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은 어떻게 구름이 될까? 북극곰 궁금해 15
롭 호지슨 지음, 우순교 옮김 / 북극곰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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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락가락하는 요즘 같은 계절. 호기심이 많은 우리 아이는 궁금한 것이 참 많다. 비는 어떻게 내리는지, 비가 내리지 않을 때는 어디에 물기가 숨어 있는지, 구름은 왜 매일매일 다른 모양과 색인지 등에서부터 왜 이모 집에는 비가 오고 우리 집에는 비가 오지 않는 이유까지. 아는 것은 그 자리에서 설명해주지만, 나도 모르는 것은 집에 돌아와 책을 찾아보거나 포털 사이트를 함께 검색하곤 하는데, 책이 워낙 잘 나와 있어 아직은 포털보다 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구름은 어떻게 구름이 될까'를 통해, 구름을 빠삭하게~ 알아보고 많은 도움을 받은 터라 '장마철 저격용'으로 많은 아이가 만나면 좋을 것 같아 소개하고자 한다..

 

그림책 맛집 '북극곰'에서 나온 이 책은 상식을 다루고 있지만, 일러스트 등이 매우 귀여워 전혀 어렵지 않게 구름에 대한 지식을 얻도록 도와준다. 어린 친구들이라면 그림을 통해 가볍게 내용을 훑는 형태로 이 책을 활용하고, 나이가 조금 있는 친구들이라면 실사 과학책과 함께 정보를 쉽게 얻는 형태로 활용할 수 있을 듯하다. 실제 우리 집에서는 구름과 관련한 실사 과학책과 함께 이 책을 읽었는데, 아이가 구름의 몽글몽글한 얼굴을 사진에도 그려줬으면 좋겠다고 할 만큼 이 책을 더 만족스러워했다. 

 

북극곰에서 앞서 나왔던 '궁금해 시리즈'들을 매우 만족하며 읽었던 터라 이 책도 기대를 하고 있었다. (궁금해 시리즈는 아이들이 상식을 어렵지 않게 만나게 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좋다. 그림책을 읽듯 재미있게 읽다 보면 머릿속에 상식이 쌓이니 엄마도 좋고 아이도 좋고!) 아무것도 없던 하늘에 호수의 물이 구름을 만들기 시작하고, 그 구름이 도시로 시골로, 산으로, 비행기 아래로 여행을 하며 겨울을 만나기도 하고 안개가 되기도 한다. 이 과정이 매우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어 참 좋았다. 

 

구름의 생성과 변화 과정을 매우 상세하게 보여준 내용적 측면에서도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데,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일러스트 덕분에 이해가 한층 쉬워진다. 구름의 크기가 점점 크게 표현되기도 하고, 점점 짙은 색으로 변하기도 하는 일러스트를 보며 이제 곧 비를 뿌릴 때가 되었구나, 하고 예상해보기도 하며 아이와 즐겁게 지냈다.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 꼬마는 표지를 떼어내면 계속하여 안 끝나는 이야기책이라고 즐거워하여 조금 놀랐다. 그동안 꽤 다양한 책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구름이 어떻게 순환하는지를 이토록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을 줄이야! 오늘도 잘 만들어진 책들 덕분에, 엄마는 수월한 도움을 받았다. 늘 나의 육아 동지가 되어주는 북극곰 그림책, 오늘도 북극곰이 북극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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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알고리즘
고은미.김정호 지음 / 한밤의책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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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한 지속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럴 때 스스로 진정한 만족을 느낄 수 있고 장기적인 성장 또한 가능해진다. (p.184) 

 

사실 이 책은 제목이 그다지 끌리는 편은 아니었다. 부와 행복을 굳이 같은 선상에 두고 끌어 다녀야 하나, 생각했기 때문. 그러나 이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는 이 책이 부, 행복 등 수많은 것들이 내 마음에 달렸고 그래서 내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이런 제목을 붙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혹시 나처럼 이 책의 제목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면 '나를 바꾸는 말의 힘' 정도로 생각하고 이 책을 만나보기를. 분명 한 문장은 내게 닿는 말이 있을 테니 말이다. 

 

운명, 행복, 풍요, 관계, 인생 등 다섯 가지 주제로 이루어진 이 책은 말이나 성향이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지속적으로 이야기한다. 말을 내뱉는 것은 자유이나 그 말의 책임을 지는 것도, 그 말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도 결국 자신이기에 말을 더욱 신중히 하고, 더욱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머리에는 늘 있는 말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누군가의 문장에서 차근차근 만나니 한결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 좋았다. 

 

가장 마음에 닿았던 것은 귀한 사람이 귀한 대접을 받고, 내가 나를 사랑할 때 타인도 나를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제일 어려워하지 않나. 물론 나르시시즘이 과하게 높은 것도 문제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너무 슬프다. 어쨌든 세상에서 나를 제일 사랑하는 것은 나여야 하는데, 사람들은 쉽게 그것을 잊어버리는 듯하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해보기도 했고, 말의 힘을 새삼 깨닫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요즘 내가 한 부정적인 언어를 생각해보았는데, 특정인의 이야기를 할 때였던 것 같다. 오가며 마주치기에 완전히 피할 수도 없고, 한 번 싫다는 생각을 하니 점점 더 싫어서 자꾸 더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이는 사람. 그런데 문제는 그 사람으로 인해 내가 스트레스를 받고, 내가 나쁜 언어를 내뱉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걸 반복하고 있던 것. 나를 위해서라도 그 부정적 감정을 끊어내는 것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정적 생각은 나를 부정적인 방향으로 이끈다. 

 

 

너무 늦어서 못한다는 말은 하지 말자. 무언가에 도전해도 시간은 가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시간은 간다. 다만 결과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p.96)

 

요즘 들어 자주 했던 생각이, 꼭 무엇인가 정해놓고 좋아하고 실천해야 하나-였다. 그저 내 마음이 닿는 대로 무엇인가 좋아하기도 하고, 즐기기도 하면 안 되나 하고 많이 생각했던 것. 이 책을 읽고 나서 조금 더 그런 생각에 확신을 해본다. 대신 그것이 무엇이든 늘 멈추지 말고 도전하고, 즐길 것. 그리고 긍정의 언어로 나를 응원할 것을 잊지 말아야지. 

 

내가 아이에게 해주던 수많은 긍정의 언어들을, 정작 나 자신에게는 해주지 못하고 살아온 것 같다. 이제라도 말의 힘을 믿고 스스로에게도 긍정을, 응원을 보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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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방통 호랑이 발톱 달마중 22
박용숙 지음, 홍선주 그림 / 별숲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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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콧김을 '킁~'하고 뿜으면 나무가 '쿵'하고 쓰러지고, 눈에 힘을 '빡' 주면 빛이 번쩍번쩍 나고, '으르렁~'소리치면 산은 물론 하늘까지 쩌렁쩌렁 울리게 만드는, 나무가 뚝뚝 끊어질 만큼 힘이 센 집채만 한 호랑이가 살았데.” 이렇게 시작되는 이야기에 눈이 반짝이지 않을 아이는 얼마나 될까? 내가 식탁에 앉아 첫 장을 소리 내 읽었더니, 인형을 가지고 놀고 있던 꼬마는 어느새 내 옆에 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엄마, 빨리 뒷장 읽어주세요.”. 

 

첫 장부터 이렇게 몰입감이 장난 아닌 이 책은 박용숙 작가의 “신통방통 호랑이 발톱”이다. 이야기를 듣는 듯한 구어체를 사용하여 아이들에게 몰입감을 주고, 의성어와 의태어가 어찌나 다양하게 사용되었는지 같이 읽는 엄마도 재미가 있다. 더구나 호랑이가 원래부터 힘이 센 게 아니라 노력형이라니. 이 얼마나 재미있는 설정인가. 거기에 우리의 호랑이는 살짝 부족하여 너구리의 꾐에 빠지기까지 한다. 너구리의 감언이설에 속아 바보짓을 하는 호랑이를 보며 우리 꼬마는 애가 탔다. 손을 꽉 쥐고 이야기를 읽느라 손바닥에 땀이 흥건할 지경!

 

호랑이가 사람을 꿀떡꿀떡 잡아먹고, 북두성군과 전쟁을 하고, 발톱을 되찾기 위해 너구리와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너무 흥미진진하여 책장이 언제 다 넘어가는지도 모를 사이에 한 권을 뚝딱 읽었다. 재미있게 읽고 나니, 필요 이상의 욕심을 부리면 안 되는 것과 벼룩부터 사람까지 귀하지 않은 목숨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스토리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도 아이들이 내내 눈을 떼지 않고 빠지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이야기 자체도 너무 재미있는데, 홍선주 작가님의 일러스트가 한층 더 웃음을 더해준다. 고전 동화의 일러스트를 여러 작품을 해온 작가답게 그림에 담긴 익살스러움과 한국적인 미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는 즐거움을 한층 더해주고, 직접 웃음 코드를 찾게 해주어 스토리를 한층 맛깔나게 살려준달까. 특히나 벼룩 때문에 얼굴을 찡그리고 누워있는 사냥꾼의 얼굴은 그 자체로 웃음보를 유발하는 매력적인 그림이었다. 

 

개인적으로 전래동화나 명작동화의 잔혹성이나 외모지상주의, 금전 위주의 스토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늦게 전래나 명작을 읽어준 편이다. (지금도 몇몇 동화는 손 닿지 않는 책장에 꽂혀있다)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은 것 말고는 그런 잔혹성도 없고, 한국적인 웃음이 가득했던 '신통방통 호랑이발톱'. 아이와 오솔길을 걸으며 나도 모르게 혹시 호랑이 발톱이 빠진 것은 아닌지 바닥들 보며 걷게 될 것은 재미있는 스토리였다. (혹시 호랑이 발톱을 보게 되면 그 자리에서 어흥~만 세 번쯤 외치고 재빨리 돌아와야지! 욕심은 금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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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삽질여행 - 알아두면 쓸데 있는 지리 덕후의 여행 에세이
서지선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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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누구나 나와 같은 에피소드가 차곡차곡 쌓여있을 것이다. 여행이란 것이 계획대로 되면 그것은 이미 여행이 아니지 않겠는가. 여행은 결국 불확실성에 대한 모험이다. 그리고 훌륭한 여행자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펼쳐지는 삽질 에피소드 덕에 일정이 꼬이길 수십 번, 덕분에 화가 나고 답답하기도 수천 번이다. 그래도 세월이 지나 보면 그 어느 에피소드보다 삽질 에피소드만 생각나는 것이 우습기도 하다. 심지어 당시의 고생은 잊어버리고 기억이 퇴색되어 우스운 일화 정도로 남아버리니. (p.261) 

 

나는 비교적 여행 운이 좋은 편이다. 운 좋게 룸 업그레이드를 받게 되는 경우도 많고, 저렴한 맛에 예약했는데 멋진 풍경을 만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단 하나 치명적 단점이 있다면, 나는 비를 몰고 다니는 여자. 내가 여행을 가면 언제나 비가 온다. 언제인가 내가 태국여행을 갔을 때 내린 비는 기록적 폭우여서, 비행사에서 제공한 호텔에 하루를 발이 묶여있기까지 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냄새나는 호텔이었다) 그런데, 여행 대부분이 이벤트를 만나는 사람이 있다니. 나는 사실 '삽질이 가득한 여행'이라는 이 책의 홍보문구에 '그런데도 계속 여행을 가냐'는 물음표가 먼저 들었다. 체험형 여행과 휴식형 여행 중 나는 철저히 후자에 가까운 사람이기에 힘든 여행에 대한 반의가 먼저 든 탓. 그러나 이 책을 다 읽어갈 즈음에는 완벽히 남는 것이 있는 여행이었기에 반복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 결과의 삽질이라면, 한 번쯤 해볼 만 하지 않은가, 하고. 

 

그녀의 삽질(?)은 실로 다양하다. 삽질만 모아 책 한 권이라니! 경험 분실은 기본, 화장실에 갇히기, 태풍, 벌레의 습격, 비상식적인 가이드까지 정말 골고루 이상한 상황들을 만난다. 그러나 지리덕후로서 모래사막을 만나는 만족을 얻기도 하고, 불편한 버스 안에서의 아름다운 일출도 만난다. 물론 삽질의 비중이 크기는 하지만 그녀의 말처럼, 그렇기에 그 여행이 더욱 오래 기억에 남고 에피소드를 하나씩 남길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정말 이 정도까지 겪는다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그만큼 읽는 내내 웃음이 가득했다. 그녀의 삽질을 미리 학습함으로써 우리는 그런 오차를 줄일 수도 있을 것이고, 여행에서 삽질을 만난다고 해도 웃으며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녀의 유쾌한 글들에서 이미 우리는 그런 '회복 탄력성'을 얻었기 때문이다. 

 

여행에서의 변수는 즐거움의 요인이 된다는 그녀의 말이 마음에 남는다. 그런 변수가 싫어 가기 전에 철저하게 계획하고, 가서는 푸욱~ 쉬는 것을 목적으로 삼아온 나의 여행과는 다소 다른 모습이기는 하지만 그녀의 여행도 너무 흥미로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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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 회사 밖에서 다시 시작
곽새미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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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에 취해 회사를 나오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을 아름다운 세상과 새로운 길을 만났다. 월급쟁이 시절엔 사무실에서 일하는 화이트칼라 직업군이 가장 귀한 줄 알았다. 이제는 직업에 귀천이 없으며 모든 경험은 어떻게든 쓸모가 있다는 사실을 마음으로 안다. 아무리 퇴사한 사람들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들어도 직접 해보기 전까진 모른다. 비단 퇴사만이 아니다. 여, 요가, 모든 일은 자신이 경험한 딱 그만큼만 안다. (p.216) 

 

사실 이 책을 들고 웃음부터 피식 났다. 내가 예비 퇴사러이기 때문이다. 육아휴직의 마지막 달, 나는 퇴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휴가 한번 제대로 쓰지 않고 해온 직장생활, 디스크와 건강 악화 등으로 그동안 아껴두었던 육아휴직 카드를 꺼내 들었을 때, 기꺼이 승인해준 것은 건강을 회복하고 돌아오라는 암묵적 약속이었음을 나는 알지만, 회사 밖이 내게 주는 행복과 안정감을 이미 알아버렸기에 나는 퇴직을 결심했다. 물론 주변에서는 만류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지금까지 고생해놓고 왜' 에서부터 '여자가 어디 가서 그 정도 월급을 다시 받을 것 같아' 등 현실적인 조언이 많았다. 물론 나도 그런 고민을 했다. 그러나 적성에 잘 맞는다고 생각했던 내 일이 그저 타성에 젖어서 해온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나서, 나를 다시 그곳에 밀어 넣고 싶지 않았다. 사실은 나 역시, 슬픈 날에도 억지로 웃는 것이 천성에 맞지 않았다. 그저 월급에 젖어 그렇게 믿어온 것이었다.

 

남편과의 작당 모의 끝, 퇴사와 세계여행을 결심한 작가도 아마 나처럼 현실적인 충고들을 수없이 들었을 것이다. 사실 세상은 돈 없이는 살 수 없으니까. 그러나 그녀 역시 회사가 울타리가 아니었음을 깨닫고, 자신을 위해 세상에 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더 행복해졌다. 나 역시 그녀의 글을 읽으며 그동안의 삶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기도 했고, 앞으로의 나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다. 그녀와 달리 나는 아이와의 삶을 고민하는 엄마지만, 그녀와 같은 맥락에서 더 행복한 삶을 우위에 두고 고민하며 책을 읽었다. 

 

사실 그녀는 나보다 조금 더 체계적이다. 2년에 걸쳐 퇴사를 준비하고, 여행을 계획한다. 또 새로운 삶에 내딛는 발도 거침이 없다. 그녀의 글에 엄청난 공감과 동의하며 책을 읽었지만, 굳이 한마디 보태자면, 계획 없이 퇴사를 해도 큰일 나지 않는다는 거다. 퇴사 후에 생각해봐도 조금 늦을 뿐, 큰일 나는 것은 아니다. (물론 퇴사만이 살길도 아니고)   

 

어쩌면 내가 퇴사를 결심한 자체가, 어쨌든 비를 피할 집이 있고 최소한 밥은 굶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맞다. 그걸 걱정했다면 퇴사가 조금은 더 미뤄졌겠지. 그러나 그 돈을 넘어 퇴사가 내게 주는 행복이 더 크다는 것을 나는 너무 늦게 알았다. 아이가 조금 더 어릴 때 그 결심을 했더라면 나는 조금 더 일찍 안정적인 사람이 되어 있었겠지. 만약 당신이 출근과 동시에 퇴근을 꿈꾸고 있다면, 회사가 울타리가 아닌 철창으로 느껴진다면 자신을 위해 퇴사를 고민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물론 퇴사를 해도 무엇인가를 열정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만두고 몇 달은 그냥 쉬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음이 닿아서 하는 일과, 돈 때문에 겨우 하는 일은 분명 다르다. 

 

그동안 포기했던 수많은 즐거움을 대신 월급을 선택해왔던 과거의 나에게 미안함을 전한다. 그리고 앞으로 더 열심히 살지라도 더 행복할 나에게 응원을 보내본다. 무엇을 하든 잘할 수 있다고. 좋아하는 마음을 잊지 않으면, 언젠가 뭐 하나는 잘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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