 문제를 다루고 있는 이 책에 이어 다음 신작은 무엇을 다룰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한 번쯤은 이런 책이 나와주길 기대했었는데 특히 정의 파트를 읽으면 과연 우리 사회에 정의란 누구를 위한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직·간접적으로 우리는 뉴스나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현실사회의 부조리와 맞대면을 하게 된다. 과연 이 사안은 옳은 지 아니면 그른 지 판단을 요구받는다. 개인적으로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 사이에서 극과 극에 치우치지 않으려고 한다. 올바른 잣대를 견지하고 이런 교양을 쌓아나갈 때 비로소 튼튼한 자양분이 되어 현실에서 일어나는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내는 세금, 국가의 개념, 직업과 일, 교육문제, 사회의 정의와 법, 미래와 자유는 내 삶을 결정짓고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 관한 내용이기에 <시민의 교양>과 같은 책을 읽음으로해서 균형감각을 갖출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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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일주로 유머를 배웠다 - 전세계를 누비며 웃기는 두 남자의 19가지 유머실험
피터 맥그로우.조엘 워너 지음, 임소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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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에는 그다지 웃을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억지로라도 웃기 위해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그나마 숨통이 틔는 것처럼 웃게 되는데 웃음에도 자신에게 맞는 코드가 있는 것 같아. 저자는 5대륙 15만km를 여행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책으로 냈는데 이들은 유머의 세계를 한 번 파헤쳐본다는 일념으로 덴버, 라스베이거스, 브룩클린, 탄자니아, 오사카, 팔레스타인, 코펜하겐, 페루, 몬트리올 등 문화권도 다양한 곳을 여행하면서 웃음을 알아내기 위해 취재에 나선다. 개인적으로는 마냥 읽기 편한 건 아니었다. 뭔가 막 유머러스하고 세계일주를 하는 기분이 날 줄 알았는데 이 책은 꽤 진지하고 부연설명들이 많아서 읽기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가뜩이나 삶도 퍽퍽한데 유머는 정말 일상에서 필요하다. 사람들에게 웃음과 재미를 주는 사람들은 위대하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순간에 주는 빅재미를 느껴보기 위해 일부러 개그콘서트에 가거나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곳에 가는 것이 아닐까? 웃음은 말이든 행동이든 상관없이 일단 내가 망가져야 서로가 즐겁다. 동갑내기 여행하기라는 프로그램에서 문지애 아나운서가 얼굴을 특이하게 표현해서 배꼽을 잡고 웃었는데 원초적일수록 문화권과 상관없이 웃게 되는 건 아닐까? 각 나라별로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코미디언들이 나온다. 그들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면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연구하고 자신만의 공식을 만들어서 반응을 살펴본다는 것이다. 계속 연습하고 끊임없이 웃음 소재를 개발하는 것은 개그맨들의 숙명인 것 같다. 굳이 외국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공통사항인 것 같다.


인생을 살면서 TV를 보면 끔찍한 사건과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정치, 경제를 둘러봐도 절로 인상을 쓰게 한다. 웃음보다는 되려 화가 불쑥 나오는 세상이다. 온갖 불합리한 논리들로 가득 들어찬 세상에서 그래도 웃기 위해 재미있는 장소와 사람들을 찾아다닌다는 저자는 웃음만이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삶을 그래도 즐겁게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웃음이 사라진 시대. 웃으면 복이 온다고.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처럼 만사공통어인 바디랭귀지로 서로에게 기쁨을 주고 많이 웃으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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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톡 2 - 조선 패밀리의 활극 조선왕조실톡 2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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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이 이렇게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조선왕조실톡>으로 처음 알게 되었다. 웹툰 방식인 것 같으면서도 카톡 방식이 적극적으로 쓰인다. 실톡 돋보기는 심층적으로 알아보는 코너인데 저자의 톡톡 튀는 촌철살인의 글솜씨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이 책은 역사가 어렵고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키득대면서 재미나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사실 전개되는 부분을 보면 요즘 애들이 쓰는 단어들이 튀어 나와서 이걸 어떻게 읽어야 할 지 난감했다. 그나마 실톡 돋보기에서 솔직하게 과장없이 쓴 글이 돋보이기 때문에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역사에서도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많다. 마치 위인전을 보듯 실제 어떤 사람이었고, 그 전투에서 벌어진 사정까지는 자세히 모르고 넘기기 일쑤였다. 재미난 것은 권율이라는 장군이 원래는 40살까지 놀다가 급제해서 나이 오십에 전쟁터를 누볐다는 사실이다. 행주대첩도 돌 나르는 아낙네와 치열한 전투만을 기억하지만 그 산성 안에 신기전, 화차, 비격진천뢰라는 그 당시 첨단 무기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권율의 잔꾀와 적진 심리를 교란시키는 것은 이 책에서 알게 된 사실이다. 역사는 지나고나면 미화되고 과장된 면이 있기 마련인데 어릴 때 배웠던 역사는 어느 부분까지 사실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역사는 끊임없이 조각을 맞추는 과정이 필요한 듯 싶다.


어쨌든 조선시대는 우리가 알던 것보다 훨씬 난장판이었던 것 같다. 서로 정치적 이견에 갈려 사화를 일으켜 상대방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대명사상과 성리학에 얽매이느라 애꿎은 사람이 피해를 입어야 했다. 무능한 선조. 궁핍한 백성들. 이런 나라가 근근히 이어가 조선왕조 500년을 이어갔다는 것도 신기하고 그 와중에서도 빛나는 발명품과 예술작품들이 나올 수 있는지. 이 책은 인물에 대한 포장은 배제하고 속 시원하게 까발리고 있어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조선왕조의 태생적 기초를 닦고 찬란하게 꽃피운 세종대왕을 지나 2편에서는 답답하고 난감한 시대라 조선 패밀리의 활극이란 부재가 잘 어울린다. 중종부터 광해군까지를 1, 2부로 나뉘어서 만든 이 책은 역사는 소통이라는 추천사의 말처럼 역사에 대해 흥미를 갖게 하기엔 충분했으리라 본다. 작가의 의도가 맞다면 조선과 톡하도록 하기 위해 책을 이렇게 젊은 세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것 같다. 기성세대에겐 당혹스런 책 구성이 될 수 있겠지만 요즘 세대에겐 익숙한 컨텐츠이기에 거부감없이 그 감각으로 역사를 받아들일 수 있기 떄문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신채호 선생님의 말처럼 어렵고  지루하게만 느껴지는 역사를 전세대가 아우러서 그 시대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독특한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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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면서 응답받는 감사기도 - 주님과 함께하는 라이팅북
유성준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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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관련 책들이 작년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다. 요즘 시대는 노트 위에 글을 쓰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거나 스마트폰으로 카톡하기 바쁘다보니 글을 쓸 일이 잘 없는 것 같다. 공부를 하거나 세미나를 들으면서 받아적을 때를 제외하고는 그렇게 잘 쓰던 글쓰기 실력이 점점 악필로 변질되는 것 같다.



<쓰면서 응답받는 감사기도>도 마찬가지로 유명한 기도문을 그대로 옮겨적는 책이다. 16년 전인가? 마태복음부터 차례대로 성경을 필사한 적이 있는데 매일매일 그 작업을 반복한다는 것이 보통 정성과 노력이 아니면 힘든 일이었다. 한 글자씩 틀리지 않게 눌러 쓰는 일에도 마음이 다해야 하기 때문에 필사에 대한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책에 나온 감사기도를 읽는 것만으로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낀다. 이 책은 읽어도 좋고 필사해도 좋으며 낭독하며 읽어도 좋은 책이다. 총 125편의 글이 실려있어서 이 안에 감사, 은혜, 평안, 기쁨, 사랑을 모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다 마음이 깨지고 아플 때나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조용히 묵상하듯 기도를 드리자. 



비록 글씨는 비뚤비뚤하게 날려서 썼지만 글을 여러 번 곱씹다보면 가슴 깊이 전해오는 감동이 다른 책에서 느낄 수 없는 진심이 전해온다. 내 손으로 직접 쓴 글 위에 더하여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틈날 때마다 조용히 글을 쓰면서 응답받는 기도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마운 책이며, 일부러 시간내서 기도를 드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을 책인 듯 싶다.



우리는 일상의 늪에 갇혀 자신을 돌볼 여력이나 여유가 없이 살아가는 것 같다. 필사를 할 때는 오로지 나에게만 허락된 시간이다. 누군가의 지시나 의무감으로 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지는 시간인 것이다. 지금 내게 등불처럼 빛이 되는 기도, 잠시 어긋난 길을 갔어도 다시 되돌아올 수 있게 하는 그 힘이 되어 주는 기도. 하루에 한 페이지씩 써도 좋고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필사하다보면 어느새 근심이나 걱정을 덜어낼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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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도서관 - 황경신의 이야기노트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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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가지 진실된 이야기와 순수한 거짓말들이라는 부제로 된 책 <국경의 도서관>. 처음에는 책 제목에 이끌렸는데 알고보니 이 책은 38가지 단편들을 모아놓은 단편소설집이었다. 이 책은 <생각이 나서>의 작가 황경신의 이야기노트로 같은 선상에서 <초콜릿 우체국>에 이은 두 번째 단편소설집인 셈이다. 38가지나 되는 단편들이라서 읽는 호흡은 짧아서 좋은데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다보니 깊게 빠져들지는 못했다. 아마 제목에 혹했다면 도서관에 대한 책이 아니라는 점에 실망할텐데 단편만으로 놓고 보면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갖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그 짧은 이야기에 살이 붙어서 중편이 되고 장편이 되니까 작가는 단편을 쓸 때 그 이야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나비와 바다의 놀라운 인생"은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거짓말같은 이야기다. 일단 같은 성을 쓴데다가 이웃사촌이다. 엄마가 서로 가깝게 지내다보니 자연스레 둘 간의 경쟁이 붙었다. 남자와 여자라는 성별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세웛이 흘러 대학생이 될 때쯤 이들은 우연히 소개팅 자리에서 만나게 된다. 그 후로 연인관계로 발전하여 결혼에 성공한다는건데 단편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다. 아니면 <서프라이즈>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읽다보면 어디부터가 픽션이고 논픽션인지 모르겠다. 그걸 따질 겨를도 없이 읽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하나하나 보면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들이다.


전체 스토리라인을 그려가면서 읽는 편이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은 단편적인 구성 밖에 힘을 실을 수 없다. 그래서 그랬다더라 정도여서 작가가 구상한 이야기들을 개략적으로 소개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단편이라기엔 38편이면 너무 많이 책에 실었다. 사랑 이야기만 실린 것도 아니고 이별, 에피소드, 이상한 경험 등 주제는 다양하다. 워낙 예쁜 표지와 황경신 작가가 쓴 책이기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 독자들도 많을 것 같다. 이 책은 에세이를 다룬 책이 아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존재하며 그 이야기들 속에서 상상력을 키울 여지는 존재한다. 그 동안 작가는 이야기 노트를 통해 이를 반복해왔던 것 같다. 대부분의 부제는 몇 가지의 진실된 이야기와 순수한 거짓말이라는 부제를 달았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대중교통로 이동할 때나 자투리 시간에 읽기에는 제격이라 어디서든 간편하게 읽기에는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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