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와 래고 -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시읽는 가족 2
이옥용 동시집, 최정인 그림 / 푸른책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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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책 리뷰를 쓸 때면 항상 반성문으로 시작한다. 워낙 시라는 것을 접해보지 않았을 뿐더러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접해줄 생각을 하지 않았고, 그래서 아이들도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에까지 미치면 반성문을 피해갈 수가 없다.

처음에는 읽고 싶은 만큼만 읽을 요량으로 책을 펼쳤는데 조금만 조금만 하며 넘기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까지 다 읽었다. 시라는 것이 어찌 보면 그다지 어려운 것도 아닐 텐데 괜한 선입견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친구 생일 선물을 정성스럽게 준비했지만 차마 떨려서 보내지 못한 시를 읽으니 소심한 둘째가 떠오른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말이다. 가끔은 은근한 풍자를 하는 시들도 있고 때로는 웃음짓게 만드는 시들을 읽자니 이 시집을 읽는 각양각색의 아이들이 각자의 감흥대로 느끼고 받아들이겠구나 싶다.

생물이건 무생물이건 모든 것에서 느끼는 것들을 적어 놓았다가 다듬어서 시를 만든다는 시인의 글을 읽으니 앞에서 읽었던 시들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냥 잠깐 스치는 생각일 수도 있고 며칠씩 가슴에 남아 있던 것들도 있으리라. 우리는 그것들을, 시인이 힘들게 내놓은 것들을 쉽게 눈만 움직이며 얻어가는 것이고. 그래도 마음에 무언가가 남으니 그것으로도 시인은 기뻐하리라 위안을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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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시간 만세 - 3학년 2학기 듣기,말하기,쓰기 수록도서 시읽는 가족 6
동화읽는가족 초대시인 동시집, 안예리.임수진 그림 / 푸른책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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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시인들이 함께 펴낸 시집을 읽을 때면 항상 느끼는 게 있다. 각각의 시인들마다 색깔이 다르다는 점. 그런 시집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런 게 느껴진다. 굉장히 많은 시인들이 참여해서 펴낸 이 책을 읽고 있자니 어떤 시에서는 정곡을 찌르는 아픔이 느껴지고 어떤 시에서는 지긋한 눈으로 바라보는 게 느껴지기도 한다.

유은정 시인의 <가위>라는 시를 읽으며 얼마나 뜨끔했는지 모른다. 이건 아마도 어른인 나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지 아이들은 별로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내게는 너무도 공감가는 시던데... 그렇다면 이건 역시 어른이 아이에게 주는 동시가 맞다는 얘긴가?

유희윤 시인의 <산골 길>이라는 시에서는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선행을 베푸는 푸근한 시골 노인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길을 가로질러 뻗어가는 칡넝쿨을 산으로 걷어 올리는 모습을 보며 괜히 심술이네라고 생각했다가 조금 후에 트럭이 지나가는 모급을 보며 성급한 내 판단이 얼마나 부끄럽던지. 그러나 이것은 시골의 정취를 아는 사람만이 이런 것을 느끼지 않을까. 요즘 아이들은 칡넝쿨이 뭔지도 모를 뿐더러 그게 어떻게 생장하는지도 모른다면 이 시는 별 의미없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하긴 어디 시뿐이겠나. 모든 것은 자기가 보고 경험한 범주에서 느끼는 것이긴 하지. 그러기 위해 아이들에게 경험을 많이 시켜주라고 하는 것일 테고. 

특히 내가 이 시에 필이 꽂힌 이유는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교육청 입구를 지나다보면 길로 칡넝쿨이 뻗어내려와서(워낙 산을 깎아 지은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어떤 때는 그냥 지나가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미안한 마음에 비켜가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이 할아버지도 그런 마음이 들었던 것은 아닐까. 나는 이런 시들에 감동했는데 아이들은 어떤 시들에 감동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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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전자 - 어른이 되기 전에 먼저 펼쳐보는 세상 그루터기 1
안도현.엄홍길.안도현 외 지음 / 다림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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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글쓴이들의 쟁쟁한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그런 이름들이다. 이거 어린이용 책인데 너무 무거운 이야기만 하는 거 아냐라는 선입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아무리 살펴봐도 동화작가는 한 명도 없지 않은가. 그러나 책을 읽는 순간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흔히 현재 어느 정도 위치에서 소위 성공했다고 할 만한 사람들은 언제나 낭만적이고 만족스런 삶을 살았을 거란 생각을 한다. 그리고 시련도 없었을 것이고 만약 시련이 있다 해도 멋지게 극복했을 거라 믿는다. 물론 극복을 했고 더 좋은 기회로 활용했다는 말은 맞지만 우리가 생각하듯이 언제나 당당하게 맞서 싸웠다고는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너무 좌절해서 포기하고 싶은 경우도 있고 비겁하게 슬쩍 피한 적도 있지 않을까. 어차피 사람이란 모두 비슷하니까.

세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모두 다른 사람이 각자의 이야기를 한 것이라서 각각의 글들이 전혀 새로운 느낌이었다. 첫 번째 이야기를 읽을 때는 현재 아이들에게 직접 이야기 해주는 투로 전개되는데 그 다음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잔잔한 수필이다. 지금은 자신의 분야에서 한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는 사람들도 한때는 어려움을 겪었고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았으며 좌절과 방황했다는 것을 과장이나 미화하지 않고 보여준다. 

다만 글쓴이들이 모두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라 그런지 어린 시절을 이야기할 때 현재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이야기를 해서 과연 요즘 아이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가 약간 걱정이긴 하다. 하긴 직접 그 상황을 겪지 않았다고 공감할 수 없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가족에 대한 것을 읽으면서 나도 괜히 가슴 뭉클함을 느낀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어쩌면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읽으며 더 가슴 찡한 감동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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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도롱씨의 똑똑한 세계 여행 - 6대륙에서 배운 삶의 지혜
명로진 지음, 김명호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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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여행을 무척 좋아한다. 지금은 여러가지 여건 상 국내 여행을 다니지만 기회가 된다면 해외여행을 가급적 많이 하고 싶다. 아무래도 여기와는 전혀 다른 곳에 가면 그곳이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든 훨씬 못 사는 나라든 많은 것을 느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남편과도 의견일치를 본 부분이라서 기회만 엿보고 있다. 그러나 역시 현실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둘째는 요새 언제 해외여행 갈 거냐고 틈만 나면 조른다. 올 봄에 가려다가 여차여차해서 못 가고 가을엔 꼭 가자고 했는데 그 약속은 꼭 지키려 한다.

대개의 여행에 관한 책은 해당 나라에 가서 멋진 광경을 보여준다거나 유적지를 돌아본 느낌을 적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 책은 다르다. 물론 유적지나 그 나라에서 유명한 곳을 찾아가긴 하지만 그것은 여정 중에 있는 하나의 관문일 뿐이지 그곳에 초점을 맞추진 않는다. 대신 그곳에서 만난 사람에게 집중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람으로부터 느낀 감정으로 잔잔하게 마무리한다. 중간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나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로 싱거운 사람처럼 느껴지게 하고는 마지막에 그런 감성적인 이야기를 하니 자못 의외다.

저자가 다닌 많은 나라 중 여섯 대륙에서 한 두 나라만 뽑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야기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저자 자신이 아니라 분신인 펜도롱 씨다. 그러나 서문에서 저자는 아이가 있다고 했는데 펜도롱 씨는 총각이라니 저자와 펜도롱 씨를 완전히 일치시키지도 못하겠다. 그렇다고 전혀 다른 인물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펜도롱 씨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자꾸 저자의 목소리를 찾으려고 둘러보곤 한다. 이런 구성은 자칫 독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구조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저자가 직접 나서서(아니면 저자와 동일한 캐릭터라도) 이야기를 했더라면 훨씬 몰입하고 신뢰할 수 있었을 텐데. 그래도 지금까지 사람들이 다니는 여행과는 색다른 부분을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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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고 놀토 초등 체험학습 - 깔깔마녀와 함께하는 놀이체험학습
신재현.황미용 지음 / 책생각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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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토가 어느 정도 정착을 하면서 서서히 꾀가 난다. 처음 실시될 때는 평소에 시간 내기 힘들었던 곳을 찾아다니느라 집에 있던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젠 아이들도 커서 돌아다니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도 있지만 나도 지쳐서 되도록이면 가까운 곳에 다녀오고 만다. 하지만 별 하는 일 없이 보낸 저녁이면 심란하고 허무해져서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리라 마음먹고 있던 차였다. 

요즘은 체험학습 관련 도서가 많이 나와서 도움을 받곤 한다. 특히 어디를 가야 할지 잘 모를 때 그런 책을 보면 도움이 된다. 이 책도 그런 책의 한 종류라고 생각했는데 펼쳐 보니 약간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알겠다. 우선 여타의 책들은 나들이를 '떠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꼭 떠나지 않아도 그야말로 놀토에 부담없이 할 수 있는 '활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집에서 음식을 만든다거나 뒷동산에 올라가 나무랑 노는 것 등 시간이 안 맞는 가족 구성원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다른 활동보다는 훨씬 부담이 덜 하다. 어찌보면 이걸 거창하게 체험학습이라고 이름 붙일 정도가 될까 싶은 것도 있으니 정말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때로는 평소에 했던 것들도 있으니 조금은 위안을 삼을 수도 있다.

무슨 활동을 할까 찾으며 책장을 넘기다 전기놀이를 보자 눈길이 멎었다. 작년에 아이가 이것 때문에 한참 헷갈려 했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실은 나도 정확히 모르는 부분이다. 그래서 과학 기자재를 파는 사이트 정보를 보고 당장 전기놀이에 필요한 재료를 주문했다. 그것들이 오자마자 아이들을 불러다 놓고 직렬과 병렬에 대해 실험을 하기 시작했다. 마침 퇴근하던 남편도 합세를 해서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실험에 몰두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러나 당시는 실험에 열중하느라 사진 찍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후에 아이와 다시 한번 할 때 간신히 찍었다.


지난번에 오렌지 전기 실험은 했었기에 전지의 직렬과 병렬을 실험하기로 했다. 건전기끼우개와 건전지, 전구, 전선 등을 준비했다. 광케이블도 사긴 했는데 몰렉스 케이블이 없어서 할 수가 없었다. 


가운데 있는 것이 전지 하나에 전구 하나인 기본 밝기다. 왼쪽은 전지 두 개를 병렬로 연결했고, 오른쪽은 전지 두 개를 직렬로 연결했다. 불을 밝혀 보니 확실히 직렬이 밝았다. 즉 병렬은 전지 하나만 사용한 것과 같은 밝기였다. 큰 아이는 이미 배운 것이라서 쉽게 이해하는데 작은 아이는 아직 이름이 낯선지 자꾸 잊어버린다. 그래도 나중에 배울 때 훨씬 이해가 쉽겠지. 다음엔 전구의 직렬과 병렬을 실험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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