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 마구잡이로 쌓여있는 전지목을 치우는 요령을 요즘에 와서야 좀 터득했다. 낫이나 톱으로 말끔하게 다듬어서 가지런히 정돈한 다발을 끈으로 묶어 꼭대기 산자락 언저리 쌓아두는 것이 가장 표준에 가까운 정석이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이런 식으로 하다간 썩은 고목에 싹이 움트기를 기다리는 것이 차라리 덜 지루하다. 이 표준방식의 최대난점을 이미 경험한 바 있는 나로서는 절대 이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럼 어떻게? 한마디로, 과정은 무시하고 오직 궁극의 목적에만 포커스를 맞추자는 것이다. 궁극의 목표지점, 그건 바로 전지목을 치우는 일. 오직 치우기만 하면 된다. 치우는 데 있어서 얼마나 가지런히 얼마나 근사하게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 난 얼마전부터 틈날때마다 산 언저리의 덤불들을 정돈하고 칡넝쿨로 뒤덮인 자잘한 나무들을 베어내어 그 일대를 거의 평지에 가깝게 터를 닦아놓았다. 말하자면 덥수룩하게 얼굴을 덥고있던 앞머리를 시원하게 올백으로 밀어서 이마를 훤히 드러낸 격이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