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1950 미중전쟁 - 한국전쟁, 양강 구도의 전초전
KBS 다큐 인사이트〈1950 미중전쟁〉 제작팀 지음, 박태균 감수.해제 / 책과함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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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보다 더 최악이었던 날은 없습니다. 

뭐가 그때보다 나쁠 수 있겠어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말입니다. 제가 살아남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p.140 / 찰스 랭글) 



 

1950년. 어쩌면 우리에게 너무 아파서 돌아보기조차 어려운 해라고 말할 수 있지않을까. 우리의 한반도가 반으로 나뉘어, 남한과 북한으로 나뉘게 된 전쟁의 해였으니 말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그 시기를 학습해왔지만 그저 북한의 침공,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공작전 등 조각조각 갈라진 파편들로 그것을 학습해온 것은 아닐까? 처음 kbs에서 만든 “다큐멘터리 한국전쟁” 이란 다큐멘터리를 보던 내 마음이 몹시나 착찹했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은 내 마음 역시 그랬다.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기전, 국제적인 정서와 미국과 중국의 행보가 기록된 “1950미중전쟁”, 그리고 그것을 다시 보는 듯, 완벽한 편집으로 엮어낸 이 책.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다시 착찹하고, 다시 먹먹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한반도를 위해 더 많은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하면 이 책에 대한 감정을 다른 이들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고, 해당 다큐멘터리를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나처럼 순서가 바뀌어도 상관없다. 영상을 먼저 본다면 이 책은 정리하고, 되새김의 방식이 될 테니 말이다. 그런데 굳이 이 책을 읽은 후 다큐멘터리를 보라고 적는 것은, 이 책에서 언급한 부분들은 그야말로 엑기스이니, 영상을 보며 그것들이 더욱 선명하고 생생하게 느껴질 것이고, 한층 중요하고 깊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은 후 다시 해당 다큐멘터리를 찾아보았는데, 처음 볼 때보다 더욱 복잡미묘한 마음이 되어 영상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이 책은 읽는 단계에서부터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그 첫번째 이유는 수많은 사진과 삽화로 구성되어 읽는 내내 집중할 수 있었고, 스토리와 각주가 적절히 배합되어 제대로 된 정보전달을 받음과 동시에 몰입할 수 있었다. 두번째는 키워드 정리가 너무 잘되어 있다. 사실 역사 관련 도서를 읽다보면 내가 어떤 부분을 이해하고 있고, 어떤 부분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망설여질 때가 많은데, 이 책은 그런 고민을 덜 수 있다. 키워드부분을 명확히 표시해두어 인터넷이나 영상을 통해 그 키워드를 검색해볼 수 있고, 생각을 확장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내가 역사서를 특히나 좋아하는데에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는데, 사실에 기반한 스토리라 더욱 생생하다는 것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과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이 없는 말을, 너무나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정작 우리 한반도에 일어났던 전쟁에 대해 너무나 단편적 조각들을 학습한다. 그저 북침이라고 말하기에는 우리에게 일어난 참혹한 과거는 사실 너무 가려진 것들이 많다. 세계대전을 종식시킨 거대한 미국, 내전으로 상처받았으나 그로 인해 더 독한 이들로 추려졌을 중국이, 한반도 위에서 서로의 이권을 위해 싸웠던 과거는 결코 잊혀질 리도 없고, 잊어서도 안된다. 그리고 잊지 않으려면 더 많이 알아야 하고, 제대로 기억해야 한다. 전쟁터만 한반도였지 사실 그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었음을 기억해야한다. 약하면 그렇게 강한 자들에게 이용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모르면 또 똑같은 역사가 되풀이 될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정말 많은 이들에게 읽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렇게 많은 텍스트가 있찌 않다. 사진과 삽화로 전혀 지겹지 않다. 포인트를 잡은 문장들이 몰입감 넘쳐, 순식간에 읽어낼 수 있다. 그러니 이 책은 반드시 읽으면 좋겠다. 읽고, 여력이 된다면 영상도 꼭 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1950년의 전쟁은 끝이 났지만, 분명 또다른 강대국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총포를 쏘지않더라도 우리의 주변에서는 수많은 모습으로, 대놓고 일어나지 않더라도 우리 삶에 깊숙히 숨은 모습으로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배워야하고, 알아야하고, 기억해야 한다. 

 


쓰다보니 리뷰라기보다는 나의 격정적 감정기록같은 이 글을 그럼에도 남겨둔다. 그래야 단 한명이라도, 이 책을 더 읽을 것 같은 마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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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숙고하는 삶 - 절반쯤 왔어도 인생이 어려운 당신에게
제임스 홀리스 지음, 노상미 옮김 / 마인드빌딩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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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에 허기가 채워지기를 바라는 뭔가가 있다는 사실을 강력히 상기시킨다. 그런 필요성을 존중하면서 진정으로 양식이 되는 것, 정말로 성장을 읶는 것을 찾는 것, 그런 다음 그 영혼의 더큰 표현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깊이 고민해야 할 삶의 과제가 아닐까 한다. (p.73) 

 

열심히 살았는지 아닌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를 부지런히 찾으며 어느새 마흔에 가까운 나이가 되었다. 나이를 먹으며 분명히 능숙해진 것들도 있고 그렇지 않는 것도 있으며,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쉽지 않은 것들도, 나이를 먹으니 쉬워진 것들도 다소 있다. 아마 다른 이들도 나처럼 세상 속에서, 삶 속에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것 같다. 누군가가 나에게 내 삶에 대해 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나보다 지혜로운 이들의 생각과 문장은 늘 나를 조금 더 좋은 사람으로 살게 하기에 나는 오늘도 부지런히 책을 읽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사실 개인적으로 고민이 많은 시기에 이 책을 만나 읽는 바람에, 더 많은 생각을 하고 더 많은 것이 마음에 남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책에는 사상가들의 위대한 의견이 들어있고, 저자의 명쾌한 의견이 들어있으며, 나를 돌아보게 하는 수많은 문장들이 들어있다. 한줄로 이 책을 이야기하자면 “제목처럼, 나를 숙고하게 하는 그런 묵직하고 깊은 책”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우리 모두는 익숙한 것 뒤에 무엇이 따라올지 몰라 두려워하며 변화에 저항한다. 유일하게 변화지 않는 것은 변화뿐이라는 충분한 증거에도 우리는 저항한다. (p.159) 

 

우리의 이야기를 조사하는 것, 그 역설과 모순을 우리의 것으로 주장하는 것을 회피하는 것은 중독과 산만함과 무감각의 문화 속에 사는 현대인들의 삶에 대한 주된 집착이다. (p.239) 

 

우리는 운전을 하면서 교차로를 만나게 되면 네이게이션이나 이정표를 찾는다. 그리고 그가 알려준 곳으로 태연하고 자연스럽게 운전대를 돌린다. 하지만 인생에서 교차로를 만날 때에는 우리는 도움을 찾기보다는 망설이고 고민한다. 주저하는 시간 동안 생각만 더욱 복잡해져 일이 꼬일때도 많은 데, 우리는 고민하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내 삶에 대해 얼마나 더 고심해야 하고, 더 진중해야하는지를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나를 조금 더 믿고, 더 긍정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에게 닥친 일들을 필요이상으로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유한한 시간을 마치 무한한 고통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아픔이나 고민이 때로는 나를 성장하게 하는 동력이 된다는 생각보다는 힘들게 하는 존재라고만 받아들여 온 것은 아닌지도. 그리고 그 순간에도, 내 자신의 마음이나 생각보다 나를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을 먼저 느껴온 것은 아닌지. 어쩌면 우리가 고민의 순간마다 힘들고 아팠던 것은 나로 인한 고민때문이라기보다, 나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이 무서워서였을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다소 씁쓸한 마음이 된다. 

 

타인에게 모범이 되기위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다른 사람과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 타인과 다른 모습으로 살기 위해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말이 오늘의 나에게 노크를 한다. 오늘도 너 자신으로 살기 위해 노력했냐고. 

 

사실 이 책은 그리 쉬이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내게 정말 많은 것을 고민하게 하고, 생각하게 한 책이었다. 지금의 내 나이즈음, 꼭 한번은 만나보아야 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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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n의 초상
이연호 지음 / 좋은땅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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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이상하게 이 지구가 멸망해도 그대로 있을 것 같아. (p.90)

 



사실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죄송한 말이지만 읽고 사라지는 문장들 같아서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고 할까. 그럼에도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이 책에 대한 설명 중 딱 한 문장 때문이었다. 오랜시간이 지나서 꺼내보면, 사랑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기억들이라는 말. 아팠던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아픔은 다소 잊혀지고 추억만 남는 다는 말처럼 들렸고, 실제 우리는 꽤 많은 관계에서 그런 감정을 배우곤 하기에 이유없는 공감이 들었다. 

 



책은 표지에서 느껴진 첫 이미지부터 끝까지 같은 온도였다. 마치 자신의 아픈 기억을 시간이 한참 지난뒤에 툭툭 털어놓는 회고록처럼, 감정의 기복이나 변화없이 묵직했다. 군데 군데, 이 기억들이 작가의 경험일까 싶은 생각이 드는 문장들을 만나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이 책은 파도 한번 일렁이지 않는 느낌이었다. 가만히 수평선을 걷는 느낌. 그래서일까. 오히려 읽는 이의 마음에 바람이 인다. 아버지가 아이를 깨진 유리병위에 세워두는 장면이라던지, 벨트로 때리는 장면이라던지는 쓴 사람은 아무 일도 아닌 듯 써두어서 더 아픈 문장같았달까. 

 



자식을 앞에 두고 매일 죽고 싶다는 말을 하는 엄마와, 술만 마시면 아이를 학대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가 긍정적이고 밝을 수 있을까. 물론 그런 아이도 있을수야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럴 수 없다고 더 많이 말할 것이다. 나 역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는 티가 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안타깝지만 r의 사랑이 힘들 수 밖에 없고, n에게 그토록 집착하게 됨은 부모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그래서 지구가 멸망해도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n은 결국 없고, 사무치게 그리운 누군가가 되고, 다른 누구를 만나도 n을 찾고, 결국 자신이 누군가의 n이 되고자 살게 되는. 사실은 그 모든게 아픈 모습처럼 느껴졌다. 

 



사실, 어느새 마흔에 가까운 나이지만 나는 여전히 사랑이 무엇이냐 물으면 글쎄, 라고 대답하게 될 것 같다. 정말 누군가를 위해 죽을수도 있는 사랑은 부모자식의 사랑말고는 가능할까, 하는 마음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득- 지구가 멸망해도 그 자리에 있어줄 것 같은 믿음도 사랑이라면 사랑이 뭔지 알것도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늘, 그렇게 그 자리에 있어달라던 목소리가 기억나 마음이 사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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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히스토리 - 재난에 대처하는 국가의 대응 방식
세르히 플로히 지음, 허승철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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댜틀로프는 규율이 엄격한 사람이긴 했으나 맡은 일은 확실히 수행했다. 이것이야말로 상관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질이었다. (...) 그의 기억력은 그가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아주 소중한 자산이었다. (P.118) 


 

지금 도쿄에서는 32회 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보통이라면 세계적 축제로 불리는 올림픽이 즐거움보다는 우려와 불안의 시선이 많은 까닭이 코로나19 단 하나만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끝없이 터져나오는 스캔들과 비리, 뻔뻔한 정치놀음, 그리고 방사능.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는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역인 후쿠시마에서 열리고, 후쿠시마에서 생산된 식자재가 사용된다고 하니 선수들을 넘어서 전 세계가 불안의 시선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나 역시 최근 후쿠시마 원전에 사용된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뉴스에 분노했던 사람이기에 이번 올림픽에 대한 불편한 시선은 거둘 길이 없었다. 자연재해로 시작되었으나 결국은 인재가 되어버린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1986년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닮기도 하고 닮지 않기도 했다. 각종 안전장치가 차단된 상태에서 무리한 실험을 강행하여 중대사고 된 체르노빌과, 자연재해로 시작되었으나 설계기준 초과와 극한 상황에 대한 미흡한 대처로 완벽한 실패를 맞은 후쿠시마. 하필 후쿠시마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지금, 체르노빌 원전에 대한 책을 읽으며 더 생각이 많았떤 것은 우연이었을까 필연이었을까. 

 


상단에 따넣은 문장은, 사실 매우 화가 나는 문장이라고 할 수 있다. 맡을 일을 충실히 한다? 그래서 높은 사람들의 말을 충직히 따르고, 진급을 위해 무리한 실험을 강행한다. 말그대로 말 잘듣는 개 하나와 욕심에 눈 어두운 몇몇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에 분노와 복잡한 마음이 오간 것은, 어쩌면 지금도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세상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정치권 뉴스를 보다보면 코미디보다 더 웃긴 상황들을 많이 만나는 데, 이 상황들이 이대로 계속 간다면 제3의, 4의 엄청난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리라는 보장이 없을 듯 했다. 

 







체르노빌 사고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침묵을 지킨 것도 오제르스크 패턴을 따랐다. 1986년에 미하일 고르바초프, 니콜라이 리시코프, 그리고 모스크바와 키예프에 있던 그 아래 관료들은 햇재난 사고를 다룰 때 담습해야 할 모델이 있었고, 사고의 공표, 아니 이것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것과 관련한 선례도 있었다. (P.241) 

 


체르노빌 원전 폭발로부터 500KM 어진 곳에 살았으나 결과적으로는 간접적으로 피복을 당한 작가는, 현대판 폼페이인 프리퍄트를 여행하며 체르노빌에 대하 이야기를 쓰고자 마음 먹었고, 원자 폭발부터 이후의 조치들까지를 담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성공한다. 나는 그의 책을 읽으며 여러번 마음이 답답했고, 나머지 원자로가 함께 폭발했다면 어떤 결과를 낳았을지 떠올라 먹먹해졌다. 덤덤하지만 분명한 어투로 이어가는 참담한 사고 이야기. 그러나 이 안에는 많은 이의 희생이 들어있고, 소수의 위선이 들어있다.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목숨을 내던진 이들의 희생이 들어있고, 결코 반복되지 않아야 할 탐욕의 교훈이 들어있다. 


 

사실 비교적 어려운 주제와 달리 스토리구성이나 전개가 매우 탄탄하여 책을 읽는 내내 호흡이 끊기지 않았고, 책을 읽다가 잠시 내려놓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몰입력이 좋았다. 생각보다 너무 잘 읽혀 마치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 리뷰를 쓰려고 다시 책장을 뒤적이면서는 차라리 이게 진짜 소설이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어 코끝이 시큰해졌다. 







 

세상은 더 커졌지만 더 안전해지지는 않았다(P.467)는 문장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체르노빌의 재앙이 채 잊혀지기도 전에, 죽은 땅이 채 수습조차 되기 전에 일본에서는 후쿠시마에 원전사고가 일어났다. 관리 인력 기강이 낮았고, 인력의 부족함, 제도적 결함, 자연재앙 등과 합쳐서 일어난 사고였으나, 그 후의 처리는 체르노빌과 비교하여 결코 달라진 게 없음을 깨닫게 한다. 빠름만을 외치는 사회, 이기심으로 둘러쌓인 등 세상은 더욱 위험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세상은 더이상 이런 유사사고를 겪을 수 없다. 절대 겪어서는 안될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책을 읽어야한다. 모르는 세상에 조금 더 가까워지기 위해,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편안한 삶을 영유하기 위해서 말이다. 아니, 적어도 우리의 기본생활권을 일부의 권력자들에게 빼앗기지 않기위해서는 알아야만 한다. 지금도 코로나19가 세상을 흔들고 있다. 아마 이 외에도 많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사실 독서가 꼭 무엇인가를 남길 필요는 없다고도 생각한다. 그저 읽고 즐거워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역할을 한 것이라고. 하지만 이런 묵직함을 남기는 책을 읽고 나면 내가 소비한 시간이, 내가 책에 소비한 돈이 엄청 값지게 이용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비록 나는 매우 부족하고 아는 것이 적은 사람이지만, 이렇게 책을 통해 조금 더 알고, 조금 나아질 수 있음에 감사한다. 

 



체르노빌 히스토리. 매우 값진 독서였고, 묵직한 생각을 남기는 책이었다. 

이 묵직함을 나보다 더 높은 자리에 계신 분들도 느끼기를, 자리에 대한 책임과 진정성을 가지고 그 자리에 앉는 사람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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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가가 되는 법 - 세종 대왕부터 일론 머스크까지 세상을 바꾼 발명가들을 만나다
로버트 윈스턴 지음, 제사미 호크 그림, 강창훈 옮김 / 책과함께어린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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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확신해. 무슨 일이든 단번에 해낼 수 있는 건 없지. 

(P.59, 불끄는 장치로 생명을 구한 유수프 무함마드) 

 



 

책을 읽어온 시간이 이미 꽤 오래인 듯 하다. 글씨를 읽을 수 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부지런히 읽었으니, 족히 30년은 읽어온 것같다. 다양하고 많은 양의 책을 읽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책을 크게 키워드화 해보자면, 그림책과 역사책일 것 같다. 그놈의 취향은 참으로 한결같아서, 역덕인 어른이로 오래도 살았다. 그런 내게 취저 도서가 한 권 도착했으니, 바로 “발명가가 되는 법”이다. 세종대왕부터 일론머스크까지, 세상을 바꾼 발명가들을 만난다니 이미 표지에서부터 나는 매료되지 않을수가 없다. 

 






글씨를 읽기시작하는 나이부터, 초등학생까지 강력추천하고 싶은 이 책은, 총 4가지 주제로 나누어져있다. 교통수단의 발전, 문화의 발전, 일상의 개선, 기발한 발명. 각각의 주제에 혹시 어떤 인물들이 등장할지 머리 속에서 이런저런 발명가들을 떠올렸다면 당신도 역덕이다. 이 책을 읽어햐한다. 몇몇 인물들만 소개하자면, 교통수단에는 당연히 라이트형제로부터 다빈치, 벤츠 등의 인물들을 만날 수 있고 문화의 발전에서는 세종대왕, 퀴리 등을 만날 수 있다. 일상을 개선한 위인들로는 에디슨, 뤼미에르형제, 벨을 만나 볼 수 있다. 그외에도 테슬라, 일론 머스크 등 최근의 인물들도 만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수많은 발명가들을 총정리할 수 있는 것. 또 다소 헷갈릴 수 있는 용어를 한눈에 정리해주고, 발명가들도 리스트업해두어 아이가 위인전을 읽을 때 정리하는 마무리단계로 쓰기에도 부족함이 전혀 없다.

 





개인적으로 더욱 좋은 점은 사진과 일러스트가 병행되어 있다는 점이었는데, 사진만 있으면 다소 딱딱하고 지겹고 일러스트만 있으면 사실적인 부분이 부족하게 느껴지는데 둘을 적절히 배합해둠으로써 지겹지도 않고, 정보를 얻는 것에도 부족하지 않도록 구성되어 있다. 종종 언급하듯 아이들의 책은 일단 재미있어야 하다고 생각하는데 (흥미를 끌어야 읽어서 학습까지 이어진다는 주의) 이 책은 다양한 삽화와 보충설명으로 지루하거나 딱딱한 느낌없이 읽어갈 수 있어 더욱 좋다. 

 




물론 세상에는 너무나 다양한 백과가 있고, 발명가들에 대한 위인전도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집에서는 이런 백과같은 책은 책장을 장식하는 정도의 책으로 전락하게 될때가 많다. 그러나 아마 이 책은 책장을 장식할 시간이 그리 없을 것이다. 꼬맹이들이 꽤 자주 이 책을 꺼내 읽게 될테니 말이다.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자양분을 만드는 것은 아이 스스로만 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책을 준비해서, 읽을 배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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