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처음 가는 날 빨간 벽돌 유치원 1
김영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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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좋아하는 집 책장마다 무조건 한 권씩은 있다는 김영진 작가님의 신간, <유치원 처음 가는 날>을 발 빠르게 만나보았다. 우리 집은 김영진 작가님의 거의 모든 책이 다 있을 만큼 엄마도 딸도 팬이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열었다. 기대한 아이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고 “찹쌀도서관 추천도서” 칸 1열에 꽂힌, 재미와 감동이 가득했던 책, <유치원 처음 가는 날>을 소개한다. 

 

작가님 책 중 <볼돼지>를 가장 좋아하는 우리 딸은 책을 보자마자 “오예~ 동물 친구들이 나온다.”라며 매우 신났다. 빨간벽돌 유치원에 옹기종기 돼지, 토끼, 곰, 오리, 양 등이 서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운 이번 그림책에는 유치원에 처음 가는 걱정과 설렘이 가득 들어있다. 우리 집은 언제나 일러스트를 먼저 보는 편인데 아련한 통통이의 눈빛을 보며 우리가 처음 유치원에 가던 날을 떠올리기도 했고, 입학을 앞둔 두려움을 공감하기도 했다. 모든 친구의 표정이나 동작이 무척이나 생생하고 실제 유치원에서 만날 수 있는 물건들을 페이지 가득 꽉꽉 그려놓으신 덕분에 일러스트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두어 시간이 뚝딱 지나갔다. 

 

개인적으로 김영진 작가님 그림책의 가장 큰 매력은 섬세한 표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서도 그 매력을 충분히 만날 수 있었다. 이번 책에서 가장 멋졌던 부분은 아이들이 느끼는 공포의 크기나 반가움의 크기를 잘 표현한 점이었는데, 이를 통해 아이도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표현하는 등의 과정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아이는 이런 순간 어떤 감정이었는지, 어떤 날에 엄마가 특히나 반가운지 등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아이의 속 깊은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어 너무나 좋았다. 

 

일러스트뿐 아니라 내용도 나눌 이야기가 많다. 실제 유치원에 입학하는 5세 아이들이 읽기 글밥이 많다고 생각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그림 위에 아기자기 적힌 것들이 더 많아서 아이와 절대 지루하지 않게 읽으실 수 있을 터. 우리 아이는 작은 글씨까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깔깔 웃으며 여러 번 읽은 뒤에야 엉덩이를 뗐으니 재미는 말할 것도 없다. 

 

처음 유치원에 가게 되는 통통이의 불안과 유치원 생활, 엄마의 반가움 등을 무척이나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끌어내셨다.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기 전에 이 책을 만나면 불안을 해소하고 새롭게 만날 친구들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수 있으리라 생각되고, 부모님들 역시 아이의 불안은 어떻게 해소해줄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으시리라 생각된다. 통통이와 엄마의 대화를 읽으며 나 역시 아이에게 “용기 내보자, 생각보다 괜찮을 거야”라는 말을 해주는 엄마가 되리라 결심하기도 했다. 

 

친구들이 서로를 소개하는 페이지를 한참이나 들여다보던 아이는 “엄마, 학교도 유치원처럼 막상 가보면 너무 재밌겠지?”하고 묻는다. 낯선 공간이나 낯선 사람에 대한 조심성이 많지만, 그래도 단단히 적응하는 아이임을 알기에 “그럼, 엄청 재미있을걸”하고 웃어주었다. 마지막 페이지처럼 우리 아이는 학교 이야기도 종알종알 전달해주겠지, 그 설레는 수다를 기대하며- 아이를 또 한걸음 성장하게 해준 작가님께 감사 인사를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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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 하마 수학 박사의 똑똑한 숫자 쓰기 1~2 세트 - 전2권 하마 하마 수학 박사의 똑똑한 숫자 쓰기
김리나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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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릴 때만 해도 한글이나 숫자를 모르고 입학하는 친구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평균적으로 6세 내에 숫자를 익히고, 7세 내에 한글을 익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단순히 빠른 나이에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조기교육을 과하게 하는 바람에, 실제 학교에 들어가서 공부를 거부하거나 점수가 되지 않는 학습은 피하는 현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많다고 하니 아이러니다. 어쩌면 아이가 언제 한글과 숫자를 떼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첫 번째 수학 교재, 한글교재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얼마나 체계적으로 알려주는지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만나게 된 창비의 <하마하마 수학박사의 똑똑한 숫자 쓰기>와 <아하 한글 박사님의 스티커 놀이>는 아이들이 아주 재미있고 쉽게 숫자와 한글을 만나게 하는 시리즈라 적령기의 부모님들께 강력추천하고 싶다. 

 

먼저 <하마하마 수학박사의 똑똑한 숫자 쓰기>는 보스턴 칼리지 수학박사 김리나 교수가 집필한 도서로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숫자를 쓰는 법부터, 올바른 순서로 숫자 쓰기, 소개념 등을 익힐 수 있다. 이 책이 특히나 좋은 까닭은 아이의 수학교육을 돕는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는데, 페이지마다 부모를 위한 기준과 아이들의 교제가 병행되어 있어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좋은 학습이 된다. 일상생활 속에서 수학에 대한 개념을 익힐 수 있는 팁들을 읽으며 실제 효과가 좋았던 것들을 확인하기도 하고, 앞으로라도 아이에게 챙겨주어야 할 것들을 배울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아이들이 학습하기에도 무척이나 좋았던 게, 쓰기 연습을 통해 손의 힘을 기르기도 하고, 그림에서 찾기, 스티커 붙이기, 선 긋기, 연결하기 등 매우 다채로운 과제를 제시해 지루함이 없이 숫자를 공부할 수 있게 해주었다.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기기로 숫자나 한글을 배우는 경우가 많아 순서대로 쓰는 것을 무척 어려워한다는데, 이 책을 통해 바른 순서까지 익힐 수 있어 좋다.

 

다음은 <아하 한글 박사님의 스티커 놀이>는 한글 교육의 대표주자 최영환 교수님의 책으로, 통 문자학습에 치중된 요즘의 한글 교육 대신 모음과 자음을 이해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음절글자를 이해하게 하는 원리 한글을 배울 수 있게 해준다. 우리 아이는 한글을 다 떼었지만, 일부러 이 책을 한 번 더 보게 한 까닭은 한글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게 하고 싶어서였는데 덕분에 아이가 한글이 얼마나 대단한 문자인지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모음을 가지고 놀기, 자음으로 놀기 등을 통해 그저 재미있게 놀다 보면 아이는 한글의 구조 자체를 익히게 되고, 글자를 쓰는 모양까지 이해하게 된다. 또 이 과정에 엄청 다양한 스티커 놀이가 제공되기 때문에 그저 재미있게 노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머리에는 한글에 대한 이해가 생기게 되는 것. 한글학습원리를 이해하면 굳이 어렵게 배우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한글을 조합할 수 있어 금방 글자를 익히게 되고, 나아가 단어 읽기까지 뚝딱! 해낼 수 있게 된다. 

 

 <하마하마 수학박사의 똑똑한 숫자 쓰기>는 전 2권, <아하 한글 박사님의 스티커 놀이>는 전 3권으로 구성되어 있어 외출 시에 가지고 다니고 좋고, 아이가 스티커 먼저 다 때버리는 불상사도 예방할 수 있다. 아이와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은 겨울, 하루 30분이라도 아이와 재미있는 놀이 수학, 놀이 한글을 진행한다면 아이에게는 엄청난 영양분이 되리라 믿기에 유치원에 가는 어린이들에게 이 책을 강력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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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한글 박사님의 스티커 놀이 1~3 세트 - 전3권 아하 한글 박사님의 스티커 놀이
최영환.진지혜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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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릴 때만 해도 한글이나 숫자를 모르고 입학하는 친구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평균적으로 6세 내에 숫자를 익히고, 7세 내에 한글을 익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단순히 빠른 나이에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조기교육을 과하게 하는 바람에, 실제 학교에 들어가서 공부를 거부하거나 점수가 되지 않는 학습은 피하는 현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많다고 하니 아이러니다. 어쩌면 아이가 언제 한글과 숫자를 떼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첫 번째 수학 교재, 한글교재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얼마나 체계적으로 알려주는지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만나게 된 창비의 <하마하마 수학박사의 똑똑한 숫자 쓰기>와 <아하 한글 박사님의 스티커 놀이>는 아이들이 아주 재미있고 쉽게 숫자와 한글을 만나게 하는 시리즈라 적령기의 부모님들께 강력추천하고 싶다. 

 

먼저 <하마하마 수학박사의 똑똑한 숫자 쓰기>는 보스턴 칼리지 수학박사 김리나 교수가 집필한 도서로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숫자를 쓰는 법부터, 올바른 순서로 숫자 쓰기, 소개념 등을 익힐 수 있다. 이 책이 특히나 좋은 까닭은 아이의 수학교육을 돕는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는데, 페이지마다 부모를 위한 기준과 아이들의 교제가 병행되어 있어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좋은 학습이 된다. 일상생활 속에서 수학에 대한 개념을 익힐 수 있는 팁들을 읽으며 실제 효과가 좋았던 것들을 확인하기도 하고, 앞으로라도 아이에게 챙겨주어야 할 것들을 배울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아이들이 학습하기에도 무척이나 좋았던 게, 쓰기 연습을 통해 손의 힘을 기르기도 하고, 그림에서 찾기, 스티커 붙이기, 선 긋기, 연결하기 등 매우 다채로운 과제를 제시해 지루함이 없이 숫자를 공부할 수 있게 해주었다.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기기로 숫자나 한글을 배우는 경우가 많아 순서대로 쓰는 것을 무척 어려워한다는데, 이 책을 통해 바른 순서까지 익힐 수 있어 좋다.

 

다음은 <아하 한글 박사님의 스티커 놀이>는 한글 교육의 대표주자 최영환 교수님의 책으로, 통 문자학습에 치중된 요즘의 한글 교육 대신 모음과 자음을 이해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음절글자를 이해하게 하는 원리 한글을 배울 수 있게 해준다. 우리 아이는 한글을 다 떼었지만, 일부러 이 책을 한 번 더 보게 한 까닭은 한글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게 하고 싶어서였는데 덕분에 아이가 한글이 얼마나 대단한 문자인지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모음을 가지고 놀기, 자음으로 놀기 등을 통해 그저 재미있게 놀다 보면 아이는 한글의 구조 자체를 익히게 되고, 글자를 쓰는 모양까지 이해하게 된다. 또 이 과정에 엄청 다양한 스티커 놀이가 제공되기 때문에 그저 재미있게 노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머리에는 한글에 대한 이해가 생기게 되는 것. 한글학습원리를 이해하면 굳이 어렵게 배우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한글을 조합할 수 있어 금방 글자를 익히게 되고, 나아가 단어 읽기까지 뚝딱! 해낼 수 있게 된다. 

 

 <하마하마 수학박사의 똑똑한 숫자 쓰기>는 전 2권, <아하 한글 박사님의 스티커 놀이>는 전 3권으로 구성되어 있어 외출 시에 가지고 다니고 좋고, 아이가 스티커 먼저 다 때버리는 불상사도 예방할 수 있다. 아이와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은 겨울, 하루 30분이라도 아이와 재미있는 놀이 수학, 놀이 한글을 진행한다면 아이에게는 엄청난 영양분이 되리라 믿기에 유치원에 가는 어린이들에게 이 책을 강력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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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미래를 묻다 - 당대 최고 과학자 8인과 나누는 논쟁적 대화
데이비드 A. 싱클레어 외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김나은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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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뛰어난 문화적 학습자가 되기 위해 자연 선택되었고, 타인의 행동을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정보를 통합하도록 자라났어요. “문화를 만든다.”라는 말은 그런 뜻입니다. 이러한 견해는 '유전 대 환경' 논쟁을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게 하는 동시에 소모적인 이분법적 논쟁을 해결해줍니다. (P.93) 

 

생명체의 진화는 일정한 규칙에 제약을 받기 때문에, 특정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형태로 진화하는 수렴진화는 기적이 아닙니다. (P.143) 

 

우리가 사는 삶은 계속 변화하고, 모든 생명은 진화와 퇴화를 겪는다. 인류도 당연히 변화하고 있기에 과학자들은 각 분야에서의 연구에 박차를 가한다. 이 책은 인류의 진화론을 연구하는 여덟 명의 학자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책으로, 유전자편집, 생명 연장 등 다양한 분야의 통찰을 엿볼 수 있다. 보편적 다수의 독자를 대상으로 하다 보니 쉬운 어휘로 이루어져 있어, 전문적으로 이공계를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가벼울 수 있겠지만 나처럼 과학에 견문이 얕은 사람에게는 포괄적인 시설과 정보를 얻은 기회가 된 것 같다. 

 

유전자편집 기술로 생명공학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제니퍼 다우드나, 노화를 예방과 세포기술 연구를 통해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는 연구를 하는 데이비드 싱클레어, 공룡멸종과 외계생명체 연구 등 보이지 않는 세계를 연구하는 리사 랜들, 문화 및 인류의 연구를 통한 인간의 진화를 예측하는 조지프 헨릭, 유전자변형 식품이나 인공지능 요리를 통해 음식과 인간에 관해 연구하는 조너선, 인간의 지성과 물리에 관한 연구를 하는 찰스 코겔, 인공지능에 대해 연구하는 마틴 리스, 자연선택과 인공적인 진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조너선 로소스 등의 이야기를 고루 담고 있다. 주제는 다소 어렵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기에 어려운 느낌 없이 책을 접할 수 있다. 

 

어떤 인터뷰는 다소 현재 진행 중인 것에 관해 설명하는 듯한 느낌이라 다소 집중하지 못하고 읽은 부분도 있었으나 인간의 문화 발달 등에 관해 이야기하는 조지프 헨릭이나 인간의 지성에 관해 이야기한 찰스 코켈의 이야기는 내용도 다채롭고 재미있게 읽혔다. 또 마틴 리스의 인공지능에 대한 부분은 영화나 소설에서나 접했던 부분이 이미 꽤 연구되고 있고, 어떤 것은 그 상상력조차 넘어섰다는 사실에 놀랍게 느껴졌다. 

 

같은 것을 보고도 다양한 생각을 하고 다채로운 연구로까지 잇는 과학자들의 노력을 보며, 우리 미래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닿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그들의 대화를 통해 인간에 대해, 그 진화에 대해 여러 방향으로 생각해보고 바라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듯하다. 

 

윤리적인 부분이나 제약, 변수로 인한 문제점 등, 여전히 넘어야 할 부분은 많겠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인류 진화의 방향성과 기대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상상 속에서 존재했던, 혹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미래가 어쩌면 생각보다 깊이 우리 삶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니 우려도 들지만, 우리가 닿게 될 미래의 어떤 날이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미리 만나볼 수 있었고,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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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채우는 감각들 - 세계시인선 필사책
에밀리 디킨슨 외 지음, 강은교 외 옮김 / 민음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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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취미가 독서라고 말하지 않는다. 일 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으면서 취미 칸에 독서를 적는 는 '가짜 독서가'들처럼 보이고 싶지 않아서 부리는 오기같은 것. 그러나 글씨를 읽을 수 있을 무렵부터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 취미가 독서고, 글씨를 쓰는 까닭도 책의 구절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서다. 그래서일까. <밤을 채우는 감각들>의 시를 따라쓰며 내가 밤을 채우는 것인지 감각을 채우는 것인지 구별이 되지 않더라. 오롯이 나만 깨어 책을 읽고 쓰는 밤의 식탁에 시를 수놓으며, 눈오는 밤을 감각으로 채웠다. 

 

나의 책장에는 대물림한 나보다 나이 많은 낡은 전집이 몇 질 있는데, (한자와 병행 표기되어있어 옥편이나 아빠를 괴롭히며 읽어야 했다.) 그중 하나였던 '세계시인선'을 다시 여는 기분으로, 조지 고든 바이런을, 페르난두 페소아를 만났다. 그때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감정을 이제는 조금 더 가까이 느끼며 한글자 한글자 눌러쓰는데, 괜히 찡했다. 역시, 손으로 적는 일은 그저 눈으로만 보는 것과 다른 깊이가 있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필사책이 존재하지만 <밤을 채우는 감각들>이 특별한 이유는 우리가 평소 자주 접하지 않는 세계적인 시인들의 시를 만날 수 있음이다. 에밀리 디킨슨, 페르난두 페소아, 마르셀 프루스트, 조지 고든 바이런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시인들의 문장을 따라 쓰며 그들의 생각을 떠올려보는 것, 그들이 어떤 상황이나 날에 이런 글을 썼을까-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많은 감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필사는 책을 깊이 읽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방패를 세우는 일이기도 하다. 상념이 드는 날, 마음이 슬픈 날, 혹은 오롯이 나에게 귀 기울이고 싶은 날. 가만히 앉아 한 줄씩 따라 쓰다 보면 어느새 온 마음으로 문장에 집중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더이상 상념이나 슬픔이 나를 집어삼키지 못한다는 느낌이 든다. 

 

오늘도 <밤을채우는감각들> 덕분에 나는 조용하고 깊이 나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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