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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다이 시지에 지음, 이원희 옮김 / 현대문학 / 2005년 4월
평점 :
도서관에 마침 있길래 얼른 빌려왔다.
다른 읽어야 할 책들 제치고 읽어야 할 정도로 술술 읽혔다. 정말 보기 드물게 만만한 분량도 한 몫 했지만
읽는 내내 이게 웬열? 하는 기꺼움과 기특함으로 나를 긍정하게 된 것만으로도 이 책에 감사한다.

뤄가 탄광에서 일하던 중 말라리아에 걸려 고생할 때의 장면에서 끄억 하는 울음이 올라왔다.
밤중에 이도 안딱고 세수도 안한 얼굴로 이불 속에 처박혀 눈물을 찍어내던 엊그제 내 모습이 떠오른다.
남편도 나란히 옆에 있었는데 왜 그러느냐고 할까봐 눈치가 보여서 혼났다.
(소설나부랑이 읽으면서 질질 짜는 걸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아주 못된 남편이다)
모든 장면장면이 흡족했다. 아름다운 소설이 아닐 수 없다.
다음은, 고담이의 만행을 고발할 차례.



잠깐 책을 펼쳐놓은 채 자리를 비운 사이, 책살피 끈을 잘라 놓았다.
호시탐탐 저 빨간 끈에 눈독을 들이더니 결국 저지래를 하고 말았다.
잘못한 걸 아는지(혼낸 것도 없다. 그냥 좀 당황해서 깜짝 놀란 소리를 냈을 뿐) 저렇게 고개를 외로 틀고 있다.
공공기물 파손죄에 해당하는 바, 고담이 얘가 그랬어요 전 아무 잘못 없어요 할 수도 없고 대출자 도리로서 응당의 책임을 져야하는데 난 이제 어떡하나. 잘려나간 저 끈은 온데간데 없고..(사실 아무 생각없이 버렸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