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글쓰기 - 뉴베리상 수상 작가가 들려주는 글쓰기 비법 30가지
카슨 레빈 지음, 김연수 옮김, 백지원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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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원래 글쓰는 것과 전혀 무관한 분야에서 일을 하다가 어찌어찌 그쪽 분야 언저리에서 기웃거리게 되었다. 그런데 요즘 부쩍 느끼는 것은 글은 쓰면 쓸수록 늘더라는 점이다. 워낙 재주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어느 정도 임계점에 다다르면 평행선을 달리게 되지만(요즘이 그 시점인 것 같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라면 글쓰기 실력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래서 딸에게도 내 경험을 그대로 이야기해 주곤 한다.

글쓰기를 도와주기 위한 책들이 많이 나와 있다. 대부분이 피상적이고 뻔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어서 그냥 지나치곤 하는데 이 책은 의외로 마음에 쏙쏙 들어왔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라지만 오히려 내가 더 공감하며 읽었다. 특히 직접 자신의 작품이나 다른 어린이책을 예로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하기에도 수월했다.

특히 글을 쓰거나 남의 글을 읽는데 기본적인 시점의 특징이라던가 주인공의 성격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 또는 어떤 식의 전개가 잘된 글이고 잘못된 글인지를 알려주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즉 현재 글을 쓰고 있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다른 사람의 작품을 읽기만 하는 나에게도 작품을 보는 눈을 넓혀 주었다. 그동안 어떤 책은 읽고 나면 어딘가 찜찜하거나 허탈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겠다.

큰 아이의 장래희망이 작가란다. 그동안 하도 많이 바뀌어서 언제 또 무엇으로 바뀔지 모르겠으나, 항상 현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현재를 충실하게 사는 것을 강조하는 내 입장에서 보자면 이 책은 딸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이다. '뉴베리상 수상 작가가 들려주는'이라는 문구가 처음에는 별로 내키지 않았는데 읽다 보니 직접 자신의 경험이나 작품을 예로 들며, 어떻게 썼는지 또는 어떻게 고쳤는지를 설명하고 있어서 오히려 동떨어진 느낌이 들지 않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기에서 예를 들고 있는 작품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이 거의 없어서 만날 기회가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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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의 논리 여행 - 초등 저학년을 위한 논리 첫걸음
한기호 지음, 세영 그림 / 해냄주니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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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논리력이 생기는 시기가 고학년이 되면서부터라고 한다. 이는 물론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에는 개인차가 있는 것이니까. 그런데 이 책은 아홉 살에게 읽히는 논리 책이란다. 부제에는 저학년이라고 되어 있으니 10살이 되기 전을 강조한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에는 논술이 기승을 부리는 시류에 편승해서 아이들을 너무 일찍 논술이라는 시장으로 내모는 것은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읽어 보니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든다. 우선 이야기가 동물을 등장시켜서 재미있게 풀어간다. 저학년이 읽어도 어려워서 이해할 수 없을 정도가 아니고 웅녀와 환웅이 나와서 아주 생소하지도 않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가 하나의 큰 맥락으로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각 이야기가 한 주제로 떨어져 있다. 게다가 하나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생활 속에서'라는 코너를 두고 논리적인 것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고 있다. 그 이야기들 또한 어렵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문제들을 예로 들며 설명을 하고 있다. 그렇게 열여섯 개의 코너를 읽으면 기본적인 논리력은 갖추게 될 것 같다. 그렇다고 한 번 읽어서 모두 이해될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논리라는 것이 그렇게 한번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니까. 그런 의미에서 부제인 논리 첫걸음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또한 각 이야기가 끝나면 간단한 문제가 나오는데 논술을 배웠고 아이들을 가르쳐 본 경험에 의하면 이런 문제를 뽑아 내는 것이 그리 호락호락한 게 아니다. 그런데 이처럼 문제가 그것도 핵심을 찌르는 것에서부터 생각을 유도하는 다양한 문제들이 있으니 당장 아이들과 책을 읽고 생각해 보아도 좋겠다. 다만 지나치게 논리, 논술에 촛점을 맞춰서 아이를 교육시키다 보면 그 또한 결국 지루한 공부로 다가오면 어쩌나 걱정이 든다. 우리 아이들은 문제는 건너 뛰고 이야기만 읽는다. 당연하지. 그러다 시간이 좀 나면 문제를 보고 쓰지는 않더라도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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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요원 알렉스와 페니 미국 서부 개척시대 편 - 세 번째 임무 - 인디언의 수수께끼를 풀어라!
자다 프란차 지음, 고정아 옮김 / 해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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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를 처음부터 봤는데 은근히 재미있다. 미국은 역사가 짧기 때문에 볼 만한 역사적 건축물 같은 것은 없다. 그러나 우리가 서부 영화에서도 보았듯이 그들이 나라를 세우게 되는 과정은 드라마틱하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인디언들에게는 가슴 아픈 것이 되겠지만 말이다.

미국 서부개척시대라는 말을 듣자마자 떠오른 것은 당연히 서부영화였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우수에 찬 모습, 번쩍이는 보안관 뱃지를 달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멋진 모습... 그러나 서부개척시대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하자마자 영화에서 나오는 그런 보안관은 실제로 없었다고 한다. 정해진 법률보다 상황에 따른 판단을 했다나. 그럼 뭐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셈이다. 그러니 자연히 공정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고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도 많았단다. 하긴 언제 어디서나 영화처럼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긴 하다. 예전에는 그저 영화를 보며 서부개척시대에 대한 동경 같은 것이 있었으나 상황을 알고 미국이 인디언들에게 했던 일들을 알게 되면서 그런 동경은 사라졌다. 

여기서는 서부개척시대에 촛점을 맞춘 만큼 그들과 인디언의 삶을 많이 보여준다. 세인트루이스에서 시작해서 대평원을 거쳐 로키 산맥까지 가는 긴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인디언들의 생활도 만나고 개척민들의 생활도 만날 수 있다. 물론 인디언들이 받은 고통도 잠깐 언급이 되긴 한다. 그러나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그랜드 캐니언을 비롯한 장엄한 자연을 담은 사진이다. 다른 곳에서도 본 사진이지만 여전히 신기하다. 또한 메사 베르데 유적도 볼 수 있다. 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인 엘로스톤 공원도 만날 수 있다. 언제나 이런 자연현상을 만나면 신비감이 느껴진다. 그런데 사진에 감탄하다 보니 알렉스와 페니가 왜 서부개척시대로 떠나게 되었는지 잊어버렸네. 그래도 아무튼 임무를 잘 완성했다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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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속에 숨은 세상 이야기 아이세움 열린꿈터 2
박영란.최유성 지음, 송효정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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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남편이 운동회를 할 때는 예나 지금이나 왜 청군과 백군으로 나누어서 경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던 적이 있다. 나도 뭐, 특별히 왜 그런지 알 턱이 없어서 그냥 궁금해 하며 넘어갔다. 내가 학교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되는 게 그거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 그런데 그 궁금증이 아주 우연한 기회에 풀렸다. 바로 이 책. 그래서 그 부분을 읽자마자 남편에게 달려가 그 이유를 설명해 줬다. 속으로 어찌나 뿌듯하던지. 흔히 어린이책은 아이들만 읽는다고 생각하지만 요즘 느끼는 건데 그건 전혀 '아니올시다'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지식의 반 이상은 어린이책을 읽고 알게 된 것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니 말 다했지.

처음에 얘기했던 청군과 백군 이야기 먼저 마무리 짓자면 예로부터 동과 서로 나누어서 경기를 하곤 했는데 동쪽을 나타내는 색이 파란색이고 서쪽을 나타내는 색이 흰색이기 때문에 청과 백으로 나누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수원화성을 돌다보면 어느 순간 깃발의 색이 바뀌게 되는데 그 이유 또한 방위에 따라 정해진 색이 있기 때문이다. 그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 깃발의 색이 운동회의 청군과 백군에까지 연결되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햇다. 알고 나면 이렇게 간단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을...

보통의 사람이라면 색깔과 무관하게 살 수 없을 것이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부터(아니 심지어는 꿈에서도 색깔이 나타난다.) 마주치게 되는 온갖 색들. 이제는 아예 그게 당연한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오히려 점점 더 현란한 색을 찾아헤매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색깔 속에 많은 것이 담겨져 있고 숨겨져 있다니 재미있고도 놀랍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신호등 색깔이나 의사의 하얀 가운과 수술실의 초록색 가운 등에 대한 것은 이제 당연하게 생각되기까지 한다. 처음에는 신기하게 받아들였던 것인데 말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다시 신기하게 여겨지는 새로운 사실이 자리를 차지한다. 예를 들자면 힌두교는 파란색으로 신을 나타내고 이슬람교는 초록으로 나타낸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슬람교를 믿는 대부분의 나라들은 국기에 초록색을 사용한단다. 

너무 흔하게 둘러싸여 있어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을 이렇게 해석하고 자세히 생각해 보니 다 이유가 있다. 주변에 있는 색들이 왜 그 색일 수밖에 없는지 찬찬히 살펴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겠다. 별 것 아니라고 지나쳤던 것들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는 이런 책을 읽다보면 상식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호기심도 왕창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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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 찰싹 달라붙었어 아이세움 감정 시리즈 4
신순재 지음, 김이랑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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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거짓말을 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나도 어제 어쩔 수 없이, 일명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 그것도 아이들과 함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거짓말은 해도 되는 것이라던가, 우리 엄마도 거짓말을 하네라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다른 사람을 곤란하게 하기 위해서라던가 어떤 나쁜 의도를 가지고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아이가 차츰 자아가 생기고 주변 상황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물론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처음에는 재미로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 다른 사람이 자기가 한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면 재미있기도 하고 스릴도 있으니까. 그러나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양육자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이라면 단순히 재미와 스릴을 위해서 하는 거짓말이라도 계속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의사소통 교육을 받은 후로 아이들에게도 그런 교육 프로그램을 대신할 수 있는 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만난 시리즈가 바로 이 감정시리즈다.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다스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록 어른일지라도. 그러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무엇보다 그런 감정이 왜 생기게 되었는지 자각하고 그 안에 숨겨진 속마음을 이해하며 (가장 중요한)자아존중감을 갖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 기준에서 보자면 이 책은 그것들을 잘 갖추고 있다.

거짓말을 하게 되는 상황을 열거하고 그런 거짓말을 왜 하게 되었는지도 풀어주며 때로는 남에게 해를 주는 거짓말도 있다는 것도 알려준다. '시뻘건 거짓말'이라는 표현을 하면서 그런 거짓말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는 강한 메시지와 함께. 그리고 거짓말 뒤에 숨은 속마음을 끄집어 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고 부러운 마음에 없는 이야기를 지어서 거짓말을 하는 경우를 예로 든다. 그러나 거짓말이라는 것이 나쁘지만 그런 거짓말을 조금 했다고 해서 나쁜 아이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자신은 여전히 괜찮은 사람이고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아이들에게 이 말만큼 소중한 말이 또 있을까. 그러기에 이 책은 아이들에게도 필요하겠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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