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스쿨버스 11 - 아널드, 아인슈타인을 만나다 신기한 스쿨버스 11
조애너 콜 지음, 이강환 옮김, 브루스 디건 그림 / 비룡소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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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학교 도서관에 가 보면 가장 너덜너덜하고 아이들이 쉴 새 없이 왔다갔다 하는 서고가 바로 스쿨버스 시리즈가 있는 곳이다. 거의 대부분이 허름하게 꽂혀 있다가 방학을 전으로 대출 금지기간일 때 그러니까 그동안 빌려갔던 책들이 모두 도서관으로 돌아오는 때가 되면 책꽂이에 빽빽하게 꽂혀 있어서 전과 대조를 이룬다. 도대체 아이들은 왜 그렇게 이 책을 좋아하는 것일까. 물론 우리 아이도 예외는 아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올 때면 빠지지 않고 끼어 있는 책이 바로 이 시리즈니까.

그러나 읽어 줘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아주 괴로운 책 중 하나다. 어느 것을 먼저 읽어 줘야 할지 난감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어떤 때는 귀찮아서 말풍선이라도 슬쩍 넘길라치면 아이가 바로 소리지른다. '엄마, 여긴 왜 안 읽어.'라고 말이다. 짜슥 그럼 지가 읽을 것이지... 그러기에 간혹 협상을 한다. 오늘은 본문 글만 읽는다던가 이번에는 말풍선과 그 옆에 있는 글만 읽는 식으로. 아이와 함께 읽다 보면 새록새록 재미를 느끼고 궁금증이 풀리는 것 또한 이 시리즈의 특징이다. 어려운 용어나 이론을 아이들 눈높이에서 쉽게 설명을 해주니 덩달아 나도 이해가 잘 된다.

이번에는 아인슈타인을 만난단다. 항상 책을 펼치자마자 하는 일이 프리즐 선생님의 옷을 살피는 일이다. 왜냐... 바로 거기에 해답이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모험을 떠날지 그 옷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 이번에 입은 옷은 변기며 샤워기 수도꼬지 등이 그려져 있는 노란원피스다. 아인슈타인을 만난다니까 과학과 관련된 것일테고 이런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것은 발명과 발견에 관한 이야기인가 속으로 생각하며 하나씩 읽어내려간다.

그렇다. 이번에는 과학과 관련한 이야기다. 그러나 과학자들을 중구난방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분야에서 활약한 사람들을 비교할 수 있게 차례로 이야기한다. 코페르니쿠스에서 갈릴레이를 거쳐 뉴턴까지 지구와 우주에 관한 이론을 발견하고 발전시킨 과학자들을 직접 만나며 아이들과 여행한다. 게다가 이번에는 그 말도 안 되는 고물 스쿨버스(우리가 보기에는 만능 스쿨버스건만 아이들은 고물이란다.)가 아니라 더 말이 안 되는 종이버스를 타고 말이다. 사실 글이 적다고 할 수 없는데도 아이는 끝까지 잘도 듣는다. 그러면서 아인슈타인은 도대체 언제 나오느냐며 기다린다. 드디어 아인슈타인이 나오자 살았던 연대를 슬쩍 보더니 오래 전 사람이 아니라며 신기해 한다. 하긴 나도 아인슈타인 하면 20세기에 살았던 인물이라고는 전혀 믿기지 않으니 아이들은 오죽할까.

이렇게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면 맨 마지막에 나오는 독자들이 보낸 재미있으면서도 환상에서 깨어나게 만드는 편지를 기대하고 넘겼는데 이번에는 좀 다르다. 과학자들이 각자 작가에게 불만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충고를 하기도 한다. 거기다가 작가들은 그들의 말을 듣는 것을 거부한다. 책을 고치기에는 이미 늦었다며... 책을 덮으며 아이에게 얼마 전에 조애너 콜과 브루스 디건이 우리 나라에 왔었다고 하자 아직도 살아있냐며 의아해한다. 그리고 아쉬워한다. 보고 싶었다면서. 사실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 지레 포기했는데 아이가 너무 아쉬워하니 나까지 후회가 된다. 좀 힘들더라도 가 볼 걸 그랬나 싶은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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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양장) I LOVE 그림책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버나뎃 로제티 슈스탁 글,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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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보면 매 순간 가장 힘든 것 같아서 빨리 자라서 이 시기가 지났으면 하고 바란다. 그러나 육아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 때가 가장 좋은 시기라는 말을 하곤 한다. 뭐 그냥 할 말이 없으니까 하는 말이려니 생각했건만 지나고 나니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육아 후배에게 내가 해 줄 말도 그 말밖에 없음을 깨닫는다. 나도 아이가 어렸을 때 너무 힘들어 하며 키웠는데 지나고 보니 다른 아이들에 비해 수월하게 키운 것임을 알았다.

아이가 가장 예쁘고 사랑스럽고 무엇을 해도 용서가 될 것 같은 시기가 언제일까. 아마도 서너살 때가 아닐까. 물론 미운 네 살이라고 해서 자아가 생기며 말을 안 듣기 시작하지만 그래도 그 시기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마치 이 책의 아이처럼...

표지에서부터 사랑이 물씬 배어 나온다. 배를 볼록하게 내밀고 있는 아기. 그러면서도 곰 인형을 예쁘다는 듯이 들고 있는 모습이란... 책장을 넘기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소중하고 사랑스런 우리 아가에게'라는 말로 시작이 된다. 아가에 대한 찬사는 그 어떤 말을 해도 부족함을 느낀다. 삐뚤빼뚤한 글씨체로 간단하게 표현되어 있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사랑은 무한하다. 아가의 머리 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웃어도 예쁘고 울어도 예쁘고, 말썽을 부리거나 심술을 부릴 때도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언제까지나... 영원히...

별다른 배경도 없이 단순한 선으로 아가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며, 그와 함께 아가가 들고 있는 곰인형이 그대로 아기를 따라한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모른다. 하긴 심술을 부리는 모습이나 말썽을 부리는 모습은 또 어떻고. 슬퍼하는 모습이나 기뻐하는 모습을 어쩜 그리 잘 표현했을까. 마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아기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기분이다. 귀엽고 천진하고 순수한 영혼을 가지고 있는 아기의 모습과 짤막하지만 모든 부모의 마음을 통째로 담은 듯한 글이 어우러져 읽는 어른들을 감동하게 만든다. 아마 아이들은 이 책을 보면 자신이 무척 사랑받고 있음을 다시금 기억하지 않을까 싶다. 좀 큰 아이라면 나도 이랬구나를 느낄테고. 그러면서 가끔 엄마가 혼을 내도 미워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겠지.(이건 순전히 부모의 바람이다.) 그런 이유로 아이들이 조금 컸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조카에게 선뜻 선물로 못 주겠다. 언제까지나 간직하고 싶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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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햄스터 이야기 보물창고 1
플로랑스 데마쥐르 지음, 이효숙 옮김, 베르나데트 퐁스 그림 / 보물창고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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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자 눈물겨운 노력을 한다. 물론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도 책을 좋아해서 걱정하지 않는 부모도 있지만, 아직도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고 걱정을 한다. 요즘처럼 책을 많이 읽어야 나중에 공부를 잘 하게 된다는 말이 떠도는 시절에는 더더욱 고민이다. 어떻게 해야 책을 좋아하게 될까... 책을 잘 읽는 것은 둘째치고 일단 좋아해야 '읽어야 할 책'을 읽을 수 있을 테니까 우선의 목표는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된다.

아이들 책을 보면 책과 관련된 책이 의외로 많다. 뭐... 부모의 사랑이나 가족을 다룬 책보다는 적겠지만 말이다. 때론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책의 중요성 내지는 좋은점을 은연중에 이야기하고자 한다. 책을 싫어하던 아이도 책의 묘미에 빠지고 나면 다음부터는 책을 좋아하게 된다는 류의 이야기들이 유난히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다면 이 책은... 아마도 후자에 속하지 않을까.

많은 아이들이 키우고 싶어하는 햄스터가 주인공이다. 책을 좋아하는 샤를-임마뉘엘은 언제나 무리에서 벗어나 혼자 책을 즐겨 읽는다. 인간 세상에서도 그렇듯이 이렇게 자기만의 세계에서 책을 읽고 사색하는 존재는 왕따를 당하기 쉽다. 샤를-임마뉘엘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아니 어울릴 시간이 없어서 못 어울리고 늘 책만 읽고 있다. 친구들 입장에서는 아주 재미없고 특이한 친구도 비친다. 그래서 틈만 나면 놀리고 귀찮게 하고 심술도 부린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아는 것이 많은 존재가 꼭 필요할 때가 온다. 샤를-임마뉘엘이 떠나면서 쓸만한 책을 몽땅 집어들고 가자 책방 주인이 햄스터가 좋아하는 먹이에 독약을 넣어서 놓아둔 것이다. 혹여 사람이 먹을까봐 글씨로 절대 먹지 말라는 경고 문구와 함께... 그러나 글씨를 모르는 햄스터들은 뭔가 이상한 것은 눈치채지만 확신을 못 하기에 급기야 샤를-임마뉘엘을 찾으러 간다. 샤를의 도움으로 그것이 독이 든 것임을 알게 된 햄스터들은 이제는 그의 집에서 머물다가 글까지 배우고 더 나아가 글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된다.

책 읽는 즐거움이라... 어른들이 아이에게 알려 주고자 하는 것이 바로 그거다. 억지로 읽는 것 보다 좋아서, 즐거워서 읽으면 훨씬 능률적이고 기억에도 오래 남으니까. 어른들은 아이들이 책을 읽음으로써 간접 경험을 하고 책 속에서 무언가를 얻기를 기대하며 책을 내밀지만 그럴수록 아이들은 주춤주춤 뒤로 물러날 뿐이다. 책에서 샤를의 친구 햄스터들처럼 자기들 필요에 의해서 그리고 스스로 소중함을 느낄 때만이 더욱 가치있고 즐거운 책읽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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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나의 발견 방법서설 나의 고전 읽기 6
김은주 지음, 이해정 그림, 르네 데카르트 원저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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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다닐 때 열심히 외웠던 철학자들... 그때는 누가 무슨 말을 했고 내지는 누구는 무슨 학파인지만이 중요했다. 그들의 말이 지닌 의미나 어째서 그런 이론이 나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무식하게 공부를 한 것이다. 그러나 과연 지금 다시 돌아가서 공부를 한다면 이상적으로 그들의 저서를 읽어가며 '제대로' 공부할까... 글쎄 그에 대한 대답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아니 자신이 없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공부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하고자 할 때만 위력을 발휘한다는 말을 요즘 실감하고 있다. 요즘은 닥치는 대로 과학이나 철학 등 학교 다닐 때 등한시했던 분야를 찾아서 읽고 있으니 말이다. 만약 그 책들을 읽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거나 시험을 봐야 한다면 지금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으리라 본다.

사실 몇 년 전에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읽어 보고자 시도했던 적이 있다. 물론 앞부분만 읽고 아직도 책꽂이에 꽂혀서 읽어야 할 목록에 들어 있다. 하지만 이번에 본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은 다 읽었다.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야 어찌됐든 일단 마지막 장을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 사실 철학에 관한 강의를 조금 듣고 언젠가는 철학자들의 책을 하나씩 읽어 보리라 마음 먹은 적이 있었다. 그것이 실천이 안 되어서 그렇지...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읽었다. 그것은 내게 있어서는 대단한 발전이요 진일보한 것이다. 한때는 등한시 했던 분야지만 삶을 살아가면 갈수록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바로 철학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있는 중에 만난 책이라 더 값지게 다가온 것일까. 여하튼 재미있고 의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데카르트의 책을 읽고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 내려간 덕분인지 이해하기가 한결 수월했다. 문체도 간단 명료해서(의미가 그런 것은 아니다.) 단어 뒤에 숨은 뜻을 찾으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을 조금씩 인용해 가면서 설명해 주고 때론 그의 삶에 대해 고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인물에 대한 이야기와 그의 저서를 병행해서 읽는 느낌이었다. 그러기에 더 이해하기가 쉬웠는지도 모른다. 만약 오로지 책만 가지고 설명을 했다면 데카르트에 대해 무지한 나 같은 사람은 감이 잡히지 않았을 것 같다.

비록 행동가도 아니었고 나서서 자신의 이론을 설파하지도 않고 책도 조심스럽게 집필할 정도로 어찌보면 소심했던 데카르트지만 그의 위력은 대단했다. 자신이 의도했든 안 했든 서양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장본인이 되었으니 말이다. 아니 지금까지 그 위력은 유효하다. 종교에서 과학을 분리한 것이 굉장한 사건이었듯 신을 인정하면서도 인간을 신에게서 독립시켜 결국은 이성으로 과학을 성찰하게 만든 그의 업적은 당시로서는 대단한 것이었다. 지금이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지만 당시에는 엄청난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원래의 '방법서설'은 자서전 형태로 되어 있다고 하니 다른 철학자들의 책보다는 쉽다고 한다. 허나... 이 책도 어느 부분에서는 몇 번씩 읽어야 하는데 과연 원래의 책을 (내가)소화할 수 있을까. 그래도 언젠가는 뒤에 알려준 책들을 읽어보고 싶다. 저자는 친절하게 마지막에 '더 읽을 책들'을 소개해 주고 있으니 말이다.

데카르트가 말한 생각이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생각'이 아니다. 무엇이든지 의심하고 다시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것 그것이 바로 데카르트적인 생각이 아닐까. 무지의 상태란 단지 지식이 없거나 멍하니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 상태만이 아니라 관습의 틀 내에서 기계적으로 사고하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 마지막 말이 왜 내겐 요즘의 세태를 나타내주는 말로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언제부턴가 정반합의 기능이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오직 정만을 취급하고 보려 한다. 관습의 틀... 보수와 진보. 아니 차라리 보수라면 낫겠다. 보수가 아니라 수구라서 문제지. 데카르트적인 '생각'을 하다 보면 눈앞이 환해지는 어떤 길이 나타나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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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보인다, 나의 특별한 실험책 - 자연의 아이들
라이너 쾨테 지음, 이자벨레 딘터 그림, 김영귀 옮김 / 풀빛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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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학교 다닐 때 그리고 지금의 우리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하기 싫을 때 하는 말이 '이걸 왜 배워야 하는데?' 또는 '이걸 배워서 써 먹을데도 없다.'는 말이다. 수학을 배워서 어디다 쓰고 과학을 배워서 어디다 쓰는지 참... 의아했었다. 물론 지금은 그런 우매한 질문을 하지는 않는다. 대신 우리 아이들이 할 뿐이다.

돌이켜보면 학교 다니면서 수동적으로 지식을 습득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도처에 널려 있는 것들이 온통 과학이고 수학적인 현상이건만 그걸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나마도 이런저런 현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원인을 생각해 보려고 애썼던 계기가 바로 아이들이 질문을 하면서부터였다. 하늘이 왜 파랗게 보이는지, 왜 비누를 쓰면 때가 잘 빠지는지, 왜 비가 내리는지 등 그냥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어느 순간 굉장한 과학적 지식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무척 궁금해서 질문을 하는데 정작 그에 대한 답은 해줄 말이 없었던 것이다. 그 때부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조금씩 의심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 대단한 과학적 지식이 생긴 것도 아니다. 단지 호기심이 늘었다는 것 뿐.

과학이라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하지만 무작정 외우려고만 하며 그처럼 힘든 것도 없다.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외워야 한다는 것은 고문이다. 그러나 다행히 요즘은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이다. 하드커버로 되어 있고 판형도 커서 처음에는 그림책 정도로 생각했는데 책을 펼치는 순간 그렇게 간단하게 볼 책이 아님을 알았다. 설명도 차근차근 잘 해 놓았고 실험 방법도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 게다가 실험이 모두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로 되어 있어서 손쉽게 따라할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대개의 실험이 도구가 있어야 하고 특수한 약품이 있어야 해서 마음 먹었다가도 포기하기 일쑤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수확이다. 특히 '똘똘이의 한 마디' 부분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 줘야 할까 머릿속에서 맴돌기만 하던 말들이 이렇게 정리되어 있으니 말이다.

차례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큰아이의 과학책이 떠오른다. 그러고보니 이번에 물에 대해서도 배우고 달에 대해서도 배웠던 것 같던데... 물론 식물에 대한 것도 배웠고. 그런데 대부분의 것을 무작정 외우려고만 했으니 아이의 고충이 오죽했을까. 이제부터라도 이 책에 나와 있는 간단한 실험부터 해 봐야겠다. 둘째가 과학자가 되고 싶다며 하도 현미경 타령을 해서 사 놓고는 지금까지 몇 번 꺼내보지도 않았다. 이 기회에 현미경도 잘 활용해 보고 또 마지막에 나와 있는 눈에 대한 것도 다시 한번 봐야겠다. 이것은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겨울 밖에 없는데 지금이 바로 그 때다. 지금 놓치면 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하니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눈이 오면 아름다운 눈 결정도 보고 실험도 해 봐야겠다. 요즘 밤마다 둘째에게 조금씩 읽어주고 있는데 방학이 되면 실험도 해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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