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달라져야 해! 에너지 노란돼지 교양학교
김소정 지음, 원정민 그림 / 노란돼지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동네에는 녹색 미래과학관이 있다. 기후변화, 친환경 에너지 등의 주제로 환경을 인식하고 일상을 개선하게 교육하는 곳이다. 놀이터도 매우 잘 되어 있다 보니 마땅히 할 게 없을 때마다 킥보드를 타고 가곤 했는데, 어느 날인가부터 아이가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특히 1℃ 상승할 때마다 지구에 일어나는 변화들을 담은 영상은 눈물을 흘리며 관람했다. 그 후 아이는 반드시 양치 컵을 사용하고, 3층 이하는 계단을 이용(4층부턴 힘겨워해서 3층으로 합의)했으며 산책하며 쓰레기를 주웠다. 그런 아이에게 강렬한 인상을 준 책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이젠 달라져야 해, 에너지”라는 제목의 이 책은 노란돼지에서 교양시리즈로 출간된 도서로 에너지란 무엇이며, 어떻게 이용되고, 어떤 에너지가 지구를 아프게 하고 어떤 에너지가 안전한지 꼼꼼하게 풀어준다. 한 주제에 대한 호흡이 그리 길지 않아 나이가 어린 친구들도 지루하지 않게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적당한 양으로 나눠 읽을 수 있어 참 좋았다. 직관적인 일러스트와 중간중간 삽입된 퀴즈들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잘 담고 있어 자칫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영역을 재미있게 풀어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 목차의 방식도 좋았다. 목차에서부터 간략히 내용 설명하고 있어 어떤 내용을 읽게 될지도 예상할 수 있고, 궁금한 내용을 발췌해 읽을 때도 활용도가 높았다. 실제 우리 아이는 “지구를 아프게 하는 에너지”와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많이 읽었는데, 다시 읽고 싶은 페이지를 찾으며 각 에너지의 이름을 개념 정리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아이는 과학 백과나 과학만화책을 뒤적이며 심화학습(?)을 하거나, 과학만화책에서 본 내용을 다시 이 책에서 찾으며 정리를 하는 등 호기심 충만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 아이에게 다소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이 기우였다. 어려운 것을 쉽게 말하는 게 쉬운 것을 어렵게 말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라 생각하는데, 이 책은 쉬운 단어, 간략한 문장으로 풀어내어 막힘없이 읽을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종종 어떤 책은 아이가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 질문하느라 문맥을 놓칠 때도 있는데, 이 책은 아이가 모르는 단어를 묻는 일이 그다지 없었다.) 

 

이 시리즈의 다른 책인 “기후변화”도 우리 집 도서관에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아이를 보며 진짜 독서습관은 억지로 들이기보다 재미있는 책, 흥미를 느끼는 책을 적기에 주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아이가 흥미를 잃기 전에 “노란돼지 교양학교”를 더 사러 가야겠다. 아이 표현에 의하면 “똑똑 박사님을 만들어주는 선생님 책”이니 말이다.

 

 

우리는 이렇게 읽었어요.

1. 에너지의 종류를 같이 이야기해봐요.

2. 포스트잇에 적은 에너지를 “오염팀”과 “안전팀”으로 나누어요. 

3. 우리가 에너지를 잘 사용하려는 방법을 이야기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담 바두비다 - 바다 너머에서 온 비밀스러운 여인 바둑이 두루미 그림책 시리즈 1
소피 달 지음, 로렌 오하라 그림, 문주선 옮김 / 바둑이하우스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곰이의 그림책 이야기 - 우정 : 마담바두비다

 

인생을 살면서 진짜 친구 한 명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말이 있죠?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에게는 진짜 친구가 몇 명이나 있나요? 우리 아이에게는 몇 명의 진짜 친구가 있을까요? 뭐 평생 한두 명하고만 친하게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우리 아이가 진짜 친구와 가짜친구를 구별하는 눈은 가지면 좋겠기에 우정이나 친구에 관한 책도 종종 읽어준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소개할 책은 “마담, 바두비다”입니다. 

 

바다 너머에서 온 비밀스러운 여인이 수많은 트렁크와 보석 등과 함께 그려져 있는 예쁜 표지를 열면 '메이벨'이 사는 아름다운 마을로 잘 들어오신 겁니다. 바다의 풍경을 어찌나 예쁘게 그려두었는지 그 작은 집 하나하나를 방문하고 싶은 욕구가 들고, 메이벨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들 역시 아주 아기자기하게 표현되어 우리 아이는 한참이나 일러스트를 보았습니다. 일러스트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만, 이 책은 내용이 더더욱 매력적입니다. 

 

처음에는 주변인과 소통하지 않고 방에 틀어박혀 사는 바두비다는 주변인들의 오해를 사요. 호기심으로 접근한 메이벨 말고는 아무와도 소통하지 않죠. 메이벨이 자신에게 호기심을 가진 것을 알고 어느 날 문을 열고, 둘은 이런저런 이야기 속에서 세상을 모험하는 친구가 되어가죠. 일단 그 이야기들에 담긴 표현이 매우 다채롭고 아름답습니다. '글씨 읽기' 단계를 벗어나 문맥을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참 좋을 듯한 게, 문장 호흡도 길어졌고 형용사, 동사, 부사 등도 많아졌습니다. 아이와 읽으며 다른 문장에 넣어볼 만한 표현들이 많아서 문장공부에 아주 좋아요. (스토리 자체가 재미있어서 저절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안 비밀)

 

결과적으로는 바두비다와 메이벨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됩니다. 바두비다의 이름도 알게 되죠. 아이와 이 책을 읽으며 친구가 꼭 나이가 같아야 하는 것이 아닌 것도 이야기해주고, 관심사가 통하는 사이들이 훨씬 마음을 주고받기 쉽다는 이야기도 해주었어요. 메이벨과 이레나(바두비다 본명)가 서로를 친구로 받아들이기까지 했던 행동이나 말들도 찾아보았습니다. 아이는 메이벨이 문구멍으로 이레나를 관찰한 것이 예의가 없는 행동이라는 것도 알더라고요! (너 인생 몇 회차니!) 생각보다 예의, 관계, 친구의 개념까지 잘 쌓아가는 것 같아 뿌듯했답니다.

 

또 군데군데 메이벨이 마치 통달한 듯한 말투를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그런 부분에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시기 좋을 것 같습니다. 가령 “바쁘다는 건 어른들의 핑곗거리지. 그렇지만 거짓말까지 하면서 사람들을 피하다니? ”하는 말에서 아이들 시각의 어른이 어떤 모습일지 걱정이 살짝 되기도 했답니다. 

 

아 참! 이 책의 숨은 이야기 하나 더. 아이들은 알아채기 어려운 감정선들이 군데군데 숨어있어서 아마 엄마들도 이 책을 읽어주며 생각이 많아지실 것 같아요. 바두비다가 뜻 없는 듯 내비치는 말이나 끝이 흐려진 말들에서 감정선을 느끼며 찡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아마 우리 아이가 이 책에서 그런 감정들을 다 알아차릴 때쯤엔 엄마와 책을 읽지 않겠죠...? ㅎㅎ

 

예쁜 일러스트와 풍성한 표현으로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나고 그 속에 숨은 감정선과 인간관계, 우정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고운 책이었답니다. 꼬꼬마들에게는 어렵겠지만, 꼬꼬마들은 일러스트만 구경시켜주고 엄마들이 읽기에도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동안 제가 두고두고 읽게 될 것 같습니다.) 

 

자, 책장을 열고 마담 바두비다와 메이벨이 소개하는 인어들의 바다로 직접 들어와 보세요.

 

 

우리는 이렇게 읽었어요.

1. 메이벨과 마담 바두비다가 친구가 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나 이야기해보았어요.

2. 일러스트를 보고 우리만의 모험담을 만들어요.

3. 바두비다처럼 마음을 닫은 친구가 있다면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이야기해보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사에 대해 생각하기 - 오늘날 역사학에 던지는 질문들
사라 마자 지음, 박원용 옮김 / 책과함께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는 인간을 다루기 때문에 역사의 '대상'은 '인물'이나 '장소'의 역사보다 더 자명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 “훌륭한 역사가는 동화의 거장과도 같다. 그는 인간 육체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어느 곳에서든지 자신의 이야기 기원이 있다는 것을 안다.” ('마르크 블로크' 저서 인용) 당시에는 그 의미가 덜 분명해 보일 수도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직유법은 놀랍다. (p.125) 

 

생각해보면 역사서를 좋아하고, 부지런히 읽는 편인 것 같은데 그 시작을 모르겠다. 몇 살부터 역사서를 좋아했는지, 제일 먼저 읽은 것은 무엇인지, 무엇 때문에 좋아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의미다. 한때 그것을 골똘히 고민해본 적 있으나 답을 찾지는 못했는데, 비로소 오늘 이 책을 통해 결론을 내린다.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역사는(...) 뚜렷하게 드러나는 구조 혹은 정의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p.9)”는 저자의 말처럼, 명확한 선도 없고, 수시로 변해야 할 역사를 무슨 수로 내가 단답화할 수 있단 말인가. 

 

한때는 나도 역사를 '암기과목'의 선상에 두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랬기에 학생 신분에서 벗어난 지금도 왜 역사를 공부하냐는 물음에 지식의 확장, 서사적 재미 같은 고리타분한 말 말고는 대답할 길이 없었고.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삶이나 인구, 건강, 집단, 국가, 그리고 불평등이나 역할, 이념 같은 부분까지를 역사를 바탕으로 조금 더 생각할 수 있어서.” 정도는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누구나 역사를 쓸 수 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몇몇 기본 선행조건을 가지고 있는 누구나 과거의 특정 국면에 대한 사실을 기록할 수 있다. (p.173) 

 

이 말을 틀어보자면 누구나 자신의 기준으로 역사를 기록하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동안 특정 성별에, 특정 사건에, 특정 인물로 인해 '빙산의 일각' 같은 역사를 알아 온 것일지도 모르고. 그런데 이것을 많은 이들이 알고도 몰랐다. “알려진 모든 사실이 수집되고 그것들이 객관적으로 재현된다면 논쟁할 필요가 있겠는가. (p.198)”라는 저자의 말이 요샛말로 “뼈 때리는 말”같다. “의미는 끊임없이 유동한다. (p.299)“는 저자의 말처럼 더는 갇힌 의미로 역사를 묶어두기보다는 과거의 기록에 의문을 가지고 “어떻게 변화해왔고, 변화하는지”로 시야를 옮겨야 할 것이다. 특정 사람이나 사건에 초점이 맞추어지어 온 역사가 아닌 타 학문과 긴밀한 관계를 주고받고, 끝없이 논쟁하게 하는 역사 말이다. 그래야만 역사는 죽지 않고 흐르고, 만들어지고, 유의미할 테다. 

 

이 책을 통해 역사를 수용하는 태도나 역사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역사 자체가 변화해온 과정을 새 시각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개념을 쌓아가는 것도 필요한 공부가 아닐까 생각해봤다. 누구의, 어디의, 무엇 등의 시각으로 키워온 시간을 바꾸기는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역사는 다른 학문보다 공공의 삶에 더 많이 관여하기 때문에 현세적 시각이 중요하다. 이 책의 또 다른 목적은 역사가 혼종의 영역임을 여러 방식으로 강조하는 것이었다.(...) 이 책은 요약하자면 역사학이 학문으로서 살아 있게 하는2개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하나는 학계와 공공의 세계 사이를 잇는 다리로서의 역할이고,다른 하나는 역사학과,학교,박물관,심지어 정부 기구 내에서 그것이 만들어내는 논쟁이다. (p.337)

 

늘 그렇지만, 역사를 담은 책들을 읽어내는 일은 갈수록 어려운 것 같다. 더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되고, 더 많이 고민하게 한다. 이런 고민과 흥미가 날카로워지는 것이 '목적 달성'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 한걸음 깊이 다가갈수록 어려움과 즐거움이 동시에 생기니 말이다. 무작정 읽어왔던 역사서를 보다 명확하게 바라보게 하는 냉철한 책이었다. 

 

감히 저자의 이름을 빌려 이야기하자면 “(이 책을)사라! 조금 더 깊어질 것이니.” “마자!(맞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인과 바다 - 예리한 시각과 탄탄한 짜임새로 원작을 유려하게 풀어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조종상 옮김 / 도서출판소리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노인은 또 한 번 시도했고, 결과는 똑같았다. 곰곰이 생각해본 노인은 그것이 맞는 방법이라 판단한 뒤 다시 시도하려 했다. 한 번 더 해보는 거야. (P.144)

 

좋아하는 구절이다. 살며 지치는 날, 나는 이 소설을 몇 번이고 읽었던 것 같다.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모르긴 몰라도 책 좀 본다는 사람 중 노인과 바다를 읽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노인과 바다가 왜 명작인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꽤 있는 듯하다. 나 역시도 처음 한두 번은 이해하지 못했다. 어느 날 회사에서 멸치처럼 볶이고 돌아가는 길, 오디오북에서 흘러나오는 저 구절을 듣기 전까지는 말이다. 어느 성우가 읽은 오디오북인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한 번 더 해보는 거야.”라는 구절이 그렇게 힘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이 책을 만났다. 다소 생경하게 느껴진 것은 할아버지 곁에는 “소년” 대신 “청년”이 있다는 것. 사실 처음에는 그것이 뭐 그리 중요할까, 어차피 이 책은 자신의 가치를 굳건히 지키는 노인의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소년 역시 가난한 집에서 외로이 자라기에 노인과의 관계에서 애정을 찾는다 생각해왔으나 그를 청년이라 생각하니 자신이 걷는 길을 먼저 걸은 선배에 대한 동경의 행동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자 노인도 “신념을 가졌으나 이미 약한 존재”가 된 노인이 아니라, 평생 한길을 묵묵히 걸어온 “장인” 느낌이 강해졌다. 

 

그 선택은 덫이나 함정, 속임수가 미치지 못하는 더 깊고 어두운 물속에서 머무르는 것이었겠지. 나의 선택은 이놈을 찾아 그곳으로 가는 것이었고. (...) 그렇게 우리는 만났고. (P.66) 

 

어떤 면에서 이 세상 모든 건 다른 걸 죽이는 것 아닌가. 가령 고기잡이는 나를 살게도 하지만 분명 나를 죽이는 일도 하거든. 그러고 보니 마놀린도 나를 살게 하는구먼. (P.129)

 

노인은 마놀린을 떠올리다 더는 생각이 멀리 나가면 안 되겠다고 머리를 털어낸다. 그러나 헤밍웨이는 이 문장을 통해 청년이 노인에게, 또 노인이 청년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주는 것인지를 분명히 짚은 느낌이다. 망망대해 작은 배 위에서 그는 많은 생각을 내뱉는다. 그 생각들은 바다나 물고기, 청년 등 좁은 시야지만 절대 얕지 않다. 마치 바다의 깊이 같다. 오래 바다 위에서 살아온 이답게 그는 이미 바다를 닮아있는 것이다. 바다 그 자체인 것이다. “노인은 물고기를 생각하는 게 좋았고, 만약 자신이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다면 상어에게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았다. (P.139)”에서 느낄 수 있듯 노인과 바다에는 경계선이 없다. 분명 헤밍웨이가 묘사하는 노인은 듣거나 본적 없는 큰 물고기와의 사투를 벌이고, 그것의 대부분을 빼앗긴 채 패잔병처럼 돌아오는 모습이지만, 그것을 읽는 나는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불분명하듯, 노인과 바다의 경계 역시 그러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청년과 새로운 계획을 나눌 때는 맑게 갠 바다를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노인의 바다일까, 청년의 바다일까. 어쩌면 뫼비우스의 띠처럼, 청년이 노인이 되고 또 청년에게 다시 자신을 들려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쨌든 바람은 우리의 친구야. 우리의 친구와 우리의 적이 함께하는 위대한 바다. (P.143) 

   

얼마 전, 한 글에서 내가 평생에 걸쳐 잘한 것은 딸을 낳은 것과 꾸준히 책을 읽는 것뿐인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물론 당시 내 마음이 비약적이었을 테지만, 보송보송한 지금 돌아보아도 다른 게 딱히 떠오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문득 오랜만에 다시 만난 노인에게서, 이미 빼앗겨버린 물고기의 흰 뼈에서 아무것도 이룬 게 없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타협의 용기를 얻는다. 그저 꾸준한 것, 그것도 무엇인가 이룬 것은 아닐까. 어쨌든 책은 우리의 친구지 않은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사 속 진실과 거짓 - 미스터리 탐정 신문
이자벨 루비오 지음, 아르노 클레르몽 외 그림, 박선주 옮김 / 책과콩나무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들은 사건을 두고 때로는 거짓말을 지어내기도 했어요. 거짓말 속 진실을 찾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어떤 사건들은 차츰 진실이 밝혀지고 있는 중이랍니다. 이제 진실과 거짓을 가려낼 준비가 되었나요?”

 

아이에게 주기 전 모든 책을 내가 먼저 읽는 편인데, 이 책을 받아들고 '살펴' 보다가 그대로 현관 앞에 앉아 완독했다. 이 책 왜 이렇게 재밌어? 

 

이 책을 펼치고 감탄한 것이, 마치 스크랩북처럼 구성된 목차에서 어떤 것을 읽게 될지 맛보는 재미가 톡톡했고, 신문의 구조를 한 책 모양이 실제 신문 같아서 더욱 진실을 파헤친 책이라는 신뢰감이 들었다. 자칫 지겨울 수 있는 이야기를 재미있는 일러스트와 함께 스크랩북처럼 구성하여 지루할 틈이 전혀 없다. 최근 오리고 붙이는 것에 큰 흥미를 보이는 아이가 이 책을 읽고 난 후 앞으로 책을 읽고 나면 이렇게 글과 그림, 사진으로 정리해두어야겠다는 포부(?)를 밝혀 앞으로 아이의 본부에서는 신문도 발간될 것 같다. 

 

내용도 몹시 알차다. 공룡, 스톤헨지, 트로이목마, 클레오파트라 등 어른도 아이도 궁금해하는 내용부터 혈액, 화성인 침공, 연금술 등 “알지만 잘 모르는” 이야기들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 그냥 재미있게 읽기만 해도 상식이 꽉꽉 눌러 담아진다. 아이는 최근 읽은 타이태닉에 관련된 부분을 특히나 흥미로워하며 읽었는데, 허구와 진실을 나누며 자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 매우 즐거워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가 배운 것이 많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목차를 보고 책을 찾아 읽는 법이었다. 아이들 책이 목차를 찾아서 볼만한 종류가 그다지 많지 않고, 목차가 있어도 앞에서부터 차례로 읽었기에 목차라는 개념을 처음 제대로 접한 듯하다. 더욱이 쪽 번호가 아닌, 내용 번호라 아이가 찾아보기 더 좋았던 듯. 제목을 보고 내용을 유추하고, 그 숫자를 찾아가 책을 읽는 아이를 보며 우리 아이가 참 많이 자랐구나, 싶어졌다. 

 

우리 아이의 행동을 보며 이 책이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다 싶었던 이유는, 제목을 보고 내용을 유추하는 것, 내용에서 제목을 뽑는 것 같은 활동이 아이들의 생각을 정리하고 문해력을 키우는 엄청난 훈련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래서 선생님들이 방학마다 가족신문을 그렇게 만들어보라고 하셨구나!!) 

 

아이의 독서영역이 넓어지며 엄마도 같이 분주해졌는데, 이렇게 구성 좋은 책들을 만나면 마음이 뿌듯해진다. 좋은 책을 골라주고, 그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알려주는 것. 엄마가 할 수 있는 가장 값진 교육이 아닐까?

 

우리는 이렇게 읽었어요.

1. 제목을 보고 어떤 내용인지 이야기해보아요.

2. 내용에서 나만의 제목을 만들어요.

3. 역사 속 이야기들에서 꾸며진 부분, 진짜인 부분을 구분해서 기록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