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의 올해 첫눈은 11월 26일에 내렸다. 벌써 며칠전이다.
출발 전부터 눈발이 날리긴 했지만 과수원에 가보니 이런 형국을 하고 있었다.
할 일이 많았은데 입이 딱 벌어지면서 이게 첫눈인가, 잠시 내 눈을 의심해야만 했다.



추우면 손발부터 마비가 되는 체질이라 양말을 세 개나 신었는데도
언발을 녹이는데 한참이 걸렸다. 이날 점심으로 동량면 농협 앞 식당에서 순대국밥을 먹었다.
연탄 난로가 있었고 고객주의사항(?)이라고 써붙인 대자보 글씨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낮부터 소주를 마시는 내 또래의 남자들과 눈이 마주쳤는데 남편만 없었다면 그이들이 나에게 한잔 하겠수? 권할 태세였다. 뭔가 딴마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부럽게 쳐다본 게 분명하다.
오늘은 12월 3일. 올들어 두번째 눈이다.
아침에 베란다 문을 열고 남동쪽 방향을 향해 시선을 돌리니 이런 풍경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