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도 깊었고 해서
달랑 사진만 올리고 나가려했으나..
웬 벌목이냐?
톱으로 무슨 짓을 한 거냐?
베어진 저 나무는 대체 무슨 죄냐?
......
뭐 이런 질문이 쇄도할까봐..(과대망상:)
몇 자 적습니다.

원래는 산이었는데 비탈을 개간하고 정비하여 사과나무를 심었으니 사실상 산의 일부에 속해있는 과수원이라고 봐야겠죠.
그러다보니 산과 과수원의 경계선상 즈음에 작은 길이 나 있답니다. 그런데 그 곳에 덤불들이 자라고 나무들도 남향으로 고개를 틀다보니 통행에 어려움을 겪게 되어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늘 생각했(지만은 않았)어요. 작년 여름엔 하도 우거져서 거짓말 좀 보태면 거의 밀림 탐험 하는 것 같았다니까요. 그래서 오늘 큰맘 먹고 톱을 휘둘렀습니다.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잠바색깔이 거의 보호색 수준) 생명체가 저의 남친이라는 건 하나마나한 소리.
제가 저 큰 덩굴나무랑 슬래셔 무비를 찍을 동안 제 남친은 뭘 하고 있는지,
알아맞히는 분께 이벤트 열어서 선물이라도 드리고 싶네요.^^

이 나무는 사과나무의 대과지에 해당하는 부위인데 중과지를 정리하고 보니
잘린 단면의 색깔이 조금 달라서 신기한 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