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61 | 62 | 63 | 64 | 65 | 66 | 6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감독 - Paco Plaza(파코 플라자)



  으음, 뭐랄까. 그동안 기다리면서 봤는데 약간 김이 새는 느낌이 드는 영화였다. 2편의 진지한 종교적인 고찰을 온데간데없고, 오직 피와 살점이 튀기는 액션 신만이 난무했다. 물론 좀비의 근원에 대해 신부님이 얘기하기는 하지만, 금방 지나가고 뒤에 이어지는 액션들 때문에 뇌리에 그리 남지 않았다.


  시간대는 1,2편과 별로 차이 나지 않는다. 아마 같은 날, 도시의 다른 편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 것이리라. 신랑의 이모부가 동물 병원에서 죽었다가 살아난 개에게 물렸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1편에서 그 건물에 사는 소녀가 자기네 집의 개가 아파서 병원에 갔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개가 죽었다 살아나면서 난동을 부려, 이상하게 여긴 경찰과 질병 관리 센터가 건물을 봉쇄했고 말이다. 그러니 같은 시간대임이 확실하다.


  영화는 한 커플의 스틸 사진으로 시작되어, 행복한 결혼식과 피로연 장면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개에게 물려 감염된 이모부가 변신을 하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간다. 물고 물리고 죽고 죽이고. 행복했던 결혼식장은 피범벅이 되어버린다. 그런 상황에서도 서로를 찾아 헤매던 신혼 부부 클라라와 콜도. 그들을 맞이하는 것은 변해버린 친지들과 식장을 봉쇄한 경찰들이다.


  1편의 개와 2편의 퇴마 의식이 연결되어 나오긴 한다. 그 개 때문에 사람들이 변하고, 성당에는 놈들이 들어오지 못하니까. 나중에 신부님의 활약도 멋지다. 보면서 ‘오오’하면서 감탄할 정도로, 교묘하게 전편들과 이어져있기는 하다. 특히 눈으로 보는 것과 다른 것을 통해서 볼 때 차이가 나는 좀비의 모습은 진짜 멋지다.


  그렇지만 어쩐지 카메라 시점의 아닌 ‘Rec’는 ‘Rec’ 같지가 않았다. 아무래도 콜도와 클라라가 서로를 찾아 헤매는 내용이 주를 이루어서, 두 개의 카메라를 보여주기 보다는 아예 없애버린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덕분에 ‘Rec’만의 특징이 사라졌다. 내 생각은 그렇다.


  그냥 평범한 다른 좀비 영화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클라라가 웨딩드레스를 찢고 전기톱을 들었지만, 이미 다른 영화에서 비슷한 것을 보았기에 신선함을 느낄 수는 없었다. 남들이 다 예스라고 할 때 혼자 노하면 죽는 것도 그렇고.


  아, 스펀지 존을 잊을 수 없다. 저작권에 걸릴까봐 스펀지 밥이 아닌 스펀지 존이라고 이름을 붙였다던 아저씨. 결혼식에 연주되는 음악을 조사해서 저작료를 걷는다는 아저씨와 함께 큰 웃음을 선사했다.


  어쩌면 이번 편은 쉬어가는 이야기로, 좀비들과의 사투를 벌이면서까지 지키려는 숭고한 사랑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싶다. 감염되면 가족 친지 친구 지나가는 사람 다 죽여야 하는 마당에, 그래도 끝까지 놓을 수 없는 뭔가가 있다면 삶이 좀 더 살만하다고 느껴지지 않을까?


  비록 그 끝이 어떨지 알고 있지만 말이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미 다른 곳에서 나왔던 마지막 설정이지만, 그래서 좀 더 색다르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4편을 조금은 기쁜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감독 - 더 비시어스 브라더스


  감독 이름이 특이했다. 그래서 검색을 해보니, 콜린 미니한과 스튜어트 오티즈가 만든 팀이라고 한다. 이들은 6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엔터테인먼트 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나온다.


  귀신들린 집이나 건물에 대한 영화는 많다. 어린 시절 벌벌 떨면서 보았던 ‘아미티빌 호러’ 나 ‘폴터가이스트’, 그리고 몇 년 전에 보았던 ‘헌티드 힐’이나 ‘블레어 위치’, ‘로즈 레드’ 등등. ‘파라노멀 액티비티’도 여기에 넣어야 할까? 그런데 적어놓고 보니, 나 은근히 많이 보았구나. 그런데 감상문들은 하나도 없……. 욕심같아서는 다 쓰고 싶은데, 모르겠다.


  어쩌면 동양이나 서양이나 ‘터’를 중요시하는 건 공통적인 것 같다. 서양의 귀신들린 집이나 동양의 묘지였던 집이나, 그 장소에서 맴도는 뭔가 나타나는 건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그레이브 인카운터’라는 영화 제목은 TV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 제목이다. 흉가라든지 귀신이 나온다는 곳을 찾아가는. 케이블 방송에서 비슷한 콘셉트의 방송을 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 동서양 공통적인 방송 아이템인가보다. 하여간 한 남자가 필름만 남기고 사라진 제작진에 대해 얘기를 하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촬영팀이 6번째 에피소드를 찍기 위해 귀신이 나온다는 폐병원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한다. 그곳에는 1940년대에 정신병을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뇌수술을 하는 의사가 있었다. 그리고 1948년, 몇 명의 환자들이 병실을 탈출해 원장을 살해했다. 1963년 이후, 한 번도 문을 열지 않은 콜링우드 정신병원.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곳에 그들만 있는 게 아니라는 이상한 징조가 하나둘씩 나타난다. 그리고 한사람씩 사라지기 시작하는데…….


  영화를 보면서, 계속해서 이건 진짜가 아니라고 중얼거렸다. 이게 진짜라면 아마 지금쯤 난리가 났을 게 분명하다. 귀신이 존재하면 악마도 존재할 수 있으니까. 종교 단체에서 뭔가 성명을 내걸지 않았을까?


  그러나 핸드 헬드 기법에, 사람들의 숨소리와 비명소리 그리고 울음이 뒤섞이면 진짜가 아닐까라는 의심이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그리고 나도 같이 달리고 숨죽이고 덩달아 내 심장도 같이 콩닥거린다.


  거기다 이 영화, 중간 중간에 ‘어떡해~’를 내뱉게 만드는 여러 장치를 심어두고 있다. 마치 사람을 처음 사귈 때처럼,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야금야금 다가온다. 예를 들면 아무도 모르게 살짝 열리는 창문이나 슬그머니 혼자 움직이는 휠체어. 화면에 집중하지 않으면 놓칠 뻔 했다. 그래서 초반에는 좀 심심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친해졌다고 생각하는지, 아주 대범하게 행동한다. 여자 스태프의 몸에 계속해서 새겨지는 칼자국을 비롯해서 실체를 드러내는 영혼들. 아, 소녀가 뒤를 돌아볼 때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거기에 천……. 아, 여기까지. 더 이상 말하면 너무 많은 것을 밝히는 것이다. 하여간 후반에 그들이 몰아치는 장면은 숨을 멈추고 볼 정도였다.


  물론 영화를 보면서 어딘지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이 부분은 어느 영화의 어떤 소재와 비슷하고, 저 부분은 또 다른 영화의 어떤 장면을 떠올리게 하고 등등.


  하지만 다른 영화와 다른 점을 들자면, 그들의 실체를 보여줬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같은 핸드 헬드 기법으로 만든 ‘블레어 위치’나 ‘파라노멀 액티비티’는 사람들의 비명만 보여줬지, 그들을 공격하는 뭔가를 명확히 보여주지 않았다.


  ‘아미티빌 호러’나 ‘헌티드 힐’ 같은 경우에는 실체를 보여줬지만, 그건 영화라는 걸 확실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적인 면을 강조했으니, 그게 다를 것이다. 물론 어차피 영화긴 하지만 말이다.


  두 가지를 적절하게 잘 사용해서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속편도 나온다는 소문이 들리는데,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감독 - 도미크 아세닌 거라드, 호르헤 몬테시


  오멘 시리즈의 최종편 4. 리메이크는 제외한다.


  동양에서는 죽을 4라고 싫어하는 불길한 숫자. 그 때문일까? 이 영화, 죽을 쒔다. 후속편이 전작을, 그것도 엄청난 흥행을 한 경우라면, 엄청난 부담감과 기대를 안고 출발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 4편. 보면서 입에서 욕과 더불어 ‘너무 재미없다’는 말이 절로 튀어 나왔다.


  3편에서 데미안이 죽었다. 지가 예수님이 아닌 다음에야, 죽은 지 3일 만에 부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은 신성 모독이라 밥줄이 끊길 우려가 있기에 제작사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대신 다른 방법을 이용했다.


  어느 젊고 촉망받는 신진 정치인 부부가 딸을 입양한다. 그 아기는 무럭무럭 커서, 말상의 귀여운 소녀가 된다. 단지 애가 아빠만 좋아하고, 애들과 어울리지 않으며, 욕 잘하고, 어른 알기를 뭐같이 알아서 그렇지.


  그리고 이번에는 엄마가 아이의 정체성을 의심한다. 자기가 낳은 아이가 아니라, 의심하기 쉬운 걸까? 아니, 데미안도 사실 그 엄마가 배아파 낳은 아이는 아니었는데 말이다.


  하여간 아이의 뒷조사를 하던 중에 알게 된 무시무시한 사실들……이라지만 약간 억지스러운 설정이었다. 내가 과학 쪽에는 무지해서일지도 모르지만. 차라리 소설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이 더 설정 상으로 낫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건 종교적인 것과는 안드로메다를 왕복할 만큼 거리가 멀지만.


  이 영화에서는 거꾸로 된 십자가 형상이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그 때마다 일이 벌어지고. 그래서 그 모양이 나오면, 아, 누가 또 죽겠구나하고 예측을 할 수 있었다.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말이다.


  가장 한숨이 절로 나왔던 장면은 바로 갓 태어난 아기의 손바닥을 클로즈업할 때였다. 아이의 손바닥에 666이 불룩 튀어나와있다. 저렇게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마크가 있으면 어쩌라고, 이 XX같은 개념 없는 제작자들아! 원래 오멘 시리즈의 장점이 남들은 모르게 은근슬쩍 사람들을 죽이는 재미 묘미가 있는 것인데, 이건 손바닥에 떡하니 666이라고 새겨져있으면, 보자마자 다 알 거 아닌가! 이 꼬마는 악마의 아이구나하고 말이다.


  이제 저 꼬맹이는 왕따를 당하고 급기야는 바티칸의 암살자들에 의해 유명을 달리할 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것도 아니면 히키코모리가 되던가. 그러면 인터넷을 통해 가상 세계를 지배하는 적그리스도가 되는 건가?


  이런 멋진 설정이라니!! 이걸 할리우드 제작자들에게 팔아먹어서 오멘 5를 찍게 하는 것이야!!


  브이에서 여전사로 나왔던 아줌마. 여기서는 악마의 딸을 입양하고 그 비밀을 밝히려다 어이없이 죽은 엄마로 나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감독 - Jaume Balaguero(하우메 발라게로), Paco Plaza(파코 플라자)


  2편의 배경은 1편과 그리 시간차가 나지 않는다. 1편의 건물은 여전히 봉쇄중이고, 안에 있던 사람들은 거의 다 좀비처럼 변해버렸다. 새로 투입되는 부대. 특이하게도 인솔자 중의 한 명은 군인이 아니라 신부였다. (신랑신부 할 때의 신부가 아님!)


  1편에서 사람들이 그냥 무작정 좀비가 되는 게 아니라는 힌트를 주긴 했다. 그리고 2편에서는 그걸 더 발전시켰다. 어떤 의미로는 성수에다가 총을 곁들인 엑소시스트? 기존의 퇴마사들이 성수와 기도와 십자가로 싸웠다면, 이 영화에서는 총과 카메라가 더 추가되었다. 사실 이번 편에서는 좀비라기보다는 빙의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서, 좀비라고 콕 짚어 말하기는 좀 곤란하다.


  어찌되었건, 좀비의 탄생 배경에 이론이 하나 더 추가되는 영화였다. 대기업이 만든 화학물질이나 신약의 부작용이외에, 악마의 영향! 그냥 도망 다니고 죽이는 기존의 좀비 영화에 종교적인 성찰을 할 계기까지 주고 있다.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카메라로만 볼 수 있는 어떤 존재와 물질.


  눈은 인간의 것이라 속일 수 있지만, 카메라는 기계라 속임수가 통하지 않는다는 걸까? 그러고 보니 영화 '셔터'에서도 귀신이 카메라를 통해서만 보이긴 했다. 음, 카메라를 멀리 해야 귀신 따위 보이지 않고 속편하게 산다는 얘기인지. 역시 사진 따위 찍지 않는 편이 낫다.


  영화를 보면서 신부의 직업의식에 감탄을 했지만, 어떻게 성직자가! 하는 부분도 있었다. 여러 사람을 위해서 한 명의 희생쯤은 감수해야 한다는 건지, 그런 장면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또한 상황을 제대로 파악 못하고 소리만 빽빽 지르는 어린애들 때문에 화도 났고. 도대체가! 어른들이 가지 말라고 하면 좀 가지 말라고! 다 니들 위해서 그러는 거니까! 꼬맹이들이 말이지, 머리 컸다고 지들 멋대로 하는 걸 보면서 울화통이 터질 뻔 했다.


  하긴, 그런 캐릭터가 있어야 사건이 더 꼬이고 긴장감은 극대화 될 테고, 사건의 실마리 비스무레한 것이나마 나올 수 있는 거겠지. 하지만! 그렇게 이해를 해도, 역시나 그런 캐릭터는 보는 것만으로도 짜증났다.


  하지만 그것만 빼고는 괜찮았다. 불도 들어오지 않는 폐쇄된 공간에서 카메라를 단 사람의 불안한 숨소리, 공포에 질린 비명, 절망하는 눈물까지 고스란히 느껴져 같이 조마조마한 기분으로 영화를 보았다. 혹시나 뒤에서 좀비가 나타나지나 않을까, 불이 꺼진 방에서는 뭔가가 팍하고 튀어나오지 않을까 조마조마하기도 하고, 도망가라고 기원하기도 하고.


  영상에 찍힌 변신한 사람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끔찍했다. 보통 좀비 영화에 나오는 좀비보다 더 힘세고 빠르고 난폭하고. 어린아이가 괴력을 발휘하는 장면은 으…….


  좀비의 존재를 종교적인 관점에서 풀이하고, 인과 관계를 역설하다니. 참신한 발상임엔 분명하다. 영화 ‘엑소시스트’를 보는 기분도 들고, 좀비 소탕 영화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짬짜면을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인 영화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61 | 62 | 63 | 64 | 65 | 66 | 6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