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잉? 보랏빛소 그림동화 26
최진우 지음, 안예나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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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대한민국은 승률이 9%라는 포르투갈을 상대로 2:1의 역전승을 이루어냈다. 선수들의 긴 노력과 약간의 운, 국민의 응원 등이 고루 섞여 이뤄낸 쾌거였다. 선수들의 인터뷰나 국민의 댓글을 부지런히 읽었는데, 그중 가장 마음을 울린 말은 “흥민이 형이 '네가 하나 만들 거다. 널 믿는다'라고 했다. 그래서 흥민이형이 드리블을 할 때 나에게 공이 올 거라고 확신했다.”라는 황희찬 선수의 인터뷰였다. 나를 믿어줬기에,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말이 마음을 둥둥 울리며, 아이를 키우면서도 늘 그런 믿음을 주는 엄마가 되어야지, 생각했다. 

 

오늘 낮, 아이와 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어떤 책을 읽어볼까 생각하다 보랏빛소어린이의 '오이잉'을 꺼내 들었다. 이 책에는 '믿음의 육아'가 고스란히 들어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초보 농사꾼 아주머니는 우리 같고, 쑥쑥 자라는 모종들은 아이 같아서 더욱 마음이 간다. 자신이 참외인 줄 알고 부지런히 자라던 '모종'은 어느 날 자신이 오이임을 알고 실망하고 병들어간다. 그러나 예쁜 오이로 자라주기를 응원하는 주인아주머니의 응원에 무척이나 반짝이는 오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예쁜 표지, 익살스러운 제목이기에 부담스럽지 않게 이야기를 이어가기에 너무 좋다. 아이가 조금 자라면, 시작부터 '엄근진'으로 앉아있는 책들은 살짝 기피할 때도 있는데, 이 책은 그런 느낌이 전혀 없다. 일러스트나 제목, 심지어 본문에도 잔잔한 이야기만 이어지기에 부담 없이 읽고, 아이가 직접 참외든 오이든 모두가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세상의 아이들은 저마다 달라서 우리 아이가 오이로 자랄지 참외로 자랄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오이도 참외도 모두가 귀한 존재 아닌가? 아이들에게 자신들이 모두가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게 하는 예쁘고도 단단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일러스트 역시 너무 예쁘다. 일단 색감이 너무 고와서 바라보는 내내 기분이 좋은데 식물들의 표정이나 아주머니의 표정에서 심정을 유추해보는 재미도 있어 아이들과 나눌 이야기가 많다.

 

월드컵 경기를 놓고 '승패'만을 놓고 단순히 '결과'를 이야기 나눌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노력, 이 경기가 아름다운 이유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좋을 것 같다. 또 무엇을 하든 작은 모종이었던 시간, 비바람이나 뜨거운 태양을 이겨내는 과정, 열매를 맺기 위한 희생의 순간들을 아이와 이야기 나누며, 선수들의 '과정'을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다. 오늘 이 책의 주인공처럼, 대한민국의 선수들은 빛나는 오이를 영글어냈다. 우리 아이들도 자신만의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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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2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E L 제임스 지음, 황소연 옮김 / 시공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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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바라는 건 그녀의 안전이었다. 아나가 없는 삶은 견딜 수 없을 것이다. 불쾌한 이미지들이 어지럽게 머릿속을 휘저었다. 

그레이, 그만, 그만해 병적인 생각들을 통제해야 했다. 집중해 그레이, 있고 싶은 곳에 초점을 맞춰. 아나와 함께 (p.271)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133주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52개국에서 1억 5천만 부 이상이 판매된 그야말로 '대박 도서'. 영화화되면서 더욱 흥행한 '가장 유명한 로맨스'라는 평을 받는 책이지만, 영화는 판매된 티켓수만큼 혹평가도 많았던 것 같다. 혹평의 이유는 대개 성적인 (그것도 대중적이지 않은) 부분에 너무 과하게 치중한다는 평이 많았는데, 나는 그것이 책에서 다뤄진 부분들이 영화에서는 빠른 화면전환 등의 한계으로 인해 심도 있게 다뤄지지 않은 탓이라 생각한다. 

 

E.L 제임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해방'은 주인공들의 심리상태를 제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주체적이고 감정적인 여주인공이 아닌, 냉철하고 감정변화가 크지 않은 남주인공 그레이의 시점에서 쓰인 책이라, 로맨스로서도 부족함이 없으나 심리적 묘사도 부족함이 없다. 

 

이미 서로를 잃어보기도 하고, 여러 위기를 겪기도 한 크리스천 그레이와 아나스타샤 스틸은 서로를 향해 더 깊은 신뢰와 사랑을 갖게 된다. 그 과정에서 묘사되는 그레이의 심리변화를 보며 내면 아이를 치료해가는 과정이 안타까움과 대견함이 마구 뒤섞이는 마음이 되기도 했고, 살짝 부끄러워지는 농도 짙은 애정행각에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다 보면 어느새 남은 페이지가 없다. 아무리 책을 흔들어보아도 더는 남은 페이지가 없다. (아이고 아쉬워, 2권 어디 있니.) 

 

사실 소설 리뷰를 즐기지 않는 이유가 스포일러도 없어야 하고, 중요한 사건들은 다른 독자들을 위해 내용을 언급하지 않으려 노력하지 않으려 애써야 해서인데, 이 책은 감히 스포일러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우리의 그레이와 아나는 결국에는 행복해진다. 이것을 스포일러 할 수 있는 까닭은, 이 책의 내용은 '행복'이라는 결말이 아닌 '행복해지는 과정', '자신의 어두운 과거에서 벗어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고, 기업체를 운영하는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식탁 밑에서 나오지 못했던 그레이는 더이상 자신에게 가혹하지 않은 사람으로 거듭난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인간의 성장, 사랑의 숭고함 등 매우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스토리도, 번역도 '역시!' 하는 마음이 드는 책이었다. 

 

덧) 종종 영화화된 도서의 리뷰를 올리면, 영화와 책 중 어느 것이 더 좋았냐는 질문을 받는 경우가 많다. 물론 '케바케', '사바사'지만 개인적으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그 중 특히 'freed' 편의 경우는 책이 월등히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주인공의 심리변화와 여주인공을 대하는 진심 등을 여실히 표현하고 있었고, 그런 문장들에서 전작들이 받았던 혹평을 다소 덮을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사랑이 없는 성행위, 가혹적인 성행위에 관해 이야기하는 댓글을 많이 봤는데, 그레이가 얼마나 진심으로 아나를 대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참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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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의 마음공부 : 부모 편 - 부모에게 받은 상처에서 벗어나 생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오소희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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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서 주도권을 잃고 끌려다니면 허무함, 자괴감, 억울함 같은 낭비되는 감정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와. 그것들을 지우느라 긍정적인 감정을 지니고 생산적인 활동에 집중할 기회를 뺏기지. (p.42) 

 

오소희 작가님의 “엄마의 20년”을 두고두고 곱씹어 읽으며 나는 좀 울기도 했었고, 수많은 결심을 하기도 했다. 그때 내가 가장 많이 생각했던 것은 내 마음을 잘 다스리자, 내 마음이 감정으로 가득 차게 만들지 말자였다. 내 마음이 가득 차면, 아이에게 내어줄 여유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나는 지금도 내 마음을 비워두려고 매일 노력한다. 

(엄마의 20년 리뷰 https://blog.naver.com/renai_jin/222727149743)

 

그때보다 다소 여유 있게 사는 지금, 오소희 작가님의 신간 “언니들의 마음공부 부모 편”을 읽으며 또 한 번 내 마음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었다. 오작동하는 로봇이 되지 않기 위해 나의 감정과 감각을 훈련하고, 적절히 표현하는 법을 찾아야 한다는 작가의 말에 이토록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은 그때도 나도 여전히 훈련이 필요한 '순간마다 처음인 사람'이기 때문은 아닐까.

 

정말 언니가 이런저런 조언을 하듯 대화체로 이어지는 책은, 전혀 어렵지 않은 말들로 이어져 있어 술술 읽히면서도 '뼈 때리는 조언'이 꽤 많다. 이번 책은 특히나 '부모'와의 관계에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면 아이를 안아주는 것이 굵은 맥락이기에 나와 부모님의 관계를- 나아가 나와 아이와의 관계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첫 장은 '나'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문을 연다. 사실 심리 서적에서 '치유'의 단계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꽤 있어 식상하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탄탄한 생각과 기본기가 바탕이 된 좋은 조언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특히 긍정에 대해 '긍정은 눈물이 멈춘 말간 눈으로 다시 그 일을 들여다보는(p.41)' 것이라는 말이 매우 인상 깊었다. 그저 좋은 생각 해서 으쌰으쌰하라는 겉핥기의 말이 아닌, 실컷 다 울고 다시 제대로 보라는 것 아닌가. 이거야말로 '체험한 사람'의 조언이 아닌가 싶다. 

 

두 번째 장에서부터는 사례와 조언이 이어진다. 차별받고 자란 이들, 부모와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힘이 들었던 이들, 지쳐버린 이들, 엄마의 강요 속에서 자기 생각이 없이 자란 이들, 무기력함에 중독된 이들, 감정 쓰레기통으로 살아온 이들, 수많은 가스라이팅으로 너덜너덜해진 이들. 이렇게 적어놓으니 '안타까운 타인' 같지만 제대로 들여다보면 '안쓰러운 나'도 이 안 어딘가에는 있다. 심지어 여러 사례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사실 모든 인간은 그 정도가 다를 뿐 모두 상처받고 상처 주며 살아간다. 차이는 상처를 딛고 일어나느냐, 깔고 살아가느냐 뿐. 나는 이성적인 부모님 밑에 자라 큰 상처는 받지 않고 자랐기에, 나의 상처보다는 아이에게 그런 상처를 주는 엄마가 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여러 사례에서 나의 이야기를 만나기도 하고, 마음을 도닥여볼 수 있었음은 분명하다. 

 

작가님의 책이 내게 많은 생각을 던져주는 것은, 그저 '아, 네가 아팠구나'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 너 아팠지. 그래서 계속 아플 거야? 이제 일어나야 하지 않아?'하고 손을 내밀어주기 때문이다. 진짜 언니처럼 망설이고 주저하는 나에게 쓴소리를 하기도 하고, 다정한 손을 내밀어주기도 한다. 나이를 먹으며 점점 남에게 해주기 어려운 것은 달콤한 말이 아니라 쓴소리임을 알기에 누군가의 진실한 조언이 더 귀하지 않나. 

 

사람들은 종종 그런 말을 한다. 어린 시절의 나에게로 가서 나를 안아주고 싶다고. 그러나 정작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제라도 우리는 어린 시절의 나를 안아줄 수 있고, 내 아이를 어릴 때 내 모습으로 만들지 않을 수 있다. 이 책은 어린 시절의 내게로 가는 문을 만들어줄 수 있다. 그것을 열고 실천하는 것은 당신 몫이고. 

 

이전에도 작가님의 책 리뷰에 그러했던 것처럼, 오늘의 리뷰도 작가님의 한마디로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당신이 부모님과 편안해지기를. 그로써 무엇보다 당신이 자신과 편안해지기를.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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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알고 싶은 실전 심리학 - 사람의 속마음을 거울처럼 들여다본다
왕리 지음, 김정자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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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의 '전염' 현상은 다른 사람의 하품하는 모습에 감정을 이입한 결과다. 이런 '전염성'은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획득한 일종의 보호기제다. 이는 집중력을 향상시켜 사람들이 항상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p.201) 대화를 나눌 때 상대방이 당신을 따라 하품하는 이유는 졸려서 그런 게 아니다. 당신과의 대화가 따분해서 그런가, 하는 오해도 버려야 한다. 사실 하품한 사람은 당신의 생각보다 대화에 더 흥미를 느끼고 있다. (p.202)

 

 

책을 읽으며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가장 크게 바뀐 영역을 고르라면 아무래도 심리학일 것 같다. 심리학에 대해 전혀 모를 때는 막연히 '어딘가 불안하거나 힘든 사람들의 마음을 위한 학문'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모든 사람이 조금 더 단단하고 안정되기 위한 그 모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점점 남의 마음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다지는 책에 훨씬 더 큰 비중을 둔다. 내 마음이 단단하면 주변의 상황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은 '나 혼자만 알고 싶은 실전 심리학'은 바로 읽고 바로 써먹는 '실전형 심리학'이라고 말하면 딱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결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다. 빠르게 변하는 요즘 같은 세상에 꿀팁이 될 것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가장 먼저 나의 시선을 끈 것은 '무의식'이었다. 편견이나 은유도 우리의 무의식과 선택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에 생활습관이나 환경이 얼마나 사람에게 큰 영향을 끼치나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느낌대로'조차 심리학에서 풀이될 수 있음에 또 한번 놀라기도 했고. 그외에도 직장에서나 연애에서 심리적으로 위축을 겪지 않고 나를 지킬 수 있는 여러 방법도 기술되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에서조차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목표가 있어야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부분을 읽으며 역시 사람은 나가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은 팁을 얻은 부분은 '행동의 심리학'이었다. 복수나 가십 등에 관한 이야기도 좋았으나, 몸이 먼저 말한다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행동'의 이야기를 얼마나 놓치고 있나 생각해보기도 했고, 내가 그때 이런 것을 알았더라면- 싶은 마음이 드는 문장이 너무 많았다. 

 

또 심리적 안정이 몸을 아프지 않게 할 수도 있고, 심리적 고통이 몸의 아픔까지 가지고 올 수 있음을 읽으면서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지옥과 천국을 오갈 수 있음을 실감했다. “따뜻한 물 한잔이 소외감을 없애준다.”라는 문장에서는 언제나 따뜻한 물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마음먹기도 했다. 손을 씻는 행위에서 죄책감을, 자세를 낮춤으로써 용서를 구할 수 있다는 내용에서 종교적 행위들이 심리학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놀라움을 느끼기도 했다.

 

이 심리학책을 읽으며 또 한 번 심리학이 그렇게 어렵고 낯선 학문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가지는 의문도, 흔히 하고 있던 행동들에도 심리학이 들어있다고 생각하니 그리 어려운 학문도 먼 학문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선상에서 생각해보면 우리가 심리적으로 단단해지는 것도, 일이나 관계에서 위축되지 않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부지런한 공부를 통해 내 마음을 조금 더 잘 알고, 기준을 가질 수 있다면 나는 조금 더 행복한 사람, 흔들리지 않는 사람으로 살 수 있을 것이다. 그 힘을 키워주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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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을 줄 알았는데 멋있어! 축구 만화 도감 반전 도감 3
익뚜 지음, 장민석 감수 / 후즈갓마이테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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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을 다녀온 아이가 말한다. “엄마 우리 축구 졌어? 그래서 재미없는 거야? 져도 노력하면 재미있고 신나는 건데 00이가 져서 재미없는 거래” 하고. 비록 운동신경이란 것은 아예 장착하고 태어나지 않아 운동은 1도 못 하지만, 스포츠경기를 몹시나 좋아하는 나는 아이에게 큰 소리로 대답해줬다. “본인에게 부끄러운 경기를 하는 게 재미없는 거지, 이기고 지고는 재미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 (물론 응원하는 팀이 이기면 조금 더 재미있지만) 그리고 알고 보면 더 재밌다~!”하고. 

 

그랬더니 우리 꼬마, 자기도 축구를 잘 알면 좋겠다고 한다. 그래? 좋았어. 그럴 줄 알고 엄마가 엄청나게 재미있는 책을 준비시켜놨지. 카타르월드컵에 대비한 축구 필독서! 이름하여 “축구 만화 도감!” 엄청나게 귀여운 캐릭터들을 장착하여 일단 첫인상 합격, 내 사랑 홍명보 감독님, 한준희 해설위원님, 이재성 선수, 배승호 선수 등이 강력추천한 만큼 내용도 합격이다. 어디 그뿐인가. 얼마나 재미있게 내용을 설명해주는지 분명 축구를 배우는 만화인데 깔깔 웃음이 난다. 그렇게 한바탕 웃고 나면 머릿속에 축구에 대한 지식도 남고, 그 많은 규칙을 지키며 긴 시간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이 얼마나 멋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또 한 번, 축구처럼 인기종목이든 비인기 종목이든 최선을 다해 임하는 모든 선수를 열렬히 응원하는 팬이 되어야지, 하고 다짐하기도 했다.

 

엄마들이여. “왜 저기서 파울이야?”, “오프사이드는 뭔데?” 이런 거 자꾸 물어봐서 남편한테 괴롭힘당하지 말고, 아이와 같이 이 책을 읽으면 축구 박사가 될 수 있다. 아이들도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지식, 스포츠를 관람하는 바른 자세를 알려주면 평생 즐겁게 스포츠관람을 하는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 책이 지금 이 시기에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이유가 이거 같다. 제대로 알고, 제대로 즐기게 하는 도구로 말이다. 

 

'축알못' 우리 꼬마 녀석은 이 책을 읽으며 엄마 책장에 꽂혀있는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의 리베로가 무슨 뜻인지 드디어 알게 되어 좋아하기도 했고, 표지에 적힌 홍명보 감독님 이름에 나만큼이나 좋아했다. 한장 한장 내용을 읽으며 공격수나 수비수 등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선수가 없음에 감탄하기도 했다. 나 역시 설명해주지 않아도 아이가 이 책을 통해, 모든 선수가 협동하여 한 팀이 되고, 팀원 누구 하나 귀하지 않은 사람이 없음을 깨달은 것이 너무 기특했다. 

 

아이가 좋아한 또 한 가지는 책과 함께 배달온 “2022 카타르월드컵 브로마이드”였다. 초판본에 한해 증정되는 이 사은품에는 세계 간판선수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고, 월드컵 각 조의 명단이 적혀있어 누가 누구와 경기하게 되는지에 대해 알아볼 수도 있다. 아이와 이 브로마이드를 보며 어떤 나라가 승점을 얼마나 가져가고, 누가 16강에 진출하게 되는지 등에 관해서 이야기해보는 것도 아주 재미있는 대화가 될 것 같다. 

 

치열하게 0:0을 유지하며 우리나라의 조직력이 올라갔음을 느끼게 했던 우루과이전도, 비록 아쉽게 3:2로 패배했지만 엄청난 공격력과 체력향상을 느낄 수 있었던 가나전. 그리고 16강 진출을 향한 세번째 경기 포르투갈전을 앞둔 지금. 워낙 강한 팀이기에 쉽지 않을 경기겠지만, 승패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응원하는 성숙한 부모의 모습, 경기를 경기 자체로 즐기는 아이로 만들어주는 '선배'로서의 모습이 무엇보다 필요할 때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다 덮어놓고, 축구를 '공부'하는데 왜 이렇게 재미있냐고오~! 국·영·수도 만들어줘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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